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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급 지방직 국어] 13년 1회차
다음 글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들의 관계가 다른 하나는?
어떤 사람이 내게 말했다.
“어제저녁, 어떤 사람이 몽둥이로 개를 때려 죽이는 것을 보았네. 그 모습이 불쌍해 마음이 매우 아팠네. 그래서 이제부터는 개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지 않을 생각이네.”
그 말을 듣고 내가 말했다.
“어제저녁, 어떤 사람이 화로에서 이[蝨]를 잡아 태워 죽이는 것을 보고 마음이 무척 아팠네. 그래서 다시는 이를 잡지 않겠다고 맹세를 하였네.”
그러자 그 사람은 화를 내며 말했다.
“이는 하찮은 존재가 아닌가? 나는 큰 동물이 죽는 것을 보고 불쌍한 생각이 들어 말한 것인데, 그대는 어찌 그런 사소한 것이 죽는 것과 비교하는가? 지금 나를 놀리는 것인가?”
나는 좀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를 느꼈다.
“무릇 살아 있는 것은 사람으로부터 소, 말, 돼지, 양, 벌레, 개미에 이르기까지 모두 사는 것을 원하고 죽는 것을 싫어한다네. 어찌 큰 것만 죽음을 싫어하고 작은 것은 싫어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개와 이의 죽음은 같은 것이겠지. 그래서 이를 들어 말한 것이지, 어찌 그대를 놀리려는 뜻이 있었겠는가? 내 말을 믿지 못하거든, 그대의 열 손가락을 깨물어 보게나. 엄지손가락만 아프고 나머지 손가락은 안 아프겠는가? 우리 몸에 있는 것은 크고 작은 마디를 막론하고 그 아픔은 모두 같은 것일세. 더구나 개나 이나 각기 생명을 받아 태어났는데, 어찌 하나는 죽음을 싫어하고 하나는 좋아하겠는가? 그대는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해 보게. 그리하여 달팽이의 뿔을 소의 뿔과 같이 보고, 메추리를 큰 붕새와 동일하게 보도록 노력하게나. 그런 뒤에야 내가 그대와 더불어 도(道)를 말할 수 있을 걸세.”
- 이규보, ‘슬견설(蝨犬說)’ 중에서 -
1
이[蝨] :개
2
벌레:개미
3
달팽이의 뿔:소의 뿔
4
메추리:붕새
해설
관계가 다른 하나는 '벌레'와 '개미'이다. 나머지는 모두 작은 것과 큰 것을 맞세운 대비 관계이다.
글쓴이는 '어찌 큰 것만 죽음을 싫어하고 작은 것은 싫어하지 않겠는가?'라며 크기와 상관없이 생명의 가치가 같다고 말한다. 그런데 벌레와 개미는 '소, 말, 돼지, 양, 벌레, 개미에 이르기까지'에서 작은 생물을 함께 나열한 것일 뿐 크고 작음의 대비가 아니다.
- 이와 개는 하찮은 작은 생물과 '큰 동물'을 맞세워 두 죽음이 같다는 논지를 이끄는 대비이다.
- 달팽이의 뿔과 소의 뿔은 작은 것을 큰 것과 '같이 보'라는 대비이다.
- 메추리와 붕새도 작은 새를 '큰 붕새와 동일하게 보'라는 대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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