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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법원직 9급 국어] 18년 1회차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8∼문10]
허생은 묵적골에 살았다. 곧장 남산(南山) 밑에 닿으면, 우물 위에 오래된 은행나무가 서 있고, 은행나무를 향하여 사립문이 열렸는데, 두어 칸 초가는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허생은 글 읽기만 좋아하고, 그의 처가 ⓐ남의 바느질품을 팔아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의 처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과거(科擧)를 보지 않으니, 글을 읽어 무엇합니까?”
허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독서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장인바치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장인바치 일은 본래 배우지 않은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장사는 못 하시나요?”
“장사는 밑천이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처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글을 읽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장인바치 일도 못 한다, 장사도 못 한다면, 도둑질이라도 못 하시나요?”
허생은 읽던 책을 덮어 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글 읽기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하고 휙 문밖으로 나가 버렸다.
<중략>
이때, 변산(邊山)에 수천의 군도(群盜)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각 지방에서 군사를 징발하여 수색을 벌였으나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군도들도 감히 나가 활동을 못 해서 배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허생이 군도의 산채를 찾아가서 우두머리를 달래었다.
“천 명이 천 냥을 빼앗아 와서 나누면 하나 앞에 얼마씩 돌아가지요?”
“일 인당 한 냥이지요.”
“모두 아내가 있소?”
“없소.” / “논밭은 있소?”
군도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땅이 있고 처자식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도둑이 된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아내를 얻고, 집을 짓고, 소를 사서 논밭을 갈고 지내려 하지 않는가? 그럼 도둑놈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집에는 부부의 낙(樂)이 있을 것이요, 돌아다녀도 잡힐까 걱정을 않고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돈이 없어 못 할 뿐이지요.”
허생은 웃으며 말했다.
“도둑질을 하면서 어찌 돈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수 있소. 내일 바다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것이 모두 돈을 실은 배이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허생이 군도와 언약하고 내려가자, 군도들은 모두 그를 미친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군도들이 바닷가에 나가 보았더니, 과연 허생이 삼십만 냥의 돈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大驚)해서 허생 앞에 줄지어 절했다.
“오직 장군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이에 군도들이 다투어 돈을 짊어졌으나, 한 사람이 백 냥 이상을 지지 못했다.
“너희들 힘이 한껏 백 냥도 못 지면서 무슨 도둑질을 하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양민이 되려고 해도, 이름이 도둑의 장부에 올랐으니, 갈 곳이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백 냥씩 가지고 가서 여자 하나, 소 한 필을 거느리고 오너라.”
허생의 말에 군도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허생은 몸소 이천 명이 1년 먹을 양식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군도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드디어 다들 배에 싣고 그 빈 섬으로 들어갔다. 허생이 도둑을 몽땅 쓸어 가서 나라 안에 시끄러운 일이 없었다.
- 박지원, ‘허생전’ -
ⓐ의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상루하습(上漏下濕)
2
삼순구식(三旬九食)
3
가도벽립(家徒壁立)
4
권토중래(捲土重來)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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