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5】(가)엄마를 잃어버… | [법원직 9급 국어] 13년 1회차 기출문제 상세 페이지
1[법원직 9급 국어] 13년 1회차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5】
(가)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오빠 집에 모여 있던 너의 가족들은 궁리 끝에 전단지를 만들어 엄마를 잃어버린 장소 근처에 돌리기로 했다. 일단 전단지 초안을 짜보기로 했다. 옛날 방식이다. 가족을 잃어버렸는데, 남은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몇가지 되지 않았다. 실종신고를 내는 것, 주변을 뒤지는 것, 아무나 붙잡고 이런 사람 보았느냐 묻는 것,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남동생이 인터넷에 엄마를 잃어버리게 된 이유와 잃어버린 장소와 엄마의 사진을 올리고 비슷한 분을 보게 되면 연락해달라고 게시하는 것. 엄마가 갈만한 곳이라도 찾아다니고 싶었으나 이 도시에서 엄마 혼자 갈 수 있는 곳은 없다는 것을 너는 알고 있었다. 글을 쓰는 사람이니 문안 작성은 네가 해라, 오빠가 너를 지명했다. 글을 쓰는 사람. 너는 해서는 안될 일을 하다가 들킨 것처럼 귀밑이 붉어졌다. 과연 네가 구사하는 어느 문장이 잃어버린 엄마를 찾는 데 도움이 될지.
(나)- 이봐… 나, 배고픈디. 뭐 좀 먹었으믄 좋겄는디.
당신은 헛간에 놓여 있는 빈 평상을 향해 웅얼거렸다. 고추꼭지를 따거나 깻잎을 개거나 배추를 간하다가도 당신이 뭐 좀 먹었으면 좋겠다고 하면 주저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당신 곁으로 와서는 산에 땅두릅이 났길래 좀 캐왔는디 두릅전 부쳐볼까? 자실라요? 하던 아내. 그때는 왜 그것이 평화롭고 복된 일이란 걸 몰랐을까. 아내한테 미역국 한번 끓여줘본 적 없으면서 아내가 해주는 모든 것은 어찌 그리 당연하게 받기만 했을까. 언젠가 읍내에 나갔다 온 아내가 거, 시장통의 당신 잘 가는 정육점 있잖우. 오늘 고 앞을 지나가는데 그 집 아낙이 자꾸 나를 불러서 들어갔더마는 미역국을 먹고 가라길래 웬 미역국이냐 했더니 오늘이 생일인디 남편이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줬다 합디다, 했다. 당신이 그저 듣고 있으니 맛이 있었던 건 아니요! 그란디 첨으로 정육점 아낙이 부럽던디요, 그랬다. 당신의 메마른 눈이 껌벅거렸다. 어디에 있소… 아내가 이 집으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미역국이 아니라 전도 부쳐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벌주는가… 당신의 메마른 눈에 물기가 어렸다.
당신은 이 집을 내키는 대로 떠났다가 돌아오면서도 아내가 이 집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다)잘 있어요… 난 이제 이 집에서 나갈라요.
지난여름 지하철 서울역에 혼자 남겨졌을 때 내겐 세살 적 일만 기억났네. 모든 것을 잊어버린 나는 걸을 수밖에 없었네. 내가 누구인지도 몰랐으니까. 걷고 또 걸었어. 모든 게 다 뿌옜네. 세살 때 내가 뛰어놀던 그 마당이 선명히 떠올랐네. 금 캐러도 다니고 석탄을 캐러도 다녔다는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온 그 세살 때. 나는 걸을 수 있는껏 걸었네. 아파트 사이를, 풀숲 언덕길을, 축구장을 걷고 또 걸었네. 그렇게 걸어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였나. 세살 때에 뛰어놀던 ㉠그 마당이었을까.
<중략>
저기,
내가 태어난 어두운 집 마루에 엄마가 앉아 있네.
엄마가 얼굴을 들고 나를 보네. 내가 이 집에서 태어날 때 할머니가 꿈을 꾸었다네. 누런 털이 빛나는 암소가 막 무릎을 펴고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네. 소가 힘을 쓰며 막 일어서려는 참에 태어난 아이이니 얼마나 기운이 넘치겠느냐며 이 아이 때문에 웃을 일이 많을 것이니 잘 거두라 했다네. 엄마가 파란 슬리퍼에 움푹 파인 내 발등을 들여다보네. 내 발등은 푹 파인 상처 속으로 뼈가 드러나 보이네. 엄마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지네. 저 얼굴은 내가 죽은 아이를 낳았을 때 장롱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네. 내 새끼. 엄마가 양팔을 벌리네. 엄마가 방금 죽은 아이를 품에 안듯이 나의 겨드랑이에 팔을 집어넣네. 내 발에서 파란 슬리퍼를 벗기고 나의 두발을 엄마의 무릎으로 끌어올리네. 엄마는 웃지 않네. 울지도 않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나)의‘당신’과 <보기>의 화자 간의 공통점으로 잘못된 것은?〈 보 기〉
조금 전까지 거기 있었는데
어디로 갔나,
밥상은 차려놓고 어디로 갔나,
넙치지지미 맵싸한 냄새가
코를 맵싸하게 하는데
어디로 갔나,
이 사람이 갑자기 왜 말이 없나,
내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온다.
내 목소리만 내 귀에 들린다.
이 사람이 어디 가서 잠시 누웠나,
옆구리 담괴가 다시 도졌나, 아니 아니
이번에는 그게 아닌가 보다.
한 뼘 두 뼘 어둠을 적시며 비가 온다.
혹시나 하고 나는 밖을 기웃거린다.
나는 풀이 죽는다.
빗발은 한 치 앞을 못 보게 한다.
왠지 느닷없이 그렇게 퍼붓는다.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김춘수, 「강우(降雨)」
1
평소 잘해 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2
지금 곁에 없는 대상을 그리워하고 있다.
3
눈물의 심상을 통해 정서를 심화하고 있다.
4
반복되는 일상을 통하여 대상의 부재를 확인하고 있다.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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