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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국회직 9급 국어] 24년 1회차
다음 글에 대한 이해로 옳은 것은?우리가 구장님을 찾아갔을 때 그는 싸리문 밖에 있는 돼지우리에서 죽을 퍼주고 있었다.
서울엘 좀 갔다 오더니 사람은 점잖아야 한다고 윗수염이(얼른 보면 지붕 위에 앉은 제비 꼬랑지 같다.) 양쪽을 뾰족이 뻗치고 그걸 ‘에헴!’ 하고 늘 쓰다듬는 손버릇이 있다. 우리를 멀뚱히 쳐다보고 미리 알아챘는지,
“왜 일들 허다 말구 그래?” 하더니 손을 올려서 그 ‘에헴!’을 한번 후딱 했다.
“구장님! 우리 장인님과 츰에 계약하기를…….”
먼저 덤비는 장인님을 뒤로 떠다밀고 내가 허둥지둥 달려들다가 가만히 생각하고,
“아니 우리 빙장님과 츰에.” 하고 첫번부터 다시 말을 고쳤다.
장인님은 빙장님 해야 좋아하고 밖에 나와서 장인님 하면 괜스레 골을 내려 든다. 뱀두 뱀이래야 좋으냐구 창피스러우니 남 듣는 데는 제발 빙장님, 빙모님, 하라구 일상 당조짐을 받아 오면서 난 그것도 자꾸 잊는다. 당장도 장인님 하다 옆에서 내 발등을 꾹 밟고 곁눈질을 흘기는 바람에야 겨우 알았지만…….
구장님도 내 이야기를 자세히 듣더니 퍽 딱한 모양이었다. 하기야 구장님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다 그럴 게다. 길게 길러 둔 새끼손톱으로 코를 후벼서 저리 탁 튀기며,
“그럼 봉필 씨! 얼른 성례를 시켜 주구려, 그렇게까지 제가 하구 싶다는 걸…….” 하고 내 짐작대로 말했다. 그러나 이 말에 장인님은 삿대질로 눈을 부라리고,
“아 성례구 뭐구 계집애년이 미처 자라야 할 게 아닌가?” 하니까 고만 멀쑤룩해서 입맛만 쩍쩍 다실 뿐이 아닌가.
“그것두 그래!”
“그래, 거진 사 년 동안에도 안 자랐다니 그 킨 은제 자라지유? 다 그만두구 사경 내슈…….”
“글쎄, 이 자식아! 내가 크질 말라구 그랬니, 왜 날 보구 떼냐?”
“빙모님은 참새만 한 것이 그럼 어떻게 앨 낳지유?(사실 장모님은 점순이보다도 귀때기 하나가 작다.)”
장인님은 이 말을 듣고 껄껄 웃더니(그러나 암만해두 돌 씹은 상이다.) 코를 푸는 척하고 날 은근히 곯리려고 팔꿈치로 옆 갈비께를 퍽 치는 것이다. 더럽다. 나도 종아리의 파리를 쫓는 척하고 허리를 구부리며 그 궁둥이를 콱 떼밀었다. 장인님은 앞으로 우찔근하고 싸리문께로 쓰러질 듯하다 몸을 바로 고치더니 눈총을 몹시 쏘았다. 이런 상년의 자식! 하곤 싶으나 남의 앞이라서 차마 못 하고 섰는 그 꼴이 보기에 퍽 쟁그러웠다.
-김유정, 「봄봄」에서-
1
‘나’는 ‘장인님’의 태도에 불만이 없다.
2
‘장인님’은 ‘구장님’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3
‘구장님’은 ‘장인님’의 의견에 반대하고 있다.
4
‘장인님’은 ‘나’의 반론을 듣고 난처해하고 있다.
5
‘나’는 ‘장인님’에게 성례를 미룰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해설
옳은 것은 ‘장인님’이 ‘나’의 반론을 듣고 난처해한다는 진술이다.
‘빙모님은 참새만 한 것이 그럼 어떻게 앨 낳지유?’라는 말에 장인은 ‘껄껄 웃더니(그러나 암만해두 돌 씹은 상이다.)’ 반응한다. 웃음으로 넘기지만 표정에는 말문이 막힌 불편함이 드러나 있다.
- ‘나’가 불만이 없다는 진술은 틀리다. ‘다 그만두구 사경 내슈…….’라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 장인이 구장의 의견에 동조한다는 진술은 틀리다. 성례를 시키라는 구장의 말에 ‘삿대질로 눈을 부라리고’ 맞선다.
- 구장이 장인의 의견에 반대한다는 진술은 틀리다. 구장은 장인의 말을 듣자 ‘그것두 그래!’라며 오히려 수긍한다.
- ‘나’가 성례를 미루자고 요청한다는 진술은 틀리다. ‘나’는 성례를 빨리 시켜 달라고 조르는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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