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직 9급 국어] 16년 1회차
법원직 9급 국어 기출문제

16년 1회차

총 25문항 · 객관식 · A4 약 1장

1 / 1
A4정답 포함
법원직 9급 국어 기출문제모두CBT · moducbt.com

16년 1회차

총 25문항 · 객관식 · 정답·해설 포함
문제 1
밑줄 친 부분이 한글맞춤법 규정에 맞는 것은?
1찬물에 헹군 국수를 체에 받쳐 놓아라.
2담배를 끊음으로써 용돈을 줄이겠다.
3이 문제의 답을 맞춘 사람은 상을 받을 수 있다.
4지금은 바쁘니까 있다가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답 및 해설

한글 맞춤법에 맞는 것은 ‘끊음으로써’이다.

‘-(으)ㅁ으로써’는 수단·방법을 나타내는 조사 ‘로써’가 붙은 형태로, 담배를 끊는 것이 용돈을 줄이는 수단이므로 바르게 쓰였다.

  • 국수를 체에 올려 물기를 빼는 뜻은 ‘받치다’가 아니라 ‘밭치다’를 써서 ‘밭쳐’가 맞다.
  • 문제의 답을 틀리지 않게 하는 뜻은 ‘맞추다’가 아니라 ‘맞히다’를 써서 ‘맞힌’이 맞다.
  • ‘조금 지난 뒤에’라는 시간의 뜻은 부사 ‘이따가’로 써야 하며, ‘있다가’는 머무른다는 뜻일 때 쓴다.
문제 2
다음 설명 중 문법적인 오류가 없는 문장은?
1나는 어제 서울에 온 현규와 밥을 먹었다.
2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서류가 전부는 아닙니다.
3선생님께서는 제게 초심(初心)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4궂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오늘도 바람과 눈이 오는 지역이 있습니다.
정답 및 해설

문법적 오류가 없는 문장은 선생님께서 초심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신 문장이다.

주어 ‘선생님께서’와 서술어 ‘당부하셨습니다’의 높임이 호응하고, 명령문을 옮기는 간접 인용 ‘-(으)라고’도 바르게 쓰였다.

  • ‘나는 어제 서울에 온 현규와 밥을 먹었다’는 ‘어제’가 ‘온’을 꾸미는지 ‘먹었다’를 꾸미는지 불분명한 중의적 문장이다.
  • ‘중요한 것은 서류가 전부는 아닙니다’는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하지 않으므로 ‘서류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로 고쳐야 한다.
  • ‘바람과 눈이 오는’은 ‘바람이 오다’가 어색하므로 ‘바람이 불고 눈이 오는’처럼 서술어를 각각 갖추어야 한다.
문제 3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3∼문5]
기술적 대상들의 진화는 과진화 현상들을 나타낸다. 과진화는 각각의 기술적 대상을 지나치게 전문화하고, 활용이나 제작 조건들에서 돌발하는 사소한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게 만든다. 기술적 대상의 본질을 구성하는 도식은 사실 두 가지 방식으로 적응할 수 있다. 우선, 그 도식은 생산될 때 주어진 물질적이고 인간적인 조건들에 적응할 수 있다. 각 대상은 자신을 구성하는 재료들의 전기적, 역학적, 화학적 특성들을 최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 다음, 그 도식은 해야 할 일에 적응할 수 있다. 그래서 추운 나라에서 사용하기 좋은 배기펌프는 더운 나라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고 그 역도 마찬가지다. 또 높은 고도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비행기는 낮은 고도에서 잠깐씩 작동해야 할 때, 특히 이·착륙해야 할 때는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제트 엔진은 그 추진 원리 때문에 매우 높은 고도에서는 프로펠러 엔진보다 우수하지만 매우 낮은 고도에서는 사용하기 어렵게 된다. 제트 비행기가 도달한 엄청난 속도는 땅에 접근할 때는 오히려 아주 무력한 특성이 되는 것이다. 제트 엔진의 사용과 짝을 이루는 양력표면(揚力表面)의 축소는 매우 빠른 속도로(거의 프로펠러 비행기의 순항 속도로) 착륙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데, 이는 또한 아주 긴 착륙 트랙을 필요로 한다.
벌판 한 가운데 착륙할 수 있었던 초기 비행기들은 현대 비행기들보다 기능적으로 과적응(suradaptation)하는 것이 덜했다. 기능적인 과적응을 멀리 끌고 가자면 생물학에서 공생과 기생 사이에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도식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A) 매우 빠른 어떤 소형 비행기들은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더 커다란 날개가 있어야만 쉽게 이륙할 수 있고, 다른 어떤 비행기들은 상승 추진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로켓을 사용하기도 한다. 수송 글라이더 자체가 과진화한 기술적 대상의 한 예다. 그것은 화물 수송기나 예선(曳船) 없는 항공 수송선(輸送船)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진정한 글라이더와는 매우 다른 것이다. 진정한 글라이더는 가볍게 시동을 건 다음에 공기의 흐름을 활용하면서 자기 고유의 수단들을 통해 이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율적인 글라이더는 엔진 없는 비행에 아주 섬세하게 적응했다고 할 수 있다.
(B) 수송 글라이더는 기술적 총체의 비대칭적인 두

부분들 중 단지 한쪽만을 맡고 있는 것에 불과한 것이고, 나머지 다른 반쪽을 맡고 있는 예선(曳船) 또한 자기 역량에 상응하는 화물을 그 자신만으로는 실어 나를 수 없다는 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C) 과진화의 두 유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기술적 대상의 분할이나 자율성의 상실 없이 정해진 조건들에 섬세하게 적응하는 것에 속하고, 다른 하나는 원래의 단일한 존재가 예인(曳引)하는 것과 예인되는 것으로 나뉘는 경우처럼, 기술적 대상이 분할되는 것에 해당한다. 전자의 경우에는 대상의 자율성이 보존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희생된다.

윗글의 내용과 다른 것은?
1초기 비행기들은 현대 비행기들에 비해 기능적으로 과적응되어 있었다.
2높은 고도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비행기는 낮은 고도에서 잠깐 작동해야 할 때 곤란할 수 있다.
3과진화는 기술적 대상을 지나치게 전문화하여, 사소한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4과진화의 유형 중 기술적 대상이 분할되는 경우는 대상의 자율성이 보존되지 않는다.
정답 및 해설

윗글과 다른 것은 초기 비행기들이 현대 비행기들보다 과적응되어 있었다는 진술이다.

지문은 ‘초기 비행기들은 현대 비행기들보다 기능적으로 과적응하는 것이 덜했다’고 하여 정반대로 말한다.

  • 높은 고도용 비행기가 낮은 고도에서 곤란을 겪는다는 내용은 ‘낮은 고도에서 잠깐씩 작동해야 할 때 … 곤란을 겪을 수 있다’와 일치한다.
  • 과진화가 지나친 전문화로 사소한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게 한다는 내용은 첫 문단 서두와 일치한다.
  • 기술적 대상이 분할되는 유형에서 자율성이 보존되지 않는다는 내용은 ‘후자의 경우에는 희생된다’와 일치한다.
문제 4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3∼문5]
기술적 대상들의 진화는 과진화 현상들을 나타낸다. 과진화는 각각의 기술적 대상을 지나치게 전문화하고, 활용이나 제작 조건들에서 돌발하는 사소한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게 만든다. 기술적 대상의 본질을 구성하는 도식은 사실 두 가지 방식으로 적응할 수 있다. 우선, 그 도식은 생산될 때 주어진 물질적이고 인간적인 조건들에 적응할 수 있다. 각 대상은 자신을 구성하는 재료들의 전기적, 역학적, 화학적 특성들을 최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 다음, 그 도식은 해야 할 일에 적응할 수 있다. 그래서 추운 나라에서 사용하기 좋은 배기펌프는 더운 나라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고 그 역도 마찬가지다. 또 높은 고도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비행기는 낮은 고도에서 잠깐씩 작동해야 할 때, 특히 이·착륙해야 할 때는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제트 엔진은 그 추진 원리 때문에 매우 높은 고도에서는 프로펠러 엔진보다 우수하지만 매우 낮은 고도에서는 사용하기 어렵게 된다. 제트 비행기가 도달한 엄청난 속도는 땅에 접근할 때는 오히려 아주 무력한 특성이 되는 것이다. 제트 엔진의 사용과 짝을 이루는 양력표면(揚力表面)의 축소는 매우 빠른 속도로(거의 프로펠러 비행기의 순항 속도로) 착륙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데, 이는 또한 아주 긴 착륙 트랙을 필요로 한다.
벌판 한 가운데 착륙할 수 있었던 초기 비행기들은 현대 비행기들보다 기능적으로 과적응(suradaptation)하는 것이 덜했다. 기능적인 과적응을 멀리 끌고 가자면 생물학에서 공생과 기생 사이에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도식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A) 매우 빠른 어떤 소형 비행기들은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더 커다란 날개가 있어야만 쉽게 이륙할 수 있고, 다른 어떤 비행기들은 상승 추진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로켓을 사용하기도 한다. 수송 글라이더 자체가 과진화한 기술적 대상의 한 예다. 그것은 화물 수송기나 예선(曳船) 없는 항공 수송선(輸送船)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진정한 글라이더와는 매우 다른 것이다. 진정한 글라이더는 가볍게 시동을 건 다음에 공기의 흐름을 활용하면서 자기 고유의 수단들을 통해 이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율적인 글라이더는 엔진 없는 비행에 아주 섬세하게 적응했다고 할 수 있다.
(B) 수송 글라이더는 기술적 총체의 비대칭적인 두

부분들 중 단지 한쪽만을 맡고 있는 것에 불과한 것이고, 나머지 다른 반쪽을 맡고 있는 예선(曳船) 또한 자기 역량에 상응하는 화물을 그 자신만으로는 실어 나를 수 없다는 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C) 과진화의 두 유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기술적 대상의 분할이나 자율성의 상실 없이 정해진 조건들에 섬세하게 적응하는 것에 속하고, 다른 하나는 원래의 단일한 존재가 예인(曳引)하는 것과 예인되는 것으로 나뉘는 경우처럼, 기술적 대상이 분할되는 것에 해당한다. 전자의 경우에는 대상의 자율성이 보존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희생된다.

윗글에 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한 것은?
1단일한 이론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살핀다.
2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나열한다.
3하나의 대상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비교, 절충한다.
4서로 다른 대상을 대조해 각각의 특성을 설명한다.
정답 및 해설

윗글은 서로 다른 대상을 대조해 각각의 특성을 설명하는 방식을 쓴다.

높은 고도와 낮은 고도의 비행기, 초기 비행기와 현대 비행기, 진정한 글라이더와 수송 글라이더를 대비하고, 마지막에 자율성이 보존되는 과진화와 희생되는 과진화를 나누어 설명한다.

  • 하나의 이론이 시대에 따라 발전해 온 과정을 추적하지 않는다.
  • 문제를 제기한 뒤 해결 방안을 나열하는 구성이 아니다.
  • 한 대상에 대한 여러 사람의 견해를 비교하거나 절충하지 않는다.
문제 5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3∼문5]
기술적 대상들의 진화는 과진화 현상들을 나타낸다. 과진화는 각각의 기술적 대상을 지나치게 전문화하고, 활용이나 제작 조건들에서 돌발하는 사소한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게 만든다. 기술적 대상의 본질을 구성하는 도식은 사실 두 가지 방식으로 적응할 수 있다. 우선, 그 도식은 생산될 때 주어진 물질적이고 인간적인 조건들에 적응할 수 있다. 각 대상은 자신을 구성하는 재료들의 전기적, 역학적, 화학적 특성들을 최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 다음, 그 도식은 해야 할 일에 적응할 수 있다. 그래서 추운 나라에서 사용하기 좋은 배기펌프는 더운 나라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고 그 역도 마찬가지다. 또 높은 고도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비행기는 낮은 고도에서 잠깐씩 작동해야 할 때, 특히 이·착륙해야 할 때는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제트 엔진은 그 추진 원리 때문에 매우 높은 고도에서는 프로펠러 엔진보다 우수하지만 매우 낮은 고도에서는 사용하기 어렵게 된다. 제트 비행기가 도달한 엄청난 속도는 땅에 접근할 때는 오히려 아주 무력한 특성이 되는 것이다. 제트 엔진의 사용과 짝을 이루는 양력표면(揚力表面)의 축소는 매우 빠른 속도로(거의 프로펠러 비행기의 순항 속도로) 착륙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데, 이는 또한 아주 긴 착륙 트랙을 필요로 한다.
벌판 한 가운데 착륙할 수 있었던 초기 비행기들은 현대 비행기들보다 기능적으로 과적응(suradaptation)하는 것이 덜했다. 기능적인 과적응을 멀리 끌고 가자면 생물학에서 공생과 기생 사이에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도식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A) 매우 빠른 어떤 소형 비행기들은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더 커다란 날개가 있어야만 쉽게 이륙할 수 있고, 다른 어떤 비행기들은 상승 추진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로켓을 사용하기도 한다. 수송 글라이더 자체가 과진화한 기술적 대상의 한 예다. 그것은 화물 수송기나 예선(曳船) 없는 항공 수송선(輸送船)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진정한 글라이더와는 매우 다른 것이다. 진정한 글라이더는 가볍게 시동을 건 다음에 공기의 흐름을 활용하면서 자기 고유의 수단들을 통해 이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율적인 글라이더는 엔진 없는 비행에 아주 섬세하게 적응했다고 할 수 있다.
(B) 수송 글라이더는 기술적 총체의 비대칭적인 두

부분들 중 단지 한쪽만을 맡고 있는 것에 불과한 것이고, 나머지 다른 반쪽을 맡고 있는 예선(曳船) 또한 자기 역량에 상응하는 화물을 그 자신만으로는 실어 나를 수 없다는 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C) 과진화의 두 유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기술적 대상의 분할이나 자율성의 상실 없이 정해진 조건들에 섬세하게 적응하는 것에 속하고, 다른 하나는 원래의 단일한 존재가 예인(曳引)하는 것과 예인되는 것으로 나뉘는 경우처럼, 기술적 대상이 분할되는 것에 해당한다. 전자의 경우에는 대상의 자율성이 보존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희생된다.

빈칸 (A)∼(C)에 들어갈 말을 순서대로 적은 것은?
1예컨대 - 따라서 - 반면
2예컨대 - 반면 - 따라서
3반면 - 예컨대 - 따라서
4반면 - 따라서 - 예컨대
정답 및 해설

빈칸에는 차례로 예컨대 - 반면 - 따라서가 들어간다.

(A) 뒤에는 빠른 소형 비행기와 수송 글라이더 같은 과적응의 사례가 나오므로 ‘예컨대’, (B)는 앞의 자율적인 글라이더와 달리 수송 글라이더는 한쪽만 맡는다는 대조이므로 ‘반면’, (C)는 앞 내용을 종합해 과진화의 두 유형을 정리하므로 ‘따라서’가 알맞다.

  • ‘예컨대 - 따라서 - 반면’은 (B)에서 자율적인 글라이더와 수송 글라이더의 대조를 인과로 잇고, (C)의 종합 정리를 대조로 받아 어색하다.
  • ‘반면 - 예컨대 - 따라서’는 (A)에서 과적응 설명과 뒤따르는 사례를 대립 관계로 만들어 맞지 않는다.
  • ‘반면 - 따라서 - 예컨대’는 (A)를 대립으로, (C)의 결론 문장을 다시 예시로 만들어 어색하다.
문제 6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6∼문9]
(가)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갖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 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돈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 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쌍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 백석, ‘모닥불’ -
(나)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學費) 봉투(封套)를 받아
대학(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敎授)의 강의(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

(가)와 (나)에 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한 것은?
1(가)는 (나)와 달리 명사로 연을 종결하여 시상을 집약하고 있다.
2(나)는 (가)와 달리 대상에 대한 화자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제시하여 시적 정서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3(가)와 (나) 모두 현재형 시제를 사용하여 시적 상황에 현장감을 부여하고 있다.
4(가)와 (나) 모두 긍정적 의미의 시어를 사용하여 미래를 희망적으로 전망하는 화자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가)와 (나)는 모두 현재형 시제를 써서 시적 상황에 현장감을 준다.

(가)는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나)는 ‘밤비가 속살거려’, ‘강의 들으러 간다’처럼 현재형으로 장면을 제시한다.

  • (나)도 ‘최초의 악수.’라는 명사로 끝맺으므로 명사 종결이 (가)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없다.
  • (가)도 ‘서러운 아이’, ‘슬픈 역사’처럼 화자의 감정을 드러내므로 (나)만 감정을 직접 제시한다고 볼 수 없다.
  • (가)는 할아버지의 슬픈 과거를 회상할 뿐 미래를 희망적으로 전망하는 시어가 두 작품에 공통으로 쓰이지 않는다.
문제 7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6∼문9]
(가)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갖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 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돈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 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쌍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 백석, ‘모닥불’ -
(나)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學費) 봉투(封套)를 받아
대학(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敎授)의 강의(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

(가)의 ‘모닥불’에 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모닥불’은 버려진 존재들에게 효용가치를 얻게 하고 있다.
2‘모닥불’을 쬐는 사람들은 모두 각박한 현실에 밀려난 소외계층이다.
3‘모닥불’은 할아버지의 비극을 떠올리게 하는 회상의 매개체가 된다.
4‘모닥불’은 슬픈 역사를 지닌 사람들도 포용하는 합일의 소재가 된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모닥불을 쬐는 사람들이 모두 소외계층이라는 설명이다.

모닥불을 쬐는 이들에는 ‘더부살이 아이’, ‘나그네’뿐 아니라 ‘재당’, ‘초시’, ‘문장 늙은이’, ‘주인’ 같은 신분이 높은 사람도 섞여 있어, 귀천 없이 모두가 어울리는 모습이다.

  • 헌신짝·소똥·짚검불처럼 버려진 것들이 타서 불이 되므로 버려진 존재에게 효용가치를 준다는 설명은 적절하다.
  • 마지막 연에서 모닥불이 할아버지의 ‘슬픈 역사’를 떠올리게 하므로 회상의 매개체라는 설명은 적절하다.
  • 사람과 짐승, 신분의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모두 불을 쬐므로 포용과 합일의 소재라는 설명은 적절하다.
문제 8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6∼문9]
(가)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갖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 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돈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 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쌍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 백석, ‘모닥불’ -
(나)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學費) 봉투(封套)를 받아
대학(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敎授)의 강의(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

<보기>와 같은 관점에서 (나)를 감상한 것은?
보기
문학 작품이 독자와 맺는 관계를 중심으로 해석하는 관점을 효용론적 관점, 또는 수용론적 관점이라고 한다. 이에 따르면 시(詩)는 독자에게 교훈을 줄 수도 있고 즐거움을 줄 수도 있다.
1이 시의 창작 시기로 미루어 생각해보면 ‘어둠’은 일제강점기라는 부정적 현실이라고 해석할 수 있어.
2내면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가 갈등하고 화해하기까지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면서 시상을 전개하고 있어.
3‘육첩방’은 당시 일본 유학중이던 시인이 생활하던 공간으로서 시인의 현실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해.
4자기 삶에 대해 반성하는 화자의 모습을 통해 안일하게 살아가는 나의 삶의 태도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어.
정답 및 해설

효용론적 관점의 감상은 화자의 반성을 통해 독자인 나의 삶의 태도를 되돌아본 감상이다.

<보기>의 효용론은 작품이 독자에게 주는 교훈·감동에 주목하므로, 작품을 읽고 자신의 안일한 삶을 반성하게 되었다는 반응이 이에 해당한다.

  • 창작 시기에 비추어 ‘어둠’을 일제강점기 현실로 해석하는 것은 작품과 시대 현실의 관계를 보는 반영론적 관점이다.
  • 내면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의 갈등과 화해 과정을 짚는 것은 작품 자체의 구조에 주목하는 내재적 관점이다.
  • ‘육첩방’을 일본 유학 중이던 시인의 생활 공간으로 보는 것은 작가의 삶에 비추어 보는 표현론적 관점이다.
문제 9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6∼문9]
(가)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갖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 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돈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 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쌍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 백석, ‘모닥불’ -
(나)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學費) 봉투(封套)를 받아
대학(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敎授)의 강의(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

(나)의 ㉠∼㉣ 중, <보기>의 밑줄 친 ‘삼경(三更)’과 시적 기능이 가장 유사한 것은?
보기
이화(梨花)에 월백(月白)ᄒᆞ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ᄌᆡ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냐마ᄂᆞᆫ
다정(多情)도 병(病)인 양ᄒᆞ여 ᄌᆞᆷ 못일워 ᄒᆞ노라
- 이조년 -
1㉠
2㉡
3㉢
4㉣
정답 및 해설

‘삼경(三更)’과 시적 기능이 가장 유사한 것은 ㉠ ‘밤비’이다.

‘삼경’은 한밤중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제시하며 잠 못 드는 애상적 분위기를 만든다. ‘밤비’도 창밖에 속살거리며 화자의 우울하고 고독한 정서를 자아내는 시간적·정서적 배경 구실을 한다.

  • ‘늙은 교수’는 배경이 아니라 화자가 무기력하게 따르는 일상 속 인물이다.
  • ‘등불’은 어둠을 내모는 화자의 의지를 상징하는 긍정적 소재이다.
  • ‘악수’는 현실적 자아와 내면적 자아의 화해를 나타내는 행위이다.
문제 10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3]
(가)昭쇼陽양江강 ᄂᆞ린 믈이 어드러로 든단 말고.
㉠ 孤고臣신 去거國국에 白ᄇᆡᆨ髮발도 하도 할샤.
東동州ᄌᆔ 밤 계오 새와 北븍寬관亭뎡의 올나ᄒᆞ니,
㉡ 三삼角각山산 第뎨一일峯봉이 ᄒᆞ마면 뵈리로다.
弓궁王왕 大대闕궐 터희 烏오鵲쟉이 지지괴니,
千쳔古고 興흥亡망을 아ᄂᆞᆫ다, 몰ᄋᆞᄂᆞᆫ다.
ⓐ 淮회陽양 녜 일홈이 마초아 ᄀᆞᄐᆞᆯ시고.
㉢ 汲급長댱孺유 風풍彩ᄎᆡ를 고텨 아니 볼 게이고.
(나)營영中듕이 無무事ᄉᆞᄒᆞ고 時시節졀이 三삼月월인 제,
花화川쳔 시내길히 楓풍岳악으로 버더 잇다.
行ᄒᆡᆼ裝장을 다 ᄯᅥᆯ티고 石셕逕경의 막대 디퍼,
百백川쳔洞동 겨ᄐᆡ 두고 萬만瀑폭洞동 드러가니,
銀은 ᄀᆞᄐᆞᆫ 무지게, 玉옥 ᄀᆞᄐᆞᆫ 龍룡의 초리,
ⓑ 섯돌며 ᄲᅮᆷᄂᆞᆫ 소ᄅᆡ 十십里리의 ᄌᆞ자시니,
들을 제ᄂᆞᆫ 우레러니 보니ᄂᆞᆫ 눈이로다.
(다)開ᄀᆡ心심臺ᄃᆡ 고텨 올나 衆듕香향城셩 ᄇᆞ라보며,
萬만二이千쳔峯봉을 歷녁歷녁히 혀여ᄒᆞ니
峰봉마다 ᄆᆡᆺ쳐 잇고 긋마다 서린 긔운,
ⓒᄆᆞᆰ거든 조티 마나, 조커든 ᄆᆞᆰ디 마나.
㉣뎌 긔운 흐터 내야 人인傑걸을 ᄆᆞᆫᄃᆞᆯ고쟈.
形형容용도 그지업고 體톄勢셰도 하도 할샤.
天텬地디 삼기실 제 自ᄌᆞ然연이 되연마ᄂᆞᆫ,
이제 와 보게 되니 有유情졍도 有유情졍ᄒᆞᆯ샤.

(라)毗비盧로峰봉 上샹上샹頭두의 올라 보니 긔 뉘신고.
東동山산 泰태山산이 어ᄂᆞ야 놉돗던고.
魯노國국 조븐 줄도 우리ᄂᆞᆫ 모ᄅᆞ거든,
넙거나 넙은 天텬下하 엇ᄯᅵᄒᆞ야 젹닷 말고.
어와 뎌 디위ᄅᆞᆯ 어이ᄒᆞ면 알 거이고.
오ᄅᆞ디 못ᄒᆞ거니 ᄂᆞ려가미 고이ᄒᆞᆯ가.
(마)山산中듕을 ᄆᆡ양 보랴, 東동海ᄒᆡ로 가쟈ᄉᆞ라.
藍남輿여 緩완步보ᄒᆞ야 山산映영樓누의 올나ᄒᆞ니,
玲녕瓏농 碧벽溪계와 數수聲셩 啼뎨鳥됴ᄂᆞᆫ 離니別별을 怨원ᄒᆞᄂᆞᆫ ᄃᆞᆺ,
旌졍旗긔를 ᄯᅥᆯ티니 五오色ᄉᆡᆨ이 넘노ᄂᆞᆫ ᄃᆞᆺ,
鼓고角각을 섯부니 海ᄒᆡ雲운이 다 것ᄂᆞᆫ ᄃᆞᆺ.
鳴명沙사길 니근 ᄆᆞᆯ이 醉ᄎᆔ仙션을 빗기 시러,
바다ᄒᆞᆯ 겻ᄐᆡ 두고 海ᄒᆡ棠당花화로 드러가니,
白ᄇᆡᆨ鷗구야 ᄂᆞ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ᄂᆞᆫ.
(바)㉤ 이 술 가져다가 四ᄉᆞ海ᄒᆡ예 고로 ᄂᆞᆫ화,
億억萬만 蒼창生ᄉᆡᆼ을 다 醉ᄎᆔ케 ᄆᆡᆼ근 後후의,
그제야 고텨 맛나 ᄯᅩ ᄒᆞᆫ 잔 ᄒᆞ쟛고야.
ⓓ 말 디쟈 鶴학을 ᄐᆞ고 九구空공의 올나가니,
空공中듕 玉옥簫쇼 소ᄅᆡ 어제런가 그제런가.
나도 ᄌᆞᆷ을 ᄭᆡ여 바다ᄒᆞᆯ 구버보니,
기픠ᄅᆞᆯ 모ᄅᆞ거니 ᄀᆞ인들 엇디 알리.
明명月월이 千쳔山산萬만落낙의 아니 비쵠 ᄃᆡ 업다.

다음은 가사문학의 일반적인 특징을 정리한 것이다. 윗글과 가장 관련이 없는 것은?
가사는 ㉮4음보격 연속체 율문의 운문 문학의 일종이면서도 다양한 내용들을 폭넓게 수용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서정시와 판이한 갈래다. 특히, 양반 가사의 경우에는 ㉯자기의 체험과 흥취를 낭만적으로 표현하거나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보다 자유롭게 노래하거나 ㉱벼슬길이 막힌 것에 대한 좌절감을 문학으로 승화하고자 하기도 했다.
1㉮
2㉯
3㉰
4㉱
정답 및 해설

윗글과 가장 관련이 없는 특징은 벼슬길이 막힌 좌절감을 문학으로 승화한다는 설명이다.

‘관동별곡’의 화자는 ‘營中이 無事ᄒᆞ고’에서 보듯 관찰사로 부임해 관동 지방을 유람하는 처지이므로, 벼슬길이 막힌 좌절과는 거리가 멀다.

  • ‘昭陽江 ᄂᆞ린 믈이 / 어드러로 든단 말고’처럼 4음보가 연속되므로 4음보격 연속체 율문이라는 특징과 관련된다.
  • 금강산과 동해의 경치를 유람하며 느낀 흥취를 노래하므로 체험과 흥취의 낭만적 표현과 관련된다.
  • ‘人傑을 ᄆᆞᆫᄃᆞᆯ고쟈’, ‘億萬 蒼生을 다 醉케’처럼 선정에 대한 신념을 드러내므로 정치적 신념의 표현과 관련된다.
문제 11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3]
(가)昭쇼陽양江강 ᄂᆞ린 믈이 어드러로 든단 말고.
㉠ 孤고臣신 去거國국에 白ᄇᆡᆨ髮발도 하도 할샤.
東동州ᄌᆔ 밤 계오 새와 北븍寬관亭뎡의 올나ᄒᆞ니,
㉡ 三삼角각山산 第뎨一일峯봉이 ᄒᆞ마면 뵈리로다.
弓궁王왕 大대闕궐 터희 烏오鵲쟉이 지지괴니,
千쳔古고 興흥亡망을 아ᄂᆞᆫ다, 몰ᄋᆞᄂᆞᆫ다.
ⓐ 淮회陽양 녜 일홈이 마초아 ᄀᆞᄐᆞᆯ시고.
㉢ 汲급長댱孺유 風풍彩ᄎᆡ를 고텨 아니 볼 게이고.
(나)營영中듕이 無무事ᄉᆞᄒᆞ고 時시節졀이 三삼月월인 제,
花화川쳔 시내길히 楓풍岳악으로 버더 잇다.
行ᄒᆡᆼ裝장을 다 ᄯᅥᆯ티고 石셕逕경의 막대 디퍼,
百백川쳔洞동 겨ᄐᆡ 두고 萬만瀑폭洞동 드러가니,
銀은 ᄀᆞᄐᆞᆫ 무지게, 玉옥 ᄀᆞᄐᆞᆫ 龍룡의 초리,
ⓑ 섯돌며 ᄲᅮᆷᄂᆞᆫ 소ᄅᆡ 十십里리의 ᄌᆞ자시니,
들을 제ᄂᆞᆫ 우레러니 보니ᄂᆞᆫ 눈이로다.
(다)開ᄀᆡ心심臺ᄃᆡ 고텨 올나 衆듕香향城셩 ᄇᆞ라보며,
萬만二이千쳔峯봉을 歷녁歷녁히 혀여ᄒᆞ니
峰봉마다 ᄆᆡᆺ쳐 잇고 긋마다 서린 긔운,
ⓒᄆᆞᆰ거든 조티 마나, 조커든 ᄆᆞᆰ디 마나.
㉣뎌 긔운 흐터 내야 人인傑걸을 ᄆᆞᆫᄃᆞᆯ고쟈.
形형容용도 그지업고 體톄勢셰도 하도 할샤.
天텬地디 삼기실 제 自ᄌᆞ然연이 되연마ᄂᆞᆫ,
이제 와 보게 되니 有유情졍도 有유情졍ᄒᆞᆯ샤.

(라)毗비盧로峰봉 上샹上샹頭두의 올라 보니 긔 뉘신고.
東동山산 泰태山산이 어ᄂᆞ야 놉돗던고.
魯노國국 조븐 줄도 우리ᄂᆞᆫ 모ᄅᆞ거든,
넙거나 넙은 天텬下하 엇ᄯᅵᄒᆞ야 젹닷 말고.
어와 뎌 디위ᄅᆞᆯ 어이ᄒᆞ면 알 거이고.
오ᄅᆞ디 못ᄒᆞ거니 ᄂᆞ려가미 고이ᄒᆞᆯ가.
(마)山산中듕을 ᄆᆡ양 보랴, 東동海ᄒᆡ로 가쟈ᄉᆞ라.
藍남輿여 緩완步보ᄒᆞ야 山산映영樓누의 올나ᄒᆞ니,
玲녕瓏농 碧벽溪계와 數수聲셩 啼뎨鳥됴ᄂᆞᆫ 離니別별을 怨원ᄒᆞᄂᆞᆫ ᄃᆞᆺ,
旌졍旗긔를 ᄯᅥᆯ티니 五오色ᄉᆡᆨ이 넘노ᄂᆞᆫ ᄃᆞᆺ,
鼓고角각을 섯부니 海ᄒᆡ雲운이 다 것ᄂᆞᆫ ᄃᆞᆺ.
鳴명沙사길 니근 ᄆᆞᆯ이 醉ᄎᆔ仙션을 빗기 시러,
바다ᄒᆞᆯ 겻ᄐᆡ 두고 海ᄒᆡ棠당花화로 드러가니,
白ᄇᆡᆨ鷗구야 ᄂᆞ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ᄂᆞᆫ.
(바)㉤ 이 술 가져다가 四ᄉᆞ海ᄒᆡ예 고로 ᄂᆞᆫ화,
億억萬만 蒼창生ᄉᆡᆼ을 다 醉ᄎᆔ케 ᄆᆡᆼ근 後후의,
그제야 고텨 맛나 ᄯᅩ ᄒᆞᆫ 잔 ᄒᆞ쟛고야.
ⓓ 말 디쟈 鶴학을 ᄐᆞ고 九구空공의 올나가니,
空공中듕 玉옥簫쇼 소ᄅᆡ 어제런가 그제런가.
나도 ᄌᆞᆷ을 ᄭᆡ여 바다ᄒᆞᆯ 구버보니,
기픠ᄅᆞᆯ 모ᄅᆞ거니 ᄀᆞ인들 엇디 알리.
明명月월이 千쳔山산萬만落낙의 아니 비쵠 ᄃᆡ 업다.

<보기>를 참조할 때, ㉠∼㉤ 중 화자의 태도가 유사한 것끼리 묶인 것은?
보기
정철의 ‘관동별곡’에 드러난 화자의 선비로서의 태도는 크게 ‘연군(戀君)의 정서’, ‘우국(憂國)의 태도’, ‘선정(善政)에의 포부’로 나뉜다.
1㉠ ㉡
2㉡ ㉢
3㉢ ㉤
4㉠ ㉣ ㉤
정답 및 해설

태도가 유사한 것은 ㉢과 ㉤으로, 둘 다 선정(善政)에의 포부를 드러낸다.

㉢은 회양 태수로 선정을 베푼 급장유의 풍채를 다시 보이겠다는 다짐이고, ㉤은 술을 온 세상에 나누어 억만 창생을 다 취하게 하겠다는 말로 백성을 두루 살피려는 뜻이다.

  • ㉠과 ㉡의 묶음은 임금 곁을 떠난 신하의 나라 걱정(우국)과 도성을 바라보는 연군의 정서로 서로 다르다.
  • ㉡과 ㉢의 묶음은 연군의 정서와 선정의 포부로 서로 다르다.
  • ㉠, ㉣, ㉤의 묶음은 우국의 태도인 ㉠·㉣(인걸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과 선정의 포부인 ㉤이 섞여 있다.
문제 12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3]
(가)昭쇼陽양江강 ᄂᆞ린 믈이 어드러로 든단 말고.
㉠ 孤고臣신 去거國국에 白ᄇᆡᆨ髮발도 하도 할샤.
東동州ᄌᆔ 밤 계오 새와 北븍寬관亭뎡의 올나ᄒᆞ니,
㉡ 三삼角각山산 第뎨一일峯봉이 ᄒᆞ마면 뵈리로다.
弓궁王왕 大대闕궐 터희 烏오鵲쟉이 지지괴니,
千쳔古고 興흥亡망을 아ᄂᆞᆫ다, 몰ᄋᆞᄂᆞᆫ다.
ⓐ 淮회陽양 녜 일홈이 마초아 ᄀᆞᄐᆞᆯ시고.
㉢ 汲급長댱孺유 風풍彩ᄎᆡ를 고텨 아니 볼 게이고.
(나)營영中듕이 無무事ᄉᆞᄒᆞ고 時시節졀이 三삼月월인 제,
花화川쳔 시내길히 楓풍岳악으로 버더 잇다.
行ᄒᆡᆼ裝장을 다 ᄯᅥᆯ티고 石셕逕경의 막대 디퍼,
百백川쳔洞동 겨ᄐᆡ 두고 萬만瀑폭洞동 드러가니,
銀은 ᄀᆞᄐᆞᆫ 무지게, 玉옥 ᄀᆞᄐᆞᆫ 龍룡의 초리,
ⓑ 섯돌며 ᄲᅮᆷᄂᆞᆫ 소ᄅᆡ 十십里리의 ᄌᆞ자시니,
들을 제ᄂᆞᆫ 우레러니 보니ᄂᆞᆫ 눈이로다.
(다)開ᄀᆡ心심臺ᄃᆡ 고텨 올나 衆듕香향城셩 ᄇᆞ라보며,
萬만二이千쳔峯봉을 歷녁歷녁히 혀여ᄒᆞ니
峰봉마다 ᄆᆡᆺ쳐 잇고 긋마다 서린 긔운,
ⓒᄆᆞᆰ거든 조티 마나, 조커든 ᄆᆞᆰ디 마나.
㉣뎌 긔운 흐터 내야 人인傑걸을 ᄆᆞᆫᄃᆞᆯ고쟈.
形형容용도 그지업고 體톄勢셰도 하도 할샤.
天텬地디 삼기실 제 自ᄌᆞ然연이 되연마ᄂᆞᆫ,
이제 와 보게 되니 有유情졍도 有유情졍ᄒᆞᆯ샤.

(라)毗비盧로峰봉 上샹上샹頭두의 올라 보니 긔 뉘신고.
東동山산 泰태山산이 어ᄂᆞ야 놉돗던고.
魯노國국 조븐 줄도 우리ᄂᆞᆫ 모ᄅᆞ거든,
넙거나 넙은 天텬下하 엇ᄯᅵᄒᆞ야 젹닷 말고.
어와 뎌 디위ᄅᆞᆯ 어이ᄒᆞ면 알 거이고.
오ᄅᆞ디 못ᄒᆞ거니 ᄂᆞ려가미 고이ᄒᆞᆯ가.
(마)山산中듕을 ᄆᆡ양 보랴, 東동海ᄒᆡ로 가쟈ᄉᆞ라.
藍남輿여 緩완步보ᄒᆞ야 山산映영樓누의 올나ᄒᆞ니,
玲녕瓏농 碧벽溪계와 數수聲셩 啼뎨鳥됴ᄂᆞᆫ 離니別별을 怨원ᄒᆞᄂᆞᆫ ᄃᆞᆺ,
旌졍旗긔를 ᄯᅥᆯ티니 五오色ᄉᆡᆨ이 넘노ᄂᆞᆫ ᄃᆞᆺ,
鼓고角각을 섯부니 海ᄒᆡ雲운이 다 것ᄂᆞᆫ ᄃᆞᆺ.
鳴명沙사길 니근 ᄆᆞᆯ이 醉ᄎᆔ仙션을 빗기 시러,
바다ᄒᆞᆯ 겻ᄐᆡ 두고 海ᄒᆡ棠당花화로 드러가니,
白ᄇᆡᆨ鷗구야 ᄂᆞ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ᄂᆞᆫ.
(바)㉤ 이 술 가져다가 四ᄉᆞ海ᄒᆡ예 고로 ᄂᆞᆫ화,
億억萬만 蒼창生ᄉᆡᆼ을 다 醉ᄎᆔ케 ᄆᆡᆼ근 後후의,
그제야 고텨 맛나 ᄯᅩ ᄒᆞᆫ 잔 ᄒᆞ쟛고야.
ⓓ 말 디쟈 鶴학을 ᄐᆞ고 九구空공의 올나가니,
空공中듕 玉옥簫쇼 소ᄅᆡ 어제런가 그제런가.
나도 ᄌᆞᆷ을 ᄭᆡ여 바다ᄒᆞᆯ 구버보니,
기픠ᄅᆞᆯ 모ᄅᆞ거니 ᄀᆞ인들 엇디 알리.
明명月월이 千쳔山산萬만落낙의 아니 비쵠 ᄃᆡ 업다.

ⓐ∼ⓓ에 관한 풀이로 가장 적절한 것은?
1ⓐ :회양, 네가 이룬 것이 (내가 강원도 관찰사를 하며 이룰 것과) 마침 같구나
2ⓑ :섞어 돌며 뿜어낸다는 소문이 십리 밖에도 자자하게 퍼져 있으니
3ⓒ :맑거든 좋지 말거나 좋거든 맑지 말거나 할 것이지 (맑고도 좋은 기운을 가졌구나)
4ⓓ :말이 끝나자 학을 타고 높고 아득한 하늘로 올라가니 3
정답 및 해설

풀이가 적절한 것은 ⓓ를 ‘말이 끝나자 학을 타고 높고 아득한 하늘로 올라가니’로 푼 것이다.

‘말 디쟈’는 말이 끝나자, ‘九空’은 높고 아득한 하늘을 뜻하므로 바른 풀이다.

  • ⓐ ‘淮陽 녜 일홈이 마초아 ᄀᆞᄐᆞᆯ시고’는 이곳 회양이 옛 중국의 회양과 이름이 마침 같다는 뜻이지, 네가 이룬 것이 같다는 뜻이 아니다.
  • ⓑ ‘섯돌며 ᄲᅮᆷᄂᆞᆫ 소ᄅᆡ’는 폭포가 섞여 돌며 뿜는 소리가 십 리에 퍼진다는 뜻으로, ‘소문’으로 푼 것은 잘못이다.
  • ⓒ의 ‘조티’는 ‘깨끗하지’라는 뜻이므로 ‘좋지’로 푼 것은 잘못이며, 맑으면서도 깨끗한 기운을 예찬한 구절이다.
문제 13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3]
(가)昭쇼陽양江강 ᄂᆞ린 믈이 어드러로 든단 말고.
㉠ 孤고臣신 去거國국에 白ᄇᆡᆨ髮발도 하도 할샤.
東동州ᄌᆔ 밤 계오 새와 北븍寬관亭뎡의 올나ᄒᆞ니,
㉡ 三삼角각山산 第뎨一일峯봉이 ᄒᆞ마면 뵈리로다.
弓궁王왕 大대闕궐 터희 烏오鵲쟉이 지지괴니,
千쳔古고 興흥亡망을 아ᄂᆞᆫ다, 몰ᄋᆞᄂᆞᆫ다.
ⓐ 淮회陽양 녜 일홈이 마초아 ᄀᆞᄐᆞᆯ시고.
㉢ 汲급長댱孺유 風풍彩ᄎᆡ를 고텨 아니 볼 게이고.
(나)營영中듕이 無무事ᄉᆞᄒᆞ고 時시節졀이 三삼月월인 제,
花화川쳔 시내길히 楓풍岳악으로 버더 잇다.
行ᄒᆡᆼ裝장을 다 ᄯᅥᆯ티고 石셕逕경의 막대 디퍼,
百백川쳔洞동 겨ᄐᆡ 두고 萬만瀑폭洞동 드러가니,
銀은 ᄀᆞᄐᆞᆫ 무지게, 玉옥 ᄀᆞᄐᆞᆫ 龍룡의 초리,
ⓑ 섯돌며 ᄲᅮᆷᄂᆞᆫ 소ᄅᆡ 十십里리의 ᄌᆞ자시니,
들을 제ᄂᆞᆫ 우레러니 보니ᄂᆞᆫ 눈이로다.
(다)開ᄀᆡ心심臺ᄃᆡ 고텨 올나 衆듕香향城셩 ᄇᆞ라보며,
萬만二이千쳔峯봉을 歷녁歷녁히 혀여ᄒᆞ니
峰봉마다 ᄆᆡᆺ쳐 잇고 긋마다 서린 긔운,
ⓒᄆᆞᆰ거든 조티 마나, 조커든 ᄆᆞᆰ디 마나.
㉣뎌 긔운 흐터 내야 人인傑걸을 ᄆᆞᆫᄃᆞᆯ고쟈.
形형容용도 그지업고 體톄勢셰도 하도 할샤.
天텬地디 삼기실 제 自ᄌᆞ然연이 되연마ᄂᆞᆫ,
이제 와 보게 되니 有유情졍도 有유情졍ᄒᆞᆯ샤.

(라)毗비盧로峰봉 上샹上샹頭두의 올라 보니 긔 뉘신고.
東동山산 泰태山산이 어ᄂᆞ야 놉돗던고.
魯노國국 조븐 줄도 우리ᄂᆞᆫ 모ᄅᆞ거든,
넙거나 넙은 天텬下하 엇ᄯᅵᄒᆞ야 젹닷 말고.
어와 뎌 디위ᄅᆞᆯ 어이ᄒᆞ면 알 거이고.
오ᄅᆞ디 못ᄒᆞ거니 ᄂᆞ려가미 고이ᄒᆞᆯ가.
(마)山산中듕을 ᄆᆡ양 보랴, 東동海ᄒᆡ로 가쟈ᄉᆞ라.
藍남輿여 緩완步보ᄒᆞ야 山산映영樓누의 올나ᄒᆞ니,
玲녕瓏농 碧벽溪계와 數수聲셩 啼뎨鳥됴ᄂᆞᆫ 離니別별을 怨원ᄒᆞᄂᆞᆫ ᄃᆞᆺ,
旌졍旗긔를 ᄯᅥᆯ티니 五오色ᄉᆡᆨ이 넘노ᄂᆞᆫ ᄃᆞᆺ,
鼓고角각을 섯부니 海ᄒᆡ雲운이 다 것ᄂᆞᆫ ᄃᆞᆺ.
鳴명沙사길 니근 ᄆᆞᆯ이 醉ᄎᆔ仙션을 빗기 시러,
바다ᄒᆞᆯ 겻ᄐᆡ 두고 海ᄒᆡ棠당花화로 드러가니,
白ᄇᆡᆨ鷗구야 ᄂᆞ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ᄂᆞᆫ.
(바)㉤ 이 술 가져다가 四ᄉᆞ海ᄒᆡ예 고로 ᄂᆞᆫ화,
億억萬만 蒼창生ᄉᆡᆼ을 다 醉ᄎᆔ케 ᄆᆡᆼ근 後후의,
그제야 고텨 맛나 ᄯᅩ ᄒᆞᆫ 잔 ᄒᆞ쟛고야.
ⓓ 말 디쟈 鶴학을 ᄐᆞ고 九구空공의 올나가니,
空공中듕 玉옥簫쇼 소ᄅᆡ 어제런가 그제런가.
나도 ᄌᆞᆷ을 ᄭᆡ여 바다ᄒᆞᆯ 구버보니,
기픠ᄅᆞᆯ 모ᄅᆞ거니 ᄀᆞ인들 엇디 알리.
明명月월이 千쳔山산萬만落낙의 아니 비쵠 ᄃᆡ 업다.

<보기>의 설명을 모두 충족하는 시어는?
보기
·화자의 사상과 감정을 드러내는 데 사용된 구체적인 사물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된 경지를 표현하는 대상
1烏오鵲쟉
2뎌 디위
3白ᄇᆡᆨ鷗구
4明명月월
정답 및 해설

<보기>를 모두 충족하는 시어는 ‘白鷗(백구)’이다.

‘白鷗야 ᄂᆞ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ᄂᆞᆫ’에서 화자는 갈매기를 벗으로 여기며 자연과 하나가 된 물아일체의 경지를 드러낸다.

  • ‘烏鵲’은 궁예의 옛 대궐 터에서 지저귀며 역사의 흥망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로, 물아일체와는 관련이 없다.
  • ‘뎌 디위’는 공자가 오른 높은 정신적 경지를 가리키는 추상적 표현이어서 구체적 사물이 아니다.
  • ‘明月’은 온 산과 마을을 두루 비추는 달로 선정에 대한 소망을 담은 소재이지, 자연과의 합일을 표현한 대상이 아니다.
문제 1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4∼문17]
(가) 국화에게는 서리를 이겨내는 높은 절개가 있기 때문에 진(晉)나라 도잠(陶潛)이 이 꽃을 사랑한 것이다. 도잠이야말로 은일인(隱逸人)이다. 이 꽃을 가리켜, 주무숙(周茂叔)이 은일하다고 하였기 때문에 은일의 이름을 얻게 된 것이지, 국화 자신은 실로 은일하지 않다. 왕궁, 귀인 부호가로부터 여염의 천한 선비에 이르기까지 뜨락이나 동산에 심어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고금의 시인 문사들이 가사나 서설을 지어 훌륭히 찬양했으며, 또 화가들은 아름답게 그 모습을 그렸다. 심지어 유몽(劉蒙), 범지능(范至能), 사정지(史正志), 왕관(王觀) 등은 그 종류를 빠짐없이 모아 국보(菊譜)를 만들었으니, 과연 국화를 보고 바위와 숲이 어울린 험한 빈터에 깊숙이 숨어 삶으로써 사람들이 그 이름을 모르는 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혁혁한 그 명성은 모란보다 더 높다. 그러니 참으로 꽃 중에서 은일은 ‘어상(禦霜)’이라 하겠다.
이 꽃은 담홍색으로 송이가 많으며 잎은 국화와 같은데 줄기가 약간 가늘다. 늦가을에야 비로소 피며, 서리가 내릴수록 그 빛깔이 더욱 선명하니, 아마 도잠이 이 꽃을 보았다면 그 사랑이 국화보다 못하지 않았을 것인데, 어찌 된 연유로 지금토록 아름다운 빛깔과 높은 은일의 덕을 홀로 간직하고, 세상에 그 이름을 숨기고만 있을까.
나 역시 이제야 이 꽃을 보았으니 이와 같은 종류가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필시 깊숙한 산 언덕 쑥대와 넝쿨이 엉킨 사이에 ㉠절개를 가진 꽃들이 어상처럼 숨어 살고 있을 것이다. 참답게 산야에 숨어 사는 선비들은 이런 꽃들을 알겠지만, 설령 알고 있는 자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꽃들이 도잠처럼 글을 지어 이름을 널리 드러내주기를 바라랴.
(나) 안도현의 시에 「무식한 놈」이라는, 제목부터 재미있는 시가 있습니다. 특별히 이 시를 지목하여 읽어 보라며 어떤 분이 이 시인의 시집을 제게 선물했는데 재미있게 읽히는 시였습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절교를 선언하는 그 단호함이 아주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상대방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여”라고 하면서 자신에게 하는 착상도 기발한게 재미있었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걸로 절교를 하겠다면 절교 안 당하고 살아남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 시를 읽으며 저도 움찔하였습니다. 그때까지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실물로는 구별하고 또 이들이 다른 이름으로 구별된다는 것까지는 알았으나 그 정확한 이름은 몰랐으니까요. 요즈음 그야말로 눈부시게 발전하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꽤 무식한 놈이었지요.
<중략>
결정적이지는 않지만 어느 시인이 1989년에 쓴 수필에서 산수유나무를 보았다고 한 이야기도 저는 왠지 미심쩍습니다. 내용인즉 이렇습니다. 박목월의 시 「귀밑 사마귀」에 나오는 “산수유 꽃 노랗게 / 흐느끼는 봄마다”를 읽고 산수유 꽃이 도대체 어떻게 생긴 꽃일까 하고 궁금했으나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해서 오랜 세월 잊고 있다가 근자(近者)에 혼자서 자주 오르내리는 능선(稜線) 길을 가다가 우연히 시야에 들어온 꽃나무를 보고 그게 산수유임을 알아챘다는 것입니다.
책을 뒤져 그 특징을 확인했다고 했는데도 저는 이상하게 고개가 갸우뚱거려집니다. 능선 길에서 보았다는 것이 우선 마음에 걸립니다. 이분이 자주 오르내린 능선 길이 어떤 지리적인 조건의 길인지는 모르겠으나 능선에 있었으면 생강나무이기가 쉽고 산수유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분은 산수유의 열매를 “가을에 홍색으로 익는다고 하나 나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자주 오르내린 길에서 산수유 열매가 한 번도 눈에 띄지 않았다면 그것도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 아닌가요? 역시 생강나무였기 때문에 열매를 못 본 것이 아닐까, 그 선연하게 반짝이는 산수유 열매가 어찌 눈에 안 뜨일 수 있었겠느냐 그런 의심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봄에 관악산에서 생강나무를 찍고 있는데 한 등산객이 혼잣말로 산수유다 그러더군요. 제가 산수유가 아닌데요 했더니 그냥 가버렸습니다. 그럼 무슨 꽃이냐고 묻기를 기다렸는데(그러면 숲 해설가 행세를 좀 해보려 했는데) 그 이상 관심이 없다는 듯 그냥 가버렸습니다.
산수유 꽃과 생강나무 꽃은 아마 일반인들이 가장 구별하기 어려운 종류에 속할 것입니다. 정말 이것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무식한 놈이라거나 절교하겠다든가 하는 일은 지나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러니 만일 앞의 안도현 시인도 누가 생강나무를 산수유나무로 혼동하였다고 하면 그건 애교로 보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은 이런 데 좀 더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가)와 (나)를 비교하여 이해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가)는 (나)와 달리 대상의 가치를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일을 높이 평가한다.
2(나)는 (가)와 달리 대상을 구별하여 정확한 이름을 쓰는 일을 높이 평가한다.
3(나)는 (가)와 달리 대상의 이름이 본질을 정확히 드러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4(가)와 (나)는 모두 글을 쓰는 사람이 대상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간다고 본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한 이해는 (나)가 (가)와 달리 대상을 구별해 정확한 이름을 쓰는 일을 높이 평가한다는 것이다.

(나)는 산수유와 생강나무의 혼동을 짚은 뒤 ‘글을 쓰는 사람은 이런 데 좀 더 엄격해야 한다’고 맺는다. (가)는 이름의 정확성보다 숨어 사는 꽃의 은일한 덕에 관심을 둔다.

  • (가)는 오히려 숨은 꽃들이 이름을 널리 드러내 주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라 하므로, 가치를 널리 알리는 일을 높이 평가한다고 볼 수 없다.
  • (나)는 이름이 본질을 드러내지 못한다고 말하지 않고, 오히려 정확한 이름을 중시한다.
  • 두 글 모두 글쓴이가 대상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간다는 주장을 펴지 않는다.
문제 15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4∼문17]
(가) 국화에게는 서리를 이겨내는 높은 절개가 있기 때문에 진(晉)나라 도잠(陶潛)이 이 꽃을 사랑한 것이다. 도잠이야말로 은일인(隱逸人)이다. 이 꽃을 가리켜, 주무숙(周茂叔)이 은일하다고 하였기 때문에 은일의 이름을 얻게 된 것이지, 국화 자신은 실로 은일하지 않다. 왕궁, 귀인 부호가로부터 여염의 천한 선비에 이르기까지 뜨락이나 동산에 심어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고금의 시인 문사들이 가사나 서설을 지어 훌륭히 찬양했으며, 또 화가들은 아름답게 그 모습을 그렸다. 심지어 유몽(劉蒙), 범지능(范至能), 사정지(史正志), 왕관(王觀) 등은 그 종류를 빠짐없이 모아 국보(菊譜)를 만들었으니, 과연 국화를 보고 바위와 숲이 어울린 험한 빈터에 깊숙이 숨어 삶으로써 사람들이 그 이름을 모르는 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혁혁한 그 명성은 모란보다 더 높다. 그러니 참으로 꽃 중에서 은일은 ‘어상(禦霜)’이라 하겠다.
이 꽃은 담홍색으로 송이가 많으며 잎은 국화와 같은데 줄기가 약간 가늘다. 늦가을에야 비로소 피며, 서리가 내릴수록 그 빛깔이 더욱 선명하니, 아마 도잠이 이 꽃을 보았다면 그 사랑이 국화보다 못하지 않았을 것인데, 어찌 된 연유로 지금토록 아름다운 빛깔과 높은 은일의 덕을 홀로 간직하고, 세상에 그 이름을 숨기고만 있을까.
나 역시 이제야 이 꽃을 보았으니 이와 같은 종류가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필시 깊숙한 산 언덕 쑥대와 넝쿨이 엉킨 사이에 ㉠절개를 가진 꽃들이 어상처럼 숨어 살고 있을 것이다. 참답게 산야에 숨어 사는 선비들은 이런 꽃들을 알겠지만, 설령 알고 있는 자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꽃들이 도잠처럼 글을 지어 이름을 널리 드러내주기를 바라랴.
(나) 안도현의 시에 「무식한 놈」이라는, 제목부터 재미있는 시가 있습니다. 특별히 이 시를 지목하여 읽어 보라며 어떤 분이 이 시인의 시집을 제게 선물했는데 재미있게 읽히는 시였습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절교를 선언하는 그 단호함이 아주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상대방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여”라고 하면서 자신에게 하는 착상도 기발한게 재미있었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걸로 절교를 하겠다면 절교 안 당하고 살아남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 시를 읽으며 저도 움찔하였습니다. 그때까지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실물로는 구별하고 또 이들이 다른 이름으로 구별된다는 것까지는 알았으나 그 정확한 이름은 몰랐으니까요. 요즈음 그야말로 눈부시게 발전하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꽤 무식한 놈이었지요.
<중략>
결정적이지는 않지만 어느 시인이 1989년에 쓴 수필에서 산수유나무를 보았다고 한 이야기도 저는 왠지 미심쩍습니다. 내용인즉 이렇습니다. 박목월의 시 「귀밑 사마귀」에 나오는 “산수유 꽃 노랗게 / 흐느끼는 봄마다”를 읽고 산수유 꽃이 도대체 어떻게 생긴 꽃일까 하고 궁금했으나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해서 오랜 세월 잊고 있다가 근자(近者)에 혼자서 자주 오르내리는 능선(稜線) 길을 가다가 우연히 시야에 들어온 꽃나무를 보고 그게 산수유임을 알아챘다는 것입니다.
책을 뒤져 그 특징을 확인했다고 했는데도 저는 이상하게 고개가 갸우뚱거려집니다. 능선 길에서 보았다는 것이 우선 마음에 걸립니다. 이분이 자주 오르내린 능선 길이 어떤 지리적인 조건의 길인지는 모르겠으나 능선에 있었으면 생강나무이기가 쉽고 산수유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분은 산수유의 열매를 “가을에 홍색으로 익는다고 하나 나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자주 오르내린 길에서 산수유 열매가 한 번도 눈에 띄지 않았다면 그것도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 아닌가요? 역시 생강나무였기 때문에 열매를 못 본 것이 아닐까, 그 선연하게 반짝이는 산수유 열매가 어찌 눈에 안 뜨일 수 있었겠느냐 그런 의심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봄에 관악산에서 생강나무를 찍고 있는데 한 등산객이 혼잣말로 산수유다 그러더군요. 제가 산수유가 아닌데요 했더니 그냥 가버렸습니다. 그럼 무슨 꽃이냐고 묻기를 기다렸는데(그러면 숲 해설가 행세를 좀 해보려 했는데) 그 이상 관심이 없다는 듯 그냥 가버렸습니다.
산수유 꽃과 생강나무 꽃은 아마 일반인들이 가장 구별하기 어려운 종류에 속할 것입니다. 정말 이것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무식한 놈이라거나 절교하겠다든가 하는 일은 지나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러니 만일 앞의 안도현 시인도 누가 생강나무를 산수유나무로 혼동하였다고 하면 그건 애교로 보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은 이런 데 좀 더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가)의 글쓴이가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바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국화와 어상의 생태학적 차이
2시인이 사랑하는 꽃들의 특징
3국화보다 진정 은일한 꽃인 어상
4서리를 이겨내는 국화의 높은 절개
정답 및 해설

(가)의 글쓴이가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바는 국화보다 진정 은일한 꽃인 어상이다.

글쓴이는 국화가 널리 알려져 ‘실로 은일하지 않다’고 한 뒤 ‘참으로 꽃 중에서 은일은 어상이라 하겠다’고 결론짓는다.

  • 국화와 어상을 비교하지만 생태학적 차이를 밝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은일의 덕을 따지는 것이다.
  • 시인들이 사랑한 꽃의 특징을 일반적으로 정리하는 글이 아니다.
  • 국화의 절개는 도입에서 언급될 뿐, 국화는 오히려 은일하지 않은 꽃으로 평가된다.
문제 16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4∼문17]
(가) 국화에게는 서리를 이겨내는 높은 절개가 있기 때문에 진(晉)나라 도잠(陶潛)이 이 꽃을 사랑한 것이다. 도잠이야말로 은일인(隱逸人)이다. 이 꽃을 가리켜, 주무숙(周茂叔)이 은일하다고 하였기 때문에 은일의 이름을 얻게 된 것이지, 국화 자신은 실로 은일하지 않다. 왕궁, 귀인 부호가로부터 여염의 천한 선비에 이르기까지 뜨락이나 동산에 심어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고금의 시인 문사들이 가사나 서설을 지어 훌륭히 찬양했으며, 또 화가들은 아름답게 그 모습을 그렸다. 심지어 유몽(劉蒙), 범지능(范至能), 사정지(史正志), 왕관(王觀) 등은 그 종류를 빠짐없이 모아 국보(菊譜)를 만들었으니, 과연 국화를 보고 바위와 숲이 어울린 험한 빈터에 깊숙이 숨어 삶으로써 사람들이 그 이름을 모르는 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혁혁한 그 명성은 모란보다 더 높다. 그러니 참으로 꽃 중에서 은일은 ‘어상(禦霜)’이라 하겠다.
이 꽃은 담홍색으로 송이가 많으며 잎은 국화와 같은데 줄기가 약간 가늘다. 늦가을에야 비로소 피며, 서리가 내릴수록 그 빛깔이 더욱 선명하니, 아마 도잠이 이 꽃을 보았다면 그 사랑이 국화보다 못하지 않았을 것인데, 어찌 된 연유로 지금토록 아름다운 빛깔과 높은 은일의 덕을 홀로 간직하고, 세상에 그 이름을 숨기고만 있을까.
나 역시 이제야 이 꽃을 보았으니 이와 같은 종류가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필시 깊숙한 산 언덕 쑥대와 넝쿨이 엉킨 사이에 ㉠절개를 가진 꽃들이 어상처럼 숨어 살고 있을 것이다. 참답게 산야에 숨어 사는 선비들은 이런 꽃들을 알겠지만, 설령 알고 있는 자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꽃들이 도잠처럼 글을 지어 이름을 널리 드러내주기를 바라랴.
(나) 안도현의 시에 「무식한 놈」이라는, 제목부터 재미있는 시가 있습니다. 특별히 이 시를 지목하여 읽어 보라며 어떤 분이 이 시인의 시집을 제게 선물했는데 재미있게 읽히는 시였습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절교를 선언하는 그 단호함이 아주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상대방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여”라고 하면서 자신에게 하는 착상도 기발한게 재미있었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걸로 절교를 하겠다면 절교 안 당하고 살아남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 시를 읽으며 저도 움찔하였습니다. 그때까지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실물로는 구별하고 또 이들이 다른 이름으로 구별된다는 것까지는 알았으나 그 정확한 이름은 몰랐으니까요. 요즈음 그야말로 눈부시게 발전하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꽤 무식한 놈이었지요.
<중략>
결정적이지는 않지만 어느 시인이 1989년에 쓴 수필에서 산수유나무를 보았다고 한 이야기도 저는 왠지 미심쩍습니다. 내용인즉 이렇습니다. 박목월의 시 「귀밑 사마귀」에 나오는 “산수유 꽃 노랗게 / 흐느끼는 봄마다”를 읽고 산수유 꽃이 도대체 어떻게 생긴 꽃일까 하고 궁금했으나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해서 오랜 세월 잊고 있다가 근자(近者)에 혼자서 자주 오르내리는 능선(稜線) 길을 가다가 우연히 시야에 들어온 꽃나무를 보고 그게 산수유임을 알아챘다는 것입니다.
책을 뒤져 그 특징을 확인했다고 했는데도 저는 이상하게 고개가 갸우뚱거려집니다. 능선 길에서 보았다는 것이 우선 마음에 걸립니다. 이분이 자주 오르내린 능선 길이 어떤 지리적인 조건의 길인지는 모르겠으나 능선에 있었으면 생강나무이기가 쉽고 산수유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분은 산수유의 열매를 “가을에 홍색으로 익는다고 하나 나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자주 오르내린 길에서 산수유 열매가 한 번도 눈에 띄지 않았다면 그것도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 아닌가요? 역시 생강나무였기 때문에 열매를 못 본 것이 아닐까, 그 선연하게 반짝이는 산수유 열매가 어찌 눈에 안 뜨일 수 있었겠느냐 그런 의심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봄에 관악산에서 생강나무를 찍고 있는데 한 등산객이 혼잣말로 산수유다 그러더군요. 제가 산수유가 아닌데요 했더니 그냥 가버렸습니다. 그럼 무슨 꽃이냐고 묻기를 기다렸는데(그러면 숲 해설가 행세를 좀 해보려 했는데) 그 이상 관심이 없다는 듯 그냥 가버렸습니다.
산수유 꽃과 생강나무 꽃은 아마 일반인들이 가장 구별하기 어려운 종류에 속할 것입니다. 정말 이것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무식한 놈이라거나 절교하겠다든가 하는 일은 지나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러니 만일 앞의 안도현 시인도 누가 생강나무를 산수유나무로 혼동하였다고 하면 그건 애교로 보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은 이런 데 좀 더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밑줄 친 시어가 ㉠과 유사한 의미로 쓰이지 않은 것은?
1풍상(風霜)이 섞어 친 날에 갓 피온 황국화(黃菊花)를 금분(金盆)에 가득 담아 옥당(玉堂)에 보내오니 도리(桃李)야 꽃이온 양 마라 임의 뜻을 알괘라.
2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동풍 다 보내고 낙목한천(落木寒天)에 네 홀로 피었느냐 아마도 오상고절(傲霜孤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3빙자옥질(氷姿玉質)이여 눈 속에 네로구나 가만히 향기 놓아 황혼월을 기약하니 아마도 아치고절(雅致高節)은 너 뿐인가 하노라.
4동각에 숨은 꽃이 철쭉인가 두견화인가 건곤이 눈이어늘 제 어찌 감히 피리 알괘라 백설양춘은 매화밖에 뉘 있으리.
정답 및 해설

㉠ ‘절개를 가진 꽃’과 유사한 의미로 쓰이지 않은 것은 ‘도리(桃李)’이다.

‘도리’는 복숭아꽃과 오얏꽃으로, 서리를 이기는 국화와 대비되어 봄철에 잠깐 피는 절개 없는 존재를 뜻한다.

  • ‘오상고절(傲霜孤節)’은 서릿발에도 굴하지 않는 외로운 절개로, 늦가을에 홀로 핀 국화를 가리킨다.
  • ‘아치고절(雅致高節)’은 우아한 운치와 높은 절개로, 눈 속에 피는 매화를 가리킨다.
  • ‘매화’는 온 세상이 눈인 때에 피는 꽃으로 그려져 절개를 상징한다.
문제 17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4∼문17]
(가) 국화에게는 서리를 이겨내는 높은 절개가 있기 때문에 진(晉)나라 도잠(陶潛)이 이 꽃을 사랑한 것이다. 도잠이야말로 은일인(隱逸人)이다. 이 꽃을 가리켜, 주무숙(周茂叔)이 은일하다고 하였기 때문에 은일의 이름을 얻게 된 것이지, 국화 자신은 실로 은일하지 않다. 왕궁, 귀인 부호가로부터 여염의 천한 선비에 이르기까지 뜨락이나 동산에 심어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고금의 시인 문사들이 가사나 서설을 지어 훌륭히 찬양했으며, 또 화가들은 아름답게 그 모습을 그렸다. 심지어 유몽(劉蒙), 범지능(范至能), 사정지(史正志), 왕관(王觀) 등은 그 종류를 빠짐없이 모아 국보(菊譜)를 만들었으니, 과연 국화를 보고 바위와 숲이 어울린 험한 빈터에 깊숙이 숨어 삶으로써 사람들이 그 이름을 모르는 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혁혁한 그 명성은 모란보다 더 높다. 그러니 참으로 꽃 중에서 은일은 ‘어상(禦霜)’이라 하겠다.
이 꽃은 담홍색으로 송이가 많으며 잎은 국화와 같은데 줄기가 약간 가늘다. 늦가을에야 비로소 피며, 서리가 내릴수록 그 빛깔이 더욱 선명하니, 아마 도잠이 이 꽃을 보았다면 그 사랑이 국화보다 못하지 않았을 것인데, 어찌 된 연유로 지금토록 아름다운 빛깔과 높은 은일의 덕을 홀로 간직하고, 세상에 그 이름을 숨기고만 있을까.
나 역시 이제야 이 꽃을 보았으니 이와 같은 종류가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필시 깊숙한 산 언덕 쑥대와 넝쿨이 엉킨 사이에 ㉠절개를 가진 꽃들이 어상처럼 숨어 살고 있을 것이다. 참답게 산야에 숨어 사는 선비들은 이런 꽃들을 알겠지만, 설령 알고 있는 자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꽃들이 도잠처럼 글을 지어 이름을 널리 드러내주기를 바라랴.
(나) 안도현의 시에 「무식한 놈」이라는, 제목부터 재미있는 시가 있습니다. 특별히 이 시를 지목하여 읽어 보라며 어떤 분이 이 시인의 시집을 제게 선물했는데 재미있게 읽히는 시였습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절교를 선언하는 그 단호함이 아주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상대방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여”라고 하면서 자신에게 하는 착상도 기발한게 재미있었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걸로 절교를 하겠다면 절교 안 당하고 살아남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 시를 읽으며 저도 움찔하였습니다. 그때까지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실물로는 구별하고 또 이들이 다른 이름으로 구별된다는 것까지는 알았으나 그 정확한 이름은 몰랐으니까요. 요즈음 그야말로 눈부시게 발전하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꽤 무식한 놈이었지요.
<중략>
결정적이지는 않지만 어느 시인이 1989년에 쓴 수필에서 산수유나무를 보았다고 한 이야기도 저는 왠지 미심쩍습니다. 내용인즉 이렇습니다. 박목월의 시 「귀밑 사마귀」에 나오는 “산수유 꽃 노랗게 / 흐느끼는 봄마다”를 읽고 산수유 꽃이 도대체 어떻게 생긴 꽃일까 하고 궁금했으나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해서 오랜 세월 잊고 있다가 근자(近者)에 혼자서 자주 오르내리는 능선(稜線) 길을 가다가 우연히 시야에 들어온 꽃나무를 보고 그게 산수유임을 알아챘다는 것입니다.
책을 뒤져 그 특징을 확인했다고 했는데도 저는 이상하게 고개가 갸우뚱거려집니다. 능선 길에서 보았다는 것이 우선 마음에 걸립니다. 이분이 자주 오르내린 능선 길이 어떤 지리적인 조건의 길인지는 모르겠으나 능선에 있었으면 생강나무이기가 쉽고 산수유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분은 산수유의 열매를 “가을에 홍색으로 익는다고 하나 나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자주 오르내린 길에서 산수유 열매가 한 번도 눈에 띄지 않았다면 그것도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 아닌가요? 역시 생강나무였기 때문에 열매를 못 본 것이 아닐까, 그 선연하게 반짝이는 산수유 열매가 어찌 눈에 안 뜨일 수 있었겠느냐 그런 의심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봄에 관악산에서 생강나무를 찍고 있는데 한 등산객이 혼잣말로 산수유다 그러더군요. 제가 산수유가 아닌데요 했더니 그냥 가버렸습니다. 그럼 무슨 꽃이냐고 묻기를 기다렸는데(그러면 숲 해설가 행세를 좀 해보려 했는데) 그 이상 관심이 없다는 듯 그냥 가버렸습니다.
산수유 꽃과 생강나무 꽃은 아마 일반인들이 가장 구별하기 어려운 종류에 속할 것입니다. 정말 이것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무식한 놈이라거나 절교하겠다든가 하는 일은 지나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러니 만일 앞의 안도현 시인도 누가 생강나무를 산수유나무로 혼동하였다고 하면 그건 애교로 보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은 이런 데 좀 더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나)의 서술 방식에 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한 것은?
1대상을 세밀히 관찰하여 항목별로 분류한다.
2유추를 활용하여 대상의 특징을 쉽게 설명한다.
3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주장의 신뢰성을 높인다.
4주장의 적용 범위를 제한해 주제를 분명히 한다.
정답 및 해설

(나)는 주장의 적용 범위를 제한해 주제를 분명히 한다.

글쓴이는 산수유와 생강나무를 구별하지 못하는 일을 무식하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일’이라 하면서도, ‘그러나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은 이런 데 좀 더 엄격해야 한다’고 대상을 좁혀 결론을 낸다.

  • 대상을 관찰해 항목별로 분류하는 서술은 나타나지 않는다.
  • 낯선 대상을 친숙한 것에 빗대어 설명하는 유추는 쓰이지 않는다.
  • 안도현의 시와 다른 시인의 수필을 끌어오지만 전문가의 권위로 신뢰성을 높이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수필 내용을 의심하는 사례로 쓴다.
문제 18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8∼문21]
“불초자가 그릇 처를 의심하여 양친의 슬하를 떠나 구로지은(劬勞之恩)을 저버렸고, 의려(倚廬)하시며, 욕자(辱子)의 사생을 모르시고 주야 초절(憔切)하심과, 멸륜패상(滅倫敗常)한 저놈으로 하여금 가도(家道)를 소요케 함이 모두 다 욕자의 불초한 탓이오니 소자의 죄는 만 번 죽어도 애석할 것이 없나이다.”
라고 하니, 처사와 부인이 몸 둘 바를 모르고 말하였다.
“그대 어떤 사람이건대 우리를 부모라 하느뇨?”
선옥이 더욱 망극하여 고하였다.
“ⓐ부친과 모친은 어찌 욕자를 모르시나이까? 욕자가 분명 선옥이오니 자세히 보소서.”
라고 하니, 가짜 선옥이 또한 통곡하고 말하였다.
㉠“가운(家運)이 불행하여 이제 이 같은 윤상(倫常)의 변고가 있으니 차라리 소자가 진작 세상을 버려 양친의 아혹(訝惑)하심을 없게 할 것이라.”

라고 하였다. 처사 부부가 자세히 보니 두 선옥은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그 진위를 분멸치 못하여 두 선옥을 보며 더욱 심황(心惶)하여 미친 듯, 술에 취한 듯 정신없이 있는데, 어사가 ⓑ수증과 두 선옥을 당에 올려 앉히고 수증에게 물었다.
“그대는 지금도 두 선옥 중에서 진위를 모르느뇨?”
처사가 황공하게 대답하였다.
㉡“오히려 분별하지 못하오니 눈이 있어도 없는 것과 다름이 없사오며, 늘그막에 이 같은 고금에 없는 가변(家變)을 만났으니 도무지 내가 혼암(昏暗)한 탓이리라. 누구를 한하리오? 바라건대 대인은 살피시어 부자의 천륜으로 문란함이 없게 결처(決處)하심을 천만 복축(伏祝)하나이다.”
어사가 웃고 말하였다.
㉢“옛말에 ‘지자(知子)는 막여부(莫如父)라.’하였나니, 그 아비가 분명치 못한 자식을 남이 어찌 알리오? 그러나, 그대 분명 선옥을 알려는가?”
라고, 하고 협실(夾室)을 열고 이 씨를 불러 말하였다.
“너의 ⓒ장부의 진위를 분석하여 ⓓ존구(尊舅)의 고혹(蠱惑)함을 해석하게 하라.”
낭자가 처사께 여쭈었다.
“가부의 앞니에 푸른 점을 알지 못하시니이까?”
처사가 이 말을 듣고는 꿈을 처음 깬 듯이 비로소 두 선옥의 입을 열라 하고 보니, 과연 가짜 선옥의 이에는 아무 점도 없고 진짜 선옥의 이에는 이전 보던 푸른 점이 있었다. 그제야 처사가 해혹(解惑)하여 분명한 아들을 찾게 되었다.
<중략>
형옥이 고하였다
“죄인이 감히 발명(發明)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 선옥으로 알아 이에 이르렀으니, 바라건대 대덕(大德)을 내리시어 천만 살피소서.”
가짜 선옥은 고하였다.
“소인은 본디 호중(湖中)의 소민(小民) 김흥룡으로 일찍 부모를 여의고 사방에 걸식하였는데, 경흥 땅에서 저놈을 만나게 되었나이다. 저놈이 소인을 유혹하여 여차여차 하라 하기에 우매한 마음에 윤기(倫紀)를 생각지 못하고 이 지경에 이르렀사오니 만 번 죽어도 애석지 아니하나이다.”
어사가 본관에 관자하여,
“김형옥과 김흥룡을 각별히 칼을 씌우고 엄히 가두라.”
하고, 김가와 이가 두 사람의 송척(訟尺)을 모두 물리라고 하였다. 처사와 통판이 각기 부인과 더불어 재배(再拜)와 축수(祝手)하고 물러갔다. 선옥과 이 씨도 또한 부모를 좇아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이 씨가 어사께 여쭈었다.
㉣“부친은 여아를 버리지 아니하실진대 여아의 집이 비록 관부(官符)만 못하나 여식이 친히 식사를 맛보아 봉양함이 구구(區區)한 하정(下情)이로소이다.”
어사가 그 정성에 감동하여 즉시 허락하였다. 이에 어사가 김 처사와 이 통판의 일행과 같이 선옥의 집에 나아가 큰 잔치를 배설(排設)하여 수일을 즐기니 양가의 족속과 노소 비복이며 원근(遠近) 백성이 이 씨의 정절과 지혜를 감탄 아니하는 이가 없었다.
- 작가 미상, ‘화산봉중기’ -

윗글에 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한 것은?
1내적 독백을 통해 극적 긴장감을 고조하고 있다.
2대화를 통해 인물들의 처지와 내면을 드러내고 있다.
3서술자가 개입하여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예고하고 있다.
4과거와 현재를 교차시켜 사건을 유기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은 대화를 통해 인물들의 처지와 내면을 드러낸다.

선옥의 자책, 처사의 ‘눈이 있어도 없는 것과 다름이 없사오며’ 같은 한탄, 이 씨의 봉양 청원 등 인물의 말로 각자의 처지와 심리가 제시된다.

  • 인물이 혼자 속으로 생각하는 내적 독백으로 긴장을 높이는 대목은 없다.
  • 서술자가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미리 알려 주는 개입이 나타나지 않는다.
  • 사건이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며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지 않는다.
문제 19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8∼문21]
“불초자가 그릇 처를 의심하여 양친의 슬하를 떠나 구로지은(劬勞之恩)을 저버렸고, 의려(倚廬)하시며, 욕자(辱子)의 사생을 모르시고 주야 초절(憔切)하심과, 멸륜패상(滅倫敗常)한 저놈으로 하여금 가도(家道)를 소요케 함이 모두 다 욕자의 불초한 탓이오니 소자의 죄는 만 번 죽어도 애석할 것이 없나이다.”
라고 하니, 처사와 부인이 몸 둘 바를 모르고 말하였다.
“그대 어떤 사람이건대 우리를 부모라 하느뇨?”
선옥이 더욱 망극하여 고하였다.
“ⓐ부친과 모친은 어찌 욕자를 모르시나이까? 욕자가 분명 선옥이오니 자세히 보소서.”
라고 하니, 가짜 선옥이 또한 통곡하고 말하였다.
㉠“가운(家運)이 불행하여 이제 이 같은 윤상(倫常)의 변고가 있으니 차라리 소자가 진작 세상을 버려 양친의 아혹(訝惑)하심을 없게 할 것이라.”

라고 하였다. 처사 부부가 자세히 보니 두 선옥은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그 진위를 분멸치 못하여 두 선옥을 보며 더욱 심황(心惶)하여 미친 듯, 술에 취한 듯 정신없이 있는데, 어사가 ⓑ수증과 두 선옥을 당에 올려 앉히고 수증에게 물었다.
“그대는 지금도 두 선옥 중에서 진위를 모르느뇨?”
처사가 황공하게 대답하였다.
㉡“오히려 분별하지 못하오니 눈이 있어도 없는 것과 다름이 없사오며, 늘그막에 이 같은 고금에 없는 가변(家變)을 만났으니 도무지 내가 혼암(昏暗)한 탓이리라. 누구를 한하리오? 바라건대 대인은 살피시어 부자의 천륜으로 문란함이 없게 결처(決處)하심을 천만 복축(伏祝)하나이다.”
어사가 웃고 말하였다.
㉢“옛말에 ‘지자(知子)는 막여부(莫如父)라.’하였나니, 그 아비가 분명치 못한 자식을 남이 어찌 알리오? 그러나, 그대 분명 선옥을 알려는가?”
라고, 하고 협실(夾室)을 열고 이 씨를 불러 말하였다.
“너의 ⓒ장부의 진위를 분석하여 ⓓ존구(尊舅)의 고혹(蠱惑)함을 해석하게 하라.”
낭자가 처사께 여쭈었다.
“가부의 앞니에 푸른 점을 알지 못하시니이까?”
처사가 이 말을 듣고는 꿈을 처음 깬 듯이 비로소 두 선옥의 입을 열라 하고 보니, 과연 가짜 선옥의 이에는 아무 점도 없고 진짜 선옥의 이에는 이전 보던 푸른 점이 있었다. 그제야 처사가 해혹(解惑)하여 분명한 아들을 찾게 되었다.
<중략>
형옥이 고하였다
“죄인이 감히 발명(發明)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 선옥으로 알아 이에 이르렀으니, 바라건대 대덕(大德)을 내리시어 천만 살피소서.”
가짜 선옥은 고하였다.
“소인은 본디 호중(湖中)의 소민(小民) 김흥룡으로 일찍 부모를 여의고 사방에 걸식하였는데, 경흥 땅에서 저놈을 만나게 되었나이다. 저놈이 소인을 유혹하여 여차여차 하라 하기에 우매한 마음에 윤기(倫紀)를 생각지 못하고 이 지경에 이르렀사오니 만 번 죽어도 애석지 아니하나이다.”
어사가 본관에 관자하여,
“김형옥과 김흥룡을 각별히 칼을 씌우고 엄히 가두라.”
하고, 김가와 이가 두 사람의 송척(訟尺)을 모두 물리라고 하였다. 처사와 통판이 각기 부인과 더불어 재배(再拜)와 축수(祝手)하고 물러갔다. 선옥과 이 씨도 또한 부모를 좇아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이 씨가 어사께 여쭈었다.
㉣“부친은 여아를 버리지 아니하실진대 여아의 집이 비록 관부(官符)만 못하나 여식이 친히 식사를 맛보아 봉양함이 구구(區區)한 하정(下情)이로소이다.”
어사가 그 정성에 감동하여 즉시 허락하였다. 이에 어사가 김 처사와 이 통판의 일행과 같이 선옥의 집에 나아가 큰 잔치를 배설(排設)하여 수일을 즐기니 양가의 족속과 노소 비복이며 원근(遠近) 백성이 이 씨의 정절과 지혜를 감탄 아니하는 이가 없었다.
- 작가 미상, ‘화산봉중기’ -

㉠∼㉣에 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자신이 진짜 선옥임을 주장하고 있다.
2㉡:자신에게는 진짜 선옥을 가릴 능력이 없음을 호소하고 있다.
3㉢:처사 대신에 자신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자랑하고 있다.
4㉣:어사를 아버지처럼 극진히 모시고 싶어 하는 마음이 나타나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을 어사가 자신의 해결 능력을 자랑하는 말로 본 설명이다.

㉢은 ‘지자(知子)는 막여부(莫如父)’, 곧 자식을 아는 데 아버지만 한 이가 없다는 옛말을 들어 아비도 모르는 자식을 남이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어사는 이 씨를 불러 진위를 가리게 한다.

  • ㉠은 차라리 세상을 버리겠다는 극단적 표현으로 자신이 진짜 아들인 것처럼 행세하는 가짜 선옥의 말이다.
  • ㉡은 ‘눈이 있어도 없는 것과 다름이 없사오며’라 하여 진짜 아들을 가릴 능력이 없음을 호소한다.
  • ㉣은 어사를 ‘부친’이라 부르며 직접 식사를 맛보아 봉양하고 싶다는 정성을 드러낸다.
문제 2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8∼문21]
“불초자가 그릇 처를 의심하여 양친의 슬하를 떠나 구로지은(劬勞之恩)을 저버렸고, 의려(倚廬)하시며, 욕자(辱子)의 사생을 모르시고 주야 초절(憔切)하심과, 멸륜패상(滅倫敗常)한 저놈으로 하여금 가도(家道)를 소요케 함이 모두 다 욕자의 불초한 탓이오니 소자의 죄는 만 번 죽어도 애석할 것이 없나이다.”
라고 하니, 처사와 부인이 몸 둘 바를 모르고 말하였다.
“그대 어떤 사람이건대 우리를 부모라 하느뇨?”
선옥이 더욱 망극하여 고하였다.
“ⓐ부친과 모친은 어찌 욕자를 모르시나이까? 욕자가 분명 선옥이오니 자세히 보소서.”
라고 하니, 가짜 선옥이 또한 통곡하고 말하였다.
㉠“가운(家運)이 불행하여 이제 이 같은 윤상(倫常)의 변고가 있으니 차라리 소자가 진작 세상을 버려 양친의 아혹(訝惑)하심을 없게 할 것이라.”

라고 하였다. 처사 부부가 자세히 보니 두 선옥은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그 진위를 분멸치 못하여 두 선옥을 보며 더욱 심황(心惶)하여 미친 듯, 술에 취한 듯 정신없이 있는데, 어사가 ⓑ수증과 두 선옥을 당에 올려 앉히고 수증에게 물었다.
“그대는 지금도 두 선옥 중에서 진위를 모르느뇨?”
처사가 황공하게 대답하였다.
㉡“오히려 분별하지 못하오니 눈이 있어도 없는 것과 다름이 없사오며, 늘그막에 이 같은 고금에 없는 가변(家變)을 만났으니 도무지 내가 혼암(昏暗)한 탓이리라. 누구를 한하리오? 바라건대 대인은 살피시어 부자의 천륜으로 문란함이 없게 결처(決處)하심을 천만 복축(伏祝)하나이다.”
어사가 웃고 말하였다.
㉢“옛말에 ‘지자(知子)는 막여부(莫如父)라.’하였나니, 그 아비가 분명치 못한 자식을 남이 어찌 알리오? 그러나, 그대 분명 선옥을 알려는가?”
라고, 하고 협실(夾室)을 열고 이 씨를 불러 말하였다.
“너의 ⓒ장부의 진위를 분석하여 ⓓ존구(尊舅)의 고혹(蠱惑)함을 해석하게 하라.”
낭자가 처사께 여쭈었다.
“가부의 앞니에 푸른 점을 알지 못하시니이까?”
처사가 이 말을 듣고는 꿈을 처음 깬 듯이 비로소 두 선옥의 입을 열라 하고 보니, 과연 가짜 선옥의 이에는 아무 점도 없고 진짜 선옥의 이에는 이전 보던 푸른 점이 있었다. 그제야 처사가 해혹(解惑)하여 분명한 아들을 찾게 되었다.
<중략>
형옥이 고하였다
“죄인이 감히 발명(發明)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 선옥으로 알아 이에 이르렀으니, 바라건대 대덕(大德)을 내리시어 천만 살피소서.”
가짜 선옥은 고하였다.
“소인은 본디 호중(湖中)의 소민(小民) 김흥룡으로 일찍 부모를 여의고 사방에 걸식하였는데, 경흥 땅에서 저놈을 만나게 되었나이다. 저놈이 소인을 유혹하여 여차여차 하라 하기에 우매한 마음에 윤기(倫紀)를 생각지 못하고 이 지경에 이르렀사오니 만 번 죽어도 애석지 아니하나이다.”
어사가 본관에 관자하여,
“김형옥과 김흥룡을 각별히 칼을 씌우고 엄히 가두라.”
하고, 김가와 이가 두 사람의 송척(訟尺)을 모두 물리라고 하였다. 처사와 통판이 각기 부인과 더불어 재배(再拜)와 축수(祝手)하고 물러갔다. 선옥과 이 씨도 또한 부모를 좇아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이 씨가 어사께 여쭈었다.
㉣“부친은 여아를 버리지 아니하실진대 여아의 집이 비록 관부(官符)만 못하나 여식이 친히 식사를 맛보아 봉양함이 구구(區區)한 하정(下情)이로소이다.”
어사가 그 정성에 감동하여 즉시 허락하였다. 이에 어사가 김 처사와 이 통판의 일행과 같이 선옥의 집에 나아가 큰 잔치를 배설(排設)하여 수일을 즐기니 양가의 족속과 노소 비복이며 원근(遠近) 백성이 이 씨의 정절과 지혜를 감탄 아니하는 이가 없었다.
- 작가 미상, ‘화산봉중기’ -

<보기>를 참조하여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조선 후기에는 문란해진 사회를 바로 잡으려는 의도가 반영된 송사(訟事) 소설이 많이 창작되었다. 작가는 지혜로운 관리가 송사에 휘말린 백성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과정을 통해 관리의 능력에 대한 백성의 의심을 불식하는 동시에 효, 충, 정절 등 기본적 윤리 의식을 고양하려 하였다.
1김형옥과 김흥룡이 가짜 선옥이 밝혀진 후에도 상대에게 서로 자신의 죄를 떠넘기려는 것에서 문란해진 당대의 사회상을 짐작할 수 있군.
2부모가 자식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을 윤리 문제로 여긴 것에서 집안을 바로 세우려면 윤리 의식을 지녀야 함을 표현한 작품이라 할 수 있군.
3선옥이 가짜 아들의 등장으로 집안을 어지럽힌 것을 불초한 자신 때문이라고 밝힌 것에서 효의 중요성을 드러내려는 작가의 의도를 헤아릴 수 있군.
4진짜와 가짜 아들을 구분하지 못하는 처사의 괴로움을 어사가 해결해 주는 것에서 당대 관리가 백성의 어려움을 해결할 능력이 있음을 드러내고 있군.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감상은 김형옥과 김흥룡이 서로 죄를 떠넘긴다고 본 것이다.

형옥은 ‘감히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며 선처를 빌고, 흥룡도 ‘만 번 죽어도 애석지 아니하나이다’라며 죄를 자복한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으로 볼 수 없다.

  • 처사가 아들을 몰라보는 일을 ‘윤상의 변고’, ‘가변’으로 여기는 데서 윤리 의식을 강조하는 작품임을 알 수 있다.
  • 선옥이 집안의 혼란을 ‘욕자의 불초한 탓’이라 자책하는 데서 효를 중시하는 의도를 헤아릴 수 있다.
  • 어사가 처사의 괴로움을 해결해 주는 데서 관리의 능력에 대한 백성의 의심을 불식하려는 의도가 드러난다.
문제 2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8∼문21]
“불초자가 그릇 처를 의심하여 양친의 슬하를 떠나 구로지은(劬勞之恩)을 저버렸고, 의려(倚廬)하시며, 욕자(辱子)의 사생을 모르시고 주야 초절(憔切)하심과, 멸륜패상(滅倫敗常)한 저놈으로 하여금 가도(家道)를 소요케 함이 모두 다 욕자의 불초한 탓이오니 소자의 죄는 만 번 죽어도 애석할 것이 없나이다.”
라고 하니, 처사와 부인이 몸 둘 바를 모르고 말하였다.
“그대 어떤 사람이건대 우리를 부모라 하느뇨?”
선옥이 더욱 망극하여 고하였다.
“ⓐ부친과 모친은 어찌 욕자를 모르시나이까? 욕자가 분명 선옥이오니 자세히 보소서.”
라고 하니, 가짜 선옥이 또한 통곡하고 말하였다.
㉠“가운(家運)이 불행하여 이제 이 같은 윤상(倫常)의 변고가 있으니 차라리 소자가 진작 세상을 버려 양친의 아혹(訝惑)하심을 없게 할 것이라.”

라고 하였다. 처사 부부가 자세히 보니 두 선옥은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그 진위를 분멸치 못하여 두 선옥을 보며 더욱 심황(心惶)하여 미친 듯, 술에 취한 듯 정신없이 있는데, 어사가 ⓑ수증과 두 선옥을 당에 올려 앉히고 수증에게 물었다.
“그대는 지금도 두 선옥 중에서 진위를 모르느뇨?”
처사가 황공하게 대답하였다.
㉡“오히려 분별하지 못하오니 눈이 있어도 없는 것과 다름이 없사오며, 늘그막에 이 같은 고금에 없는 가변(家變)을 만났으니 도무지 내가 혼암(昏暗)한 탓이리라. 누구를 한하리오? 바라건대 대인은 살피시어 부자의 천륜으로 문란함이 없게 결처(決處)하심을 천만 복축(伏祝)하나이다.”
어사가 웃고 말하였다.
㉢“옛말에 ‘지자(知子)는 막여부(莫如父)라.’하였나니, 그 아비가 분명치 못한 자식을 남이 어찌 알리오? 그러나, 그대 분명 선옥을 알려는가?”
라고, 하고 협실(夾室)을 열고 이 씨를 불러 말하였다.
“너의 ⓒ장부의 진위를 분석하여 ⓓ존구(尊舅)의 고혹(蠱惑)함을 해석하게 하라.”
낭자가 처사께 여쭈었다.
“가부의 앞니에 푸른 점을 알지 못하시니이까?”
처사가 이 말을 듣고는 꿈을 처음 깬 듯이 비로소 두 선옥의 입을 열라 하고 보니, 과연 가짜 선옥의 이에는 아무 점도 없고 진짜 선옥의 이에는 이전 보던 푸른 점이 있었다. 그제야 처사가 해혹(解惑)하여 분명한 아들을 찾게 되었다.
<중략>
형옥이 고하였다
“죄인이 감히 발명(發明)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 선옥으로 알아 이에 이르렀으니, 바라건대 대덕(大德)을 내리시어 천만 살피소서.”
가짜 선옥은 고하였다.
“소인은 본디 호중(湖中)의 소민(小民) 김흥룡으로 일찍 부모를 여의고 사방에 걸식하였는데, 경흥 땅에서 저놈을 만나게 되었나이다. 저놈이 소인을 유혹하여 여차여차 하라 하기에 우매한 마음에 윤기(倫紀)를 생각지 못하고 이 지경에 이르렀사오니 만 번 죽어도 애석지 아니하나이다.”
어사가 본관에 관자하여,
“김형옥과 김흥룡을 각별히 칼을 씌우고 엄히 가두라.”
하고, 김가와 이가 두 사람의 송척(訟尺)을 모두 물리라고 하였다. 처사와 통판이 각기 부인과 더불어 재배(再拜)와 축수(祝手)하고 물러갔다. 선옥과 이 씨도 또한 부모를 좇아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이 씨가 어사께 여쭈었다.
㉣“부친은 여아를 버리지 아니하실진대 여아의 집이 비록 관부(官符)만 못하나 여식이 친히 식사를 맛보아 봉양함이 구구(區區)한 하정(下情)이로소이다.”
어사가 그 정성에 감동하여 즉시 허락하였다. 이에 어사가 김 처사와 이 통판의 일행과 같이 선옥의 집에 나아가 큰 잔치를 배설(排設)하여 수일을 즐기니 양가의 족속과 노소 비복이며 원근(遠近) 백성이 이 씨의 정절과 지혜를 감탄 아니하는 이가 없었다.
- 작가 미상, ‘화산봉중기’ -

ⓐ∼ⓓ 중 가리키는 대상이 다른 하나는?
1ⓐ부친
2ⓑ수증
3ⓒ장부
4ⓓ존구
정답 및 해설

가리키는 대상이 다른 하나는 ⓒ ‘장부’로, 이 씨의 남편인 선옥을 가리킨다.

나머지는 모두 선옥의 아버지인 처사(김수증)를 가리킨다.

  • ⓐ ‘부친’은 선옥이 자기 아버지인 처사를 부르는 말이다.
  • ⓑ ‘수증’은 어사가 당에 올려 앉힌 처사의 이름이다.
  • ⓓ ‘존구(尊舅)’는 시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로, 이 씨의 시아버지인 처사를 가리킨다.
문제 2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2∼문24]
(가) 바비도는 1410년 이단으로 지목되어 분형(焚刑)을 받은 재봉직공이다.
당시의 왕은 헨리 4세, 후일의 헨리 5세다.
일찍이 위대하던 것들은 이제 부패하였다.

사제는 토끼 사냥에 바쁘고 사교는 회개와 순례를 팔아 별장을 샀다.
살찐 수도사들은 외면하고 위클리프의 영역(英譯) 복음서를 몰래 읽는 백성들은 성서의 진리를 성직자의 독점에서 뺏고 독단과 위선의 껍데기를 벗기니 교회의 종소리는 헛되이 울리고 김빠진 찬송가는 먼지 낀 공기의 진동에 불과하였다. 불신과 냉소의 집중공격으로 송두리째 뒤흔들리는 교회를 지킬 유일한 방패는 이단분형령(異端焚刑令)과 스미스필드의 사형장뿐이었다.
(나) 영역 복음서 비밀독회에서 돌아온 재봉직공 바비도는 일하던 손을 멈추고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희미한 등불은 연신 깜박인다. 가끔 무서운 소름이 온몸을 스쳐 지나갔다. 생각하면 할수록 못된 세상에 태어난 것만 같다. 순회재판소는 교구마다 돌아다니면서 차례차례로 이단을 숙청하고 있다. 내일은 이 교구가 걸려들 판이다. 성경만이 진리요, 그 밖의 모든 것은 성직자들의 허구라고 열변을 토하던 경애하는 지도자들도 대개 재판정에서는 영역을 읽는 것이 잘못이요, 성찬의 빵과 포도주는 틀림없이 그리스도의 살과 피라고 시인하고 전비(前非)를 눈물로써 회개하였다. 자기와 나란히 앉아 같은 지도자의 혁신적 성서 강의를 듣고, 그 정당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목숨으로써 지키기를 맹세하던 같은 재봉직공이나 가죽직공들도 모두 맹세를 깨뜨리고 회개함으로써 목숨을 구하였다. 온 영국을 휩쓸고 있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구차한 생명들이 풀잎같이 떨고 있다. 권력을 쥔 자들은 권력 보지(保持)에 양심과 양식이 마비되어 이 폭풍에 장단을 맞추고, 힘없는 백성들은 생명의 보전이라는 동물의 본능에 다른 것을 돌아볼 여지가 없다.
(다) 바비도는 울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위로 로마 교황부터 아래는 사제에 이르기까지 거창한 조직체가 자기를 억누르고 목을 졸라매는 위압을 느꼈다. 전체 로마 교회와 일개 재봉직공과는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대조였다. 선택의 자유는 있을 수 없었다. 죽음이냐, 굴복이냐 두 갈래 길밖에는 없다. 죽음! ……소름이 끼친다. 등불에 비친 손을 어루만지고, 다시 손으로 얼굴을 만져 보았다. 이 손, 이 얼굴이 타서 재가 되어 버린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내 자체가 없어진다!
아무것도 없이, 생각이라는 것도 없어진다!
그는 공포에 떨었다.
그래도 사람이라는 것이 자기의 똑바른 마음을 속이지 않을 권리가 이 천하의 어느 한구석에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는 자체가 현실에서는 망상이다. 이런 조건하에서도 흑백을 똑바로 말해야 하느냐? 그럼으로써 재가 되고, 영원한 시간의 흐름의 이 일점에 단 한 번 존재하는 이 주체가 없어져야만 하느냐?’
전신의 힘이 일시에 풀렸다.
‘나같이 천한 놈이 양심을 안 속였다고 별수 있을 것도 아닌데…… 되는대로 대답하고 목숨을 구하는 것이 상책이 아닐까?’

이렇게 변명하면 할수록 마음속은 더욱 더 께름칙하고 가슴이 답답하였다. 맥이 풀린 손에서는 일감이 저절로 떨어졌다.
(라) 뒷짐을 묶인 바비도는 종교재판정에 나타났다.
검은 옷을 입은 사교는 가슴에 십자를 그리고 엄숙하게 개정을 선언하였다.
"네가 재봉직공 바비도냐?" / "그렇습니다."
"밤이면 몰래 모여들어서 영역(英譯) 복음서를 읽었다지?"
"그렇습니다." /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느냐."
"옳다고도 그르다고도 생각지 않습니다."
"옳으면 옳구 그르면 그르지 그런 법이 어딨단 말이냐? 똑바루 말해."
"전에는 옳다구 생각했습니다."
"그럼 그렇지, 지금은 그르다구 생각한다는 말이지?"
"그렇지 않습니다."
사교는 상을 찌푸렸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단 말이냐?"
"다 흥미가 없어졌다는 말입니다."
"흥미가 없어지다니, 신성한 교회에 흥미가 없단 말 이냐?"
"교회뿐만 아니라 온 인간세상, 나 자신에 대해서까지 흥미가 없어졌습니다."
"오오 이 무슨 독신인고!"
사교는 눈을 감고 외쳤다.
"내가 이렇게 재판을 연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너를 구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이 간절한 심정을 살펴서 회개하고 바른대로 대답해라."
"그렇게 간절하걸랑 아뭏지도 않은 사람을 구한다고 수다를 떨지 말고 내버려두시죠."
사교는 온 낯이 새빨개지면서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아뭏지도 않다니?"
"보시는 바와 같이 말짱한 사람을 미치광이 취급을 해서 구하느니 마느니 들볶는 그 심보가 틀렸다는 말입니다."
이런 일에 능란한 사교는 성난 얼굴에서 곧 미소로 변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묻기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묻기루 하자, 무슨 마귀의 장난으로 영어 복음서를 읽구 듣구 했지?"
"마귀의 장난이라뇨? 천만에. 우리말루 읽는 것이 왜 그렇게까지 옳지 못하다는 말입니까?"
"교회에서 금하니까 옳지 못허지."
"교회에서 하는 일은 무어든지 다 옳습니까?"
"암 그렇구말구, 교회는 성 페테로(베드로)에서 시작되고 페테로는 직접 그리스도의 위임을 맡으셨으니까."
"그러니까 무조건 옳단 말씀이죠?"
"그렇지, 교회의 명령은 교황의 명령이요, 교황의 명령은 성 페테로의 명령, 성 페테로의 명령은 그리스도의 명령이시니까."

"사실 당신과 이러니저러니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마는 기왕 말이 났으니 한 가지 더 묻지요, 간통죄를 용서하고 대신 돈 받는 것도 그리스도의 명령인가요?"
"독신두 유분수지 그런 법이 어딨단 말이냐!"
사교는 흥분한 나머지 주먹으로 책상을 쳤다.
"허어, 저의 옆엣집 프란시스코의 처가 당장 당신한테서 지난봄에 그런 판결을 받지 않았습니까?"
사교는 안색이 홱 변했다.
"암, 더 고칠 수 없는 마귀에 걸려들었구나."
- 김성한, ‘바비도’ -

윗글의 주된 갈등에 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한 것은?
1비리를 저지르는 수도사와, 이를 폭로하려는 청렴한 수도사간의 갈등
2‘복음서’를 스스로 읽고 이해하려는 백성과 이를 막는 교회와의 갈등
3‘복음서’의 개인 소유를 인정받기 위한 백성과 이를 막는 교회와의 갈등
4‘복음서’에 의거해 감정을 억압하는 교회와 이에 저항하는 백성간의 갈등
정답 및 해설

주된 갈등은 복음서를 스스로 읽고 이해하려는 백성과 이를 막는 교회의 갈등이다.

백성들은 ‘위클리프의 영역 복음서를 몰래 읽’으며 성서의 진리를 성직자의 독점에서 빼앗으려 하고, 교회는 이단분형령과 종교재판으로 이를 억누른다.

  • 부패한 수도사와 이를 폭로하는 청렴한 수도사의 대립은 나오지 않는다.
  • 복음서의 개인 소유가 쟁점이 아니라 우리말로 읽는 것 자체가 쟁점이다.
  • 교회가 복음서에 근거해 감정을 억압한다는 내용은 없으며, 교회는 복음서 독회 자체를 금한다.
문제 2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2∼문24]
(가) 바비도는 1410년 이단으로 지목되어 분형(焚刑)을 받은 재봉직공이다.
당시의 왕은 헨리 4세, 후일의 헨리 5세다.
일찍이 위대하던 것들은 이제 부패하였다.

사제는 토끼 사냥에 바쁘고 사교는 회개와 순례를 팔아 별장을 샀다.
살찐 수도사들은 외면하고 위클리프의 영역(英譯) 복음서를 몰래 읽는 백성들은 성서의 진리를 성직자의 독점에서 뺏고 독단과 위선의 껍데기를 벗기니 교회의 종소리는 헛되이 울리고 김빠진 찬송가는 먼지 낀 공기의 진동에 불과하였다. 불신과 냉소의 집중공격으로 송두리째 뒤흔들리는 교회를 지킬 유일한 방패는 이단분형령(異端焚刑令)과 스미스필드의 사형장뿐이었다.
(나) 영역 복음서 비밀독회에서 돌아온 재봉직공 바비도는 일하던 손을 멈추고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희미한 등불은 연신 깜박인다. 가끔 무서운 소름이 온몸을 스쳐 지나갔다. 생각하면 할수록 못된 세상에 태어난 것만 같다. 순회재판소는 교구마다 돌아다니면서 차례차례로 이단을 숙청하고 있다. 내일은 이 교구가 걸려들 판이다. 성경만이 진리요, 그 밖의 모든 것은 성직자들의 허구라고 열변을 토하던 경애하는 지도자들도 대개 재판정에서는 영역을 읽는 것이 잘못이요, 성찬의 빵과 포도주는 틀림없이 그리스도의 살과 피라고 시인하고 전비(前非)를 눈물로써 회개하였다. 자기와 나란히 앉아 같은 지도자의 혁신적 성서 강의를 듣고, 그 정당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목숨으로써 지키기를 맹세하던 같은 재봉직공이나 가죽직공들도 모두 맹세를 깨뜨리고 회개함으로써 목숨을 구하였다. 온 영국을 휩쓸고 있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구차한 생명들이 풀잎같이 떨고 있다. 권력을 쥔 자들은 권력 보지(保持)에 양심과 양식이 마비되어 이 폭풍에 장단을 맞추고, 힘없는 백성들은 생명의 보전이라는 동물의 본능에 다른 것을 돌아볼 여지가 없다.
(다) 바비도는 울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위로 로마 교황부터 아래는 사제에 이르기까지 거창한 조직체가 자기를 억누르고 목을 졸라매는 위압을 느꼈다. 전체 로마 교회와 일개 재봉직공과는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대조였다. 선택의 자유는 있을 수 없었다. 죽음이냐, 굴복이냐 두 갈래 길밖에는 없다. 죽음! ……소름이 끼친다. 등불에 비친 손을 어루만지고, 다시 손으로 얼굴을 만져 보았다. 이 손, 이 얼굴이 타서 재가 되어 버린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내 자체가 없어진다!
아무것도 없이, 생각이라는 것도 없어진다!
그는 공포에 떨었다.
그래도 사람이라는 것이 자기의 똑바른 마음을 속이지 않을 권리가 이 천하의 어느 한구석에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는 자체가 현실에서는 망상이다. 이런 조건하에서도 흑백을 똑바로 말해야 하느냐? 그럼으로써 재가 되고, 영원한 시간의 흐름의 이 일점에 단 한 번 존재하는 이 주체가 없어져야만 하느냐?’
전신의 힘이 일시에 풀렸다.
‘나같이 천한 놈이 양심을 안 속였다고 별수 있을 것도 아닌데…… 되는대로 대답하고 목숨을 구하는 것이 상책이 아닐까?’

이렇게 변명하면 할수록 마음속은 더욱 더 께름칙하고 가슴이 답답하였다. 맥이 풀린 손에서는 일감이 저절로 떨어졌다.
(라) 뒷짐을 묶인 바비도는 종교재판정에 나타났다.
검은 옷을 입은 사교는 가슴에 십자를 그리고 엄숙하게 개정을 선언하였다.
"네가 재봉직공 바비도냐?" / "그렇습니다."
"밤이면 몰래 모여들어서 영역(英譯) 복음서를 읽었다지?"
"그렇습니다." /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느냐."
"옳다고도 그르다고도 생각지 않습니다."
"옳으면 옳구 그르면 그르지 그런 법이 어딨단 말이냐? 똑바루 말해."
"전에는 옳다구 생각했습니다."
"그럼 그렇지, 지금은 그르다구 생각한다는 말이지?"
"그렇지 않습니다."
사교는 상을 찌푸렸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단 말이냐?"
"다 흥미가 없어졌다는 말입니다."
"흥미가 없어지다니, 신성한 교회에 흥미가 없단 말 이냐?"
"교회뿐만 아니라 온 인간세상, 나 자신에 대해서까지 흥미가 없어졌습니다."
"오오 이 무슨 독신인고!"
사교는 눈을 감고 외쳤다.
"내가 이렇게 재판을 연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너를 구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이 간절한 심정을 살펴서 회개하고 바른대로 대답해라."
"그렇게 간절하걸랑 아뭏지도 않은 사람을 구한다고 수다를 떨지 말고 내버려두시죠."
사교는 온 낯이 새빨개지면서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아뭏지도 않다니?"
"보시는 바와 같이 말짱한 사람을 미치광이 취급을 해서 구하느니 마느니 들볶는 그 심보가 틀렸다는 말입니다."
이런 일에 능란한 사교는 성난 얼굴에서 곧 미소로 변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묻기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묻기루 하자, 무슨 마귀의 장난으로 영어 복음서를 읽구 듣구 했지?"
"마귀의 장난이라뇨? 천만에. 우리말루 읽는 것이 왜 그렇게까지 옳지 못하다는 말입니까?"
"교회에서 금하니까 옳지 못허지."
"교회에서 하는 일은 무어든지 다 옳습니까?"
"암 그렇구말구, 교회는 성 페테로(베드로)에서 시작되고 페테로는 직접 그리스도의 위임을 맡으셨으니까."
"그러니까 무조건 옳단 말씀이죠?"
"그렇지, 교회의 명령은 교황의 명령이요, 교황의 명령은 성 페테로의 명령, 성 페테로의 명령은 그리스도의 명령이시니까."

"사실 당신과 이러니저러니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마는 기왕 말이 났으니 한 가지 더 묻지요, 간통죄를 용서하고 대신 돈 받는 것도 그리스도의 명령인가요?"
"독신두 유분수지 그런 법이 어딨단 말이냐!"
사교는 흥분한 나머지 주먹으로 책상을 쳤다.
"허어, 저의 옆엣집 프란시스코의 처가 당장 당신한테서 지난봄에 그런 판결을 받지 않았습니까?"
사교는 안색이 홱 변했다.
"암, 더 고칠 수 없는 마귀에 걸려들었구나."
- 김성한, ‘바비도’ -

(라)에서 ‘사교’의 말하기 방식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상대의 의견을 일부 인정하며 타협점을 찾는다.
2상대 근거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질문을 던진다.
3권위에 기대어 자신의 주장이 정당함을 밝힌다.
4상대방의 처지에 공감하며 감정적으로 설득한다.
정답 및 해설

‘사교’는 권위에 기대어 자신의 주장이 정당함을 내세운다.

‘교회의 명령은 교황의 명령이요, 교황의 명령은 성 페테로의 명령, 성 페테로의 명령은 그리스도의 명령’이라며 교회가 무조건 옳다고 말한다.

  • 바비도의 의견을 일부라도 인정하거나 타협점을 찾지 않는다.
  • 근거의 타당성을 따지는 질문은 오히려 바비도가 ‘교회에서 하는 일은 무어든지 다 옳습니까?’처럼 던진다.
  • ‘너를 구하려는 의도’를 내세우지만 상대의 처지에 공감하지 않고 회개만 강요한다.
문제 2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2∼문24]
(가) 바비도는 1410년 이단으로 지목되어 분형(焚刑)을 받은 재봉직공이다.
당시의 왕은 헨리 4세, 후일의 헨리 5세다.
일찍이 위대하던 것들은 이제 부패하였다.

사제는 토끼 사냥에 바쁘고 사교는 회개와 순례를 팔아 별장을 샀다.
살찐 수도사들은 외면하고 위클리프의 영역(英譯) 복음서를 몰래 읽는 백성들은 성서의 진리를 성직자의 독점에서 뺏고 독단과 위선의 껍데기를 벗기니 교회의 종소리는 헛되이 울리고 김빠진 찬송가는 먼지 낀 공기의 진동에 불과하였다. 불신과 냉소의 집중공격으로 송두리째 뒤흔들리는 교회를 지킬 유일한 방패는 이단분형령(異端焚刑令)과 스미스필드의 사형장뿐이었다.
(나) 영역 복음서 비밀독회에서 돌아온 재봉직공 바비도는 일하던 손을 멈추고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희미한 등불은 연신 깜박인다. 가끔 무서운 소름이 온몸을 스쳐 지나갔다. 생각하면 할수록 못된 세상에 태어난 것만 같다. 순회재판소는 교구마다 돌아다니면서 차례차례로 이단을 숙청하고 있다. 내일은 이 교구가 걸려들 판이다. 성경만이 진리요, 그 밖의 모든 것은 성직자들의 허구라고 열변을 토하던 경애하는 지도자들도 대개 재판정에서는 영역을 읽는 것이 잘못이요, 성찬의 빵과 포도주는 틀림없이 그리스도의 살과 피라고 시인하고 전비(前非)를 눈물로써 회개하였다. 자기와 나란히 앉아 같은 지도자의 혁신적 성서 강의를 듣고, 그 정당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목숨으로써 지키기를 맹세하던 같은 재봉직공이나 가죽직공들도 모두 맹세를 깨뜨리고 회개함으로써 목숨을 구하였다. 온 영국을 휩쓸고 있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구차한 생명들이 풀잎같이 떨고 있다. 권력을 쥔 자들은 권력 보지(保持)에 양심과 양식이 마비되어 이 폭풍에 장단을 맞추고, 힘없는 백성들은 생명의 보전이라는 동물의 본능에 다른 것을 돌아볼 여지가 없다.
(다) 바비도는 울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위로 로마 교황부터 아래는 사제에 이르기까지 거창한 조직체가 자기를 억누르고 목을 졸라매는 위압을 느꼈다. 전체 로마 교회와 일개 재봉직공과는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대조였다. 선택의 자유는 있을 수 없었다. 죽음이냐, 굴복이냐 두 갈래 길밖에는 없다. 죽음! ……소름이 끼친다. 등불에 비친 손을 어루만지고, 다시 손으로 얼굴을 만져 보았다. 이 손, 이 얼굴이 타서 재가 되어 버린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내 자체가 없어진다!
아무것도 없이, 생각이라는 것도 없어진다!
그는 공포에 떨었다.
그래도 사람이라는 것이 자기의 똑바른 마음을 속이지 않을 권리가 이 천하의 어느 한구석에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는 자체가 현실에서는 망상이다. 이런 조건하에서도 흑백을 똑바로 말해야 하느냐? 그럼으로써 재가 되고, 영원한 시간의 흐름의 이 일점에 단 한 번 존재하는 이 주체가 없어져야만 하느냐?’
전신의 힘이 일시에 풀렸다.
‘나같이 천한 놈이 양심을 안 속였다고 별수 있을 것도 아닌데…… 되는대로 대답하고 목숨을 구하는 것이 상책이 아닐까?’

이렇게 변명하면 할수록 마음속은 더욱 더 께름칙하고 가슴이 답답하였다. 맥이 풀린 손에서는 일감이 저절로 떨어졌다.
(라) 뒷짐을 묶인 바비도는 종교재판정에 나타났다.
검은 옷을 입은 사교는 가슴에 십자를 그리고 엄숙하게 개정을 선언하였다.
"네가 재봉직공 바비도냐?" / "그렇습니다."
"밤이면 몰래 모여들어서 영역(英譯) 복음서를 읽었다지?"
"그렇습니다." /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느냐."
"옳다고도 그르다고도 생각지 않습니다."
"옳으면 옳구 그르면 그르지 그런 법이 어딨단 말이냐? 똑바루 말해."
"전에는 옳다구 생각했습니다."
"그럼 그렇지, 지금은 그르다구 생각한다는 말이지?"
"그렇지 않습니다."
사교는 상을 찌푸렸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단 말이냐?"
"다 흥미가 없어졌다는 말입니다."
"흥미가 없어지다니, 신성한 교회에 흥미가 없단 말 이냐?"
"교회뿐만 아니라 온 인간세상, 나 자신에 대해서까지 흥미가 없어졌습니다."
"오오 이 무슨 독신인고!"
사교는 눈을 감고 외쳤다.
"내가 이렇게 재판을 연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너를 구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이 간절한 심정을 살펴서 회개하고 바른대로 대답해라."
"그렇게 간절하걸랑 아뭏지도 않은 사람을 구한다고 수다를 떨지 말고 내버려두시죠."
사교는 온 낯이 새빨개지면서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아뭏지도 않다니?"
"보시는 바와 같이 말짱한 사람을 미치광이 취급을 해서 구하느니 마느니 들볶는 그 심보가 틀렸다는 말입니다."
이런 일에 능란한 사교는 성난 얼굴에서 곧 미소로 변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묻기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묻기루 하자, 무슨 마귀의 장난으로 영어 복음서를 읽구 듣구 했지?"
"마귀의 장난이라뇨? 천만에. 우리말루 읽는 것이 왜 그렇게까지 옳지 못하다는 말입니까?"
"교회에서 금하니까 옳지 못허지."
"교회에서 하는 일은 무어든지 다 옳습니까?"
"암 그렇구말구, 교회는 성 페테로(베드로)에서 시작되고 페테로는 직접 그리스도의 위임을 맡으셨으니까."
"그러니까 무조건 옳단 말씀이죠?"
"그렇지, 교회의 명령은 교황의 명령이요, 교황의 명령은 성 페테로의 명령, 성 페테로의 명령은 그리스도의 명령이시니까."

"사실 당신과 이러니저러니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마는 기왕 말이 났으니 한 가지 더 묻지요, 간통죄를 용서하고 대신 돈 받는 것도 그리스도의 명령인가요?"
"독신두 유분수지 그런 법이 어딨단 말이냐!"
사교는 흥분한 나머지 주먹으로 책상을 쳤다.
"허어, 저의 옆엣집 프란시스코의 처가 당장 당신한테서 지난봄에 그런 판결을 받지 않았습니까?"
사교는 안색이 홱 변했다.
"암, 더 고칠 수 없는 마귀에 걸려들었구나."
- 김성한, ‘바비도’ -

윗글의 ‘바비도’와 <보기>의 ⓐ가 대화를 나눈다고 할 때, 그 내용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내 가슴에 독을 찬지 오래로다
아직 아무도 해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
벗은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버리라 한다
나는 그 독이 선뜻 벗도 해할지 모른다 위협하고
독 안차고 살아도 머지않아 너 나 마저 가 버리면
억만(億萬) 세대가 그 뒤로 잠자코 흘러가고
나중에 땅덩이 모지라져 모래알이 될 것임을
“허무한듸!” 독은 차서 무엇 하느냐고?
아! 내 세상에 태어났음을 원망 않고 보낸
어느 하루가 있었던가 “허무한듸!” 허나
앞뒤로 덤비는 이리 승냥이 바야흐로 내 마음을 노리매
내 산 채 짐승의 밥이 되어 찢기우고 할퀴우라 내맡긴 신세임을
나는 독을 품고 선선히 가리라
막음 날 내 외로운 혼(魂) 건지기 위하여
- 김영랑, ‘독을 차고’ -
1ⓐ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키면서 살아가기가 쉽지 않은 곳인 것 같아요.
2바비도 :하지만 사람은 모두, 심지어 저 같은 천민조차도 신념을 지니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3ⓐ :어차피 영겁의 세월 속에서는 신념을 지키는 일도 허무할 뿐, 현실에 선선히 따르는 것도 필요합니다.
4바비도 :죽음은 정말 두렵지만, 당신의 시처럼 제 ‘외로운 혼’을 건지기 위해 저는 신념을 버리지 않겠어요.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가 신념을 지키는 일이 허무하니 현실에 따르자고 말하는 대화이다.

‘허무한듸! 독은 차서 무엇 하느냐’는 벗의 말이며, 화자는 이를 물리치고 ‘나는 독을 품고 선선히 가리라’며 끝까지 신념을 지키겠다고 한다.

  • ‘이리 승냥이’가 노리는 세상에서 신념을 지키기 어렵다는 ⓐ의 말은 시의 현실 인식과 맞다.
  • 천한 자신도 ‘똑바른 마음을 속이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바비도의 말은 소설 내용과 맞다.
  • 죽음이 두렵지만 ‘외로운 혼’을 건지려 신념을 버리지 않겠다는 바비도의 말은 재판정에서의 태도와 시의 결말에 맞다.
문제 25
‘정보의 파편화 현상으로 정보에서 소외되는 개인’을 주제로 글을 쓰려고 한다. 글의 논지와 응집성을 고려하여 (가)∼(바)를 순서대로 나열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가)지식과 정보는 넘쳐나는데 소외는 극심해지고, 제도는 비약적으로 발전되는데 개인은 한없이 왜소해지는 건 그 때문이다.
(나)네티즌들의 글쓰기나 블로그의 글들이 그 점을 잘 보여준다.
(다)요즘처럼 지식 검색과 프리젠테이션이 횡행하는 시대에는 정보와 정보 사이를 연결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다.
(라)그런 한에선 아무리 지식이 많다 한들 그저 파편적인 정보에 불과할 뿐 어떤 의미나 맥락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마)이를테면, 소통보다는 독백에 더 가까운 글쓰기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바)거기서는 전체적인 맥락을 짚기보다는 일면에 대한 과도한 집착, 감정의 적나라한 노출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1(가) - (마) - (나) - (다) - (라) - (바)
2(가) - (라) - (바) - (다) - (나) - (마)
3(다) - (나) - (바) - (마) - (라) - (가)
4(다) - (가) - (나) - (라) - (바) - (마)
정답 및 해설

가장 적절한 순서는 (다) - (나) - (바) - (마) - (라) - (가)이다.

정보를 연결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 (다)를 첫머리에 두고, ‘그 점’을 보여주는 사례 (나), ‘거기서는’으로 블로그 글의 특징을 밝히는 (바), ‘이를테면’으로 바꿔 말하는 (마)가 이어진다. 이어 ‘그런 한에선’ 지식이 파편에 불과하다는 (라), 소외가 심해지는 건 ‘그 때문’이라는 결론 (가)로 맺는다.

  • (가) - (마)로 시작하는 순서는 ‘그 때문이다’가 가리킬 원인이 앞에 없고, ‘이를테면’이 받을 내용도 없다.
  • (가) - (라)로 시작하는 순서도 결론 문장이 맨 앞에 와서 ‘그 때문’, ‘그런 한에선’의 지시 대상이 없다.
  • (다) - (가) - (나)의 순서는 블로그 사례를 거치지 않고 결론으로 건너뛰며, (나)의 ‘그 점’이 (가)의 소외를 받게 되어 어색하다.
법원직 9급 국어 기출문제모두CBT · moducbt.com
16년 1회차
총 25문항 · 객관식 · 정답·해설 포함
문제 1
밑줄 친 부분이 한글맞춤법 규정에 맞는 것은?
1찬물에 헹군 국수를 체에 받쳐 놓아라.
2담배를 끊음으로써 용돈을 줄이겠다.
3이 문제의 답을 맞춘 사람은 상을 받을 수 있다.
4지금은 바쁘니까 있다가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답 및 해설

한글 맞춤법에 맞는 것은 ‘끊음으로써’이다.

‘-(으)ㅁ으로써’는 수단·방법을 나타내는 조사 ‘로써’가 붙은 형태로, 담배를 끊는 것이 용돈을 줄이는 수단이므로 바르게 쓰였다.

  • 국수를 체에 올려 물기를 빼는 뜻은 ‘받치다’가 아니라 ‘밭치다’를 써서 ‘밭쳐’가 맞다.
  • 문제의 답을 틀리지 않게 하는 뜻은 ‘맞추다’가 아니라 ‘맞히다’를 써서 ‘맞힌’이 맞다.
  • ‘조금 지난 뒤에’라는 시간의 뜻은 부사 ‘이따가’로 써야 하며, ‘있다가’는 머무른다는 뜻일 때 쓴다.
문제 2
다음 설명 중 문법적인 오류가 없는 문장은?
1나는 어제 서울에 온 현규와 밥을 먹었다.
2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서류가 전부는 아닙니다.
3선생님께서는 제게 초심(初心)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4궂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오늘도 바람과 눈이 오는 지역이 있습니다.
정답 및 해설

문법적 오류가 없는 문장은 선생님께서 초심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신 문장이다.

주어 ‘선생님께서’와 서술어 ‘당부하셨습니다’의 높임이 호응하고, 명령문을 옮기는 간접 인용 ‘-(으)라고’도 바르게 쓰였다.

  • ‘나는 어제 서울에 온 현규와 밥을 먹었다’는 ‘어제’가 ‘온’을 꾸미는지 ‘먹었다’를 꾸미는지 불분명한 중의적 문장이다.
  • ‘중요한 것은 서류가 전부는 아닙니다’는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하지 않으므로 ‘서류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로 고쳐야 한다.
  • ‘바람과 눈이 오는’은 ‘바람이 오다’가 어색하므로 ‘바람이 불고 눈이 오는’처럼 서술어를 각각 갖추어야 한다.
문제 3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3∼문5]
기술적 대상들의 진화는 과진화 현상들을 나타낸다. 과진화는 각각의 기술적 대상을 지나치게 전문화하고, 활용이나 제작 조건들에서 돌발하는 사소한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게 만든다. 기술적 대상의 본질을 구성하는 도식은 사실 두 가지 방식으로 적응할 수 있다. 우선, 그 도식은 생산될 때 주어진 물질적이고 인간적인 조건들에 적응할 수 있다. 각 대상은 자신을 구성하는 재료들의 전기적, 역학적, 화학적 특성들을 최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 다음, 그 도식은 해야 할 일에 적응할 수 있다. 그래서 추운 나라에서 사용하기 좋은 배기펌프는 더운 나라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고 그 역도 마찬가지다. 또 높은 고도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비행기는 낮은 고도에서 잠깐씩 작동해야 할 때, 특히 이·착륙해야 할 때는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제트 엔진은 그 추진 원리 때문에 매우 높은 고도에서는 프로펠러 엔진보다 우수하지만 매우 낮은 고도에서는 사용하기 어렵게 된다. 제트 비행기가 도달한 엄청난 속도는 땅에 접근할 때는 오히려 아주 무력한 특성이 되는 것이다. 제트 엔진의 사용과 짝을 이루는 양력표면(揚力表面)의 축소는 매우 빠른 속도로(거의 프로펠러 비행기의 순항 속도로) 착륙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데, 이는 또한 아주 긴 착륙 트랙을 필요로 한다.
벌판 한 가운데 착륙할 수 있었던 초기 비행기들은 현대 비행기들보다 기능적으로 과적응(suradaptation)하는 것이 덜했다. 기능적인 과적응을 멀리 끌고 가자면 생물학에서 공생과 기생 사이에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도식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A) 매우 빠른 어떤 소형 비행기들은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더 커다란 날개가 있어야만 쉽게 이륙할 수 있고, 다른 어떤 비행기들은 상승 추진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로켓을 사용하기도 한다. 수송 글라이더 자체가 과진화한 기술적 대상의 한 예다. 그것은 화물 수송기나 예선(曳船) 없는 항공 수송선(輸送船)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진정한 글라이더와는 매우 다른 것이다. 진정한 글라이더는 가볍게 시동을 건 다음에 공기의 흐름을 활용하면서 자기 고유의 수단들을 통해 이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율적인 글라이더는 엔진 없는 비행에 아주 섬세하게 적응했다고 할 수 있다.
(B) 수송 글라이더는 기술적 총체의 비대칭적인 두

부분들 중 단지 한쪽만을 맡고 있는 것에 불과한 것이고, 나머지 다른 반쪽을 맡고 있는 예선(曳船) 또한 자기 역량에 상응하는 화물을 그 자신만으로는 실어 나를 수 없다는 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C) 과진화의 두 유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기술적 대상의 분할이나 자율성의 상실 없이 정해진 조건들에 섬세하게 적응하는 것에 속하고, 다른 하나는 원래의 단일한 존재가 예인(曳引)하는 것과 예인되는 것으로 나뉘는 경우처럼, 기술적 대상이 분할되는 것에 해당한다. 전자의 경우에는 대상의 자율성이 보존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희생된다.

윗글의 내용과 다른 것은?
1초기 비행기들은 현대 비행기들에 비해 기능적으로 과적응되어 있었다.
2높은 고도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비행기는 낮은 고도에서 잠깐 작동해야 할 때 곤란할 수 있다.
3과진화는 기술적 대상을 지나치게 전문화하여, 사소한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4과진화의 유형 중 기술적 대상이 분할되는 경우는 대상의 자율성이 보존되지 않는다.
정답 및 해설

윗글과 다른 것은 초기 비행기들이 현대 비행기들보다 과적응되어 있었다는 진술이다.

지문은 ‘초기 비행기들은 현대 비행기들보다 기능적으로 과적응하는 것이 덜했다’고 하여 정반대로 말한다.

  • 높은 고도용 비행기가 낮은 고도에서 곤란을 겪는다는 내용은 ‘낮은 고도에서 잠깐씩 작동해야 할 때 … 곤란을 겪을 수 있다’와 일치한다.
  • 과진화가 지나친 전문화로 사소한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게 한다는 내용은 첫 문단 서두와 일치한다.
  • 기술적 대상이 분할되는 유형에서 자율성이 보존되지 않는다는 내용은 ‘후자의 경우에는 희생된다’와 일치한다.
문제 4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3∼문5]
기술적 대상들의 진화는 과진화 현상들을 나타낸다. 과진화는 각각의 기술적 대상을 지나치게 전문화하고, 활용이나 제작 조건들에서 돌발하는 사소한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게 만든다. 기술적 대상의 본질을 구성하는 도식은 사실 두 가지 방식으로 적응할 수 있다. 우선, 그 도식은 생산될 때 주어진 물질적이고 인간적인 조건들에 적응할 수 있다. 각 대상은 자신을 구성하는 재료들의 전기적, 역학적, 화학적 특성들을 최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 다음, 그 도식은 해야 할 일에 적응할 수 있다. 그래서 추운 나라에서 사용하기 좋은 배기펌프는 더운 나라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고 그 역도 마찬가지다. 또 높은 고도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비행기는 낮은 고도에서 잠깐씩 작동해야 할 때, 특히 이·착륙해야 할 때는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제트 엔진은 그 추진 원리 때문에 매우 높은 고도에서는 프로펠러 엔진보다 우수하지만 매우 낮은 고도에서는 사용하기 어렵게 된다. 제트 비행기가 도달한 엄청난 속도는 땅에 접근할 때는 오히려 아주 무력한 특성이 되는 것이다. 제트 엔진의 사용과 짝을 이루는 양력표면(揚力表面)의 축소는 매우 빠른 속도로(거의 프로펠러 비행기의 순항 속도로) 착륙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데, 이는 또한 아주 긴 착륙 트랙을 필요로 한다.
벌판 한 가운데 착륙할 수 있었던 초기 비행기들은 현대 비행기들보다 기능적으로 과적응(suradaptation)하는 것이 덜했다. 기능적인 과적응을 멀리 끌고 가자면 생물학에서 공생과 기생 사이에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도식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A) 매우 빠른 어떤 소형 비행기들은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더 커다란 날개가 있어야만 쉽게 이륙할 수 있고, 다른 어떤 비행기들은 상승 추진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로켓을 사용하기도 한다. 수송 글라이더 자체가 과진화한 기술적 대상의 한 예다. 그것은 화물 수송기나 예선(曳船) 없는 항공 수송선(輸送船)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진정한 글라이더와는 매우 다른 것이다. 진정한 글라이더는 가볍게 시동을 건 다음에 공기의 흐름을 활용하면서 자기 고유의 수단들을 통해 이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율적인 글라이더는 엔진 없는 비행에 아주 섬세하게 적응했다고 할 수 있다.
(B) 수송 글라이더는 기술적 총체의 비대칭적인 두

부분들 중 단지 한쪽만을 맡고 있는 것에 불과한 것이고, 나머지 다른 반쪽을 맡고 있는 예선(曳船) 또한 자기 역량에 상응하는 화물을 그 자신만으로는 실어 나를 수 없다는 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C) 과진화의 두 유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기술적 대상의 분할이나 자율성의 상실 없이 정해진 조건들에 섬세하게 적응하는 것에 속하고, 다른 하나는 원래의 단일한 존재가 예인(曳引)하는 것과 예인되는 것으로 나뉘는 경우처럼, 기술적 대상이 분할되는 것에 해당한다. 전자의 경우에는 대상의 자율성이 보존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희생된다.

윗글에 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한 것은?
1단일한 이론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살핀다.
2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나열한다.
3하나의 대상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비교, 절충한다.
4서로 다른 대상을 대조해 각각의 특성을 설명한다.
정답 및 해설

윗글은 서로 다른 대상을 대조해 각각의 특성을 설명하는 방식을 쓴다.

높은 고도와 낮은 고도의 비행기, 초기 비행기와 현대 비행기, 진정한 글라이더와 수송 글라이더를 대비하고, 마지막에 자율성이 보존되는 과진화와 희생되는 과진화를 나누어 설명한다.

  • 하나의 이론이 시대에 따라 발전해 온 과정을 추적하지 않는다.
  • 문제를 제기한 뒤 해결 방안을 나열하는 구성이 아니다.
  • 한 대상에 대한 여러 사람의 견해를 비교하거나 절충하지 않는다.
문제 5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3∼문5]
기술적 대상들의 진화는 과진화 현상들을 나타낸다. 과진화는 각각의 기술적 대상을 지나치게 전문화하고, 활용이나 제작 조건들에서 돌발하는 사소한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하게 만든다. 기술적 대상의 본질을 구성하는 도식은 사실 두 가지 방식으로 적응할 수 있다. 우선, 그 도식은 생산될 때 주어진 물질적이고 인간적인 조건들에 적응할 수 있다. 각 대상은 자신을 구성하는 재료들의 전기적, 역학적, 화학적 특성들을 최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 다음, 그 도식은 해야 할 일에 적응할 수 있다. 그래서 추운 나라에서 사용하기 좋은 배기펌프는 더운 나라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고 그 역도 마찬가지다. 또 높은 고도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비행기는 낮은 고도에서 잠깐씩 작동해야 할 때, 특히 이·착륙해야 할 때는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제트 엔진은 그 추진 원리 때문에 매우 높은 고도에서는 프로펠러 엔진보다 우수하지만 매우 낮은 고도에서는 사용하기 어렵게 된다. 제트 비행기가 도달한 엄청난 속도는 땅에 접근할 때는 오히려 아주 무력한 특성이 되는 것이다. 제트 엔진의 사용과 짝을 이루는 양력표면(揚力表面)의 축소는 매우 빠른 속도로(거의 프로펠러 비행기의 순항 속도로) 착륙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데, 이는 또한 아주 긴 착륙 트랙을 필요로 한다.
벌판 한 가운데 착륙할 수 있었던 초기 비행기들은 현대 비행기들보다 기능적으로 과적응(suradaptation)하는 것이 덜했다. 기능적인 과적응을 멀리 끌고 가자면 생물학에서 공생과 기생 사이에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도식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A) 매우 빠른 어떤 소형 비행기들은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더 커다란 날개가 있어야만 쉽게 이륙할 수 있고, 다른 어떤 비행기들은 상승 추진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로켓을 사용하기도 한다. 수송 글라이더 자체가 과진화한 기술적 대상의 한 예다. 그것은 화물 수송기나 예선(曳船) 없는 항공 수송선(輸送船)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진정한 글라이더와는 매우 다른 것이다. 진정한 글라이더는 가볍게 시동을 건 다음에 공기의 흐름을 활용하면서 자기 고유의 수단들을 통해 이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율적인 글라이더는 엔진 없는 비행에 아주 섬세하게 적응했다고 할 수 있다.
(B) 수송 글라이더는 기술적 총체의 비대칭적인 두

부분들 중 단지 한쪽만을 맡고 있는 것에 불과한 것이고, 나머지 다른 반쪽을 맡고 있는 예선(曳船) 또한 자기 역량에 상응하는 화물을 그 자신만으로는 실어 나를 수 없다는 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C) 과진화의 두 유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기술적 대상의 분할이나 자율성의 상실 없이 정해진 조건들에 섬세하게 적응하는 것에 속하고, 다른 하나는 원래의 단일한 존재가 예인(曳引)하는 것과 예인되는 것으로 나뉘는 경우처럼, 기술적 대상이 분할되는 것에 해당한다. 전자의 경우에는 대상의 자율성이 보존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희생된다.

빈칸 (A)∼(C)에 들어갈 말을 순서대로 적은 것은?
1예컨대 - 따라서 - 반면
2예컨대 - 반면 - 따라서
3반면 - 예컨대 - 따라서
4반면 - 따라서 - 예컨대
정답 및 해설

빈칸에는 차례로 예컨대 - 반면 - 따라서가 들어간다.

(A) 뒤에는 빠른 소형 비행기와 수송 글라이더 같은 과적응의 사례가 나오므로 ‘예컨대’, (B)는 앞의 자율적인 글라이더와 달리 수송 글라이더는 한쪽만 맡는다는 대조이므로 ‘반면’, (C)는 앞 내용을 종합해 과진화의 두 유형을 정리하므로 ‘따라서’가 알맞다.

  • ‘예컨대 - 따라서 - 반면’은 (B)에서 자율적인 글라이더와 수송 글라이더의 대조를 인과로 잇고, (C)의 종합 정리를 대조로 받아 어색하다.
  • ‘반면 - 예컨대 - 따라서’는 (A)에서 과적응 설명과 뒤따르는 사례를 대립 관계로 만들어 맞지 않는다.
  • ‘반면 - 따라서 - 예컨대’는 (A)를 대립으로, (C)의 결론 문장을 다시 예시로 만들어 어색하다.
문제 6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6∼문9]
(가)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갖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 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돈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 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쌍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 백석, ‘모닥불’ -
(나)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學費) 봉투(封套)를 받아
대학(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敎授)의 강의(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

(가)와 (나)에 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한 것은?
1(가)는 (나)와 달리 명사로 연을 종결하여 시상을 집약하고 있다.
2(나)는 (가)와 달리 대상에 대한 화자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제시하여 시적 정서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3(가)와 (나) 모두 현재형 시제를 사용하여 시적 상황에 현장감을 부여하고 있다.
4(가)와 (나) 모두 긍정적 의미의 시어를 사용하여 미래를 희망적으로 전망하는 화자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가)와 (나)는 모두 현재형 시제를 써서 시적 상황에 현장감을 준다.

(가)는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나)는 ‘밤비가 속살거려’, ‘강의 들으러 간다’처럼 현재형으로 장면을 제시한다.

  • (나)도 ‘최초의 악수.’라는 명사로 끝맺으므로 명사 종결이 (가)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없다.
  • (가)도 ‘서러운 아이’, ‘슬픈 역사’처럼 화자의 감정을 드러내므로 (나)만 감정을 직접 제시한다고 볼 수 없다.
  • (가)는 할아버지의 슬픈 과거를 회상할 뿐 미래를 희망적으로 전망하는 시어가 두 작품에 공통으로 쓰이지 않는다.
문제 7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6∼문9]
(가)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갖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 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돈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 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쌍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 백석, ‘모닥불’ -
(나)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學費) 봉투(封套)를 받아
대학(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敎授)의 강의(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

(가)의 ‘모닥불’에 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모닥불’은 버려진 존재들에게 효용가치를 얻게 하고 있다.
2‘모닥불’을 쬐는 사람들은 모두 각박한 현실에 밀려난 소외계층이다.
3‘모닥불’은 할아버지의 비극을 떠올리게 하는 회상의 매개체가 된다.
4‘모닥불’은 슬픈 역사를 지닌 사람들도 포용하는 합일의 소재가 된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모닥불을 쬐는 사람들이 모두 소외계층이라는 설명이다.

모닥불을 쬐는 이들에는 ‘더부살이 아이’, ‘나그네’뿐 아니라 ‘재당’, ‘초시’, ‘문장 늙은이’, ‘주인’ 같은 신분이 높은 사람도 섞여 있어, 귀천 없이 모두가 어울리는 모습이다.

  • 헌신짝·소똥·짚검불처럼 버려진 것들이 타서 불이 되므로 버려진 존재에게 효용가치를 준다는 설명은 적절하다.
  • 마지막 연에서 모닥불이 할아버지의 ‘슬픈 역사’를 떠올리게 하므로 회상의 매개체라는 설명은 적절하다.
  • 사람과 짐승, 신분의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모두 불을 쬐므로 포용과 합일의 소재라는 설명은 적절하다.
문제 8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6∼문9]
(가)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갖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 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돈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 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쌍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 백석, ‘모닥불’ -
(나)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學費) 봉투(封套)를 받아
대학(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敎授)의 강의(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

<보기>와 같은 관점에서 (나)를 감상한 것은?
보기
문학 작품이 독자와 맺는 관계를 중심으로 해석하는 관점을 효용론적 관점, 또는 수용론적 관점이라고 한다. 이에 따르면 시(詩)는 독자에게 교훈을 줄 수도 있고 즐거움을 줄 수도 있다.
1이 시의 창작 시기로 미루어 생각해보면 ‘어둠’은 일제강점기라는 부정적 현실이라고 해석할 수 있어.
2내면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가 갈등하고 화해하기까지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면서 시상을 전개하고 있어.
3‘육첩방’은 당시 일본 유학중이던 시인이 생활하던 공간으로서 시인의 현실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해.
4자기 삶에 대해 반성하는 화자의 모습을 통해 안일하게 살아가는 나의 삶의 태도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어.
정답 및 해설

효용론적 관점의 감상은 화자의 반성을 통해 독자인 나의 삶의 태도를 되돌아본 감상이다.

<보기>의 효용론은 작품이 독자에게 주는 교훈·감동에 주목하므로, 작품을 읽고 자신의 안일한 삶을 반성하게 되었다는 반응이 이에 해당한다.

  • 창작 시기에 비추어 ‘어둠’을 일제강점기 현실로 해석하는 것은 작품과 시대 현실의 관계를 보는 반영론적 관점이다.
  • 내면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의 갈등과 화해 과정을 짚는 것은 작품 자체의 구조에 주목하는 내재적 관점이다.
  • ‘육첩방’을 일본 유학 중이던 시인의 생활 공간으로 보는 것은 작가의 삶에 비추어 보는 표현론적 관점이다.
문제 9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6∼문9]
(가)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갖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 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돈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 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쌍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 백석, ‘모닥불’ -
(나)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學費) 봉투(封套)를 받아
대학(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敎授)의 강의(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

(나)의 ㉠∼㉣ 중, <보기>의 밑줄 친 ‘삼경(三更)’과 시적 기능이 가장 유사한 것은?
보기
이화(梨花)에 월백(月白)ᄒᆞ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ᄌᆡ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냐마ᄂᆞᆫ
다정(多情)도 병(病)인 양ᄒᆞ여 ᄌᆞᆷ 못일워 ᄒᆞ노라
- 이조년 -
1㉠
2㉡
3㉢
4㉣
정답 및 해설

‘삼경(三更)’과 시적 기능이 가장 유사한 것은 ㉠ ‘밤비’이다.

‘삼경’은 한밤중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제시하며 잠 못 드는 애상적 분위기를 만든다. ‘밤비’도 창밖에 속살거리며 화자의 우울하고 고독한 정서를 자아내는 시간적·정서적 배경 구실을 한다.

  • ‘늙은 교수’는 배경이 아니라 화자가 무기력하게 따르는 일상 속 인물이다.
  • ‘등불’은 어둠을 내모는 화자의 의지를 상징하는 긍정적 소재이다.
  • ‘악수’는 현실적 자아와 내면적 자아의 화해를 나타내는 행위이다.
문제 10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3]
(가)昭쇼陽양江강 ᄂᆞ린 믈이 어드러로 든단 말고.
㉠ 孤고臣신 去거國국에 白ᄇᆡᆨ髮발도 하도 할샤.
東동州ᄌᆔ 밤 계오 새와 北븍寬관亭뎡의 올나ᄒᆞ니,
㉡ 三삼角각山산 第뎨一일峯봉이 ᄒᆞ마면 뵈리로다.
弓궁王왕 大대闕궐 터희 烏오鵲쟉이 지지괴니,
千쳔古고 興흥亡망을 아ᄂᆞᆫ다, 몰ᄋᆞᄂᆞᆫ다.
ⓐ 淮회陽양 녜 일홈이 마초아 ᄀᆞᄐᆞᆯ시고.
㉢ 汲급長댱孺유 風풍彩ᄎᆡ를 고텨 아니 볼 게이고.
(나)營영中듕이 無무事ᄉᆞᄒᆞ고 時시節졀이 三삼月월인 제,
花화川쳔 시내길히 楓풍岳악으로 버더 잇다.
行ᄒᆡᆼ裝장을 다 ᄯᅥᆯ티고 石셕逕경의 막대 디퍼,
百백川쳔洞동 겨ᄐᆡ 두고 萬만瀑폭洞동 드러가니,
銀은 ᄀᆞᄐᆞᆫ 무지게, 玉옥 ᄀᆞᄐᆞᆫ 龍룡의 초리,
ⓑ 섯돌며 ᄲᅮᆷᄂᆞᆫ 소ᄅᆡ 十십里리의 ᄌᆞ자시니,
들을 제ᄂᆞᆫ 우레러니 보니ᄂᆞᆫ 눈이로다.
(다)開ᄀᆡ心심臺ᄃᆡ 고텨 올나 衆듕香향城셩 ᄇᆞ라보며,
萬만二이千쳔峯봉을 歷녁歷녁히 혀여ᄒᆞ니
峰봉마다 ᄆᆡᆺ쳐 잇고 긋마다 서린 긔운,
ⓒᄆᆞᆰ거든 조티 마나, 조커든 ᄆᆞᆰ디 마나.
㉣뎌 긔운 흐터 내야 人인傑걸을 ᄆᆞᆫᄃᆞᆯ고쟈.
形형容용도 그지업고 體톄勢셰도 하도 할샤.
天텬地디 삼기실 제 自ᄌᆞ然연이 되연마ᄂᆞᆫ,
이제 와 보게 되니 有유情졍도 有유情졍ᄒᆞᆯ샤.

(라)毗비盧로峰봉 上샹上샹頭두의 올라 보니 긔 뉘신고.
東동山산 泰태山산이 어ᄂᆞ야 놉돗던고.
魯노國국 조븐 줄도 우리ᄂᆞᆫ 모ᄅᆞ거든,
넙거나 넙은 天텬下하 엇ᄯᅵᄒᆞ야 젹닷 말고.
어와 뎌 디위ᄅᆞᆯ 어이ᄒᆞ면 알 거이고.
오ᄅᆞ디 못ᄒᆞ거니 ᄂᆞ려가미 고이ᄒᆞᆯ가.
(마)山산中듕을 ᄆᆡ양 보랴, 東동海ᄒᆡ로 가쟈ᄉᆞ라.
藍남輿여 緩완步보ᄒᆞ야 山산映영樓누의 올나ᄒᆞ니,
玲녕瓏농 碧벽溪계와 數수聲셩 啼뎨鳥됴ᄂᆞᆫ 離니別별을 怨원ᄒᆞᄂᆞᆫ ᄃᆞᆺ,
旌졍旗긔를 ᄯᅥᆯ티니 五오色ᄉᆡᆨ이 넘노ᄂᆞᆫ ᄃᆞᆺ,
鼓고角각을 섯부니 海ᄒᆡ雲운이 다 것ᄂᆞᆫ ᄃᆞᆺ.
鳴명沙사길 니근 ᄆᆞᆯ이 醉ᄎᆔ仙션을 빗기 시러,
바다ᄒᆞᆯ 겻ᄐᆡ 두고 海ᄒᆡ棠당花화로 드러가니,
白ᄇᆡᆨ鷗구야 ᄂᆞ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ᄂᆞᆫ.
(바)㉤ 이 술 가져다가 四ᄉᆞ海ᄒᆡ예 고로 ᄂᆞᆫ화,
億억萬만 蒼창生ᄉᆡᆼ을 다 醉ᄎᆔ케 ᄆᆡᆼ근 後후의,
그제야 고텨 맛나 ᄯᅩ ᄒᆞᆫ 잔 ᄒᆞ쟛고야.
ⓓ 말 디쟈 鶴학을 ᄐᆞ고 九구空공의 올나가니,
空공中듕 玉옥簫쇼 소ᄅᆡ 어제런가 그제런가.
나도 ᄌᆞᆷ을 ᄭᆡ여 바다ᄒᆞᆯ 구버보니,
기픠ᄅᆞᆯ 모ᄅᆞ거니 ᄀᆞ인들 엇디 알리.
明명月월이 千쳔山산萬만落낙의 아니 비쵠 ᄃᆡ 업다.

다음은 가사문학의 일반적인 특징을 정리한 것이다. 윗글과 가장 관련이 없는 것은?
가사는 ㉮4음보격 연속체 율문의 운문 문학의 일종이면서도 다양한 내용들을 폭넓게 수용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서정시와 판이한 갈래다. 특히, 양반 가사의 경우에는 ㉯자기의 체험과 흥취를 낭만적으로 표현하거나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보다 자유롭게 노래하거나 ㉱벼슬길이 막힌 것에 대한 좌절감을 문학으로 승화하고자 하기도 했다.
1㉮
2㉯
3㉰
4㉱
정답 및 해설

윗글과 가장 관련이 없는 특징은 벼슬길이 막힌 좌절감을 문학으로 승화한다는 설명이다.

‘관동별곡’의 화자는 ‘營中이 無事ᄒᆞ고’에서 보듯 관찰사로 부임해 관동 지방을 유람하는 처지이므로, 벼슬길이 막힌 좌절과는 거리가 멀다.

  • ‘昭陽江 ᄂᆞ린 믈이 / 어드러로 든단 말고’처럼 4음보가 연속되므로 4음보격 연속체 율문이라는 특징과 관련된다.
  • 금강산과 동해의 경치를 유람하며 느낀 흥취를 노래하므로 체험과 흥취의 낭만적 표현과 관련된다.
  • ‘人傑을 ᄆᆞᆫᄃᆞᆯ고쟈’, ‘億萬 蒼生을 다 醉케’처럼 선정에 대한 신념을 드러내므로 정치적 신념의 표현과 관련된다.
문제 11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3]
(가)昭쇼陽양江강 ᄂᆞ린 믈이 어드러로 든단 말고.
㉠ 孤고臣신 去거國국에 白ᄇᆡᆨ髮발도 하도 할샤.
東동州ᄌᆔ 밤 계오 새와 北븍寬관亭뎡의 올나ᄒᆞ니,
㉡ 三삼角각山산 第뎨一일峯봉이 ᄒᆞ마면 뵈리로다.
弓궁王왕 大대闕궐 터희 烏오鵲쟉이 지지괴니,
千쳔古고 興흥亡망을 아ᄂᆞᆫ다, 몰ᄋᆞᄂᆞᆫ다.
ⓐ 淮회陽양 녜 일홈이 마초아 ᄀᆞᄐᆞᆯ시고.
㉢ 汲급長댱孺유 風풍彩ᄎᆡ를 고텨 아니 볼 게이고.
(나)營영中듕이 無무事ᄉᆞᄒᆞ고 時시節졀이 三삼月월인 제,
花화川쳔 시내길히 楓풍岳악으로 버더 잇다.
行ᄒᆡᆼ裝장을 다 ᄯᅥᆯ티고 石셕逕경의 막대 디퍼,
百백川쳔洞동 겨ᄐᆡ 두고 萬만瀑폭洞동 드러가니,
銀은 ᄀᆞᄐᆞᆫ 무지게, 玉옥 ᄀᆞᄐᆞᆫ 龍룡의 초리,
ⓑ 섯돌며 ᄲᅮᆷᄂᆞᆫ 소ᄅᆡ 十십里리의 ᄌᆞ자시니,
들을 제ᄂᆞᆫ 우레러니 보니ᄂᆞᆫ 눈이로다.
(다)開ᄀᆡ心심臺ᄃᆡ 고텨 올나 衆듕香향城셩 ᄇᆞ라보며,
萬만二이千쳔峯봉을 歷녁歷녁히 혀여ᄒᆞ니
峰봉마다 ᄆᆡᆺ쳐 잇고 긋마다 서린 긔운,
ⓒᄆᆞᆰ거든 조티 마나, 조커든 ᄆᆞᆰ디 마나.
㉣뎌 긔운 흐터 내야 人인傑걸을 ᄆᆞᆫᄃᆞᆯ고쟈.
形형容용도 그지업고 體톄勢셰도 하도 할샤.
天텬地디 삼기실 제 自ᄌᆞ然연이 되연마ᄂᆞᆫ,
이제 와 보게 되니 有유情졍도 有유情졍ᄒᆞᆯ샤.

(라)毗비盧로峰봉 上샹上샹頭두의 올라 보니 긔 뉘신고.
東동山산 泰태山산이 어ᄂᆞ야 놉돗던고.
魯노國국 조븐 줄도 우리ᄂᆞᆫ 모ᄅᆞ거든,
넙거나 넙은 天텬下하 엇ᄯᅵᄒᆞ야 젹닷 말고.
어와 뎌 디위ᄅᆞᆯ 어이ᄒᆞ면 알 거이고.
오ᄅᆞ디 못ᄒᆞ거니 ᄂᆞ려가미 고이ᄒᆞᆯ가.
(마)山산中듕을 ᄆᆡ양 보랴, 東동海ᄒᆡ로 가쟈ᄉᆞ라.
藍남輿여 緩완步보ᄒᆞ야 山산映영樓누의 올나ᄒᆞ니,
玲녕瓏농 碧벽溪계와 數수聲셩 啼뎨鳥됴ᄂᆞᆫ 離니別별을 怨원ᄒᆞᄂᆞᆫ ᄃᆞᆺ,
旌졍旗긔를 ᄯᅥᆯ티니 五오色ᄉᆡᆨ이 넘노ᄂᆞᆫ ᄃᆞᆺ,
鼓고角각을 섯부니 海ᄒᆡ雲운이 다 것ᄂᆞᆫ ᄃᆞᆺ.
鳴명沙사길 니근 ᄆᆞᆯ이 醉ᄎᆔ仙션을 빗기 시러,
바다ᄒᆞᆯ 겻ᄐᆡ 두고 海ᄒᆡ棠당花화로 드러가니,
白ᄇᆡᆨ鷗구야 ᄂᆞ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ᄂᆞᆫ.
(바)㉤ 이 술 가져다가 四ᄉᆞ海ᄒᆡ예 고로 ᄂᆞᆫ화,
億억萬만 蒼창生ᄉᆡᆼ을 다 醉ᄎᆔ케 ᄆᆡᆼ근 後후의,
그제야 고텨 맛나 ᄯᅩ ᄒᆞᆫ 잔 ᄒᆞ쟛고야.
ⓓ 말 디쟈 鶴학을 ᄐᆞ고 九구空공의 올나가니,
空공中듕 玉옥簫쇼 소ᄅᆡ 어제런가 그제런가.
나도 ᄌᆞᆷ을 ᄭᆡ여 바다ᄒᆞᆯ 구버보니,
기픠ᄅᆞᆯ 모ᄅᆞ거니 ᄀᆞ인들 엇디 알리.
明명月월이 千쳔山산萬만落낙의 아니 비쵠 ᄃᆡ 업다.

<보기>를 참조할 때, ㉠∼㉤ 중 화자의 태도가 유사한 것끼리 묶인 것은?
보기
정철의 ‘관동별곡’에 드러난 화자의 선비로서의 태도는 크게 ‘연군(戀君)의 정서’, ‘우국(憂國)의 태도’, ‘선정(善政)에의 포부’로 나뉜다.
1㉠ ㉡
2㉡ ㉢
3㉢ ㉤
4㉠ ㉣ ㉤
정답 및 해설

태도가 유사한 것은 ㉢과 ㉤으로, 둘 다 선정(善政)에의 포부를 드러낸다.

㉢은 회양 태수로 선정을 베푼 급장유의 풍채를 다시 보이겠다는 다짐이고, ㉤은 술을 온 세상에 나누어 억만 창생을 다 취하게 하겠다는 말로 백성을 두루 살피려는 뜻이다.

  • ㉠과 ㉡의 묶음은 임금 곁을 떠난 신하의 나라 걱정(우국)과 도성을 바라보는 연군의 정서로 서로 다르다.
  • ㉡과 ㉢의 묶음은 연군의 정서와 선정의 포부로 서로 다르다.
  • ㉠, ㉣, ㉤의 묶음은 우국의 태도인 ㉠·㉣(인걸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과 선정의 포부인 ㉤이 섞여 있다.
문제 12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3]
(가)昭쇼陽양江강 ᄂᆞ린 믈이 어드러로 든단 말고.
㉠ 孤고臣신 去거國국에 白ᄇᆡᆨ髮발도 하도 할샤.
東동州ᄌᆔ 밤 계오 새와 北븍寬관亭뎡의 올나ᄒᆞ니,
㉡ 三삼角각山산 第뎨一일峯봉이 ᄒᆞ마면 뵈리로다.
弓궁王왕 大대闕궐 터희 烏오鵲쟉이 지지괴니,
千쳔古고 興흥亡망을 아ᄂᆞᆫ다, 몰ᄋᆞᄂᆞᆫ다.
ⓐ 淮회陽양 녜 일홈이 마초아 ᄀᆞᄐᆞᆯ시고.
㉢ 汲급長댱孺유 風풍彩ᄎᆡ를 고텨 아니 볼 게이고.
(나)營영中듕이 無무事ᄉᆞᄒᆞ고 時시節졀이 三삼月월인 제,
花화川쳔 시내길히 楓풍岳악으로 버더 잇다.
行ᄒᆡᆼ裝장을 다 ᄯᅥᆯ티고 石셕逕경의 막대 디퍼,
百백川쳔洞동 겨ᄐᆡ 두고 萬만瀑폭洞동 드러가니,
銀은 ᄀᆞᄐᆞᆫ 무지게, 玉옥 ᄀᆞᄐᆞᆫ 龍룡의 초리,
ⓑ 섯돌며 ᄲᅮᆷᄂᆞᆫ 소ᄅᆡ 十십里리의 ᄌᆞ자시니,
들을 제ᄂᆞᆫ 우레러니 보니ᄂᆞᆫ 눈이로다.
(다)開ᄀᆡ心심臺ᄃᆡ 고텨 올나 衆듕香향城셩 ᄇᆞ라보며,
萬만二이千쳔峯봉을 歷녁歷녁히 혀여ᄒᆞ니
峰봉마다 ᄆᆡᆺ쳐 잇고 긋마다 서린 긔운,
ⓒᄆᆞᆰ거든 조티 마나, 조커든 ᄆᆞᆰ디 마나.
㉣뎌 긔운 흐터 내야 人인傑걸을 ᄆᆞᆫᄃᆞᆯ고쟈.
形형容용도 그지업고 體톄勢셰도 하도 할샤.
天텬地디 삼기실 제 自ᄌᆞ然연이 되연마ᄂᆞᆫ,
이제 와 보게 되니 有유情졍도 有유情졍ᄒᆞᆯ샤.

(라)毗비盧로峰봉 上샹上샹頭두의 올라 보니 긔 뉘신고.
東동山산 泰태山산이 어ᄂᆞ야 놉돗던고.
魯노國국 조븐 줄도 우리ᄂᆞᆫ 모ᄅᆞ거든,
넙거나 넙은 天텬下하 엇ᄯᅵᄒᆞ야 젹닷 말고.
어와 뎌 디위ᄅᆞᆯ 어이ᄒᆞ면 알 거이고.
오ᄅᆞ디 못ᄒᆞ거니 ᄂᆞ려가미 고이ᄒᆞᆯ가.
(마)山산中듕을 ᄆᆡ양 보랴, 東동海ᄒᆡ로 가쟈ᄉᆞ라.
藍남輿여 緩완步보ᄒᆞ야 山산映영樓누의 올나ᄒᆞ니,
玲녕瓏농 碧벽溪계와 數수聲셩 啼뎨鳥됴ᄂᆞᆫ 離니別별을 怨원ᄒᆞᄂᆞᆫ ᄃᆞᆺ,
旌졍旗긔를 ᄯᅥᆯ티니 五오色ᄉᆡᆨ이 넘노ᄂᆞᆫ ᄃᆞᆺ,
鼓고角각을 섯부니 海ᄒᆡ雲운이 다 것ᄂᆞᆫ ᄃᆞᆺ.
鳴명沙사길 니근 ᄆᆞᆯ이 醉ᄎᆔ仙션을 빗기 시러,
바다ᄒᆞᆯ 겻ᄐᆡ 두고 海ᄒᆡ棠당花화로 드러가니,
白ᄇᆡᆨ鷗구야 ᄂᆞ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ᄂᆞᆫ.
(바)㉤ 이 술 가져다가 四ᄉᆞ海ᄒᆡ예 고로 ᄂᆞᆫ화,
億억萬만 蒼창生ᄉᆡᆼ을 다 醉ᄎᆔ케 ᄆᆡᆼ근 後후의,
그제야 고텨 맛나 ᄯᅩ ᄒᆞᆫ 잔 ᄒᆞ쟛고야.
ⓓ 말 디쟈 鶴학을 ᄐᆞ고 九구空공의 올나가니,
空공中듕 玉옥簫쇼 소ᄅᆡ 어제런가 그제런가.
나도 ᄌᆞᆷ을 ᄭᆡ여 바다ᄒᆞᆯ 구버보니,
기픠ᄅᆞᆯ 모ᄅᆞ거니 ᄀᆞ인들 엇디 알리.
明명月월이 千쳔山산萬만落낙의 아니 비쵠 ᄃᆡ 업다.

ⓐ∼ⓓ에 관한 풀이로 가장 적절한 것은?
1ⓐ :회양, 네가 이룬 것이 (내가 강원도 관찰사를 하며 이룰 것과) 마침 같구나
2ⓑ :섞어 돌며 뿜어낸다는 소문이 십리 밖에도 자자하게 퍼져 있으니
3ⓒ :맑거든 좋지 말거나 좋거든 맑지 말거나 할 것이지 (맑고도 좋은 기운을 가졌구나)
4ⓓ :말이 끝나자 학을 타고 높고 아득한 하늘로 올라가니 3
정답 및 해설

풀이가 적절한 것은 ⓓ를 ‘말이 끝나자 학을 타고 높고 아득한 하늘로 올라가니’로 푼 것이다.

‘말 디쟈’는 말이 끝나자, ‘九空’은 높고 아득한 하늘을 뜻하므로 바른 풀이다.

  • ⓐ ‘淮陽 녜 일홈이 마초아 ᄀᆞᄐᆞᆯ시고’는 이곳 회양이 옛 중국의 회양과 이름이 마침 같다는 뜻이지, 네가 이룬 것이 같다는 뜻이 아니다.
  • ⓑ ‘섯돌며 ᄲᅮᆷᄂᆞᆫ 소ᄅᆡ’는 폭포가 섞여 돌며 뿜는 소리가 십 리에 퍼진다는 뜻으로, ‘소문’으로 푼 것은 잘못이다.
  • ⓒ의 ‘조티’는 ‘깨끗하지’라는 뜻이므로 ‘좋지’로 푼 것은 잘못이며, 맑으면서도 깨끗한 기운을 예찬한 구절이다.
문제 13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0∼문13]
(가)昭쇼陽양江강 ᄂᆞ린 믈이 어드러로 든단 말고.
㉠ 孤고臣신 去거國국에 白ᄇᆡᆨ髮발도 하도 할샤.
東동州ᄌᆔ 밤 계오 새와 北븍寬관亭뎡의 올나ᄒᆞ니,
㉡ 三삼角각山산 第뎨一일峯봉이 ᄒᆞ마면 뵈리로다.
弓궁王왕 大대闕궐 터희 烏오鵲쟉이 지지괴니,
千쳔古고 興흥亡망을 아ᄂᆞᆫ다, 몰ᄋᆞᄂᆞᆫ다.
ⓐ 淮회陽양 녜 일홈이 마초아 ᄀᆞᄐᆞᆯ시고.
㉢ 汲급長댱孺유 風풍彩ᄎᆡ를 고텨 아니 볼 게이고.
(나)營영中듕이 無무事ᄉᆞᄒᆞ고 時시節졀이 三삼月월인 제,
花화川쳔 시내길히 楓풍岳악으로 버더 잇다.
行ᄒᆡᆼ裝장을 다 ᄯᅥᆯ티고 石셕逕경의 막대 디퍼,
百백川쳔洞동 겨ᄐᆡ 두고 萬만瀑폭洞동 드러가니,
銀은 ᄀᆞᄐᆞᆫ 무지게, 玉옥 ᄀᆞᄐᆞᆫ 龍룡의 초리,
ⓑ 섯돌며 ᄲᅮᆷᄂᆞᆫ 소ᄅᆡ 十십里리의 ᄌᆞ자시니,
들을 제ᄂᆞᆫ 우레러니 보니ᄂᆞᆫ 눈이로다.
(다)開ᄀᆡ心심臺ᄃᆡ 고텨 올나 衆듕香향城셩 ᄇᆞ라보며,
萬만二이千쳔峯봉을 歷녁歷녁히 혀여ᄒᆞ니
峰봉마다 ᄆᆡᆺ쳐 잇고 긋마다 서린 긔운,
ⓒᄆᆞᆰ거든 조티 마나, 조커든 ᄆᆞᆰ디 마나.
㉣뎌 긔운 흐터 내야 人인傑걸을 ᄆᆞᆫᄃᆞᆯ고쟈.
形형容용도 그지업고 體톄勢셰도 하도 할샤.
天텬地디 삼기실 제 自ᄌᆞ然연이 되연마ᄂᆞᆫ,
이제 와 보게 되니 有유情졍도 有유情졍ᄒᆞᆯ샤.

(라)毗비盧로峰봉 上샹上샹頭두의 올라 보니 긔 뉘신고.
東동山산 泰태山산이 어ᄂᆞ야 놉돗던고.
魯노國국 조븐 줄도 우리ᄂᆞᆫ 모ᄅᆞ거든,
넙거나 넙은 天텬下하 엇ᄯᅵᄒᆞ야 젹닷 말고.
어와 뎌 디위ᄅᆞᆯ 어이ᄒᆞ면 알 거이고.
오ᄅᆞ디 못ᄒᆞ거니 ᄂᆞ려가미 고이ᄒᆞᆯ가.
(마)山산中듕을 ᄆᆡ양 보랴, 東동海ᄒᆡ로 가쟈ᄉᆞ라.
藍남輿여 緩완步보ᄒᆞ야 山산映영樓누의 올나ᄒᆞ니,
玲녕瓏농 碧벽溪계와 數수聲셩 啼뎨鳥됴ᄂᆞᆫ 離니別별을 怨원ᄒᆞᄂᆞᆫ ᄃᆞᆺ,
旌졍旗긔를 ᄯᅥᆯ티니 五오色ᄉᆡᆨ이 넘노ᄂᆞᆫ ᄃᆞᆺ,
鼓고角각을 섯부니 海ᄒᆡ雲운이 다 것ᄂᆞᆫ ᄃᆞᆺ.
鳴명沙사길 니근 ᄆᆞᆯ이 醉ᄎᆔ仙션을 빗기 시러,
바다ᄒᆞᆯ 겻ᄐᆡ 두고 海ᄒᆡ棠당花화로 드러가니,
白ᄇᆡᆨ鷗구야 ᄂᆞ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ᄂᆞᆫ.
(바)㉤ 이 술 가져다가 四ᄉᆞ海ᄒᆡ예 고로 ᄂᆞᆫ화,
億억萬만 蒼창生ᄉᆡᆼ을 다 醉ᄎᆔ케 ᄆᆡᆼ근 後후의,
그제야 고텨 맛나 ᄯᅩ ᄒᆞᆫ 잔 ᄒᆞ쟛고야.
ⓓ 말 디쟈 鶴학을 ᄐᆞ고 九구空공의 올나가니,
空공中듕 玉옥簫쇼 소ᄅᆡ 어제런가 그제런가.
나도 ᄌᆞᆷ을 ᄭᆡ여 바다ᄒᆞᆯ 구버보니,
기픠ᄅᆞᆯ 모ᄅᆞ거니 ᄀᆞ인들 엇디 알리.
明명月월이 千쳔山산萬만落낙의 아니 비쵠 ᄃᆡ 업다.

<보기>의 설명을 모두 충족하는 시어는?
보기
·화자의 사상과 감정을 드러내는 데 사용된 구체적인 사물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된 경지를 표현하는 대상
1烏오鵲쟉
2뎌 디위
3白ᄇᆡᆨ鷗구
4明명月월
정답 및 해설

<보기>를 모두 충족하는 시어는 ‘白鷗(백구)’이다.

‘白鷗야 ᄂᆞ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ᄂᆞᆫ’에서 화자는 갈매기를 벗으로 여기며 자연과 하나가 된 물아일체의 경지를 드러낸다.

  • ‘烏鵲’은 궁예의 옛 대궐 터에서 지저귀며 역사의 흥망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로, 물아일체와는 관련이 없다.
  • ‘뎌 디위’는 공자가 오른 높은 정신적 경지를 가리키는 추상적 표현이어서 구체적 사물이 아니다.
  • ‘明月’은 온 산과 마을을 두루 비추는 달로 선정에 대한 소망을 담은 소재이지, 자연과의 합일을 표현한 대상이 아니다.
문제 1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4∼문17]
(가) 국화에게는 서리를 이겨내는 높은 절개가 있기 때문에 진(晉)나라 도잠(陶潛)이 이 꽃을 사랑한 것이다. 도잠이야말로 은일인(隱逸人)이다. 이 꽃을 가리켜, 주무숙(周茂叔)이 은일하다고 하였기 때문에 은일의 이름을 얻게 된 것이지, 국화 자신은 실로 은일하지 않다. 왕궁, 귀인 부호가로부터 여염의 천한 선비에 이르기까지 뜨락이나 동산에 심어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고금의 시인 문사들이 가사나 서설을 지어 훌륭히 찬양했으며, 또 화가들은 아름답게 그 모습을 그렸다. 심지어 유몽(劉蒙), 범지능(范至能), 사정지(史正志), 왕관(王觀) 등은 그 종류를 빠짐없이 모아 국보(菊譜)를 만들었으니, 과연 국화를 보고 바위와 숲이 어울린 험한 빈터에 깊숙이 숨어 삶으로써 사람들이 그 이름을 모르는 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혁혁한 그 명성은 모란보다 더 높다. 그러니 참으로 꽃 중에서 은일은 ‘어상(禦霜)’이라 하겠다.
이 꽃은 담홍색으로 송이가 많으며 잎은 국화와 같은데 줄기가 약간 가늘다. 늦가을에야 비로소 피며, 서리가 내릴수록 그 빛깔이 더욱 선명하니, 아마 도잠이 이 꽃을 보았다면 그 사랑이 국화보다 못하지 않았을 것인데, 어찌 된 연유로 지금토록 아름다운 빛깔과 높은 은일의 덕을 홀로 간직하고, 세상에 그 이름을 숨기고만 있을까.
나 역시 이제야 이 꽃을 보았으니 이와 같은 종류가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필시 깊숙한 산 언덕 쑥대와 넝쿨이 엉킨 사이에 ㉠절개를 가진 꽃들이 어상처럼 숨어 살고 있을 것이다. 참답게 산야에 숨어 사는 선비들은 이런 꽃들을 알겠지만, 설령 알고 있는 자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꽃들이 도잠처럼 글을 지어 이름을 널리 드러내주기를 바라랴.
(나) 안도현의 시에 「무식한 놈」이라는, 제목부터 재미있는 시가 있습니다. 특별히 이 시를 지목하여 읽어 보라며 어떤 분이 이 시인의 시집을 제게 선물했는데 재미있게 읽히는 시였습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절교를 선언하는 그 단호함이 아주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상대방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여”라고 하면서 자신에게 하는 착상도 기발한게 재미있었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걸로 절교를 하겠다면 절교 안 당하고 살아남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 시를 읽으며 저도 움찔하였습니다. 그때까지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실물로는 구별하고 또 이들이 다른 이름으로 구별된다는 것까지는 알았으나 그 정확한 이름은 몰랐으니까요. 요즈음 그야말로 눈부시게 발전하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꽤 무식한 놈이었지요.
<중략>
결정적이지는 않지만 어느 시인이 1989년에 쓴 수필에서 산수유나무를 보았다고 한 이야기도 저는 왠지 미심쩍습니다. 내용인즉 이렇습니다. 박목월의 시 「귀밑 사마귀」에 나오는 “산수유 꽃 노랗게 / 흐느끼는 봄마다”를 읽고 산수유 꽃이 도대체 어떻게 생긴 꽃일까 하고 궁금했으나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해서 오랜 세월 잊고 있다가 근자(近者)에 혼자서 자주 오르내리는 능선(稜線) 길을 가다가 우연히 시야에 들어온 꽃나무를 보고 그게 산수유임을 알아챘다는 것입니다.
책을 뒤져 그 특징을 확인했다고 했는데도 저는 이상하게 고개가 갸우뚱거려집니다. 능선 길에서 보았다는 것이 우선 마음에 걸립니다. 이분이 자주 오르내린 능선 길이 어떤 지리적인 조건의 길인지는 모르겠으나 능선에 있었으면 생강나무이기가 쉽고 산수유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분은 산수유의 열매를 “가을에 홍색으로 익는다고 하나 나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자주 오르내린 길에서 산수유 열매가 한 번도 눈에 띄지 않았다면 그것도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 아닌가요? 역시 생강나무였기 때문에 열매를 못 본 것이 아닐까, 그 선연하게 반짝이는 산수유 열매가 어찌 눈에 안 뜨일 수 있었겠느냐 그런 의심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봄에 관악산에서 생강나무를 찍고 있는데 한 등산객이 혼잣말로 산수유다 그러더군요. 제가 산수유가 아닌데요 했더니 그냥 가버렸습니다. 그럼 무슨 꽃이냐고 묻기를 기다렸는데(그러면 숲 해설가 행세를 좀 해보려 했는데) 그 이상 관심이 없다는 듯 그냥 가버렸습니다.
산수유 꽃과 생강나무 꽃은 아마 일반인들이 가장 구별하기 어려운 종류에 속할 것입니다. 정말 이것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무식한 놈이라거나 절교하겠다든가 하는 일은 지나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러니 만일 앞의 안도현 시인도 누가 생강나무를 산수유나무로 혼동하였다고 하면 그건 애교로 보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은 이런 데 좀 더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가)와 (나)를 비교하여 이해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가)는 (나)와 달리 대상의 가치를 많은 이들에게 알리는 일을 높이 평가한다.
2(나)는 (가)와 달리 대상을 구별하여 정확한 이름을 쓰는 일을 높이 평가한다.
3(나)는 (가)와 달리 대상의 이름이 본질을 정확히 드러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4(가)와 (나)는 모두 글을 쓰는 사람이 대상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간다고 본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한 이해는 (나)가 (가)와 달리 대상을 구별해 정확한 이름을 쓰는 일을 높이 평가한다는 것이다.

(나)는 산수유와 생강나무의 혼동을 짚은 뒤 ‘글을 쓰는 사람은 이런 데 좀 더 엄격해야 한다’고 맺는다. (가)는 이름의 정확성보다 숨어 사는 꽃의 은일한 덕에 관심을 둔다.

  • (가)는 오히려 숨은 꽃들이 이름을 널리 드러내 주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라 하므로, 가치를 널리 알리는 일을 높이 평가한다고 볼 수 없다.
  • (나)는 이름이 본질을 드러내지 못한다고 말하지 않고, 오히려 정확한 이름을 중시한다.
  • 두 글 모두 글쓴이가 대상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간다는 주장을 펴지 않는다.
문제 15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4∼문17]
(가) 국화에게는 서리를 이겨내는 높은 절개가 있기 때문에 진(晉)나라 도잠(陶潛)이 이 꽃을 사랑한 것이다. 도잠이야말로 은일인(隱逸人)이다. 이 꽃을 가리켜, 주무숙(周茂叔)이 은일하다고 하였기 때문에 은일의 이름을 얻게 된 것이지, 국화 자신은 실로 은일하지 않다. 왕궁, 귀인 부호가로부터 여염의 천한 선비에 이르기까지 뜨락이나 동산에 심어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고금의 시인 문사들이 가사나 서설을 지어 훌륭히 찬양했으며, 또 화가들은 아름답게 그 모습을 그렸다. 심지어 유몽(劉蒙), 범지능(范至能), 사정지(史正志), 왕관(王觀) 등은 그 종류를 빠짐없이 모아 국보(菊譜)를 만들었으니, 과연 국화를 보고 바위와 숲이 어울린 험한 빈터에 깊숙이 숨어 삶으로써 사람들이 그 이름을 모르는 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혁혁한 그 명성은 모란보다 더 높다. 그러니 참으로 꽃 중에서 은일은 ‘어상(禦霜)’이라 하겠다.
이 꽃은 담홍색으로 송이가 많으며 잎은 국화와 같은데 줄기가 약간 가늘다. 늦가을에야 비로소 피며, 서리가 내릴수록 그 빛깔이 더욱 선명하니, 아마 도잠이 이 꽃을 보았다면 그 사랑이 국화보다 못하지 않았을 것인데, 어찌 된 연유로 지금토록 아름다운 빛깔과 높은 은일의 덕을 홀로 간직하고, 세상에 그 이름을 숨기고만 있을까.
나 역시 이제야 이 꽃을 보았으니 이와 같은 종류가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필시 깊숙한 산 언덕 쑥대와 넝쿨이 엉킨 사이에 ㉠절개를 가진 꽃들이 어상처럼 숨어 살고 있을 것이다. 참답게 산야에 숨어 사는 선비들은 이런 꽃들을 알겠지만, 설령 알고 있는 자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꽃들이 도잠처럼 글을 지어 이름을 널리 드러내주기를 바라랴.
(나) 안도현의 시에 「무식한 놈」이라는, 제목부터 재미있는 시가 있습니다. 특별히 이 시를 지목하여 읽어 보라며 어떤 분이 이 시인의 시집을 제게 선물했는데 재미있게 읽히는 시였습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절교를 선언하는 그 단호함이 아주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상대방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여”라고 하면서 자신에게 하는 착상도 기발한게 재미있었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걸로 절교를 하겠다면 절교 안 당하고 살아남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 시를 읽으며 저도 움찔하였습니다. 그때까지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실물로는 구별하고 또 이들이 다른 이름으로 구별된다는 것까지는 알았으나 그 정확한 이름은 몰랐으니까요. 요즈음 그야말로 눈부시게 발전하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꽤 무식한 놈이었지요.
<중략>
결정적이지는 않지만 어느 시인이 1989년에 쓴 수필에서 산수유나무를 보았다고 한 이야기도 저는 왠지 미심쩍습니다. 내용인즉 이렇습니다. 박목월의 시 「귀밑 사마귀」에 나오는 “산수유 꽃 노랗게 / 흐느끼는 봄마다”를 읽고 산수유 꽃이 도대체 어떻게 생긴 꽃일까 하고 궁금했으나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해서 오랜 세월 잊고 있다가 근자(近者)에 혼자서 자주 오르내리는 능선(稜線) 길을 가다가 우연히 시야에 들어온 꽃나무를 보고 그게 산수유임을 알아챘다는 것입니다.
책을 뒤져 그 특징을 확인했다고 했는데도 저는 이상하게 고개가 갸우뚱거려집니다. 능선 길에서 보았다는 것이 우선 마음에 걸립니다. 이분이 자주 오르내린 능선 길이 어떤 지리적인 조건의 길인지는 모르겠으나 능선에 있었으면 생강나무이기가 쉽고 산수유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분은 산수유의 열매를 “가을에 홍색으로 익는다고 하나 나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자주 오르내린 길에서 산수유 열매가 한 번도 눈에 띄지 않았다면 그것도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 아닌가요? 역시 생강나무였기 때문에 열매를 못 본 것이 아닐까, 그 선연하게 반짝이는 산수유 열매가 어찌 눈에 안 뜨일 수 있었겠느냐 그런 의심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봄에 관악산에서 생강나무를 찍고 있는데 한 등산객이 혼잣말로 산수유다 그러더군요. 제가 산수유가 아닌데요 했더니 그냥 가버렸습니다. 그럼 무슨 꽃이냐고 묻기를 기다렸는데(그러면 숲 해설가 행세를 좀 해보려 했는데) 그 이상 관심이 없다는 듯 그냥 가버렸습니다.
산수유 꽃과 생강나무 꽃은 아마 일반인들이 가장 구별하기 어려운 종류에 속할 것입니다. 정말 이것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무식한 놈이라거나 절교하겠다든가 하는 일은 지나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러니 만일 앞의 안도현 시인도 누가 생강나무를 산수유나무로 혼동하였다고 하면 그건 애교로 보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은 이런 데 좀 더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가)의 글쓴이가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바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국화와 어상의 생태학적 차이
2시인이 사랑하는 꽃들의 특징
3국화보다 진정 은일한 꽃인 어상
4서리를 이겨내는 국화의 높은 절개
정답 및 해설

(가)의 글쓴이가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바는 국화보다 진정 은일한 꽃인 어상이다.

글쓴이는 국화가 널리 알려져 ‘실로 은일하지 않다’고 한 뒤 ‘참으로 꽃 중에서 은일은 어상이라 하겠다’고 결론짓는다.

  • 국화와 어상을 비교하지만 생태학적 차이를 밝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은일의 덕을 따지는 것이다.
  • 시인들이 사랑한 꽃의 특징을 일반적으로 정리하는 글이 아니다.
  • 국화의 절개는 도입에서 언급될 뿐, 국화는 오히려 은일하지 않은 꽃으로 평가된다.
문제 16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4∼문17]
(가) 국화에게는 서리를 이겨내는 높은 절개가 있기 때문에 진(晉)나라 도잠(陶潛)이 이 꽃을 사랑한 것이다. 도잠이야말로 은일인(隱逸人)이다. 이 꽃을 가리켜, 주무숙(周茂叔)이 은일하다고 하였기 때문에 은일의 이름을 얻게 된 것이지, 국화 자신은 실로 은일하지 않다. 왕궁, 귀인 부호가로부터 여염의 천한 선비에 이르기까지 뜨락이나 동산에 심어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고금의 시인 문사들이 가사나 서설을 지어 훌륭히 찬양했으며, 또 화가들은 아름답게 그 모습을 그렸다. 심지어 유몽(劉蒙), 범지능(范至能), 사정지(史正志), 왕관(王觀) 등은 그 종류를 빠짐없이 모아 국보(菊譜)를 만들었으니, 과연 국화를 보고 바위와 숲이 어울린 험한 빈터에 깊숙이 숨어 삶으로써 사람들이 그 이름을 모르는 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혁혁한 그 명성은 모란보다 더 높다. 그러니 참으로 꽃 중에서 은일은 ‘어상(禦霜)’이라 하겠다.
이 꽃은 담홍색으로 송이가 많으며 잎은 국화와 같은데 줄기가 약간 가늘다. 늦가을에야 비로소 피며, 서리가 내릴수록 그 빛깔이 더욱 선명하니, 아마 도잠이 이 꽃을 보았다면 그 사랑이 국화보다 못하지 않았을 것인데, 어찌 된 연유로 지금토록 아름다운 빛깔과 높은 은일의 덕을 홀로 간직하고, 세상에 그 이름을 숨기고만 있을까.
나 역시 이제야 이 꽃을 보았으니 이와 같은 종류가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필시 깊숙한 산 언덕 쑥대와 넝쿨이 엉킨 사이에 ㉠절개를 가진 꽃들이 어상처럼 숨어 살고 있을 것이다. 참답게 산야에 숨어 사는 선비들은 이런 꽃들을 알겠지만, 설령 알고 있는 자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꽃들이 도잠처럼 글을 지어 이름을 널리 드러내주기를 바라랴.
(나) 안도현의 시에 「무식한 놈」이라는, 제목부터 재미있는 시가 있습니다. 특별히 이 시를 지목하여 읽어 보라며 어떤 분이 이 시인의 시집을 제게 선물했는데 재미있게 읽히는 시였습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절교를 선언하는 그 단호함이 아주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상대방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여”라고 하면서 자신에게 하는 착상도 기발한게 재미있었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걸로 절교를 하겠다면 절교 안 당하고 살아남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 시를 읽으며 저도 움찔하였습니다. 그때까지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실물로는 구별하고 또 이들이 다른 이름으로 구별된다는 것까지는 알았으나 그 정확한 이름은 몰랐으니까요. 요즈음 그야말로 눈부시게 발전하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꽤 무식한 놈이었지요.
<중략>
결정적이지는 않지만 어느 시인이 1989년에 쓴 수필에서 산수유나무를 보았다고 한 이야기도 저는 왠지 미심쩍습니다. 내용인즉 이렇습니다. 박목월의 시 「귀밑 사마귀」에 나오는 “산수유 꽃 노랗게 / 흐느끼는 봄마다”를 읽고 산수유 꽃이 도대체 어떻게 생긴 꽃일까 하고 궁금했으나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해서 오랜 세월 잊고 있다가 근자(近者)에 혼자서 자주 오르내리는 능선(稜線) 길을 가다가 우연히 시야에 들어온 꽃나무를 보고 그게 산수유임을 알아챘다는 것입니다.
책을 뒤져 그 특징을 확인했다고 했는데도 저는 이상하게 고개가 갸우뚱거려집니다. 능선 길에서 보았다는 것이 우선 마음에 걸립니다. 이분이 자주 오르내린 능선 길이 어떤 지리적인 조건의 길인지는 모르겠으나 능선에 있었으면 생강나무이기가 쉽고 산수유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분은 산수유의 열매를 “가을에 홍색으로 익는다고 하나 나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자주 오르내린 길에서 산수유 열매가 한 번도 눈에 띄지 않았다면 그것도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 아닌가요? 역시 생강나무였기 때문에 열매를 못 본 것이 아닐까, 그 선연하게 반짝이는 산수유 열매가 어찌 눈에 안 뜨일 수 있었겠느냐 그런 의심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봄에 관악산에서 생강나무를 찍고 있는데 한 등산객이 혼잣말로 산수유다 그러더군요. 제가 산수유가 아닌데요 했더니 그냥 가버렸습니다. 그럼 무슨 꽃이냐고 묻기를 기다렸는데(그러면 숲 해설가 행세를 좀 해보려 했는데) 그 이상 관심이 없다는 듯 그냥 가버렸습니다.
산수유 꽃과 생강나무 꽃은 아마 일반인들이 가장 구별하기 어려운 종류에 속할 것입니다. 정말 이것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무식한 놈이라거나 절교하겠다든가 하는 일은 지나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러니 만일 앞의 안도현 시인도 누가 생강나무를 산수유나무로 혼동하였다고 하면 그건 애교로 보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은 이런 데 좀 더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밑줄 친 시어가 ㉠과 유사한 의미로 쓰이지 않은 것은?
1풍상(風霜)이 섞어 친 날에 갓 피온 황국화(黃菊花)를 금분(金盆)에 가득 담아 옥당(玉堂)에 보내오니 도리(桃李)야 꽃이온 양 마라 임의 뜻을 알괘라.
2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동풍 다 보내고 낙목한천(落木寒天)에 네 홀로 피었느냐 아마도 오상고절(傲霜孤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3빙자옥질(氷姿玉質)이여 눈 속에 네로구나 가만히 향기 놓아 황혼월을 기약하니 아마도 아치고절(雅致高節)은 너 뿐인가 하노라.
4동각에 숨은 꽃이 철쭉인가 두견화인가 건곤이 눈이어늘 제 어찌 감히 피리 알괘라 백설양춘은 매화밖에 뉘 있으리.
정답 및 해설

㉠ ‘절개를 가진 꽃’과 유사한 의미로 쓰이지 않은 것은 ‘도리(桃李)’이다.

‘도리’는 복숭아꽃과 오얏꽃으로, 서리를 이기는 국화와 대비되어 봄철에 잠깐 피는 절개 없는 존재를 뜻한다.

  • ‘오상고절(傲霜孤節)’은 서릿발에도 굴하지 않는 외로운 절개로, 늦가을에 홀로 핀 국화를 가리킨다.
  • ‘아치고절(雅致高節)’은 우아한 운치와 높은 절개로, 눈 속에 피는 매화를 가리킨다.
  • ‘매화’는 온 세상이 눈인 때에 피는 꽃으로 그려져 절개를 상징한다.
문제 17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4∼문17]
(가) 국화에게는 서리를 이겨내는 높은 절개가 있기 때문에 진(晉)나라 도잠(陶潛)이 이 꽃을 사랑한 것이다. 도잠이야말로 은일인(隱逸人)이다. 이 꽃을 가리켜, 주무숙(周茂叔)이 은일하다고 하였기 때문에 은일의 이름을 얻게 된 것이지, 국화 자신은 실로 은일하지 않다. 왕궁, 귀인 부호가로부터 여염의 천한 선비에 이르기까지 뜨락이나 동산에 심어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고금의 시인 문사들이 가사나 서설을 지어 훌륭히 찬양했으며, 또 화가들은 아름답게 그 모습을 그렸다. 심지어 유몽(劉蒙), 범지능(范至能), 사정지(史正志), 왕관(王觀) 등은 그 종류를 빠짐없이 모아 국보(菊譜)를 만들었으니, 과연 국화를 보고 바위와 숲이 어울린 험한 빈터에 깊숙이 숨어 삶으로써 사람들이 그 이름을 모르는 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혁혁한 그 명성은 모란보다 더 높다. 그러니 참으로 꽃 중에서 은일은 ‘어상(禦霜)’이라 하겠다.
이 꽃은 담홍색으로 송이가 많으며 잎은 국화와 같은데 줄기가 약간 가늘다. 늦가을에야 비로소 피며, 서리가 내릴수록 그 빛깔이 더욱 선명하니, 아마 도잠이 이 꽃을 보았다면 그 사랑이 국화보다 못하지 않았을 것인데, 어찌 된 연유로 지금토록 아름다운 빛깔과 높은 은일의 덕을 홀로 간직하고, 세상에 그 이름을 숨기고만 있을까.
나 역시 이제야 이 꽃을 보았으니 이와 같은 종류가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필시 깊숙한 산 언덕 쑥대와 넝쿨이 엉킨 사이에 ㉠절개를 가진 꽃들이 어상처럼 숨어 살고 있을 것이다. 참답게 산야에 숨어 사는 선비들은 이런 꽃들을 알겠지만, 설령 알고 있는 자가 있다 하더라도 이런 꽃들이 도잠처럼 글을 지어 이름을 널리 드러내주기를 바라랴.
(나) 안도현의 시에 「무식한 놈」이라는, 제목부터 재미있는 시가 있습니다. 특별히 이 시를 지목하여 읽어 보라며 어떤 분이 이 시인의 시집을 제게 선물했는데 재미있게 읽히는 시였습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절교를 선언하는 그 단호함이 아주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상대방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여”라고 하면서 자신에게 하는 착상도 기발한게 재미있었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걸로 절교를 하겠다면 절교 안 당하고 살아남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 시를 읽으며 저도 움찔하였습니다. 그때까지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실물로는 구별하고 또 이들이 다른 이름으로 구별된다는 것까지는 알았으나 그 정확한 이름은 몰랐으니까요. 요즈음 그야말로 눈부시게 발전하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꽤 무식한 놈이었지요.
<중략>
결정적이지는 않지만 어느 시인이 1989년에 쓴 수필에서 산수유나무를 보았다고 한 이야기도 저는 왠지 미심쩍습니다. 내용인즉 이렇습니다. 박목월의 시 「귀밑 사마귀」에 나오는 “산수유 꽃 노랗게 / 흐느끼는 봄마다”를 읽고 산수유 꽃이 도대체 어떻게 생긴 꽃일까 하고 궁금했으나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해서 오랜 세월 잊고 있다가 근자(近者)에 혼자서 자주 오르내리는 능선(稜線) 길을 가다가 우연히 시야에 들어온 꽃나무를 보고 그게 산수유임을 알아챘다는 것입니다.
책을 뒤져 그 특징을 확인했다고 했는데도 저는 이상하게 고개가 갸우뚱거려집니다. 능선 길에서 보았다는 것이 우선 마음에 걸립니다. 이분이 자주 오르내린 능선 길이 어떤 지리적인 조건의 길인지는 모르겠으나 능선에 있었으면 생강나무이기가 쉽고 산수유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분은 산수유의 열매를 “가을에 홍색으로 익는다고 하나 나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자주 오르내린 길에서 산수유 열매가 한 번도 눈에 띄지 않았다면 그것도 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 아닌가요? 역시 생강나무였기 때문에 열매를 못 본 것이 아닐까, 그 선연하게 반짝이는 산수유 열매가 어찌 눈에 안 뜨일 수 있었겠느냐 그런 의심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봄에 관악산에서 생강나무를 찍고 있는데 한 등산객이 혼잣말로 산수유다 그러더군요. 제가 산수유가 아닌데요 했더니 그냥 가버렸습니다. 그럼 무슨 꽃이냐고 묻기를 기다렸는데(그러면 숲 해설가 행세를 좀 해보려 했는데) 그 이상 관심이 없다는 듯 그냥 가버렸습니다.
산수유 꽃과 생강나무 꽃은 아마 일반인들이 가장 구별하기 어려운 종류에 속할 것입니다. 정말 이것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무식한 놈이라거나 절교하겠다든가 하는 일은 지나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러니 만일 앞의 안도현 시인도 누가 생강나무를 산수유나무로 혼동하였다고 하면 그건 애교로 보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은 이런 데 좀 더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나)의 서술 방식에 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한 것은?
1대상을 세밀히 관찰하여 항목별로 분류한다.
2유추를 활용하여 대상의 특징을 쉽게 설명한다.
3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주장의 신뢰성을 높인다.
4주장의 적용 범위를 제한해 주제를 분명히 한다.
정답 및 해설

(나)는 주장의 적용 범위를 제한해 주제를 분명히 한다.

글쓴이는 산수유와 생강나무를 구별하지 못하는 일을 무식하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일’이라 하면서도, ‘그러나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은 이런 데 좀 더 엄격해야 한다’고 대상을 좁혀 결론을 낸다.

  • 대상을 관찰해 항목별로 분류하는 서술은 나타나지 않는다.
  • 낯선 대상을 친숙한 것에 빗대어 설명하는 유추는 쓰이지 않는다.
  • 안도현의 시와 다른 시인의 수필을 끌어오지만 전문가의 권위로 신뢰성을 높이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수필 내용을 의심하는 사례로 쓴다.
문제 18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8∼문21]
“불초자가 그릇 처를 의심하여 양친의 슬하를 떠나 구로지은(劬勞之恩)을 저버렸고, 의려(倚廬)하시며, 욕자(辱子)의 사생을 모르시고 주야 초절(憔切)하심과, 멸륜패상(滅倫敗常)한 저놈으로 하여금 가도(家道)를 소요케 함이 모두 다 욕자의 불초한 탓이오니 소자의 죄는 만 번 죽어도 애석할 것이 없나이다.”
라고 하니, 처사와 부인이 몸 둘 바를 모르고 말하였다.
“그대 어떤 사람이건대 우리를 부모라 하느뇨?”
선옥이 더욱 망극하여 고하였다.
“ⓐ부친과 모친은 어찌 욕자를 모르시나이까? 욕자가 분명 선옥이오니 자세히 보소서.”
라고 하니, 가짜 선옥이 또한 통곡하고 말하였다.
㉠“가운(家運)이 불행하여 이제 이 같은 윤상(倫常)의 변고가 있으니 차라리 소자가 진작 세상을 버려 양친의 아혹(訝惑)하심을 없게 할 것이라.”

라고 하였다. 처사 부부가 자세히 보니 두 선옥은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그 진위를 분멸치 못하여 두 선옥을 보며 더욱 심황(心惶)하여 미친 듯, 술에 취한 듯 정신없이 있는데, 어사가 ⓑ수증과 두 선옥을 당에 올려 앉히고 수증에게 물었다.
“그대는 지금도 두 선옥 중에서 진위를 모르느뇨?”
처사가 황공하게 대답하였다.
㉡“오히려 분별하지 못하오니 눈이 있어도 없는 것과 다름이 없사오며, 늘그막에 이 같은 고금에 없는 가변(家變)을 만났으니 도무지 내가 혼암(昏暗)한 탓이리라. 누구를 한하리오? 바라건대 대인은 살피시어 부자의 천륜으로 문란함이 없게 결처(決處)하심을 천만 복축(伏祝)하나이다.”
어사가 웃고 말하였다.
㉢“옛말에 ‘지자(知子)는 막여부(莫如父)라.’하였나니, 그 아비가 분명치 못한 자식을 남이 어찌 알리오? 그러나, 그대 분명 선옥을 알려는가?”
라고, 하고 협실(夾室)을 열고 이 씨를 불러 말하였다.
“너의 ⓒ장부의 진위를 분석하여 ⓓ존구(尊舅)의 고혹(蠱惑)함을 해석하게 하라.”
낭자가 처사께 여쭈었다.
“가부의 앞니에 푸른 점을 알지 못하시니이까?”
처사가 이 말을 듣고는 꿈을 처음 깬 듯이 비로소 두 선옥의 입을 열라 하고 보니, 과연 가짜 선옥의 이에는 아무 점도 없고 진짜 선옥의 이에는 이전 보던 푸른 점이 있었다. 그제야 처사가 해혹(解惑)하여 분명한 아들을 찾게 되었다.
<중략>
형옥이 고하였다
“죄인이 감히 발명(發明)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 선옥으로 알아 이에 이르렀으니, 바라건대 대덕(大德)을 내리시어 천만 살피소서.”
가짜 선옥은 고하였다.
“소인은 본디 호중(湖中)의 소민(小民) 김흥룡으로 일찍 부모를 여의고 사방에 걸식하였는데, 경흥 땅에서 저놈을 만나게 되었나이다. 저놈이 소인을 유혹하여 여차여차 하라 하기에 우매한 마음에 윤기(倫紀)를 생각지 못하고 이 지경에 이르렀사오니 만 번 죽어도 애석지 아니하나이다.”
어사가 본관에 관자하여,
“김형옥과 김흥룡을 각별히 칼을 씌우고 엄히 가두라.”
하고, 김가와 이가 두 사람의 송척(訟尺)을 모두 물리라고 하였다. 처사와 통판이 각기 부인과 더불어 재배(再拜)와 축수(祝手)하고 물러갔다. 선옥과 이 씨도 또한 부모를 좇아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이 씨가 어사께 여쭈었다.
㉣“부친은 여아를 버리지 아니하실진대 여아의 집이 비록 관부(官符)만 못하나 여식이 친히 식사를 맛보아 봉양함이 구구(區區)한 하정(下情)이로소이다.”
어사가 그 정성에 감동하여 즉시 허락하였다. 이에 어사가 김 처사와 이 통판의 일행과 같이 선옥의 집에 나아가 큰 잔치를 배설(排設)하여 수일을 즐기니 양가의 족속과 노소 비복이며 원근(遠近) 백성이 이 씨의 정절과 지혜를 감탄 아니하는 이가 없었다.
- 작가 미상, ‘화산봉중기’ -

윗글에 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한 것은?
1내적 독백을 통해 극적 긴장감을 고조하고 있다.
2대화를 통해 인물들의 처지와 내면을 드러내고 있다.
3서술자가 개입하여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예고하고 있다.
4과거와 현재를 교차시켜 사건을 유기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은 대화를 통해 인물들의 처지와 내면을 드러낸다.

선옥의 자책, 처사의 ‘눈이 있어도 없는 것과 다름이 없사오며’ 같은 한탄, 이 씨의 봉양 청원 등 인물의 말로 각자의 처지와 심리가 제시된다.

  • 인물이 혼자 속으로 생각하는 내적 독백으로 긴장을 높이는 대목은 없다.
  • 서술자가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미리 알려 주는 개입이 나타나지 않는다.
  • 사건이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며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지 않는다.
문제 19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8∼문21]
“불초자가 그릇 처를 의심하여 양친의 슬하를 떠나 구로지은(劬勞之恩)을 저버렸고, 의려(倚廬)하시며, 욕자(辱子)의 사생을 모르시고 주야 초절(憔切)하심과, 멸륜패상(滅倫敗常)한 저놈으로 하여금 가도(家道)를 소요케 함이 모두 다 욕자의 불초한 탓이오니 소자의 죄는 만 번 죽어도 애석할 것이 없나이다.”
라고 하니, 처사와 부인이 몸 둘 바를 모르고 말하였다.
“그대 어떤 사람이건대 우리를 부모라 하느뇨?”
선옥이 더욱 망극하여 고하였다.
“ⓐ부친과 모친은 어찌 욕자를 모르시나이까? 욕자가 분명 선옥이오니 자세히 보소서.”
라고 하니, 가짜 선옥이 또한 통곡하고 말하였다.
㉠“가운(家運)이 불행하여 이제 이 같은 윤상(倫常)의 변고가 있으니 차라리 소자가 진작 세상을 버려 양친의 아혹(訝惑)하심을 없게 할 것이라.”

라고 하였다. 처사 부부가 자세히 보니 두 선옥은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그 진위를 분멸치 못하여 두 선옥을 보며 더욱 심황(心惶)하여 미친 듯, 술에 취한 듯 정신없이 있는데, 어사가 ⓑ수증과 두 선옥을 당에 올려 앉히고 수증에게 물었다.
“그대는 지금도 두 선옥 중에서 진위를 모르느뇨?”
처사가 황공하게 대답하였다.
㉡“오히려 분별하지 못하오니 눈이 있어도 없는 것과 다름이 없사오며, 늘그막에 이 같은 고금에 없는 가변(家變)을 만났으니 도무지 내가 혼암(昏暗)한 탓이리라. 누구를 한하리오? 바라건대 대인은 살피시어 부자의 천륜으로 문란함이 없게 결처(決處)하심을 천만 복축(伏祝)하나이다.”
어사가 웃고 말하였다.
㉢“옛말에 ‘지자(知子)는 막여부(莫如父)라.’하였나니, 그 아비가 분명치 못한 자식을 남이 어찌 알리오? 그러나, 그대 분명 선옥을 알려는가?”
라고, 하고 협실(夾室)을 열고 이 씨를 불러 말하였다.
“너의 ⓒ장부의 진위를 분석하여 ⓓ존구(尊舅)의 고혹(蠱惑)함을 해석하게 하라.”
낭자가 처사께 여쭈었다.
“가부의 앞니에 푸른 점을 알지 못하시니이까?”
처사가 이 말을 듣고는 꿈을 처음 깬 듯이 비로소 두 선옥의 입을 열라 하고 보니, 과연 가짜 선옥의 이에는 아무 점도 없고 진짜 선옥의 이에는 이전 보던 푸른 점이 있었다. 그제야 처사가 해혹(解惑)하여 분명한 아들을 찾게 되었다.
<중략>
형옥이 고하였다
“죄인이 감히 발명(發明)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 선옥으로 알아 이에 이르렀으니, 바라건대 대덕(大德)을 내리시어 천만 살피소서.”
가짜 선옥은 고하였다.
“소인은 본디 호중(湖中)의 소민(小民) 김흥룡으로 일찍 부모를 여의고 사방에 걸식하였는데, 경흥 땅에서 저놈을 만나게 되었나이다. 저놈이 소인을 유혹하여 여차여차 하라 하기에 우매한 마음에 윤기(倫紀)를 생각지 못하고 이 지경에 이르렀사오니 만 번 죽어도 애석지 아니하나이다.”
어사가 본관에 관자하여,
“김형옥과 김흥룡을 각별히 칼을 씌우고 엄히 가두라.”
하고, 김가와 이가 두 사람의 송척(訟尺)을 모두 물리라고 하였다. 처사와 통판이 각기 부인과 더불어 재배(再拜)와 축수(祝手)하고 물러갔다. 선옥과 이 씨도 또한 부모를 좇아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이 씨가 어사께 여쭈었다.
㉣“부친은 여아를 버리지 아니하실진대 여아의 집이 비록 관부(官符)만 못하나 여식이 친히 식사를 맛보아 봉양함이 구구(區區)한 하정(下情)이로소이다.”
어사가 그 정성에 감동하여 즉시 허락하였다. 이에 어사가 김 처사와 이 통판의 일행과 같이 선옥의 집에 나아가 큰 잔치를 배설(排設)하여 수일을 즐기니 양가의 족속과 노소 비복이며 원근(遠近) 백성이 이 씨의 정절과 지혜를 감탄 아니하는 이가 없었다.
- 작가 미상, ‘화산봉중기’ -

㉠∼㉣에 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자신이 진짜 선옥임을 주장하고 있다.
2㉡:자신에게는 진짜 선옥을 가릴 능력이 없음을 호소하고 있다.
3㉢:처사 대신에 자신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자랑하고 있다.
4㉣:어사를 아버지처럼 극진히 모시고 싶어 하는 마음이 나타나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을 어사가 자신의 해결 능력을 자랑하는 말로 본 설명이다.

㉢은 ‘지자(知子)는 막여부(莫如父)’, 곧 자식을 아는 데 아버지만 한 이가 없다는 옛말을 들어 아비도 모르는 자식을 남이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어사는 이 씨를 불러 진위를 가리게 한다.

  • ㉠은 차라리 세상을 버리겠다는 극단적 표현으로 자신이 진짜 아들인 것처럼 행세하는 가짜 선옥의 말이다.
  • ㉡은 ‘눈이 있어도 없는 것과 다름이 없사오며’라 하여 진짜 아들을 가릴 능력이 없음을 호소한다.
  • ㉣은 어사를 ‘부친’이라 부르며 직접 식사를 맛보아 봉양하고 싶다는 정성을 드러낸다.
문제 2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8∼문21]
“불초자가 그릇 처를 의심하여 양친의 슬하를 떠나 구로지은(劬勞之恩)을 저버렸고, 의려(倚廬)하시며, 욕자(辱子)의 사생을 모르시고 주야 초절(憔切)하심과, 멸륜패상(滅倫敗常)한 저놈으로 하여금 가도(家道)를 소요케 함이 모두 다 욕자의 불초한 탓이오니 소자의 죄는 만 번 죽어도 애석할 것이 없나이다.”
라고 하니, 처사와 부인이 몸 둘 바를 모르고 말하였다.
“그대 어떤 사람이건대 우리를 부모라 하느뇨?”
선옥이 더욱 망극하여 고하였다.
“ⓐ부친과 모친은 어찌 욕자를 모르시나이까? 욕자가 분명 선옥이오니 자세히 보소서.”
라고 하니, 가짜 선옥이 또한 통곡하고 말하였다.
㉠“가운(家運)이 불행하여 이제 이 같은 윤상(倫常)의 변고가 있으니 차라리 소자가 진작 세상을 버려 양친의 아혹(訝惑)하심을 없게 할 것이라.”

라고 하였다. 처사 부부가 자세히 보니 두 선옥은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그 진위를 분멸치 못하여 두 선옥을 보며 더욱 심황(心惶)하여 미친 듯, 술에 취한 듯 정신없이 있는데, 어사가 ⓑ수증과 두 선옥을 당에 올려 앉히고 수증에게 물었다.
“그대는 지금도 두 선옥 중에서 진위를 모르느뇨?”
처사가 황공하게 대답하였다.
㉡“오히려 분별하지 못하오니 눈이 있어도 없는 것과 다름이 없사오며, 늘그막에 이 같은 고금에 없는 가변(家變)을 만났으니 도무지 내가 혼암(昏暗)한 탓이리라. 누구를 한하리오? 바라건대 대인은 살피시어 부자의 천륜으로 문란함이 없게 결처(決處)하심을 천만 복축(伏祝)하나이다.”
어사가 웃고 말하였다.
㉢“옛말에 ‘지자(知子)는 막여부(莫如父)라.’하였나니, 그 아비가 분명치 못한 자식을 남이 어찌 알리오? 그러나, 그대 분명 선옥을 알려는가?”
라고, 하고 협실(夾室)을 열고 이 씨를 불러 말하였다.
“너의 ⓒ장부의 진위를 분석하여 ⓓ존구(尊舅)의 고혹(蠱惑)함을 해석하게 하라.”
낭자가 처사께 여쭈었다.
“가부의 앞니에 푸른 점을 알지 못하시니이까?”
처사가 이 말을 듣고는 꿈을 처음 깬 듯이 비로소 두 선옥의 입을 열라 하고 보니, 과연 가짜 선옥의 이에는 아무 점도 없고 진짜 선옥의 이에는 이전 보던 푸른 점이 있었다. 그제야 처사가 해혹(解惑)하여 분명한 아들을 찾게 되었다.
<중략>
형옥이 고하였다
“죄인이 감히 발명(發明)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 선옥으로 알아 이에 이르렀으니, 바라건대 대덕(大德)을 내리시어 천만 살피소서.”
가짜 선옥은 고하였다.
“소인은 본디 호중(湖中)의 소민(小民) 김흥룡으로 일찍 부모를 여의고 사방에 걸식하였는데, 경흥 땅에서 저놈을 만나게 되었나이다. 저놈이 소인을 유혹하여 여차여차 하라 하기에 우매한 마음에 윤기(倫紀)를 생각지 못하고 이 지경에 이르렀사오니 만 번 죽어도 애석지 아니하나이다.”
어사가 본관에 관자하여,
“김형옥과 김흥룡을 각별히 칼을 씌우고 엄히 가두라.”
하고, 김가와 이가 두 사람의 송척(訟尺)을 모두 물리라고 하였다. 처사와 통판이 각기 부인과 더불어 재배(再拜)와 축수(祝手)하고 물러갔다. 선옥과 이 씨도 또한 부모를 좇아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이 씨가 어사께 여쭈었다.
㉣“부친은 여아를 버리지 아니하실진대 여아의 집이 비록 관부(官符)만 못하나 여식이 친히 식사를 맛보아 봉양함이 구구(區區)한 하정(下情)이로소이다.”
어사가 그 정성에 감동하여 즉시 허락하였다. 이에 어사가 김 처사와 이 통판의 일행과 같이 선옥의 집에 나아가 큰 잔치를 배설(排設)하여 수일을 즐기니 양가의 족속과 노소 비복이며 원근(遠近) 백성이 이 씨의 정절과 지혜를 감탄 아니하는 이가 없었다.
- 작가 미상, ‘화산봉중기’ -

<보기>를 참조하여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조선 후기에는 문란해진 사회를 바로 잡으려는 의도가 반영된 송사(訟事) 소설이 많이 창작되었다. 작가는 지혜로운 관리가 송사에 휘말린 백성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과정을 통해 관리의 능력에 대한 백성의 의심을 불식하는 동시에 효, 충, 정절 등 기본적 윤리 의식을 고양하려 하였다.
1김형옥과 김흥룡이 가짜 선옥이 밝혀진 후에도 상대에게 서로 자신의 죄를 떠넘기려는 것에서 문란해진 당대의 사회상을 짐작할 수 있군.
2부모가 자식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을 윤리 문제로 여긴 것에서 집안을 바로 세우려면 윤리 의식을 지녀야 함을 표현한 작품이라 할 수 있군.
3선옥이 가짜 아들의 등장으로 집안을 어지럽힌 것을 불초한 자신 때문이라고 밝힌 것에서 효의 중요성을 드러내려는 작가의 의도를 헤아릴 수 있군.
4진짜와 가짜 아들을 구분하지 못하는 처사의 괴로움을 어사가 해결해 주는 것에서 당대 관리가 백성의 어려움을 해결할 능력이 있음을 드러내고 있군.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감상은 김형옥과 김흥룡이 서로 죄를 떠넘긴다고 본 것이다.

형옥은 ‘감히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며 선처를 빌고, 흥룡도 ‘만 번 죽어도 애석지 아니하나이다’라며 죄를 자복한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으로 볼 수 없다.

  • 처사가 아들을 몰라보는 일을 ‘윤상의 변고’, ‘가변’으로 여기는 데서 윤리 의식을 강조하는 작품임을 알 수 있다.
  • 선옥이 집안의 혼란을 ‘욕자의 불초한 탓’이라 자책하는 데서 효를 중시하는 의도를 헤아릴 수 있다.
  • 어사가 처사의 괴로움을 해결해 주는 데서 관리의 능력에 대한 백성의 의심을 불식하려는 의도가 드러난다.
문제 2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8∼문21]
“불초자가 그릇 처를 의심하여 양친의 슬하를 떠나 구로지은(劬勞之恩)을 저버렸고, 의려(倚廬)하시며, 욕자(辱子)의 사생을 모르시고 주야 초절(憔切)하심과, 멸륜패상(滅倫敗常)한 저놈으로 하여금 가도(家道)를 소요케 함이 모두 다 욕자의 불초한 탓이오니 소자의 죄는 만 번 죽어도 애석할 것이 없나이다.”
라고 하니, 처사와 부인이 몸 둘 바를 모르고 말하였다.
“그대 어떤 사람이건대 우리를 부모라 하느뇨?”
선옥이 더욱 망극하여 고하였다.
“ⓐ부친과 모친은 어찌 욕자를 모르시나이까? 욕자가 분명 선옥이오니 자세히 보소서.”
라고 하니, 가짜 선옥이 또한 통곡하고 말하였다.
㉠“가운(家運)이 불행하여 이제 이 같은 윤상(倫常)의 변고가 있으니 차라리 소자가 진작 세상을 버려 양친의 아혹(訝惑)하심을 없게 할 것이라.”

라고 하였다. 처사 부부가 자세히 보니 두 선옥은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그 진위를 분멸치 못하여 두 선옥을 보며 더욱 심황(心惶)하여 미친 듯, 술에 취한 듯 정신없이 있는데, 어사가 ⓑ수증과 두 선옥을 당에 올려 앉히고 수증에게 물었다.
“그대는 지금도 두 선옥 중에서 진위를 모르느뇨?”
처사가 황공하게 대답하였다.
㉡“오히려 분별하지 못하오니 눈이 있어도 없는 것과 다름이 없사오며, 늘그막에 이 같은 고금에 없는 가변(家變)을 만났으니 도무지 내가 혼암(昏暗)한 탓이리라. 누구를 한하리오? 바라건대 대인은 살피시어 부자의 천륜으로 문란함이 없게 결처(決處)하심을 천만 복축(伏祝)하나이다.”
어사가 웃고 말하였다.
㉢“옛말에 ‘지자(知子)는 막여부(莫如父)라.’하였나니, 그 아비가 분명치 못한 자식을 남이 어찌 알리오? 그러나, 그대 분명 선옥을 알려는가?”
라고, 하고 협실(夾室)을 열고 이 씨를 불러 말하였다.
“너의 ⓒ장부의 진위를 분석하여 ⓓ존구(尊舅)의 고혹(蠱惑)함을 해석하게 하라.”
낭자가 처사께 여쭈었다.
“가부의 앞니에 푸른 점을 알지 못하시니이까?”
처사가 이 말을 듣고는 꿈을 처음 깬 듯이 비로소 두 선옥의 입을 열라 하고 보니, 과연 가짜 선옥의 이에는 아무 점도 없고 진짜 선옥의 이에는 이전 보던 푸른 점이 있었다. 그제야 처사가 해혹(解惑)하여 분명한 아들을 찾게 되었다.
<중략>
형옥이 고하였다
“죄인이 감히 발명(發明)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 선옥으로 알아 이에 이르렀으니, 바라건대 대덕(大德)을 내리시어 천만 살피소서.”
가짜 선옥은 고하였다.
“소인은 본디 호중(湖中)의 소민(小民) 김흥룡으로 일찍 부모를 여의고 사방에 걸식하였는데, 경흥 땅에서 저놈을 만나게 되었나이다. 저놈이 소인을 유혹하여 여차여차 하라 하기에 우매한 마음에 윤기(倫紀)를 생각지 못하고 이 지경에 이르렀사오니 만 번 죽어도 애석지 아니하나이다.”
어사가 본관에 관자하여,
“김형옥과 김흥룡을 각별히 칼을 씌우고 엄히 가두라.”
하고, 김가와 이가 두 사람의 송척(訟尺)을 모두 물리라고 하였다. 처사와 통판이 각기 부인과 더불어 재배(再拜)와 축수(祝手)하고 물러갔다. 선옥과 이 씨도 또한 부모를 좇아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이 씨가 어사께 여쭈었다.
㉣“부친은 여아를 버리지 아니하실진대 여아의 집이 비록 관부(官符)만 못하나 여식이 친히 식사를 맛보아 봉양함이 구구(區區)한 하정(下情)이로소이다.”
어사가 그 정성에 감동하여 즉시 허락하였다. 이에 어사가 김 처사와 이 통판의 일행과 같이 선옥의 집에 나아가 큰 잔치를 배설(排設)하여 수일을 즐기니 양가의 족속과 노소 비복이며 원근(遠近) 백성이 이 씨의 정절과 지혜를 감탄 아니하는 이가 없었다.
- 작가 미상, ‘화산봉중기’ -

ⓐ∼ⓓ 중 가리키는 대상이 다른 하나는?
1ⓐ부친
2ⓑ수증
3ⓒ장부
4ⓓ존구
정답 및 해설

가리키는 대상이 다른 하나는 ⓒ ‘장부’로, 이 씨의 남편인 선옥을 가리킨다.

나머지는 모두 선옥의 아버지인 처사(김수증)를 가리킨다.

  • ⓐ ‘부친’은 선옥이 자기 아버지인 처사를 부르는 말이다.
  • ⓑ ‘수증’은 어사가 당에 올려 앉힌 처사의 이름이다.
  • ⓓ ‘존구(尊舅)’는 시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로, 이 씨의 시아버지인 처사를 가리킨다.
문제 2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2∼문24]
(가) 바비도는 1410년 이단으로 지목되어 분형(焚刑)을 받은 재봉직공이다.
당시의 왕은 헨리 4세, 후일의 헨리 5세다.
일찍이 위대하던 것들은 이제 부패하였다.

사제는 토끼 사냥에 바쁘고 사교는 회개와 순례를 팔아 별장을 샀다.
살찐 수도사들은 외면하고 위클리프의 영역(英譯) 복음서를 몰래 읽는 백성들은 성서의 진리를 성직자의 독점에서 뺏고 독단과 위선의 껍데기를 벗기니 교회의 종소리는 헛되이 울리고 김빠진 찬송가는 먼지 낀 공기의 진동에 불과하였다. 불신과 냉소의 집중공격으로 송두리째 뒤흔들리는 교회를 지킬 유일한 방패는 이단분형령(異端焚刑令)과 스미스필드의 사형장뿐이었다.
(나) 영역 복음서 비밀독회에서 돌아온 재봉직공 바비도는 일하던 손을 멈추고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희미한 등불은 연신 깜박인다. 가끔 무서운 소름이 온몸을 스쳐 지나갔다. 생각하면 할수록 못된 세상에 태어난 것만 같다. 순회재판소는 교구마다 돌아다니면서 차례차례로 이단을 숙청하고 있다. 내일은 이 교구가 걸려들 판이다. 성경만이 진리요, 그 밖의 모든 것은 성직자들의 허구라고 열변을 토하던 경애하는 지도자들도 대개 재판정에서는 영역을 읽는 것이 잘못이요, 성찬의 빵과 포도주는 틀림없이 그리스도의 살과 피라고 시인하고 전비(前非)를 눈물로써 회개하였다. 자기와 나란히 앉아 같은 지도자의 혁신적 성서 강의를 듣고, 그 정당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목숨으로써 지키기를 맹세하던 같은 재봉직공이나 가죽직공들도 모두 맹세를 깨뜨리고 회개함으로써 목숨을 구하였다. 온 영국을 휩쓸고 있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구차한 생명들이 풀잎같이 떨고 있다. 권력을 쥔 자들은 권력 보지(保持)에 양심과 양식이 마비되어 이 폭풍에 장단을 맞추고, 힘없는 백성들은 생명의 보전이라는 동물의 본능에 다른 것을 돌아볼 여지가 없다.
(다) 바비도는 울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위로 로마 교황부터 아래는 사제에 이르기까지 거창한 조직체가 자기를 억누르고 목을 졸라매는 위압을 느꼈다. 전체 로마 교회와 일개 재봉직공과는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대조였다. 선택의 자유는 있을 수 없었다. 죽음이냐, 굴복이냐 두 갈래 길밖에는 없다. 죽음! ……소름이 끼친다. 등불에 비친 손을 어루만지고, 다시 손으로 얼굴을 만져 보았다. 이 손, 이 얼굴이 타서 재가 되어 버린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내 자체가 없어진다!
아무것도 없이, 생각이라는 것도 없어진다!
그는 공포에 떨었다.
그래도 사람이라는 것이 자기의 똑바른 마음을 속이지 않을 권리가 이 천하의 어느 한구석에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는 자체가 현실에서는 망상이다. 이런 조건하에서도 흑백을 똑바로 말해야 하느냐? 그럼으로써 재가 되고, 영원한 시간의 흐름의 이 일점에 단 한 번 존재하는 이 주체가 없어져야만 하느냐?’
전신의 힘이 일시에 풀렸다.
‘나같이 천한 놈이 양심을 안 속였다고 별수 있을 것도 아닌데…… 되는대로 대답하고 목숨을 구하는 것이 상책이 아닐까?’

이렇게 변명하면 할수록 마음속은 더욱 더 께름칙하고 가슴이 답답하였다. 맥이 풀린 손에서는 일감이 저절로 떨어졌다.
(라) 뒷짐을 묶인 바비도는 종교재판정에 나타났다.
검은 옷을 입은 사교는 가슴에 십자를 그리고 엄숙하게 개정을 선언하였다.
"네가 재봉직공 바비도냐?" / "그렇습니다."
"밤이면 몰래 모여들어서 영역(英譯) 복음서를 읽었다지?"
"그렇습니다." /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느냐."
"옳다고도 그르다고도 생각지 않습니다."
"옳으면 옳구 그르면 그르지 그런 법이 어딨단 말이냐? 똑바루 말해."
"전에는 옳다구 생각했습니다."
"그럼 그렇지, 지금은 그르다구 생각한다는 말이지?"
"그렇지 않습니다."
사교는 상을 찌푸렸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단 말이냐?"
"다 흥미가 없어졌다는 말입니다."
"흥미가 없어지다니, 신성한 교회에 흥미가 없단 말 이냐?"
"교회뿐만 아니라 온 인간세상, 나 자신에 대해서까지 흥미가 없어졌습니다."
"오오 이 무슨 독신인고!"
사교는 눈을 감고 외쳤다.
"내가 이렇게 재판을 연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너를 구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이 간절한 심정을 살펴서 회개하고 바른대로 대답해라."
"그렇게 간절하걸랑 아뭏지도 않은 사람을 구한다고 수다를 떨지 말고 내버려두시죠."
사교는 온 낯이 새빨개지면서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아뭏지도 않다니?"
"보시는 바와 같이 말짱한 사람을 미치광이 취급을 해서 구하느니 마느니 들볶는 그 심보가 틀렸다는 말입니다."
이런 일에 능란한 사교는 성난 얼굴에서 곧 미소로 변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묻기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묻기루 하자, 무슨 마귀의 장난으로 영어 복음서를 읽구 듣구 했지?"
"마귀의 장난이라뇨? 천만에. 우리말루 읽는 것이 왜 그렇게까지 옳지 못하다는 말입니까?"
"교회에서 금하니까 옳지 못허지."
"교회에서 하는 일은 무어든지 다 옳습니까?"
"암 그렇구말구, 교회는 성 페테로(베드로)에서 시작되고 페테로는 직접 그리스도의 위임을 맡으셨으니까."
"그러니까 무조건 옳단 말씀이죠?"
"그렇지, 교회의 명령은 교황의 명령이요, 교황의 명령은 성 페테로의 명령, 성 페테로의 명령은 그리스도의 명령이시니까."

"사실 당신과 이러니저러니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마는 기왕 말이 났으니 한 가지 더 묻지요, 간통죄를 용서하고 대신 돈 받는 것도 그리스도의 명령인가요?"
"독신두 유분수지 그런 법이 어딨단 말이냐!"
사교는 흥분한 나머지 주먹으로 책상을 쳤다.
"허어, 저의 옆엣집 프란시스코의 처가 당장 당신한테서 지난봄에 그런 판결을 받지 않았습니까?"
사교는 안색이 홱 변했다.
"암, 더 고칠 수 없는 마귀에 걸려들었구나."
- 김성한, ‘바비도’ -

윗글의 주된 갈등에 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한 것은?
1비리를 저지르는 수도사와, 이를 폭로하려는 청렴한 수도사간의 갈등
2‘복음서’를 스스로 읽고 이해하려는 백성과 이를 막는 교회와의 갈등
3‘복음서’의 개인 소유를 인정받기 위한 백성과 이를 막는 교회와의 갈등
4‘복음서’에 의거해 감정을 억압하는 교회와 이에 저항하는 백성간의 갈등
정답 및 해설

주된 갈등은 복음서를 스스로 읽고 이해하려는 백성과 이를 막는 교회의 갈등이다.

백성들은 ‘위클리프의 영역 복음서를 몰래 읽’으며 성서의 진리를 성직자의 독점에서 빼앗으려 하고, 교회는 이단분형령과 종교재판으로 이를 억누른다.

  • 부패한 수도사와 이를 폭로하는 청렴한 수도사의 대립은 나오지 않는다.
  • 복음서의 개인 소유가 쟁점이 아니라 우리말로 읽는 것 자체가 쟁점이다.
  • 교회가 복음서에 근거해 감정을 억압한다는 내용은 없으며, 교회는 복음서 독회 자체를 금한다.
문제 2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2∼문24]
(가) 바비도는 1410년 이단으로 지목되어 분형(焚刑)을 받은 재봉직공이다.
당시의 왕은 헨리 4세, 후일의 헨리 5세다.
일찍이 위대하던 것들은 이제 부패하였다.

사제는 토끼 사냥에 바쁘고 사교는 회개와 순례를 팔아 별장을 샀다.
살찐 수도사들은 외면하고 위클리프의 영역(英譯) 복음서를 몰래 읽는 백성들은 성서의 진리를 성직자의 독점에서 뺏고 독단과 위선의 껍데기를 벗기니 교회의 종소리는 헛되이 울리고 김빠진 찬송가는 먼지 낀 공기의 진동에 불과하였다. 불신과 냉소의 집중공격으로 송두리째 뒤흔들리는 교회를 지킬 유일한 방패는 이단분형령(異端焚刑令)과 스미스필드의 사형장뿐이었다.
(나) 영역 복음서 비밀독회에서 돌아온 재봉직공 바비도는 일하던 손을 멈추고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희미한 등불은 연신 깜박인다. 가끔 무서운 소름이 온몸을 스쳐 지나갔다. 생각하면 할수록 못된 세상에 태어난 것만 같다. 순회재판소는 교구마다 돌아다니면서 차례차례로 이단을 숙청하고 있다. 내일은 이 교구가 걸려들 판이다. 성경만이 진리요, 그 밖의 모든 것은 성직자들의 허구라고 열변을 토하던 경애하는 지도자들도 대개 재판정에서는 영역을 읽는 것이 잘못이요, 성찬의 빵과 포도주는 틀림없이 그리스도의 살과 피라고 시인하고 전비(前非)를 눈물로써 회개하였다. 자기와 나란히 앉아 같은 지도자의 혁신적 성서 강의를 듣고, 그 정당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목숨으로써 지키기를 맹세하던 같은 재봉직공이나 가죽직공들도 모두 맹세를 깨뜨리고 회개함으로써 목숨을 구하였다. 온 영국을 휩쓸고 있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구차한 생명들이 풀잎같이 떨고 있다. 권력을 쥔 자들은 권력 보지(保持)에 양심과 양식이 마비되어 이 폭풍에 장단을 맞추고, 힘없는 백성들은 생명의 보전이라는 동물의 본능에 다른 것을 돌아볼 여지가 없다.
(다) 바비도는 울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위로 로마 교황부터 아래는 사제에 이르기까지 거창한 조직체가 자기를 억누르고 목을 졸라매는 위압을 느꼈다. 전체 로마 교회와 일개 재봉직공과는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대조였다. 선택의 자유는 있을 수 없었다. 죽음이냐, 굴복이냐 두 갈래 길밖에는 없다. 죽음! ……소름이 끼친다. 등불에 비친 손을 어루만지고, 다시 손으로 얼굴을 만져 보았다. 이 손, 이 얼굴이 타서 재가 되어 버린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내 자체가 없어진다!
아무것도 없이, 생각이라는 것도 없어진다!
그는 공포에 떨었다.
그래도 사람이라는 것이 자기의 똑바른 마음을 속이지 않을 권리가 이 천하의 어느 한구석에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는 자체가 현실에서는 망상이다. 이런 조건하에서도 흑백을 똑바로 말해야 하느냐? 그럼으로써 재가 되고, 영원한 시간의 흐름의 이 일점에 단 한 번 존재하는 이 주체가 없어져야만 하느냐?’
전신의 힘이 일시에 풀렸다.
‘나같이 천한 놈이 양심을 안 속였다고 별수 있을 것도 아닌데…… 되는대로 대답하고 목숨을 구하는 것이 상책이 아닐까?’

이렇게 변명하면 할수록 마음속은 더욱 더 께름칙하고 가슴이 답답하였다. 맥이 풀린 손에서는 일감이 저절로 떨어졌다.
(라) 뒷짐을 묶인 바비도는 종교재판정에 나타났다.
검은 옷을 입은 사교는 가슴에 십자를 그리고 엄숙하게 개정을 선언하였다.
"네가 재봉직공 바비도냐?" / "그렇습니다."
"밤이면 몰래 모여들어서 영역(英譯) 복음서를 읽었다지?"
"그렇습니다." /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느냐."
"옳다고도 그르다고도 생각지 않습니다."
"옳으면 옳구 그르면 그르지 그런 법이 어딨단 말이냐? 똑바루 말해."
"전에는 옳다구 생각했습니다."
"그럼 그렇지, 지금은 그르다구 생각한다는 말이지?"
"그렇지 않습니다."
사교는 상을 찌푸렸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단 말이냐?"
"다 흥미가 없어졌다는 말입니다."
"흥미가 없어지다니, 신성한 교회에 흥미가 없단 말 이냐?"
"교회뿐만 아니라 온 인간세상, 나 자신에 대해서까지 흥미가 없어졌습니다."
"오오 이 무슨 독신인고!"
사교는 눈을 감고 외쳤다.
"내가 이렇게 재판을 연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너를 구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이 간절한 심정을 살펴서 회개하고 바른대로 대답해라."
"그렇게 간절하걸랑 아뭏지도 않은 사람을 구한다고 수다를 떨지 말고 내버려두시죠."
사교는 온 낯이 새빨개지면서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아뭏지도 않다니?"
"보시는 바와 같이 말짱한 사람을 미치광이 취급을 해서 구하느니 마느니 들볶는 그 심보가 틀렸다는 말입니다."
이런 일에 능란한 사교는 성난 얼굴에서 곧 미소로 변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묻기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묻기루 하자, 무슨 마귀의 장난으로 영어 복음서를 읽구 듣구 했지?"
"마귀의 장난이라뇨? 천만에. 우리말루 읽는 것이 왜 그렇게까지 옳지 못하다는 말입니까?"
"교회에서 금하니까 옳지 못허지."
"교회에서 하는 일은 무어든지 다 옳습니까?"
"암 그렇구말구, 교회는 성 페테로(베드로)에서 시작되고 페테로는 직접 그리스도의 위임을 맡으셨으니까."
"그러니까 무조건 옳단 말씀이죠?"
"그렇지, 교회의 명령은 교황의 명령이요, 교황의 명령은 성 페테로의 명령, 성 페테로의 명령은 그리스도의 명령이시니까."

"사실 당신과 이러니저러니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마는 기왕 말이 났으니 한 가지 더 묻지요, 간통죄를 용서하고 대신 돈 받는 것도 그리스도의 명령인가요?"
"독신두 유분수지 그런 법이 어딨단 말이냐!"
사교는 흥분한 나머지 주먹으로 책상을 쳤다.
"허어, 저의 옆엣집 프란시스코의 처가 당장 당신한테서 지난봄에 그런 판결을 받지 않았습니까?"
사교는 안색이 홱 변했다.
"암, 더 고칠 수 없는 마귀에 걸려들었구나."
- 김성한, ‘바비도’ -

(라)에서 ‘사교’의 말하기 방식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상대의 의견을 일부 인정하며 타협점을 찾는다.
2상대 근거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질문을 던진다.
3권위에 기대어 자신의 주장이 정당함을 밝힌다.
4상대방의 처지에 공감하며 감정적으로 설득한다.
정답 및 해설

‘사교’는 권위에 기대어 자신의 주장이 정당함을 내세운다.

‘교회의 명령은 교황의 명령이요, 교황의 명령은 성 페테로의 명령, 성 페테로의 명령은 그리스도의 명령’이라며 교회가 무조건 옳다고 말한다.

  • 바비도의 의견을 일부라도 인정하거나 타협점을 찾지 않는다.
  • 근거의 타당성을 따지는 질문은 오히려 바비도가 ‘교회에서 하는 일은 무어든지 다 옳습니까?’처럼 던진다.
  • ‘너를 구하려는 의도’를 내세우지만 상대의 처지에 공감하지 않고 회개만 강요한다.
문제 2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2∼문24]
(가) 바비도는 1410년 이단으로 지목되어 분형(焚刑)을 받은 재봉직공이다.
당시의 왕은 헨리 4세, 후일의 헨리 5세다.
일찍이 위대하던 것들은 이제 부패하였다.

사제는 토끼 사냥에 바쁘고 사교는 회개와 순례를 팔아 별장을 샀다.
살찐 수도사들은 외면하고 위클리프의 영역(英譯) 복음서를 몰래 읽는 백성들은 성서의 진리를 성직자의 독점에서 뺏고 독단과 위선의 껍데기를 벗기니 교회의 종소리는 헛되이 울리고 김빠진 찬송가는 먼지 낀 공기의 진동에 불과하였다. 불신과 냉소의 집중공격으로 송두리째 뒤흔들리는 교회를 지킬 유일한 방패는 이단분형령(異端焚刑令)과 스미스필드의 사형장뿐이었다.
(나) 영역 복음서 비밀독회에서 돌아온 재봉직공 바비도는 일하던 손을 멈추고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희미한 등불은 연신 깜박인다. 가끔 무서운 소름이 온몸을 스쳐 지나갔다. 생각하면 할수록 못된 세상에 태어난 것만 같다. 순회재판소는 교구마다 돌아다니면서 차례차례로 이단을 숙청하고 있다. 내일은 이 교구가 걸려들 판이다. 성경만이 진리요, 그 밖의 모든 것은 성직자들의 허구라고 열변을 토하던 경애하는 지도자들도 대개 재판정에서는 영역을 읽는 것이 잘못이요, 성찬의 빵과 포도주는 틀림없이 그리스도의 살과 피라고 시인하고 전비(前非)를 눈물로써 회개하였다. 자기와 나란히 앉아 같은 지도자의 혁신적 성서 강의를 듣고, 그 정당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목숨으로써 지키기를 맹세하던 같은 재봉직공이나 가죽직공들도 모두 맹세를 깨뜨리고 회개함으로써 목숨을 구하였다. 온 영국을 휩쓸고 있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구차한 생명들이 풀잎같이 떨고 있다. 권력을 쥔 자들은 권력 보지(保持)에 양심과 양식이 마비되어 이 폭풍에 장단을 맞추고, 힘없는 백성들은 생명의 보전이라는 동물의 본능에 다른 것을 돌아볼 여지가 없다.
(다) 바비도는 울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위로 로마 교황부터 아래는 사제에 이르기까지 거창한 조직체가 자기를 억누르고 목을 졸라매는 위압을 느꼈다. 전체 로마 교회와 일개 재봉직공과는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대조였다. 선택의 자유는 있을 수 없었다. 죽음이냐, 굴복이냐 두 갈래 길밖에는 없다. 죽음! ……소름이 끼친다. 등불에 비친 손을 어루만지고, 다시 손으로 얼굴을 만져 보았다. 이 손, 이 얼굴이 타서 재가 되어 버린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내 자체가 없어진다!
아무것도 없이, 생각이라는 것도 없어진다!
그는 공포에 떨었다.
그래도 사람이라는 것이 자기의 똑바른 마음을 속이지 않을 권리가 이 천하의 어느 한구석에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는 자체가 현실에서는 망상이다. 이런 조건하에서도 흑백을 똑바로 말해야 하느냐? 그럼으로써 재가 되고, 영원한 시간의 흐름의 이 일점에 단 한 번 존재하는 이 주체가 없어져야만 하느냐?’
전신의 힘이 일시에 풀렸다.
‘나같이 천한 놈이 양심을 안 속였다고 별수 있을 것도 아닌데…… 되는대로 대답하고 목숨을 구하는 것이 상책이 아닐까?’

이렇게 변명하면 할수록 마음속은 더욱 더 께름칙하고 가슴이 답답하였다. 맥이 풀린 손에서는 일감이 저절로 떨어졌다.
(라) 뒷짐을 묶인 바비도는 종교재판정에 나타났다.
검은 옷을 입은 사교는 가슴에 십자를 그리고 엄숙하게 개정을 선언하였다.
"네가 재봉직공 바비도냐?" / "그렇습니다."
"밤이면 몰래 모여들어서 영역(英譯) 복음서를 읽었다지?"
"그렇습니다." /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느냐."
"옳다고도 그르다고도 생각지 않습니다."
"옳으면 옳구 그르면 그르지 그런 법이 어딨단 말이냐? 똑바루 말해."
"전에는 옳다구 생각했습니다."
"그럼 그렇지, 지금은 그르다구 생각한다는 말이지?"
"그렇지 않습니다."
사교는 상을 찌푸렸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단 말이냐?"
"다 흥미가 없어졌다는 말입니다."
"흥미가 없어지다니, 신성한 교회에 흥미가 없단 말 이냐?"
"교회뿐만 아니라 온 인간세상, 나 자신에 대해서까지 흥미가 없어졌습니다."
"오오 이 무슨 독신인고!"
사교는 눈을 감고 외쳤다.
"내가 이렇게 재판을 연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너를 구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이 간절한 심정을 살펴서 회개하고 바른대로 대답해라."
"그렇게 간절하걸랑 아뭏지도 않은 사람을 구한다고 수다를 떨지 말고 내버려두시죠."
사교는 온 낯이 새빨개지면서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다.
"아뭏지도 않다니?"
"보시는 바와 같이 말짱한 사람을 미치광이 취급을 해서 구하느니 마느니 들볶는 그 심보가 틀렸다는 말입니다."
이런 일에 능란한 사교는 성난 얼굴에서 곧 미소로 변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묻기 시작하였다.
"처음부터 묻기루 하자, 무슨 마귀의 장난으로 영어 복음서를 읽구 듣구 했지?"
"마귀의 장난이라뇨? 천만에. 우리말루 읽는 것이 왜 그렇게까지 옳지 못하다는 말입니까?"
"교회에서 금하니까 옳지 못허지."
"교회에서 하는 일은 무어든지 다 옳습니까?"
"암 그렇구말구, 교회는 성 페테로(베드로)에서 시작되고 페테로는 직접 그리스도의 위임을 맡으셨으니까."
"그러니까 무조건 옳단 말씀이죠?"
"그렇지, 교회의 명령은 교황의 명령이요, 교황의 명령은 성 페테로의 명령, 성 페테로의 명령은 그리스도의 명령이시니까."

"사실 당신과 이러니저러니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마는 기왕 말이 났으니 한 가지 더 묻지요, 간통죄를 용서하고 대신 돈 받는 것도 그리스도의 명령인가요?"
"독신두 유분수지 그런 법이 어딨단 말이냐!"
사교는 흥분한 나머지 주먹으로 책상을 쳤다.
"허어, 저의 옆엣집 프란시스코의 처가 당장 당신한테서 지난봄에 그런 판결을 받지 않았습니까?"
사교는 안색이 홱 변했다.
"암, 더 고칠 수 없는 마귀에 걸려들었구나."
- 김성한, ‘바비도’ -

윗글의 ‘바비도’와 <보기>의 ⓐ가 대화를 나눈다고 할 때, 그 내용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내 가슴에 독을 찬지 오래로다
아직 아무도 해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
벗은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버리라 한다
나는 그 독이 선뜻 벗도 해할지 모른다 위협하고
독 안차고 살아도 머지않아 너 나 마저 가 버리면
억만(億萬) 세대가 그 뒤로 잠자코 흘러가고
나중에 땅덩이 모지라져 모래알이 될 것임을
“허무한듸!” 독은 차서 무엇 하느냐고?
아! 내 세상에 태어났음을 원망 않고 보낸
어느 하루가 있었던가 “허무한듸!” 허나
앞뒤로 덤비는 이리 승냥이 바야흐로 내 마음을 노리매
내 산 채 짐승의 밥이 되어 찢기우고 할퀴우라 내맡긴 신세임을
나는 독을 품고 선선히 가리라
막음 날 내 외로운 혼(魂) 건지기 위하여
- 김영랑, ‘독을 차고’ -
1ⓐ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키면서 살아가기가 쉽지 않은 곳인 것 같아요.
2바비도 :하지만 사람은 모두, 심지어 저 같은 천민조차도 신념을 지니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3ⓐ :어차피 영겁의 세월 속에서는 신념을 지키는 일도 허무할 뿐, 현실에 선선히 따르는 것도 필요합니다.
4바비도 :죽음은 정말 두렵지만, 당신의 시처럼 제 ‘외로운 혼’을 건지기 위해 저는 신념을 버리지 않겠어요.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가 신념을 지키는 일이 허무하니 현실에 따르자고 말하는 대화이다.

‘허무한듸! 독은 차서 무엇 하느냐’는 벗의 말이며, 화자는 이를 물리치고 ‘나는 독을 품고 선선히 가리라’며 끝까지 신념을 지키겠다고 한다.

  • ‘이리 승냥이’가 노리는 세상에서 신념을 지키기 어렵다는 ⓐ의 말은 시의 현실 인식과 맞다.
  • 천한 자신도 ‘똑바른 마음을 속이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바비도의 말은 소설 내용과 맞다.
  • 죽음이 두렵지만 ‘외로운 혼’을 건지려 신념을 버리지 않겠다는 바비도의 말은 재판정에서의 태도와 시의 결말에 맞다.
문제 25
‘정보의 파편화 현상으로 정보에서 소외되는 개인’을 주제로 글을 쓰려고 한다. 글의 논지와 응집성을 고려하여 (가)∼(바)를 순서대로 나열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가)지식과 정보는 넘쳐나는데 소외는 극심해지고, 제도는 비약적으로 발전되는데 개인은 한없이 왜소해지는 건 그 때문이다.
(나)네티즌들의 글쓰기나 블로그의 글들이 그 점을 잘 보여준다.
(다)요즘처럼 지식 검색과 프리젠테이션이 횡행하는 시대에는 정보와 정보 사이를 연결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다.
(라)그런 한에선 아무리 지식이 많다 한들 그저 파편적인 정보에 불과할 뿐 어떤 의미나 맥락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마)이를테면, 소통보다는 독백에 더 가까운 글쓰기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바)거기서는 전체적인 맥락을 짚기보다는 일면에 대한 과도한 집착, 감정의 적나라한 노출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1(가) - (마) - (나) - (다) - (라) - (바)
2(가) - (라) - (바) - (다) - (나) - (마)
3(다) - (나) - (바) - (마) - (라) - (가)
4(다) - (가) - (나) - (라) - (바) - (마)
정답 및 해설

가장 적절한 순서는 (다) - (나) - (바) - (마) - (라) - (가)이다.

정보를 연결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 (다)를 첫머리에 두고, ‘그 점’을 보여주는 사례 (나), ‘거기서는’으로 블로그 글의 특징을 밝히는 (바), ‘이를테면’으로 바꿔 말하는 (마)가 이어진다. 이어 ‘그런 한에선’ 지식이 파편에 불과하다는 (라), 소외가 심해지는 건 ‘그 때문’이라는 결론 (가)로 맺는다.

  • (가) - (마)로 시작하는 순서는 ‘그 때문이다’가 가리킬 원인이 앞에 없고, ‘이를테면’이 받을 내용도 없다.
  • (가) - (라)로 시작하는 순서도 결론 문장이 맨 앞에 와서 ‘그 때문’, ‘그런 한에선’의 지시 대상이 없다.
  • (다) - (가) - (나)의 순서는 블로그 사례를 거치지 않고 결론으로 건너뛰며, (나)의 ‘그 점’이 (가)의 소외를 받게 되어 어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