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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급 지방직 국어] 10년 1회차
밑줄 친 부분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절간의 주방만큼 넓은 최 참판 댁 부엌은 한산해졌다. 간조의 바닷가처럼 집 안은 휑뎅그렁했다. 어젯밤만 해도 행랑과 부엌 쪽은 밤늦게까지 붐비었다. 상전의 성미도 성미려니와, 가족이 적은 적적한 집안이어서 많은 하인들의 행동거지는 조용하게 길들여져 있었으나, 워낙 어수선하여 객식구들이 떠난 뒤에도 밤늦게까지 일은 끝나질 않았다. 겨우 고방 문들이 닫혀지고, 쇠통이 채워지고, 열쇠 꾸러미가 안방으로 들어가고, 이리하여 하루 일이 끝난 것이다. 부엌일은 다소 더디었다. 몸살이 난 찬모는 먼저 방에 들어가고 연이가 혼자서 달그락거리며 뒷설거지를 하더니 한참 후 달그락거리던 소리는 멎고 부엌의 불이 꺼졌다. 다음은 계집종들 방의 불이 꺼졌다. 마지막에 윤씨가 거처하는 안방, 봉순네 방에서 거의 동시에 불이 꺼졌다. 집 안은 쥐죽은 듯 ______. 시월 중순의 달은 한쪽이 조금 이지러져서 뎅그렇게 떠 있었다. 그늘이 짙은 집채 모퉁이마다 무섬증 나는 냉기가 돈다. 행랑 구석진 방에서 죽을 날을 기다리는 늙은 종 바우의 앓는 소리가 간간히 들려 온다. 그러면 역시 늙어서 꼬부라진 간난 할멈이 남편 곁에서 슬퍼하는 넋두리가 들리곤 했다.
- 박경리, ‘토지’ 중에서 -
1
괴괴해졌다
2
괴이해졌다
3
숙연해졌다
4
처연해졌다
해설

빈칸에는 괴괴해졌다가 들어가야 한다. ‘괴괴하다’는 쓸쓸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아주 고요하다는 뜻이다.

불이 하나씩 꺼지고 ‘쥐죽은 듯’ 조용해진 뒤 ‘무섬증 나는 냉기가 돈다’는 묘사가 이어지므로, 적막하고 으스스한 고요를 나타내는 말이 어울린다.

  • 괴이해졌다: ‘괴이하다’는 정상적이지 않고 이상야릇하다는 뜻이라 고요함을 나타내지 못한다.
  • 숙연해졌다: ‘숙연하다’는 고요하고 엄숙하다는 뜻으로, 엄숙한 분위기는 이 장면과 맞지 않다.
  • 처연해졌다: ‘처연하다’는 애달프고 구슬프다는 뜻이라 ‘쥐죽은 듯’과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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