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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법원직 9급 국어] 12년 1회차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2】
(가) 지상에는
아홉 켤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전등이 켜질 무렵을
문수(文數)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십구 문 반(十九文半).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육 문 삼(六文三)의 코가 납작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벽(壁)을 짜올린
여기는
지상.
연민한 삶의 길이여.
내 신발은 십구 문 반(十九文半).
아랫목에 모인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십구 문 반(十九文半)의 신발이 왔다.
아니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박목월,「가정」
(나) 저 지붕 아래 제비집 너무도 작아
갓 태어난 새끼들만으로 가득 차고
어미는 둥지를 날개로 덮은 채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바로 그 옆에 누가 박아 놓았을까요, 못 하나
그 못이 아니었다면
아비는 어디서 밤을 지냈을까요
못 위에 앉아 밤새 꾸벅거리는 제비를
눈이 뜨겁도록 올려 봅니다
종암동 버스 정류장, 흙바람은 불어오고
한 사내가 아이 셋을 데리고 마중나온 모습
수많은 버스를 보내고 나서야
피곤에 지친 한 여자가 내리고, 그 창백함 때문에
반쪽난 달빛은 또 얼마나 창백했던가요
아이들은 달려가 엄마의 옷자락을 잡고
제자리에 선 채 달빛을 좀더 바라보던
사내의, 그 마음을 오늘밤은 알 것도 같습니다.
실업의 호주머니에서 만져지던
때묻은 호두알은 쉽게 깨어지지 않고
그럴 듯한 집 한 채 짓는 대신
못 하나 위에서 견디는 것으로 살아 온 제비,
거리에선 아직 흙바람이 몰려오나 봐요
돌아오는 길 희미한 달빛은 그런대로
식구들의 손잡은 그림자를 만들어 주기도 했지만
그러기엔 골목이 너무 좁았고
늘 한 걸음 늦게 따라오던 아버지의 그림자
그 꾸벅거림을 기억나게 하는
못 하나, 그 위의 잠
-나희덕,「못 위의 잠」
(다) 가난한 어머니는
항상 멀덕국을 끓이셨다.
학교에서 돌아온 나를
손님처럼 마루에 앉히시고
흰 사기그릇이 앉아 있는 밥상을
조심조심 받들고 부엌에서 나오셨다.
국물 속에 떠 있던 별들
어떤 때는 숟가락에 달이 건져 올라와
배가 불렀다.
숟가락과 별이 부딪치는
맑은 국그릇 소리가 가슴을 울렸는지
어머니의 눈에서
별빛 사리가 쏟아졌다.
-공광규,「별국」
다음 <보기>를 바탕으로 위 글 (가)를 감상한 것으로 가장 적절하지 못한 것은?〈 보 기〉
박목월의 시 ‘가정’은 기독교적인 맥락, 즉 천상의 낙원(에덴동산)을 떠나 지상에서 이브와 결혼하고 노동하며 땀 흘리는 아담형의 아버지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아담을 낙원에서 추방한 뒤 가족을 위하여 지상에서 땀 흘리고 수고하라 하셨고, 이브에게는 자식을 낳는 해산의 고통을 맛보라 하셨다. 그것은 지상에 사는 아담과 이브들에게 시련이자 동시에 행복이다.
1
‘눈과 얼음의 길’은 가족을 위해 ‘지상에서 흘린 땀’을 의미한다.
2
‘아랫목에 모인’은 시련 속에서도 느껴지는 ‘가족의 행복’을 형상화하고 있다.
3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은 아버지들이 지상에서 겪어야하는 ‘시련’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4
‘문수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은 ‘아버지가 부양해야 할 자식들’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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