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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박제(剝製)가 되어 버린 천… | [9급 지방직 국어] 08년 1회차 기출문제 상세 페이지

1[9급 지방직 국어] 08년 1회차
다음 글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박제(剝製)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銀貨)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머릿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패러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놓소. 가공할 상식의 병이오.
나는 또 여인과 생활을 설계하오. 연애 기법에마저 서먹서먹해진, 지성의 극치를 흘깃 좀 들여다본 일이 있는, 말하자면 일종의 정신 분일자(精神奔逸者) 말이오. 이런 여인의 반(半)―그것은 온갖 것의 반이오―만을 영수(領受)하는 생활을 설계한다는 말이오. 그런 생활 속에 한 발만 들여 놓고 흡사 두 개의 태양처럼 마주 쳐다보면서 낄낄거리는 것이오. 나는 아마 어지간히 인생의 제행(諸行)이 싱거워서 견딜 수가 없게끔 되고 그만둔 모양이오. 굿바이. 굿바이. 그대는 이따금 그대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貪食)하는 아이러니를 실천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소. 위트와 패러독스와…….
그대 자신을 위조하는 것도 할 만한 일이오. 그대의 작품은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기성품에 의하여 차라리 경편(輕便)하고 고매(高邁)하리라.
19세기는 될 수 있거든 봉쇄하여 버리오. 도스토예프스키 정신이란 자칫하면 낭비인 것 같소. 위고를 불란서의 빵 한 조각이라고는 누가 그랬는지 지언(至言)인 듯싶소. 그러나 인생 혹은 그 모형에 있어서 디테일 때문에 속는 다거나 해서야 되겠소? 화(禍)를 보지 마오. 부디 그대께 고하는 것이니…….
(테이프가 끊어지면 피가 나오. 생채기도 머지않아 완치 될 줄 믿소. 굿바이.)
감정은 어떤 포즈. [그 포즈의 소(素)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닌지 나도 모르겠소.] 그 포즈가 부동자세에까지 고도화 할 때 감정은 딱 공급을 정지합네다.
나는 내 비범한 발육을 회고하여 세상을 보는 안목을 규정하였소.
여왕봉(女王蜂)과 미망인 - 세상의 하고많은 여인이 본질적으로 이미 미망인 아닌 이가 있으리까? 아니! 여인의 전부가 그 일상에 있어서 개개 ‘미망인’이라는 내 논리가 뜻밖에도 여성에 대한 모독이 되오? 굿바이.
- 이상, ‘날개’ 프롤로그 중에서 -
1
화자는 자신을 ‘정신 분일자’라고 조롱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2
일상어의 익숙한 표현을 사용하여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비논리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3
자신을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라고 하면서 이야기 속 ‘나’의 입장을 토로하고 있다.
4
독자를 상정하는 등 엄격한 전략을 사용하여 프롤로그를 서술하고 있다.
해설

일상어로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비논리적으로 소개한다는 설명이 옳지 않다.

프롤로그는 ‘위트와 패러독스’, ‘정신 분일자’, ‘제행(諸行)’ 같은 관념적·역설적 표현을 계산해 늘어놓은 글이다. 일상어의 익숙한 표현으로 소개한다고 볼 수 없고, 독자를 ‘그대’로 불러내는 의도된 전략 아래 서술되어 있다.

  • ‘정신 분일자’라는 조롱 섞인 설명: 지성의 극치를 엿본 ‘정신 분일자’와의 생활을 설계한다며 자조적 어조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대목과 맞는다.
  •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로 ‘나’의 입장을 토로한다는 설명: 첫 문장에서 그대로 확인된다.
  • 독자를 상정한 엄격한 전략이라는 설명: “그대는 이따금…”처럼 독자를 직접 부르며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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