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직 9급 국어] 07년 2회차
법원직 9급 국어 기출문제

07년 2회차

총 25문항 · 객관식 · A4 약 1장

1 / 1
A4정답 포함
법원직 9급 국어 기출문제모두CBT · moducbt.com

07년 2회차

총 25문항 · 객관식 · 정답·해설 포함
문제 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 1 ~ 2】
(가)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뜰의 낙엽을 긁어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 새 날아 떨어져서, 또 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이란 참으로 이 세상의 사람의 수효보다도 많은가 보다. 삼십여 평에 차지 못하는 뜰이건만 날마다의 시중이 조련치 않다. 벚나무, 능금나무-제일 귀찮은 것이 벽의 담쟁이다. 담쟁이란 여름 한철 벽을 온통 둘러싸고, 지붕과 굴뚝의 붉은 빛만 남기고 집안을 통째로 초록의 세상으로 변해 줄 때가 아름다운 것이지, 잎을 다 떨어뜨리고 앙상하게 드러난 벽에 메마른 줄기를 그물같이 둘러칠 때쯤에는, 벌써 다시 거들떠볼 값조차 없는 것이다. 귀찮은 것이 그 낙엽이다. 가령, 벚나무 잎같이 신선하게 단풍이 드는 것도 아니요, 처음부터 칙칙한 색으로 물들어, 재치 없는 그 넓은 잎은 지름길 위에 떨어져 비라도 맞고 나면, 지저분하게 흙 속에 묻히는 까닭에, 아무래도 날아 떨어지는 족족 그 뒷시중을 해야 한다.
벚나무 아래에 긁어모은 ㉠낙엽의 산더미를 모으고 불을 붙이면, 속엣 것부터 푸슥푸슥 타기 시작해서, 가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바람이나 없는 날이면, 그 연기가 낮게 드리워서, 어느덧 뜰 안에 자욱해진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 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까지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안간 맹렬한 ㉡생활의 의욕을 느끼게 된다. 연기는 몸에 배서 어느 결엔지 옷자락과 손등에서도 냄새가 나게 된다.
나는 그 냄새를 한없이 사랑하면서 즐거운 생활감에 잠겨서는, 새삼스럽게 생활의 제목을 진귀한 것으로 머릿속에 띄운다. ㉢음영과 윤택과 색채가 빈곤해지고, 초록이 전혀 그 자취를 감추어 버린, 꿈을 잃은 허전한 뜰 복판에 서서, 꿈의 껍질인 낙엽을 태우면서 오로지 생활의 상념에 잠기는 것이다. 가난한 벌거숭이의 뜰은 벌써 꿈을 꾸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탓일까? 화려한 ㉣초록의 기억은 참으로 멀리 까마득하게 사라져 버렸다. 벌써 추억에 잠기고 감상에 젖어서는 안 된다.
가을이다! 가을은 생활의 계절이다. 나는 화단의 뒷자리를 깊게 파고, 다 타 버린 낙엽의 재를--죽어 버린 꿈의 시체를--땅 속 깊이 파묻고, 엄연한 생활의 자세로 돌아서지 않으면 안 된다. 이야기 속의 소년같이 용감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나) 귀뚜라미, 달, 낙엽, 단풍······, 우리는 이런 낱말들만 보고서도 흔히 시정을 느낀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지금까지 읽어 온 시 속에는 가을을 소재로 한 것이 제일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가을을 소재로 한 대부분의 문학 작품이 감상에 깊이 빠지고 있음도 사실이 아닐까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우리의 문학하는 태도를 한번쯤 반성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낙엽이니 단풍이니 하는 것이 다 문학의 좋은 소재가 되는 것임엔 틀림이 없지만, 이를 보고 다만 감상에 빠지는 데서 끝나고 만다면, 이것은 결국 우리 문학을 나약하게 만들 위험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을을 조락의 계절로만 파악하여 애수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이를 극복하는 문학의 길을 개척해야겠다. 애수니 감상이니 하는 것도 물론 때로는 필요한 것이겠지만, 남들이 달나라를 여행하는 오늘, 우리만이 안이한 데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사실, 가을이 되어 나무가 그 잎을 떨어뜨리는 것은 그 나무의 신진 대사이지 생명이 다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가올 봄을 위한 준비요, 새 생활을 위한 생명력의 보강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문학도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다만 피상적으로만 보고서 영탄조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좀 더 젊어져야겠다. 우리의 문학도 좀 더 젊어져야겠다. 지는 잎을 바라보며 애수에 잠기는 감상 문학에서 벗어나, 새 봄을 준비하는 낙엽의 내적 생명력을 파악하여 그것으로 충일한 문학을 이루어야겠다.

(가)의 구성상 특징을 바르게 설명한 것은?
1장소의 이동에 따른 구성 방식
2화제끼리의 연상에 의한 구성 방식
3논리적 추론에 의한 연역법적 구성 방식
4대립을 지양하여 조화를 이루어 가는 변증법적 구성 방식
정답 및 해설

(가)는 낙엽을 긁어모으는 일에서 출발해 화제가 꼬리를 물며 연상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낙엽 → 낙엽 타는 냄새(커피·개암 냄새) → '생활의 의욕' → '생활의 계절'인 가을과 새 생활의 다짐으로, 앞 화제가 다음 화제를 자연스럽게 불러낸다.

  • 장소 이동: 글쓴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뜰'에 머물러 있어 공간 이동이 없다.
  • 연역법적 구성: 일반 원리를 먼저 세우고 사례로 내려가는 논증이 아니라 체험과 감상을 따라가는 수필이다.
  • 변증법적 구성: 대립되는 두 입장을 세워 종합하는 정-반-합 구조가 나타나지 않는다.
문제 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 1 ~ 2】
(가)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뜰의 낙엽을 긁어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 새 날아 떨어져서, 또 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이란 참으로 이 세상의 사람의 수효보다도 많은가 보다. 삼십여 평에 차지 못하는 뜰이건만 날마다의 시중이 조련치 않다. 벚나무, 능금나무-제일 귀찮은 것이 벽의 담쟁이다. 담쟁이란 여름 한철 벽을 온통 둘러싸고, 지붕과 굴뚝의 붉은 빛만 남기고 집안을 통째로 초록의 세상으로 변해 줄 때가 아름다운 것이지, 잎을 다 떨어뜨리고 앙상하게 드러난 벽에 메마른 줄기를 그물같이 둘러칠 때쯤에는, 벌써 다시 거들떠볼 값조차 없는 것이다. 귀찮은 것이 그 낙엽이다. 가령, 벚나무 잎같이 신선하게 단풍이 드는 것도 아니요, 처음부터 칙칙한 색으로 물들어, 재치 없는 그 넓은 잎은 지름길 위에 떨어져 비라도 맞고 나면, 지저분하게 흙 속에 묻히는 까닭에, 아무래도 날아 떨어지는 족족 그 뒷시중을 해야 한다.
벚나무 아래에 긁어모은 ㉠낙엽의 산더미를 모으고 불을 붙이면, 속엣 것부터 푸슥푸슥 타기 시작해서, 가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바람이나 없는 날이면, 그 연기가 낮게 드리워서, 어느덧 뜰 안에 자욱해진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 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까지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안간 맹렬한 ㉡생활의 의욕을 느끼게 된다. 연기는 몸에 배서 어느 결엔지 옷자락과 손등에서도 냄새가 나게 된다.
나는 그 냄새를 한없이 사랑하면서 즐거운 생활감에 잠겨서는, 새삼스럽게 생활의 제목을 진귀한 것으로 머릿속에 띄운다. ㉢음영과 윤택과 색채가 빈곤해지고, 초록이 전혀 그 자취를 감추어 버린, 꿈을 잃은 허전한 뜰 복판에 서서, 꿈의 껍질인 낙엽을 태우면서 오로지 생활의 상념에 잠기는 것이다. 가난한 벌거숭이의 뜰은 벌써 꿈을 꾸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탓일까? 화려한 ㉣초록의 기억은 참으로 멀리 까마득하게 사라져 버렸다. 벌써 추억에 잠기고 감상에 젖어서는 안 된다.
가을이다! 가을은 생활의 계절이다. 나는 화단의 뒷자리를 깊게 파고, 다 타 버린 낙엽의 재를--죽어 버린 꿈의 시체를--땅 속 깊이 파묻고, 엄연한 생활의 자세로 돌아서지 않으면 안 된다. 이야기 속의 소년같이 용감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나) 귀뚜라미, 달, 낙엽, 단풍······, 우리는 이런 낱말들만 보고서도 흔히 시정을 느낀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지금까지 읽어 온 시 속에는 가을을 소재로 한 것이 제일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가을을 소재로 한 대부분의 문학 작품이 감상에 깊이 빠지고 있음도 사실이 아닐까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우리의 문학하는 태도를 한번쯤 반성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낙엽이니 단풍이니 하는 것이 다 문학의 좋은 소재가 되는 것임엔 틀림이 없지만, 이를 보고 다만 감상에 빠지는 데서 끝나고 만다면, 이것은 결국 우리 문학을 나약하게 만들 위험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을을 조락의 계절로만 파악하여 애수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이를 극복하는 문학의 길을 개척해야겠다. 애수니 감상이니 하는 것도 물론 때로는 필요한 것이겠지만, 남들이 달나라를 여행하는 오늘, 우리만이 안이한 데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사실, 가을이 되어 나무가 그 잎을 떨어뜨리는 것은 그 나무의 신진 대사이지 생명이 다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가올 봄을 위한 준비요, 새 생활을 위한 생명력의 보강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문학도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다만 피상적으로만 보고서 영탄조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좀 더 젊어져야겠다. 우리의 문학도 좀 더 젊어져야겠다. 지는 잎을 바라보며 애수에 잠기는 감상 문학에서 벗어나, 새 봄을 준비하는 낙엽의 내적 생명력을 파악하여 그것으로 충일한 문학을 이루어야겠다.

(나)의 논지와 상통하는 말을 (가)에서 바르게 지적한 것은?
1㉠
2㉡
3㉢
4㉣
정답 및 해설

(나)의 논지와 통하는 말은 (가)의 '생활의 의욕'(㉡)이다.

(나)는 가을을 '조락의 계절'로만 보고 감상에 빠지지 말고 '새 생활을 위한 생명력'을 파악하자고 한다. (가)에서도 낙엽을 태우며 '맹렬한 생활의 의욕'을 느끼고 '엄연한 생활의 자세로 돌아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다짐해, 감상의 극복과 새 생활이라는 지향이 일치한다.

  • '낙엽의 산더미'(㉠): 태울 대상인 소재일 뿐 생활 의지를 드러내는 말이 아니다.
  • '음영과 윤택과 색채'(㉢): 빈곤해진, 꿈을 잃은 뜰의 상태로 사라진 것을 가리킨다.
  • '초록의 기억'(㉣): '추억에 잠기고 감상에 젖어서는 안 된다'며 떨쳐 내야 할 과거의 감상이다.
문제 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 3 ~ 4】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므로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호간에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언어는 이를 위한 핵심적인 수단으로서, 인간이 고안해 낸 기호 체계이다. 의사소통을 위한 표현과 전달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이러한 언어 기호를 상징(象徵)이라고도 부른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언어라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그 중에서도 다음 두 가지만은 확실하게 구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하나가 ㉠언어 기호로서의 언어이며, 다른 하나는 현실적인 언어 활동, 즉 ㉡담화(談話, 이야기)로서의 언어이다. 언어 기호로서의 언어는 특정 개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누구나가 그렇게 사용하도록 약속되어 있는 형식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언어 표현은 후자에 속한다.
얼굴이 예쁘구나!
꽃은 인간을 위해서 핀 것이 아닙니다.
이는 현실적인 언어 활동으로서의 담화이며 음성이나 문자로 실현된 것이다. 언어 기호와 언어 활동의 차이점은 좀더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다. 위의 문장에서 볼 때, ‘얼굴’이라는 명사는 그런 이름을 가진 사물을 지시하는 언어 기호이며, 결코 그 사물 자체가 아니다. 이처럼 기호가 가리키는 사물을 기호의 지시 대상(指示對象)이라 한다.
한편, “얼굴이 예쁘구나!”와 같은 현실적인 담화, 또는 그 표현 형식은 지시 대상을 가진다고 보기가 어렵다. ‘지시’니 ‘지시 대상’이니 하는 것은 바로 언어 기호의 문제이며 담화 차원의 문제는 아니다. 담화로서의 언어는 실체로서 존재하는 ‘얼굴’에 대하여 말하는 이가 생각하고 있는 심리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다.

위 글의 서술 방식이 아닌 것은?
1대상을 묘사하며 설명하고 있다.
2개념을 정의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3적절한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4대상 간의 차이점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이 글에서 쓰이지 않은 서술 방식은 대상을 묘사하며 설명하는 방식이다.

글은 언어 기호와 담화의 개념을 구별하는 설명문으로, 대상의 모양·빛깔을 그림 그리듯 보여 주는 묘사는 나타나지 않는다.

  • 정의: '기호가 가리키는 사물을 기호의 지시 대상이라 한다'처럼 개념을 정의한다.
  • 예시: '얼굴이 예쁘구나!', '꽃은 인간을 위해서 핀 것이 아닙니다'를 예로 든다.
  • 대조: 언어 기호와 언어 활동(담화)의 '차이점'을 들어 설명한다.
문제 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 3 ~ 4】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므로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호간에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언어는 이를 위한 핵심적인 수단으로서, 인간이 고안해 낸 기호 체계이다. 의사소통을 위한 표현과 전달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이러한 언어 기호를 상징(象徵)이라고도 부른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언어라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그 중에서도 다음 두 가지만은 확실하게 구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하나가 ㉠언어 기호로서의 언어이며, 다른 하나는 현실적인 언어 활동, 즉 ㉡담화(談話, 이야기)로서의 언어이다. 언어 기호로서의 언어는 특정 개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누구나가 그렇게 사용하도록 약속되어 있는 형식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언어 표현은 후자에 속한다.
얼굴이 예쁘구나!
꽃은 인간을 위해서 핀 것이 아닙니다.
이는 현실적인 언어 활동으로서의 담화이며 음성이나 문자로 실현된 것이다. 언어 기호와 언어 활동의 차이점은 좀더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다. 위의 문장에서 볼 때, ‘얼굴’이라는 명사는 그런 이름을 가진 사물을 지시하는 언어 기호이며, 결코 그 사물 자체가 아니다. 이처럼 기호가 가리키는 사물을 기호의 지시 대상(指示對象)이라 한다.
한편, “얼굴이 예쁘구나!”와 같은 현실적인 담화, 또는 그 표현 형식은 지시 대상을 가진다고 보기가 어렵다. ‘지시’니 ‘지시 대상’이니 하는 것은 바로 언어 기호의 문제이며 담화 차원의 문제는 아니다. 담화로서의 언어는 실체로서 존재하는 ‘얼굴’에 대하여 말하는 이가 생각하고 있는 심리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다.

㉠과 ㉡의 관계와 가장 유사한 것은?
1집과 건축 재료
2문자 언어와 음성 언어
3작곡가가 작곡한 작품과 연주자의 실제 연주
4혁명가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세상과 현실적인 세상
정답 및 해설

㉠과 ㉡의 관계는 작곡가가 작곡한 작품과 연주자의 실제 연주의 관계와 가장 비슷하다.

㉠ 언어 기호는 '누구나가 그렇게 사용하도록 약속되어 있는 형식'이고, ㉡ 담화는 그 형식이 '음성이나 문자로 실현된' 현실적인 언어 활동이다. 정해진 악곡이 연주자에 의해 실제 소리로 실현되는 관계와 같다.

  • 집과 건축 재료: 재료가 모여 완성물이 되는 부분-전체 관계이다.
  • 문자 언어와 음성 언어: 둘 다 실현된 언어의 두 매체일 뿐, 약속된 형식과 실현의 관계가 아니다.
  • 이상적 세상과 현실적 세상: 이상과 현실의 대립 관계로, 형식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관계가 아니다.
문제 5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 5 ~ 6】
(가) 살어리 살어리랏다. /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나)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을 넘어, 흰 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너멋 골 골짜기서 울어 오는 뻐꾸기······.
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 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 어쩌면 만나도질 볼이 고운 사람이 난 혼자 그리워라. 가슴으로 그리워라.
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 같은 세상에도, 눈 맑은 가슴 맑은 보고지운 나의 사람. 달밤이나 새벽녘, 홀로 서서 눈물어린 볼이 고운 나의 사람. 달 가고, 밤 가고, 눈물도 가고, 틔어 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 향기로운 이슬밭 푸른 언덕을, 총총총 달려도 와 줄 볼이 고운 나의 사람.
푸른 산 한나절 구름은 가고, 골 넘어 뻐꾸기는 우는데, 눈에 어려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 아우성쳐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에 난 그리노라. 너만 그리노라. 혼자서 철도 없이 난 너만 그리노라.
(다)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 시리다.

(가)~(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시적 화자의 태도는?
1고통스러운 현실로부터 도피하려는 태도를 지니고 있다.
2부정적 현실적 삶을 타개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3새로운 세계를 동경하지만 그것이 이루어지지 못함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4과거에 대한 긍정적 사고로 현실과 미래가 부정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세 작품의 화자는 공통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동경하지만 그것이 이루어지지 못함을 안타까워한다.

(가)는 '청산에 살어리랏다'며 청산을 동경하지만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울고, (나)는 '오지 않는 보고 싶은' 사람을 '혼자' 그리워하며, (다)의 흰나비는 '청무밭'인 줄 알고 바다로 내려갔다 '지쳐서 돌아온다'. 모두 동경과 좌절이 함께 나타난다.

  • 현실 도피: 청산을 그리는 (가)에는 해당할 수 있으나, (나)·(다)에는 도피보다 그리움과 좌절이 중심이다.
  • 현실 타개 노력: 부정적 현실을 적극적으로 바꾸려는 의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 과거에 대한 긍정적 사고: 과거를 긍정해 미래의 부정적 가능성을 막는 태도는 찾을 수 없다.
문제 6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 5 ~ 6】
(가) 살어리 살어리랏다. /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나)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을 넘어, 흰 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너멋 골 골짜기서 울어 오는 뻐꾸기······.
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 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 어쩌면 만나도질 볼이 고운 사람이 난 혼자 그리워라. 가슴으로 그리워라.
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 같은 세상에도, 눈 맑은 가슴 맑은 보고지운 나의 사람. 달밤이나 새벽녘, 홀로 서서 눈물어린 볼이 고운 나의 사람. 달 가고, 밤 가고, 눈물도 가고, 틔어 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 향기로운 이슬밭 푸른 언덕을, 총총총 달려도 와 줄 볼이 고운 나의 사람.
푸른 산 한나절 구름은 가고, 골 넘어 뻐꾸기는 우는데, 눈에 어려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 아우성쳐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에 난 그리노라. 너만 그리노라. 혼자서 철도 없이 난 너만 그리노라.
(다)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 시리다.

(다)에서 ‘흰나비’가 지향하는 것과 가장 관련이 깊은 것은?
1수심(水深)
2날개
3꽃
4초승달
정답 및 해설

'흰나비'가 지향하는 것은 꽃이다.

나비는 바다를 '청무밭'으로 여겨 내려갔고,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상태가 된다. 즉 나비가 찾던 것은 꽃이 피는 세계(낭만적 이상)이며, 그것이 없어 좌절한다.

  • 수심(水深): 나비가 알지 못한 바다의 냉혹한 현실로, 지향 대상이 아니라 좌절을 낳는 조건이다.
  • 날개: 물결에 절어 지친 나비 자신의 연약함을 나타낸다.
  • 초승달: 나비 허리에 '시리다'로 표현된 좌절과 상처의 이미지다.
문제 7
다음 글의 (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세상에는 너무나 힘든 일이 많다. 도저히 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이 우리 주위에 쌓여 있다. 그렇지만 그것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우리가 인간이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어디 신처럼 전지전능한 존재인가. 그러므로 불가능한 일이라도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인간다운 것이다. 말하자면 ( )의 심정으로 노력하는 데 인간적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노력이나마 포기하고 만다면 그것은 절망이요, 낙망이요, 좌절이고, 진정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1주경야독(晝耕夜讀)
2후생가외(後生可畏)
3우공이산(愚公移山)
4와신상담(臥薪嘗膽)
정답 및 해설

빈칸에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이 들어가야 한다.

우공이산은 '우공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든 끊임없이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음을 이른다. '불가능한 일이라도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인간다운 것'이라는 글의 맥락과 맞는다.

  • 주경야독(晝耕夜讀):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글을 읽는다는 뜻으로, 바쁜 중에도 힘써 공부함을 이른다.
  • 후생가외(後生可畏): 뒤에 난 사람(후배)이 두렵다는 뜻으로, 젊은 후학이 무섭게 성장함을 이른다.
  • 와신상담(臥薪嘗膽): 섶에 눕고 쓸개를 맛본다는 뜻으로, 원수를 갚거나 뜻을 이루려고 괴로움을 참고 견딤을 이른다.
문제 8
다음 중 어휘 선택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
1김치를 정성스럽게 담가서 보내 줬네.
2날이 추워서 두꺼운 외투를 입고 외출했어.
3누이는 임신을 하여 홑몸이 아닌데도 고생이 많다.
4이번에 적절하게 잘 투자해서 몇 갑절이나 이익이 났어.
정답 및 해설

어휘 선택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 '몇 갑절이나 이익이 났어'이다.

'갑절'은 어떤 수량을 두 번 합한 만큼, 곧 두 배만을 뜻한다. 몇 배인지 수를 붙여 말할 때는 '곱절'을 써서 '몇 곱절'이라고 해야 한다.

  • 김치를 담가서: 기본형이 '담그다'이므로 '담가서'가 맞다('담궈서'는 틀린 표기).
  • 두꺼운 외투: 두께가 큰 것은 '두껍다'를 쓰므로 맞다.
  • 홑몸이 아닌데도: '홑몸'은 아이를 배지 않은 몸이라는 뜻이 있어 임신한 상황에 맞다(배우자가 없는 몸은 '홀몸').
문제 9
다음 글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의 한 대목이다. 글의 통일성과 연관성을 고려하여 ㉠~㉤의 순서를 바르게 잡은 것은?
어린 왕자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이윽고 이런 말을 했다.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꽃 때문에 별들은 아름다운 거야······”
나는, / “그렇고말고” / 하고 대답한 뒤에 아무 말 없이 달빛 아래 펼쳐진 주름진 모래 언덕을 바라보았다.
㉠ 그것은 사실이었다. 나는 언제나 사막을 사랑해 왔다. 모래 언덕에 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어린 왕자가 다시 말했다.
㉢ 그러나 침묵을 뚫고 무엇인가 빛나는 것이 있다.
㉣ “사막은 아름다워.” 어린 왕자가 말했다.
㉤ 나는 모래 속의 그 신비로운 빛남이 무엇인지를 갑자기 깨달은 데 대해 놀랐다.
1㉠-㉢-㉣-㉤-㉡
2㉢-㉣-㉠-㉡-㉤
3㉣-㉠-㉢-㉡-㉤
4㉣-㉢-㉤-㉠-㉡
정답 및 해설

바른 순서는 ㉣-㉠-㉢-㉡-㉤이다.

어린 왕자가 '사막은 아름다워'(㉣)라고 하자, '나'가 '그것은 사실이었다'(㉠)며 동의하고 고요한 사막을 묘사한다. 이어 '그러나 침묵을 뚫고 무엇인가 빛나는 것이 있다'(㉢)로 전환되고, 어린 왕자가 그 이유를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라 말하자 '나'가 그 신비로운 빛남의 정체를 깨닫는다(㉤).

  • ㉠으로 시작하는 배열: '그것은 사실이었다'의 '그것'이 가리킬 말(㉣의 발화)이 앞에 없어 성립하지 않는다.
  • ㉢으로 시작하는 배열: '그러나'로 대립되는 앞 내용(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음)이 없어 어색하다.
  • ㉣ 다음에 ㉢이 오는 배열: ㉢의 '그러나'가 받을 '침묵' 묘사(㉠)가 빠지고, 빛남의 정체(㉡)가 나오기 전에 깨달음(㉤)이 먼저 온다.
문제 10
다음 중 읽기가 잘못된 것은?
1함부로 꽃을 밟지[발찌] 마시오.
2그 종이는 그렇게 얇지[얄찌] 않아.
3어머니의 사랑은 넓고도[널꼬도] 높다.
4그 사람 얼굴은 넓둥글게[넙뚱글게] 생겼어.
정답 및 해설

읽기가 잘못된 것은 '밟지'를 [발찌]로 읽은 것이다.

표준 발음법상 겹받침 'ㄼ'은 자음 앞에서 [ㄹ]로 발음하지만, '밟-'은 예외로 [ㅂ]으로 발음한다. 따라서 '밟지'는 [밥ː찌]로 읽어야 한다.

  • 얇지[얄찌]: 'ㄼ'을 원칙대로 [ㄹ]로 발음하고 뒤 'ㅈ'이 된소리가 되므로 맞다.
  • 넓고도[널꼬도]: '넓-'은 원칙적으로 [널]로 발음하므로 맞다.
  • 넓둥글게[넙뚱글게]: '넓죽하다·넓둥글다'는 '넓-'을 [넙]으로 발음하는 예외에 해당하므로 맞다.
문제 11
다음 중 띄어쓰기가 바르지 못한 것은?
1나는 남 앞에서 말을 할 때 자신이 있다.
2십구억 팔천칠백육십오만 사천삼백이십일
3내가 그린 구름 그림은 뭉게 구름 그린 그림이다.
4그가 떠난 지가 오래다.
정답 및 해설

띄어쓰기가 바르지 못한 것은 '뭉게 구름'을 띄어 쓴 문장이다.

'뭉게구름'은 한 단어(합성어)로 사전에 올라 있으므로 붙여 써야 한다.

  • 말을 할 때 자신이 있다: '할', '때', '자신이' 모두 단어별로 바르게 띄어 썼다.
  • 십구억 팔천칠백육십오만 사천삼백이십일: 수를 한글로 적을 때는 '만' 단위로 띄어 쓰므로 맞다.
  • 떠난 지가 오래다: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는 '지'는 의존 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쓴 것이 맞다.
문제 1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12 ~ 14】
두 달 전 그때만 같았어도, ‘이놈!’하고 호통을 하여 당장 물고를 내련만, 그 좋은 세상이 어디로 가고 이 지경이란 말인지 몰랐다. 하여튼 그만치나 혼란스런 백주사에다 대면 미스터 방의 ㉮근지야 아주 보잘것이 없었다.
미스터 방의 증조가 타관에서 떠들어온 명색 없는 사람이었다. 그 조부가 고을의 아전을 다녔다. 그 아비가 짚신장수였다. 칠십에, 고로롱고로롱, 아직도 살아 있지만, 시방도 짚신 곱게 삼기로 고을에서 첫째가는 방첨지가 바로 그였다. 그리고 이 방삼복이는……. 먹고 자고 꿍꿍 일하고, 자식새끼 만들고 할 줄밖에는 모르는 상일꾼(농부)였었다. 그러나마 삼십을 바라보도록 남의 집 머슴살이로, 이집 저집 살고 다니는 코삐뚤이 삼복이었다. 물론 낫 놓고 기역자도 못 그리는 ㉯판무식이었다.
상일꾼일 바엔 남의 ㉰세토(貰土) 마지기라도 얻어 제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삼십을 바라보도록 남의 집 머슴살이만 하고 다니던 코삐뚤이 삼복이가 하루 아침 무슨 생각이 났던지, 돈벌이를 간답시고, 조석이 간데없는 부모에게다 처자식 떠맡기고는 훌쩍 일본으로 떠나 버렸다. 그것이 열두 해 전.
떠난 지 칠팔 년을 별반 신통한 벌이도 못 하는지, 돈 한푼 보내는 싹도 없더니, 하루는 느닷없이 중국 상해에 와 있노라 기별이 전해져 왔다. 그리고는 감감 소식이 없다가, 삼 년 만에 푸뜩 고향엘 돌아왔다. 십여 년을, 저의 말따나 동양 삼국 물 골고루 먹고 다녔으면서, 별로이 때가 벗은 것도 없어 보이고, 행색은 해어진 양복 누더기에 볼 꿰어진 구두짝을 꿰고 들어서는 모양이, 군데군데 김질은 하였으나 빨아 다린 무명 고의 적삼을 입고 고향을 떠날 적보다 차라리 초라한 것 같았다.
늙은 어미 아비와, 젊은 가속이 뼈품으로 버는 것을 얻어먹으며 굶으며 하면서 한 일년 빈둥거리고 놀더니, 적이 회심이 들었는지, 이번엔 처자식 데리고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로 올라와서는 현저동 비탈의 다 찌부러진 행랑방을 얻어 살면서, 처음 일년은 용산 있는 연합군 포로수용소엘 다니며 입에 풀칠을 하였고―이 동안 그는 상해에서 귀로 익힌 토막영어가 조금 더 진보되었고.
다시 일 년이나는, 그것 역시 상해에서 익힌 것을 밑천삼아 구두 직공으로 구둣방엘 다니며 그럭저럭 살았고. 그러다 일본이 싸움에 지느라고, 구두를 너무 해트려 가죽이 동이 나서, 구둣방이 너나없이 문을 닫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이번엔 궤짝 한 개 짊어지고 ㉱신기료장수로 나서고 말았다.

( )에 가장 알맞은 것은?
윗글은 해방 직후의 혼탁한 사회에서 발빠르게 적응해가는 인물의 삶을 ( )으로 그리고 있다. 방향성을 잃고 그때 그때 세력가만을 좇는 기회주의적 인물의 행태를 통해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를 파악하며 읽어야 한다.
1동정적(同情的)
2희화적(戱畵的)
3긍정적(肯定的)
4순종적(順從的)
정답 및 해설

빈칸에는 희화적(戱畵的)이 들어가야 한다.

윗글은 머슴살이·짚신장수 집안 출신에 '낫 놓고 기역자도 못 그리는 판무식'인 방삼복의 내력을 우스꽝스럽게 늘어놓아, 기회주의적 인물을 익살스럽게 풍자한다. 인물을 우스꽝스럽게 그려 비꼬는 방식이 희화적 표현이다.

  • 동정적: 인물을 불쌍히 여기는 시선이 아니라 비꼬는 시선이다.
  • 긍정적: '기회주의적 인물의 행태'를 드러내려는 의도와 맞지 않는다.
  • 순종적: 서술 태도를 나타내는 말로 맞지 않으며, 인물 역시 순종적으로 그려지지 않았다.
문제 1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12 ~ 14】
두 달 전 그때만 같았어도, ‘이놈!’하고 호통을 하여 당장 물고를 내련만, 그 좋은 세상이 어디로 가고 이 지경이란 말인지 몰랐다. 하여튼 그만치나 혼란스런 백주사에다 대면 미스터 방의 ㉮근지야 아주 보잘것이 없었다.
미스터 방의 증조가 타관에서 떠들어온 명색 없는 사람이었다. 그 조부가 고을의 아전을 다녔다. 그 아비가 짚신장수였다. 칠십에, 고로롱고로롱, 아직도 살아 있지만, 시방도 짚신 곱게 삼기로 고을에서 첫째가는 방첨지가 바로 그였다. 그리고 이 방삼복이는……. 먹고 자고 꿍꿍 일하고, 자식새끼 만들고 할 줄밖에는 모르는 상일꾼(농부)였었다. 그러나마 삼십을 바라보도록 남의 집 머슴살이로, 이집 저집 살고 다니는 코삐뚤이 삼복이었다. 물론 낫 놓고 기역자도 못 그리는 ㉯판무식이었다.
상일꾼일 바엔 남의 ㉰세토(貰土) 마지기라도 얻어 제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삼십을 바라보도록 남의 집 머슴살이만 하고 다니던 코삐뚤이 삼복이가 하루 아침 무슨 생각이 났던지, 돈벌이를 간답시고, 조석이 간데없는 부모에게다 처자식 떠맡기고는 훌쩍 일본으로 떠나 버렸다. 그것이 열두 해 전.
떠난 지 칠팔 년을 별반 신통한 벌이도 못 하는지, 돈 한푼 보내는 싹도 없더니, 하루는 느닷없이 중국 상해에 와 있노라 기별이 전해져 왔다. 그리고는 감감 소식이 없다가, 삼 년 만에 푸뜩 고향엘 돌아왔다. 십여 년을, 저의 말따나 동양 삼국 물 골고루 먹고 다녔으면서, 별로이 때가 벗은 것도 없어 보이고, 행색은 해어진 양복 누더기에 볼 꿰어진 구두짝을 꿰고 들어서는 모양이, 군데군데 김질은 하였으나 빨아 다린 무명 고의 적삼을 입고 고향을 떠날 적보다 차라리 초라한 것 같았다.
늙은 어미 아비와, 젊은 가속이 뼈품으로 버는 것을 얻어먹으며 굶으며 하면서 한 일년 빈둥거리고 놀더니, 적이 회심이 들었는지, 이번엔 처자식 데리고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로 올라와서는 현저동 비탈의 다 찌부러진 행랑방을 얻어 살면서, 처음 일년은 용산 있는 연합군 포로수용소엘 다니며 입에 풀칠을 하였고―이 동안 그는 상해에서 귀로 익힌 토막영어가 조금 더 진보되었고.
다시 일 년이나는, 그것 역시 상해에서 익힌 것을 밑천삼아 구두 직공으로 구둣방엘 다니며 그럭저럭 살았고. 그러다 일본이 싸움에 지느라고, 구두를 너무 해트려 가죽이 동이 나서, 구둣방이 너나없이 문을 닫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이번엔 궤짝 한 개 짊어지고 ㉱신기료장수로 나서고 말았다.

밑줄 친 ㉮ - ㉱의 뜻풀이가 가장 잘못된 것은?
1㉮ - 자라온 환경과 경력
2㉯ - 일자무식, 아주 무식 함
3㉰ - 땅, 논이나 밭
4㉱ - 헌 신을 깁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
정답 및 해설

뜻풀이가 잘못된 것은 ㉰ '세토(貰土)'를 '땅, 논이나 밭'으로 푼 것이다.

'세토'의 '세(貰)'는 '세내다'의 뜻으로, 세토는 세를 내고 빌려 부치는 남의 논밭을 말한다. 본문에서도 '남의 세토 마지기라도 얻어 제 농사를 짓는' 맥락으로 쓰여, 단순히 땅·논밭이라고 풀면 '빌린 땅'이라는 핵심 의미가 빠진다.

  • ㉮ 근지: 자라 온 환경이나 내력을 뜻하므로 맞다.
  • ㉯ 판무식: 아주 무식함, 곧 일자무식을 뜻하므로 맞다.
  • ㉱ 신기료장수: 헌 신을 깁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므로 맞다.
문제 1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12 ~ 14】
두 달 전 그때만 같았어도, ‘이놈!’하고 호통을 하여 당장 물고를 내련만, 그 좋은 세상이 어디로 가고 이 지경이란 말인지 몰랐다. 하여튼 그만치나 혼란스런 백주사에다 대면 미스터 방의 ㉮근지야 아주 보잘것이 없었다.
미스터 방의 증조가 타관에서 떠들어온 명색 없는 사람이었다. 그 조부가 고을의 아전을 다녔다. 그 아비가 짚신장수였다. 칠십에, 고로롱고로롱, 아직도 살아 있지만, 시방도 짚신 곱게 삼기로 고을에서 첫째가는 방첨지가 바로 그였다. 그리고 이 방삼복이는……. 먹고 자고 꿍꿍 일하고, 자식새끼 만들고 할 줄밖에는 모르는 상일꾼(농부)였었다. 그러나마 삼십을 바라보도록 남의 집 머슴살이로, 이집 저집 살고 다니는 코삐뚤이 삼복이었다. 물론 낫 놓고 기역자도 못 그리는 ㉯판무식이었다.
상일꾼일 바엔 남의 ㉰세토(貰土) 마지기라도 얻어 제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삼십을 바라보도록 남의 집 머슴살이만 하고 다니던 코삐뚤이 삼복이가 하루 아침 무슨 생각이 났던지, 돈벌이를 간답시고, 조석이 간데없는 부모에게다 처자식 떠맡기고는 훌쩍 일본으로 떠나 버렸다. 그것이 열두 해 전.
떠난 지 칠팔 년을 별반 신통한 벌이도 못 하는지, 돈 한푼 보내는 싹도 없더니, 하루는 느닷없이 중국 상해에 와 있노라 기별이 전해져 왔다. 그리고는 감감 소식이 없다가, 삼 년 만에 푸뜩 고향엘 돌아왔다. 십여 년을, 저의 말따나 동양 삼국 물 골고루 먹고 다녔으면서, 별로이 때가 벗은 것도 없어 보이고, 행색은 해어진 양복 누더기에 볼 꿰어진 구두짝을 꿰고 들어서는 모양이, 군데군데 김질은 하였으나 빨아 다린 무명 고의 적삼을 입고 고향을 떠날 적보다 차라리 초라한 것 같았다.
늙은 어미 아비와, 젊은 가속이 뼈품으로 버는 것을 얻어먹으며 굶으며 하면서 한 일년 빈둥거리고 놀더니, 적이 회심이 들었는지, 이번엔 처자식 데리고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로 올라와서는 현저동 비탈의 다 찌부러진 행랑방을 얻어 살면서, 처음 일년은 용산 있는 연합군 포로수용소엘 다니며 입에 풀칠을 하였고―이 동안 그는 상해에서 귀로 익힌 토막영어가 조금 더 진보되었고.
다시 일 년이나는, 그것 역시 상해에서 익힌 것을 밑천삼아 구두 직공으로 구둣방엘 다니며 그럭저럭 살았고. 그러다 일본이 싸움에 지느라고, 구두를 너무 해트려 가죽이 동이 나서, 구둣방이 너나없이 문을 닫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이번엔 궤짝 한 개 짊어지고 ㉱신기료장수로 나서고 말았다.

윗글은 반어의 기법을 통한 풍자소설을 즐겨 쓴, 동반작가로 불려지기도 한 작가의 작품이다. 다음 중 윗글의 작가가 쓴 작품이 아닌 것은?
1카인의 후예
2레디메이드 인생
3탁류(濁流)
4치숙(痴叔)
정답 및 해설

윗글의 작가 채만식의 작품이 아닌 것은 「카인의 후예」이다.

윗글은 채만식의 「미스터 방」으로, 채만식은 반어와 풍자 기법을 즐겨 쓴 작가이다. 「카인의 후예」는 해방 직후 북한의 토지 개혁을 배경으로 한 황순원의 장편 소설이다.

  • 「레디메이드 인생」: 지식인 실업 문제를 풍자한 채만식의 단편이다.
  • 「탁류(濁流)」: 군산을 배경으로 초봉의 몰락을 그린 채만식의 장편이다.
  • 「치숙(痴叔)」: 어리석은 화자를 내세운 반어적 풍자가 두드러진 채만식의 단편이다.
문제 15
다음 중 반점(,)의 쓰임이 가장 잘못된 것은?
1같은 계열의 단어 사이에 쓴다. - 동사, 형용사를 합하여 용언이라고 한다.
2제시어 다음에 쓴다. - 빵, 빵이 인생의 전부이더냐?
3바로 다음의 말을 꾸미지 않을 때 쓴다. - 슬픈 사연을 간직한, 경주 불국사의 무영탑.
4짝을 지어 구별할 필요가 있을 때에 쓴다. - 닭과 지네, 개와 고양이는 상극이다.
정답 및 해설

반점의 쓰임이 잘못된 것은 '동사, 형용사를 합하여 용언이라고 한다'의 예이다.

시험 당시 한글 맞춤법 문장 부호 규정에서 '같은 계열의 단어 사이'에 쓰는 부호는 가운뎃점이며, 이 예문은 '동사·형용사를 합하여 용언이라고 한다'로 가운뎃점의 용례였다(2015년 개정 이후에는 열거 시 쉼표도 허용된다).

  • 제시어 다음: '빵, 빵이 인생의 전부이더냐?'는 반점의 용례로 맞다.
  • 바로 다음 말을 꾸미지 않을 때: '슬픈 사연을 간직한, 경주 불국사의 무영탑'은 '간직한'이 '무영탑'을 꾸밈을 보여 주는 반점 용례로 맞다.
  • 짝을 지어 구별할 때: '닭과 지네, 개와 고양이는 상극이다'는 반점 용례로 맞다.
문제 16
다음 예화는 공익 광고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설명이 가장 바르지 못한 것은?
한 번 닦아 내면 한 마리가 옵니다.
폐식용유를 버릴 때 휴지로 한 번 닦아 주세요.
우리의 강과 호수에 더 많은 철새가 찾아오게 만듭니다.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인 주남 저수지.
지난 해 그 곳을 찾은 새들의 수는 10년 전의 1/10로‧‧‧‧‧‧
이제 더 이상 철새들의 낙원이 아닙니다.
오염된 물이 새들을 내몰고 있는 것이죠.
오염원의 절반 이상은 생활 하수.
그 중 정화되기까지 약 20만 배의 맑은 물을 필요로 하는
폐식용유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제부터 폐식용유를 버릴 때 잠깐만 생각해 주세요.
휴지로 닦아 내는 당신의 작은 배려가
우리의 강과 호수에 더 많은 철새들이 찾아오게 한다는 것을‧‧‧‧‧‧
1내용 - 폐식용유 폐기를 문제 삼으면서 수질 환경의 오염방지를 위한 광고
2주제 - 폐식용유를 휴지로 닦아내고 버리자
3대상 - 식용유 등을 버릴 수 있는 가정주부, 식당요리사 등
4목적 - 폐식용유를 함부로 버리는 일의 심각성을 알려주기 위한 정보 전달
정답 및 해설

바르지 않은 설명은 이 광고의 목적을 단순한 정보 전달로 본 것이다.

광고는 철새 감소와 폐식용유 오염 문제를 근거로 들되, '폐식용유를 버릴 때 휴지로 한 번 닦아 주세요'라며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설득을 목적으로 한다.

  • 내용: 폐식용유 폐기를 문제 삼아 수질 오염 방지를 호소하므로 맞다.
  • 주제: '휴지로 한 번 닦아 주세요'가 핵심 메시지이므로 맞다.
  • 대상: 폐식용유를 버리는 가정주부·식당 요리사 등 생활 하수 배출자가 대상이므로 맞다.
문제 17
아래 글은 1896년 [독립신문] 창간호 사설의 일부이다. 다음 중 설명이 가장 올바르지 못한 것은?
우리신문이 한문은 아니쓰고 다만 국문으로만 쓰ᄂᆞᆫ거슨 샹하귀쳔이 다보게 홈이라 ᄯᅩ 국문을 이러케 귀졀을 ᄯᅦ여 쓴즉 아모라도 이신문 보기가 쉽고 신문속에 잇ᄂᆞᆫ 말을 자세이 알어 보게 ᄒᆞᆷ이라
1독립신문 창간의 취지를 밝힌 글이다.
2현대 국어에서보다 어절 단위의 띄어쓰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3한문의 어순을 그대로 직역한 문투를 반영하고 있다.
4음가가 소실된 글자가 쓰여 보수적인 모습을 보인다.
문제 18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18 ~ 19】
나·랏:말ᄊᆞ·미中듀ᇰ國·귁·에달·아文문字·ᄍᆞᆼ·와·로서르ᄉᆞᄆᆞᆺ·디아·니ᄒᆞᆯ·ᄊᆡ·이런젼·ᄎᆞ·로어·린百·ᄇᆡᆨ姓·셩·이니르·고·져·홇·배이·셔·도ᄆᆞ·ᄎᆞᆷ:내제·ᄠᅳ·들시·러펴·디:몯ᄒᆞᇙ·노·미하·니·라·내·이·ᄅᆞᆯ爲·윙·ᄒᆞ·야:어엿·비너·겨·새·로·스·믈여·듧字·ᄍᆞᆼ·ᄅᆞᆯᄆᆡᆼ·ᄀᆞ노·니:사ᄅᆞᆷ:마·다:ᄒᆡ·ᅇᅧ:수·ᄫᅵ니·겨·날·로·ᄡᅮ·메便뼌安ᅙᅡᆫ·킈ᄒᆞ·고·져 ᄒᆞᇙᄯᆞᄅᆞ·미니·라.

이 글의 내용으로 미루어 확인할 수 없는 것은?
1문자 생활에서 실용화 추구
2당시 의사소통 과정의 어려움
3창제한 문자의 수
4한자 배우기의 어려움과 중국어 비판
정답 및 해설

이 글로 확인할 수 없는 것은 한자 배우기의 어려움과 중국어 비판이다.

훈민정음 서문은 우리말이 중국과 달라 '文문字ᄍᆞᆼ와로 서르 ᄉᆞᄆᆞᆺ디 아니ᄒᆞᆯᄊᆡ'라고 말할 뿐, 한자 학습의 어려움이나 중국어를 비판하는 내용은 없다.

  • 실용화 추구: '날로 ᄡᅮ메 便뼌安ᅙᅡᆫ킈 ᄒᆞ고져'에서 일상에서 편히 쓰게 하려는 뜻이 드러난다.
  • 의사소통의 어려움: '니르고져 홇 배 이셔도 ᄆᆞᄎᆞᆷ내 제 ᄠᅳ들 시러 펴디 몯ᄒᆞᇙ 노미 하니라'에서 밝혔다.
  • 창제한 문자의 수: '스믈여듧 字ᄍᆞᆼ'로 28자임을 밝혔다.
문제 19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18 ~ 19】
나·랏:말ᄊᆞ·미中듀ᇰ國·귁·에달·아文문字·ᄍᆞᆼ·와·로서르ᄉᆞᄆᆞᆺ·디아·니ᄒᆞᆯ·ᄊᆡ·이런젼·ᄎᆞ·로어·린百·ᄇᆡᆨ姓·셩·이니르·고·져·홇·배이·셔·도ᄆᆞ·ᄎᆞᆷ:내제·ᄠᅳ·들시·러펴·디:몯ᄒᆞᇙ·노·미하·니·라·내·이·ᄅᆞᆯ爲·윙·ᄒᆞ·야:어엿·비너·겨·새·로·스·믈여·듧字·ᄍᆞᆼ·ᄅᆞᆯᄆᆡᆼ·ᄀᆞ노·니:사ᄅᆞᆷ:마·다:ᄒᆡ·ᅇᅧ:수·ᄫᅵ니·겨·날·로·ᄡᅮ·메便뼌安ᅙᅡᆫ·킈ᄒᆞ·고·져 ᄒᆞᇙᄯᆞᄅᆞ·미니·라.

이 글에 사용된 낱말 중 현대 국어에 와서 그 의미가 달라진 것으로만 묶인 것은?
1어엿·비, ᄆᆞ·ᄎᆞᆷ:내
2어엿·비, 노·미
3노·미, ᄆᆡᆼ·ᄀᆞ노·니
4새·로, ᄆᆞ·ᄎᆞᆷ:내
정답 및 해설

현대 국어에서 의미가 달라진 낱말로만 묶인 것은 '어엿비'와 '노미'이다.

'어엿비'는 중세에 '불쌍히'의 뜻이었으나 지금은 '예쁘게'의 뜻으로 바뀌었고(의미 이동), '놈'은 중세에 평칭으로 '사람'을 뜻했으나 지금은 남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 되었다(의미 축소·가치 하락).

  • 'ᄆᆞᄎᆞᆷ내': '마침내(끝내)'의 뜻으로 오늘날과 의미가 같다.
  • '새로': '새로이'의 뜻으로 의미 변화가 없다.
  • 'ᄆᆡᆼᄀᆞ노니': '만드니'의 뜻으로 형태만 바뀌었을 뿐 의미는 같다.
문제 2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20 ~ 21】
나는 그믐달을 사랑한다. 그믐달은 요염하여 감히 손을 잡을 수도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예쁜 계집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린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 숨어 버리는 초생달은 세상을 후려 삼키려는 독부(毒婦)가 아니면, 철모르는 처녀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세상의 갖은 풍상을 다 겪고 나중에는 그 무슨 원한을 품고서 애처롭게 쓰러지는 원부(怨婦)와 같이 애절하고 애절한 맛이 있다. 보름에 둥근 달은 모든 영화와 끝없는 숭배를 받는 여왕과도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애인을 잃고 쫓겨남을 당한 공주와 같은 달이다.
초생달이나 보름달은 보는 이가 많지마는, 그믐달은 보는 이가 적어 그만큼 외로운 달이다. 객창(客窓) 한등에 정든 임 그리워 잠 못들어 하는 분이나, 못 견디게 쓰린 가슴을 움켜 잡은 무슨 한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달을 보아주는 이가 별로이 없을 것이다. 그는 고요한 꿈나라에서 평화롭게 잠들은 세상을 저주하며, 홀로이 머리를 흩뜨리고 우는 청상과 같은 달이다. 내 눈에는 초생달 빛은 따뜻한 황금빛에 날카로운 쇳소리가 나는 듯하고, 보름달은 치어다 보면 하얀 얼굴이 언제든지 웃는 듯하지마는, 그믐달은 공중에서 번듯하는 날카로운 비수(匕首)와 같이 푸른 빛이 있어 보인다. 내가 한이 있는 사람이 되어서 그러한지는 모르지만, 내가 그 달을 많이 보고 또 보기를 원하지만, 그 달은 한 있는 사람만 보아주는 것이 아니라, 늦게 돌아가는 술 주정꾼과 노름하다 오줌누러 나온 사람도 혹 어떤 때는 도둑놈도 보는 것이다.
어떻든지 그믐달은 가장 정있는 사람이 보는 동시에, 또는 가장 한 있는 사람이 보아 주고, 또 가장 무정한 사람이 보는 동시에 가장 무서운 사람들이 많이 보아 준다. 내가 만일 여자로 태어날 수 있다면 그믐달 같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이 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대상에 대한 독특한 시각과 세밀한 관찰이 잘 드러나 있다.
2단정적인 표현을 통해 주로 인간의 허물을 비판하고 있다.
3다양하고 참신한 비유가 돋보인다.
4대상에 대한 지은이의 애정이 직접적으로 나타나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설명은 단정적 표현으로 인간의 허물을 비판한다는 것이다.

이 글은 그믐달에 대한 글쓴이의 사랑과 그 정서를 드러낸 수필로, 인간의 허물을 비판하는 내용은 없다.

  • 독특한 시각과 세밀한 관찰: 초생달·보름달과 견주어 그믐달의 빛과 모습을 세밀하게 그린다.
  • 다양하고 참신한 비유: 그믐달을 '원부', '쫓겨남을 당한 공주', '청상', '비수'에 빗댄다.
  • 지은이의 애정 직접 표출: '나는 그믐달을 사랑한다', '그믐달 같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직접 밝힌다.
문제 2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20 ~ 21】
나는 그믐달을 사랑한다. 그믐달은 요염하여 감히 손을 잡을 수도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예쁜 계집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린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 숨어 버리는 초생달은 세상을 후려 삼키려는 독부(毒婦)가 아니면, 철모르는 처녀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세상의 갖은 풍상을 다 겪고 나중에는 그 무슨 원한을 품고서 애처롭게 쓰러지는 원부(怨婦)와 같이 애절하고 애절한 맛이 있다. 보름에 둥근 달은 모든 영화와 끝없는 숭배를 받는 여왕과도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애인을 잃고 쫓겨남을 당한 공주와 같은 달이다.
초생달이나 보름달은 보는 이가 많지마는, 그믐달은 보는 이가 적어 그만큼 외로운 달이다. 객창(客窓) 한등에 정든 임 그리워 잠 못들어 하는 분이나, 못 견디게 쓰린 가슴을 움켜 잡은 무슨 한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달을 보아주는 이가 별로이 없을 것이다. 그는 고요한 꿈나라에서 평화롭게 잠들은 세상을 저주하며, 홀로이 머리를 흩뜨리고 우는 청상과 같은 달이다. 내 눈에는 초생달 빛은 따뜻한 황금빛에 날카로운 쇳소리가 나는 듯하고, 보름달은 치어다 보면 하얀 얼굴이 언제든지 웃는 듯하지마는, 그믐달은 공중에서 번듯하는 날카로운 비수(匕首)와 같이 푸른 빛이 있어 보인다. 내가 한이 있는 사람이 되어서 그러한지는 모르지만, 내가 그 달을 많이 보고 또 보기를 원하지만, 그 달은 한 있는 사람만 보아주는 것이 아니라, 늦게 돌아가는 술 주정꾼과 노름하다 오줌누러 나온 사람도 혹 어떤 때는 도둑놈도 보는 것이다.
어떻든지 그믐달은 가장 정있는 사람이 보는 동시에, 또는 가장 한 있는 사람이 보아 주고, 또 가장 무정한 사람이 보는 동시에 가장 무서운 사람들이 많이 보아 준다. 내가 만일 여자로 태어날 수 있다면 그믐달 같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그믐달을 보아 주는 사람들의 특성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한 많고 고통을 느끼며 소외된 사람들이다.
2항상 음흉하고 독한 사람들이다.
3늘 착하고 온순한 사람들이다.
4소극적이며 심약한 사람들이다.
정답 및 해설

그믐달을 보아 주는 사람은 대체로 한 많고 고통을 느끼며 소외된 사람들이다.

글쓴이는 '정든 임 그리워 잠 못 들어 하는 분', '못 견디게 쓰린 가슴을 움켜잡은 무슨 한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달을 보아 주는 이가 별로 없다고 하여, 그믐달처럼 외롭고 한을 품은 사람을 주된 감상자로 그린다.

  • 음흉하고 독한 사람: '독부'는 초생달에 대한 비유이며, 그믐달을 보는 사람의 특성이 아니다.
  • 착하고 온순한 사람: 술주정꾼·도둑놈도 본다고 했고, 착함·온순함은 언급되지 않는다.
  • 소극적이고 심약한 사람: 글에서 그믐달을 보는 사람의 성격으로 제시된 바가 없다.
문제 2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22 ~ 23】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기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곤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 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40년인가 50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못한 것은?
1초록과 다홍의 색채심상이 선명히 대비되었다.
2전설을 바탕으로 사실적 즐거움과 감동을 높여준다.
3특정부분을 강조하여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4능청스러우면서도 친근감 있는 어조로 사건을 생략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못한 설명은 전설을 바탕으로 '사실적' 즐거움과 감동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 글은 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신부가 40~50년을 그대로 앉아 있다가 어루만지자 재가 되어 내려앉는 결말은 사실적이 아니라 환상적·신비적이다.

  • 색채 심상 대비: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 '초록 재와 다홍 재'로 선명한 색채 대비가 나타난다.
  • 특정 부분 강조: 신부의 모습을 반복·강조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 능청스럽고 친근한 어조와 사건 생략: '-습니다'체 이야기 투로 말하며, 40~50년의 세월을 생략하고 건너뛴다.
문제 2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22 ~ 23】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기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곤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 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40년인가 50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밑줄 친 ‘신부’에 대한 토의 내용이다. 윗글과 관련하여 가장 어울 울리지 않는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1영희 : 신랑보다는 신부가 더 불쌍하고 안쓰럽게 느껴지는걸.
2철수 : ‘일부종사’의 덕목을 목숨을 걸고 지켜낸 여인이라는 유교적 교훈을 강조한 듯 해.
3영수 : 신부는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 수 있는 초월적 존재야.
4순희 : 그만큼 신부가 강한 집념과 매서움을 지닌 거지.
정답 및 해설

가장 어울리지 않는 의견은 '일부종사'의 유교적 교훈을 강조했다는 철수의 말이다.

작품은 오해로 버림받고도 그 자리에서 평생을 기다린 신부의 한(恨)과 기다림의 비극을 형상화할 뿐, 정절이라는 덕목을 가르치려는 교훈적 의도를 드러내지 않는다.

  • 영희: 억울하게 버림받은 신부를 불쌍히 여기는 감상으로 작품의 정서와 맞다.
  • 영수: 40~50년을 그대로 앉아 있다 재로 내려앉는 모습은 현실을 넘어선 초월적 존재로 읽을 수 있다.
  • 순희: 평생 같은 자리를 지킨 신부의 강한 집념과 '매운 재'의 매서움을 짚었다.
문제 24
글을 읽을 때나 말을 들을 때에도 규범에 대한 지식은 필요하다. 다음 중 의미파악이 올바르지 못한 것은?
1철수는 나와, 영민이를 때려 주었다. ⇒ 철수와 나 두 사람이 영민이를 때렸다.
2철수 : 할 거니, 안 할 거니? 영민 : 기필코 ⇒ 영민이는 ‘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3진수 : 철수는 합격 했니? 수진 : 묻지마 영민 : 안 됐어? 안됐네. ⇒ ‘안됐네’는 불합격해서 애석한 마음을 나타낸 것이다.
4철수는 다른 여자 친구를 사귀고 있었다. 그러나 영민이는 그것을 모르는 체 생활했다. ⇒ 영민이는 모르고 있었다는 뜻이다.
정답 및 해설

의미 파악이 올바르지 못한 것은 '모르는 체'를 '모르고 있었다'로 해석한 것이다.

'-는 체하다'는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를 뜻하므로, '모르는 체 생활했다'는 영민이가 사실은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했다는 뜻이다.

  • '철수는 나와, 영민이를 때려 주었다': '나와' 뒤의 쉼표로 '철수와 나'가 함께 주어임을 나타내므로 맞다.
  • '기필코': 할지 묻는 질문에 반드시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므로 맞다.
  • '안됐네': 붙여 쓴 '안되다'는 섭섭하거나 가엾다는 뜻이므로, 불합격을 애석해하는 말로 맞다.
문제 25
다음 글에서 ( )에 가장 적절한 것은?
문학은 인간의 상상력을 활용하여 현실의 모습을 그려낸다. 다시 말해, 작가의 상상력에 의하여 현실을 재창조, 재구성하여 작품 속에 도입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문학과 현실은 (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1대등적(對等的)
2대비적(對比的)
3상보적(相補的)
4유추적(類推的)
정답 및 해설

빈칸에는 유추적(類推的)이 들어가야 한다.

글은 문학이 현실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으로 현실을 재창조·재구성한다고 했다. 문학 속 세계는 현실과 닮았으되 같지 않은, 현실에서 미루어 만든 세계이므로 둘은 유추적 관계에 있다.

  • 대등적: 두 대상이 같은 자격으로 나란히 놓이는 관계로, 현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다는 맥락과 맞지 않는다.
  • 대비적: 서로 맞대어 차이를 드러내는 관계로, 글의 내용과 거리가 멀다.
  • 상보적: 서로 모자란 부분을 채워 주는 관계로, 문학이 현실을 재구성한다는 한 방향의 관계와 다르다.
법원직 9급 국어 기출문제모두CBT · moducbt.com
07년 2회차
총 25문항 · 객관식 · 정답·해설 포함
문제 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 1 ~ 2】
(가)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뜰의 낙엽을 긁어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 새 날아 떨어져서, 또 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이란 참으로 이 세상의 사람의 수효보다도 많은가 보다. 삼십여 평에 차지 못하는 뜰이건만 날마다의 시중이 조련치 않다. 벚나무, 능금나무-제일 귀찮은 것이 벽의 담쟁이다. 담쟁이란 여름 한철 벽을 온통 둘러싸고, 지붕과 굴뚝의 붉은 빛만 남기고 집안을 통째로 초록의 세상으로 변해 줄 때가 아름다운 것이지, 잎을 다 떨어뜨리고 앙상하게 드러난 벽에 메마른 줄기를 그물같이 둘러칠 때쯤에는, 벌써 다시 거들떠볼 값조차 없는 것이다. 귀찮은 것이 그 낙엽이다. 가령, 벚나무 잎같이 신선하게 단풍이 드는 것도 아니요, 처음부터 칙칙한 색으로 물들어, 재치 없는 그 넓은 잎은 지름길 위에 떨어져 비라도 맞고 나면, 지저분하게 흙 속에 묻히는 까닭에, 아무래도 날아 떨어지는 족족 그 뒷시중을 해야 한다.
벚나무 아래에 긁어모은 ㉠낙엽의 산더미를 모으고 불을 붙이면, 속엣 것부터 푸슥푸슥 타기 시작해서, 가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바람이나 없는 날이면, 그 연기가 낮게 드리워서, 어느덧 뜰 안에 자욱해진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 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까지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안간 맹렬한 ㉡생활의 의욕을 느끼게 된다. 연기는 몸에 배서 어느 결엔지 옷자락과 손등에서도 냄새가 나게 된다.
나는 그 냄새를 한없이 사랑하면서 즐거운 생활감에 잠겨서는, 새삼스럽게 생활의 제목을 진귀한 것으로 머릿속에 띄운다. ㉢음영과 윤택과 색채가 빈곤해지고, 초록이 전혀 그 자취를 감추어 버린, 꿈을 잃은 허전한 뜰 복판에 서서, 꿈의 껍질인 낙엽을 태우면서 오로지 생활의 상념에 잠기는 것이다. 가난한 벌거숭이의 뜰은 벌써 꿈을 꾸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탓일까? 화려한 ㉣초록의 기억은 참으로 멀리 까마득하게 사라져 버렸다. 벌써 추억에 잠기고 감상에 젖어서는 안 된다.
가을이다! 가을은 생활의 계절이다. 나는 화단의 뒷자리를 깊게 파고, 다 타 버린 낙엽의 재를--죽어 버린 꿈의 시체를--땅 속 깊이 파묻고, 엄연한 생활의 자세로 돌아서지 않으면 안 된다. 이야기 속의 소년같이 용감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나) 귀뚜라미, 달, 낙엽, 단풍······, 우리는 이런 낱말들만 보고서도 흔히 시정을 느낀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지금까지 읽어 온 시 속에는 가을을 소재로 한 것이 제일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가을을 소재로 한 대부분의 문학 작품이 감상에 깊이 빠지고 있음도 사실이 아닐까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우리의 문학하는 태도를 한번쯤 반성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낙엽이니 단풍이니 하는 것이 다 문학의 좋은 소재가 되는 것임엔 틀림이 없지만, 이를 보고 다만 감상에 빠지는 데서 끝나고 만다면, 이것은 결국 우리 문학을 나약하게 만들 위험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을을 조락의 계절로만 파악하여 애수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이를 극복하는 문학의 길을 개척해야겠다. 애수니 감상이니 하는 것도 물론 때로는 필요한 것이겠지만, 남들이 달나라를 여행하는 오늘, 우리만이 안이한 데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사실, 가을이 되어 나무가 그 잎을 떨어뜨리는 것은 그 나무의 신진 대사이지 생명이 다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가올 봄을 위한 준비요, 새 생활을 위한 생명력의 보강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문학도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다만 피상적으로만 보고서 영탄조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좀 더 젊어져야겠다. 우리의 문학도 좀 더 젊어져야겠다. 지는 잎을 바라보며 애수에 잠기는 감상 문학에서 벗어나, 새 봄을 준비하는 낙엽의 내적 생명력을 파악하여 그것으로 충일한 문학을 이루어야겠다.

(가)의 구성상 특징을 바르게 설명한 것은?
1장소의 이동에 따른 구성 방식
2화제끼리의 연상에 의한 구성 방식
3논리적 추론에 의한 연역법적 구성 방식
4대립을 지양하여 조화를 이루어 가는 변증법적 구성 방식
정답 및 해설

(가)는 낙엽을 긁어모으는 일에서 출발해 화제가 꼬리를 물며 연상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낙엽 → 낙엽 타는 냄새(커피·개암 냄새) → '생활의 의욕' → '생활의 계절'인 가을과 새 생활의 다짐으로, 앞 화제가 다음 화제를 자연스럽게 불러낸다.

  • 장소 이동: 글쓴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뜰'에 머물러 있어 공간 이동이 없다.
  • 연역법적 구성: 일반 원리를 먼저 세우고 사례로 내려가는 논증이 아니라 체험과 감상을 따라가는 수필이다.
  • 변증법적 구성: 대립되는 두 입장을 세워 종합하는 정-반-합 구조가 나타나지 않는다.
문제 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 1 ~ 2】
(가)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뜰의 낙엽을 긁어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 새 날아 떨어져서, 또 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이란 참으로 이 세상의 사람의 수효보다도 많은가 보다. 삼십여 평에 차지 못하는 뜰이건만 날마다의 시중이 조련치 않다. 벚나무, 능금나무-제일 귀찮은 것이 벽의 담쟁이다. 담쟁이란 여름 한철 벽을 온통 둘러싸고, 지붕과 굴뚝의 붉은 빛만 남기고 집안을 통째로 초록의 세상으로 변해 줄 때가 아름다운 것이지, 잎을 다 떨어뜨리고 앙상하게 드러난 벽에 메마른 줄기를 그물같이 둘러칠 때쯤에는, 벌써 다시 거들떠볼 값조차 없는 것이다. 귀찮은 것이 그 낙엽이다. 가령, 벚나무 잎같이 신선하게 단풍이 드는 것도 아니요, 처음부터 칙칙한 색으로 물들어, 재치 없는 그 넓은 잎은 지름길 위에 떨어져 비라도 맞고 나면, 지저분하게 흙 속에 묻히는 까닭에, 아무래도 날아 떨어지는 족족 그 뒷시중을 해야 한다.
벚나무 아래에 긁어모은 ㉠낙엽의 산더미를 모으고 불을 붙이면, 속엣 것부터 푸슥푸슥 타기 시작해서, 가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바람이나 없는 날이면, 그 연기가 낮게 드리워서, 어느덧 뜰 안에 자욱해진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 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까지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안간 맹렬한 ㉡생활의 의욕을 느끼게 된다. 연기는 몸에 배서 어느 결엔지 옷자락과 손등에서도 냄새가 나게 된다.
나는 그 냄새를 한없이 사랑하면서 즐거운 생활감에 잠겨서는, 새삼스럽게 생활의 제목을 진귀한 것으로 머릿속에 띄운다. ㉢음영과 윤택과 색채가 빈곤해지고, 초록이 전혀 그 자취를 감추어 버린, 꿈을 잃은 허전한 뜰 복판에 서서, 꿈의 껍질인 낙엽을 태우면서 오로지 생활의 상념에 잠기는 것이다. 가난한 벌거숭이의 뜰은 벌써 꿈을 꾸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탓일까? 화려한 ㉣초록의 기억은 참으로 멀리 까마득하게 사라져 버렸다. 벌써 추억에 잠기고 감상에 젖어서는 안 된다.
가을이다! 가을은 생활의 계절이다. 나는 화단의 뒷자리를 깊게 파고, 다 타 버린 낙엽의 재를--죽어 버린 꿈의 시체를--땅 속 깊이 파묻고, 엄연한 생활의 자세로 돌아서지 않으면 안 된다. 이야기 속의 소년같이 용감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나) 귀뚜라미, 달, 낙엽, 단풍······, 우리는 이런 낱말들만 보고서도 흔히 시정을 느낀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지금까지 읽어 온 시 속에는 가을을 소재로 한 것이 제일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가을을 소재로 한 대부분의 문학 작품이 감상에 깊이 빠지고 있음도 사실이 아닐까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우리의 문학하는 태도를 한번쯤 반성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낙엽이니 단풍이니 하는 것이 다 문학의 좋은 소재가 되는 것임엔 틀림이 없지만, 이를 보고 다만 감상에 빠지는 데서 끝나고 만다면, 이것은 결국 우리 문학을 나약하게 만들 위험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을을 조락의 계절로만 파악하여 애수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이를 극복하는 문학의 길을 개척해야겠다. 애수니 감상이니 하는 것도 물론 때로는 필요한 것이겠지만, 남들이 달나라를 여행하는 오늘, 우리만이 안이한 데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사실, 가을이 되어 나무가 그 잎을 떨어뜨리는 것은 그 나무의 신진 대사이지 생명이 다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가올 봄을 위한 준비요, 새 생활을 위한 생명력의 보강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문학도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다만 피상적으로만 보고서 영탄조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좀 더 젊어져야겠다. 우리의 문학도 좀 더 젊어져야겠다. 지는 잎을 바라보며 애수에 잠기는 감상 문학에서 벗어나, 새 봄을 준비하는 낙엽의 내적 생명력을 파악하여 그것으로 충일한 문학을 이루어야겠다.

(나)의 논지와 상통하는 말을 (가)에서 바르게 지적한 것은?
1㉠
2㉡
3㉢
4㉣
정답 및 해설

(나)의 논지와 통하는 말은 (가)의 '생활의 의욕'(㉡)이다.

(나)는 가을을 '조락의 계절'로만 보고 감상에 빠지지 말고 '새 생활을 위한 생명력'을 파악하자고 한다. (가)에서도 낙엽을 태우며 '맹렬한 생활의 의욕'을 느끼고 '엄연한 생활의 자세로 돌아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다짐해, 감상의 극복과 새 생활이라는 지향이 일치한다.

  • '낙엽의 산더미'(㉠): 태울 대상인 소재일 뿐 생활 의지를 드러내는 말이 아니다.
  • '음영과 윤택과 색채'(㉢): 빈곤해진, 꿈을 잃은 뜰의 상태로 사라진 것을 가리킨다.
  • '초록의 기억'(㉣): '추억에 잠기고 감상에 젖어서는 안 된다'며 떨쳐 내야 할 과거의 감상이다.
문제 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 3 ~ 4】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므로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호간에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언어는 이를 위한 핵심적인 수단으로서, 인간이 고안해 낸 기호 체계이다. 의사소통을 위한 표현과 전달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이러한 언어 기호를 상징(象徵)이라고도 부른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언어라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그 중에서도 다음 두 가지만은 확실하게 구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하나가 ㉠언어 기호로서의 언어이며, 다른 하나는 현실적인 언어 활동, 즉 ㉡담화(談話, 이야기)로서의 언어이다. 언어 기호로서의 언어는 특정 개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누구나가 그렇게 사용하도록 약속되어 있는 형식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언어 표현은 후자에 속한다.
얼굴이 예쁘구나!
꽃은 인간을 위해서 핀 것이 아닙니다.
이는 현실적인 언어 활동으로서의 담화이며 음성이나 문자로 실현된 것이다. 언어 기호와 언어 활동의 차이점은 좀더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다. 위의 문장에서 볼 때, ‘얼굴’이라는 명사는 그런 이름을 가진 사물을 지시하는 언어 기호이며, 결코 그 사물 자체가 아니다. 이처럼 기호가 가리키는 사물을 기호의 지시 대상(指示對象)이라 한다.
한편, “얼굴이 예쁘구나!”와 같은 현실적인 담화, 또는 그 표현 형식은 지시 대상을 가진다고 보기가 어렵다. ‘지시’니 ‘지시 대상’이니 하는 것은 바로 언어 기호의 문제이며 담화 차원의 문제는 아니다. 담화로서의 언어는 실체로서 존재하는 ‘얼굴’에 대하여 말하는 이가 생각하고 있는 심리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다.

위 글의 서술 방식이 아닌 것은?
1대상을 묘사하며 설명하고 있다.
2개념을 정의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3적절한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4대상 간의 차이점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이 글에서 쓰이지 않은 서술 방식은 대상을 묘사하며 설명하는 방식이다.

글은 언어 기호와 담화의 개념을 구별하는 설명문으로, 대상의 모양·빛깔을 그림 그리듯 보여 주는 묘사는 나타나지 않는다.

  • 정의: '기호가 가리키는 사물을 기호의 지시 대상이라 한다'처럼 개념을 정의한다.
  • 예시: '얼굴이 예쁘구나!', '꽃은 인간을 위해서 핀 것이 아닙니다'를 예로 든다.
  • 대조: 언어 기호와 언어 활동(담화)의 '차이점'을 들어 설명한다.
문제 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 3 ~ 4】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므로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호간에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언어는 이를 위한 핵심적인 수단으로서, 인간이 고안해 낸 기호 체계이다. 의사소통을 위한 표현과 전달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이러한 언어 기호를 상징(象徵)이라고도 부른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언어라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그 중에서도 다음 두 가지만은 확실하게 구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하나가 ㉠언어 기호로서의 언어이며, 다른 하나는 현실적인 언어 활동, 즉 ㉡담화(談話, 이야기)로서의 언어이다. 언어 기호로서의 언어는 특정 개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누구나가 그렇게 사용하도록 약속되어 있는 형식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언어 표현은 후자에 속한다.
얼굴이 예쁘구나!
꽃은 인간을 위해서 핀 것이 아닙니다.
이는 현실적인 언어 활동으로서의 담화이며 음성이나 문자로 실현된 것이다. 언어 기호와 언어 활동의 차이점은 좀더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다. 위의 문장에서 볼 때, ‘얼굴’이라는 명사는 그런 이름을 가진 사물을 지시하는 언어 기호이며, 결코 그 사물 자체가 아니다. 이처럼 기호가 가리키는 사물을 기호의 지시 대상(指示對象)이라 한다.
한편, “얼굴이 예쁘구나!”와 같은 현실적인 담화, 또는 그 표현 형식은 지시 대상을 가진다고 보기가 어렵다. ‘지시’니 ‘지시 대상’이니 하는 것은 바로 언어 기호의 문제이며 담화 차원의 문제는 아니다. 담화로서의 언어는 실체로서 존재하는 ‘얼굴’에 대하여 말하는 이가 생각하고 있는 심리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다.

㉠과 ㉡의 관계와 가장 유사한 것은?
1집과 건축 재료
2문자 언어와 음성 언어
3작곡가가 작곡한 작품과 연주자의 실제 연주
4혁명가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세상과 현실적인 세상
정답 및 해설

㉠과 ㉡의 관계는 작곡가가 작곡한 작품과 연주자의 실제 연주의 관계와 가장 비슷하다.

㉠ 언어 기호는 '누구나가 그렇게 사용하도록 약속되어 있는 형식'이고, ㉡ 담화는 그 형식이 '음성이나 문자로 실현된' 현실적인 언어 활동이다. 정해진 악곡이 연주자에 의해 실제 소리로 실현되는 관계와 같다.

  • 집과 건축 재료: 재료가 모여 완성물이 되는 부분-전체 관계이다.
  • 문자 언어와 음성 언어: 둘 다 실현된 언어의 두 매체일 뿐, 약속된 형식과 실현의 관계가 아니다.
  • 이상적 세상과 현실적 세상: 이상과 현실의 대립 관계로, 형식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관계가 아니다.
문제 5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 5 ~ 6】
(가) 살어리 살어리랏다. /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나)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을 넘어, 흰 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너멋 골 골짜기서 울어 오는 뻐꾸기······.
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 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 어쩌면 만나도질 볼이 고운 사람이 난 혼자 그리워라. 가슴으로 그리워라.
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 같은 세상에도, 눈 맑은 가슴 맑은 보고지운 나의 사람. 달밤이나 새벽녘, 홀로 서서 눈물어린 볼이 고운 나의 사람. 달 가고, 밤 가고, 눈물도 가고, 틔어 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 향기로운 이슬밭 푸른 언덕을, 총총총 달려도 와 줄 볼이 고운 나의 사람.
푸른 산 한나절 구름은 가고, 골 넘어 뻐꾸기는 우는데, 눈에 어려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 아우성쳐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에 난 그리노라. 너만 그리노라. 혼자서 철도 없이 난 너만 그리노라.
(다)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 시리다.

(가)~(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시적 화자의 태도는?
1고통스러운 현실로부터 도피하려는 태도를 지니고 있다.
2부정적 현실적 삶을 타개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3새로운 세계를 동경하지만 그것이 이루어지지 못함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4과거에 대한 긍정적 사고로 현실과 미래가 부정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세 작품의 화자는 공통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동경하지만 그것이 이루어지지 못함을 안타까워한다.

(가)는 '청산에 살어리랏다'며 청산을 동경하지만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울고, (나)는 '오지 않는 보고 싶은' 사람을 '혼자' 그리워하며, (다)의 흰나비는 '청무밭'인 줄 알고 바다로 내려갔다 '지쳐서 돌아온다'. 모두 동경과 좌절이 함께 나타난다.

  • 현실 도피: 청산을 그리는 (가)에는 해당할 수 있으나, (나)·(다)에는 도피보다 그리움과 좌절이 중심이다.
  • 현실 타개 노력: 부정적 현실을 적극적으로 바꾸려는 의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 과거에 대한 긍정적 사고: 과거를 긍정해 미래의 부정적 가능성을 막는 태도는 찾을 수 없다.
문제 6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 5 ~ 6】
(가) 살어리 살어리랏다. /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나)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을 넘어, 흰 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너멋 골 골짜기서 울어 오는 뻐꾸기······.
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 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 어쩌면 만나도질 볼이 고운 사람이 난 혼자 그리워라. 가슴으로 그리워라.
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 같은 세상에도, 눈 맑은 가슴 맑은 보고지운 나의 사람. 달밤이나 새벽녘, 홀로 서서 눈물어린 볼이 고운 나의 사람. 달 가고, 밤 가고, 눈물도 가고, 틔어 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 향기로운 이슬밭 푸른 언덕을, 총총총 달려도 와 줄 볼이 고운 나의 사람.
푸른 산 한나절 구름은 가고, 골 넘어 뻐꾸기는 우는데, 눈에 어려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 아우성쳐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에 난 그리노라. 너만 그리노라. 혼자서 철도 없이 난 너만 그리노라.
(다)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 시리다.

(다)에서 ‘흰나비’가 지향하는 것과 가장 관련이 깊은 것은?
1수심(水深)
2날개
3꽃
4초승달
정답 및 해설

'흰나비'가 지향하는 것은 꽃이다.

나비는 바다를 '청무밭'으로 여겨 내려갔고,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상태가 된다. 즉 나비가 찾던 것은 꽃이 피는 세계(낭만적 이상)이며, 그것이 없어 좌절한다.

  • 수심(水深): 나비가 알지 못한 바다의 냉혹한 현실로, 지향 대상이 아니라 좌절을 낳는 조건이다.
  • 날개: 물결에 절어 지친 나비 자신의 연약함을 나타낸다.
  • 초승달: 나비 허리에 '시리다'로 표현된 좌절과 상처의 이미지다.
문제 7
다음 글의 (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세상에는 너무나 힘든 일이 많다. 도저히 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이 우리 주위에 쌓여 있다. 그렇지만 그것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우리가 인간이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어디 신처럼 전지전능한 존재인가. 그러므로 불가능한 일이라도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인간다운 것이다. 말하자면 ( )의 심정으로 노력하는 데 인간적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노력이나마 포기하고 만다면 그것은 절망이요, 낙망이요, 좌절이고, 진정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1주경야독(晝耕夜讀)
2후생가외(後生可畏)
3우공이산(愚公移山)
4와신상담(臥薪嘗膽)
정답 및 해설

빈칸에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이 들어가야 한다.

우공이산은 '우공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든 끊임없이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음을 이른다. '불가능한 일이라도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인간다운 것'이라는 글의 맥락과 맞는다.

  • 주경야독(晝耕夜讀):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글을 읽는다는 뜻으로, 바쁜 중에도 힘써 공부함을 이른다.
  • 후생가외(後生可畏): 뒤에 난 사람(후배)이 두렵다는 뜻으로, 젊은 후학이 무섭게 성장함을 이른다.
  • 와신상담(臥薪嘗膽): 섶에 눕고 쓸개를 맛본다는 뜻으로, 원수를 갚거나 뜻을 이루려고 괴로움을 참고 견딤을 이른다.
문제 8
다음 중 어휘 선택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
1김치를 정성스럽게 담가서 보내 줬네.
2날이 추워서 두꺼운 외투를 입고 외출했어.
3누이는 임신을 하여 홑몸이 아닌데도 고생이 많다.
4이번에 적절하게 잘 투자해서 몇 갑절이나 이익이 났어.
정답 및 해설

어휘 선택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 '몇 갑절이나 이익이 났어'이다.

'갑절'은 어떤 수량을 두 번 합한 만큼, 곧 두 배만을 뜻한다. 몇 배인지 수를 붙여 말할 때는 '곱절'을 써서 '몇 곱절'이라고 해야 한다.

  • 김치를 담가서: 기본형이 '담그다'이므로 '담가서'가 맞다('담궈서'는 틀린 표기).
  • 두꺼운 외투: 두께가 큰 것은 '두껍다'를 쓰므로 맞다.
  • 홑몸이 아닌데도: '홑몸'은 아이를 배지 않은 몸이라는 뜻이 있어 임신한 상황에 맞다(배우자가 없는 몸은 '홀몸').
문제 9
다음 글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의 한 대목이다. 글의 통일성과 연관성을 고려하여 ㉠~㉤의 순서를 바르게 잡은 것은?
어린 왕자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이윽고 이런 말을 했다.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꽃 때문에 별들은 아름다운 거야······”
나는, / “그렇고말고” / 하고 대답한 뒤에 아무 말 없이 달빛 아래 펼쳐진 주름진 모래 언덕을 바라보았다.
㉠ 그것은 사실이었다. 나는 언제나 사막을 사랑해 왔다. 모래 언덕에 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어린 왕자가 다시 말했다.
㉢ 그러나 침묵을 뚫고 무엇인가 빛나는 것이 있다.
㉣ “사막은 아름다워.” 어린 왕자가 말했다.
㉤ 나는 모래 속의 그 신비로운 빛남이 무엇인지를 갑자기 깨달은 데 대해 놀랐다.
1㉠-㉢-㉣-㉤-㉡
2㉢-㉣-㉠-㉡-㉤
3㉣-㉠-㉢-㉡-㉤
4㉣-㉢-㉤-㉠-㉡
정답 및 해설

바른 순서는 ㉣-㉠-㉢-㉡-㉤이다.

어린 왕자가 '사막은 아름다워'(㉣)라고 하자, '나'가 '그것은 사실이었다'(㉠)며 동의하고 고요한 사막을 묘사한다. 이어 '그러나 침묵을 뚫고 무엇인가 빛나는 것이 있다'(㉢)로 전환되고, 어린 왕자가 그 이유를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라 말하자 '나'가 그 신비로운 빛남의 정체를 깨닫는다(㉤).

  • ㉠으로 시작하는 배열: '그것은 사실이었다'의 '그것'이 가리킬 말(㉣의 발화)이 앞에 없어 성립하지 않는다.
  • ㉢으로 시작하는 배열: '그러나'로 대립되는 앞 내용(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음)이 없어 어색하다.
  • ㉣ 다음에 ㉢이 오는 배열: ㉢의 '그러나'가 받을 '침묵' 묘사(㉠)가 빠지고, 빛남의 정체(㉡)가 나오기 전에 깨달음(㉤)이 먼저 온다.
문제 10
다음 중 읽기가 잘못된 것은?
1함부로 꽃을 밟지[발찌] 마시오.
2그 종이는 그렇게 얇지[얄찌] 않아.
3어머니의 사랑은 넓고도[널꼬도] 높다.
4그 사람 얼굴은 넓둥글게[넙뚱글게] 생겼어.
정답 및 해설

읽기가 잘못된 것은 '밟지'를 [발찌]로 읽은 것이다.

표준 발음법상 겹받침 'ㄼ'은 자음 앞에서 [ㄹ]로 발음하지만, '밟-'은 예외로 [ㅂ]으로 발음한다. 따라서 '밟지'는 [밥ː찌]로 읽어야 한다.

  • 얇지[얄찌]: 'ㄼ'을 원칙대로 [ㄹ]로 발음하고 뒤 'ㅈ'이 된소리가 되므로 맞다.
  • 넓고도[널꼬도]: '넓-'은 원칙적으로 [널]로 발음하므로 맞다.
  • 넓둥글게[넙뚱글게]: '넓죽하다·넓둥글다'는 '넓-'을 [넙]으로 발음하는 예외에 해당하므로 맞다.
문제 11
다음 중 띄어쓰기가 바르지 못한 것은?
1나는 남 앞에서 말을 할 때 자신이 있다.
2십구억 팔천칠백육십오만 사천삼백이십일
3내가 그린 구름 그림은 뭉게 구름 그린 그림이다.
4그가 떠난 지가 오래다.
정답 및 해설

띄어쓰기가 바르지 못한 것은 '뭉게 구름'을 띄어 쓴 문장이다.

'뭉게구름'은 한 단어(합성어)로 사전에 올라 있으므로 붙여 써야 한다.

  • 말을 할 때 자신이 있다: '할', '때', '자신이' 모두 단어별로 바르게 띄어 썼다.
  • 십구억 팔천칠백육십오만 사천삼백이십일: 수를 한글로 적을 때는 '만' 단위로 띄어 쓰므로 맞다.
  • 떠난 지가 오래다: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는 '지'는 의존 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쓴 것이 맞다.
문제 1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12 ~ 14】
두 달 전 그때만 같았어도, ‘이놈!’하고 호통을 하여 당장 물고를 내련만, 그 좋은 세상이 어디로 가고 이 지경이란 말인지 몰랐다. 하여튼 그만치나 혼란스런 백주사에다 대면 미스터 방의 ㉮근지야 아주 보잘것이 없었다.
미스터 방의 증조가 타관에서 떠들어온 명색 없는 사람이었다. 그 조부가 고을의 아전을 다녔다. 그 아비가 짚신장수였다. 칠십에, 고로롱고로롱, 아직도 살아 있지만, 시방도 짚신 곱게 삼기로 고을에서 첫째가는 방첨지가 바로 그였다. 그리고 이 방삼복이는……. 먹고 자고 꿍꿍 일하고, 자식새끼 만들고 할 줄밖에는 모르는 상일꾼(농부)였었다. 그러나마 삼십을 바라보도록 남의 집 머슴살이로, 이집 저집 살고 다니는 코삐뚤이 삼복이었다. 물론 낫 놓고 기역자도 못 그리는 ㉯판무식이었다.
상일꾼일 바엔 남의 ㉰세토(貰土) 마지기라도 얻어 제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삼십을 바라보도록 남의 집 머슴살이만 하고 다니던 코삐뚤이 삼복이가 하루 아침 무슨 생각이 났던지, 돈벌이를 간답시고, 조석이 간데없는 부모에게다 처자식 떠맡기고는 훌쩍 일본으로 떠나 버렸다. 그것이 열두 해 전.
떠난 지 칠팔 년을 별반 신통한 벌이도 못 하는지, 돈 한푼 보내는 싹도 없더니, 하루는 느닷없이 중국 상해에 와 있노라 기별이 전해져 왔다. 그리고는 감감 소식이 없다가, 삼 년 만에 푸뜩 고향엘 돌아왔다. 십여 년을, 저의 말따나 동양 삼국 물 골고루 먹고 다녔으면서, 별로이 때가 벗은 것도 없어 보이고, 행색은 해어진 양복 누더기에 볼 꿰어진 구두짝을 꿰고 들어서는 모양이, 군데군데 김질은 하였으나 빨아 다린 무명 고의 적삼을 입고 고향을 떠날 적보다 차라리 초라한 것 같았다.
늙은 어미 아비와, 젊은 가속이 뼈품으로 버는 것을 얻어먹으며 굶으며 하면서 한 일년 빈둥거리고 놀더니, 적이 회심이 들었는지, 이번엔 처자식 데리고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로 올라와서는 현저동 비탈의 다 찌부러진 행랑방을 얻어 살면서, 처음 일년은 용산 있는 연합군 포로수용소엘 다니며 입에 풀칠을 하였고―이 동안 그는 상해에서 귀로 익힌 토막영어가 조금 더 진보되었고.
다시 일 년이나는, 그것 역시 상해에서 익힌 것을 밑천삼아 구두 직공으로 구둣방엘 다니며 그럭저럭 살았고. 그러다 일본이 싸움에 지느라고, 구두를 너무 해트려 가죽이 동이 나서, 구둣방이 너나없이 문을 닫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이번엔 궤짝 한 개 짊어지고 ㉱신기료장수로 나서고 말았다.

( )에 가장 알맞은 것은?
윗글은 해방 직후의 혼탁한 사회에서 발빠르게 적응해가는 인물의 삶을 ( )으로 그리고 있다. 방향성을 잃고 그때 그때 세력가만을 좇는 기회주의적 인물의 행태를 통해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를 파악하며 읽어야 한다.
1동정적(同情的)
2희화적(戱畵的)
3긍정적(肯定的)
4순종적(順從的)
정답 및 해설

빈칸에는 희화적(戱畵的)이 들어가야 한다.

윗글은 머슴살이·짚신장수 집안 출신에 '낫 놓고 기역자도 못 그리는 판무식'인 방삼복의 내력을 우스꽝스럽게 늘어놓아, 기회주의적 인물을 익살스럽게 풍자한다. 인물을 우스꽝스럽게 그려 비꼬는 방식이 희화적 표현이다.

  • 동정적: 인물을 불쌍히 여기는 시선이 아니라 비꼬는 시선이다.
  • 긍정적: '기회주의적 인물의 행태'를 드러내려는 의도와 맞지 않는다.
  • 순종적: 서술 태도를 나타내는 말로 맞지 않으며, 인물 역시 순종적으로 그려지지 않았다.
문제 1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12 ~ 14】
두 달 전 그때만 같았어도, ‘이놈!’하고 호통을 하여 당장 물고를 내련만, 그 좋은 세상이 어디로 가고 이 지경이란 말인지 몰랐다. 하여튼 그만치나 혼란스런 백주사에다 대면 미스터 방의 ㉮근지야 아주 보잘것이 없었다.
미스터 방의 증조가 타관에서 떠들어온 명색 없는 사람이었다. 그 조부가 고을의 아전을 다녔다. 그 아비가 짚신장수였다. 칠십에, 고로롱고로롱, 아직도 살아 있지만, 시방도 짚신 곱게 삼기로 고을에서 첫째가는 방첨지가 바로 그였다. 그리고 이 방삼복이는……. 먹고 자고 꿍꿍 일하고, 자식새끼 만들고 할 줄밖에는 모르는 상일꾼(농부)였었다. 그러나마 삼십을 바라보도록 남의 집 머슴살이로, 이집 저집 살고 다니는 코삐뚤이 삼복이었다. 물론 낫 놓고 기역자도 못 그리는 ㉯판무식이었다.
상일꾼일 바엔 남의 ㉰세토(貰土) 마지기라도 얻어 제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삼십을 바라보도록 남의 집 머슴살이만 하고 다니던 코삐뚤이 삼복이가 하루 아침 무슨 생각이 났던지, 돈벌이를 간답시고, 조석이 간데없는 부모에게다 처자식 떠맡기고는 훌쩍 일본으로 떠나 버렸다. 그것이 열두 해 전.
떠난 지 칠팔 년을 별반 신통한 벌이도 못 하는지, 돈 한푼 보내는 싹도 없더니, 하루는 느닷없이 중국 상해에 와 있노라 기별이 전해져 왔다. 그리고는 감감 소식이 없다가, 삼 년 만에 푸뜩 고향엘 돌아왔다. 십여 년을, 저의 말따나 동양 삼국 물 골고루 먹고 다녔으면서, 별로이 때가 벗은 것도 없어 보이고, 행색은 해어진 양복 누더기에 볼 꿰어진 구두짝을 꿰고 들어서는 모양이, 군데군데 김질은 하였으나 빨아 다린 무명 고의 적삼을 입고 고향을 떠날 적보다 차라리 초라한 것 같았다.
늙은 어미 아비와, 젊은 가속이 뼈품으로 버는 것을 얻어먹으며 굶으며 하면서 한 일년 빈둥거리고 놀더니, 적이 회심이 들었는지, 이번엔 처자식 데리고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로 올라와서는 현저동 비탈의 다 찌부러진 행랑방을 얻어 살면서, 처음 일년은 용산 있는 연합군 포로수용소엘 다니며 입에 풀칠을 하였고―이 동안 그는 상해에서 귀로 익힌 토막영어가 조금 더 진보되었고.
다시 일 년이나는, 그것 역시 상해에서 익힌 것을 밑천삼아 구두 직공으로 구둣방엘 다니며 그럭저럭 살았고. 그러다 일본이 싸움에 지느라고, 구두를 너무 해트려 가죽이 동이 나서, 구둣방이 너나없이 문을 닫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이번엔 궤짝 한 개 짊어지고 ㉱신기료장수로 나서고 말았다.

밑줄 친 ㉮ - ㉱의 뜻풀이가 가장 잘못된 것은?
1㉮ - 자라온 환경과 경력
2㉯ - 일자무식, 아주 무식 함
3㉰ - 땅, 논이나 밭
4㉱ - 헌 신을 깁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
정답 및 해설

뜻풀이가 잘못된 것은 ㉰ '세토(貰土)'를 '땅, 논이나 밭'으로 푼 것이다.

'세토'의 '세(貰)'는 '세내다'의 뜻으로, 세토는 세를 내고 빌려 부치는 남의 논밭을 말한다. 본문에서도 '남의 세토 마지기라도 얻어 제 농사를 짓는' 맥락으로 쓰여, 단순히 땅·논밭이라고 풀면 '빌린 땅'이라는 핵심 의미가 빠진다.

  • ㉮ 근지: 자라 온 환경이나 내력을 뜻하므로 맞다.
  • ㉯ 판무식: 아주 무식함, 곧 일자무식을 뜻하므로 맞다.
  • ㉱ 신기료장수: 헌 신을 깁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므로 맞다.
문제 1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12 ~ 14】
두 달 전 그때만 같았어도, ‘이놈!’하고 호통을 하여 당장 물고를 내련만, 그 좋은 세상이 어디로 가고 이 지경이란 말인지 몰랐다. 하여튼 그만치나 혼란스런 백주사에다 대면 미스터 방의 ㉮근지야 아주 보잘것이 없었다.
미스터 방의 증조가 타관에서 떠들어온 명색 없는 사람이었다. 그 조부가 고을의 아전을 다녔다. 그 아비가 짚신장수였다. 칠십에, 고로롱고로롱, 아직도 살아 있지만, 시방도 짚신 곱게 삼기로 고을에서 첫째가는 방첨지가 바로 그였다. 그리고 이 방삼복이는……. 먹고 자고 꿍꿍 일하고, 자식새끼 만들고 할 줄밖에는 모르는 상일꾼(농부)였었다. 그러나마 삼십을 바라보도록 남의 집 머슴살이로, 이집 저집 살고 다니는 코삐뚤이 삼복이었다. 물론 낫 놓고 기역자도 못 그리는 ㉯판무식이었다.
상일꾼일 바엔 남의 ㉰세토(貰土) 마지기라도 얻어 제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삼십을 바라보도록 남의 집 머슴살이만 하고 다니던 코삐뚤이 삼복이가 하루 아침 무슨 생각이 났던지, 돈벌이를 간답시고, 조석이 간데없는 부모에게다 처자식 떠맡기고는 훌쩍 일본으로 떠나 버렸다. 그것이 열두 해 전.
떠난 지 칠팔 년을 별반 신통한 벌이도 못 하는지, 돈 한푼 보내는 싹도 없더니, 하루는 느닷없이 중국 상해에 와 있노라 기별이 전해져 왔다. 그리고는 감감 소식이 없다가, 삼 년 만에 푸뜩 고향엘 돌아왔다. 십여 년을, 저의 말따나 동양 삼국 물 골고루 먹고 다녔으면서, 별로이 때가 벗은 것도 없어 보이고, 행색은 해어진 양복 누더기에 볼 꿰어진 구두짝을 꿰고 들어서는 모양이, 군데군데 김질은 하였으나 빨아 다린 무명 고의 적삼을 입고 고향을 떠날 적보다 차라리 초라한 것 같았다.
늙은 어미 아비와, 젊은 가속이 뼈품으로 버는 것을 얻어먹으며 굶으며 하면서 한 일년 빈둥거리고 놀더니, 적이 회심이 들었는지, 이번엔 처자식 데리고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로 올라와서는 현저동 비탈의 다 찌부러진 행랑방을 얻어 살면서, 처음 일년은 용산 있는 연합군 포로수용소엘 다니며 입에 풀칠을 하였고―이 동안 그는 상해에서 귀로 익힌 토막영어가 조금 더 진보되었고.
다시 일 년이나는, 그것 역시 상해에서 익힌 것을 밑천삼아 구두 직공으로 구둣방엘 다니며 그럭저럭 살았고. 그러다 일본이 싸움에 지느라고, 구두를 너무 해트려 가죽이 동이 나서, 구둣방이 너나없이 문을 닫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이번엔 궤짝 한 개 짊어지고 ㉱신기료장수로 나서고 말았다.

윗글은 반어의 기법을 통한 풍자소설을 즐겨 쓴, 동반작가로 불려지기도 한 작가의 작품이다. 다음 중 윗글의 작가가 쓴 작품이 아닌 것은?
1카인의 후예
2레디메이드 인생
3탁류(濁流)
4치숙(痴叔)
정답 및 해설

윗글의 작가 채만식의 작품이 아닌 것은 「카인의 후예」이다.

윗글은 채만식의 「미스터 방」으로, 채만식은 반어와 풍자 기법을 즐겨 쓴 작가이다. 「카인의 후예」는 해방 직후 북한의 토지 개혁을 배경으로 한 황순원의 장편 소설이다.

  • 「레디메이드 인생」: 지식인 실업 문제를 풍자한 채만식의 단편이다.
  • 「탁류(濁流)」: 군산을 배경으로 초봉의 몰락을 그린 채만식의 장편이다.
  • 「치숙(痴叔)」: 어리석은 화자를 내세운 반어적 풍자가 두드러진 채만식의 단편이다.
문제 15
다음 중 반점(,)의 쓰임이 가장 잘못된 것은?
1같은 계열의 단어 사이에 쓴다. - 동사, 형용사를 합하여 용언이라고 한다.
2제시어 다음에 쓴다. - 빵, 빵이 인생의 전부이더냐?
3바로 다음의 말을 꾸미지 않을 때 쓴다. - 슬픈 사연을 간직한, 경주 불국사의 무영탑.
4짝을 지어 구별할 필요가 있을 때에 쓴다. - 닭과 지네, 개와 고양이는 상극이다.
정답 및 해설

반점의 쓰임이 잘못된 것은 '동사, 형용사를 합하여 용언이라고 한다'의 예이다.

시험 당시 한글 맞춤법 문장 부호 규정에서 '같은 계열의 단어 사이'에 쓰는 부호는 가운뎃점이며, 이 예문은 '동사·형용사를 합하여 용언이라고 한다'로 가운뎃점의 용례였다(2015년 개정 이후에는 열거 시 쉼표도 허용된다).

  • 제시어 다음: '빵, 빵이 인생의 전부이더냐?'는 반점의 용례로 맞다.
  • 바로 다음 말을 꾸미지 않을 때: '슬픈 사연을 간직한, 경주 불국사의 무영탑'은 '간직한'이 '무영탑'을 꾸밈을 보여 주는 반점 용례로 맞다.
  • 짝을 지어 구별할 때: '닭과 지네, 개와 고양이는 상극이다'는 반점 용례로 맞다.
문제 16
다음 예화는 공익 광고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설명이 가장 바르지 못한 것은?
한 번 닦아 내면 한 마리가 옵니다.
폐식용유를 버릴 때 휴지로 한 번 닦아 주세요.
우리의 강과 호수에 더 많은 철새가 찾아오게 만듭니다.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인 주남 저수지.
지난 해 그 곳을 찾은 새들의 수는 10년 전의 1/10로‧‧‧‧‧‧
이제 더 이상 철새들의 낙원이 아닙니다.
오염된 물이 새들을 내몰고 있는 것이죠.
오염원의 절반 이상은 생활 하수.
그 중 정화되기까지 약 20만 배의 맑은 물을 필요로 하는
폐식용유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제부터 폐식용유를 버릴 때 잠깐만 생각해 주세요.
휴지로 닦아 내는 당신의 작은 배려가
우리의 강과 호수에 더 많은 철새들이 찾아오게 한다는 것을‧‧‧‧‧‧
1내용 - 폐식용유 폐기를 문제 삼으면서 수질 환경의 오염방지를 위한 광고
2주제 - 폐식용유를 휴지로 닦아내고 버리자
3대상 - 식용유 등을 버릴 수 있는 가정주부, 식당요리사 등
4목적 - 폐식용유를 함부로 버리는 일의 심각성을 알려주기 위한 정보 전달
정답 및 해설

바르지 않은 설명은 이 광고의 목적을 단순한 정보 전달로 본 것이다.

광고는 철새 감소와 폐식용유 오염 문제를 근거로 들되, '폐식용유를 버릴 때 휴지로 한 번 닦아 주세요'라며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설득을 목적으로 한다.

  • 내용: 폐식용유 폐기를 문제 삼아 수질 오염 방지를 호소하므로 맞다.
  • 주제: '휴지로 한 번 닦아 주세요'가 핵심 메시지이므로 맞다.
  • 대상: 폐식용유를 버리는 가정주부·식당 요리사 등 생활 하수 배출자가 대상이므로 맞다.
문제 17
아래 글은 1896년 [독립신문] 창간호 사설의 일부이다. 다음 중 설명이 가장 올바르지 못한 것은?
우리신문이 한문은 아니쓰고 다만 국문으로만 쓰ᄂᆞᆫ거슨 샹하귀쳔이 다보게 홈이라 ᄯᅩ 국문을 이러케 귀졀을 ᄯᅦ여 쓴즉 아모라도 이신문 보기가 쉽고 신문속에 잇ᄂᆞᆫ 말을 자세이 알어 보게 ᄒᆞᆷ이라
1독립신문 창간의 취지를 밝힌 글이다.
2현대 국어에서보다 어절 단위의 띄어쓰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3한문의 어순을 그대로 직역한 문투를 반영하고 있다.
4음가가 소실된 글자가 쓰여 보수적인 모습을 보인다.
문제 18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18 ~ 19】
나·랏:말ᄊᆞ·미中듀ᇰ國·귁·에달·아文문字·ᄍᆞᆼ·와·로서르ᄉᆞᄆᆞᆺ·디아·니ᄒᆞᆯ·ᄊᆡ·이런젼·ᄎᆞ·로어·린百·ᄇᆡᆨ姓·셩·이니르·고·져·홇·배이·셔·도ᄆᆞ·ᄎᆞᆷ:내제·ᄠᅳ·들시·러펴·디:몯ᄒᆞᇙ·노·미하·니·라·내·이·ᄅᆞᆯ爲·윙·ᄒᆞ·야:어엿·비너·겨·새·로·스·믈여·듧字·ᄍᆞᆼ·ᄅᆞᆯᄆᆡᆼ·ᄀᆞ노·니:사ᄅᆞᆷ:마·다:ᄒᆡ·ᅇᅧ:수·ᄫᅵ니·겨·날·로·ᄡᅮ·메便뼌安ᅙᅡᆫ·킈ᄒᆞ·고·져 ᄒᆞᇙᄯᆞᄅᆞ·미니·라.

이 글의 내용으로 미루어 확인할 수 없는 것은?
1문자 생활에서 실용화 추구
2당시 의사소통 과정의 어려움
3창제한 문자의 수
4한자 배우기의 어려움과 중국어 비판
정답 및 해설

이 글로 확인할 수 없는 것은 한자 배우기의 어려움과 중국어 비판이다.

훈민정음 서문은 우리말이 중국과 달라 '文문字ᄍᆞᆼ와로 서르 ᄉᆞᄆᆞᆺ디 아니ᄒᆞᆯᄊᆡ'라고 말할 뿐, 한자 학습의 어려움이나 중국어를 비판하는 내용은 없다.

  • 실용화 추구: '날로 ᄡᅮ메 便뼌安ᅙᅡᆫ킈 ᄒᆞ고져'에서 일상에서 편히 쓰게 하려는 뜻이 드러난다.
  • 의사소통의 어려움: '니르고져 홇 배 이셔도 ᄆᆞᄎᆞᆷ내 제 ᄠᅳ들 시러 펴디 몯ᄒᆞᇙ 노미 하니라'에서 밝혔다.
  • 창제한 문자의 수: '스믈여듧 字ᄍᆞᆼ'로 28자임을 밝혔다.
문제 19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18 ~ 19】
나·랏:말ᄊᆞ·미中듀ᇰ國·귁·에달·아文문字·ᄍᆞᆼ·와·로서르ᄉᆞᄆᆞᆺ·디아·니ᄒᆞᆯ·ᄊᆡ·이런젼·ᄎᆞ·로어·린百·ᄇᆡᆨ姓·셩·이니르·고·져·홇·배이·셔·도ᄆᆞ·ᄎᆞᆷ:내제·ᄠᅳ·들시·러펴·디:몯ᄒᆞᇙ·노·미하·니·라·내·이·ᄅᆞᆯ爲·윙·ᄒᆞ·야:어엿·비너·겨·새·로·스·믈여·듧字·ᄍᆞᆼ·ᄅᆞᆯᄆᆡᆼ·ᄀᆞ노·니:사ᄅᆞᆷ:마·다:ᄒᆡ·ᅇᅧ:수·ᄫᅵ니·겨·날·로·ᄡᅮ·메便뼌安ᅙᅡᆫ·킈ᄒᆞ·고·져 ᄒᆞᇙᄯᆞᄅᆞ·미니·라.

이 글에 사용된 낱말 중 현대 국어에 와서 그 의미가 달라진 것으로만 묶인 것은?
1어엿·비, ᄆᆞ·ᄎᆞᆷ:내
2어엿·비, 노·미
3노·미, ᄆᆡᆼ·ᄀᆞ노·니
4새·로, ᄆᆞ·ᄎᆞᆷ:내
정답 및 해설

현대 국어에서 의미가 달라진 낱말로만 묶인 것은 '어엿비'와 '노미'이다.

'어엿비'는 중세에 '불쌍히'의 뜻이었으나 지금은 '예쁘게'의 뜻으로 바뀌었고(의미 이동), '놈'은 중세에 평칭으로 '사람'을 뜻했으나 지금은 남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 되었다(의미 축소·가치 하락).

  • 'ᄆᆞᄎᆞᆷ내': '마침내(끝내)'의 뜻으로 오늘날과 의미가 같다.
  • '새로': '새로이'의 뜻으로 의미 변화가 없다.
  • 'ᄆᆡᆼᄀᆞ노니': '만드니'의 뜻으로 형태만 바뀌었을 뿐 의미는 같다.
문제 2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20 ~ 21】
나는 그믐달을 사랑한다. 그믐달은 요염하여 감히 손을 잡을 수도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예쁜 계집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린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 숨어 버리는 초생달은 세상을 후려 삼키려는 독부(毒婦)가 아니면, 철모르는 처녀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세상의 갖은 풍상을 다 겪고 나중에는 그 무슨 원한을 품고서 애처롭게 쓰러지는 원부(怨婦)와 같이 애절하고 애절한 맛이 있다. 보름에 둥근 달은 모든 영화와 끝없는 숭배를 받는 여왕과도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애인을 잃고 쫓겨남을 당한 공주와 같은 달이다.
초생달이나 보름달은 보는 이가 많지마는, 그믐달은 보는 이가 적어 그만큼 외로운 달이다. 객창(客窓) 한등에 정든 임 그리워 잠 못들어 하는 분이나, 못 견디게 쓰린 가슴을 움켜 잡은 무슨 한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달을 보아주는 이가 별로이 없을 것이다. 그는 고요한 꿈나라에서 평화롭게 잠들은 세상을 저주하며, 홀로이 머리를 흩뜨리고 우는 청상과 같은 달이다. 내 눈에는 초생달 빛은 따뜻한 황금빛에 날카로운 쇳소리가 나는 듯하고, 보름달은 치어다 보면 하얀 얼굴이 언제든지 웃는 듯하지마는, 그믐달은 공중에서 번듯하는 날카로운 비수(匕首)와 같이 푸른 빛이 있어 보인다. 내가 한이 있는 사람이 되어서 그러한지는 모르지만, 내가 그 달을 많이 보고 또 보기를 원하지만, 그 달은 한 있는 사람만 보아주는 것이 아니라, 늦게 돌아가는 술 주정꾼과 노름하다 오줌누러 나온 사람도 혹 어떤 때는 도둑놈도 보는 것이다.
어떻든지 그믐달은 가장 정있는 사람이 보는 동시에, 또는 가장 한 있는 사람이 보아 주고, 또 가장 무정한 사람이 보는 동시에 가장 무서운 사람들이 많이 보아 준다. 내가 만일 여자로 태어날 수 있다면 그믐달 같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이 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대상에 대한 독특한 시각과 세밀한 관찰이 잘 드러나 있다.
2단정적인 표현을 통해 주로 인간의 허물을 비판하고 있다.
3다양하고 참신한 비유가 돋보인다.
4대상에 대한 지은이의 애정이 직접적으로 나타나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설명은 단정적 표현으로 인간의 허물을 비판한다는 것이다.

이 글은 그믐달에 대한 글쓴이의 사랑과 그 정서를 드러낸 수필로, 인간의 허물을 비판하는 내용은 없다.

  • 독특한 시각과 세밀한 관찰: 초생달·보름달과 견주어 그믐달의 빛과 모습을 세밀하게 그린다.
  • 다양하고 참신한 비유: 그믐달을 '원부', '쫓겨남을 당한 공주', '청상', '비수'에 빗댄다.
  • 지은이의 애정 직접 표출: '나는 그믐달을 사랑한다', '그믐달 같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직접 밝힌다.
문제 2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20 ~ 21】
나는 그믐달을 사랑한다. 그믐달은 요염하여 감히 손을 잡을 수도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예쁜 계집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린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 숨어 버리는 초생달은 세상을 후려 삼키려는 독부(毒婦)가 아니면, 철모르는 처녀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세상의 갖은 풍상을 다 겪고 나중에는 그 무슨 원한을 품고서 애처롭게 쓰러지는 원부(怨婦)와 같이 애절하고 애절한 맛이 있다. 보름에 둥근 달은 모든 영화와 끝없는 숭배를 받는 여왕과도 같은 달이지마는, 그믐달은 애인을 잃고 쫓겨남을 당한 공주와 같은 달이다.
초생달이나 보름달은 보는 이가 많지마는, 그믐달은 보는 이가 적어 그만큼 외로운 달이다. 객창(客窓) 한등에 정든 임 그리워 잠 못들어 하는 분이나, 못 견디게 쓰린 가슴을 움켜 잡은 무슨 한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달을 보아주는 이가 별로이 없을 것이다. 그는 고요한 꿈나라에서 평화롭게 잠들은 세상을 저주하며, 홀로이 머리를 흩뜨리고 우는 청상과 같은 달이다. 내 눈에는 초생달 빛은 따뜻한 황금빛에 날카로운 쇳소리가 나는 듯하고, 보름달은 치어다 보면 하얀 얼굴이 언제든지 웃는 듯하지마는, 그믐달은 공중에서 번듯하는 날카로운 비수(匕首)와 같이 푸른 빛이 있어 보인다. 내가 한이 있는 사람이 되어서 그러한지는 모르지만, 내가 그 달을 많이 보고 또 보기를 원하지만, 그 달은 한 있는 사람만 보아주는 것이 아니라, 늦게 돌아가는 술 주정꾼과 노름하다 오줌누러 나온 사람도 혹 어떤 때는 도둑놈도 보는 것이다.
어떻든지 그믐달은 가장 정있는 사람이 보는 동시에, 또는 가장 한 있는 사람이 보아 주고, 또 가장 무정한 사람이 보는 동시에 가장 무서운 사람들이 많이 보아 준다. 내가 만일 여자로 태어날 수 있다면 그믐달 같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그믐달을 보아 주는 사람들의 특성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한 많고 고통을 느끼며 소외된 사람들이다.
2항상 음흉하고 독한 사람들이다.
3늘 착하고 온순한 사람들이다.
4소극적이며 심약한 사람들이다.
정답 및 해설

그믐달을 보아 주는 사람은 대체로 한 많고 고통을 느끼며 소외된 사람들이다.

글쓴이는 '정든 임 그리워 잠 못 들어 하는 분', '못 견디게 쓰린 가슴을 움켜잡은 무슨 한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 달을 보아 주는 이가 별로 없다고 하여, 그믐달처럼 외롭고 한을 품은 사람을 주된 감상자로 그린다.

  • 음흉하고 독한 사람: '독부'는 초생달에 대한 비유이며, 그믐달을 보는 사람의 특성이 아니다.
  • 착하고 온순한 사람: 술주정꾼·도둑놈도 본다고 했고, 착함·온순함은 언급되지 않는다.
  • 소극적이고 심약한 사람: 글에서 그믐달을 보는 사람의 성격으로 제시된 바가 없다.
문제 2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22 ~ 23】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기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곤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 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40년인가 50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못한 것은?
1초록과 다홍의 색채심상이 선명히 대비되었다.
2전설을 바탕으로 사실적 즐거움과 감동을 높여준다.
3특정부분을 강조하여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4능청스러우면서도 친근감 있는 어조로 사건을 생략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못한 설명은 전설을 바탕으로 '사실적' 즐거움과 감동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 글은 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신부가 40~50년을 그대로 앉아 있다가 어루만지자 재가 되어 내려앉는 결말은 사실적이 아니라 환상적·신비적이다.

  • 색채 심상 대비: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 '초록 재와 다홍 재'로 선명한 색채 대비가 나타난다.
  • 특정 부분 강조: 신부의 모습을 반복·강조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 능청스럽고 친근한 어조와 사건 생략: '-습니다'체 이야기 투로 말하며, 40~50년의 세월을 생략하고 건너뛴다.
문제 2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문22 ~ 23】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기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곤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 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40년인가 50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밑줄 친 ‘신부’에 대한 토의 내용이다. 윗글과 관련하여 가장 어울 울리지 않는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1영희 : 신랑보다는 신부가 더 불쌍하고 안쓰럽게 느껴지는걸.
2철수 : ‘일부종사’의 덕목을 목숨을 걸고 지켜낸 여인이라는 유교적 교훈을 강조한 듯 해.
3영수 : 신부는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 수 있는 초월적 존재야.
4순희 : 그만큼 신부가 강한 집념과 매서움을 지닌 거지.
정답 및 해설

가장 어울리지 않는 의견은 '일부종사'의 유교적 교훈을 강조했다는 철수의 말이다.

작품은 오해로 버림받고도 그 자리에서 평생을 기다린 신부의 한(恨)과 기다림의 비극을 형상화할 뿐, 정절이라는 덕목을 가르치려는 교훈적 의도를 드러내지 않는다.

  • 영희: 억울하게 버림받은 신부를 불쌍히 여기는 감상으로 작품의 정서와 맞다.
  • 영수: 40~50년을 그대로 앉아 있다 재로 내려앉는 모습은 현실을 넘어선 초월적 존재로 읽을 수 있다.
  • 순희: 평생 같은 자리를 지킨 신부의 강한 집념과 '매운 재'의 매서움을 짚었다.
문제 24
글을 읽을 때나 말을 들을 때에도 규범에 대한 지식은 필요하다. 다음 중 의미파악이 올바르지 못한 것은?
1철수는 나와, 영민이를 때려 주었다. ⇒ 철수와 나 두 사람이 영민이를 때렸다.
2철수 : 할 거니, 안 할 거니? 영민 : 기필코 ⇒ 영민이는 ‘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3진수 : 철수는 합격 했니? 수진 : 묻지마 영민 : 안 됐어? 안됐네. ⇒ ‘안됐네’는 불합격해서 애석한 마음을 나타낸 것이다.
4철수는 다른 여자 친구를 사귀고 있었다. 그러나 영민이는 그것을 모르는 체 생활했다. ⇒ 영민이는 모르고 있었다는 뜻이다.
정답 및 해설

의미 파악이 올바르지 못한 것은 '모르는 체'를 '모르고 있었다'로 해석한 것이다.

'-는 체하다'는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를 뜻하므로, '모르는 체 생활했다'는 영민이가 사실은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했다는 뜻이다.

  • '철수는 나와, 영민이를 때려 주었다': '나와' 뒤의 쉼표로 '철수와 나'가 함께 주어임을 나타내므로 맞다.
  • '기필코': 할지 묻는 질문에 반드시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므로 맞다.
  • '안됐네': 붙여 쓴 '안되다'는 섭섭하거나 가엾다는 뜻이므로, 불합격을 애석해하는 말로 맞다.
문제 25
다음 글에서 ( )에 가장 적절한 것은?
문학은 인간의 상상력을 활용하여 현실의 모습을 그려낸다. 다시 말해, 작가의 상상력에 의하여 현실을 재창조, 재구성하여 작품 속에 도입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문학과 현실은 (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1대등적(對等的)
2대비적(對比的)
3상보적(相補的)
4유추적(類推的)
정답 및 해설

빈칸에는 유추적(類推的)이 들어가야 한다.

글은 문학이 현실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으로 현실을 재창조·재구성한다고 했다. 문학 속 세계는 현실과 닮았으되 같지 않은, 현실에서 미루어 만든 세계이므로 둘은 유추적 관계에 있다.

  • 대등적: 두 대상이 같은 자격으로 나란히 놓이는 관계로, 현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다는 맥락과 맞지 않는다.
  • 대비적: 서로 맞대어 차이를 드러내는 관계로, 글의 내용과 거리가 멀다.
  • 상보적: 서로 모자란 부분을 채워 주는 관계로, 문학이 현실을 재구성한다는 한 방향의 관계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