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직 9급 국어] 13년 1회차
법원직 9급 국어 기출문제

13년 1회차

총 25문항 · 객관식 · A4 약 1장

1 / 1
A4정답 포함
법원직 9급 국어 기출문제모두CBT · moducbt.com

13년 1회차

총 25문항 · 객관식 · 정답·해설 포함
문제 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전략>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 ㉠ )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마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여름 장마가 개인 어느 날 봉선사(奉先寺)로 운허 노사(耘虛老師)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내리고 앞 개울 물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구었다.
아차! 이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다. 아니나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난(蘭)을 가꾸면서는 산철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하고 말았다. 밖에 볼 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 놓아야 했고, 분(盆)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 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을 듯 홀가분한 해방감, 삼 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有情)’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無所有)의 의미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不辭)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소유욕은 이해(利害)와 정비례한다. 그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 어제의 맹방(盟邦)들이 오늘에는 맞서게 되는가 하면, 서로 으르렁대던 나라끼리 친선 사절을 교환하는 사례를 우리는 얼마든지 보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 관계 때문인 것이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所有史)에서 무소유사(無所有史)로 그 향(向)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간디는 또 이런 말도 하고 있었다. “내게는 소유가 범죄처럼 생각된다.…” 그가 무엇인가를 갖는다면 같은 물건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가질 수 있을 때 한한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므로 자기 소유에 대해서 범죄처럼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자기의 분수까지도 돌볼 새 없이 들뜨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한번은 빈 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 이 육신마저 버리고 홀홀히 떠나갈 것이다. 하고많은 물량일지라도 우리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無所有)의 역리(易理)이니까.
- 법정(法頂), 「무소유(無所有)」

위 글의 서술상의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비슷한 상황에 빗대어 추상적인 관념의 이해를 돕고 있다.
2상반되는 사물과 대비하여 제재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3일상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깨달음을 통해 교훈을 주고 있다.
4소유에 대한 인간의 태도 변화를 통해 세상사의 부질없음을 깨우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이 글의 서술상 특징은 일상의 체험에서 얻은 깨달음을 통해 교훈을 주는 것이다.

난초를 뜰에 두고 외출했다가 허둥지둥 돌아온 경험에서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깨닫고, 이를 무소유의 의미로 넓혀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교훈으로 마무리한다.

  • 비슷한 상황에 빗대어 관념을 설명한다는 진술: 다른 상황에 빗댄 것이 아니라 글쓴이가 직접 겪은 일을 그대로 제시한다.
  • 상반되는 사물과 대비한다는 진술: 난초와 대비되는 사물이 따로 등장하지 않는다.
  • 태도 변화를 통해 세상사의 부질없음을 깨우친다는 진술: 글의 초점은 허무가 아니라 소유욕에서 벗어나는 데서 오는 자유와 해방감이다.
문제 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전략>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 ㉠ )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마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여름 장마가 개인 어느 날 봉선사(奉先寺)로 운허 노사(耘虛老師)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내리고 앞 개울 물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구었다.
아차! 이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다. 아니나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난(蘭)을 가꾸면서는 산철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하고 말았다. 밖에 볼 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 놓아야 했고, 분(盆)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 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을 듯 홀가분한 해방감, 삼 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有情)’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無所有)의 의미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不辭)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소유욕은 이해(利害)와 정비례한다. 그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 어제의 맹방(盟邦)들이 오늘에는 맞서게 되는가 하면, 서로 으르렁대던 나라끼리 친선 사절을 교환하는 사례를 우리는 얼마든지 보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 관계 때문인 것이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所有史)에서 무소유사(無所有史)로 그 향(向)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간디는 또 이런 말도 하고 있었다. “내게는 소유가 범죄처럼 생각된다.…” 그가 무엇인가를 갖는다면 같은 물건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가질 수 있을 때 한한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므로 자기 소유에 대해서 범죄처럼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자기의 분수까지도 돌볼 새 없이 들뜨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한번은 빈 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 이 육신마저 버리고 홀홀히 떠나갈 것이다. 하고많은 물량일지라도 우리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無所有)의 역리(易理)이니까.
- 법정(法頂), 「무소유(無所有)」

위 글을 통해 저자가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우리는 언젠가 모두 빈손으로 돌아간다.
2이 세상에 진실로 자기가 소유하는 것은 없다.
3소유욕에서 벗어날 때 인간은 자유로울 수 있다.
4소유로 인하여 삶의 균형이 파괴되고 마음의 평정을 잃는다.
정답 및 해설

글쓴이가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것은 소유욕에서 벗어날 때 인간은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라 하고, 난을 친구에게 준 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홀가분한 해방감”을 느꼈다고 하여 얽매임과 해방을 중심축으로 삼는다.

  • 언젠가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진술: 무소유를 뒷받침하는 근거의 하나일 뿐 중심 주장은 아니다.
  • 진실로 소유하는 것은 없다는 진술: 글에 직접 드러나지 않는 일반론이며, 글은 소유가 사람을 얽맨다는 점에 초점을 둔다.
  • 소유로 삶의 균형이 파괴되고 평정을 잃는다는 진술: 소유의 폐해를 말하는 부분적 내용으로, 벗어남을 통한 자유라는 결론까지 담지 못한다.
문제 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전략>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 ㉠ )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마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여름 장마가 개인 어느 날 봉선사(奉先寺)로 운허 노사(耘虛老師)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내리고 앞 개울 물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구었다.
아차! 이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다. 아니나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난(蘭)을 가꾸면서는 산철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하고 말았다. 밖에 볼 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 놓아야 했고, 분(盆)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 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을 듯 홀가분한 해방감, 삼 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有情)’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無所有)의 의미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不辭)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소유욕은 이해(利害)와 정비례한다. 그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 어제의 맹방(盟邦)들이 오늘에는 맞서게 되는가 하면, 서로 으르렁대던 나라끼리 친선 사절을 교환하는 사례를 우리는 얼마든지 보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 관계 때문인 것이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所有史)에서 무소유사(無所有史)로 그 향(向)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간디는 또 이런 말도 하고 있었다. “내게는 소유가 범죄처럼 생각된다.…” 그가 무엇인가를 갖는다면 같은 물건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가질 수 있을 때 한한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므로 자기 소유에 대해서 범죄처럼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자기의 분수까지도 돌볼 새 없이 들뜨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한번은 빈 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 이 육신마저 버리고 홀홀히 떠나갈 것이다. 하고많은 물량일지라도 우리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無所有)의 역리(易理)이니까.
- 법정(法頂), 「무소유(無所有)」

문맥으로 보아 ㉠에 가장 알맞은 말은?
1주객전도(主客顚倒)되어
2전도양양(前途洋洋)하게
3적반하장(賊反荷杖) 격으로
4자가당착(自家撞着)적으로
정답 및 해설

㉠에는 주객전도(主客顚倒)가 알맞다. 주인과 손이 뒤바뀐다는 뜻으로, 주된 것과 부차적인 것이 서로 바뀐 상황을 이른다.

사람이 필요해서 물건을 가졌는데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했으므로, 갖는 주체였던 인간이 가짐을 당하는 처지로 뒤바뀐 것이다.

  • 전도양양(前途洋洋): 앞날이 크게 열리어 희망이 넘친다는 뜻으로 문맥과 무관하다.
  • 적반하장(賊反荷杖):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큰소리치는 상황에 쓴다.
  • 자가당착(自家撞着): 자기 말이나 행동이 앞뒤가 맞지 않고 모순된다는 뜻이다.
문제 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전략>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 ㉠ )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마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여름 장마가 개인 어느 날 봉선사(奉先寺)로 운허 노사(耘虛老師)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내리고 앞 개울 물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구었다.
아차! 이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다. 아니나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난(蘭)을 가꾸면서는 산철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하고 말았다. 밖에 볼 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 놓아야 했고, 분(盆)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 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을 듯 홀가분한 해방감, 삼 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有情)’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無所有)의 의미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不辭)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소유욕은 이해(利害)와 정비례한다. 그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 어제의 맹방(盟邦)들이 오늘에는 맞서게 되는가 하면, 서로 으르렁대던 나라끼리 친선 사절을 교환하는 사례를 우리는 얼마든지 보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 관계 때문인 것이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所有史)에서 무소유사(無所有史)로 그 향(向)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간디는 또 이런 말도 하고 있었다. “내게는 소유가 범죄처럼 생각된다.…” 그가 무엇인가를 갖는다면 같은 물건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가질 수 있을 때 한한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므로 자기 소유에 대해서 범죄처럼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자기의 분수까지도 돌볼 새 없이 들뜨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한번은 빈 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 이 육신마저 버리고 홀홀히 떠나갈 것이다. 하고많은 물량일지라도 우리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無所有)의 역리(易理)이니까.
- 법정(法頂), 「무소유(無所有)」

㉡에 나타난 표현 기법과 다른 것은?
1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 (중략) //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 김소월, 「먼 후일」
2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서는 이별이, 이별이 있어야 하네 - 서정주, 「견우의 노래」
3바라보노라 온갖 것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 고은, 「눈길」
4날과 밤으로 흐르고 흐르는 남강은 가지 않습니다. - 한용운, 「논개의 애인이 되어 그의 묘에」
정답 및 해설

㉡은 겉보기에 모순되지만 속에 진리를 담은 역설이며, 이와 다른 것은 김소월 「먼 후일」의 반어다.

「먼 후일」은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있으면서 “잊었노라”라고 말해, 속마음과 반대로 표현하는 반어로 그리움을 강조한다. 표현 자체가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역설과는 구별된다.

  • 서정주 「견우의 노래」: 사랑을 위해 이별이 있어야 한다는 모순된 진술로 사랑의 깊이를 드러내는 역설이다.
  • 고은 「눈길」: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바라본다는 모순된 진술로 내면의 깨달음을 표현한 역설이다.
  • 한용운의 「논개의 애인이 되어 그의 묘에」: 흐르고 흐르는 남강이 가지 않는다는 모순된 진술로 논개의 정신이 영원함을 표현한 역설이다.
문제 5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9】
(가) 옛날 어느 왕국의 국왕이 즉위하여 결혼을 하려고 문복(問卜)을 한다. 점쟁이는 금년에 결혼을 하면 공주만 일곱을 낳을 것이고, 내년에 결혼을 하면 왕자 셋을 낳을 것이라고 한다. 왕은 점쟁이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 해에 결혼을 했는데, 왕비는 계속해서 공주만 여섯을 낳는다. 왕은 점쟁이의 예언대로 되자 왕자를 낳게 해달라고 신에게 치성을 드린다. 왕과 왕비는 상서로운 태몽을 꾸고 일곱째 아기를 낳으니 또 공주였다. 화가 난 왕은 일곱 번째 공주를 옥함에 넣어 강물에 띄워 버린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지시를 받은 비리공덕할아비와 비리공덕할미에게 구출되어 양육된다. 바리공주가 15세가 되었을 때 왕은 병이 들고, 꿈에 청의동자가 나타나 하늘이 내려 준 바리공주를 내다 버린 죄로 병이 들었으니, 병을 고치려면 바리공주를 찾아 신선 세계의 약수를 구해 먹어야 된다고 한다. 충성스런 신하가 고생 끝에 바리공주를 찾아오고, 여섯 언니가 모두 못 가겠다는 것을 바리공주 홀로 약수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도움을 받아 지옥과 대해를 무사히 건너 신선세계로 간다. 그 곳에서 무상신선을 만나 약수를 받는 값으로 나무하기 3년, 물긷기 3년, 불때기 3년 등 9년 동안 일을 해주고, 무상신선과 혼인해 아들 7명을 낳아 준다. 그리고 바리공주가 왕국으로 돌아와 보니 왕과 왕비는 이미 죽어 상여가 나가고 있다. 바리공주가 약수로 살려 내자 왕은 바리공주의 소원대로 무신(巫神)이 되어 무당의 제향(祭享)을 받아먹도록 하고, 일곱 아들은 저승의 대왕(大王)이 되게 하고, 무상신선은 산신(山神)이 되게 한다.
(나) 옛날에 환인(桓因) ―제석(帝釋)을 이른다.― 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항상 천하(天下)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人間世上)을 몹시 바랐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 태백(三危太伯)을 내려다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은 그 무리 3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꼭대기―곧 태백산은 지금의 묘향산― 의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내려와서 이 곳을 신시(神市)라 불렀다.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한다. 그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수명․질병․형벌․선악 등을 주관하고, ㉣인간의 삼백예순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敎化)시켰다.
이 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늘 신웅(神雄, 桓雄)에게 사람 되기를 빌었다. 이 때 신(神, 桓雄)이 신령한 쑥 한 심지[炷]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百日) 동안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곧 사람이 될 것이다.”
곰과 범은 이것을 받아서 먹었다. 기(忌)한 지 21일[三七日]만에 곰은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범은 능히 기하지 못했으므로 사람이 되지 못했다. 웅녀(熊女)는 그와 혼인할 상대가 없었으므로 항상 단수(壇樹) 아래에서 아이 배기를 축원했다. 환웅은 이에 임시로 변하여 그와 결혼해 주었더니, 그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단군 왕검(檀君王儉)이라 하였다.

(다) 후한(後漢)의 세조 광무제 건무(建武) 18년 임인(壬寅, A.D.42년) 3월 계욕일에 그들이 살고 있는 북쪽 구지(龜旨)―이것은 산봉우리를 말함이니, 마치 거북이 엎드린 모양과도 같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에서 무엇을 부르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중서(衆庶) 2, 3백 명이 여기에 모였는데 사람의 소리 같기는 하지만 그 모양을 숨기고 소리만 내서 말했다. “여기에 사람이 있느냐?” 구간(九干) 등이 말했다. “우리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또 말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냐?” “구지입니다.” 또 말했다. “하늘이 나에게 명하기를 이곳에 나라를 새로 세우고 임금이 되라고 하였으므로 일부러 여기에 내려온 것이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산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부르되,
㉮ 龜何龜何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 내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 구워서 먹으리.

하고, 뛰면서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대왕(大王)을 맞이하여 기뻐 뛰놀게 될 것이다.” 구간들은 이 말을 좇아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추다가 얼마 안 되어 우러러 쳐다보니 다만 자줏빛 줄이 하늘에서 드리워져서 땅에 닿고 있었다. 줄 끝을 찾아가 보니 붉은 보자기에 금합(金閤)이 싸여 있으므로 이를 열어 보니 해처럼 둥근 황금 알 여섯 개가 있었다. 모두 놀라고 기뻐하여 수없이 절했다. 조금 있다 다시 보자기에 싸서는 아도간(我刀干)의 집으로 와서 탑(榻)위에 모시고 모두 헤어졌다.
(라)岐王(기왕)ㅅ집 안해 상녜 보다니,
崔九(최구)의 집 알ᄑᆡ 몃 디윌 드러뇨.
正(정)히 이 江南(강남)애 風景(풍경)이 됴ᄒᆞ니,
곳 디ᄂᆞᆫ 時節(시절)에 ᄯᅩ 너ᄅᆞᆯ 맛보과라.
(마)A. 【녜 洞庭(동정)ㅅ 므를 듣다니,
오ᄂᆞᆯ 岳陽樓(악양루)의 올오라.】
B.【吳(오)와 楚(초)왜 東南(동남)녀키 ᄩㅓ 뎟고,
하ᄂᆞᆯ콰 ᄯᅡ콰ᄂᆞᆫ 日夜(일야)애 ᄠᅥᆺ도다.】
C.【親(친)ᄒᆞᆫ 버디 ᄒᆞᆫ 字(자)ㅅ글월도 업스니,
늘거 가매 외ᄅᆞ왼 ᄇᆡ옷 잇도다.】
D.【사호맷 ᄆᆞ리 關山(관산)ㅅ北(북)녀긔 잇ᄂᆞ니,
軒檻(헌함)ᄋᆞᆯ 비겨서 누ᇇ므를 흘리노라.】

(가)는 바리공주의 전체 줄거리다. 이를 통해 유추한 내용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
1바리공주가 무신이 되어 무당의 제향을 받아먹도록 한다는 것은 이 작품의 무속적 성격을 말해준다.
2바리공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석가세존의 도움을 받는 것은 당대인의 초월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3바리공주가 무상신선을 만나 가사 노동과 출산을 하는 것은 바리공주의 여성성을 통해서는 세계를 구원하기 힘들다는 것을 암시한다.
4바리공주가 병든 부모를 위해 불사약을 구해오는 것은 영웅적 여성의 면모를 띠는 것으로, 남성 위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가사 노동과 출산이 여성성으로는 세계를 구원하기 힘들다는 것을 암시한다는 해석이다.

바리공주는 9년의 노동과 혼인·출산을 약수의 값으로 치르고 그 약수로 죽은 부모를 살려 낸다. 즉 노동과 출산은 구원을 이루기 위한 시련 과정이며, 여성성이 구원의 바탕이 된다.

  • 무신이 되어 무당의 제향을 받는다는 결말: 무속 신의 내력을 밝히는 무가로서의 무속적 성격을 보여 준다.
  • 석가세존의 도움으로 지옥과 대해를 건너는 장면: 초월적 존재가 현실에 개입한다고 믿는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 버려진 딸이 홀로 약수를 구해 오는 행위: 여섯 언니가 모두 거절한 일을 해내는 영웅적 여성의 면모로, 아들을 바라던 왕의 태도와 대비되어 남성 위주 사회를 비판하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문제 6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9】
(가) 옛날 어느 왕국의 국왕이 즉위하여 결혼을 하려고 문복(問卜)을 한다. 점쟁이는 금년에 결혼을 하면 공주만 일곱을 낳을 것이고, 내년에 결혼을 하면 왕자 셋을 낳을 것이라고 한다. 왕은 점쟁이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 해에 결혼을 했는데, 왕비는 계속해서 공주만 여섯을 낳는다. 왕은 점쟁이의 예언대로 되자 왕자를 낳게 해달라고 신에게 치성을 드린다. 왕과 왕비는 상서로운 태몽을 꾸고 일곱째 아기를 낳으니 또 공주였다. 화가 난 왕은 일곱 번째 공주를 옥함에 넣어 강물에 띄워 버린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지시를 받은 비리공덕할아비와 비리공덕할미에게 구출되어 양육된다. 바리공주가 15세가 되었을 때 왕은 병이 들고, 꿈에 청의동자가 나타나 하늘이 내려 준 바리공주를 내다 버린 죄로 병이 들었으니, 병을 고치려면 바리공주를 찾아 신선 세계의 약수를 구해 먹어야 된다고 한다. 충성스런 신하가 고생 끝에 바리공주를 찾아오고, 여섯 언니가 모두 못 가겠다는 것을 바리공주 홀로 약수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도움을 받아 지옥과 대해를 무사히 건너 신선세계로 간다. 그 곳에서 무상신선을 만나 약수를 받는 값으로 나무하기 3년, 물긷기 3년, 불때기 3년 등 9년 동안 일을 해주고, 무상신선과 혼인해 아들 7명을 낳아 준다. 그리고 바리공주가 왕국으로 돌아와 보니 왕과 왕비는 이미 죽어 상여가 나가고 있다. 바리공주가 약수로 살려 내자 왕은 바리공주의 소원대로 무신(巫神)이 되어 무당의 제향(祭享)을 받아먹도록 하고, 일곱 아들은 저승의 대왕(大王)이 되게 하고, 무상신선은 산신(山神)이 되게 한다.
(나) 옛날에 환인(桓因) ―제석(帝釋)을 이른다.― 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항상 천하(天下)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人間世上)을 몹시 바랐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 태백(三危太伯)을 내려다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은 그 무리 3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꼭대기―곧 태백산은 지금의 묘향산― 의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내려와서 이 곳을 신시(神市)라 불렀다.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한다. 그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수명․질병․형벌․선악 등을 주관하고, ㉣인간의 삼백예순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敎化)시켰다.
이 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늘 신웅(神雄, 桓雄)에게 사람 되기를 빌었다. 이 때 신(神, 桓雄)이 신령한 쑥 한 심지[炷]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百日) 동안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곧 사람이 될 것이다.”
곰과 범은 이것을 받아서 먹었다. 기(忌)한 지 21일[三七日]만에 곰은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범은 능히 기하지 못했으므로 사람이 되지 못했다. 웅녀(熊女)는 그와 혼인할 상대가 없었으므로 항상 단수(壇樹) 아래에서 아이 배기를 축원했다. 환웅은 이에 임시로 변하여 그와 결혼해 주었더니, 그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단군 왕검(檀君王儉)이라 하였다.

(다) 후한(後漢)의 세조 광무제 건무(建武) 18년 임인(壬寅, A.D.42년) 3월 계욕일에 그들이 살고 있는 북쪽 구지(龜旨)―이것은 산봉우리를 말함이니, 마치 거북이 엎드린 모양과도 같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에서 무엇을 부르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중서(衆庶) 2, 3백 명이 여기에 모였는데 사람의 소리 같기는 하지만 그 모양을 숨기고 소리만 내서 말했다. “여기에 사람이 있느냐?” 구간(九干) 등이 말했다. “우리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또 말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냐?” “구지입니다.” 또 말했다. “하늘이 나에게 명하기를 이곳에 나라를 새로 세우고 임금이 되라고 하였으므로 일부러 여기에 내려온 것이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산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부르되,
㉮ 龜何龜何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 내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 구워서 먹으리.

하고, 뛰면서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대왕(大王)을 맞이하여 기뻐 뛰놀게 될 것이다.” 구간들은 이 말을 좇아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추다가 얼마 안 되어 우러러 쳐다보니 다만 자줏빛 줄이 하늘에서 드리워져서 땅에 닿고 있었다. 줄 끝을 찾아가 보니 붉은 보자기에 금합(金閤)이 싸여 있으므로 이를 열어 보니 해처럼 둥근 황금 알 여섯 개가 있었다. 모두 놀라고 기뻐하여 수없이 절했다. 조금 있다 다시 보자기에 싸서는 아도간(我刀干)의 집으로 와서 탑(榻)위에 모시고 모두 헤어졌다.
(라)岐王(기왕)ㅅ집 안해 상녜 보다니,
崔九(최구)의 집 알ᄑᆡ 몃 디윌 드러뇨.
正(정)히 이 江南(강남)애 風景(풍경)이 됴ᄒᆞ니,
곳 디ᄂᆞᆫ 時節(시절)에 ᄯᅩ 너ᄅᆞᆯ 맛보과라.
(마)A. 【녜 洞庭(동정)ㅅ 므를 듣다니,
오ᄂᆞᆯ 岳陽樓(악양루)의 올오라.】
B.【吳(오)와 楚(초)왜 東南(동남)녀키 ᄩㅓ 뎟고,
하ᄂᆞᆯ콰 ᄯᅡ콰ᄂᆞᆫ 日夜(일야)애 ᄠᅥᆺ도다.】
C.【親(친)ᄒᆞᆫ 버디 ᄒᆞᆫ 字(자)ㅅ글월도 업스니,
늘거 가매 외ᄅᆞ왼 ᄇᆡ옷 잇도다.】
D.【사호맷 ᄆᆞ리 關山(관산)ㅅ北(북)녀긔 잇ᄂᆞ니,
軒檻(헌함)ᄋᆞᆯ 비겨서 누ᇇ므를 흘리노라.】

<보기>는 (나)∼(마)에 대한 설명이다. 옳은 것을 모두 고른 사람은?
〈 보 기〉
ⓐ(나)의 신단수(神壇樹)는 (다)의 자줏빛 줄과 마찬가지로 천상세계와 지상세계를 연결하는 매개 장치이다.
ⓑ(다)의 머리와 황금 알을 원시․고대인이 고귀한 생명의 상징으로 여겼음을 알 수 있다.
ⓒ(라)의 곳 디ᄂᆞᆫ 時節(시절)은 시적화자가 너를 만난 시기인 동시에, 두 사람의 노년기를 상징한다.
ⓓ(마)의 3~4행은 동정호와 넓은 공간과의 연관을 통해 호수의 광활함을 묘사하는 대구가 된다.
ⓔ(마)의 5~6행은 친구의 글월 없음[無]과 동정호에 외로운 배 한 척 떠 있음[有]을 대구를 통해 대조하여, 자신의 고독한 심사를 표현하고 있다.
1지현 : ⓐ, ⓑ
2옥빈 : ⓐ, ⓑ, ⓒ
3효리 : ⓐ, ⓑ, ⓒ, ⓓ
4태희 : ⓐ, ⓑ, ⓒ, ⓓ, ⓔ
정답 및 해설

<보기>의 ⓐ~ⓔ가 모두 옳으므로, 다섯 개를 모두 고른 사람이 옳다.

건국 신화와 두보의 시(언해)를 이해하는 핵심은 천상과 지상의 매개물, 그리고 시구의 대구 구조다.

  • ⓐ: 신단수와 자줏빛 줄은 모두 하늘의 존재가 지상으로 내려오는 통로다.
  • ⓑ: 거북의 머리와 황금 알은 생명과 탄생(수로왕의 강림)을 상징한다.
  • ⓒ: (라)의 ‘곳 디ᄂᆞᆫ 時節’은 화자가 옛 지인 ‘너’를 다시 만난 늦봄이면서, 두 사람의 쇠락한 노년을 함께 상징한다.
  • ⓓ: (마)의 3~4행은 오와 초가 동남으로 갈라지고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떠 있다고 하여, 대구로 동정호의 광활함을 그린다.
  • ⓔ: (마)의 5~6행은 벗의 편지 한 자 없음과 외로운 배만 있음을 대구로 대조해 고독을 드러낸다.
문제 7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9】
(가) 옛날 어느 왕국의 국왕이 즉위하여 결혼을 하려고 문복(問卜)을 한다. 점쟁이는 금년에 결혼을 하면 공주만 일곱을 낳을 것이고, 내년에 결혼을 하면 왕자 셋을 낳을 것이라고 한다. 왕은 점쟁이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 해에 결혼을 했는데, 왕비는 계속해서 공주만 여섯을 낳는다. 왕은 점쟁이의 예언대로 되자 왕자를 낳게 해달라고 신에게 치성을 드린다. 왕과 왕비는 상서로운 태몽을 꾸고 일곱째 아기를 낳으니 또 공주였다. 화가 난 왕은 일곱 번째 공주를 옥함에 넣어 강물에 띄워 버린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지시를 받은 비리공덕할아비와 비리공덕할미에게 구출되어 양육된다. 바리공주가 15세가 되었을 때 왕은 병이 들고, 꿈에 청의동자가 나타나 하늘이 내려 준 바리공주를 내다 버린 죄로 병이 들었으니, 병을 고치려면 바리공주를 찾아 신선 세계의 약수를 구해 먹어야 된다고 한다. 충성스런 신하가 고생 끝에 바리공주를 찾아오고, 여섯 언니가 모두 못 가겠다는 것을 바리공주 홀로 약수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도움을 받아 지옥과 대해를 무사히 건너 신선세계로 간다. 그 곳에서 무상신선을 만나 약수를 받는 값으로 나무하기 3년, 물긷기 3년, 불때기 3년 등 9년 동안 일을 해주고, 무상신선과 혼인해 아들 7명을 낳아 준다. 그리고 바리공주가 왕국으로 돌아와 보니 왕과 왕비는 이미 죽어 상여가 나가고 있다. 바리공주가 약수로 살려 내자 왕은 바리공주의 소원대로 무신(巫神)이 되어 무당의 제향(祭享)을 받아먹도록 하고, 일곱 아들은 저승의 대왕(大王)이 되게 하고, 무상신선은 산신(山神)이 되게 한다.
(나) 옛날에 환인(桓因) ―제석(帝釋)을 이른다.― 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항상 천하(天下)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人間世上)을 몹시 바랐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 태백(三危太伯)을 내려다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은 그 무리 3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꼭대기―곧 태백산은 지금의 묘향산― 의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내려와서 이 곳을 신시(神市)라 불렀다.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한다. 그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수명․질병․형벌․선악 등을 주관하고, ㉣인간의 삼백예순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敎化)시켰다.
이 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늘 신웅(神雄, 桓雄)에게 사람 되기를 빌었다. 이 때 신(神, 桓雄)이 신령한 쑥 한 심지[炷]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百日) 동안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곧 사람이 될 것이다.”
곰과 범은 이것을 받아서 먹었다. 기(忌)한 지 21일[三七日]만에 곰은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범은 능히 기하지 못했으므로 사람이 되지 못했다. 웅녀(熊女)는 그와 혼인할 상대가 없었으므로 항상 단수(壇樹) 아래에서 아이 배기를 축원했다. 환웅은 이에 임시로 변하여 그와 결혼해 주었더니, 그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단군 왕검(檀君王儉)이라 하였다.

(다) 후한(後漢)의 세조 광무제 건무(建武) 18년 임인(壬寅, A.D.42년) 3월 계욕일에 그들이 살고 있는 북쪽 구지(龜旨)―이것은 산봉우리를 말함이니, 마치 거북이 엎드린 모양과도 같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에서 무엇을 부르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중서(衆庶) 2, 3백 명이 여기에 모였는데 사람의 소리 같기는 하지만 그 모양을 숨기고 소리만 내서 말했다. “여기에 사람이 있느냐?” 구간(九干) 등이 말했다. “우리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또 말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냐?” “구지입니다.” 또 말했다. “하늘이 나에게 명하기를 이곳에 나라를 새로 세우고 임금이 되라고 하였으므로 일부러 여기에 내려온 것이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산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부르되,
㉮ 龜何龜何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 내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 구워서 먹으리.

하고, 뛰면서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대왕(大王)을 맞이하여 기뻐 뛰놀게 될 것이다.” 구간들은 이 말을 좇아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추다가 얼마 안 되어 우러러 쳐다보니 다만 자줏빛 줄이 하늘에서 드리워져서 땅에 닿고 있었다. 줄 끝을 찾아가 보니 붉은 보자기에 금합(金閤)이 싸여 있으므로 이를 열어 보니 해처럼 둥근 황금 알 여섯 개가 있었다. 모두 놀라고 기뻐하여 수없이 절했다. 조금 있다 다시 보자기에 싸서는 아도간(我刀干)의 집으로 와서 탑(榻)위에 모시고 모두 헤어졌다.
(라)岐王(기왕)ㅅ집 안해 상녜 보다니,
崔九(최구)의 집 알ᄑᆡ 몃 디윌 드러뇨.
正(정)히 이 江南(강남)애 風景(풍경)이 됴ᄒᆞ니,
곳 디ᄂᆞᆫ 時節(시절)에 ᄯᅩ 너ᄅᆞᆯ 맛보과라.
(마)A. 【녜 洞庭(동정)ㅅ 므를 듣다니,
오ᄂᆞᆯ 岳陽樓(악양루)의 올오라.】
B.【吳(오)와 楚(초)왜 東南(동남)녀키 ᄩㅓ 뎟고,
하ᄂᆞᆯ콰 ᄯᅡ콰ᄂᆞᆫ 日夜(일야)애 ᄠᅥᆺ도다.】
C.【親(친)ᄒᆞᆫ 버디 ᄒᆞᆫ 字(자)ㅅ글월도 업스니,
늘거 가매 외ᄅᆞ왼 ᄇᆡ옷 잇도다.】
D.【사호맷 ᄆᆞ리 關山(관산)ㅅ北(북)녀긔 잇ᄂᆞ니,
軒檻(헌함)ᄋᆞᆯ 비겨서 누ᇇ므를 흘리노라.】

<보기>의 「해가(海歌)」와 ㉮작품에 대한 비교가 적절하지 않은 것은?
〈 보 기〉
신라 성덕왕 때 수로(首露)부인이 바다의 용에게 잡혀갔을 때, 어떤 노인의 말에 따라 여러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며 막대기로 언덕을 치자 용이 부인을 받들고 나왔다고 한다. 사람들이 부른 노래는 「해가(海歌)」라고 하는데, 『삼국유사』에는 이렇게 한역(漢譯)되어 있다.
龜乎龜乎出水路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놔라.
掠人婦女罪何極 남의 아내 앗은 죄 그 얼마나 큰가?
汝若悖逆不出獻 네 만약 어기어 바치지 않으면,
入網捕掠燔之喫 그물로 잡아서 구워 먹으리.
이 「해가」를 보면 「구지가」가 후대에도 구비 전승되었음을 알 수 있다.
1「해가」와 ㉮에서 ‘거북’은 주술을 통해 성취될 시적 화자의 소망을 듣는 존재이다.
2「해가」와 ㉮는 집단적으로 요구하는 노래이기 때문에, ‘거북’은 부정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3「해가」와 ㉮는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호명 → 소원의 표출(요구) → 위협’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4「해가」는 ㉮와 다르게 초자연적 존재의 비도덕적 행위를 지적하며 ‘요구의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두 노래가 집단적 요구이므로 ‘거북’이 부정적 성격을 지닌다는 진술이다.

집단이 부르는 주술적 노래라는 점이 거북의 성격을 부정적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특히 ㉮의 거북은 수로왕의 강림을 이루어 줄 신령스러운 존재로서 호명된다.

  • 거북이 소망을 듣는 존재라는 진술: 두 노래 모두 거북을 불러 요구를 전달하므로 적절하다.
  • 호명-요구-위협 구조라는 진술: “거북아 거북아” → “내어라/내놔라” → “구워 먹으리”의 구조가 두 노래에 공통된다.
  • 「해가」만 요구의 이유를 제시한다는 진술: 「해가」에는 “남의 아내 앗은 죄 그 얼마나 큰가?”라는 이유가 덧붙어 있으나 ㉮에는 없다.
문제 8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9】
(가) 옛날 어느 왕국의 국왕이 즉위하여 결혼을 하려고 문복(問卜)을 한다. 점쟁이는 금년에 결혼을 하면 공주만 일곱을 낳을 것이고, 내년에 결혼을 하면 왕자 셋을 낳을 것이라고 한다. 왕은 점쟁이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 해에 결혼을 했는데, 왕비는 계속해서 공주만 여섯을 낳는다. 왕은 점쟁이의 예언대로 되자 왕자를 낳게 해달라고 신에게 치성을 드린다. 왕과 왕비는 상서로운 태몽을 꾸고 일곱째 아기를 낳으니 또 공주였다. 화가 난 왕은 일곱 번째 공주를 옥함에 넣어 강물에 띄워 버린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지시를 받은 비리공덕할아비와 비리공덕할미에게 구출되어 양육된다. 바리공주가 15세가 되었을 때 왕은 병이 들고, 꿈에 청의동자가 나타나 하늘이 내려 준 바리공주를 내다 버린 죄로 병이 들었으니, 병을 고치려면 바리공주를 찾아 신선 세계의 약수를 구해 먹어야 된다고 한다. 충성스런 신하가 고생 끝에 바리공주를 찾아오고, 여섯 언니가 모두 못 가겠다는 것을 바리공주 홀로 약수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도움을 받아 지옥과 대해를 무사히 건너 신선세계로 간다. 그 곳에서 무상신선을 만나 약수를 받는 값으로 나무하기 3년, 물긷기 3년, 불때기 3년 등 9년 동안 일을 해주고, 무상신선과 혼인해 아들 7명을 낳아 준다. 그리고 바리공주가 왕국으로 돌아와 보니 왕과 왕비는 이미 죽어 상여가 나가고 있다. 바리공주가 약수로 살려 내자 왕은 바리공주의 소원대로 무신(巫神)이 되어 무당의 제향(祭享)을 받아먹도록 하고, 일곱 아들은 저승의 대왕(大王)이 되게 하고, 무상신선은 산신(山神)이 되게 한다.
(나) 옛날에 환인(桓因) ―제석(帝釋)을 이른다.― 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항상 천하(天下)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人間世上)을 몹시 바랐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 태백(三危太伯)을 내려다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은 그 무리 3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꼭대기―곧 태백산은 지금의 묘향산― 의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내려와서 이 곳을 신시(神市)라 불렀다.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한다. 그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수명․질병․형벌․선악 등을 주관하고, ㉣인간의 삼백예순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敎化)시켰다.
이 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늘 신웅(神雄, 桓雄)에게 사람 되기를 빌었다. 이 때 신(神, 桓雄)이 신령한 쑥 한 심지[炷]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百日) 동안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곧 사람이 될 것이다.”
곰과 범은 이것을 받아서 먹었다. 기(忌)한 지 21일[三七日]만에 곰은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범은 능히 기하지 못했으므로 사람이 되지 못했다. 웅녀(熊女)는 그와 혼인할 상대가 없었으므로 항상 단수(壇樹) 아래에서 아이 배기를 축원했다. 환웅은 이에 임시로 변하여 그와 결혼해 주었더니, 그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단군 왕검(檀君王儉)이라 하였다.

(다) 후한(後漢)의 세조 광무제 건무(建武) 18년 임인(壬寅, A.D.42년) 3월 계욕일에 그들이 살고 있는 북쪽 구지(龜旨)―이것은 산봉우리를 말함이니, 마치 거북이 엎드린 모양과도 같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에서 무엇을 부르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중서(衆庶) 2, 3백 명이 여기에 모였는데 사람의 소리 같기는 하지만 그 모양을 숨기고 소리만 내서 말했다. “여기에 사람이 있느냐?” 구간(九干) 등이 말했다. “우리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또 말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냐?” “구지입니다.” 또 말했다. “하늘이 나에게 명하기를 이곳에 나라를 새로 세우고 임금이 되라고 하였으므로 일부러 여기에 내려온 것이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산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부르되,
㉮ 龜何龜何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 내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 구워서 먹으리.

하고, 뛰면서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대왕(大王)을 맞이하여 기뻐 뛰놀게 될 것이다.” 구간들은 이 말을 좇아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추다가 얼마 안 되어 우러러 쳐다보니 다만 자줏빛 줄이 하늘에서 드리워져서 땅에 닿고 있었다. 줄 끝을 찾아가 보니 붉은 보자기에 금합(金閤)이 싸여 있으므로 이를 열어 보니 해처럼 둥근 황금 알 여섯 개가 있었다. 모두 놀라고 기뻐하여 수없이 절했다. 조금 있다 다시 보자기에 싸서는 아도간(我刀干)의 집으로 와서 탑(榻)위에 모시고 모두 헤어졌다.
(라)岐王(기왕)ㅅ집 안해 상녜 보다니,
崔九(최구)의 집 알ᄑᆡ 몃 디윌 드러뇨.
正(정)히 이 江南(강남)애 風景(풍경)이 됴ᄒᆞ니,
곳 디ᄂᆞᆫ 時節(시절)에 ᄯᅩ 너ᄅᆞᆯ 맛보과라.
(마)A. 【녜 洞庭(동정)ㅅ 므를 듣다니,
오ᄂᆞᆯ 岳陽樓(악양루)의 올오라.】
B.【吳(오)와 楚(초)왜 東南(동남)녀키 ᄩㅓ 뎟고,
하ᄂᆞᆯ콰 ᄯᅡ콰ᄂᆞᆫ 日夜(일야)애 ᄠᅥᆺ도다.】
C.【親(친)ᄒᆞᆫ 버디 ᄒᆞᆫ 字(자)ㅅ글월도 업스니,
늘거 가매 외ᄅᆞ왼 ᄇᆡ옷 잇도다.】
D.【사호맷 ᄆᆞ리 關山(관산)ㅅ北(북)녀긔 잇ᄂᆞ니,
軒檻(헌함)ᄋᆞᆯ 비겨서 누ᇇ므를 흘리노라.】

㉠∼㉤ 중 환웅이 지닌 제사장으로서의 신성한 권능을 의미하는 것은?
1㉠, ㉡
2㉢, ㉣
3㉣, ㉤
4㉠, ㉤
정답 및 해설

제사장으로서의 신성한 권능을 뜻하는 것은 천부인(㉠)과 풍백·우사·운사(㉡)이다.

천부인은 하늘의 아들임을 증명하는 신물로 제사장의 권위를 상징하고, 바람·비·구름을 다스리는 존재를 거느린 것은 하늘과 통하는 주술적·종교적 권능을 보여 준다. 반면 ㉢~㉤은 인간 세계를 실제로 다스리는 정치적 통치자의 역할이다.

  • 곡식·수명·질병·형벌·선악 주관(㉢): 사회 질서를 관장하는 통치 기능이다.
  • 삼백예순여 가지 일 주관(㉣): 인간사 전반을 다스리는 정치 기능이다.
  •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 통치의 결과를 말한 것이다.
문제 9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9】
(가) 옛날 어느 왕국의 국왕이 즉위하여 결혼을 하려고 문복(問卜)을 한다. 점쟁이는 금년에 결혼을 하면 공주만 일곱을 낳을 것이고, 내년에 결혼을 하면 왕자 셋을 낳을 것이라고 한다. 왕은 점쟁이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 해에 결혼을 했는데, 왕비는 계속해서 공주만 여섯을 낳는다. 왕은 점쟁이의 예언대로 되자 왕자를 낳게 해달라고 신에게 치성을 드린다. 왕과 왕비는 상서로운 태몽을 꾸고 일곱째 아기를 낳으니 또 공주였다. 화가 난 왕은 일곱 번째 공주를 옥함에 넣어 강물에 띄워 버린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지시를 받은 비리공덕할아비와 비리공덕할미에게 구출되어 양육된다. 바리공주가 15세가 되었을 때 왕은 병이 들고, 꿈에 청의동자가 나타나 하늘이 내려 준 바리공주를 내다 버린 죄로 병이 들었으니, 병을 고치려면 바리공주를 찾아 신선 세계의 약수를 구해 먹어야 된다고 한다. 충성스런 신하가 고생 끝에 바리공주를 찾아오고, 여섯 언니가 모두 못 가겠다는 것을 바리공주 홀로 약수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도움을 받아 지옥과 대해를 무사히 건너 신선세계로 간다. 그 곳에서 무상신선을 만나 약수를 받는 값으로 나무하기 3년, 물긷기 3년, 불때기 3년 등 9년 동안 일을 해주고, 무상신선과 혼인해 아들 7명을 낳아 준다. 그리고 바리공주가 왕국으로 돌아와 보니 왕과 왕비는 이미 죽어 상여가 나가고 있다. 바리공주가 약수로 살려 내자 왕은 바리공주의 소원대로 무신(巫神)이 되어 무당의 제향(祭享)을 받아먹도록 하고, 일곱 아들은 저승의 대왕(大王)이 되게 하고, 무상신선은 산신(山神)이 되게 한다.
(나) 옛날에 환인(桓因) ―제석(帝釋)을 이른다.― 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항상 천하(天下)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人間世上)을 몹시 바랐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 태백(三危太伯)을 내려다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은 그 무리 3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꼭대기―곧 태백산은 지금의 묘향산― 의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내려와서 이 곳을 신시(神市)라 불렀다.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한다. 그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수명․질병․형벌․선악 등을 주관하고, ㉣인간의 삼백예순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敎化)시켰다.
이 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늘 신웅(神雄, 桓雄)에게 사람 되기를 빌었다. 이 때 신(神, 桓雄)이 신령한 쑥 한 심지[炷]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百日) 동안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곧 사람이 될 것이다.”
곰과 범은 이것을 받아서 먹었다. 기(忌)한 지 21일[三七日]만에 곰은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범은 능히 기하지 못했으므로 사람이 되지 못했다. 웅녀(熊女)는 그와 혼인할 상대가 없었으므로 항상 단수(壇樹) 아래에서 아이 배기를 축원했다. 환웅은 이에 임시로 변하여 그와 결혼해 주었더니, 그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단군 왕검(檀君王儉)이라 하였다.

(다) 후한(後漢)의 세조 광무제 건무(建武) 18년 임인(壬寅, A.D.42년) 3월 계욕일에 그들이 살고 있는 북쪽 구지(龜旨)―이것은 산봉우리를 말함이니, 마치 거북이 엎드린 모양과도 같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에서 무엇을 부르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중서(衆庶) 2, 3백 명이 여기에 모였는데 사람의 소리 같기는 하지만 그 모양을 숨기고 소리만 내서 말했다. “여기에 사람이 있느냐?” 구간(九干) 등이 말했다. “우리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또 말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냐?” “구지입니다.” 또 말했다. “하늘이 나에게 명하기를 이곳에 나라를 새로 세우고 임금이 되라고 하였으므로 일부러 여기에 내려온 것이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산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부르되,
㉮ 龜何龜何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 내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 구워서 먹으리.

하고, 뛰면서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대왕(大王)을 맞이하여 기뻐 뛰놀게 될 것이다.” 구간들은 이 말을 좇아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추다가 얼마 안 되어 우러러 쳐다보니 다만 자줏빛 줄이 하늘에서 드리워져서 땅에 닿고 있었다. 줄 끝을 찾아가 보니 붉은 보자기에 금합(金閤)이 싸여 있으므로 이를 열어 보니 해처럼 둥근 황금 알 여섯 개가 있었다. 모두 놀라고 기뻐하여 수없이 절했다. 조금 있다 다시 보자기에 싸서는 아도간(我刀干)의 집으로 와서 탑(榻)위에 모시고 모두 헤어졌다.
(라)岐王(기왕)ㅅ집 안해 상녜 보다니,
崔九(최구)의 집 알ᄑᆡ 몃 디윌 드러뇨.
正(정)히 이 江南(강남)애 風景(풍경)이 됴ᄒᆞ니,
곳 디ᄂᆞᆫ 時節(시절)에 ᄯᅩ 너ᄅᆞᆯ 맛보과라.
(마)A. 【녜 洞庭(동정)ㅅ 므를 듣다니,
오ᄂᆞᆯ 岳陽樓(악양루)의 올오라.】
B.【吳(오)와 楚(초)왜 東南(동남)녀키 ᄩㅓ 뎟고,
하ᄂᆞᆯ콰 ᄯᅡ콰ᄂᆞᆫ 日夜(일야)애 ᄠᅥᆺ도다.】
C.【親(친)ᄒᆞᆫ 버디 ᄒᆞᆫ 字(자)ㅅ글월도 업스니,
늘거 가매 외ᄅᆞ왼 ᄇᆡ옷 잇도다.】
D.【사호맷 ᄆᆞ리 關山(관산)ㅅ北(북)녀긔 잇ᄂᆞ니,
軒檻(헌함)ᄋᆞᆯ 비겨서 누ᇇ므를 흘리노라.】

【A∼D】중에서 시인의 우국충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1A
2B
3C
4D
정답 및 해설

시인의 우국충정이 드러나는 부분은 D이다.

D는 “사호맷 ᄆᆞ리 關山ㅅ北녀긔 잇ᄂᆞ니(싸움터의 말이 관산 북쪽에 있으니)”라 하여 전란에 휩싸인 나라를 떠올리고, 난간에 기대어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을 드러낸다.

  • A: 예전에 듣던 동정호에 오늘 악양루에 올랐다는 감회로, 도입부의 서경이다.
  • B: 오·초 땅과 하늘·땅이 떠 있는 듯한 동정호의 광활함을 묘사한 부분이다.
  • C: 벗의 편지 하나 없이 늙어 가며 외로운 배뿐이라는 개인적 고독을 노래한 부분이다.
문제 1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4】
(가)세상은 또 한 고비 넘고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몸부림치다 와 닿는 둘째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
이 나이토록 배운 것이라곤 원고지 메꿔 밥비는 재주 뿐 쫓기듯 붙잡는 원고지 칸이 마침내 못 건널 운명의 강처럼 넓기만 한데 달아오른 불덩어리 초라한 몸 가릴 방 한칸이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본다.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 없고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 잠이 오지 않는다
- 김사인, 지상의 방 한 칸
(나)시(詩)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서른 먹은 사내가 하나 잠을 못 잔다.
먼 기적 소리 처마를 스쳐가고
잠들은 아내와 어린 것의 베갯맡에
밤눈이 내려 쌓이나 보다.
무수한 손에 뺨을 얻어맞으며
항시 곤두박질해 온 생활의 노래
지나는 돌팔매에도 이제는 피곤하다.
먹고 산다는 것,
너는 언제까지 나를 쫓아오느냐.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다.
ⓒ담배를 피워 문다.
쓸쓸한 것이 오장을 씻어 내린다.
노신(魯迅)이여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
온 세계가 눈물에 젖어 있는 밤
상해(上海) 호마로(胡馬路) 어느 뒷골목에서
쓸쓸히 앉아 지키던 등불
ⓓ등불이 나에게 속삭거린다.
여기 하나의 상심(傷心)한 사람이 있다.
- 김광균, 노신
(다)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 니, 주인(主人)은 “거지는 인격(人格)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生命)이 없다. 너를 도와 주는 것은 죄악(罪惡)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 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 니다.
“민적 없는 자(者)는 인권(人權)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 에게 무슨 정조(貞操)냐.”하고 능욕하려는 장군(將軍)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 로 화(化)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倫理), 도덕(道德), 법률(法律)은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永遠)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人間歷史)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용운, 당신을 보았습니다

(가)∼(다)의 화자가 나눈 대화 내용이 위 글과 어긋나는 것은?
1(가): 삶이 너무 힘드네요. 차라리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2(나): 가난이 힘들기는 하지요.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함을 잃지 않은 선각들이 있었음을 잊지 마셔요.
3(다): 맞습니다. 저 같은 경우 어려움에 부딪히면 늘 구원해 주는 현실적 존재가 있었어요.
4(가): 하지만 잠든 처자식의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그저 암담할 뿐이어요.
정답 및 해설

글과 어긋나는 것은 (다)의 화자가 어려움마다 구원해 주는 현실적 존재가 있었다고 말하는 대화다.

(다)의 ‘당신’은 “당신이 가신 뒤로”라고 했듯 곁에 없는 존재이며, 화자는 이웃 주인과 장군에게 모욕당한 뒤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볼 뿐이다. 현실에서 도움을 준 존재는 없고, 당신은 부재하는 정신적 지향 대상이다.

  • (가)가 삶을 포기하고 싶다고 말하는 대화: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와 맞는다.
  • (나)가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했던 선각을 말하는 대화: 화자가 고독한 등불을 지키던 노신을 떠올리는 내용과 맞는다.
  • (가)가 잠든 처자식을 보면 암담하다고 말하는 대화: 둘째의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보는 장면과 맞는다.
문제 1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4】
(가)세상은 또 한 고비 넘고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몸부림치다 와 닿는 둘째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
이 나이토록 배운 것이라곤 원고지 메꿔 밥비는 재주 뿐 쫓기듯 붙잡는 원고지 칸이 마침내 못 건널 운명의 강처럼 넓기만 한데 달아오른 불덩어리 초라한 몸 가릴 방 한칸이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본다.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 없고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 잠이 오지 않는다
- 김사인, 지상의 방 한 칸
(나)시(詩)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서른 먹은 사내가 하나 잠을 못 잔다.
먼 기적 소리 처마를 스쳐가고
잠들은 아내와 어린 것의 베갯맡에
밤눈이 내려 쌓이나 보다.
무수한 손에 뺨을 얻어맞으며
항시 곤두박질해 온 생활의 노래
지나는 돌팔매에도 이제는 피곤하다.
먹고 산다는 것,
너는 언제까지 나를 쫓아오느냐.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다.
ⓒ담배를 피워 문다.
쓸쓸한 것이 오장을 씻어 내린다.
노신(魯迅)이여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
온 세계가 눈물에 젖어 있는 밤
상해(上海) 호마로(胡馬路) 어느 뒷골목에서
쓸쓸히 앉아 지키던 등불
ⓓ등불이 나에게 속삭거린다.
여기 하나의 상심(傷心)한 사람이 있다.
- 김광균, 노신
(다)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 니, 주인(主人)은 “거지는 인격(人格)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生命)이 없다. 너를 도와 주는 것은 죄악(罪惡)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 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 니다.
“민적 없는 자(者)는 인권(人權)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 에게 무슨 정조(貞操)냐.”하고 능욕하려는 장군(將軍)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 로 화(化)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倫理), 도덕(道德), 법률(法律)은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永遠)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人間歷史)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용운, 당신을 보았습니다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가)와 (나)에는 화자가 바라는 이상적 삶의 모습이 구체화되어 있다.
2(가)와 (다)에는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표출 되어 있다.
3(나)와 (다)에는 화자가 지향하거나 의지하고 싶은 존재가 설정되어 있다.
4(가)∼(다) 모두 시간의 변동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가장 적절한 것은 (나)와 (다)에 화자가 지향하거나 의지하고 싶은 존재가 설정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나)에서는 “노신(魯迅)이여 /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라며 노신을 떠올리고, (다)에서는 고난의 순간마다 “당신을 보았습니다”라며 당신에게 기댄다.

  • (가)와 (나)에 이상적 삶이 구체화되어 있다는 설명: 두 시는 가난과 생활고의 현실을 그릴 뿐 이상적 삶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 (가)와 (다)에 적극적 해결 의지가 표출된다는 설명: (가)는 잠 못 드는 절망을 드러내며, 해결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출하지 않는다.
  • 모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한다는 설명: (다)는 고난의 장면을 나열하는 방식이고, (가)도 한밤의 상황에 머물러 시간 변동에 따른 전개라 보기 어렵다.
문제 1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4】
(가)세상은 또 한 고비 넘고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몸부림치다 와 닿는 둘째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
이 나이토록 배운 것이라곤 원고지 메꿔 밥비는 재주 뿐 쫓기듯 붙잡는 원고지 칸이 마침내 못 건널 운명의 강처럼 넓기만 한데 달아오른 불덩어리 초라한 몸 가릴 방 한칸이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본다.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 없고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 잠이 오지 않는다
- 김사인, 지상의 방 한 칸
(나)시(詩)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서른 먹은 사내가 하나 잠을 못 잔다.
먼 기적 소리 처마를 스쳐가고
잠들은 아내와 어린 것의 베갯맡에
밤눈이 내려 쌓이나 보다.
무수한 손에 뺨을 얻어맞으며
항시 곤두박질해 온 생활의 노래
지나는 돌팔매에도 이제는 피곤하다.
먹고 산다는 것,
너는 언제까지 나를 쫓아오느냐.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다.
ⓒ담배를 피워 문다.
쓸쓸한 것이 오장을 씻어 내린다.
노신(魯迅)이여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
온 세계가 눈물에 젖어 있는 밤
상해(上海) 호마로(胡馬路) 어느 뒷골목에서
쓸쓸히 앉아 지키던 등불
ⓓ등불이 나에게 속삭거린다.
여기 하나의 상심(傷心)한 사람이 있다.
- 김광균, 노신
(다)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 니, 주인(主人)은 “거지는 인격(人格)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生命)이 없다. 너를 도와 주는 것은 죄악(罪惡)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 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 니다.
“민적 없는 자(者)는 인권(人權)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 에게 무슨 정조(貞操)냐.”하고 능욕하려는 장군(將軍)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 로 화(化)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倫理), 도덕(道德), 법률(法律)은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永遠)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人間歷史)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용운, 당신을 보았습니다

(가)의 표현상의 특징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영탄적 표현을 통해 화자의 탄식의 심정이 강조되고 있다.
2화자의 행동과 심정이 적절히 배합되어 시상이 진행되고 있다.
3외적 자연 환경의 제시를 통해 화자의 궁핍한 처지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고 있다.
4탈출할 수 없는 개인적 빈곤상황에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여 공감을 유도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가)의 표현상 특징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개인적 빈곤에 사회적 의미를 부여해 공감을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가)는 “원고지 메꿔 밥비는 재주 뿐”인 화자가 방 한 칸 없는 처지를 괴로워하는 개인적 생활고에 초점을 두며, 이를 사회 구조의 문제로 확장하지 않는다.

  • 영탄적 표현으로 탄식을 강조한다는 설명: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에서 영탄이 드러난다.
  • 행동과 심정이 배합된다는 설명: 이불을 다독여 주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보는 행동에 착잡한 심정이 함께 담긴다.
  • 외적 자연 환경으로 궁핍한 처지를 부각한다는 설명: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 없고”가 화자의 처지를 두드러지게 한다.
문제 1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4】
(가)세상은 또 한 고비 넘고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몸부림치다 와 닿는 둘째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
이 나이토록 배운 것이라곤 원고지 메꿔 밥비는 재주 뿐 쫓기듯 붙잡는 원고지 칸이 마침내 못 건널 운명의 강처럼 넓기만 한데 달아오른 불덩어리 초라한 몸 가릴 방 한칸이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본다.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 없고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 잠이 오지 않는다
- 김사인, 지상의 방 한 칸
(나)시(詩)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서른 먹은 사내가 하나 잠을 못 잔다.
먼 기적 소리 처마를 스쳐가고
잠들은 아내와 어린 것의 베갯맡에
밤눈이 내려 쌓이나 보다.
무수한 손에 뺨을 얻어맞으며
항시 곤두박질해 온 생활의 노래
지나는 돌팔매에도 이제는 피곤하다.
먹고 산다는 것,
너는 언제까지 나를 쫓아오느냐.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다.
ⓒ담배를 피워 문다.
쓸쓸한 것이 오장을 씻어 내린다.
노신(魯迅)이여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
온 세계가 눈물에 젖어 있는 밤
상해(上海) 호마로(胡馬路) 어느 뒷골목에서
쓸쓸히 앉아 지키던 등불
ⓓ등불이 나에게 속삭거린다.
여기 하나의 상심(傷心)한 사람이 있다.
- 김광균, 노신
(다)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 니, 주인(主人)은 “거지는 인격(人格)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生命)이 없다. 너를 도와 주는 것은 죄악(罪惡)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 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 니다.
“민적 없는 자(者)는 인권(人權)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 에게 무슨 정조(貞操)냐.”하고 능욕하려는 장군(將軍)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 로 화(化)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倫理), 도덕(道德), 법률(法律)은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永遠)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人間歷史)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용운,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의 ⓐ∼ⓓ 중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는 화자의 내적 고뇌가 배어 있지 않은 것은?
1ⓐ
2ⓑ
3ⓒ
4ⓓ
정답 및 해설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는 내적 고뇌가 배어 있지 않은 것은 ⓓ ‘등불이 나에게 속삭거린다’이다.

ⓓ는 노신이 지키던 등불을 떠올린 뒤, 그 등불이 화자에게 말을 건네는 장면으로 위로와 다짐의 계기가 된다. 생계 걱정 자체를 드러내는 구절이 아니다.

  • ⓐ: “시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고민하며 서른 먹은 사내가 잠 못 드는 모습이다.
  • ⓑ: 잠들지 못해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 행동으로 고뇌를 드러낸다.
  • ⓒ: 담배를 피워 무는 행동에 생활의 시름이 배어 있다.
문제 1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4】
(가)세상은 또 한 고비 넘고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몸부림치다 와 닿는 둘째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
이 나이토록 배운 것이라곤 원고지 메꿔 밥비는 재주 뿐 쫓기듯 붙잡는 원고지 칸이 마침내 못 건널 운명의 강처럼 넓기만 한데 달아오른 불덩어리 초라한 몸 가릴 방 한칸이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본다.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 없고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 잠이 오지 않는다
- 김사인, 지상의 방 한 칸
(나)시(詩)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서른 먹은 사내가 하나 잠을 못 잔다.
먼 기적 소리 처마를 스쳐가고
잠들은 아내와 어린 것의 베갯맡에
밤눈이 내려 쌓이나 보다.
무수한 손에 뺨을 얻어맞으며
항시 곤두박질해 온 생활의 노래
지나는 돌팔매에도 이제는 피곤하다.
먹고 산다는 것,
너는 언제까지 나를 쫓아오느냐.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다.
ⓒ담배를 피워 문다.
쓸쓸한 것이 오장을 씻어 내린다.
노신(魯迅)이여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
온 세계가 눈물에 젖어 있는 밤
상해(上海) 호마로(胡馬路) 어느 뒷골목에서
쓸쓸히 앉아 지키던 등불
ⓓ등불이 나에게 속삭거린다.
여기 하나의 상심(傷心)한 사람이 있다.
- 김광균, 노신
(다)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 니, 주인(主人)은 “거지는 인격(人格)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生命)이 없다. 너를 도와 주는 것은 죄악(罪惡)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 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 니다.
“민적 없는 자(者)는 인권(人權)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 에게 무슨 정조(貞操)냐.”하고 능욕하려는 장군(將軍)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 로 화(化)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倫理), 도덕(道德), 법률(法律)은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永遠)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人間歷史)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용운, 당신을 보았습니다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 화자에게 안도감과 더불어 마음의 평화를 주는 구실을 한다.
2㉡ : 화자가 처한 절박한 상황을 구체화시킨 구절이다.
3㉢ :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다잡으려는 시인의 의지를 헤아릴 수 있다.
4㉣ : 세상의 규칙과 법률이 가진 자의 편이라는 화자의 현실 인식이 담겨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이 화자에게 안도감과 마음의 평화를 준다는 설명이다.

㉠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는 세상을 내리고 싶은 자신을 아비라 믿고 평화롭게 잠든 아이를 보는 장면이다. 아이의 평화는 오히려 화자의 책임감과 괴로움을 더 깊게 한다.

  • ㉡: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은 곧 방을 비워야 하는 절박한 처지를 구체화한다.
  • ㉢: 어려운 밤에 노신을 떠올리는 것은 암울한 상황에서도 마음을 다잡으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 ㉣: 윤리·도덕·법률이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라는 말은 제도가 힘과 돈을 가진 자의 편이라는 인식이다.
문제 15
<보기>는 ‘만화의 교육적 장점과 단점’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 위해 생성한 내용들이다. 글의 논지가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순서를 바로 잡은 것은?
〈 보 기〉
㉮이에 비해 만화는 단점도 지니고 있다.
㉯만화는 아동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흥미를 유발한다.
㉰만화에는 저속하고 선정적인 표현들이 많이 등장한다.
㉱만화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여 교육적 효과를 높여야 한다.
㉲만화는 그림과 문자가 결합되어 있어서 내용 전달 효과가 크다.
㉳비윤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만화는 가치관의 혼란을 줄 우려가 있다.
㉴만화는 장면을 잘라서 제시하기 때문에 독자가 장면을 상상해서 이해해야 한다.
㉵만화는 여러 가지로 교육에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1㉮ → ㉰ → ㉳ → ㉵ → ㉯ → ㉲ → ㉴ → ㉱
2㉯ → ㉲ → ㉴ → ㉮ → ㉰ → ㉳ → ㉱ → ㉵
3㉵ → ㉯ → ㉲ → ㉴ → ㉮ → ㉰ → ㉳ → ㉱
4㉴ → ㉲ → ㉯ → ㉮ → ㉰ → ㉳ → ㉱ → ㉵
정답 및 해설

논지가 선명한 순서는 ㉵ → ㉯ → ㉲ → ㉴ → ㉮ → ㉰ → ㉳ → ㉱이다.

먼저 만화가 교육에 유용하다는 화제(㉵)를 내놓고 장점 셋(㉯·㉲·㉴)을 든 뒤, “이에 비해”로 시작하는 ㉮로 단점에 들어가 단점(㉰·㉳)을 제시하고,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자는 결론(㉱)으로 맺는다.

  • ㉮로 시작하는 배열: “이에 비해”는 앞 내용을 전제하는 말이라 글의 첫머리에 올 수 없다.
  • ㉯로 시작해 ㉵로 끝나는 배열: 결론인 ㉱ 뒤에 화제 제시 문장인 ㉵가 놓여 흐름이 어색하다.
  • ㉴로 시작해 ㉵로 끝나는 배열: 화제 제시 없이 세부 장점부터 나오고, 결론 뒤에 다시 화제 문장이 놓인다.
문제 16
다음 글에서 통일성을 해치고 있는 문장은?
1 ① 현대인은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텔레비전은 계속해서 상품 광고를 내보내고, 현관이나 대문 앞에는 광고 전단지가 수북이 쌓여 있다.
2그런가 하면 전봇대에까지 무엇인가를 선전하는 종이가 빼곡하게 붙어 있고, 건물 외벽의 절반 이상을 광고판이나 광고 문구가 뒤덮여 있다.
3이들 광고들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불필요한 소비 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현대인 치고 광고에 혹해서 제품을 사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드물 것이다.
4광고의 시대, 예술성 높은 광고를 감상하는 방법을 학습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광고의 본질을 명확히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답 및 해설

통일성을 해치는 문장은 ‘광고의 시대, 예술성 높은 광고를 감상하는 방법을 학습할 필요가 있다.’이다.

이 글은 광고의 범람과 그것이 불필요한 소비 욕구를 자극한다는 점을 말한 뒤 “따라서 광고의 본질을 명확히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로 맺는다. 광고를 예술로 감상하자는 문장은 이 흐름과 어긋난다.

  • 현대인은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는 문장: 글 전체의 화제를 제시한다.
  • 전봇대와 건물 외벽까지 광고가 뒤덮고 있다는 문장: 광고 범람의 구체적 사례를 덧붙인다.
  • 광고가 정보를 주기도 하지만 불필요한 소비 욕구를 자극한다는 문장: 결론인 광고의 본질 파악으로 이어지는 근거다.
문제 17
<보기1>의 문장을 <보기2>를 참고하여 조직할 때,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1>
(가)시간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나)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진다.
(다)시간을 아껴 써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자.
(라)“뿌린 대로 거둔다.”는 속담이 있다.
(마)시간을 가치 있게 활용하는 사람이 훌륭한 업적을 남긴다.
<보기2>
※ 5단 구성 : 흥미유발 → 문제 제시 → 문제의 해명 → 해명의 구체화 → 요약 및 행동의 촉구
1(가) → (마) → (나) → (라) → (다)
2(라) → (나) → (가) → (마) → (다)
3(나) → (마) → (가) → (다) → (라)
4(라) → (다) → (나) → (마) → (가)
정답 및 해설

5단 구성에 맞는 배열은 (라) → (나) → (가) → (마) → (다)이다.

속담으로 흥미를 유발(라)하고, 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문제를 제시(나)한 뒤, 활용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고 해명(가)하고, 가치 있게 활용한 사람이 업적을 남긴다고 구체화(마)한 다음, 행동을 촉구(다)하며 맺는다.

  • (가)로 시작하는 배열: 흥미 유발 단계 없이 해명부터 나오고, 속담이 중간에 놓인다.
  • (나)로 시작해 (라)로 끝나는 배열: 흥미 유발용 속담이 마지막에 와서 행동 촉구로 끝나지 못한다.
  • (라) 다음에 (다)가 오는 배열: 행동 촉구가 해명보다 앞서 5단 구성의 순서에 어긋난다.
문제 18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8∼문20】
(가)“그렇다면, 자넨 우리들이 논의를 통해서 말한 그러한 것들이 실제로 전적으로 실현되는 걸 보여주어야만 한다고 내게 강요하지는 말게나. 오히려 자네로선, 한 나라가 어떻게 하면 앞서 언급된 바에 가장 가깝게 다스려질 것인지를 우리들이 발견할 수만 있다면, 이로써 자네가 그 실현을 요구하고 있는 것들이 실현 가능한 것들로 우리들이 확인한 것으로 인정하게. 아니면 자네는 이런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겠는가? 나로서는 실로 그 정도로 만족하겠네만.”
“저 역시 만족하겠습니다.”라고 그가 대답했네.
“그러면 그 다음으로 우리들이 찾아서 보여주도록 해야 할 것은, ㉠현실의 나라들에 있어서 잘못되고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무엇이 이들 나라들로 하여금 그런 식으로 다스려지지 못하게 하고 있는지, 그리고 최소의 것으로 무엇이 변혁을 봄으로써 한 나라가 이런 유형의 국가 체제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인지 하는 것일 것 같네. 이 경우의 변혁으로는 한 가지 것이면 제일 좋겠으나, 그렇지 못하면 두 가지 것들이나, 이로써도 안 된다면, 가능한 한 적은 수의 하찮은 변혁이면 되겠네만.”
“그야 전적으로 그렇습니다.” 하고 그가 말했네.
“그런데 내 생각으론 단 한 가지 것의 변혁을 통해서도 그런 변화를 볼 수 있음을 우리들이 보여줄 수 있을 것같이 여겨지네. 그렇지만, 그건 작은 것도 쉬운 것도 아니나, 가능한 것일세.” 내가 한 말일세.
“소크라테스 선생님, 그건 무엇인가요?” 하고 그가 물었네.
“이제 나는 앞서 가장 큰 파도에 비유했던, 바로 그 문제에 부딪치게 되었네. 그렇지만 비록, 마치 파도가 덮치듯, 꼼짝없이 웃음거리가 되고 치욕을 듬뿍 뒤집어쓰는 한이 있을지라도, 말하게 될 걸세. 그러면 이제부터 내가 말하려는 것을 유의해서 들어주게나.” 내가 말했네.
“말씀하세요.” 하고 그가 말했네.
“㉡철학자들이 그들의 나라들에 있어서 군주들로 되거나 아니면 현재 군주 또는 지배자로 불리는 이들이 참으로 그리고 충분히 지식 또는 지혜를 사랑하게 되지 않는 한, 그리하여 이게, 즉 정치권력과 철학(지혜의 사랑)이 한데 합쳐지는 한편으로, 다양한 성향들이 지금처럼 그 둘 중의 어느 한쪽으로 따로따로 향해 가는 상태가 강제적으로나마 저지당하게 되지 않는 한, 여보게나 글라우콘, 나라들에 있어서, 아니 내 생각으로는, 인류에게 있어서도 나쁜 것들의 종식은 없네. 그렇게 되기 이전에는, 지금껏 우리들이 말해온 그러한 국가 체제가 가능한 한도까지 성장하여 햇빛을 보게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걸세. 실은 이게 벌써부터 나로 하여금 발설하기를 망설이게 한 그것일세. 그건 굉장히 역설적인 언급이 될 것이라는 걸 내가 알고 있었기 때문일세. 왜냐하면 다른 어떤 방책도 개인적으로건 또는 공적으로건 행복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닫기란 힘든 일이니까.” 내가 한 말일세.
- 플라톤, 국가

(나)내가 확신하는 바로는, ㉢플라톤은 정치 문제를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 또는 ‘누구의 의지가 지고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가?’ 등의 형태로 나타냄으로써 정치 철학에 있어서 계속적인 혼란 상태를 야기시켰다. 그것은 플라톤이 앞장서서 논한 바와 같이 도덕 철학 영역에서 집단주의와 이타주의를 동일시함으로써 불러일으킨 혼동과 사실상 흡사하다. ‘누가 통치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일단 제기되면, ‘최고의 선인(善人)’이나 ‘최고의 현자’ 또는 ‘타고난 통치자’나 ‘지배 기술에 숙달한 자’ (혹은 ‘일반 의지’나 ‘주인 종족’이, 또는 ‘산업 노동자’나 ‘인민’)가 통치해야 한다는 등의 대답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런 대답은 설득력이 있는 것같이 들리지만 내가 나타내고자 하는 바와 같이 아무런 쓸모없는 대답이다. 누가 ‘최악인’이나 ‘가장 어리석은 바보’나 ‘타고난 노예’의 지배를 옹호하겠는가?
무엇보다도 먼저 그런 대답은 정치 이론의 근본적인 몇 가지 문제는 해결된 것이라고 믿게 하기가 쉽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정치 이론에 접근해 본다면, 어떤 근본적인 문제를 풀었다기보다는 ‘누가 통치할 것인가?’하는 질문을 근본적인 것이라고 가정함으로써 문제를 단지 간과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플라톤의 이런 가정을 믿는 자들까지도 정치적인 지배자들이 항상 충분히 ‘선(善)’하거나 ‘현명(賢明)’ (이런 낱말의 엄격한 의미에 구애될 필요가 없다.) 하지는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또 우리가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선하고 현명한 정부를 갖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정된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제기된다. 정치 사상은 처음부터 나쁜 정부의 가능성을 탐구해서는 안 되는가? 우리는 최악의 지배자에 대비하고, 최선의 지배자를 희망해서는 안 되는가?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초래한다. 그것은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하는 질문 대신에 ‘우리는 나쁘거나 무능한 지배자들이 너무 심한 해를 끼치지 않도록 어떻게 정치 제도를 조직할 수 있는가?’ 하는 새로운 질문을 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중략>
통치자에 대한 제도적 통제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정부가 언제나 선하거나 현명한 것은 아니라는 것 이상은 가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역사적인 사실에 관해 약간 언급했으므로, 이런 가정보다 조금 더 넘어서고 싶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나는 통치자는 도덕적으로나 지적으로 평균 이상인 자가 거의 없었고, 더러는 평균 이하였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물론 최선의 통치자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그와 동시에 정치에 있어서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한 원칙을 채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탁월하고 유능한 통치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가냘픈 희망에 우리의 모든 정치적 노력을 건다는 것은 나에게는 미친 짓으로 보인다.
- 칼 포퍼,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위 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가)는 문제 제기-원인 분석-해결방안 제시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2(나)는 플라톤의 국가와 통치자에 대한 정치 사상을 비판하고 있다.
3(나)는 선하고 현명한 통치자를 얻기 쉽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4(가), (나)는 ‘바람직한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나)가 선하고 현명한 통치자를 얻기 쉽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는 설명이다.

(나)는 오히려 “선하고 현명한 정부를 갖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하는 제도를 주장한다.

  • (가)가 문제 제기-원인 분석-해결 방안의 형식이라는 설명: 현실 나라의 잘못, 그렇게 다스려지지 못하는 이유, 변혁 방안(철인 통치)을 차례로 다룬다.
  • (나)가 플라톤의 정치 사상을 비판한다는 설명: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라는 플라톤의 문제 설정이 혼란을 야기했다고 비판한다.
  • 두 글이 바람직한 국가 건설 방안을 다룬다는 설명: (가)는 철인 통치, (나)는 통치자에 대한 제도적 통제를 방안으로 제시한다.
문제 1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8∼문20】
(가)“그렇다면, 자넨 우리들이 논의를 통해서 말한 그러한 것들이 실제로 전적으로 실현되는 걸 보여주어야만 한다고 내게 강요하지는 말게나. 오히려 자네로선, 한 나라가 어떻게 하면 앞서 언급된 바에 가장 가깝게 다스려질 것인지를 우리들이 발견할 수만 있다면, 이로써 자네가 그 실현을 요구하고 있는 것들이 실현 가능한 것들로 우리들이 확인한 것으로 인정하게. 아니면 자네는 이런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겠는가? 나로서는 실로 그 정도로 만족하겠네만.”
“저 역시 만족하겠습니다.”라고 그가 대답했네.
“그러면 그 다음으로 우리들이 찾아서 보여주도록 해야 할 것은, ㉠현실의 나라들에 있어서 잘못되고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무엇이 이들 나라들로 하여금 그런 식으로 다스려지지 못하게 하고 있는지, 그리고 최소의 것으로 무엇이 변혁을 봄으로써 한 나라가 이런 유형의 국가 체제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인지 하는 것일 것 같네. 이 경우의 변혁으로는 한 가지 것이면 제일 좋겠으나, 그렇지 못하면 두 가지 것들이나, 이로써도 안 된다면, 가능한 한 적은 수의 하찮은 변혁이면 되겠네만.”
“그야 전적으로 그렇습니다.” 하고 그가 말했네.
“그런데 내 생각으론 단 한 가지 것의 변혁을 통해서도 그런 변화를 볼 수 있음을 우리들이 보여줄 수 있을 것같이 여겨지네. 그렇지만, 그건 작은 것도 쉬운 것도 아니나, 가능한 것일세.” 내가 한 말일세.
“소크라테스 선생님, 그건 무엇인가요?” 하고 그가 물었네.
“이제 나는 앞서 가장 큰 파도에 비유했던, 바로 그 문제에 부딪치게 되었네. 그렇지만 비록, 마치 파도가 덮치듯, 꼼짝없이 웃음거리가 되고 치욕을 듬뿍 뒤집어쓰는 한이 있을지라도, 말하게 될 걸세. 그러면 이제부터 내가 말하려는 것을 유의해서 들어주게나.” 내가 말했네.
“말씀하세요.” 하고 그가 말했네.
“㉡철학자들이 그들의 나라들에 있어서 군주들로 되거나 아니면 현재 군주 또는 지배자로 불리는 이들이 참으로 그리고 충분히 지식 또는 지혜를 사랑하게 되지 않는 한, 그리하여 이게, 즉 정치권력과 철학(지혜의 사랑)이 한데 합쳐지는 한편으로, 다양한 성향들이 지금처럼 그 둘 중의 어느 한쪽으로 따로따로 향해 가는 상태가 강제적으로나마 저지당하게 되지 않는 한, 여보게나 글라우콘, 나라들에 있어서, 아니 내 생각으로는, 인류에게 있어서도 나쁜 것들의 종식은 없네. 그렇게 되기 이전에는, 지금껏 우리들이 말해온 그러한 국가 체제가 가능한 한도까지 성장하여 햇빛을 보게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걸세. 실은 이게 벌써부터 나로 하여금 발설하기를 망설이게 한 그것일세. 그건 굉장히 역설적인 언급이 될 것이라는 걸 내가 알고 있었기 때문일세. 왜냐하면 다른 어떤 방책도 개인적으로건 또는 공적으로건 행복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닫기란 힘든 일이니까.” 내가 한 말일세.
- 플라톤, 국가

(나)내가 확신하는 바로는, ㉢플라톤은 정치 문제를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 또는 ‘누구의 의지가 지고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가?’ 등의 형태로 나타냄으로써 정치 철학에 있어서 계속적인 혼란 상태를 야기시켰다. 그것은 플라톤이 앞장서서 논한 바와 같이 도덕 철학 영역에서 집단주의와 이타주의를 동일시함으로써 불러일으킨 혼동과 사실상 흡사하다. ‘누가 통치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일단 제기되면, ‘최고의 선인(善人)’이나 ‘최고의 현자’ 또는 ‘타고난 통치자’나 ‘지배 기술에 숙달한 자’ (혹은 ‘일반 의지’나 ‘주인 종족’이, 또는 ‘산업 노동자’나 ‘인민’)가 통치해야 한다는 등의 대답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런 대답은 설득력이 있는 것같이 들리지만 내가 나타내고자 하는 바와 같이 아무런 쓸모없는 대답이다. 누가 ‘최악인’이나 ‘가장 어리석은 바보’나 ‘타고난 노예’의 지배를 옹호하겠는가?
무엇보다도 먼저 그런 대답은 정치 이론의 근본적인 몇 가지 문제는 해결된 것이라고 믿게 하기가 쉽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정치 이론에 접근해 본다면, 어떤 근본적인 문제를 풀었다기보다는 ‘누가 통치할 것인가?’하는 질문을 근본적인 것이라고 가정함으로써 문제를 단지 간과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플라톤의 이런 가정을 믿는 자들까지도 정치적인 지배자들이 항상 충분히 ‘선(善)’하거나 ‘현명(賢明)’ (이런 낱말의 엄격한 의미에 구애될 필요가 없다.) 하지는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또 우리가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선하고 현명한 정부를 갖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정된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제기된다. 정치 사상은 처음부터 나쁜 정부의 가능성을 탐구해서는 안 되는가? 우리는 최악의 지배자에 대비하고, 최선의 지배자를 희망해서는 안 되는가?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초래한다. 그것은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하는 질문 대신에 ‘우리는 나쁘거나 무능한 지배자들이 너무 심한 해를 끼치지 않도록 어떻게 정치 제도를 조직할 수 있는가?’ 하는 새로운 질문을 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중략>
통치자에 대한 제도적 통제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정부가 언제나 선하거나 현명한 것은 아니라는 것 이상은 가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역사적인 사실에 관해 약간 언급했으므로, 이런 가정보다 조금 더 넘어서고 싶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나는 통치자는 도덕적으로나 지적으로 평균 이상인 자가 거의 없었고, 더러는 평균 이하였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물론 최선의 통치자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그와 동시에 정치에 있어서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한 원칙을 채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탁월하고 유능한 통치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가냘픈 희망에 우리의 모든 정치적 노력을 건다는 것은 나에게는 미친 짓으로 보인다.
- 칼 포퍼,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가)의 ‘나’와 (나)의 ‘나’가 만나 대화를 한다고 가정할 때, 대화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가)의 ‘나’ : 현재 군주는 통치자로서 자질이 부족합니다. 통치자는 모름지기 지혜를 사랑하는 자여야만 합니다. 그래야 인류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이상적인 국가체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2(나)의 ‘나’ : 통치자가 지혜로워야 한다는 것은 하나마나한 말이 아닙니까? 누가 바보를 통치자로 세우고자 합니까?
3(나)의 ‘나’ : 문제는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닐까요?
4(가)의 ‘나’ : 최악의 통치자를 막고 지혜로운 통치자를 얻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철학을 교육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가)의 ‘나’가 최악의 통치자를 막기 위해 국민에게 철학을 교육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대화다.

(가)의 ‘나’(소크라테스)는 철학자가 군주가 되거나 군주가 지혜를 사랑하게 되어야 한다고 할 뿐이며,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하는 발상은 (나)의 포퍼가 내세우는 관점이다.

  • (가)의 ‘나’가 통치자는 지혜를 사랑하는 자여야 한다고 말하는 대화: ㉡의 철인 통치 주장과 맞는다.
  • (나)의 ‘나’가 통치자가 지혜로워야 한다는 말은 하나마나하다고 하는 대화: “누가 ‘가장 어리석은 바보’의 지배를 옹호하겠는가?”와 맞는다.
  • (나)의 ‘나’가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할 제도적 장치를 말하는 대화: ㉣·㉤의 주장과 맞는다.
문제 2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8∼문20】
(가)“그렇다면, 자넨 우리들이 논의를 통해서 말한 그러한 것들이 실제로 전적으로 실현되는 걸 보여주어야만 한다고 내게 강요하지는 말게나. 오히려 자네로선, 한 나라가 어떻게 하면 앞서 언급된 바에 가장 가깝게 다스려질 것인지를 우리들이 발견할 수만 있다면, 이로써 자네가 그 실현을 요구하고 있는 것들이 실현 가능한 것들로 우리들이 확인한 것으로 인정하게. 아니면 자네는 이런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겠는가? 나로서는 실로 그 정도로 만족하겠네만.”
“저 역시 만족하겠습니다.”라고 그가 대답했네.
“그러면 그 다음으로 우리들이 찾아서 보여주도록 해야 할 것은, ㉠현실의 나라들에 있어서 잘못되고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무엇이 이들 나라들로 하여금 그런 식으로 다스려지지 못하게 하고 있는지, 그리고 최소의 것으로 무엇이 변혁을 봄으로써 한 나라가 이런 유형의 국가 체제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인지 하는 것일 것 같네. 이 경우의 변혁으로는 한 가지 것이면 제일 좋겠으나, 그렇지 못하면 두 가지 것들이나, 이로써도 안 된다면, 가능한 한 적은 수의 하찮은 변혁이면 되겠네만.”
“그야 전적으로 그렇습니다.” 하고 그가 말했네.
“그런데 내 생각으론 단 한 가지 것의 변혁을 통해서도 그런 변화를 볼 수 있음을 우리들이 보여줄 수 있을 것같이 여겨지네. 그렇지만, 그건 작은 것도 쉬운 것도 아니나, 가능한 것일세.” 내가 한 말일세.
“소크라테스 선생님, 그건 무엇인가요?” 하고 그가 물었네.
“이제 나는 앞서 가장 큰 파도에 비유했던, 바로 그 문제에 부딪치게 되었네. 그렇지만 비록, 마치 파도가 덮치듯, 꼼짝없이 웃음거리가 되고 치욕을 듬뿍 뒤집어쓰는 한이 있을지라도, 말하게 될 걸세. 그러면 이제부터 내가 말하려는 것을 유의해서 들어주게나.” 내가 말했네.
“말씀하세요.” 하고 그가 말했네.
“㉡철학자들이 그들의 나라들에 있어서 군주들로 되거나 아니면 현재 군주 또는 지배자로 불리는 이들이 참으로 그리고 충분히 지식 또는 지혜를 사랑하게 되지 않는 한, 그리하여 이게, 즉 정치권력과 철학(지혜의 사랑)이 한데 합쳐지는 한편으로, 다양한 성향들이 지금처럼 그 둘 중의 어느 한쪽으로 따로따로 향해 가는 상태가 강제적으로나마 저지당하게 되지 않는 한, 여보게나 글라우콘, 나라들에 있어서, 아니 내 생각으로는, 인류에게 있어서도 나쁜 것들의 종식은 없네. 그렇게 되기 이전에는, 지금껏 우리들이 말해온 그러한 국가 체제가 가능한 한도까지 성장하여 햇빛을 보게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걸세. 실은 이게 벌써부터 나로 하여금 발설하기를 망설이게 한 그것일세. 그건 굉장히 역설적인 언급이 될 것이라는 걸 내가 알고 있었기 때문일세. 왜냐하면 다른 어떤 방책도 개인적으로건 또는 공적으로건 행복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닫기란 힘든 일이니까.” 내가 한 말일세.
- 플라톤, 국가

(나)내가 확신하는 바로는, ㉢플라톤은 정치 문제를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 또는 ‘누구의 의지가 지고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가?’ 등의 형태로 나타냄으로써 정치 철학에 있어서 계속적인 혼란 상태를 야기시켰다. 그것은 플라톤이 앞장서서 논한 바와 같이 도덕 철학 영역에서 집단주의와 이타주의를 동일시함으로써 불러일으킨 혼동과 사실상 흡사하다. ‘누가 통치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일단 제기되면, ‘최고의 선인(善人)’이나 ‘최고의 현자’ 또는 ‘타고난 통치자’나 ‘지배 기술에 숙달한 자’ (혹은 ‘일반 의지’나 ‘주인 종족’이, 또는 ‘산업 노동자’나 ‘인민’)가 통치해야 한다는 등의 대답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런 대답은 설득력이 있는 것같이 들리지만 내가 나타내고자 하는 바와 같이 아무런 쓸모없는 대답이다. 누가 ‘최악인’이나 ‘가장 어리석은 바보’나 ‘타고난 노예’의 지배를 옹호하겠는가?
무엇보다도 먼저 그런 대답은 정치 이론의 근본적인 몇 가지 문제는 해결된 것이라고 믿게 하기가 쉽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정치 이론에 접근해 본다면, 어떤 근본적인 문제를 풀었다기보다는 ‘누가 통치할 것인가?’하는 질문을 근본적인 것이라고 가정함으로써 문제를 단지 간과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플라톤의 이런 가정을 믿는 자들까지도 정치적인 지배자들이 항상 충분히 ‘선(善)’하거나 ‘현명(賢明)’ (이런 낱말의 엄격한 의미에 구애될 필요가 없다.) 하지는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또 우리가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선하고 현명한 정부를 갖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정된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제기된다. 정치 사상은 처음부터 나쁜 정부의 가능성을 탐구해서는 안 되는가? 우리는 최악의 지배자에 대비하고, 최선의 지배자를 희망해서는 안 되는가?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초래한다. 그것은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하는 질문 대신에 ‘우리는 나쁘거나 무능한 지배자들이 너무 심한 해를 끼치지 않도록 어떻게 정치 제도를 조직할 수 있는가?’ 하는 새로운 질문을 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중략>
통치자에 대한 제도적 통제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정부가 언제나 선하거나 현명한 것은 아니라는 것 이상은 가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역사적인 사실에 관해 약간 언급했으므로, 이런 가정보다 조금 더 넘어서고 싶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나는 통치자는 도덕적으로나 지적으로 평균 이상인 자가 거의 없었고, 더러는 평균 이하였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물론 최선의 통치자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그와 동시에 정치에 있어서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한 원칙을 채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탁월하고 유능한 통치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가냘픈 희망에 우리의 모든 정치적 노력을 건다는 것은 나에게는 미친 짓으로 보인다.
- 칼 포퍼,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에서 (가)의 주제문과 (나)의 주제문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 ㉤
2㉡, ㉤
3㉠, ㉢
4㉡, ㉣
정답 및 해설

(가)의 주제문은 ㉡, (나)의 주제문은 ㉤이다.

(가)는 정치권력과 철학이 합쳐져야만 나쁜 것이 종식된다는 철인 통치론(㉡)을 핵심으로 하고, (나)는 최선의 통치자를 얻으려 노력하되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한 원칙을 채택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 ㉠: 앞으로 찾아야 할 과제를 제시하는 문장으로, 주장 자체는 아니다.
  • ㉢: 플라톤의 문제 설정이 혼란을 낳았다는 비판으로, 주장을 이끌기 위한 전제다.
  • ㉣: 질문을 새로 바꿔야 한다는 문제 재설정으로, 이를 바탕으로 한 최종 주장은 ㉤에 담긴다.
문제 21
도서관 휴게실에 독서를 권장하는 글을 써 붙이려고 한다. <보기>의 조건에 따라 작성한 문구로 가장 적절한 것은?
〈 보 기〉
의도 : 독서의 가치를 일깨워 줌.
표현 : 비유와 대구를 활용함.
1책을 한 권 읽으면 한 권의 이익이 있고, 책을 하루 읽으면 하루의 이익이 있다.
2책은 꿈꾸는 것을 가르쳐 주는 진짜 선생이다.
3좋은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새 벗을 얻는 것과 같고, 전에 정독한 책을 다시 읽을 때는 옛 친구를 만나는 것과 같다.
4사람은 음식물로 체력을 배양하고, 독서로 정신력을 배양한다.
정답 및 해설

조건에 맞는 문구는 좋은 책을 처음 읽는 것을 새 벗을 얻는 것에, 다시 읽는 것을 옛 친구를 만나는 것에 견준 문장이다.

“~과 같다”로 책 읽기를 친구 만남에 빗댄 비유(직유)가 있고, 앞뒤 구절이 같은 짜임으로 맞서는 대구도 갖추었으며, 독서의 가치를 일깨운다.

  • 한 권 읽으면 한 권의 이익, 하루 읽으면 하루의 이익이라는 문구: 대구는 있으나 비유가 없다.
  • 책은 꿈꾸는 것을 가르쳐 주는 진짜 선생이라는 문구: 은유는 있으나 대구가 없다.
  • 음식물로 체력을, 독서로 정신력을 배양한다는 문구: 대구는 있으나 독서를 다른 대상에 빗댄 비유로 보기 어렵다.
문제 22
다음 중 의미 중복이 없는 문장은?
1국가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2우리 사회에서 부정부패는 완전히 근절해야 합니다.
3개인적인 사견 말고 객관적인 사실을 말해 주십시오.
4가끔씩 사람 없는 무인도에서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정답 및 해설

의미 중복이 없는 문장은 ‘국가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이다.

‘기로(岐路)’는 여러 갈래로 갈린 길이라는 뜻으로, 앞뒤에 같은 뜻의 말이 겹치지 않는다. 나머지는 한자어 안에 이미 든 뜻을 고유어나 다른 말로 한 번 더 덧붙인 문장이다.

  • ‘완전히 근절’: 근절(根絶)이 뿌리째 없앤다는 뜻이라 ‘완전히’가 중복이다.
  • ‘개인적인 사견’: 사견(私見)이 개인의 의견이므로 ‘개인적인’이 중복이다.
  • ‘사람 없는 무인도’: 무인도(無人島)가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라 ‘사람 없는’이 중복이다.
문제 2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5】
(가)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오빠 집에 모여 있던 너의 가족들은 궁리 끝에 전단지를 만들어 엄마를 잃어버린 장소 근처에 돌리기로 했다. 일단 전단지 초안을 짜보기로 했다. 옛날 방식이다. 가족을 잃어버렸는데, 남은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몇가지 되지 않았다. 실종신고를 내는 것, 주변을 뒤지는 것, 아무나 붙잡고 이런 사람 보았느냐 묻는 것,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남동생이 인터넷에 엄마를 잃어버리게 된 이유와 잃어버린 장소와 엄마의 사진을 올리고 비슷한 분을 보게 되면 연락해달라고 게시하는 것. 엄마가 갈만한 곳이라도 찾아다니고 싶었으나 이 도시에서 엄마 혼자 갈 수 있는 곳은 없다는 것을 너는 알고 있었다. 글을 쓰는 사람이니 문안 작성은 네가 해라, 오빠가 너를 지명했다. 글을 쓰는 사람. 너는 해서는 안될 일을 하다가 들킨 것처럼 귀밑이 붉어졌다. 과연 네가 구사하는 어느 문장이 잃어버린 엄마를 찾는 데 도움이 될지.
(나)- 이봐… 나, 배고픈디. 뭐 좀 먹었으믄 좋겄는디.
당신은 헛간에 놓여 있는 빈 평상을 향해 웅얼거렸다. 고추꼭지를 따거나 깻잎을 개거나 배추를 간하다가도 당신이 뭐 좀 먹었으면 좋겠다고 하면 주저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당신 곁으로 와서는 산에 땅두릅이 났길래 좀 캐왔는디 두릅전 부쳐볼까? 자실라요? 하던 아내. 그때는 왜 그것이 평화롭고 복된 일이란 걸 몰랐을까. 아내한테 미역국 한번 끓여줘본 적 없으면서 아내가 해주는 모든 것은 어찌 그리 당연하게 받기만 했을까. 언젠가 읍내에 나갔다 온 아내가 거, 시장통의 당신 잘 가는 정육점 있잖우. 오늘 고 앞을 지나가는데 그 집 아낙이 자꾸 나를 불러서 들어갔더마는 미역국을 먹고 가라길래 웬 미역국이냐 했더니 오늘이 생일인디 남편이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줬다 합디다, 했다. 당신이 그저 듣고 있으니 맛이 있었던 건 아니요! 그란디 첨으로 정육점 아낙이 부럽던디요, 그랬다. 당신의 메마른 눈이 껌벅거렸다. 어디에 있소… 아내가 이 집으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미역국이 아니라 전도 부쳐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벌주는가… 당신의 메마른 눈에 물기가 어렸다.
당신은 이 집을 내키는 대로 떠났다가 돌아오면서도 아내가 이 집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다)잘 있어요… 난 이제 이 집에서 나갈라요.
지난여름 지하철 서울역에 혼자 남겨졌을 때 내겐 세살 적 일만 기억났네. 모든 것을 잊어버린 나는 걸을 수밖에 없었네. 내가 누구인지도 몰랐으니까. 걷고 또 걸었어. 모든 게 다 뿌옜네. 세살 때 내가 뛰어놀던 그 마당이 선명히 떠올랐네. 금 캐러도 다니고 석탄을 캐러도 다녔다는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온 그 세살 때. 나는 걸을 수 있는껏 걸었네. 아파트 사이를, 풀숲 언덕길을, 축구장을 걷고 또 걸었네. 그렇게 걸어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였나. 세살 때에 뛰어놀던 ㉠그 마당이었을까.
<중략>

저기,
내가 태어난 어두운 집 마루에 엄마가 앉아 있네.
엄마가 얼굴을 들고 나를 보네. 내가 이 집에서 태어날 때 할머니가 꿈을 꾸었다네. 누런 털이 빛나는 암소가 막 무릎을 펴고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네. 소가 힘을 쓰며 막 일어서려는 참에 태어난 아이이니 얼마나 기운이 넘치겠느냐며 이 아이 때문에 웃을 일이 많을 것이니 잘 거두라 했다네. 엄마가 파란 슬리퍼에 움푹 파인 내 발등을 들여다보네. 내 발등은 푹 파인 상처 속으로 뼈가 드러나 보이네. 엄마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지네. 저 얼굴은 내가 죽은 아이를 낳았을 때 장롱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네. 내 새끼. 엄마가 양팔을 벌리네. 엄마가 방금 죽은 아이를 품에 안듯이 나의 겨드랑이에 팔을 집어넣네. 내 발에서 파란 슬리퍼를 벗기고 나의 두발을 엄마의 무릎으로 끌어올리네. 엄마는 웃지 않네. 울지도 않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위 글의 서술상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사건의 발생 순서에 따라 장면이 연결되고 있다.
2특정한 인물의 눈에 비친 인물과 사건을 전개하고 있다.
3둘 이상의 서술자가 인물들의 내면을 효과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4작품 밖 서술자가 모든 인물의 내면과 사건을 알고 서술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이 글의 서술상 특징은 둘 이상의 서술자가 인물들의 내면을 그려 낸다는 점이다.

(가)는 딸을 ‘너’로, (나)는 아버지를 ‘당신’으로 부르며 각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고, (다)는 엄마 자신이 ‘나’로 직접 말한다. 이처럼 장마다 서술 시점과 초점 인물이 바뀌며 가족 각자의 내면이 드러난다.

  • 사건의 발생 순서에 따라 장면이 연결된다는 설명: (다)에는 세 살 적 기억과 과거 장면이 끼어들어 시간 순서대로 전개되지 않는다.
  • 특정 인물의 눈에 비친 인물과 사건을 전개한다는 설명: 한 인물의 시선에 고정되지 않고 딸·아버지·엄마로 초점이 옮겨 간다.
  • 작품 밖 서술자가 모든 인물의 내면을 안다는 설명: 한 명의 전지적 서술자가 아니라 장마다 다른 서술 방식이 쓰인다.
문제 2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5】
(가)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오빠 집에 모여 있던 너의 가족들은 궁리 끝에 전단지를 만들어 엄마를 잃어버린 장소 근처에 돌리기로 했다. 일단 전단지 초안을 짜보기로 했다. 옛날 방식이다. 가족을 잃어버렸는데, 남은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몇가지 되지 않았다. 실종신고를 내는 것, 주변을 뒤지는 것, 아무나 붙잡고 이런 사람 보았느냐 묻는 것,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남동생이 인터넷에 엄마를 잃어버리게 된 이유와 잃어버린 장소와 엄마의 사진을 올리고 비슷한 분을 보게 되면 연락해달라고 게시하는 것. 엄마가 갈만한 곳이라도 찾아다니고 싶었으나 이 도시에서 엄마 혼자 갈 수 있는 곳은 없다는 것을 너는 알고 있었다. 글을 쓰는 사람이니 문안 작성은 네가 해라, 오빠가 너를 지명했다. 글을 쓰는 사람. 너는 해서는 안될 일을 하다가 들킨 것처럼 귀밑이 붉어졌다. 과연 네가 구사하는 어느 문장이 잃어버린 엄마를 찾는 데 도움이 될지.
(나)- 이봐… 나, 배고픈디. 뭐 좀 먹었으믄 좋겄는디.
당신은 헛간에 놓여 있는 빈 평상을 향해 웅얼거렸다. 고추꼭지를 따거나 깻잎을 개거나 배추를 간하다가도 당신이 뭐 좀 먹었으면 좋겠다고 하면 주저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당신 곁으로 와서는 산에 땅두릅이 났길래 좀 캐왔는디 두릅전 부쳐볼까? 자실라요? 하던 아내. 그때는 왜 그것이 평화롭고 복된 일이란 걸 몰랐을까. 아내한테 미역국 한번 끓여줘본 적 없으면서 아내가 해주는 모든 것은 어찌 그리 당연하게 받기만 했을까. 언젠가 읍내에 나갔다 온 아내가 거, 시장통의 당신 잘 가는 정육점 있잖우. 오늘 고 앞을 지나가는데 그 집 아낙이 자꾸 나를 불러서 들어갔더마는 미역국을 먹고 가라길래 웬 미역국이냐 했더니 오늘이 생일인디 남편이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줬다 합디다, 했다. 당신이 그저 듣고 있으니 맛이 있었던 건 아니요! 그란디 첨으로 정육점 아낙이 부럽던디요, 그랬다. 당신의 메마른 눈이 껌벅거렸다. 어디에 있소… 아내가 이 집으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미역국이 아니라 전도 부쳐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벌주는가… 당신의 메마른 눈에 물기가 어렸다.
당신은 이 집을 내키는 대로 떠났다가 돌아오면서도 아내가 이 집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다)잘 있어요… 난 이제 이 집에서 나갈라요.
지난여름 지하철 서울역에 혼자 남겨졌을 때 내겐 세살 적 일만 기억났네. 모든 것을 잊어버린 나는 걸을 수밖에 없었네. 내가 누구인지도 몰랐으니까. 걷고 또 걸었어. 모든 게 다 뿌옜네. 세살 때 내가 뛰어놀던 그 마당이 선명히 떠올랐네. 금 캐러도 다니고 석탄을 캐러도 다녔다는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온 그 세살 때. 나는 걸을 수 있는껏 걸었네. 아파트 사이를, 풀숲 언덕길을, 축구장을 걷고 또 걸었네. 그렇게 걸어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였나. 세살 때에 뛰어놀던 ㉠그 마당이었을까.
<중략>

저기,
내가 태어난 어두운 집 마루에 엄마가 앉아 있네.
엄마가 얼굴을 들고 나를 보네. 내가 이 집에서 태어날 때 할머니가 꿈을 꾸었다네. 누런 털이 빛나는 암소가 막 무릎을 펴고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네. 소가 힘을 쓰며 막 일어서려는 참에 태어난 아이이니 얼마나 기운이 넘치겠느냐며 이 아이 때문에 웃을 일이 많을 것이니 잘 거두라 했다네. 엄마가 파란 슬리퍼에 움푹 파인 내 발등을 들여다보네. 내 발등은 푹 파인 상처 속으로 뼈가 드러나 보이네. 엄마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지네. 저 얼굴은 내가 죽은 아이를 낳았을 때 장롱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네. 내 새끼. 엄마가 양팔을 벌리네. 엄마가 방금 죽은 아이를 품에 안듯이 나의 겨드랑이에 팔을 집어넣네. 내 발에서 파란 슬리퍼를 벗기고 나의 두발을 엄마의 무릎으로 끌어올리네. 엄마는 웃지 않네. 울지도 않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나)의‘당신’과 <보기>의 화자 간의 공통점으로 잘못된 것은?
〈 보 기〉
조금 전까지 거기 있었는데
어디로 갔나,
밥상은 차려놓고 어디로 갔나,
넙치지지미 맵싸한 냄새가
코를 맵싸하게 하는데
어디로 갔나,
이 사람이 갑자기 왜 말이 없나,
내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온다.
내 목소리만 내 귀에 들린다.
이 사람이 어디 가서 잠시 누웠나,
옆구리 담괴가 다시 도졌나, 아니 아니
이번에는 그게 아닌가 보다.
한 뼘 두 뼘 어둠을 적시며 비가 온다.
혹시나 하고 나는 밖을 기웃거린다.
나는 풀이 죽는다.
빗발은 한 치 앞을 못 보게 한다.
왠지 느닷없이 그렇게 퍼붓는다.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김춘수, 「강우(降雨)」
1평소 잘해 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2지금 곁에 없는 대상을 그리워하고 있다.
3눈물의 심상을 통해 정서를 심화하고 있다.
4반복되는 일상을 통하여 대상의 부재를 확인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공통점으로 잘못된 것은 평소 잘해 주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는 설명이다.

(나)의 ‘당신’은 “아내한테 미역국 한번 끓여줘본 적 없으면서” 받기만 한 것을 뉘우치지만, <보기>의 화자는 사라진 아내를 찾으며 부재를 확인할 뿐 지난날을 후회하는 내용은 없다.

  • 곁에 없는 대상을 그리워한다는 공통점: 두 화자 모두 사라진 아내를 부르며 찾는다.
  • 눈물의 심상으로 정서를 심화한다는 공통점: (나)의 “메마른 눈에 물기가 어렸다”와 <보기>의 퍼붓는 비가 슬픔을 깊게 한다.
  • 반복되는 일상을 통해 부재를 확인한다는 공통점: (나)는 먹을 것을 청하던 일상을, <보기>는 차려진 밥상을 통해 아내가 없음을 깨닫는다.
문제 25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5】
(가)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오빠 집에 모여 있던 너의 가족들은 궁리 끝에 전단지를 만들어 엄마를 잃어버린 장소 근처에 돌리기로 했다. 일단 전단지 초안을 짜보기로 했다. 옛날 방식이다. 가족을 잃어버렸는데, 남은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몇가지 되지 않았다. 실종신고를 내는 것, 주변을 뒤지는 것, 아무나 붙잡고 이런 사람 보았느냐 묻는 것,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남동생이 인터넷에 엄마를 잃어버리게 된 이유와 잃어버린 장소와 엄마의 사진을 올리고 비슷한 분을 보게 되면 연락해달라고 게시하는 것. 엄마가 갈만한 곳이라도 찾아다니고 싶었으나 이 도시에서 엄마 혼자 갈 수 있는 곳은 없다는 것을 너는 알고 있었다. 글을 쓰는 사람이니 문안 작성은 네가 해라, 오빠가 너를 지명했다. 글을 쓰는 사람. 너는 해서는 안될 일을 하다가 들킨 것처럼 귀밑이 붉어졌다. 과연 네가 구사하는 어느 문장이 잃어버린 엄마를 찾는 데 도움이 될지.
(나)- 이봐… 나, 배고픈디. 뭐 좀 먹었으믄 좋겄는디.
당신은 헛간에 놓여 있는 빈 평상을 향해 웅얼거렸다. 고추꼭지를 따거나 깻잎을 개거나 배추를 간하다가도 당신이 뭐 좀 먹었으면 좋겠다고 하면 주저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당신 곁으로 와서는 산에 땅두릅이 났길래 좀 캐왔는디 두릅전 부쳐볼까? 자실라요? 하던 아내. 그때는 왜 그것이 평화롭고 복된 일이란 걸 몰랐을까. 아내한테 미역국 한번 끓여줘본 적 없으면서 아내가 해주는 모든 것은 어찌 그리 당연하게 받기만 했을까. 언젠가 읍내에 나갔다 온 아내가 거, 시장통의 당신 잘 가는 정육점 있잖우. 오늘 고 앞을 지나가는데 그 집 아낙이 자꾸 나를 불러서 들어갔더마는 미역국을 먹고 가라길래 웬 미역국이냐 했더니 오늘이 생일인디 남편이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줬다 합디다, 했다. 당신이 그저 듣고 있으니 맛이 있었던 건 아니요! 그란디 첨으로 정육점 아낙이 부럽던디요, 그랬다. 당신의 메마른 눈이 껌벅거렸다. 어디에 있소… 아내가 이 집으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미역국이 아니라 전도 부쳐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벌주는가… 당신의 메마른 눈에 물기가 어렸다.
당신은 이 집을 내키는 대로 떠났다가 돌아오면서도 아내가 이 집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다)잘 있어요… 난 이제 이 집에서 나갈라요.
지난여름 지하철 서울역에 혼자 남겨졌을 때 내겐 세살 적 일만 기억났네. 모든 것을 잊어버린 나는 걸을 수밖에 없었네. 내가 누구인지도 몰랐으니까. 걷고 또 걸었어. 모든 게 다 뿌옜네. 세살 때 내가 뛰어놀던 그 마당이 선명히 떠올랐네. 금 캐러도 다니고 석탄을 캐러도 다녔다는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온 그 세살 때. 나는 걸을 수 있는껏 걸었네. 아파트 사이를, 풀숲 언덕길을, 축구장을 걷고 또 걸었네. 그렇게 걸어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였나. 세살 때에 뛰어놀던 ㉠그 마당이었을까.
<중략>

저기,
내가 태어난 어두운 집 마루에 엄마가 앉아 있네.
엄마가 얼굴을 들고 나를 보네. 내가 이 집에서 태어날 때 할머니가 꿈을 꾸었다네. 누런 털이 빛나는 암소가 막 무릎을 펴고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네. 소가 힘을 쓰며 막 일어서려는 참에 태어난 아이이니 얼마나 기운이 넘치겠느냐며 이 아이 때문에 웃을 일이 많을 것이니 잘 거두라 했다네. 엄마가 파란 슬리퍼에 움푹 파인 내 발등을 들여다보네. 내 발등은 푹 파인 상처 속으로 뼈가 드러나 보이네. 엄마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지네. 저 얼굴은 내가 죽은 아이를 낳았을 때 장롱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네. 내 새끼. 엄마가 양팔을 벌리네. 엄마가 방금 죽은 아이를 품에 안듯이 나의 겨드랑이에 팔을 집어넣네. 내 발에서 파란 슬리퍼를 벗기고 나의 두발을 엄마의 무릎으로 끌어올리네. 엄마는 웃지 않네. 울지도 않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보기>의 ⓐ∼ⓓ 중, ㉠의 함축적 의미와 거리가 먼 것은?
〈 보 기〉
검정 사포를 쓰고 똑딱선을 내리면
우리 고향의 ⓐ선창가는 길보다도 사람이 많았소.
양지 바른 뒷산 푸른 송백(松柏)을 끼고
남쪽으로 트인 하늘은 깃발처럼 다정하고
낯설은 ⓑ신작로 옆대기를 들어가니
내가 트던 ⓒ돌다리와 집들이
소리 높이 창가하고 돌아가던
저녁놀이 사라진 채 남아 있고
그 길을 찾아가면
우리 집은 ⓓ유약국
행이불언(行而不言)하시는 아버지께선 어느덧
돋보기를 쓰시고 나의 절을 받으시고
헌 책력(冊曆)처럼 애정에 낡으신 어머님 옆에서
나는 끼고 온 신간(新刊)을 그림책인 양 보았소.
- 유치환, 「귀고(歸故)」
1ⓐ
2ⓑ
3ⓒ
4ⓓ
정답 및 해설

㉠의 함축적 의미와 거리가 먼 것은 ⓑ 신작로이다.

㉠ ‘그 마당’은 엄마가 돌아가고 싶어 한 어린 시절의 고향, 근원적 공간이다. <보기>에서 신작로는 “낯설은” 길로 표현되어, 화자가 기억하는 옛 고향과 달리 새로 생긴 변화의 공간을 뜻한다.

  • ⓐ 선창가: 사람이 북적이던 고향의 정겨운 기억 속 공간이다.
  • ⓒ 돌다리: 화자가 어릴 적 오가던 추억이 깃든 공간이다.
  • ⓓ 유약국: 부모님이 계신 화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근원적 공간이다.
법원직 9급 국어 기출문제모두CBT · moducbt.com
13년 1회차
총 25문항 · 객관식 · 정답·해설 포함
문제 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전략>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 ㉠ )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마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여름 장마가 개인 어느 날 봉선사(奉先寺)로 운허 노사(耘虛老師)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내리고 앞 개울 물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구었다.
아차! 이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다. 아니나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난(蘭)을 가꾸면서는 산철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하고 말았다. 밖에 볼 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 놓아야 했고, 분(盆)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 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을 듯 홀가분한 해방감, 삼 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有情)’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無所有)의 의미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不辭)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소유욕은 이해(利害)와 정비례한다. 그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 어제의 맹방(盟邦)들이 오늘에는 맞서게 되는가 하면, 서로 으르렁대던 나라끼리 친선 사절을 교환하는 사례를 우리는 얼마든지 보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 관계 때문인 것이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所有史)에서 무소유사(無所有史)로 그 향(向)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간디는 또 이런 말도 하고 있었다. “내게는 소유가 범죄처럼 생각된다.…” 그가 무엇인가를 갖는다면 같은 물건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가질 수 있을 때 한한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므로 자기 소유에 대해서 범죄처럼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자기의 분수까지도 돌볼 새 없이 들뜨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한번은 빈 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 이 육신마저 버리고 홀홀히 떠나갈 것이다. 하고많은 물량일지라도 우리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無所有)의 역리(易理)이니까.
- 법정(法頂), 「무소유(無所有)」

위 글의 서술상의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비슷한 상황에 빗대어 추상적인 관념의 이해를 돕고 있다.
2상반되는 사물과 대비하여 제재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3일상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깨달음을 통해 교훈을 주고 있다.
4소유에 대한 인간의 태도 변화를 통해 세상사의 부질없음을 깨우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이 글의 서술상 특징은 일상의 체험에서 얻은 깨달음을 통해 교훈을 주는 것이다.

난초를 뜰에 두고 외출했다가 허둥지둥 돌아온 경험에서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깨닫고, 이를 무소유의 의미로 넓혀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교훈으로 마무리한다.

  • 비슷한 상황에 빗대어 관념을 설명한다는 진술: 다른 상황에 빗댄 것이 아니라 글쓴이가 직접 겪은 일을 그대로 제시한다.
  • 상반되는 사물과 대비한다는 진술: 난초와 대비되는 사물이 따로 등장하지 않는다.
  • 태도 변화를 통해 세상사의 부질없음을 깨우친다는 진술: 글의 초점은 허무가 아니라 소유욕에서 벗어나는 데서 오는 자유와 해방감이다.
문제 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전략>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 ㉠ )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마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여름 장마가 개인 어느 날 봉선사(奉先寺)로 운허 노사(耘虛老師)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내리고 앞 개울 물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구었다.
아차! 이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다. 아니나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난(蘭)을 가꾸면서는 산철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하고 말았다. 밖에 볼 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 놓아야 했고, 분(盆)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 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을 듯 홀가분한 해방감, 삼 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有情)’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無所有)의 의미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不辭)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소유욕은 이해(利害)와 정비례한다. 그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 어제의 맹방(盟邦)들이 오늘에는 맞서게 되는가 하면, 서로 으르렁대던 나라끼리 친선 사절을 교환하는 사례를 우리는 얼마든지 보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 관계 때문인 것이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所有史)에서 무소유사(無所有史)로 그 향(向)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간디는 또 이런 말도 하고 있었다. “내게는 소유가 범죄처럼 생각된다.…” 그가 무엇인가를 갖는다면 같은 물건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가질 수 있을 때 한한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므로 자기 소유에 대해서 범죄처럼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자기의 분수까지도 돌볼 새 없이 들뜨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한번은 빈 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 이 육신마저 버리고 홀홀히 떠나갈 것이다. 하고많은 물량일지라도 우리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無所有)의 역리(易理)이니까.
- 법정(法頂), 「무소유(無所有)」

위 글을 통해 저자가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우리는 언젠가 모두 빈손으로 돌아간다.
2이 세상에 진실로 자기가 소유하는 것은 없다.
3소유욕에서 벗어날 때 인간은 자유로울 수 있다.
4소유로 인하여 삶의 균형이 파괴되고 마음의 평정을 잃는다.
정답 및 해설

글쓴이가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것은 소유욕에서 벗어날 때 인간은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라 하고, 난을 친구에게 준 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홀가분한 해방감”을 느꼈다고 하여 얽매임과 해방을 중심축으로 삼는다.

  • 언젠가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진술: 무소유를 뒷받침하는 근거의 하나일 뿐 중심 주장은 아니다.
  • 진실로 소유하는 것은 없다는 진술: 글에 직접 드러나지 않는 일반론이며, 글은 소유가 사람을 얽맨다는 점에 초점을 둔다.
  • 소유로 삶의 균형이 파괴되고 평정을 잃는다는 진술: 소유의 폐해를 말하는 부분적 내용으로, 벗어남을 통한 자유라는 결론까지 담지 못한다.
문제 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전략>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 ㉠ )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마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여름 장마가 개인 어느 날 봉선사(奉先寺)로 운허 노사(耘虛老師)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내리고 앞 개울 물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구었다.
아차! 이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다. 아니나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난(蘭)을 가꾸면서는 산철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하고 말았다. 밖에 볼 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 놓아야 했고, 분(盆)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 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을 듯 홀가분한 해방감, 삼 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有情)’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無所有)의 의미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不辭)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소유욕은 이해(利害)와 정비례한다. 그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 어제의 맹방(盟邦)들이 오늘에는 맞서게 되는가 하면, 서로 으르렁대던 나라끼리 친선 사절을 교환하는 사례를 우리는 얼마든지 보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 관계 때문인 것이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所有史)에서 무소유사(無所有史)로 그 향(向)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간디는 또 이런 말도 하고 있었다. “내게는 소유가 범죄처럼 생각된다.…” 그가 무엇인가를 갖는다면 같은 물건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가질 수 있을 때 한한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므로 자기 소유에 대해서 범죄처럼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자기의 분수까지도 돌볼 새 없이 들뜨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한번은 빈 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 이 육신마저 버리고 홀홀히 떠나갈 것이다. 하고많은 물량일지라도 우리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無所有)의 역리(易理)이니까.
- 법정(法頂), 「무소유(無所有)」

문맥으로 보아 ㉠에 가장 알맞은 말은?
1주객전도(主客顚倒)되어
2전도양양(前途洋洋)하게
3적반하장(賊反荷杖) 격으로
4자가당착(自家撞着)적으로
정답 및 해설

㉠에는 주객전도(主客顚倒)가 알맞다. 주인과 손이 뒤바뀐다는 뜻으로, 주된 것과 부차적인 것이 서로 바뀐 상황을 이른다.

사람이 필요해서 물건을 가졌는데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했으므로, 갖는 주체였던 인간이 가짐을 당하는 처지로 뒤바뀐 것이다.

  • 전도양양(前途洋洋): 앞날이 크게 열리어 희망이 넘친다는 뜻으로 문맥과 무관하다.
  • 적반하장(賊反荷杖):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큰소리치는 상황에 쓴다.
  • 자가당착(自家撞着): 자기 말이나 행동이 앞뒤가 맞지 않고 모순된다는 뜻이다.
문제 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전략>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 ㉠ )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마만큼 많이 얽히어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여름 장마가 개인 어느 날 봉선사(奉先寺)로 운허 노사(耘虛老師)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내리고 앞 개울 물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구었다.
아차! 이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다. 아니나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난(蘭)을 가꾸면서는 산철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하고 말았다. 밖에 볼 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 놓아야 했고, 분(盆)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 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을 듯 홀가분한 해방감, 삼 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有情)’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無所有)의 의미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소유욕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不辭)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소유욕은 이해(利害)와 정비례한다. 그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 어제의 맹방(盟邦)들이 오늘에는 맞서게 되는가 하면, 서로 으르렁대던 나라끼리 친선 사절을 교환하는 사례를 우리는 얼마든지 보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 관계 때문인 것이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所有史)에서 무소유사(無所有史)로 그 향(向)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간디는 또 이런 말도 하고 있었다. “내게는 소유가 범죄처럼 생각된다.…” 그가 무엇인가를 갖는다면 같은 물건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가질 수 있을 때 한한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므로 자기 소유에 대해서 범죄처럼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자기의 분수까지도 돌볼 새 없이 들뜨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한번은 빈 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내 이 육신마저 버리고 홀홀히 떠나갈 것이다. 하고많은 물량일지라도 우리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無所有)의 역리(易理)이니까.
- 법정(法頂), 「무소유(無所有)」

㉡에 나타난 표현 기법과 다른 것은?
1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 (중략) //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 김소월, 「먼 후일」
2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서는 이별이, 이별이 있어야 하네 - 서정주, 「견우의 노래」
3바라보노라 온갖 것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 고은, 「눈길」
4날과 밤으로 흐르고 흐르는 남강은 가지 않습니다. - 한용운, 「논개의 애인이 되어 그의 묘에」
정답 및 해설

㉡은 겉보기에 모순되지만 속에 진리를 담은 역설이며, 이와 다른 것은 김소월 「먼 후일」의 반어다.

「먼 후일」은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있으면서 “잊었노라”라고 말해, 속마음과 반대로 표현하는 반어로 그리움을 강조한다. 표현 자체가 논리적으로 모순되는 역설과는 구별된다.

  • 서정주 「견우의 노래」: 사랑을 위해 이별이 있어야 한다는 모순된 진술로 사랑의 깊이를 드러내는 역설이다.
  • 고은 「눈길」: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바라본다는 모순된 진술로 내면의 깨달음을 표현한 역설이다.
  • 한용운의 「논개의 애인이 되어 그의 묘에」: 흐르고 흐르는 남강이 가지 않는다는 모순된 진술로 논개의 정신이 영원함을 표현한 역설이다.
문제 5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9】
(가) 옛날 어느 왕국의 국왕이 즉위하여 결혼을 하려고 문복(問卜)을 한다. 점쟁이는 금년에 결혼을 하면 공주만 일곱을 낳을 것이고, 내년에 결혼을 하면 왕자 셋을 낳을 것이라고 한다. 왕은 점쟁이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 해에 결혼을 했는데, 왕비는 계속해서 공주만 여섯을 낳는다. 왕은 점쟁이의 예언대로 되자 왕자를 낳게 해달라고 신에게 치성을 드린다. 왕과 왕비는 상서로운 태몽을 꾸고 일곱째 아기를 낳으니 또 공주였다. 화가 난 왕은 일곱 번째 공주를 옥함에 넣어 강물에 띄워 버린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지시를 받은 비리공덕할아비와 비리공덕할미에게 구출되어 양육된다. 바리공주가 15세가 되었을 때 왕은 병이 들고, 꿈에 청의동자가 나타나 하늘이 내려 준 바리공주를 내다 버린 죄로 병이 들었으니, 병을 고치려면 바리공주를 찾아 신선 세계의 약수를 구해 먹어야 된다고 한다. 충성스런 신하가 고생 끝에 바리공주를 찾아오고, 여섯 언니가 모두 못 가겠다는 것을 바리공주 홀로 약수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도움을 받아 지옥과 대해를 무사히 건너 신선세계로 간다. 그 곳에서 무상신선을 만나 약수를 받는 값으로 나무하기 3년, 물긷기 3년, 불때기 3년 등 9년 동안 일을 해주고, 무상신선과 혼인해 아들 7명을 낳아 준다. 그리고 바리공주가 왕국으로 돌아와 보니 왕과 왕비는 이미 죽어 상여가 나가고 있다. 바리공주가 약수로 살려 내자 왕은 바리공주의 소원대로 무신(巫神)이 되어 무당의 제향(祭享)을 받아먹도록 하고, 일곱 아들은 저승의 대왕(大王)이 되게 하고, 무상신선은 산신(山神)이 되게 한다.
(나) 옛날에 환인(桓因) ―제석(帝釋)을 이른다.― 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항상 천하(天下)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人間世上)을 몹시 바랐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 태백(三危太伯)을 내려다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은 그 무리 3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꼭대기―곧 태백산은 지금의 묘향산― 의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내려와서 이 곳을 신시(神市)라 불렀다.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한다. 그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수명․질병․형벌․선악 등을 주관하고, ㉣인간의 삼백예순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敎化)시켰다.
이 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늘 신웅(神雄, 桓雄)에게 사람 되기를 빌었다. 이 때 신(神, 桓雄)이 신령한 쑥 한 심지[炷]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百日) 동안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곧 사람이 될 것이다.”
곰과 범은 이것을 받아서 먹었다. 기(忌)한 지 21일[三七日]만에 곰은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범은 능히 기하지 못했으므로 사람이 되지 못했다. 웅녀(熊女)는 그와 혼인할 상대가 없었으므로 항상 단수(壇樹) 아래에서 아이 배기를 축원했다. 환웅은 이에 임시로 변하여 그와 결혼해 주었더니, 그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단군 왕검(檀君王儉)이라 하였다.

(다) 후한(後漢)의 세조 광무제 건무(建武) 18년 임인(壬寅, A.D.42년) 3월 계욕일에 그들이 살고 있는 북쪽 구지(龜旨)―이것은 산봉우리를 말함이니, 마치 거북이 엎드린 모양과도 같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에서 무엇을 부르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중서(衆庶) 2, 3백 명이 여기에 모였는데 사람의 소리 같기는 하지만 그 모양을 숨기고 소리만 내서 말했다. “여기에 사람이 있느냐?” 구간(九干) 등이 말했다. “우리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또 말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냐?” “구지입니다.” 또 말했다. “하늘이 나에게 명하기를 이곳에 나라를 새로 세우고 임금이 되라고 하였으므로 일부러 여기에 내려온 것이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산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부르되,
㉮ 龜何龜何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 내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 구워서 먹으리.

하고, 뛰면서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대왕(大王)을 맞이하여 기뻐 뛰놀게 될 것이다.” 구간들은 이 말을 좇아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추다가 얼마 안 되어 우러러 쳐다보니 다만 자줏빛 줄이 하늘에서 드리워져서 땅에 닿고 있었다. 줄 끝을 찾아가 보니 붉은 보자기에 금합(金閤)이 싸여 있으므로 이를 열어 보니 해처럼 둥근 황금 알 여섯 개가 있었다. 모두 놀라고 기뻐하여 수없이 절했다. 조금 있다 다시 보자기에 싸서는 아도간(我刀干)의 집으로 와서 탑(榻)위에 모시고 모두 헤어졌다.
(라)岐王(기왕)ㅅ집 안해 상녜 보다니,
崔九(최구)의 집 알ᄑᆡ 몃 디윌 드러뇨.
正(정)히 이 江南(강남)애 風景(풍경)이 됴ᄒᆞ니,
곳 디ᄂᆞᆫ 時節(시절)에 ᄯᅩ 너ᄅᆞᆯ 맛보과라.
(마)A. 【녜 洞庭(동정)ㅅ 므를 듣다니,
오ᄂᆞᆯ 岳陽樓(악양루)의 올오라.】
B.【吳(오)와 楚(초)왜 東南(동남)녀키 ᄩㅓ 뎟고,
하ᄂᆞᆯ콰 ᄯᅡ콰ᄂᆞᆫ 日夜(일야)애 ᄠᅥᆺ도다.】
C.【親(친)ᄒᆞᆫ 버디 ᄒᆞᆫ 字(자)ㅅ글월도 업스니,
늘거 가매 외ᄅᆞ왼 ᄇᆡ옷 잇도다.】
D.【사호맷 ᄆᆞ리 關山(관산)ㅅ北(북)녀긔 잇ᄂᆞ니,
軒檻(헌함)ᄋᆞᆯ 비겨서 누ᇇ므를 흘리노라.】

(가)는 바리공주의 전체 줄거리다. 이를 통해 유추한 내용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
1바리공주가 무신이 되어 무당의 제향을 받아먹도록 한다는 것은 이 작품의 무속적 성격을 말해준다.
2바리공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석가세존의 도움을 받는 것은 당대인의 초월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3바리공주가 무상신선을 만나 가사 노동과 출산을 하는 것은 바리공주의 여성성을 통해서는 세계를 구원하기 힘들다는 것을 암시한다.
4바리공주가 병든 부모를 위해 불사약을 구해오는 것은 영웅적 여성의 면모를 띠는 것으로, 남성 위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가사 노동과 출산이 여성성으로는 세계를 구원하기 힘들다는 것을 암시한다는 해석이다.

바리공주는 9년의 노동과 혼인·출산을 약수의 값으로 치르고 그 약수로 죽은 부모를 살려 낸다. 즉 노동과 출산은 구원을 이루기 위한 시련 과정이며, 여성성이 구원의 바탕이 된다.

  • 무신이 되어 무당의 제향을 받는다는 결말: 무속 신의 내력을 밝히는 무가로서의 무속적 성격을 보여 준다.
  • 석가세존의 도움으로 지옥과 대해를 건너는 장면: 초월적 존재가 현실에 개입한다고 믿는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 버려진 딸이 홀로 약수를 구해 오는 행위: 여섯 언니가 모두 거절한 일을 해내는 영웅적 여성의 면모로, 아들을 바라던 왕의 태도와 대비되어 남성 위주 사회를 비판하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문제 6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9】
(가) 옛날 어느 왕국의 국왕이 즉위하여 결혼을 하려고 문복(問卜)을 한다. 점쟁이는 금년에 결혼을 하면 공주만 일곱을 낳을 것이고, 내년에 결혼을 하면 왕자 셋을 낳을 것이라고 한다. 왕은 점쟁이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 해에 결혼을 했는데, 왕비는 계속해서 공주만 여섯을 낳는다. 왕은 점쟁이의 예언대로 되자 왕자를 낳게 해달라고 신에게 치성을 드린다. 왕과 왕비는 상서로운 태몽을 꾸고 일곱째 아기를 낳으니 또 공주였다. 화가 난 왕은 일곱 번째 공주를 옥함에 넣어 강물에 띄워 버린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지시를 받은 비리공덕할아비와 비리공덕할미에게 구출되어 양육된다. 바리공주가 15세가 되었을 때 왕은 병이 들고, 꿈에 청의동자가 나타나 하늘이 내려 준 바리공주를 내다 버린 죄로 병이 들었으니, 병을 고치려면 바리공주를 찾아 신선 세계의 약수를 구해 먹어야 된다고 한다. 충성스런 신하가 고생 끝에 바리공주를 찾아오고, 여섯 언니가 모두 못 가겠다는 것을 바리공주 홀로 약수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도움을 받아 지옥과 대해를 무사히 건너 신선세계로 간다. 그 곳에서 무상신선을 만나 약수를 받는 값으로 나무하기 3년, 물긷기 3년, 불때기 3년 등 9년 동안 일을 해주고, 무상신선과 혼인해 아들 7명을 낳아 준다. 그리고 바리공주가 왕국으로 돌아와 보니 왕과 왕비는 이미 죽어 상여가 나가고 있다. 바리공주가 약수로 살려 내자 왕은 바리공주의 소원대로 무신(巫神)이 되어 무당의 제향(祭享)을 받아먹도록 하고, 일곱 아들은 저승의 대왕(大王)이 되게 하고, 무상신선은 산신(山神)이 되게 한다.
(나) 옛날에 환인(桓因) ―제석(帝釋)을 이른다.― 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항상 천하(天下)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人間世上)을 몹시 바랐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 태백(三危太伯)을 내려다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은 그 무리 3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꼭대기―곧 태백산은 지금의 묘향산― 의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내려와서 이 곳을 신시(神市)라 불렀다.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한다. 그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수명․질병․형벌․선악 등을 주관하고, ㉣인간의 삼백예순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敎化)시켰다.
이 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늘 신웅(神雄, 桓雄)에게 사람 되기를 빌었다. 이 때 신(神, 桓雄)이 신령한 쑥 한 심지[炷]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百日) 동안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곧 사람이 될 것이다.”
곰과 범은 이것을 받아서 먹었다. 기(忌)한 지 21일[三七日]만에 곰은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범은 능히 기하지 못했으므로 사람이 되지 못했다. 웅녀(熊女)는 그와 혼인할 상대가 없었으므로 항상 단수(壇樹) 아래에서 아이 배기를 축원했다. 환웅은 이에 임시로 변하여 그와 결혼해 주었더니, 그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단군 왕검(檀君王儉)이라 하였다.

(다) 후한(後漢)의 세조 광무제 건무(建武) 18년 임인(壬寅, A.D.42년) 3월 계욕일에 그들이 살고 있는 북쪽 구지(龜旨)―이것은 산봉우리를 말함이니, 마치 거북이 엎드린 모양과도 같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에서 무엇을 부르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중서(衆庶) 2, 3백 명이 여기에 모였는데 사람의 소리 같기는 하지만 그 모양을 숨기고 소리만 내서 말했다. “여기에 사람이 있느냐?” 구간(九干) 등이 말했다. “우리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또 말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냐?” “구지입니다.” 또 말했다. “하늘이 나에게 명하기를 이곳에 나라를 새로 세우고 임금이 되라고 하였으므로 일부러 여기에 내려온 것이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산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부르되,
㉮ 龜何龜何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 내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 구워서 먹으리.

하고, 뛰면서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대왕(大王)을 맞이하여 기뻐 뛰놀게 될 것이다.” 구간들은 이 말을 좇아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추다가 얼마 안 되어 우러러 쳐다보니 다만 자줏빛 줄이 하늘에서 드리워져서 땅에 닿고 있었다. 줄 끝을 찾아가 보니 붉은 보자기에 금합(金閤)이 싸여 있으므로 이를 열어 보니 해처럼 둥근 황금 알 여섯 개가 있었다. 모두 놀라고 기뻐하여 수없이 절했다. 조금 있다 다시 보자기에 싸서는 아도간(我刀干)의 집으로 와서 탑(榻)위에 모시고 모두 헤어졌다.
(라)岐王(기왕)ㅅ집 안해 상녜 보다니,
崔九(최구)의 집 알ᄑᆡ 몃 디윌 드러뇨.
正(정)히 이 江南(강남)애 風景(풍경)이 됴ᄒᆞ니,
곳 디ᄂᆞᆫ 時節(시절)에 ᄯᅩ 너ᄅᆞᆯ 맛보과라.
(마)A. 【녜 洞庭(동정)ㅅ 므를 듣다니,
오ᄂᆞᆯ 岳陽樓(악양루)의 올오라.】
B.【吳(오)와 楚(초)왜 東南(동남)녀키 ᄩㅓ 뎟고,
하ᄂᆞᆯ콰 ᄯᅡ콰ᄂᆞᆫ 日夜(일야)애 ᄠᅥᆺ도다.】
C.【親(친)ᄒᆞᆫ 버디 ᄒᆞᆫ 字(자)ㅅ글월도 업스니,
늘거 가매 외ᄅᆞ왼 ᄇᆡ옷 잇도다.】
D.【사호맷 ᄆᆞ리 關山(관산)ㅅ北(북)녀긔 잇ᄂᆞ니,
軒檻(헌함)ᄋᆞᆯ 비겨서 누ᇇ므를 흘리노라.】

<보기>는 (나)∼(마)에 대한 설명이다. 옳은 것을 모두 고른 사람은?
〈 보 기〉
ⓐ(나)의 신단수(神壇樹)는 (다)의 자줏빛 줄과 마찬가지로 천상세계와 지상세계를 연결하는 매개 장치이다.
ⓑ(다)의 머리와 황금 알을 원시․고대인이 고귀한 생명의 상징으로 여겼음을 알 수 있다.
ⓒ(라)의 곳 디ᄂᆞᆫ 時節(시절)은 시적화자가 너를 만난 시기인 동시에, 두 사람의 노년기를 상징한다.
ⓓ(마)의 3~4행은 동정호와 넓은 공간과의 연관을 통해 호수의 광활함을 묘사하는 대구가 된다.
ⓔ(마)의 5~6행은 친구의 글월 없음[無]과 동정호에 외로운 배 한 척 떠 있음[有]을 대구를 통해 대조하여, 자신의 고독한 심사를 표현하고 있다.
1지현 : ⓐ, ⓑ
2옥빈 : ⓐ, ⓑ, ⓒ
3효리 : ⓐ, ⓑ, ⓒ, ⓓ
4태희 : ⓐ, ⓑ, ⓒ, ⓓ, ⓔ
정답 및 해설

<보기>의 ⓐ~ⓔ가 모두 옳으므로, 다섯 개를 모두 고른 사람이 옳다.

건국 신화와 두보의 시(언해)를 이해하는 핵심은 천상과 지상의 매개물, 그리고 시구의 대구 구조다.

  • ⓐ: 신단수와 자줏빛 줄은 모두 하늘의 존재가 지상으로 내려오는 통로다.
  • ⓑ: 거북의 머리와 황금 알은 생명과 탄생(수로왕의 강림)을 상징한다.
  • ⓒ: (라)의 ‘곳 디ᄂᆞᆫ 時節’은 화자가 옛 지인 ‘너’를 다시 만난 늦봄이면서, 두 사람의 쇠락한 노년을 함께 상징한다.
  • ⓓ: (마)의 3~4행은 오와 초가 동남으로 갈라지고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떠 있다고 하여, 대구로 동정호의 광활함을 그린다.
  • ⓔ: (마)의 5~6행은 벗의 편지 한 자 없음과 외로운 배만 있음을 대구로 대조해 고독을 드러낸다.
문제 7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9】
(가) 옛날 어느 왕국의 국왕이 즉위하여 결혼을 하려고 문복(問卜)을 한다. 점쟁이는 금년에 결혼을 하면 공주만 일곱을 낳을 것이고, 내년에 결혼을 하면 왕자 셋을 낳을 것이라고 한다. 왕은 점쟁이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 해에 결혼을 했는데, 왕비는 계속해서 공주만 여섯을 낳는다. 왕은 점쟁이의 예언대로 되자 왕자를 낳게 해달라고 신에게 치성을 드린다. 왕과 왕비는 상서로운 태몽을 꾸고 일곱째 아기를 낳으니 또 공주였다. 화가 난 왕은 일곱 번째 공주를 옥함에 넣어 강물에 띄워 버린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지시를 받은 비리공덕할아비와 비리공덕할미에게 구출되어 양육된다. 바리공주가 15세가 되었을 때 왕은 병이 들고, 꿈에 청의동자가 나타나 하늘이 내려 준 바리공주를 내다 버린 죄로 병이 들었으니, 병을 고치려면 바리공주를 찾아 신선 세계의 약수를 구해 먹어야 된다고 한다. 충성스런 신하가 고생 끝에 바리공주를 찾아오고, 여섯 언니가 모두 못 가겠다는 것을 바리공주 홀로 약수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도움을 받아 지옥과 대해를 무사히 건너 신선세계로 간다. 그 곳에서 무상신선을 만나 약수를 받는 값으로 나무하기 3년, 물긷기 3년, 불때기 3년 등 9년 동안 일을 해주고, 무상신선과 혼인해 아들 7명을 낳아 준다. 그리고 바리공주가 왕국으로 돌아와 보니 왕과 왕비는 이미 죽어 상여가 나가고 있다. 바리공주가 약수로 살려 내자 왕은 바리공주의 소원대로 무신(巫神)이 되어 무당의 제향(祭享)을 받아먹도록 하고, 일곱 아들은 저승의 대왕(大王)이 되게 하고, 무상신선은 산신(山神)이 되게 한다.
(나) 옛날에 환인(桓因) ―제석(帝釋)을 이른다.― 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항상 천하(天下)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人間世上)을 몹시 바랐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 태백(三危太伯)을 내려다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은 그 무리 3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꼭대기―곧 태백산은 지금의 묘향산― 의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내려와서 이 곳을 신시(神市)라 불렀다.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한다. 그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수명․질병․형벌․선악 등을 주관하고, ㉣인간의 삼백예순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敎化)시켰다.
이 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늘 신웅(神雄, 桓雄)에게 사람 되기를 빌었다. 이 때 신(神, 桓雄)이 신령한 쑥 한 심지[炷]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百日) 동안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곧 사람이 될 것이다.”
곰과 범은 이것을 받아서 먹었다. 기(忌)한 지 21일[三七日]만에 곰은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범은 능히 기하지 못했으므로 사람이 되지 못했다. 웅녀(熊女)는 그와 혼인할 상대가 없었으므로 항상 단수(壇樹) 아래에서 아이 배기를 축원했다. 환웅은 이에 임시로 변하여 그와 결혼해 주었더니, 그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단군 왕검(檀君王儉)이라 하였다.

(다) 후한(後漢)의 세조 광무제 건무(建武) 18년 임인(壬寅, A.D.42년) 3월 계욕일에 그들이 살고 있는 북쪽 구지(龜旨)―이것은 산봉우리를 말함이니, 마치 거북이 엎드린 모양과도 같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에서 무엇을 부르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중서(衆庶) 2, 3백 명이 여기에 모였는데 사람의 소리 같기는 하지만 그 모양을 숨기고 소리만 내서 말했다. “여기에 사람이 있느냐?” 구간(九干) 등이 말했다. “우리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또 말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냐?” “구지입니다.” 또 말했다. “하늘이 나에게 명하기를 이곳에 나라를 새로 세우고 임금이 되라고 하였으므로 일부러 여기에 내려온 것이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산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부르되,
㉮ 龜何龜何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 내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 구워서 먹으리.

하고, 뛰면서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대왕(大王)을 맞이하여 기뻐 뛰놀게 될 것이다.” 구간들은 이 말을 좇아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추다가 얼마 안 되어 우러러 쳐다보니 다만 자줏빛 줄이 하늘에서 드리워져서 땅에 닿고 있었다. 줄 끝을 찾아가 보니 붉은 보자기에 금합(金閤)이 싸여 있으므로 이를 열어 보니 해처럼 둥근 황금 알 여섯 개가 있었다. 모두 놀라고 기뻐하여 수없이 절했다. 조금 있다 다시 보자기에 싸서는 아도간(我刀干)의 집으로 와서 탑(榻)위에 모시고 모두 헤어졌다.
(라)岐王(기왕)ㅅ집 안해 상녜 보다니,
崔九(최구)의 집 알ᄑᆡ 몃 디윌 드러뇨.
正(정)히 이 江南(강남)애 風景(풍경)이 됴ᄒᆞ니,
곳 디ᄂᆞᆫ 時節(시절)에 ᄯᅩ 너ᄅᆞᆯ 맛보과라.
(마)A. 【녜 洞庭(동정)ㅅ 므를 듣다니,
오ᄂᆞᆯ 岳陽樓(악양루)의 올오라.】
B.【吳(오)와 楚(초)왜 東南(동남)녀키 ᄩㅓ 뎟고,
하ᄂᆞᆯ콰 ᄯᅡ콰ᄂᆞᆫ 日夜(일야)애 ᄠᅥᆺ도다.】
C.【親(친)ᄒᆞᆫ 버디 ᄒᆞᆫ 字(자)ㅅ글월도 업스니,
늘거 가매 외ᄅᆞ왼 ᄇᆡ옷 잇도다.】
D.【사호맷 ᄆᆞ리 關山(관산)ㅅ北(북)녀긔 잇ᄂᆞ니,
軒檻(헌함)ᄋᆞᆯ 비겨서 누ᇇ므를 흘리노라.】

<보기>의 「해가(海歌)」와 ㉮작품에 대한 비교가 적절하지 않은 것은?
〈 보 기〉
신라 성덕왕 때 수로(首露)부인이 바다의 용에게 잡혀갔을 때, 어떤 노인의 말에 따라 여러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며 막대기로 언덕을 치자 용이 부인을 받들고 나왔다고 한다. 사람들이 부른 노래는 「해가(海歌)」라고 하는데, 『삼국유사』에는 이렇게 한역(漢譯)되어 있다.
龜乎龜乎出水路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놔라.
掠人婦女罪何極 남의 아내 앗은 죄 그 얼마나 큰가?
汝若悖逆不出獻 네 만약 어기어 바치지 않으면,
入網捕掠燔之喫 그물로 잡아서 구워 먹으리.
이 「해가」를 보면 「구지가」가 후대에도 구비 전승되었음을 알 수 있다.
1「해가」와 ㉮에서 ‘거북’은 주술을 통해 성취될 시적 화자의 소망을 듣는 존재이다.
2「해가」와 ㉮는 집단적으로 요구하는 노래이기 때문에, ‘거북’은 부정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3「해가」와 ㉮는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호명 → 소원의 표출(요구) → 위협’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4「해가」는 ㉮와 다르게 초자연적 존재의 비도덕적 행위를 지적하며 ‘요구의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두 노래가 집단적 요구이므로 ‘거북’이 부정적 성격을 지닌다는 진술이다.

집단이 부르는 주술적 노래라는 점이 거북의 성격을 부정적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특히 ㉮의 거북은 수로왕의 강림을 이루어 줄 신령스러운 존재로서 호명된다.

  • 거북이 소망을 듣는 존재라는 진술: 두 노래 모두 거북을 불러 요구를 전달하므로 적절하다.
  • 호명-요구-위협 구조라는 진술: “거북아 거북아” → “내어라/내놔라” → “구워 먹으리”의 구조가 두 노래에 공통된다.
  • 「해가」만 요구의 이유를 제시한다는 진술: 「해가」에는 “남의 아내 앗은 죄 그 얼마나 큰가?”라는 이유가 덧붙어 있으나 ㉮에는 없다.
문제 8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9】
(가) 옛날 어느 왕국의 국왕이 즉위하여 결혼을 하려고 문복(問卜)을 한다. 점쟁이는 금년에 결혼을 하면 공주만 일곱을 낳을 것이고, 내년에 결혼을 하면 왕자 셋을 낳을 것이라고 한다. 왕은 점쟁이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 해에 결혼을 했는데, 왕비는 계속해서 공주만 여섯을 낳는다. 왕은 점쟁이의 예언대로 되자 왕자를 낳게 해달라고 신에게 치성을 드린다. 왕과 왕비는 상서로운 태몽을 꾸고 일곱째 아기를 낳으니 또 공주였다. 화가 난 왕은 일곱 번째 공주를 옥함에 넣어 강물에 띄워 버린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지시를 받은 비리공덕할아비와 비리공덕할미에게 구출되어 양육된다. 바리공주가 15세가 되었을 때 왕은 병이 들고, 꿈에 청의동자가 나타나 하늘이 내려 준 바리공주를 내다 버린 죄로 병이 들었으니, 병을 고치려면 바리공주를 찾아 신선 세계의 약수를 구해 먹어야 된다고 한다. 충성스런 신하가 고생 끝에 바리공주를 찾아오고, 여섯 언니가 모두 못 가겠다는 것을 바리공주 홀로 약수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도움을 받아 지옥과 대해를 무사히 건너 신선세계로 간다. 그 곳에서 무상신선을 만나 약수를 받는 값으로 나무하기 3년, 물긷기 3년, 불때기 3년 등 9년 동안 일을 해주고, 무상신선과 혼인해 아들 7명을 낳아 준다. 그리고 바리공주가 왕국으로 돌아와 보니 왕과 왕비는 이미 죽어 상여가 나가고 있다. 바리공주가 약수로 살려 내자 왕은 바리공주의 소원대로 무신(巫神)이 되어 무당의 제향(祭享)을 받아먹도록 하고, 일곱 아들은 저승의 대왕(大王)이 되게 하고, 무상신선은 산신(山神)이 되게 한다.
(나) 옛날에 환인(桓因) ―제석(帝釋)을 이른다.― 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항상 천하(天下)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人間世上)을 몹시 바랐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 태백(三危太伯)을 내려다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은 그 무리 3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꼭대기―곧 태백산은 지금의 묘향산― 의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내려와서 이 곳을 신시(神市)라 불렀다.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한다. 그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수명․질병․형벌․선악 등을 주관하고, ㉣인간의 삼백예순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敎化)시켰다.
이 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늘 신웅(神雄, 桓雄)에게 사람 되기를 빌었다. 이 때 신(神, 桓雄)이 신령한 쑥 한 심지[炷]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百日) 동안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곧 사람이 될 것이다.”
곰과 범은 이것을 받아서 먹었다. 기(忌)한 지 21일[三七日]만에 곰은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범은 능히 기하지 못했으므로 사람이 되지 못했다. 웅녀(熊女)는 그와 혼인할 상대가 없었으므로 항상 단수(壇樹) 아래에서 아이 배기를 축원했다. 환웅은 이에 임시로 변하여 그와 결혼해 주었더니, 그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단군 왕검(檀君王儉)이라 하였다.

(다) 후한(後漢)의 세조 광무제 건무(建武) 18년 임인(壬寅, A.D.42년) 3월 계욕일에 그들이 살고 있는 북쪽 구지(龜旨)―이것은 산봉우리를 말함이니, 마치 거북이 엎드린 모양과도 같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에서 무엇을 부르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중서(衆庶) 2, 3백 명이 여기에 모였는데 사람의 소리 같기는 하지만 그 모양을 숨기고 소리만 내서 말했다. “여기에 사람이 있느냐?” 구간(九干) 등이 말했다. “우리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또 말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냐?” “구지입니다.” 또 말했다. “하늘이 나에게 명하기를 이곳에 나라를 새로 세우고 임금이 되라고 하였으므로 일부러 여기에 내려온 것이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산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부르되,
㉮ 龜何龜何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 내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 구워서 먹으리.

하고, 뛰면서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대왕(大王)을 맞이하여 기뻐 뛰놀게 될 것이다.” 구간들은 이 말을 좇아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추다가 얼마 안 되어 우러러 쳐다보니 다만 자줏빛 줄이 하늘에서 드리워져서 땅에 닿고 있었다. 줄 끝을 찾아가 보니 붉은 보자기에 금합(金閤)이 싸여 있으므로 이를 열어 보니 해처럼 둥근 황금 알 여섯 개가 있었다. 모두 놀라고 기뻐하여 수없이 절했다. 조금 있다 다시 보자기에 싸서는 아도간(我刀干)의 집으로 와서 탑(榻)위에 모시고 모두 헤어졌다.
(라)岐王(기왕)ㅅ집 안해 상녜 보다니,
崔九(최구)의 집 알ᄑᆡ 몃 디윌 드러뇨.
正(정)히 이 江南(강남)애 風景(풍경)이 됴ᄒᆞ니,
곳 디ᄂᆞᆫ 時節(시절)에 ᄯᅩ 너ᄅᆞᆯ 맛보과라.
(마)A. 【녜 洞庭(동정)ㅅ 므를 듣다니,
오ᄂᆞᆯ 岳陽樓(악양루)의 올오라.】
B.【吳(오)와 楚(초)왜 東南(동남)녀키 ᄩㅓ 뎟고,
하ᄂᆞᆯ콰 ᄯᅡ콰ᄂᆞᆫ 日夜(일야)애 ᄠᅥᆺ도다.】
C.【親(친)ᄒᆞᆫ 버디 ᄒᆞᆫ 字(자)ㅅ글월도 업스니,
늘거 가매 외ᄅᆞ왼 ᄇᆡ옷 잇도다.】
D.【사호맷 ᄆᆞ리 關山(관산)ㅅ北(북)녀긔 잇ᄂᆞ니,
軒檻(헌함)ᄋᆞᆯ 비겨서 누ᇇ므를 흘리노라.】

㉠∼㉤ 중 환웅이 지닌 제사장으로서의 신성한 권능을 의미하는 것은?
1㉠, ㉡
2㉢, ㉣
3㉣, ㉤
4㉠, ㉤
정답 및 해설

제사장으로서의 신성한 권능을 뜻하는 것은 천부인(㉠)과 풍백·우사·운사(㉡)이다.

천부인은 하늘의 아들임을 증명하는 신물로 제사장의 권위를 상징하고, 바람·비·구름을 다스리는 존재를 거느린 것은 하늘과 통하는 주술적·종교적 권능을 보여 준다. 반면 ㉢~㉤은 인간 세계를 실제로 다스리는 정치적 통치자의 역할이다.

  • 곡식·수명·질병·형벌·선악 주관(㉢): 사회 질서를 관장하는 통치 기능이다.
  • 삼백예순여 가지 일 주관(㉣): 인간사 전반을 다스리는 정치 기능이다.
  •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 통치의 결과를 말한 것이다.
문제 9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9】
(가) 옛날 어느 왕국의 국왕이 즉위하여 결혼을 하려고 문복(問卜)을 한다. 점쟁이는 금년에 결혼을 하면 공주만 일곱을 낳을 것이고, 내년에 결혼을 하면 왕자 셋을 낳을 것이라고 한다. 왕은 점쟁이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 해에 결혼을 했는데, 왕비는 계속해서 공주만 여섯을 낳는다. 왕은 점쟁이의 예언대로 되자 왕자를 낳게 해달라고 신에게 치성을 드린다. 왕과 왕비는 상서로운 태몽을 꾸고 일곱째 아기를 낳으니 또 공주였다. 화가 난 왕은 일곱 번째 공주를 옥함에 넣어 강물에 띄워 버린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지시를 받은 비리공덕할아비와 비리공덕할미에게 구출되어 양육된다. 바리공주가 15세가 되었을 때 왕은 병이 들고, 꿈에 청의동자가 나타나 하늘이 내려 준 바리공주를 내다 버린 죄로 병이 들었으니, 병을 고치려면 바리공주를 찾아 신선 세계의 약수를 구해 먹어야 된다고 한다. 충성스런 신하가 고생 끝에 바리공주를 찾아오고, 여섯 언니가 모두 못 가겠다는 것을 바리공주 홀로 약수를 구하러 길을 떠난다. 바리공주는 석가세존의 도움을 받아 지옥과 대해를 무사히 건너 신선세계로 간다. 그 곳에서 무상신선을 만나 약수를 받는 값으로 나무하기 3년, 물긷기 3년, 불때기 3년 등 9년 동안 일을 해주고, 무상신선과 혼인해 아들 7명을 낳아 준다. 그리고 바리공주가 왕국으로 돌아와 보니 왕과 왕비는 이미 죽어 상여가 나가고 있다. 바리공주가 약수로 살려 내자 왕은 바리공주의 소원대로 무신(巫神)이 되어 무당의 제향(祭享)을 받아먹도록 하고, 일곱 아들은 저승의 대왕(大王)이 되게 하고, 무상신선은 산신(山神)이 되게 한다.
(나) 옛날에 환인(桓因) ―제석(帝釋)을 이른다.― 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항상 천하(天下)에 뜻을 두고 인간 세상(人間世上)을 몹시 바랐다.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 태백(三危太伯)을 내려다보니,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할 만했다. 이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내려가서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
환웅은 그 무리 3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꼭대기―곧 태백산은 지금의 묘향산― 의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내려와서 이 곳을 신시(神市)라 불렀다. 이 분을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한다. 그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식․수명․질병․형벌․선악 등을 주관하고, ㉣인간의 삼백예순여 가지 일을 주관하여 ㉤인간 세계를 다스려 교화(敎化)시켰다.
이 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서 살았는데, 늘 신웅(神雄, 桓雄)에게 사람 되기를 빌었다. 이 때 신(神, 桓雄)이 신령한 쑥 한 심지[炷]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말했다.
“너희들이 이것을 먹고 백일(百日) 동안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곧 사람이 될 것이다.”
곰과 범은 이것을 받아서 먹었다. 기(忌)한 지 21일[三七日]만에 곰은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범은 능히 기하지 못했으므로 사람이 되지 못했다. 웅녀(熊女)는 그와 혼인할 상대가 없었으므로 항상 단수(壇樹) 아래에서 아이 배기를 축원했다. 환웅은 이에 임시로 변하여 그와 결혼해 주었더니, 그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단군 왕검(檀君王儉)이라 하였다.

(다) 후한(後漢)의 세조 광무제 건무(建武) 18년 임인(壬寅, A.D.42년) 3월 계욕일에 그들이 살고 있는 북쪽 구지(龜旨)―이것은 산봉우리를 말함이니, 마치 거북이 엎드린 모양과도 같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에서 무엇을 부르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중서(衆庶) 2, 3백 명이 여기에 모였는데 사람의 소리 같기는 하지만 그 모양을 숨기고 소리만 내서 말했다. “여기에 사람이 있느냐?” 구간(九干) 등이 말했다. “우리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또 말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냐?” “구지입니다.” 또 말했다. “하늘이 나에게 명하기를 이곳에 나라를 새로 세우고 임금이 되라고 하였으므로 일부러 여기에 내려온 것이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산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면서 노래를 부르되,
㉮ 龜何龜何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 내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 구워서 먹으리.

하고, 뛰면서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대왕(大王)을 맞이하여 기뻐 뛰놀게 될 것이다.” 구간들은 이 말을 좇아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추다가 얼마 안 되어 우러러 쳐다보니 다만 자줏빛 줄이 하늘에서 드리워져서 땅에 닿고 있었다. 줄 끝을 찾아가 보니 붉은 보자기에 금합(金閤)이 싸여 있으므로 이를 열어 보니 해처럼 둥근 황금 알 여섯 개가 있었다. 모두 놀라고 기뻐하여 수없이 절했다. 조금 있다 다시 보자기에 싸서는 아도간(我刀干)의 집으로 와서 탑(榻)위에 모시고 모두 헤어졌다.
(라)岐王(기왕)ㅅ집 안해 상녜 보다니,
崔九(최구)의 집 알ᄑᆡ 몃 디윌 드러뇨.
正(정)히 이 江南(강남)애 風景(풍경)이 됴ᄒᆞ니,
곳 디ᄂᆞᆫ 時節(시절)에 ᄯᅩ 너ᄅᆞᆯ 맛보과라.
(마)A. 【녜 洞庭(동정)ㅅ 므를 듣다니,
오ᄂᆞᆯ 岳陽樓(악양루)의 올오라.】
B.【吳(오)와 楚(초)왜 東南(동남)녀키 ᄩㅓ 뎟고,
하ᄂᆞᆯ콰 ᄯᅡ콰ᄂᆞᆫ 日夜(일야)애 ᄠᅥᆺ도다.】
C.【親(친)ᄒᆞᆫ 버디 ᄒᆞᆫ 字(자)ㅅ글월도 업스니,
늘거 가매 외ᄅᆞ왼 ᄇᆡ옷 잇도다.】
D.【사호맷 ᄆᆞ리 關山(관산)ㅅ北(북)녀긔 잇ᄂᆞ니,
軒檻(헌함)ᄋᆞᆯ 비겨서 누ᇇ므를 흘리노라.】

【A∼D】중에서 시인의 우국충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1A
2B
3C
4D
정답 및 해설

시인의 우국충정이 드러나는 부분은 D이다.

D는 “사호맷 ᄆᆞ리 關山ㅅ北녀긔 잇ᄂᆞ니(싸움터의 말이 관산 북쪽에 있으니)”라 하여 전란에 휩싸인 나라를 떠올리고, 난간에 기대어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을 드러낸다.

  • A: 예전에 듣던 동정호에 오늘 악양루에 올랐다는 감회로, 도입부의 서경이다.
  • B: 오·초 땅과 하늘·땅이 떠 있는 듯한 동정호의 광활함을 묘사한 부분이다.
  • C: 벗의 편지 하나 없이 늙어 가며 외로운 배뿐이라는 개인적 고독을 노래한 부분이다.
문제 1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4】
(가)세상은 또 한 고비 넘고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몸부림치다 와 닿는 둘째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
이 나이토록 배운 것이라곤 원고지 메꿔 밥비는 재주 뿐 쫓기듯 붙잡는 원고지 칸이 마침내 못 건널 운명의 강처럼 넓기만 한데 달아오른 불덩어리 초라한 몸 가릴 방 한칸이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본다.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 없고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 잠이 오지 않는다
- 김사인, 지상의 방 한 칸
(나)시(詩)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서른 먹은 사내가 하나 잠을 못 잔다.
먼 기적 소리 처마를 스쳐가고
잠들은 아내와 어린 것의 베갯맡에
밤눈이 내려 쌓이나 보다.
무수한 손에 뺨을 얻어맞으며
항시 곤두박질해 온 생활의 노래
지나는 돌팔매에도 이제는 피곤하다.
먹고 산다는 것,
너는 언제까지 나를 쫓아오느냐.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다.
ⓒ담배를 피워 문다.
쓸쓸한 것이 오장을 씻어 내린다.
노신(魯迅)이여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
온 세계가 눈물에 젖어 있는 밤
상해(上海) 호마로(胡馬路) 어느 뒷골목에서
쓸쓸히 앉아 지키던 등불
ⓓ등불이 나에게 속삭거린다.
여기 하나의 상심(傷心)한 사람이 있다.
- 김광균, 노신
(다)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 니, 주인(主人)은 “거지는 인격(人格)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生命)이 없다. 너를 도와 주는 것은 죄악(罪惡)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 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 니다.
“민적 없는 자(者)는 인권(人權)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 에게 무슨 정조(貞操)냐.”하고 능욕하려는 장군(將軍)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 로 화(化)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倫理), 도덕(道德), 법률(法律)은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永遠)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人間歷史)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용운, 당신을 보았습니다

(가)∼(다)의 화자가 나눈 대화 내용이 위 글과 어긋나는 것은?
1(가): 삶이 너무 힘드네요. 차라리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2(나): 가난이 힘들기는 하지요.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함을 잃지 않은 선각들이 있었음을 잊지 마셔요.
3(다): 맞습니다. 저 같은 경우 어려움에 부딪히면 늘 구원해 주는 현실적 존재가 있었어요.
4(가): 하지만 잠든 처자식의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그저 암담할 뿐이어요.
정답 및 해설

글과 어긋나는 것은 (다)의 화자가 어려움마다 구원해 주는 현실적 존재가 있었다고 말하는 대화다.

(다)의 ‘당신’은 “당신이 가신 뒤로”라고 했듯 곁에 없는 존재이며, 화자는 이웃 주인과 장군에게 모욕당한 뒤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볼 뿐이다. 현실에서 도움을 준 존재는 없고, 당신은 부재하는 정신적 지향 대상이다.

  • (가)가 삶을 포기하고 싶다고 말하는 대화: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와 맞는다.
  • (나)가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했던 선각을 말하는 대화: 화자가 고독한 등불을 지키던 노신을 떠올리는 내용과 맞는다.
  • (가)가 잠든 처자식을 보면 암담하다고 말하는 대화: 둘째의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보는 장면과 맞는다.
문제 1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4】
(가)세상은 또 한 고비 넘고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몸부림치다 와 닿는 둘째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
이 나이토록 배운 것이라곤 원고지 메꿔 밥비는 재주 뿐 쫓기듯 붙잡는 원고지 칸이 마침내 못 건널 운명의 강처럼 넓기만 한데 달아오른 불덩어리 초라한 몸 가릴 방 한칸이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본다.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 없고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 잠이 오지 않는다
- 김사인, 지상의 방 한 칸
(나)시(詩)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서른 먹은 사내가 하나 잠을 못 잔다.
먼 기적 소리 처마를 스쳐가고
잠들은 아내와 어린 것의 베갯맡에
밤눈이 내려 쌓이나 보다.
무수한 손에 뺨을 얻어맞으며
항시 곤두박질해 온 생활의 노래
지나는 돌팔매에도 이제는 피곤하다.
먹고 산다는 것,
너는 언제까지 나를 쫓아오느냐.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다.
ⓒ담배를 피워 문다.
쓸쓸한 것이 오장을 씻어 내린다.
노신(魯迅)이여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
온 세계가 눈물에 젖어 있는 밤
상해(上海) 호마로(胡馬路) 어느 뒷골목에서
쓸쓸히 앉아 지키던 등불
ⓓ등불이 나에게 속삭거린다.
여기 하나의 상심(傷心)한 사람이 있다.
- 김광균, 노신
(다)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 니, 주인(主人)은 “거지는 인격(人格)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生命)이 없다. 너를 도와 주는 것은 죄악(罪惡)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 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 니다.
“민적 없는 자(者)는 인권(人權)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 에게 무슨 정조(貞操)냐.”하고 능욕하려는 장군(將軍)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 로 화(化)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倫理), 도덕(道德), 법률(法律)은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永遠)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人間歷史)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용운, 당신을 보았습니다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가)와 (나)에는 화자가 바라는 이상적 삶의 모습이 구체화되어 있다.
2(가)와 (다)에는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표출 되어 있다.
3(나)와 (다)에는 화자가 지향하거나 의지하고 싶은 존재가 설정되어 있다.
4(가)∼(다) 모두 시간의 변동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가장 적절한 것은 (나)와 (다)에 화자가 지향하거나 의지하고 싶은 존재가 설정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나)에서는 “노신(魯迅)이여 /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라며 노신을 떠올리고, (다)에서는 고난의 순간마다 “당신을 보았습니다”라며 당신에게 기댄다.

  • (가)와 (나)에 이상적 삶이 구체화되어 있다는 설명: 두 시는 가난과 생활고의 현실을 그릴 뿐 이상적 삶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 (가)와 (다)에 적극적 해결 의지가 표출된다는 설명: (가)는 잠 못 드는 절망을 드러내며, 해결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출하지 않는다.
  • 모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한다는 설명: (다)는 고난의 장면을 나열하는 방식이고, (가)도 한밤의 상황에 머물러 시간 변동에 따른 전개라 보기 어렵다.
문제 1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4】
(가)세상은 또 한 고비 넘고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몸부림치다 와 닿는 둘째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
이 나이토록 배운 것이라곤 원고지 메꿔 밥비는 재주 뿐 쫓기듯 붙잡는 원고지 칸이 마침내 못 건널 운명의 강처럼 넓기만 한데 달아오른 불덩어리 초라한 몸 가릴 방 한칸이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본다.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 없고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 잠이 오지 않는다
- 김사인, 지상의 방 한 칸
(나)시(詩)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서른 먹은 사내가 하나 잠을 못 잔다.
먼 기적 소리 처마를 스쳐가고
잠들은 아내와 어린 것의 베갯맡에
밤눈이 내려 쌓이나 보다.
무수한 손에 뺨을 얻어맞으며
항시 곤두박질해 온 생활의 노래
지나는 돌팔매에도 이제는 피곤하다.
먹고 산다는 것,
너는 언제까지 나를 쫓아오느냐.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다.
ⓒ담배를 피워 문다.
쓸쓸한 것이 오장을 씻어 내린다.
노신(魯迅)이여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
온 세계가 눈물에 젖어 있는 밤
상해(上海) 호마로(胡馬路) 어느 뒷골목에서
쓸쓸히 앉아 지키던 등불
ⓓ등불이 나에게 속삭거린다.
여기 하나의 상심(傷心)한 사람이 있다.
- 김광균, 노신
(다)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 니, 주인(主人)은 “거지는 인격(人格)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生命)이 없다. 너를 도와 주는 것은 죄악(罪惡)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 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 니다.
“민적 없는 자(者)는 인권(人權)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 에게 무슨 정조(貞操)냐.”하고 능욕하려는 장군(將軍)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 로 화(化)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倫理), 도덕(道德), 법률(法律)은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永遠)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人間歷史)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용운, 당신을 보았습니다

(가)의 표현상의 특징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영탄적 표현을 통해 화자의 탄식의 심정이 강조되고 있다.
2화자의 행동과 심정이 적절히 배합되어 시상이 진행되고 있다.
3외적 자연 환경의 제시를 통해 화자의 궁핍한 처지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고 있다.
4탈출할 수 없는 개인적 빈곤상황에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여 공감을 유도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가)의 표현상 특징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개인적 빈곤에 사회적 의미를 부여해 공감을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가)는 “원고지 메꿔 밥비는 재주 뿐”인 화자가 방 한 칸 없는 처지를 괴로워하는 개인적 생활고에 초점을 두며, 이를 사회 구조의 문제로 확장하지 않는다.

  • 영탄적 표현으로 탄식을 강조한다는 설명: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에서 영탄이 드러난다.
  • 행동과 심정이 배합된다는 설명: 이불을 다독여 주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보는 행동에 착잡한 심정이 함께 담긴다.
  • 외적 자연 환경으로 궁핍한 처지를 부각한다는 설명: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 없고”가 화자의 처지를 두드러지게 한다.
문제 1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4】
(가)세상은 또 한 고비 넘고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몸부림치다 와 닿는 둘째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
이 나이토록 배운 것이라곤 원고지 메꿔 밥비는 재주 뿐 쫓기듯 붙잡는 원고지 칸이 마침내 못 건널 운명의 강처럼 넓기만 한데 달아오른 불덩어리 초라한 몸 가릴 방 한칸이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본다.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 없고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 잠이 오지 않는다
- 김사인, 지상의 방 한 칸
(나)시(詩)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서른 먹은 사내가 하나 잠을 못 잔다.
먼 기적 소리 처마를 스쳐가고
잠들은 아내와 어린 것의 베갯맡에
밤눈이 내려 쌓이나 보다.
무수한 손에 뺨을 얻어맞으며
항시 곤두박질해 온 생활의 노래
지나는 돌팔매에도 이제는 피곤하다.
먹고 산다는 것,
너는 언제까지 나를 쫓아오느냐.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다.
ⓒ담배를 피워 문다.
쓸쓸한 것이 오장을 씻어 내린다.
노신(魯迅)이여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
온 세계가 눈물에 젖어 있는 밤
상해(上海) 호마로(胡馬路) 어느 뒷골목에서
쓸쓸히 앉아 지키던 등불
ⓓ등불이 나에게 속삭거린다.
여기 하나의 상심(傷心)한 사람이 있다.
- 김광균, 노신
(다)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 니, 주인(主人)은 “거지는 인격(人格)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生命)이 없다. 너를 도와 주는 것은 죄악(罪惡)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 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 니다.
“민적 없는 자(者)는 인권(人權)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 에게 무슨 정조(貞操)냐.”하고 능욕하려는 장군(將軍)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 로 화(化)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倫理), 도덕(道德), 법률(法律)은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永遠)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人間歷史)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용운,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의 ⓐ∼ⓓ 중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는 화자의 내적 고뇌가 배어 있지 않은 것은?
1ⓐ
2ⓑ
3ⓒ
4ⓓ
정답 및 해설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는 내적 고뇌가 배어 있지 않은 것은 ⓓ ‘등불이 나에게 속삭거린다’이다.

ⓓ는 노신이 지키던 등불을 떠올린 뒤, 그 등불이 화자에게 말을 건네는 장면으로 위로와 다짐의 계기가 된다. 생계 걱정 자체를 드러내는 구절이 아니다.

  • ⓐ: “시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고민하며 서른 먹은 사내가 잠 못 드는 모습이다.
  • ⓑ: 잠들지 못해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 행동으로 고뇌를 드러낸다.
  • ⓒ: 담배를 피워 무는 행동에 생활의 시름이 배어 있다.
문제 1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4】
(가)세상은 또 한 고비 넘고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몸부림치다 와 닿는 둘째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 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 준다
이 나이토록 배운 것이라곤 원고지 메꿔 밥비는 재주 뿐 쫓기듯 붙잡는 원고지 칸이 마침내 못 건널 운명의 강처럼 넓기만 한데 달아오른 불덩어리 초라한 몸 가릴 방 한칸이 망망천지에 없단 말이냐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본다.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 없고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 잠이 오지 않는다
- 김사인, 지상의 방 한 칸
(나)시(詩)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서른 먹은 사내가 하나 잠을 못 잔다.
먼 기적 소리 처마를 스쳐가고
잠들은 아내와 어린 것의 베갯맡에
밤눈이 내려 쌓이나 보다.
무수한 손에 뺨을 얻어맞으며
항시 곤두박질해 온 생활의 노래
지나는 돌팔매에도 이제는 피곤하다.
먹고 산다는 것,
너는 언제까지 나를 쫓아오느냐.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다.
ⓒ담배를 피워 문다.
쓸쓸한 것이 오장을 씻어 내린다.
노신(魯迅)이여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
온 세계가 눈물에 젖어 있는 밤
상해(上海) 호마로(胡馬路) 어느 뒷골목에서
쓸쓸히 앉아 지키던 등불
ⓓ등불이 나에게 속삭거린다.
여기 하나의 상심(傷心)한 사람이 있다.
- 김광균, 노신
(다)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 니, 주인(主人)은 “거지는 인격(人格)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生命)이 없다. 너를 도와 주는 것은 죄악(罪惡)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돌아 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 니다.
“민적 없는 자(者)는 인권(人權)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 에게 무슨 정조(貞操)냐.”하고 능욕하려는 장군(將軍)이 있었습니다.

그를 항거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 로 화(化)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아아 온갖 윤리(倫理), 도덕(道德), 법률(法律)은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永遠)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人間歷史)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용운, 당신을 보았습니다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 화자에게 안도감과 더불어 마음의 평화를 주는 구실을 한다.
2㉡ : 화자가 처한 절박한 상황을 구체화시킨 구절이다.
3㉢ :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다잡으려는 시인의 의지를 헤아릴 수 있다.
4㉣ : 세상의 규칙과 법률이 가진 자의 편이라는 화자의 현실 인식이 담겨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이 화자에게 안도감과 마음의 평화를 준다는 설명이다.

㉠ “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는 세상을 내리고 싶은 자신을 아비라 믿고 평화롭게 잠든 아이를 보는 장면이다. 아이의 평화는 오히려 화자의 책임감과 괴로움을 더 깊게 한다.

  • ㉡: “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은 곧 방을 비워야 하는 절박한 처지를 구체화한다.
  • ㉢: 어려운 밤에 노신을 떠올리는 것은 암울한 상황에서도 마음을 다잡으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 ㉣: 윤리·도덕·법률이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라는 말은 제도가 힘과 돈을 가진 자의 편이라는 인식이다.
문제 15
<보기>는 ‘만화의 교육적 장점과 단점’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 위해 생성한 내용들이다. 글의 논지가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순서를 바로 잡은 것은?
〈 보 기〉
㉮이에 비해 만화는 단점도 지니고 있다.
㉯만화는 아동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흥미를 유발한다.
㉰만화에는 저속하고 선정적인 표현들이 많이 등장한다.
㉱만화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여 교육적 효과를 높여야 한다.
㉲만화는 그림과 문자가 결합되어 있어서 내용 전달 효과가 크다.
㉳비윤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만화는 가치관의 혼란을 줄 우려가 있다.
㉴만화는 장면을 잘라서 제시하기 때문에 독자가 장면을 상상해서 이해해야 한다.
㉵만화는 여러 가지로 교육에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1㉮ → ㉰ → ㉳ → ㉵ → ㉯ → ㉲ → ㉴ → ㉱
2㉯ → ㉲ → ㉴ → ㉮ → ㉰ → ㉳ → ㉱ → ㉵
3㉵ → ㉯ → ㉲ → ㉴ → ㉮ → ㉰ → ㉳ → ㉱
4㉴ → ㉲ → ㉯ → ㉮ → ㉰ → ㉳ → ㉱ → ㉵
정답 및 해설

논지가 선명한 순서는 ㉵ → ㉯ → ㉲ → ㉴ → ㉮ → ㉰ → ㉳ → ㉱이다.

먼저 만화가 교육에 유용하다는 화제(㉵)를 내놓고 장점 셋(㉯·㉲·㉴)을 든 뒤, “이에 비해”로 시작하는 ㉮로 단점에 들어가 단점(㉰·㉳)을 제시하고,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자는 결론(㉱)으로 맺는다.

  • ㉮로 시작하는 배열: “이에 비해”는 앞 내용을 전제하는 말이라 글의 첫머리에 올 수 없다.
  • ㉯로 시작해 ㉵로 끝나는 배열: 결론인 ㉱ 뒤에 화제 제시 문장인 ㉵가 놓여 흐름이 어색하다.
  • ㉴로 시작해 ㉵로 끝나는 배열: 화제 제시 없이 세부 장점부터 나오고, 결론 뒤에 다시 화제 문장이 놓인다.
문제 16
다음 글에서 통일성을 해치고 있는 문장은?
1 ① 현대인은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텔레비전은 계속해서 상품 광고를 내보내고, 현관이나 대문 앞에는 광고 전단지가 수북이 쌓여 있다.
2그런가 하면 전봇대에까지 무엇인가를 선전하는 종이가 빼곡하게 붙어 있고, 건물 외벽의 절반 이상을 광고판이나 광고 문구가 뒤덮여 있다.
3이들 광고들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불필요한 소비 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현대인 치고 광고에 혹해서 제품을 사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드물 것이다.
4광고의 시대, 예술성 높은 광고를 감상하는 방법을 학습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광고의 본질을 명확히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답 및 해설

통일성을 해치는 문장은 ‘광고의 시대, 예술성 높은 광고를 감상하는 방법을 학습할 필요가 있다.’이다.

이 글은 광고의 범람과 그것이 불필요한 소비 욕구를 자극한다는 점을 말한 뒤 “따라서 광고의 본질을 명확히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로 맺는다. 광고를 예술로 감상하자는 문장은 이 흐름과 어긋난다.

  • 현대인은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는 문장: 글 전체의 화제를 제시한다.
  • 전봇대와 건물 외벽까지 광고가 뒤덮고 있다는 문장: 광고 범람의 구체적 사례를 덧붙인다.
  • 광고가 정보를 주기도 하지만 불필요한 소비 욕구를 자극한다는 문장: 결론인 광고의 본질 파악으로 이어지는 근거다.
문제 17
<보기1>의 문장을 <보기2>를 참고하여 조직할 때,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1>
(가)시간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나)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진다.
(다)시간을 아껴 써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자.
(라)“뿌린 대로 거둔다.”는 속담이 있다.
(마)시간을 가치 있게 활용하는 사람이 훌륭한 업적을 남긴다.
<보기2>
※ 5단 구성 : 흥미유발 → 문제 제시 → 문제의 해명 → 해명의 구체화 → 요약 및 행동의 촉구
1(가) → (마) → (나) → (라) → (다)
2(라) → (나) → (가) → (마) → (다)
3(나) → (마) → (가) → (다) → (라)
4(라) → (다) → (나) → (마) → (가)
정답 및 해설

5단 구성에 맞는 배열은 (라) → (나) → (가) → (마) → (다)이다.

속담으로 흥미를 유발(라)하고, 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문제를 제시(나)한 뒤, 활용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고 해명(가)하고, 가치 있게 활용한 사람이 업적을 남긴다고 구체화(마)한 다음, 행동을 촉구(다)하며 맺는다.

  • (가)로 시작하는 배열: 흥미 유발 단계 없이 해명부터 나오고, 속담이 중간에 놓인다.
  • (나)로 시작해 (라)로 끝나는 배열: 흥미 유발용 속담이 마지막에 와서 행동 촉구로 끝나지 못한다.
  • (라) 다음에 (다)가 오는 배열: 행동 촉구가 해명보다 앞서 5단 구성의 순서에 어긋난다.
문제 18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8∼문20】
(가)“그렇다면, 자넨 우리들이 논의를 통해서 말한 그러한 것들이 실제로 전적으로 실현되는 걸 보여주어야만 한다고 내게 강요하지는 말게나. 오히려 자네로선, 한 나라가 어떻게 하면 앞서 언급된 바에 가장 가깝게 다스려질 것인지를 우리들이 발견할 수만 있다면, 이로써 자네가 그 실현을 요구하고 있는 것들이 실현 가능한 것들로 우리들이 확인한 것으로 인정하게. 아니면 자네는 이런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겠는가? 나로서는 실로 그 정도로 만족하겠네만.”
“저 역시 만족하겠습니다.”라고 그가 대답했네.
“그러면 그 다음으로 우리들이 찾아서 보여주도록 해야 할 것은, ㉠현실의 나라들에 있어서 잘못되고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무엇이 이들 나라들로 하여금 그런 식으로 다스려지지 못하게 하고 있는지, 그리고 최소의 것으로 무엇이 변혁을 봄으로써 한 나라가 이런 유형의 국가 체제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인지 하는 것일 것 같네. 이 경우의 변혁으로는 한 가지 것이면 제일 좋겠으나, 그렇지 못하면 두 가지 것들이나, 이로써도 안 된다면, 가능한 한 적은 수의 하찮은 변혁이면 되겠네만.”
“그야 전적으로 그렇습니다.” 하고 그가 말했네.
“그런데 내 생각으론 단 한 가지 것의 변혁을 통해서도 그런 변화를 볼 수 있음을 우리들이 보여줄 수 있을 것같이 여겨지네. 그렇지만, 그건 작은 것도 쉬운 것도 아니나, 가능한 것일세.” 내가 한 말일세.
“소크라테스 선생님, 그건 무엇인가요?” 하고 그가 물었네.
“이제 나는 앞서 가장 큰 파도에 비유했던, 바로 그 문제에 부딪치게 되었네. 그렇지만 비록, 마치 파도가 덮치듯, 꼼짝없이 웃음거리가 되고 치욕을 듬뿍 뒤집어쓰는 한이 있을지라도, 말하게 될 걸세. 그러면 이제부터 내가 말하려는 것을 유의해서 들어주게나.” 내가 말했네.
“말씀하세요.” 하고 그가 말했네.
“㉡철학자들이 그들의 나라들에 있어서 군주들로 되거나 아니면 현재 군주 또는 지배자로 불리는 이들이 참으로 그리고 충분히 지식 또는 지혜를 사랑하게 되지 않는 한, 그리하여 이게, 즉 정치권력과 철학(지혜의 사랑)이 한데 합쳐지는 한편으로, 다양한 성향들이 지금처럼 그 둘 중의 어느 한쪽으로 따로따로 향해 가는 상태가 강제적으로나마 저지당하게 되지 않는 한, 여보게나 글라우콘, 나라들에 있어서, 아니 내 생각으로는, 인류에게 있어서도 나쁜 것들의 종식은 없네. 그렇게 되기 이전에는, 지금껏 우리들이 말해온 그러한 국가 체제가 가능한 한도까지 성장하여 햇빛을 보게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걸세. 실은 이게 벌써부터 나로 하여금 발설하기를 망설이게 한 그것일세. 그건 굉장히 역설적인 언급이 될 것이라는 걸 내가 알고 있었기 때문일세. 왜냐하면 다른 어떤 방책도 개인적으로건 또는 공적으로건 행복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닫기란 힘든 일이니까.” 내가 한 말일세.
- 플라톤, 국가

(나)내가 확신하는 바로는, ㉢플라톤은 정치 문제를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 또는 ‘누구의 의지가 지고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가?’ 등의 형태로 나타냄으로써 정치 철학에 있어서 계속적인 혼란 상태를 야기시켰다. 그것은 플라톤이 앞장서서 논한 바와 같이 도덕 철학 영역에서 집단주의와 이타주의를 동일시함으로써 불러일으킨 혼동과 사실상 흡사하다. ‘누가 통치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일단 제기되면, ‘최고의 선인(善人)’이나 ‘최고의 현자’ 또는 ‘타고난 통치자’나 ‘지배 기술에 숙달한 자’ (혹은 ‘일반 의지’나 ‘주인 종족’이, 또는 ‘산업 노동자’나 ‘인민’)가 통치해야 한다는 등의 대답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런 대답은 설득력이 있는 것같이 들리지만 내가 나타내고자 하는 바와 같이 아무런 쓸모없는 대답이다. 누가 ‘최악인’이나 ‘가장 어리석은 바보’나 ‘타고난 노예’의 지배를 옹호하겠는가?
무엇보다도 먼저 그런 대답은 정치 이론의 근본적인 몇 가지 문제는 해결된 것이라고 믿게 하기가 쉽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정치 이론에 접근해 본다면, 어떤 근본적인 문제를 풀었다기보다는 ‘누가 통치할 것인가?’하는 질문을 근본적인 것이라고 가정함으로써 문제를 단지 간과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플라톤의 이런 가정을 믿는 자들까지도 정치적인 지배자들이 항상 충분히 ‘선(善)’하거나 ‘현명(賢明)’ (이런 낱말의 엄격한 의미에 구애될 필요가 없다.) 하지는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또 우리가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선하고 현명한 정부를 갖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정된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제기된다. 정치 사상은 처음부터 나쁜 정부의 가능성을 탐구해서는 안 되는가? 우리는 최악의 지배자에 대비하고, 최선의 지배자를 희망해서는 안 되는가?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초래한다. 그것은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하는 질문 대신에 ‘우리는 나쁘거나 무능한 지배자들이 너무 심한 해를 끼치지 않도록 어떻게 정치 제도를 조직할 수 있는가?’ 하는 새로운 질문을 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중략>
통치자에 대한 제도적 통제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정부가 언제나 선하거나 현명한 것은 아니라는 것 이상은 가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역사적인 사실에 관해 약간 언급했으므로, 이런 가정보다 조금 더 넘어서고 싶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나는 통치자는 도덕적으로나 지적으로 평균 이상인 자가 거의 없었고, 더러는 평균 이하였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물론 최선의 통치자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그와 동시에 정치에 있어서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한 원칙을 채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탁월하고 유능한 통치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가냘픈 희망에 우리의 모든 정치적 노력을 건다는 것은 나에게는 미친 짓으로 보인다.
- 칼 포퍼,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위 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가)는 문제 제기-원인 분석-해결방안 제시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2(나)는 플라톤의 국가와 통치자에 대한 정치 사상을 비판하고 있다.
3(나)는 선하고 현명한 통치자를 얻기 쉽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4(가), (나)는 ‘바람직한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나)가 선하고 현명한 통치자를 얻기 쉽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는 설명이다.

(나)는 오히려 “선하고 현명한 정부를 갖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하는 제도를 주장한다.

  • (가)가 문제 제기-원인 분석-해결 방안의 형식이라는 설명: 현실 나라의 잘못, 그렇게 다스려지지 못하는 이유, 변혁 방안(철인 통치)을 차례로 다룬다.
  • (나)가 플라톤의 정치 사상을 비판한다는 설명: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라는 플라톤의 문제 설정이 혼란을 야기했다고 비판한다.
  • 두 글이 바람직한 국가 건설 방안을 다룬다는 설명: (가)는 철인 통치, (나)는 통치자에 대한 제도적 통제를 방안으로 제시한다.
문제 1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8∼문20】
(가)“그렇다면, 자넨 우리들이 논의를 통해서 말한 그러한 것들이 실제로 전적으로 실현되는 걸 보여주어야만 한다고 내게 강요하지는 말게나. 오히려 자네로선, 한 나라가 어떻게 하면 앞서 언급된 바에 가장 가깝게 다스려질 것인지를 우리들이 발견할 수만 있다면, 이로써 자네가 그 실현을 요구하고 있는 것들이 실현 가능한 것들로 우리들이 확인한 것으로 인정하게. 아니면 자네는 이런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겠는가? 나로서는 실로 그 정도로 만족하겠네만.”
“저 역시 만족하겠습니다.”라고 그가 대답했네.
“그러면 그 다음으로 우리들이 찾아서 보여주도록 해야 할 것은, ㉠현실의 나라들에 있어서 잘못되고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무엇이 이들 나라들로 하여금 그런 식으로 다스려지지 못하게 하고 있는지, 그리고 최소의 것으로 무엇이 변혁을 봄으로써 한 나라가 이런 유형의 국가 체제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인지 하는 것일 것 같네. 이 경우의 변혁으로는 한 가지 것이면 제일 좋겠으나, 그렇지 못하면 두 가지 것들이나, 이로써도 안 된다면, 가능한 한 적은 수의 하찮은 변혁이면 되겠네만.”
“그야 전적으로 그렇습니다.” 하고 그가 말했네.
“그런데 내 생각으론 단 한 가지 것의 변혁을 통해서도 그런 변화를 볼 수 있음을 우리들이 보여줄 수 있을 것같이 여겨지네. 그렇지만, 그건 작은 것도 쉬운 것도 아니나, 가능한 것일세.” 내가 한 말일세.
“소크라테스 선생님, 그건 무엇인가요?” 하고 그가 물었네.
“이제 나는 앞서 가장 큰 파도에 비유했던, 바로 그 문제에 부딪치게 되었네. 그렇지만 비록, 마치 파도가 덮치듯, 꼼짝없이 웃음거리가 되고 치욕을 듬뿍 뒤집어쓰는 한이 있을지라도, 말하게 될 걸세. 그러면 이제부터 내가 말하려는 것을 유의해서 들어주게나.” 내가 말했네.
“말씀하세요.” 하고 그가 말했네.
“㉡철학자들이 그들의 나라들에 있어서 군주들로 되거나 아니면 현재 군주 또는 지배자로 불리는 이들이 참으로 그리고 충분히 지식 또는 지혜를 사랑하게 되지 않는 한, 그리하여 이게, 즉 정치권력과 철학(지혜의 사랑)이 한데 합쳐지는 한편으로, 다양한 성향들이 지금처럼 그 둘 중의 어느 한쪽으로 따로따로 향해 가는 상태가 강제적으로나마 저지당하게 되지 않는 한, 여보게나 글라우콘, 나라들에 있어서, 아니 내 생각으로는, 인류에게 있어서도 나쁜 것들의 종식은 없네. 그렇게 되기 이전에는, 지금껏 우리들이 말해온 그러한 국가 체제가 가능한 한도까지 성장하여 햇빛을 보게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걸세. 실은 이게 벌써부터 나로 하여금 발설하기를 망설이게 한 그것일세. 그건 굉장히 역설적인 언급이 될 것이라는 걸 내가 알고 있었기 때문일세. 왜냐하면 다른 어떤 방책도 개인적으로건 또는 공적으로건 행복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닫기란 힘든 일이니까.” 내가 한 말일세.
- 플라톤, 국가

(나)내가 확신하는 바로는, ㉢플라톤은 정치 문제를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 또는 ‘누구의 의지가 지고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가?’ 등의 형태로 나타냄으로써 정치 철학에 있어서 계속적인 혼란 상태를 야기시켰다. 그것은 플라톤이 앞장서서 논한 바와 같이 도덕 철학 영역에서 집단주의와 이타주의를 동일시함으로써 불러일으킨 혼동과 사실상 흡사하다. ‘누가 통치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일단 제기되면, ‘최고의 선인(善人)’이나 ‘최고의 현자’ 또는 ‘타고난 통치자’나 ‘지배 기술에 숙달한 자’ (혹은 ‘일반 의지’나 ‘주인 종족’이, 또는 ‘산업 노동자’나 ‘인민’)가 통치해야 한다는 등의 대답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런 대답은 설득력이 있는 것같이 들리지만 내가 나타내고자 하는 바와 같이 아무런 쓸모없는 대답이다. 누가 ‘최악인’이나 ‘가장 어리석은 바보’나 ‘타고난 노예’의 지배를 옹호하겠는가?
무엇보다도 먼저 그런 대답은 정치 이론의 근본적인 몇 가지 문제는 해결된 것이라고 믿게 하기가 쉽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정치 이론에 접근해 본다면, 어떤 근본적인 문제를 풀었다기보다는 ‘누가 통치할 것인가?’하는 질문을 근본적인 것이라고 가정함으로써 문제를 단지 간과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플라톤의 이런 가정을 믿는 자들까지도 정치적인 지배자들이 항상 충분히 ‘선(善)’하거나 ‘현명(賢明)’ (이런 낱말의 엄격한 의미에 구애될 필요가 없다.) 하지는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또 우리가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선하고 현명한 정부를 갖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정된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제기된다. 정치 사상은 처음부터 나쁜 정부의 가능성을 탐구해서는 안 되는가? 우리는 최악의 지배자에 대비하고, 최선의 지배자를 희망해서는 안 되는가?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초래한다. 그것은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하는 질문 대신에 ‘우리는 나쁘거나 무능한 지배자들이 너무 심한 해를 끼치지 않도록 어떻게 정치 제도를 조직할 수 있는가?’ 하는 새로운 질문을 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중략>
통치자에 대한 제도적 통제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정부가 언제나 선하거나 현명한 것은 아니라는 것 이상은 가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역사적인 사실에 관해 약간 언급했으므로, 이런 가정보다 조금 더 넘어서고 싶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나는 통치자는 도덕적으로나 지적으로 평균 이상인 자가 거의 없었고, 더러는 평균 이하였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물론 최선의 통치자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그와 동시에 정치에 있어서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한 원칙을 채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탁월하고 유능한 통치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가냘픈 희망에 우리의 모든 정치적 노력을 건다는 것은 나에게는 미친 짓으로 보인다.
- 칼 포퍼,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가)의 ‘나’와 (나)의 ‘나’가 만나 대화를 한다고 가정할 때, 대화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가)의 ‘나’ : 현재 군주는 통치자로서 자질이 부족합니다. 통치자는 모름지기 지혜를 사랑하는 자여야만 합니다. 그래야 인류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이상적인 국가체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2(나)의 ‘나’ : 통치자가 지혜로워야 한다는 것은 하나마나한 말이 아닙니까? 누가 바보를 통치자로 세우고자 합니까?
3(나)의 ‘나’ : 문제는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닐까요?
4(가)의 ‘나’ : 최악의 통치자를 막고 지혜로운 통치자를 얻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철학을 교육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가)의 ‘나’가 최악의 통치자를 막기 위해 국민에게 철학을 교육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대화다.

(가)의 ‘나’(소크라테스)는 철학자가 군주가 되거나 군주가 지혜를 사랑하게 되어야 한다고 할 뿐이며,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하는 발상은 (나)의 포퍼가 내세우는 관점이다.

  • (가)의 ‘나’가 통치자는 지혜를 사랑하는 자여야 한다고 말하는 대화: ㉡의 철인 통치 주장과 맞는다.
  • (나)의 ‘나’가 통치자가 지혜로워야 한다는 말은 하나마나하다고 하는 대화: “누가 ‘가장 어리석은 바보’의 지배를 옹호하겠는가?”와 맞는다.
  • (나)의 ‘나’가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할 제도적 장치를 말하는 대화: ㉣·㉤의 주장과 맞는다.
문제 2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8∼문20】
(가)“그렇다면, 자넨 우리들이 논의를 통해서 말한 그러한 것들이 실제로 전적으로 실현되는 걸 보여주어야만 한다고 내게 강요하지는 말게나. 오히려 자네로선, 한 나라가 어떻게 하면 앞서 언급된 바에 가장 가깝게 다스려질 것인지를 우리들이 발견할 수만 있다면, 이로써 자네가 그 실현을 요구하고 있는 것들이 실현 가능한 것들로 우리들이 확인한 것으로 인정하게. 아니면 자네는 이런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겠는가? 나로서는 실로 그 정도로 만족하겠네만.”
“저 역시 만족하겠습니다.”라고 그가 대답했네.
“그러면 그 다음으로 우리들이 찾아서 보여주도록 해야 할 것은, ㉠현실의 나라들에 있어서 잘못되고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무엇이 이들 나라들로 하여금 그런 식으로 다스려지지 못하게 하고 있는지, 그리고 최소의 것으로 무엇이 변혁을 봄으로써 한 나라가 이런 유형의 국가 체제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인지 하는 것일 것 같네. 이 경우의 변혁으로는 한 가지 것이면 제일 좋겠으나, 그렇지 못하면 두 가지 것들이나, 이로써도 안 된다면, 가능한 한 적은 수의 하찮은 변혁이면 되겠네만.”
“그야 전적으로 그렇습니다.” 하고 그가 말했네.
“그런데 내 생각으론 단 한 가지 것의 변혁을 통해서도 그런 변화를 볼 수 있음을 우리들이 보여줄 수 있을 것같이 여겨지네. 그렇지만, 그건 작은 것도 쉬운 것도 아니나, 가능한 것일세.” 내가 한 말일세.
“소크라테스 선생님, 그건 무엇인가요?” 하고 그가 물었네.
“이제 나는 앞서 가장 큰 파도에 비유했던, 바로 그 문제에 부딪치게 되었네. 그렇지만 비록, 마치 파도가 덮치듯, 꼼짝없이 웃음거리가 되고 치욕을 듬뿍 뒤집어쓰는 한이 있을지라도, 말하게 될 걸세. 그러면 이제부터 내가 말하려는 것을 유의해서 들어주게나.” 내가 말했네.
“말씀하세요.” 하고 그가 말했네.
“㉡철학자들이 그들의 나라들에 있어서 군주들로 되거나 아니면 현재 군주 또는 지배자로 불리는 이들이 참으로 그리고 충분히 지식 또는 지혜를 사랑하게 되지 않는 한, 그리하여 이게, 즉 정치권력과 철학(지혜의 사랑)이 한데 합쳐지는 한편으로, 다양한 성향들이 지금처럼 그 둘 중의 어느 한쪽으로 따로따로 향해 가는 상태가 강제적으로나마 저지당하게 되지 않는 한, 여보게나 글라우콘, 나라들에 있어서, 아니 내 생각으로는, 인류에게 있어서도 나쁜 것들의 종식은 없네. 그렇게 되기 이전에는, 지금껏 우리들이 말해온 그러한 국가 체제가 가능한 한도까지 성장하여 햇빛을 보게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걸세. 실은 이게 벌써부터 나로 하여금 발설하기를 망설이게 한 그것일세. 그건 굉장히 역설적인 언급이 될 것이라는 걸 내가 알고 있었기 때문일세. 왜냐하면 다른 어떤 방책도 개인적으로건 또는 공적으로건 행복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닫기란 힘든 일이니까.” 내가 한 말일세.
- 플라톤, 국가

(나)내가 확신하는 바로는, ㉢플라톤은 정치 문제를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 또는 ‘누구의 의지가 지고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가?’ 등의 형태로 나타냄으로써 정치 철학에 있어서 계속적인 혼란 상태를 야기시켰다. 그것은 플라톤이 앞장서서 논한 바와 같이 도덕 철학 영역에서 집단주의와 이타주의를 동일시함으로써 불러일으킨 혼동과 사실상 흡사하다. ‘누가 통치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일단 제기되면, ‘최고의 선인(善人)’이나 ‘최고의 현자’ 또는 ‘타고난 통치자’나 ‘지배 기술에 숙달한 자’ (혹은 ‘일반 의지’나 ‘주인 종족’이, 또는 ‘산업 노동자’나 ‘인민’)가 통치해야 한다는 등의 대답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런 대답은 설득력이 있는 것같이 들리지만 내가 나타내고자 하는 바와 같이 아무런 쓸모없는 대답이다. 누가 ‘최악인’이나 ‘가장 어리석은 바보’나 ‘타고난 노예’의 지배를 옹호하겠는가?
무엇보다도 먼저 그런 대답은 정치 이론의 근본적인 몇 가지 문제는 해결된 것이라고 믿게 하기가 쉽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정치 이론에 접근해 본다면, 어떤 근본적인 문제를 풀었다기보다는 ‘누가 통치할 것인가?’하는 질문을 근본적인 것이라고 가정함으로써 문제를 단지 간과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냐하면 플라톤의 이런 가정을 믿는 자들까지도 정치적인 지배자들이 항상 충분히 ‘선(善)’하거나 ‘현명(賢明)’ (이런 낱말의 엄격한 의미에 구애될 필요가 없다.) 하지는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또 우리가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선하고 현명한 정부를 갖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정된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제기된다. 정치 사상은 처음부터 나쁜 정부의 가능성을 탐구해서는 안 되는가? 우리는 최악의 지배자에 대비하고, 최선의 지배자를 희망해서는 안 되는가? 그러나 이것은 정치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초래한다. 그것은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하는 질문 대신에 ‘우리는 나쁘거나 무능한 지배자들이 너무 심한 해를 끼치지 않도록 어떻게 정치 제도를 조직할 수 있는가?’ 하는 새로운 질문을 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중략>
통치자에 대한 제도적 통제의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정부가 언제나 선하거나 현명한 것은 아니라는 것 이상은 가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역사적인 사실에 관해 약간 언급했으므로, 이런 가정보다 조금 더 넘어서고 싶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나는 통치자는 도덕적으로나 지적으로 평균 이상인 자가 거의 없었고, 더러는 평균 이하였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물론 최선의 통치자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그와 동시에 정치에 있어서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한 원칙을 채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탁월하고 유능한 통치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가냘픈 희망에 우리의 모든 정치적 노력을 건다는 것은 나에게는 미친 짓으로 보인다.
- 칼 포퍼,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에서 (가)의 주제문과 (나)의 주제문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 ㉤
2㉡, ㉤
3㉠, ㉢
4㉡, ㉣
정답 및 해설

(가)의 주제문은 ㉡, (나)의 주제문은 ㉤이다.

(가)는 정치권력과 철학이 합쳐져야만 나쁜 것이 종식된다는 철인 통치론(㉡)을 핵심으로 하고, (나)는 최선의 통치자를 얻으려 노력하되 최악의 통치자에 대비한 원칙을 채택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 ㉠: 앞으로 찾아야 할 과제를 제시하는 문장으로, 주장 자체는 아니다.
  • ㉢: 플라톤의 문제 설정이 혼란을 낳았다는 비판으로, 주장을 이끌기 위한 전제다.
  • ㉣: 질문을 새로 바꿔야 한다는 문제 재설정으로, 이를 바탕으로 한 최종 주장은 ㉤에 담긴다.
문제 21
도서관 휴게실에 독서를 권장하는 글을 써 붙이려고 한다. <보기>의 조건에 따라 작성한 문구로 가장 적절한 것은?
〈 보 기〉
의도 : 독서의 가치를 일깨워 줌.
표현 : 비유와 대구를 활용함.
1책을 한 권 읽으면 한 권의 이익이 있고, 책을 하루 읽으면 하루의 이익이 있다.
2책은 꿈꾸는 것을 가르쳐 주는 진짜 선생이다.
3좋은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새 벗을 얻는 것과 같고, 전에 정독한 책을 다시 읽을 때는 옛 친구를 만나는 것과 같다.
4사람은 음식물로 체력을 배양하고, 독서로 정신력을 배양한다.
정답 및 해설

조건에 맞는 문구는 좋은 책을 처음 읽는 것을 새 벗을 얻는 것에, 다시 읽는 것을 옛 친구를 만나는 것에 견준 문장이다.

“~과 같다”로 책 읽기를 친구 만남에 빗댄 비유(직유)가 있고, 앞뒤 구절이 같은 짜임으로 맞서는 대구도 갖추었으며, 독서의 가치를 일깨운다.

  • 한 권 읽으면 한 권의 이익, 하루 읽으면 하루의 이익이라는 문구: 대구는 있으나 비유가 없다.
  • 책은 꿈꾸는 것을 가르쳐 주는 진짜 선생이라는 문구: 은유는 있으나 대구가 없다.
  • 음식물로 체력을, 독서로 정신력을 배양한다는 문구: 대구는 있으나 독서를 다른 대상에 빗댄 비유로 보기 어렵다.
문제 22
다음 중 의미 중복이 없는 문장은?
1국가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2우리 사회에서 부정부패는 완전히 근절해야 합니다.
3개인적인 사견 말고 객관적인 사실을 말해 주십시오.
4가끔씩 사람 없는 무인도에서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정답 및 해설

의미 중복이 없는 문장은 ‘국가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이다.

‘기로(岐路)’는 여러 갈래로 갈린 길이라는 뜻으로, 앞뒤에 같은 뜻의 말이 겹치지 않는다. 나머지는 한자어 안에 이미 든 뜻을 고유어나 다른 말로 한 번 더 덧붙인 문장이다.

  • ‘완전히 근절’: 근절(根絶)이 뿌리째 없앤다는 뜻이라 ‘완전히’가 중복이다.
  • ‘개인적인 사견’: 사견(私見)이 개인의 의견이므로 ‘개인적인’이 중복이다.
  • ‘사람 없는 무인도’: 무인도(無人島)가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라 ‘사람 없는’이 중복이다.
문제 2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5】
(가)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오빠 집에 모여 있던 너의 가족들은 궁리 끝에 전단지를 만들어 엄마를 잃어버린 장소 근처에 돌리기로 했다. 일단 전단지 초안을 짜보기로 했다. 옛날 방식이다. 가족을 잃어버렸는데, 남은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몇가지 되지 않았다. 실종신고를 내는 것, 주변을 뒤지는 것, 아무나 붙잡고 이런 사람 보았느냐 묻는 것,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남동생이 인터넷에 엄마를 잃어버리게 된 이유와 잃어버린 장소와 엄마의 사진을 올리고 비슷한 분을 보게 되면 연락해달라고 게시하는 것. 엄마가 갈만한 곳이라도 찾아다니고 싶었으나 이 도시에서 엄마 혼자 갈 수 있는 곳은 없다는 것을 너는 알고 있었다. 글을 쓰는 사람이니 문안 작성은 네가 해라, 오빠가 너를 지명했다. 글을 쓰는 사람. 너는 해서는 안될 일을 하다가 들킨 것처럼 귀밑이 붉어졌다. 과연 네가 구사하는 어느 문장이 잃어버린 엄마를 찾는 데 도움이 될지.
(나)- 이봐… 나, 배고픈디. 뭐 좀 먹었으믄 좋겄는디.
당신은 헛간에 놓여 있는 빈 평상을 향해 웅얼거렸다. 고추꼭지를 따거나 깻잎을 개거나 배추를 간하다가도 당신이 뭐 좀 먹었으면 좋겠다고 하면 주저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당신 곁으로 와서는 산에 땅두릅이 났길래 좀 캐왔는디 두릅전 부쳐볼까? 자실라요? 하던 아내. 그때는 왜 그것이 평화롭고 복된 일이란 걸 몰랐을까. 아내한테 미역국 한번 끓여줘본 적 없으면서 아내가 해주는 모든 것은 어찌 그리 당연하게 받기만 했을까. 언젠가 읍내에 나갔다 온 아내가 거, 시장통의 당신 잘 가는 정육점 있잖우. 오늘 고 앞을 지나가는데 그 집 아낙이 자꾸 나를 불러서 들어갔더마는 미역국을 먹고 가라길래 웬 미역국이냐 했더니 오늘이 생일인디 남편이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줬다 합디다, 했다. 당신이 그저 듣고 있으니 맛이 있었던 건 아니요! 그란디 첨으로 정육점 아낙이 부럽던디요, 그랬다. 당신의 메마른 눈이 껌벅거렸다. 어디에 있소… 아내가 이 집으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미역국이 아니라 전도 부쳐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벌주는가… 당신의 메마른 눈에 물기가 어렸다.
당신은 이 집을 내키는 대로 떠났다가 돌아오면서도 아내가 이 집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다)잘 있어요… 난 이제 이 집에서 나갈라요.
지난여름 지하철 서울역에 혼자 남겨졌을 때 내겐 세살 적 일만 기억났네. 모든 것을 잊어버린 나는 걸을 수밖에 없었네. 내가 누구인지도 몰랐으니까. 걷고 또 걸었어. 모든 게 다 뿌옜네. 세살 때 내가 뛰어놀던 그 마당이 선명히 떠올랐네. 금 캐러도 다니고 석탄을 캐러도 다녔다는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온 그 세살 때. 나는 걸을 수 있는껏 걸었네. 아파트 사이를, 풀숲 언덕길을, 축구장을 걷고 또 걸었네. 그렇게 걸어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였나. 세살 때에 뛰어놀던 ㉠그 마당이었을까.
<중략>

저기,
내가 태어난 어두운 집 마루에 엄마가 앉아 있네.
엄마가 얼굴을 들고 나를 보네. 내가 이 집에서 태어날 때 할머니가 꿈을 꾸었다네. 누런 털이 빛나는 암소가 막 무릎을 펴고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네. 소가 힘을 쓰며 막 일어서려는 참에 태어난 아이이니 얼마나 기운이 넘치겠느냐며 이 아이 때문에 웃을 일이 많을 것이니 잘 거두라 했다네. 엄마가 파란 슬리퍼에 움푹 파인 내 발등을 들여다보네. 내 발등은 푹 파인 상처 속으로 뼈가 드러나 보이네. 엄마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지네. 저 얼굴은 내가 죽은 아이를 낳았을 때 장롱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네. 내 새끼. 엄마가 양팔을 벌리네. 엄마가 방금 죽은 아이를 품에 안듯이 나의 겨드랑이에 팔을 집어넣네. 내 발에서 파란 슬리퍼를 벗기고 나의 두발을 엄마의 무릎으로 끌어올리네. 엄마는 웃지 않네. 울지도 않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위 글의 서술상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사건의 발생 순서에 따라 장면이 연결되고 있다.
2특정한 인물의 눈에 비친 인물과 사건을 전개하고 있다.
3둘 이상의 서술자가 인물들의 내면을 효과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4작품 밖 서술자가 모든 인물의 내면과 사건을 알고 서술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이 글의 서술상 특징은 둘 이상의 서술자가 인물들의 내면을 그려 낸다는 점이다.

(가)는 딸을 ‘너’로, (나)는 아버지를 ‘당신’으로 부르며 각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고, (다)는 엄마 자신이 ‘나’로 직접 말한다. 이처럼 장마다 서술 시점과 초점 인물이 바뀌며 가족 각자의 내면이 드러난다.

  • 사건의 발생 순서에 따라 장면이 연결된다는 설명: (다)에는 세 살 적 기억과 과거 장면이 끼어들어 시간 순서대로 전개되지 않는다.
  • 특정 인물의 눈에 비친 인물과 사건을 전개한다는 설명: 한 인물의 시선에 고정되지 않고 딸·아버지·엄마로 초점이 옮겨 간다.
  • 작품 밖 서술자가 모든 인물의 내면을 안다는 설명: 한 명의 전지적 서술자가 아니라 장마다 다른 서술 방식이 쓰인다.
문제 2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5】
(가)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오빠 집에 모여 있던 너의 가족들은 궁리 끝에 전단지를 만들어 엄마를 잃어버린 장소 근처에 돌리기로 했다. 일단 전단지 초안을 짜보기로 했다. 옛날 방식이다. 가족을 잃어버렸는데, 남은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몇가지 되지 않았다. 실종신고를 내는 것, 주변을 뒤지는 것, 아무나 붙잡고 이런 사람 보았느냐 묻는 것,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남동생이 인터넷에 엄마를 잃어버리게 된 이유와 잃어버린 장소와 엄마의 사진을 올리고 비슷한 분을 보게 되면 연락해달라고 게시하는 것. 엄마가 갈만한 곳이라도 찾아다니고 싶었으나 이 도시에서 엄마 혼자 갈 수 있는 곳은 없다는 것을 너는 알고 있었다. 글을 쓰는 사람이니 문안 작성은 네가 해라, 오빠가 너를 지명했다. 글을 쓰는 사람. 너는 해서는 안될 일을 하다가 들킨 것처럼 귀밑이 붉어졌다. 과연 네가 구사하는 어느 문장이 잃어버린 엄마를 찾는 데 도움이 될지.
(나)- 이봐… 나, 배고픈디. 뭐 좀 먹었으믄 좋겄는디.
당신은 헛간에 놓여 있는 빈 평상을 향해 웅얼거렸다. 고추꼭지를 따거나 깻잎을 개거나 배추를 간하다가도 당신이 뭐 좀 먹었으면 좋겠다고 하면 주저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당신 곁으로 와서는 산에 땅두릅이 났길래 좀 캐왔는디 두릅전 부쳐볼까? 자실라요? 하던 아내. 그때는 왜 그것이 평화롭고 복된 일이란 걸 몰랐을까. 아내한테 미역국 한번 끓여줘본 적 없으면서 아내가 해주는 모든 것은 어찌 그리 당연하게 받기만 했을까. 언젠가 읍내에 나갔다 온 아내가 거, 시장통의 당신 잘 가는 정육점 있잖우. 오늘 고 앞을 지나가는데 그 집 아낙이 자꾸 나를 불러서 들어갔더마는 미역국을 먹고 가라길래 웬 미역국이냐 했더니 오늘이 생일인디 남편이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줬다 합디다, 했다. 당신이 그저 듣고 있으니 맛이 있었던 건 아니요! 그란디 첨으로 정육점 아낙이 부럽던디요, 그랬다. 당신의 메마른 눈이 껌벅거렸다. 어디에 있소… 아내가 이 집으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미역국이 아니라 전도 부쳐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벌주는가… 당신의 메마른 눈에 물기가 어렸다.
당신은 이 집을 내키는 대로 떠났다가 돌아오면서도 아내가 이 집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다)잘 있어요… 난 이제 이 집에서 나갈라요.
지난여름 지하철 서울역에 혼자 남겨졌을 때 내겐 세살 적 일만 기억났네. 모든 것을 잊어버린 나는 걸을 수밖에 없었네. 내가 누구인지도 몰랐으니까. 걷고 또 걸었어. 모든 게 다 뿌옜네. 세살 때 내가 뛰어놀던 그 마당이 선명히 떠올랐네. 금 캐러도 다니고 석탄을 캐러도 다녔다는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온 그 세살 때. 나는 걸을 수 있는껏 걸었네. 아파트 사이를, 풀숲 언덕길을, 축구장을 걷고 또 걸었네. 그렇게 걸어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였나. 세살 때에 뛰어놀던 ㉠그 마당이었을까.
<중략>

저기,
내가 태어난 어두운 집 마루에 엄마가 앉아 있네.
엄마가 얼굴을 들고 나를 보네. 내가 이 집에서 태어날 때 할머니가 꿈을 꾸었다네. 누런 털이 빛나는 암소가 막 무릎을 펴고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네. 소가 힘을 쓰며 막 일어서려는 참에 태어난 아이이니 얼마나 기운이 넘치겠느냐며 이 아이 때문에 웃을 일이 많을 것이니 잘 거두라 했다네. 엄마가 파란 슬리퍼에 움푹 파인 내 발등을 들여다보네. 내 발등은 푹 파인 상처 속으로 뼈가 드러나 보이네. 엄마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지네. 저 얼굴은 내가 죽은 아이를 낳았을 때 장롱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네. 내 새끼. 엄마가 양팔을 벌리네. 엄마가 방금 죽은 아이를 품에 안듯이 나의 겨드랑이에 팔을 집어넣네. 내 발에서 파란 슬리퍼를 벗기고 나의 두발을 엄마의 무릎으로 끌어올리네. 엄마는 웃지 않네. 울지도 않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나)의‘당신’과 <보기>의 화자 간의 공통점으로 잘못된 것은?
〈 보 기〉
조금 전까지 거기 있었는데
어디로 갔나,
밥상은 차려놓고 어디로 갔나,
넙치지지미 맵싸한 냄새가
코를 맵싸하게 하는데
어디로 갔나,
이 사람이 갑자기 왜 말이 없나,
내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온다.
내 목소리만 내 귀에 들린다.
이 사람이 어디 가서 잠시 누웠나,
옆구리 담괴가 다시 도졌나, 아니 아니
이번에는 그게 아닌가 보다.
한 뼘 두 뼘 어둠을 적시며 비가 온다.
혹시나 하고 나는 밖을 기웃거린다.
나는 풀이 죽는다.
빗발은 한 치 앞을 못 보게 한다.
왠지 느닷없이 그렇게 퍼붓는다.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김춘수, 「강우(降雨)」
1평소 잘해 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2지금 곁에 없는 대상을 그리워하고 있다.
3눈물의 심상을 통해 정서를 심화하고 있다.
4반복되는 일상을 통하여 대상의 부재를 확인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공통점으로 잘못된 것은 평소 잘해 주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는 설명이다.

(나)의 ‘당신’은 “아내한테 미역국 한번 끓여줘본 적 없으면서” 받기만 한 것을 뉘우치지만, <보기>의 화자는 사라진 아내를 찾으며 부재를 확인할 뿐 지난날을 후회하는 내용은 없다.

  • 곁에 없는 대상을 그리워한다는 공통점: 두 화자 모두 사라진 아내를 부르며 찾는다.
  • 눈물의 심상으로 정서를 심화한다는 공통점: (나)의 “메마른 눈에 물기가 어렸다”와 <보기>의 퍼붓는 비가 슬픔을 깊게 한다.
  • 반복되는 일상을 통해 부재를 확인한다는 공통점: (나)는 먹을 것을 청하던 일상을, <보기>는 차려진 밥상을 통해 아내가 없음을 깨닫는다.
문제 25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5】
(가)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오빠 집에 모여 있던 너의 가족들은 궁리 끝에 전단지를 만들어 엄마를 잃어버린 장소 근처에 돌리기로 했다. 일단 전단지 초안을 짜보기로 했다. 옛날 방식이다. 가족을 잃어버렸는데, 남은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몇가지 되지 않았다. 실종신고를 내는 것, 주변을 뒤지는 것, 아무나 붙잡고 이런 사람 보았느냐 묻는 것,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남동생이 인터넷에 엄마를 잃어버리게 된 이유와 잃어버린 장소와 엄마의 사진을 올리고 비슷한 분을 보게 되면 연락해달라고 게시하는 것. 엄마가 갈만한 곳이라도 찾아다니고 싶었으나 이 도시에서 엄마 혼자 갈 수 있는 곳은 없다는 것을 너는 알고 있었다. 글을 쓰는 사람이니 문안 작성은 네가 해라, 오빠가 너를 지명했다. 글을 쓰는 사람. 너는 해서는 안될 일을 하다가 들킨 것처럼 귀밑이 붉어졌다. 과연 네가 구사하는 어느 문장이 잃어버린 엄마를 찾는 데 도움이 될지.
(나)- 이봐… 나, 배고픈디. 뭐 좀 먹었으믄 좋겄는디.
당신은 헛간에 놓여 있는 빈 평상을 향해 웅얼거렸다. 고추꼭지를 따거나 깻잎을 개거나 배추를 간하다가도 당신이 뭐 좀 먹었으면 좋겠다고 하면 주저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당신 곁으로 와서는 산에 땅두릅이 났길래 좀 캐왔는디 두릅전 부쳐볼까? 자실라요? 하던 아내. 그때는 왜 그것이 평화롭고 복된 일이란 걸 몰랐을까. 아내한테 미역국 한번 끓여줘본 적 없으면서 아내가 해주는 모든 것은 어찌 그리 당연하게 받기만 했을까. 언젠가 읍내에 나갔다 온 아내가 거, 시장통의 당신 잘 가는 정육점 있잖우. 오늘 고 앞을 지나가는데 그 집 아낙이 자꾸 나를 불러서 들어갔더마는 미역국을 먹고 가라길래 웬 미역국이냐 했더니 오늘이 생일인디 남편이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줬다 합디다, 했다. 당신이 그저 듣고 있으니 맛이 있었던 건 아니요! 그란디 첨으로 정육점 아낙이 부럽던디요, 그랬다. 당신의 메마른 눈이 껌벅거렸다. 어디에 있소… 아내가 이 집으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미역국이 아니라 전도 부쳐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벌주는가… 당신의 메마른 눈에 물기가 어렸다.
당신은 이 집을 내키는 대로 떠났다가 돌아오면서도 아내가 이 집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다)잘 있어요… 난 이제 이 집에서 나갈라요.
지난여름 지하철 서울역에 혼자 남겨졌을 때 내겐 세살 적 일만 기억났네. 모든 것을 잊어버린 나는 걸을 수밖에 없었네. 내가 누구인지도 몰랐으니까. 걷고 또 걸었어. 모든 게 다 뿌옜네. 세살 때 내가 뛰어놀던 그 마당이 선명히 떠올랐네. 금 캐러도 다니고 석탄을 캐러도 다녔다는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온 그 세살 때. 나는 걸을 수 있는껏 걸었네. 아파트 사이를, 풀숲 언덕길을, 축구장을 걷고 또 걸었네. 그렇게 걸어서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였나. 세살 때에 뛰어놀던 ㉠그 마당이었을까.
<중략>

저기,
내가 태어난 어두운 집 마루에 엄마가 앉아 있네.
엄마가 얼굴을 들고 나를 보네. 내가 이 집에서 태어날 때 할머니가 꿈을 꾸었다네. 누런 털이 빛나는 암소가 막 무릎을 펴고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네. 소가 힘을 쓰며 막 일어서려는 참에 태어난 아이이니 얼마나 기운이 넘치겠느냐며 이 아이 때문에 웃을 일이 많을 것이니 잘 거두라 했다네. 엄마가 파란 슬리퍼에 움푹 파인 내 발등을 들여다보네. 내 발등은 푹 파인 상처 속으로 뼈가 드러나 보이네. 엄마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지네. 저 얼굴은 내가 죽은 아이를 낳았을 때 장롱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네. 내 새끼. 엄마가 양팔을 벌리네. 엄마가 방금 죽은 아이를 품에 안듯이 나의 겨드랑이에 팔을 집어넣네. 내 발에서 파란 슬리퍼를 벗기고 나의 두발을 엄마의 무릎으로 끌어올리네. 엄마는 웃지 않네. 울지도 않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보기>의 ⓐ∼ⓓ 중, ㉠의 함축적 의미와 거리가 먼 것은?
〈 보 기〉
검정 사포를 쓰고 똑딱선을 내리면
우리 고향의 ⓐ선창가는 길보다도 사람이 많았소.
양지 바른 뒷산 푸른 송백(松柏)을 끼고
남쪽으로 트인 하늘은 깃발처럼 다정하고
낯설은 ⓑ신작로 옆대기를 들어가니
내가 트던 ⓒ돌다리와 집들이
소리 높이 창가하고 돌아가던
저녁놀이 사라진 채 남아 있고
그 길을 찾아가면
우리 집은 ⓓ유약국
행이불언(行而不言)하시는 아버지께선 어느덧
돋보기를 쓰시고 나의 절을 받으시고
헌 책력(冊曆)처럼 애정에 낡으신 어머님 옆에서
나는 끼고 온 신간(新刊)을 그림책인 양 보았소.
- 유치환, 「귀고(歸故)」
1ⓐ
2ⓑ
3ⓒ
4ⓓ
정답 및 해설

㉠의 함축적 의미와 거리가 먼 것은 ⓑ 신작로이다.

㉠ ‘그 마당’은 엄마가 돌아가고 싶어 한 어린 시절의 고향, 근원적 공간이다. <보기>에서 신작로는 “낯설은” 길로 표현되어, 화자가 기억하는 옛 고향과 달리 새로 생긴 변화의 공간을 뜻한다.

  • ⓐ 선창가: 사람이 북적이던 고향의 정겨운 기억 속 공간이다.
  • ⓒ 돌다리: 화자가 어릴 적 오가던 추억이 깃든 공간이다.
  • ⓓ 유약국: 부모님이 계신 화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근원적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