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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법원직 9급 국어] 26년 1회차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23~25]
(가)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나)
머리가 마늘쪽같이 생긴 고향의 소녀와
한여름을 알몸으로 사는 고향의 소년과
같이 낯이 설어도 사랑스러운 들길이
있다
그 길에 아지랑이가 피듯 태양이 타듯
제비가 날듯 길을 따라 물이 흐르듯 그렇게
그렇게
천연(天然)히
울타리 밖에도 화초를 심는 마을이 있다
오래오래 잔광(殘光)이 부신 마을이 있다
밤이면 더 많이 별이 뜨는 마을이 있다
- 박용래, 「울타리 밖」-

다음 <보기>를 참고하여 (가), (나)를 감상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 보 기 >
시에서 공간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화자의 삶의 태도와 정서를 드러내는 중요한 매개로 기능한다. 특히 동일하게 ‘마을’이나 ‘길’과 같은 일상적 공간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어떤 이미지와 결합되는지에 따라 현실 인식과 삶의 지향이 다르게 나타난다.
1
(가)의 ‘강’과 (나)의 ‘길’은 모두 시간의 순환을 통해 일상의 반복성을 부각하는 공간이다.
2
(가)의 ‘강변’과 (나)의 ‘들길’은 모두 화자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찾는 도피적 공간이다.
3
(가)의 ‘마을’은 궁핍과 체념이 지속되는 공간이며, (나)의 ‘마을’은 풍요와 따뜻함을 갖춘 공간이다.
4
(가)의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과 (나)의 ‘울타리 밖에도 화초를 심는 마을’은 모두 공동체적 삶의 결핍을 강조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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