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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법원직 9급 국어] 23년 1회차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2∼문15]
(가)
구두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구두 끝을 보면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흰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창문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창문 끝을 보면
㉡비누 거품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맑은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청소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길 끝을 보면
㉢쓰레기 속에서도 빛이 난다.
깨끗한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마음 끝을 보면
보이지 않는 것에서도 빛이 난다.
㉣보이는 빛만이 빛은 아니다.
닦는 것은 빛을 내는 일
성자가 된 청소부는
청소를 하면서도 성자이며
성자이면서도 청소를 한다.
- 천양희,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나)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펀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 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 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나)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화자는 일상적 경험들을 나열하여 삶을 성찰하고 있어.
2
화자는 비속어 사용을 통해 자신의 속된 모습을 솔직하게 노출하고 있어.
3
화자는 과거로부터 지속된 옹졸한 태도가 체질화되었음을 고백하고 있어.
4
화자는 미비한 자연물과의 대비를 통해 자신의 왜소함을 극복하고 있어.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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