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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국회직 8급 국어] 24년 1회차
다음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창틀에 동그마니 올라앉은 그는, 등을 한껏 꼬부리고 무릎을 세운 자세 때문에 어린 아이처럼, 혹은 늙은 꼽추처럼 보인다. 어쩌면 표면장력으로 동그랗게 오므라든 한 방울의 수은을 연상시켜 그 자체의 중량으로 도르르 미끄러져 내리지나 않을까 하는 아찔한 의구심을 갖게도 한다. 그러나 창에는 철창이 둘려 있기 때문에 나는 마치 렌즈의 핀을 맞출 때처럼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며 냉정한 눈으로 그를 살필 수 있다.
그의 살갗 밑을 흐르는 혈액 속에는 표면장력이 있어 그는 늘 그렇게 자신의 표면적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염원으로 잔뜩 웅크린 채 조심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미안합니다, 아주 죄송스럽군요, 하는 듯한 웃음을 언제든 필요할 때 즉시 내보낼 수 있도록 입 안쪽 어디쯤에 고여두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허공을 정확히 정육각형으로 조각조각 가르고 있는 창살 너머 잔잔히 깔린 비늘구름에 노을빛이 묻어 불그레하게 빛나고 있다. 나는 때때로, 특히 달 밝은 밤 창 바깥쪽에서 잠자리나 초파리의 수많은 겹눈이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느낌에 잠에서 깨어나 거의 유아적인 공포에 사로잡히곤 한다.
그는 여전히 웅크린 채 창틀에 앉아 휘익휘익 휘파람을 불고 있다. 바람 때문에 공기의 진동은 내가 있는 곳에 채 닿기도 전에 소리의 형태를 스러뜨리고 사라져버려 나는 그가 어떠한 곡조를 휘파람으로 불고 있는지 알 수 없다.
- 오정희, 「불의 강」에서 -
1
‘나’의 ‘냉정한 눈’을 통해 대상의 객관적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다.
2
‘나’를 통한 1인칭 서술 방식으로 초점화 대상의 심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3
사건을 압축적으로 요약함으로써 전체 서사의 배경을 제시하고 있다.
4
사건의 서술이 없이 인물의 외양과 시공간에 대한 묘사에 치중하고 있다.
5
작품 속 장면이 ‘그’를 초점화하는 ‘나’의 시선이 움직이는 동선에 따라 바뀌고 있다.
해설

적절한 것은 사건 서술 없이 묘사에 치중한다는 설명이다.

지문은 창틀에 웅크린 ‘그’의 외양과 철창, 비늘구름, 노을빛, 바람 같은 시공간 묘사로 이루어져 있고, 사건이 전개되지 않는다.

  • 대상의 객관적 이미지를 형상화했다는 설명은 맞지 않다. 수은이나 “미안합니다” 하는 듯한 웃음 등 ‘나’의 주관적 연상이 짙다.
  • 대상의 심리를 직접 드러낸다는 설명은 맞지 않다. ‘그’의 내면은 “것 같다”로 추측될 뿐이다.
  • 사건을 압축적으로 요약한다는 설명은 맞지 않다. 지문에는 요약할 사건이 나타나지 않는다.
  • 시선의 동선에 따라 장면이 바뀐다는 설명은 맞지 않다. 창살 너머로 눈길이 잠시 옮겨도 창가의 한 장면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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