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 1 ~ 2】(가) 가을이 깊어… | [법원직 9급 국어] 07년 2회차 기출문제 상세 페이지
1[법원직 9급 국어] 07년 2회차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 1 ~ 2】
(가)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뜰의 낙엽을 긁어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 새 날아 떨어져서, 또 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이란 참으로 이 세상의 사람의 수효보다도 많은가 보다. 삼십여 평에 차지 못하는 뜰이건만 날마다의 시중이 조련치 않다. 벚나무, 능금나무-제일 귀찮은 것이 벽의 담쟁이다. 담쟁이란 여름 한철 벽을 온통 둘러싸고, 지붕과 굴뚝의 붉은 빛만 남기고 집안을 통째로 초록의 세상으로 변해 줄 때가 아름다운 것이지, 잎을 다 떨어뜨리고 앙상하게 드러난 벽에 메마른 줄기를 그물같이 둘러칠 때쯤에는, 벌써 다시 거들떠볼 값조차 없는 것이다. 귀찮은 것이 그 낙엽이다. 가령, 벚나무 잎같이 신선하게 단풍이 드는 것도 아니요, 처음부터 칙칙한 색으로 물들어, 재치 없는 그 넓은 잎은 지름길 위에 떨어져 비라도 맞고 나면, 지저분하게 흙 속에 묻히는 까닭에, 아무래도 날아 떨어지는 족족 그 뒷시중을 해야 한다.
벚나무 아래에 긁어모은 ㉠낙엽의 산더미를 모으고 불을 붙이면, 속엣 것부터 푸슥푸슥 타기 시작해서, 가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바람이나 없는 날이면, 그 연기가 낮게 드리워서, 어느덧 뜰 안에 자욱해진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 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까지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안간 맹렬한 ㉡생활의 의욕을 느끼게 된다. 연기는 몸에 배서 어느 결엔지 옷자락과 손등에서도 냄새가 나게 된다.
나는 그 냄새를 한없이 사랑하면서 즐거운 생활감에 잠겨서는, 새삼스럽게 생활의 제목을 진귀한 것으로 머릿속에 띄운다. ㉢음영과 윤택과 색채가 빈곤해지고, 초록이 전혀 그 자취를 감추어 버린, 꿈을 잃은 허전한 뜰 복판에 서서, 꿈의 껍질인 낙엽을 태우면서 오로지 생활의 상념에 잠기는 것이다. 가난한 벌거숭이의 뜰은 벌써 꿈을 꾸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탓일까? 화려한 ㉣초록의 기억은 참으로 멀리 까마득하게 사라져 버렸다. 벌써 추억에 잠기고 감상에 젖어서는 안 된다.
가을이다! 가을은 생활의 계절이다. 나는 화단의 뒷자리를 깊게 파고, 다 타 버린 낙엽의 재를--죽어 버린 꿈의 시체를--땅 속 깊이 파묻고, 엄연한 생활의 자세로 돌아서지 않으면 안 된다. 이야기 속의 소년같이 용감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나) 귀뚜라미, 달, 낙엽, 단풍······, 우리는 이런 낱말들만 보고서도 흔히 시정을 느낀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지금까지 읽어 온 시 속에는 가을을 소재로 한 것이 제일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가을을 소재로 한 대부분의 문학 작품이 감상에 깊이 빠지고 있음도 사실이 아닐까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우리의 문학하는 태도를 한번쯤 반성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낙엽이니 단풍이니 하는 것이 다 문학의 좋은 소재가 되는 것임엔 틀림이 없지만, 이를 보고 다만 감상에 빠지는 데서 끝나고 만다면, 이것은 결국 우리 문학을 나약하게 만들 위험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을을 조락의 계절로만 파악하여 애수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이를 극복하는 문학의 길을 개척해야겠다. 애수니 감상이니 하는 것도 물론 때로는 필요한 것이겠지만, 남들이 달나라를 여행하는 오늘, 우리만이 안이한 데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사실, 가을이 되어 나무가 그 잎을 떨어뜨리는 것은 그 나무의 신진 대사이지 생명이 다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가올 봄을 위한 준비요, 새 생활을 위한 생명력의 보강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문학도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다만 피상적으로만 보고서 영탄조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좀 더 젊어져야겠다. 우리의 문학도 좀 더 젊어져야겠다. 지는 잎을 바라보며 애수에 잠기는 감상 문학에서 벗어나, 새 봄을 준비하는 낙엽의 내적 생명력을 파악하여 그것으로 충일한 문학을 이루어야겠다.
(가)의 구성상 특징을 바르게 설명한 것은?
1
장소의 이동에 따른 구성 방식
2
화제끼리의 연상에 의한 구성 방식
3
논리적 추론에 의한 연역법적 구성 방식
4
대립을 지양하여 조화를 이루어 가는 변증법적 구성 방식
해설
등록된 해설이 없습니다.
오류나 개정된 내용이 보이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