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직 9급 국어] 18년 1회차
법원직 9급 국어 기출문제

18년 1회차

총 25문항 · 객관식 · A4 약 1장

1 / 1
A4정답 포함
법원직 9급 국어 기출문제모두CBT · moducbt.com

18년 1회차

총 25문항 · 객관식 · 정답·해설 포함
문제 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앞부분의 줄거리] 오 일병과 ‘나’는 기동 훈련에 대비하여 참호를 파다가 철사에 감긴 사람의 유골을 발견하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인근 마을에 사는 한 노인을 모셔 온다. 그와 함께 유골을 수습하여 간단하게 장례를 지낸 뒤 노인을 배웅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는 공산주의 활동을 하다가 전쟁 중에 종적을 감춘 아버지와 관련된 과거를 떠올린다.
첫 휴가를 받아 집에 도착한 다음 날이었다. 밤새 완행열차를 타고 내려와 집에 닿자마자 쓰러지듯 잠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눈을 비비며 일어났던 나는 ㉠그득한 밥상을 보고 놀랐다. 아이들처럼 연신 수줍은 웃음을 흘리며 어머니는 나를 쳐다보았다.
참, 이상도 하지. 네가 온다는 말에만 정신이 팔려 깜박 잊고 있었는데, 글쎄 오늘이 그 양반 생일이로구나.
누구 말예요?
느그 아버지 말이다.
얼결에 그렇게 말해 놓고, 그제서야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황황히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도대체 지금 정신이 있으세요, 어머니. 그 얘긴 다시 꺼내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아버진 진즉 죽은 사람이에요. 아니, 설사 살아있더라도 우리한테는 그게 백번 나아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냐. 얘야. 아직 살아 계실지 누가 안다고 그래.
죽었어요. 그런 줄만 아시라니까요!
그래도……살아 있기만 하믄야 언제고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디…….
나는 기어코 폭발하고야 말았다.
어떻게요? 이제 와서 대체 어떻게, 어떤 꼬락서니를 하고 서로 만난다는 말입니까, 네?
입에 씹히는 대로 나는 내뱉고 있었다. 숟가락을 쥔 손이 벌벌 떨릴 지경이었다.
아, 아니다. 내가 잘못했다. 빌어묵을 놈의 이, 이……주둥아리가 방정이지 뭐이다냐.
어머니는 훌쩍 등을 돌리고 앉았다. 그리고 주섬주섬 저고리섶을 끌어 올리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외아들 앞에선 좀체 눈물을 비치지 않던 그녀였다. 아무리 앓아누웠을 때라도 입을 앙다물고 애써 태연해 보이던 그녀가 쭐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아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그토록 오랫동안 누군가를 기다려왔음을. 내 유년 시절의 퇴락한 고가의 마루 밑 그 깜깜한 어둠 속에서 음습하고 불길한 냄새와 함께 나를 쏘아보고 있던 한 사내의 눈빛을, 그리고 청년이 된 지금까지도 가슴을 새까맣게 그을려 놓으며 깊숙한 상흔으로만 찍혀 있을 뿐인 그 증오스런 사내의 이름을, 어머니는 스물다섯 해가 넘도록 혼자서 몰래 불씨처럼 가슴속에 키워 오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한테 그 사내는 다른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곱고 자상한 눈매로서만, 나직한 음성으로서만 늘 곁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울고 있는 건 그 미련스럽도록 끈질긴 기다림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아니, 사실상 어머니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터였다. 그녀의 기다림이 얼마나 까마득하게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자꾸만 자꾸만 밀려 나가고 있는 것인가를 말이다. 스물다섯 해의 세월이, ⓐ스스로 묶어 놓은 그 완고한 기만이 목에 잠기어, 흐느낌도 없이 지금 어머니는 울고 있는 것이었다. 밥상을 받아 놓은 채 나는 고개를 처박고 앉아 있었다. 눈앞에는 우리 가족의 그 오랜 어둠과 같은 미역 가닥이 국그릇 속에서 멀겋게 식어 가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 노인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새 수북이 쌓인 눈을 밟으며 나는 오던 길을 천천히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깨에 멘 소총이 수통과 부딪치며 쩔렁쩔렁 소리를 냈다. 나는 어깨로부터 전해 오는 그 ㉡섬뜩한 쇠붙이의 촉감과 확실한 중량을 새삼스레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누구인가를 겨누고 열려 있는 총구의 속성을, 그 냉혹함을, 또한 그 조그맣고 둥근 구멍 속에서 완강하게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소름 끼치는 그 어둠의 깊이를 생각했다.
까우욱. 까우욱.
어느 틈에 날아왔는지 길 옆 밭고랑마다 수많은 까마귀들이 구물거리고 있었다. 온 세상 가득히 내려 쌓이는 풍성한 눈발 속에 저희들끼리만 모여서 새까맣게 구물거리며 놈들은 그 음산함과 불길함을 역병처럼 퍼뜨리고 있는 것이었다. 얼핏, 쏟아지는 그 눈발 속에서 나는 얼어붙은 땅 밑에 새우등으로 웅크리고 누운 누군가의 몸 뒤척이는 소리를 들었다. 아버지였다. 손발이 묶인 아버지가 이따금 돌아누우며 낮은 신음을 토해 내고 있었다. 나는 황량한 들판 가운데에 서서 그 ㉢몸집이 크고 불길한 새들의 펄렁거리는 날갯짓과 구물거리는 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보았다.
머리 위로 눈은 하염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함박눈이었다. ㉣굵고 탐스러운 눈송이들은 세상을 가득 채워 버리려는 듯이 밭고랑을 지우고, 밭둑을 지우고, 그 위에 선 내 발목을 지우고, 구물거리는 검은 새 떼를 지우고, 이윽고는 들판과 또 마주 바라뵈는 거대한 산의 몸뚱이마저도 하얗게 하얗게 지워 가고 있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새벽마다 샘물을 길어 와 소반 위에 떠서 올려놓곤 하던 바로 그 사기대접의 눈부시도록 하얀 빛깔이었다.
- 임철우, ‘아버지의 땅’ -

㉠∼㉣을 등장인물의 심리와 연결하여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 아버지에 대한 어머니의 변함없는 기다림을 보여 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2㉡ : ‘나’가 느끼는 전쟁의 냉혹함과 압박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3㉢ : ‘나’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나야 할 전쟁의 희생자들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4㉣ : 아버지에 대한 증오의 감정에서 벗어나고 있는 ‘나’의 심정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을 앞으로 만나야 할 전쟁의 희생자로 읽은 해석이다.

까마귀 떼는 "음산함과 불길함을 역병처럼 퍼뜨리고" 있으며, 그 순간 '나'는 "손발이 묶인 아버지"의 신음을 듣는다. 즉 ㉢은 미래의 희생자가 아니라 이념의 폭력이 남긴 불길한 상처와 아버지의 고통을 환기한다.

  • ㉠ 그득한 밥상: "오늘이 그 양반 생일"이라는 말처럼 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상이다.
  • ㉡ 쇠붙이의 촉감과 중량: "총구의 속성", "그 냉혹함"을 떠올리게 하므로 전쟁의 냉혹함과 압박감을 나타낸다.
  • ㉣ 굵고 탐스러운 눈송이: 검은 새 떼까지 "하얗게 지워" 가며 어머니의 사기대접 빛깔과 겹치므로 증오에서 벗어나는 '나'의 심정을 암시한다.
문제 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앞부분의 줄거리] 오 일병과 ‘나’는 기동 훈련에 대비하여 참호를 파다가 철사에 감긴 사람의 유골을 발견하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인근 마을에 사는 한 노인을 모셔 온다. 그와 함께 유골을 수습하여 간단하게 장례를 지낸 뒤 노인을 배웅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는 공산주의 활동을 하다가 전쟁 중에 종적을 감춘 아버지와 관련된 과거를 떠올린다.
첫 휴가를 받아 집에 도착한 다음 날이었다. 밤새 완행열차를 타고 내려와 집에 닿자마자 쓰러지듯 잠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눈을 비비며 일어났던 나는 ㉠그득한 밥상을 보고 놀랐다. 아이들처럼 연신 수줍은 웃음을 흘리며 어머니는 나를 쳐다보았다.
참, 이상도 하지. 네가 온다는 말에만 정신이 팔려 깜박 잊고 있었는데, 글쎄 오늘이 그 양반 생일이로구나.
누구 말예요?
느그 아버지 말이다.
얼결에 그렇게 말해 놓고, 그제서야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황황히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도대체 지금 정신이 있으세요, 어머니. 그 얘긴 다시 꺼내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아버진 진즉 죽은 사람이에요. 아니, 설사 살아있더라도 우리한테는 그게 백번 나아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냐. 얘야. 아직 살아 계실지 누가 안다고 그래.
죽었어요. 그런 줄만 아시라니까요!
그래도……살아 있기만 하믄야 언제고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디…….
나는 기어코 폭발하고야 말았다.
어떻게요? 이제 와서 대체 어떻게, 어떤 꼬락서니를 하고 서로 만난다는 말입니까, 네?
입에 씹히는 대로 나는 내뱉고 있었다. 숟가락을 쥔 손이 벌벌 떨릴 지경이었다.
아, 아니다. 내가 잘못했다. 빌어묵을 놈의 이, 이……주둥아리가 방정이지 뭐이다냐.
어머니는 훌쩍 등을 돌리고 앉았다. 그리고 주섬주섬 저고리섶을 끌어 올리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외아들 앞에선 좀체 눈물을 비치지 않던 그녀였다. 아무리 앓아누웠을 때라도 입을 앙다물고 애써 태연해 보이던 그녀가 쭐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아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그토록 오랫동안 누군가를 기다려왔음을. 내 유년 시절의 퇴락한 고가의 마루 밑 그 깜깜한 어둠 속에서 음습하고 불길한 냄새와 함께 나를 쏘아보고 있던 한 사내의 눈빛을, 그리고 청년이 된 지금까지도 가슴을 새까맣게 그을려 놓으며 깊숙한 상흔으로만 찍혀 있을 뿐인 그 증오스런 사내의 이름을, 어머니는 스물다섯 해가 넘도록 혼자서 몰래 불씨처럼 가슴속에 키워 오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한테 그 사내는 다른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곱고 자상한 눈매로서만, 나직한 음성으로서만 늘 곁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울고 있는 건 그 미련스럽도록 끈질긴 기다림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아니, 사실상 어머니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터였다. 그녀의 기다림이 얼마나 까마득하게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자꾸만 자꾸만 밀려 나가고 있는 것인가를 말이다. 스물다섯 해의 세월이, ⓐ스스로 묶어 놓은 그 완고한 기만이 목에 잠기어, 흐느낌도 없이 지금 어머니는 울고 있는 것이었다. 밥상을 받아 놓은 채 나는 고개를 처박고 앉아 있었다. 눈앞에는 우리 가족의 그 오랜 어둠과 같은 미역 가닥이 국그릇 속에서 멀겋게 식어 가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 노인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새 수북이 쌓인 눈을 밟으며 나는 오던 길을 천천히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깨에 멘 소총이 수통과 부딪치며 쩔렁쩔렁 소리를 냈다. 나는 어깨로부터 전해 오는 그 ㉡섬뜩한 쇠붙이의 촉감과 확실한 중량을 새삼스레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누구인가를 겨누고 열려 있는 총구의 속성을, 그 냉혹함을, 또한 그 조그맣고 둥근 구멍 속에서 완강하게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소름 끼치는 그 어둠의 깊이를 생각했다.
까우욱. 까우욱.
어느 틈에 날아왔는지 길 옆 밭고랑마다 수많은 까마귀들이 구물거리고 있었다. 온 세상 가득히 내려 쌓이는 풍성한 눈발 속에 저희들끼리만 모여서 새까맣게 구물거리며 놈들은 그 음산함과 불길함을 역병처럼 퍼뜨리고 있는 것이었다. 얼핏, 쏟아지는 그 눈발 속에서 나는 얼어붙은 땅 밑에 새우등으로 웅크리고 누운 누군가의 몸 뒤척이는 소리를 들었다. 아버지였다. 손발이 묶인 아버지가 이따금 돌아누우며 낮은 신음을 토해 내고 있었다. 나는 황량한 들판 가운데에 서서 그 ㉢몸집이 크고 불길한 새들의 펄렁거리는 날갯짓과 구물거리는 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보았다.
머리 위로 눈은 하염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함박눈이었다. ㉣굵고 탐스러운 눈송이들은 세상을 가득 채워 버리려는 듯이 밭고랑을 지우고, 밭둑을 지우고, 그 위에 선 내 발목을 지우고, 구물거리는 검은 새 떼를 지우고, 이윽고는 들판과 또 마주 바라뵈는 거대한 산의 몸뚱이마저도 하얗게 하얗게 지워 가고 있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새벽마다 샘물을 길어 와 소반 위에 떠서 올려놓곤 하던 바로 그 사기대접의 눈부시도록 하얀 빛깔이었다.
- 임철우, ‘아버지의 땅’ -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인물 간의 대화를 통해 갈등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2작품 속 서술자가 자신의 경험을 직접 전달하고 있다.
3잦은 장면 전환을 통해서 사건의 긴박함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4현재와 과거 회상을 교차시키면서 인물의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은 잦은 장면 전환으로 긴박함을 전달하는 작품이 아니다.

장면은 휴가 때의 회상과 노인을 배웅한 뒤의 현재, 두 국면이 교차할 뿐이고, 사건의 속도보다 인물의 내면 심리를 느리게 그려 낸다.

  • 대화로 드러나는 갈등: "아버진 진즉 죽은 사람이에요"와 "아직 살아 계실지 누가 안다고"가 맞서며 모자의 갈등이 드러난다.
  • 서술자의 직접 전달: 작품 속 '나'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1인칭으로 직접 서술한다.
  • 현재와 과거의 교차: 노인을 배웅하는 현재와 첫 휴가 때의 과거 회상이 교차하며 '나'의 심리가 드러난다.
문제 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앞부분의 줄거리] 오 일병과 ‘나’는 기동 훈련에 대비하여 참호를 파다가 철사에 감긴 사람의 유골을 발견하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인근 마을에 사는 한 노인을 모셔 온다. 그와 함께 유골을 수습하여 간단하게 장례를 지낸 뒤 노인을 배웅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는 공산주의 활동을 하다가 전쟁 중에 종적을 감춘 아버지와 관련된 과거를 떠올린다.
첫 휴가를 받아 집에 도착한 다음 날이었다. 밤새 완행열차를 타고 내려와 집에 닿자마자 쓰러지듯 잠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눈을 비비며 일어났던 나는 ㉠그득한 밥상을 보고 놀랐다. 아이들처럼 연신 수줍은 웃음을 흘리며 어머니는 나를 쳐다보았다.
참, 이상도 하지. 네가 온다는 말에만 정신이 팔려 깜박 잊고 있었는데, 글쎄 오늘이 그 양반 생일이로구나.
누구 말예요?
느그 아버지 말이다.
얼결에 그렇게 말해 놓고, 그제서야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황황히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도대체 지금 정신이 있으세요, 어머니. 그 얘긴 다시 꺼내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아버진 진즉 죽은 사람이에요. 아니, 설사 살아있더라도 우리한테는 그게 백번 나아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냐. 얘야. 아직 살아 계실지 누가 안다고 그래.
죽었어요. 그런 줄만 아시라니까요!
그래도……살아 있기만 하믄야 언제고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디…….
나는 기어코 폭발하고야 말았다.
어떻게요? 이제 와서 대체 어떻게, 어떤 꼬락서니를 하고 서로 만난다는 말입니까, 네?
입에 씹히는 대로 나는 내뱉고 있었다. 숟가락을 쥔 손이 벌벌 떨릴 지경이었다.
아, 아니다. 내가 잘못했다. 빌어묵을 놈의 이, 이……주둥아리가 방정이지 뭐이다냐.
어머니는 훌쩍 등을 돌리고 앉았다. 그리고 주섬주섬 저고리섶을 끌어 올리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외아들 앞에선 좀체 눈물을 비치지 않던 그녀였다. 아무리 앓아누웠을 때라도 입을 앙다물고 애써 태연해 보이던 그녀가 쭐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아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그토록 오랫동안 누군가를 기다려왔음을. 내 유년 시절의 퇴락한 고가의 마루 밑 그 깜깜한 어둠 속에서 음습하고 불길한 냄새와 함께 나를 쏘아보고 있던 한 사내의 눈빛을, 그리고 청년이 된 지금까지도 가슴을 새까맣게 그을려 놓으며 깊숙한 상흔으로만 찍혀 있을 뿐인 그 증오스런 사내의 이름을, 어머니는 스물다섯 해가 넘도록 혼자서 몰래 불씨처럼 가슴속에 키워 오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한테 그 사내는 다른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곱고 자상한 눈매로서만, 나직한 음성으로서만 늘 곁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울고 있는 건 그 미련스럽도록 끈질긴 기다림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아니, 사실상 어머니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터였다. 그녀의 기다림이 얼마나 까마득하게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자꾸만 자꾸만 밀려 나가고 있는 것인가를 말이다. 스물다섯 해의 세월이, ⓐ스스로 묶어 놓은 그 완고한 기만이 목에 잠기어, 흐느낌도 없이 지금 어머니는 울고 있는 것이었다. 밥상을 받아 놓은 채 나는 고개를 처박고 앉아 있었다. 눈앞에는 우리 가족의 그 오랜 어둠과 같은 미역 가닥이 국그릇 속에서 멀겋게 식어 가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 노인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새 수북이 쌓인 눈을 밟으며 나는 오던 길을 천천히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깨에 멘 소총이 수통과 부딪치며 쩔렁쩔렁 소리를 냈다. 나는 어깨로부터 전해 오는 그 ㉡섬뜩한 쇠붙이의 촉감과 확실한 중량을 새삼스레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누구인가를 겨누고 열려 있는 총구의 속성을, 그 냉혹함을, 또한 그 조그맣고 둥근 구멍 속에서 완강하게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소름 끼치는 그 어둠의 깊이를 생각했다.
까우욱. 까우욱.
어느 틈에 날아왔는지 길 옆 밭고랑마다 수많은 까마귀들이 구물거리고 있었다. 온 세상 가득히 내려 쌓이는 풍성한 눈발 속에 저희들끼리만 모여서 새까맣게 구물거리며 놈들은 그 음산함과 불길함을 역병처럼 퍼뜨리고 있는 것이었다. 얼핏, 쏟아지는 그 눈발 속에서 나는 얼어붙은 땅 밑에 새우등으로 웅크리고 누운 누군가의 몸 뒤척이는 소리를 들었다. 아버지였다. 손발이 묶인 아버지가 이따금 돌아누우며 낮은 신음을 토해 내고 있었다. 나는 황량한 들판 가운데에 서서 그 ㉢몸집이 크고 불길한 새들의 펄렁거리는 날갯짓과 구물거리는 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보았다.
머리 위로 눈은 하염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함박눈이었다. ㉣굵고 탐스러운 눈송이들은 세상을 가득 채워 버리려는 듯이 밭고랑을 지우고, 밭둑을 지우고, 그 위에 선 내 발목을 지우고, 구물거리는 검은 새 떼를 지우고, 이윽고는 들판과 또 마주 바라뵈는 거대한 산의 몸뚱이마저도 하얗게 하얗게 지워 가고 있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새벽마다 샘물을 길어 와 소반 위에 떠서 올려놓곤 하던 바로 그 사기대접의 눈부시도록 하얀 빛깔이었다.
- 임철우, ‘아버지의 땅’ -

<보기>를 바탕으로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보기 >
작가는 1981년 단편 <개도둑>으로 등단하였다. 그의 작품은 분단 문제와 이념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특히 광주 민주화 운동과 분단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많이 발표하였다. 그의 소설적 관심은 이데올로기의 갈등과 그로 인한 상흔, 그리고 그것들에 의해 동요되는 개인의 모습에 있다. 이 작품에서도 전후 세대가 유산처럼 안게 된 이데올로기의 상흔과 그것을 치유해 나가는 과정이 잘 형상화되어 있다.
1‘나’가 하얀 사기대접을 떠올리면서 어머니의 심정을 이해하고 수용하게 된 것은 이데올로기의 상흔을 치유해 나가는 과정과 연관되어 있다.
2‘나’가 아버지에 대해 어머니와는 다른 태도를 보이며 대립하는 모습에서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초래한 개인의 동요를 발견할 수 있다.
3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시대적 아픔은 이데올로기의 갈등을 극복하려다 좌절을 경험하는 ‘나’의 무기력한 모습에 반영되어 있다.
4‘아버지의 땅’이란 제목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이 이데올로기로 인한 아버지 세대의 상흔이 깃들어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감상은 갈등 극복에 좌절한 '나'의 무기력한 모습에 시대적 아픔이 반영되었다는 해석이다.

<보기>는 이 작품이 이데올로기의 상흔을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형상화했다고 하며, 결말의 '나'도 눈이 모든 것을 지우는 장면에서 어머니의 사기대접 빛깔을 떠올린다. 좌절과 무기력은 작품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

  • 하얀 사기대접의 연상: 어머니의 기다림을 이해·수용하는 것으로, 상흔을 치유하는 과정과 연결된다.
  • 어머니와 다른 태도로 대립하는 '나': 이데올로기 갈등이 초래한 개인의 동요를 보여 준다.
  • 제목의 의미: 아버지 세대의 이념적 상흔이 깃든 이 땅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문제 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앞부분의 줄거리] 오 일병과 ‘나’는 기동 훈련에 대비하여 참호를 파다가 철사에 감긴 사람의 유골을 발견하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인근 마을에 사는 한 노인을 모셔 온다. 그와 함께 유골을 수습하여 간단하게 장례를 지낸 뒤 노인을 배웅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는 공산주의 활동을 하다가 전쟁 중에 종적을 감춘 아버지와 관련된 과거를 떠올린다.
첫 휴가를 받아 집에 도착한 다음 날이었다. 밤새 완행열차를 타고 내려와 집에 닿자마자 쓰러지듯 잠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눈을 비비며 일어났던 나는 ㉠그득한 밥상을 보고 놀랐다. 아이들처럼 연신 수줍은 웃음을 흘리며 어머니는 나를 쳐다보았다.
참, 이상도 하지. 네가 온다는 말에만 정신이 팔려 깜박 잊고 있었는데, 글쎄 오늘이 그 양반 생일이로구나.
누구 말예요?
느그 아버지 말이다.
얼결에 그렇게 말해 놓고, 그제서야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황황히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도대체 지금 정신이 있으세요, 어머니. 그 얘긴 다시 꺼내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아버진 진즉 죽은 사람이에요. 아니, 설사 살아있더라도 우리한테는 그게 백번 나아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냐. 얘야. 아직 살아 계실지 누가 안다고 그래.
죽었어요. 그런 줄만 아시라니까요!
그래도……살아 있기만 하믄야 언제고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디…….
나는 기어코 폭발하고야 말았다.
어떻게요? 이제 와서 대체 어떻게, 어떤 꼬락서니를 하고 서로 만난다는 말입니까, 네?
입에 씹히는 대로 나는 내뱉고 있었다. 숟가락을 쥔 손이 벌벌 떨릴 지경이었다.
아, 아니다. 내가 잘못했다. 빌어묵을 놈의 이, 이……주둥아리가 방정이지 뭐이다냐.
어머니는 훌쩍 등을 돌리고 앉았다. 그리고 주섬주섬 저고리섶을 끌어 올리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외아들 앞에선 좀체 눈물을 비치지 않던 그녀였다. 아무리 앓아누웠을 때라도 입을 앙다물고 애써 태연해 보이던 그녀가 쭐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아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그토록 오랫동안 누군가를 기다려왔음을. 내 유년 시절의 퇴락한 고가의 마루 밑 그 깜깜한 어둠 속에서 음습하고 불길한 냄새와 함께 나를 쏘아보고 있던 한 사내의 눈빛을, 그리고 청년이 된 지금까지도 가슴을 새까맣게 그을려 놓으며 깊숙한 상흔으로만 찍혀 있을 뿐인 그 증오스런 사내의 이름을, 어머니는 스물다섯 해가 넘도록 혼자서 몰래 불씨처럼 가슴속에 키워 오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한테 그 사내는 다른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곱고 자상한 눈매로서만, 나직한 음성으로서만 늘 곁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울고 있는 건 그 미련스럽도록 끈질긴 기다림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아니, 사실상 어머니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터였다. 그녀의 기다림이 얼마나 까마득하게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자꾸만 자꾸만 밀려 나가고 있는 것인가를 말이다. 스물다섯 해의 세월이, ⓐ스스로 묶어 놓은 그 완고한 기만이 목에 잠기어, 흐느낌도 없이 지금 어머니는 울고 있는 것이었다. 밥상을 받아 놓은 채 나는 고개를 처박고 앉아 있었다. 눈앞에는 우리 가족의 그 오랜 어둠과 같은 미역 가닥이 국그릇 속에서 멀겋게 식어 가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 노인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새 수북이 쌓인 눈을 밟으며 나는 오던 길을 천천히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깨에 멘 소총이 수통과 부딪치며 쩔렁쩔렁 소리를 냈다. 나는 어깨로부터 전해 오는 그 ㉡섬뜩한 쇠붙이의 촉감과 확실한 중량을 새삼스레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누구인가를 겨누고 열려 있는 총구의 속성을, 그 냉혹함을, 또한 그 조그맣고 둥근 구멍 속에서 완강하게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소름 끼치는 그 어둠의 깊이를 생각했다.
까우욱. 까우욱.
어느 틈에 날아왔는지 길 옆 밭고랑마다 수많은 까마귀들이 구물거리고 있었다. 온 세상 가득히 내려 쌓이는 풍성한 눈발 속에 저희들끼리만 모여서 새까맣게 구물거리며 놈들은 그 음산함과 불길함을 역병처럼 퍼뜨리고 있는 것이었다. 얼핏, 쏟아지는 그 눈발 속에서 나는 얼어붙은 땅 밑에 새우등으로 웅크리고 누운 누군가의 몸 뒤척이는 소리를 들었다. 아버지였다. 손발이 묶인 아버지가 이따금 돌아누우며 낮은 신음을 토해 내고 있었다. 나는 황량한 들판 가운데에 서서 그 ㉢몸집이 크고 불길한 새들의 펄렁거리는 날갯짓과 구물거리는 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보았다.
머리 위로 눈은 하염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함박눈이었다. ㉣굵고 탐스러운 눈송이들은 세상을 가득 채워 버리려는 듯이 밭고랑을 지우고, 밭둑을 지우고, 그 위에 선 내 발목을 지우고, 구물거리는 검은 새 떼를 지우고, 이윽고는 들판과 또 마주 바라뵈는 거대한 산의 몸뚱이마저도 하얗게 하얗게 지워 가고 있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새벽마다 샘물을 길어 와 소반 위에 떠서 올려놓곤 하던 바로 그 사기대접의 눈부시도록 하얀 빛깔이었다.
- 임철우, ‘아버지의 땅’ -

‘나’의 입장에서 ⓐ의 의미를 가장 잘 이해한 것은?
1아버지가 돌아올 수 없는 현실과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어머니의 심정 사이의 괴리
2아버지가 돌아올 수 없는 절망적 현실을 어쩔 수 없이 수용하는 어머니의 체념
3아버지의 부재라는 현실을 바꾸고 싶어 했지만 한계를 느껴 포기한 어머니의 아픔
4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절망감을 아들에 대한 희망으로 바꾼 어머니의 눈물겨운 노력
정답 및 해설

ⓐ는 아버지가 돌아올 수 없는 현실과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어머니의 마음 사이의 괴리를 뜻한다.

지문은 어머니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도 기다림을 "스스로 묶어 놓은" 것으로 표현한다. 알면서도 믿지 않으려는 것이 곧 자기 기만이다.

  • 현실을 체념하고 수용함: 어머니는 여전히 "살아 있기만 하믄야"라며 기다리므로 체념이 아니다.
  • 현실을 바꾸려다 포기한 아픔: 포기했다는 근거가 없고, 기다림은 스물다섯 해 동안 이어지고 있다.
  • 절망을 아들에 대한 희망으로 바꾼 노력: ⓐ는 아버지에 대한 기다림을 가리키며 아들에 대한 희망과 무관하다.
문제 5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7]
벤담과 같은 고전적인 공리주의에서는 사람들의 행복은 계측과 합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복에 공통의 기준이 성립되어 있다고 여긴다. 벤담의 효용이라는 개념은 공통의 통화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근거로 한 것이 비용편익분석이다. 어떤 정책이나 행동이 얼마만큼의 행복을 가져오고 동시에 얼마만큼의 비용이 드는가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서 그 차액으로 정책이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
비용편익분석의 사례로 체코에서 일어난 필립 모리스 담

배 문제를 소개할 수 있다. 담배 때문에 사람이 죽게 되는경우, 살아 있는 동안 국가의 의료비 부담은 늘어나지만, 흡연자는 빨리 사망하기 때문에 연금, 고령자를 위한 주택등의 예산이 절약되어 국가 재정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 국민들이 담배를 피울 때 국가의 비용보다 편익이 크므로 국가는 담배를 금하지 말고 계속 피우게 하는 편이 좋다는 이 결과에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비인도적인 발상이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필립 모리스는 사죄하게 되었다.
포드사는 소형자동차 핀토의 결함을 수리할 것인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 비용편익분석을 하였다. 차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로 죽는 인간의 생명이나 부상자들의 부상을 그들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으로 환산해서 이것을 ( ㉠ ) 속에 넣고 결함을 개량하는 데 드는 비용이 편익보다 많기 때문에 인명이 희생되더라도 결함을 개량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결정했다. 그 외에도 환경보호국의 분석에서 고령자의 생명을 화폐로 환산하면서 할인했다는 예, 자동차의 제한용 편익분석에서 인명을 화폐로 환산해서 인명을 잃은비용보다 방지 대책에 드는 비용이 크다는 이유로 행위나 정책이 정당화되었다는 예도 있다.
결국 비용편익분석과 같은 결과주의의 생각, 즉 인명 희생의 방치나 정당화와 같이 도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답을 이끌어낸 사례들을 지적하면서 ‘( ㉡ )’와 같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에 들어갈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수리의 편익
2수리의 비용
3사고의 편익
4사고의 비용
정답 및 해설

㉠에는 수리의 편익이 들어간다.

결함을 고치면 사고로 인한 사망·부상 배상금을 물지 않아도 되므로, 그 배상 금액은 수리했을 때 얻는 이익이다. 이어지는 "개량하는 데 드는 비용이 편익보다 많기 때문에"라는 문장도 배상액을 편익 쪽에 넣었음을 보여 준다.

  • 수리의 비용: 결함을 개량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배상액과 별도로 비교 대상이 된 항목이다.
  • 사고의 편익: 사고로 얻는 이익이란 성립하지 않으며, 분석 대상은 결함을 수리할지 여부이다.
  • 사고의 비용: 배상액은 사고 쪽에서 보면 비용이지만, 글은 수리 여부를 판단하며 이를 수리의 "편익"과 맞세웠으므로 문맥에 맞지 않다.
문제 6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7]
벤담과 같은 고전적인 공리주의에서는 사람들의 행복은 계측과 합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복에 공통의 기준이 성립되어 있다고 여긴다. 벤담의 효용이라는 개념은 공통의 통화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근거로 한 것이 비용편익분석이다. 어떤 정책이나 행동이 얼마만큼의 행복을 가져오고 동시에 얼마만큼의 비용이 드는가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서 그 차액으로 정책이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
비용편익분석의 사례로 체코에서 일어난 필립 모리스 담

배 문제를 소개할 수 있다. 담배 때문에 사람이 죽게 되는경우, 살아 있는 동안 국가의 의료비 부담은 늘어나지만, 흡연자는 빨리 사망하기 때문에 연금, 고령자를 위한 주택등의 예산이 절약되어 국가 재정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 국민들이 담배를 피울 때 국가의 비용보다 편익이 크므로 국가는 담배를 금하지 말고 계속 피우게 하는 편이 좋다는 이 결과에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비인도적인 발상이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필립 모리스는 사죄하게 되었다.
포드사는 소형자동차 핀토의 결함을 수리할 것인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 비용편익분석을 하였다. 차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로 죽는 인간의 생명이나 부상자들의 부상을 그들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으로 환산해서 이것을 ( ㉠ ) 속에 넣고 결함을 개량하는 데 드는 비용이 편익보다 많기 때문에 인명이 희생되더라도 결함을 개량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결정했다. 그 외에도 환경보호국의 분석에서 고령자의 생명을 화폐로 환산하면서 할인했다는 예, 자동차의 제한용 편익분석에서 인명을 화폐로 환산해서 인명을 잃은비용보다 방지 대책에 드는 비용이 크다는 이유로 행위나 정책이 정당화되었다는 예도 있다.
결국 비용편익분석과 같은 결과주의의 생각, 즉 인명 희생의 방치나 정당화와 같이 도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답을 이끌어낸 사례들을 지적하면서 ‘( ㉡ )’와 같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에 들어갈 질문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인간의 행복을 단일한 척도로 측정해도 좋은가?
2더 큰 이익을 위해 개인은 희생되어도 괜찮은가?
3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는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4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를 화폐로 환산해도 되는가?
정답 및 해설

㉡에 적절하지 않은 질문은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는 주체를 묻는 것이다.

㉡은 인명 희생을 정당화한 결과주의적 분석의 도덕적 문제를 제기하는 자리이다. 분석 주체가 누구냐는 지문의 사례들이 드러낸 문제와 관련이 없다.

  • 행복을 단일한 척도로 측정해도 되는가: 행복을 "공통의 통화"로 계측하는 공리주의 전제를 겨냥한다.
  • 더 큰 이익을 위해 개인이 희생되어도 되는가: 국가 재정이나 기업 이익을 위해 인명 희생을 감수한 사례와 연결된다.
  • 생명을 화폐로 환산해도 되는가: "인명을 화폐로 환산"한 사례들이 직접 제기하는 문제이다.
문제 7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7]
벤담과 같은 고전적인 공리주의에서는 사람들의 행복은 계측과 합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복에 공통의 기준이 성립되어 있다고 여긴다. 벤담의 효용이라는 개념은 공통의 통화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근거로 한 것이 비용편익분석이다. 어떤 정책이나 행동이 얼마만큼의 행복을 가져오고 동시에 얼마만큼의 비용이 드는가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서 그 차액으로 정책이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
비용편익분석의 사례로 체코에서 일어난 필립 모리스 담

배 문제를 소개할 수 있다. 담배 때문에 사람이 죽게 되는경우, 살아 있는 동안 국가의 의료비 부담은 늘어나지만, 흡연자는 빨리 사망하기 때문에 연금, 고령자를 위한 주택등의 예산이 절약되어 국가 재정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 국민들이 담배를 피울 때 국가의 비용보다 편익이 크므로 국가는 담배를 금하지 말고 계속 피우게 하는 편이 좋다는 이 결과에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비인도적인 발상이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필립 모리스는 사죄하게 되었다.
포드사는 소형자동차 핀토의 결함을 수리할 것인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 비용편익분석을 하였다. 차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로 죽는 인간의 생명이나 부상자들의 부상을 그들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으로 환산해서 이것을 ( ㉠ ) 속에 넣고 결함을 개량하는 데 드는 비용이 편익보다 많기 때문에 인명이 희생되더라도 결함을 개량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결정했다. 그 외에도 환경보호국의 분석에서 고령자의 생명을 화폐로 환산하면서 할인했다는 예, 자동차의 제한용 편익분석에서 인명을 화폐로 환산해서 인명을 잃은비용보다 방지 대책에 드는 비용이 크다는 이유로 행위나 정책이 정당화되었다는 예도 있다.
결국 비용편익분석과 같은 결과주의의 생각, 즉 인명 희생의 방치나 정당화와 같이 도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답을 이끌어낸 사례들을 지적하면서 ‘( ㉡ )’와 같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윗글의 서술 방식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여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2비교와 대조를 통해 대상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3철학적 사상을 근거로 삼아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4문제 상황과 대안을 제시하고 타당성을 검증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여 논지를 전개한다.

필립 모리스 담배 문제, 포드사 핀토, 환경보호국 분석 등 여러 사례를 나열한 뒤 비용편익분석이 도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답을 낳는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 비교와 대조: 두 대상을 견주어 특징을 드러내는 구성이 아니다.
  • 철학적 사상을 근거로 설득: 벤담의 공리주의는 비판 대상인 분석의 배경으로 소개될 뿐 논거로 쓰이지 않는다.
  • 문제와 대안 제시 후 타당성 검증: 문제 제기에서 끝나며 대안을 제시하거나 검증하지 않는다.
문제 8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8∼문10]
허생은 묵적골에 살았다. 곧장 남산(南山) 밑에 닿으면, 우물 위에 오래된 은행나무가 서 있고, 은행나무를 향하여 사립문이 열렸는데, 두어 칸 초가는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허생은 글 읽기만 좋아하고, 그의 처가 ⓐ남의 바느질품을 팔아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의 처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과거(科擧)를 보지 않으니, 글을 읽어 무엇합니까?”
허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독서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장인바치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장인바치 일은 본래 배우지 않은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장사는 못 하시나요?”
“장사는 밑천이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처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글을 읽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장인바치 일도 못 한다, 장사도 못 한다면, 도둑질이라도 못 하시나요?”
허생은 읽던 책을 덮어 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글 읽기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하고 휙 문밖으로 나가 버렸다.
<중략>
이때, 변산(邊山)에 수천의 군도(群盜)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각 지방에서 군사를 징발하여 수색을 벌였으나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군도들도 감히 나가 활동을 못 해서 배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허생이 군도의 산채를 찾아가서 우두머리를 달래었다.
“천 명이 천 냥을 빼앗아 와서 나누면 하나 앞에 얼마씩 돌아가지요?”
“일 인당 한 냥이지요.”
“모두 아내가 있소?”
“없소.” / “논밭은 있소?”
군도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땅이 있고 처자식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도둑이 된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아내를 얻고, 집을 짓고, 소를 사서 논밭을 갈고 지내려 하지 않는가? 그럼 도둑놈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집에는 부부의 낙(樂)이 있을 것이요, 돌아다녀도 잡힐까 걱정을 않고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돈이 없어 못 할 뿐이지요.”
허생은 웃으며 말했다.
“도둑질을 하면서 어찌 돈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수 있소. 내일 바다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것이 모두 돈을 실은 배이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허생이 군도와 언약하고 내려가자, 군도들은 모두 그를 미친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군도들이 바닷가에 나가 보았더니, 과연 허생이 삼십만 냥의 돈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大驚)해서 허생 앞에 줄지어 절했다.
“오직 장군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이에 군도들이 다투어 돈을 짊어졌으나, 한 사람이 백 냥 이상을 지지 못했다.
“너희들 힘이 한껏 백 냥도 못 지면서 무슨 도둑질을 하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양민이 되려고 해도, 이름이 도둑의 장부에 올랐으니, 갈 곳이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백 냥씩 가지고 가서 여자 하나, 소 한 필을 거느리고 오너라.”
허생의 말에 군도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허생은 몸소 이천 명이 1년 먹을 양식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군도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드디어 다들 배에 싣고 그 빈 섬으로 들어갔다. 허생이 도둑을 몽땅 쓸어 가서 나라 안에 시끄러운 일이 없었다.
- 박지원, ‘허생전’ -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실제 지명을 사용함으로써 소설에 현실감을 부여하고, 부인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갈등 원인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2영웅적 면모를 가진 인물을 내세워 당대 지배층의 무능으로 말미암아 양민이 도둑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3군도들과의 대화를 통해 군도가 된 이유가 땅과 처자식이 없어서라는 내용은 작가가 당대 민중의 삶이 피폐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4허생이 군도를 데리고 가 빈 섬을 개척한 것을 통해, 작가는 조선의 국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영토 확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설명은 작가가 국력 강화를 위한 영토 확장을 주장했다는 해석이다.

허생이 군도를 빈 섬으로 데려간 것은 땅과 처자식이 없어 도둑이 된 이들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어 "나라 안에 시끄러운 일이 없"게 한 것으로, 영토 확장과는 무관하다.

  • 실제 지명과 부인과의 대화: 묵적골·남산·변산 등 실제 지명이 현실감을 주고, 처와의 대화에서 가난이 갈등 원인으로 드러난다.
  • 지배층 비판: 비범한 허생을 내세워 양민이 도둑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 곧 위정자의 무능을 비판한다.
  • 군도가 된 이유: "땅이 있고 처자식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도둑이 된단 말이오?"는 민중 삶의 피폐함을 보여 준다.
문제 9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8∼문10]
허생은 묵적골에 살았다. 곧장 남산(南山) 밑에 닿으면, 우물 위에 오래된 은행나무가 서 있고, 은행나무를 향하여 사립문이 열렸는데, 두어 칸 초가는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허생은 글 읽기만 좋아하고, 그의 처가 ⓐ남의 바느질품을 팔아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의 처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과거(科擧)를 보지 않으니, 글을 읽어 무엇합니까?”
허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독서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장인바치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장인바치 일은 본래 배우지 않은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장사는 못 하시나요?”
“장사는 밑천이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처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글을 읽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장인바치 일도 못 한다, 장사도 못 한다면, 도둑질이라도 못 하시나요?”
허생은 읽던 책을 덮어 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글 읽기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하고 휙 문밖으로 나가 버렸다.
<중략>
이때, 변산(邊山)에 수천의 군도(群盜)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각 지방에서 군사를 징발하여 수색을 벌였으나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군도들도 감히 나가 활동을 못 해서 배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허생이 군도의 산채를 찾아가서 우두머리를 달래었다.
“천 명이 천 냥을 빼앗아 와서 나누면 하나 앞에 얼마씩 돌아가지요?”
“일 인당 한 냥이지요.”
“모두 아내가 있소?”
“없소.” / “논밭은 있소?”
군도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땅이 있고 처자식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도둑이 된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아내를 얻고, 집을 짓고, 소를 사서 논밭을 갈고 지내려 하지 않는가? 그럼 도둑놈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집에는 부부의 낙(樂)이 있을 것이요, 돌아다녀도 잡힐까 걱정을 않고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돈이 없어 못 할 뿐이지요.”
허생은 웃으며 말했다.
“도둑질을 하면서 어찌 돈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수 있소. 내일 바다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것이 모두 돈을 실은 배이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허생이 군도와 언약하고 내려가자, 군도들은 모두 그를 미친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군도들이 바닷가에 나가 보았더니, 과연 허생이 삼십만 냥의 돈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大驚)해서 허생 앞에 줄지어 절했다.
“오직 장군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이에 군도들이 다투어 돈을 짊어졌으나, 한 사람이 백 냥 이상을 지지 못했다.
“너희들 힘이 한껏 백 냥도 못 지면서 무슨 도둑질을 하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양민이 되려고 해도, 이름이 도둑의 장부에 올랐으니, 갈 곳이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백 냥씩 가지고 가서 여자 하나, 소 한 필을 거느리고 오너라.”
허생의 말에 군도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허생은 몸소 이천 명이 1년 먹을 양식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군도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드디어 다들 배에 싣고 그 빈 섬으로 들어갔다. 허생이 도둑을 몽땅 쓸어 가서 나라 안에 시끄러운 일이 없었다.
- 박지원, ‘허생전’ -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허생의 처가 생각하는 글 읽기의 목적은 입신양명이고 이는 그녀의 실용적 학문관을 보여주는 것이다.
2㉡: 허생의 처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직업을 허생에게 추천하고 있다.
3㉢: 글 읽기에 대한 허생의 관점이 드러난 부분으로 허생은 도를 이루기 위해 글 읽기를 한 것이다.
4㉣: 돈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한 부분으로 이 시대에도 상업 자본에 대한 근대적 자각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설명은 ㉡을 처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직업을 추천한 것으로 본 해석이다.

"장인바치 일이라도"의 '-이라도'는 썩 내키지는 않지만 차선으로 고르는 뜻이다. 처는 생계가 막막해 무엇이든 하라고 다그치는 것이며, 이어서 장사, 심지어 도둑질까지 거론한다.

  • ㉠: 과거를 보지 않는데 글을 읽어 무엇하느냐는 말에서 입신양명이라는 실용적 학문관이 드러난다.
  • ㉢: 십 년을 기약한 독서를 칠 년에 그만두는 것을 아까워하므로 과거가 아닌 도를 이루기 위한 글 읽기임이 드러난다.
  • ㉣: "돈이 없어 못 할 뿐"이라는 말에서 돈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상업 자본에 대한 자각과 연결된다.
문제 1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8∼문10]
허생은 묵적골에 살았다. 곧장 남산(南山) 밑에 닿으면, 우물 위에 오래된 은행나무가 서 있고, 은행나무를 향하여 사립문이 열렸는데, 두어 칸 초가는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허생은 글 읽기만 좋아하고, 그의 처가 ⓐ남의 바느질품을 팔아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의 처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과거(科擧)를 보지 않으니, 글을 읽어 무엇합니까?”
허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독서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장인바치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장인바치 일은 본래 배우지 않은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장사는 못 하시나요?”
“장사는 밑천이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처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글을 읽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장인바치 일도 못 한다, 장사도 못 한다면, 도둑질이라도 못 하시나요?”
허생은 읽던 책을 덮어 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글 읽기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하고 휙 문밖으로 나가 버렸다.
<중략>
이때, 변산(邊山)에 수천의 군도(群盜)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각 지방에서 군사를 징발하여 수색을 벌였으나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군도들도 감히 나가 활동을 못 해서 배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허생이 군도의 산채를 찾아가서 우두머리를 달래었다.
“천 명이 천 냥을 빼앗아 와서 나누면 하나 앞에 얼마씩 돌아가지요?”
“일 인당 한 냥이지요.”
“모두 아내가 있소?”
“없소.” / “논밭은 있소?”
군도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땅이 있고 처자식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도둑이 된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아내를 얻고, 집을 짓고, 소를 사서 논밭을 갈고 지내려 하지 않는가? 그럼 도둑놈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집에는 부부의 낙(樂)이 있을 것이요, 돌아다녀도 잡힐까 걱정을 않고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돈이 없어 못 할 뿐이지요.”
허생은 웃으며 말했다.
“도둑질을 하면서 어찌 돈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수 있소. 내일 바다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것이 모두 돈을 실은 배이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허생이 군도와 언약하고 내려가자, 군도들은 모두 그를 미친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군도들이 바닷가에 나가 보았더니, 과연 허생이 삼십만 냥의 돈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大驚)해서 허생 앞에 줄지어 절했다.
“오직 장군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이에 군도들이 다투어 돈을 짊어졌으나, 한 사람이 백 냥 이상을 지지 못했다.
“너희들 힘이 한껏 백 냥도 못 지면서 무슨 도둑질을 하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양민이 되려고 해도, 이름이 도둑의 장부에 올랐으니, 갈 곳이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백 냥씩 가지고 가서 여자 하나, 소 한 필을 거느리고 오너라.”
허생의 말에 군도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허생은 몸소 이천 명이 1년 먹을 양식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군도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드디어 다들 배에 싣고 그 빈 섬으로 들어갔다. 허생이 도둑을 몽땅 쓸어 가서 나라 안에 시끄러운 일이 없었다.
- 박지원, ‘허생전’ -

ⓐ의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상루하습(上漏下濕)
2삼순구식(三旬九食)
3가도벽립(家徒壁立)
4권토중래(捲土重來)
정답 및 해설

ⓐ의 상황과 맞지 않는 것은 권토중래(捲土重來)이다.

ⓐ는 처가 바느질품을 팔아 겨우 끼니를 잇는 극심한 가난을 나타낸다. 권토중래는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온다'는 뜻으로, 실패 뒤 힘을 길러 다시 도전함을 이르므로 가난과 무관하다.

  • 상루하습(上漏下濕): 위에서는 비가 새고 아래는 습하다는 뜻으로, 몹시 가난한 집을 이른다.
  • 삼순구식(三旬九食): 서른 날에 아홉 끼만 먹는다는 뜻으로, 끼니를 잇기 어려운 가난을 이른다.
  • 가도벽립(家徒壁立): 집 안에 세간 없이 벽만 서 있다는 뜻으로, 매우 가난함을 이른다.
문제 11
다음 중 <보기 1>을 바탕으로 <보기 2>에 대해 탐구한 것 중에서 올바른 것은?
< 보기 1 >
‘-ㅁ/-음’에 대하여
▪명사형 어미 : 동사의 어간 뒤에 붙어서 동사를 명사형이 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동사의 명사형은 서술성이 있어 주어를 서술하며 품사가 변하지 않는다. 앞에 부사적 표현이 쓰일 수 있다.
▪접미사 : 동사의 어간 뒤에 붙어서 동사를 명사로 파생시킨다. 파생된 명사는 서술성이 없으므로 앞에 부사적 표현이 쓰일 수 없고, 관형어가 올 수 있다.

< 보기 2 >
㉠ 그의 선조들은 불우한 삶을 살았다.
㉡ 겨울이어서 노면에 얼음이 자주 얼었다.
㉢ 영희는 깊은 잠¹을 잠²으로써 피로를 풀었다.
㉣ 진행자가 크게 웃음으로써 분위기를 바꾸었다.
1㉠의 ‘삶’의 ‘-ㅁ’은 명사형 어미이다.
2㉡의 ‘얼음’은 ‘얼다’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3㉢의 ‘잠¹’의 ‘-ㅁ’은 명사형 어미이고, ‘잠²’의 ‘-ㅁ’은 접미사이다.
4㉣의 ‘웃음’은 ‘크게’의 수식을 받으므로 ‘웃음’의 ‘-음’은 접미사이다.
정답 및 해설

올바른 탐구는 ㉡의 '얼음'이 동사 '얼다'에서 파생된 명사라는 설명이다.

제시된 설명에 따르면 관형어가 앞에 오고 서술성이 없으면 접미사, 부사어의 수식을 받고 서술성이 있으면 명사형 어미이다. '얼음이 얼었다'의 '얼음'은 서술 기능 없이 주어 자리의 명사로 쓰였으므로 '-음'은 접미사이다.

  • ㉠의 '삶': 관형어 '불우한'의 수식을 받는 명사이므로 '-ㅁ'은 접미사이다.
  • ㉢의 '잠¹'과 '잠²': '깊은 잠'은 관형어를 받는 파생 명사(접미사), '잠을 잠으로써'의 뒤 '잠'은 목적어를 취하는 서술어(명사형 어미)로, 설명이 거꾸로 되어 있다.
  • ㉣의 '웃음': 부사 '크게'의 수식을 받으므로 '-음'은 접미사가 아니라 명사형 어미이다.
문제 1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2∼문14]
백옥섬 좋은 흙에 종종이 심어 내니
춘삼월 지난 후에 향기 없다 웃지 마소
㉠취한 나비 미친 벌이 따라올까 저허하네
정정한 저 기상을 여자밖에 뉘 벗할고
옥난간 긴긴 날에 보아도 다 못 보아
사창을 반개하고 차환*을 불러 내어
다 핀 꽃을 캐어다가 수(繡)상자에 담아 놓고
여공(女工)*을 그친 후에 중당에 밤이 깊고 납촉이 밝았을 제
나옴나옴 고초 앉아 흰 구슬을 갈아 마아
빙옥(氷玉) 같은 손 가운데 난만이 개여 내어
파사국* 저 제후의 홍산궁을 펼쳤는 듯
심궁 풍류 절고에 홍수궁을 마아는 듯
섬섬한 십지상(十指上)에 수실로 감아 내니
종이 위에 붉은 물이 미미히 숨의는 양
가인의 얕은 뺨에 홍로를 끼쳤는 듯
㉡단단히 봉한 모양 춘나옥자 일봉서를 왕모에게 부치는 듯
춘면을 늦게 깨어 차례로 풀어 놓고
옥경대를 대하여서 팔자미*를 그리려니
난데없는 붉은 꽃이 가지에 붙었는 듯
손으로 우희려니 분분히 흩어지고
입으로 불려 하니 섞인 안개 가리었다
여반(女伴)을 서로 불러 낭랑이 자랑하고
㉢꽃 앞에 나아가서 두 빛을 비교하니
쪽 잎의 푸른 물이 쪽빛보다 푸르단 말이 아니 옳을손가
은근히 풀을 매고 돌아와 누웠더니
녹의홍상 일여자가 표연히 앞에 와서
웃는 듯 찡그리는 듯 사례는 듯 하직는 듯
몽롱이 잠을 깨어 정녕이 생각하니
아마도 꽃 귀신이 내게 와 하직한다
수호*를 급히 열고 꽃 수풀을 점검하니
땅 위에 붉은 꽃이 가득히 수놓았다.
암암이 슬퍼하고 낱낱이 주워 담아
꽃다려 말 붙이니 그대는 한치 마소
세세연년의 꽃빛은 의구하니
하물며 그대 자취 내 손에 머물렀지
㉣동원의 도리화는 편시춘을 자랑 마소
이십 번 꽃바람의 적막히 떨어진들 뉘라서 슬퍼할고
규중에 남은 인연 그대 한 몸뿐이로세
봉선화 이 이름을 뉘라서 지어낸고 일로 하여 지어서라
- 작자 미상, ‘봉선화가’ -
* 차환: 주인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젊은 계집종.
* 여공: 부녀자들이 하던 길쌈질.
* 파사국: 페르시아.
* 팔자미: 몹시 성내어 얼굴을 일그러뜨렸을 때의 눈썹을 이르는 말.
* 수호: 수를 놓은 휘장으로 가린 문.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대상을 의인화하여 화자와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있다.
2시간의 흐름에 따른 시상 전개를 통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3색채의 대비를 통해 대상에 대한 인상을 선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4화자와 청자가 말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은 화자와 청자가 말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화자는 "그대는 한치 마소"처럼 봉선화에게 일방적으로 말을 건넬 뿐, 봉선화가 대답하는 대화 구조는 없다. 꿈에 나타난 여인도 말없이 웃고 찡그릴 뿐이다.

  • 의인화: 봉선화를 "꽃 귀신", "그대"로 부르며 화자와의 거리를 좁힌다.
  • 시간의 흐름: 꽃을 심고, 밤에 손톱을 물들이고, 아침에 확인하고, 꽃이 지는 순서로 시상이 전개되며 정서가 드러난다.
  • 색채의 대비: "흰 구슬"과 "붉은 물", "녹의홍상", 쪽빛과 푸른 물 등 색채 대비로 인상을 선명히 한다.
문제 1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2∼문14]
백옥섬 좋은 흙에 종종이 심어 내니
춘삼월 지난 후에 향기 없다 웃지 마소
㉠취한 나비 미친 벌이 따라올까 저허하네
정정한 저 기상을 여자밖에 뉘 벗할고
옥난간 긴긴 날에 보아도 다 못 보아
사창을 반개하고 차환*을 불러 내어
다 핀 꽃을 캐어다가 수(繡)상자에 담아 놓고
여공(女工)*을 그친 후에 중당에 밤이 깊고 납촉이 밝았을 제
나옴나옴 고초 앉아 흰 구슬을 갈아 마아
빙옥(氷玉) 같은 손 가운데 난만이 개여 내어
파사국* 저 제후의 홍산궁을 펼쳤는 듯
심궁 풍류 절고에 홍수궁을 마아는 듯
섬섬한 십지상(十指上)에 수실로 감아 내니
종이 위에 붉은 물이 미미히 숨의는 양
가인의 얕은 뺨에 홍로를 끼쳤는 듯
㉡단단히 봉한 모양 춘나옥자 일봉서를 왕모에게 부치는 듯
춘면을 늦게 깨어 차례로 풀어 놓고
옥경대를 대하여서 팔자미*를 그리려니
난데없는 붉은 꽃이 가지에 붙었는 듯
손으로 우희려니 분분히 흩어지고
입으로 불려 하니 섞인 안개 가리었다
여반(女伴)을 서로 불러 낭랑이 자랑하고
㉢꽃 앞에 나아가서 두 빛을 비교하니
쪽 잎의 푸른 물이 쪽빛보다 푸르단 말이 아니 옳을손가
은근히 풀을 매고 돌아와 누웠더니
녹의홍상 일여자가 표연히 앞에 와서
웃는 듯 찡그리는 듯 사례는 듯 하직는 듯
몽롱이 잠을 깨어 정녕이 생각하니
아마도 꽃 귀신이 내게 와 하직한다
수호*를 급히 열고 꽃 수풀을 점검하니
땅 위에 붉은 꽃이 가득히 수놓았다.
암암이 슬퍼하고 낱낱이 주워 담아
꽃다려 말 붙이니 그대는 한치 마소
세세연년의 꽃빛은 의구하니
하물며 그대 자취 내 손에 머물렀지
㉣동원의 도리화는 편시춘을 자랑 마소
이십 번 꽃바람의 적막히 떨어진들 뉘라서 슬퍼할고
규중에 남은 인연 그대 한 몸뿐이로세
봉선화 이 이름을 뉘라서 지어낸고 일로 하여 지어서라
- 작자 미상, ‘봉선화가’ -
* 차환: 주인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젊은 계집종.
* 여공: 부녀자들이 하던 길쌈질.
* 파사국: 페르시아.
* 팔자미: 몹시 성내어 얼굴을 일그러뜨렸을 때의 눈썹을 이르는 말.
* 수호: 수를 놓은 휘장으로 가린 문.

㉠∼㉣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경박한 남자를 비유적으로 표현해 봉선화의 정숙함을 드러내고 있다.
2㉡: 미화된 표현을 통해 정성스럽게 종이와 실로 손가락을 봉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3㉢: 관용적 표현을 통해 봉선화 꽃물의 색보다 봉선화 꽃잎의 색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나타내고 있다.
4㉣: 두 대상에 대한 화자의 상반된 태도를 통해 화자와 봉선화와의 인연을 드러내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이해는 ㉢이 꽃잎의 색이 꽃물의 색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을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의 "쪽 잎의 푸른 물이 쪽빛보다 푸르다"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을 활용한 관용적 표현으로, 꽃에서 나온 손톱의 꽃물이 원래 꽃잎보다 더 곱다는 뜻이다. 비교의 방향이 거꾸로 되어 있다.

  • ㉠: '취한 나비 미친 벌'은 경박한 남자를 비유하며, 이를 멀리하는 봉선화의 정숙함을 드러낸다.
  • ㉡: 종이와 실로 손가락을 단단히 봉한 모습을 비단 편지를 봉해 서왕모에게 부치는 듯하다고 미화했다.
  • ㉣: 편시춘을 자랑하는 도리화는 낮추고 "그대 한 몸뿐"인 봉선화는 아끼는 상반된 태도로 봉선화와의 인연을 드러낸다.
문제 1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2∼문14]
백옥섬 좋은 흙에 종종이 심어 내니
춘삼월 지난 후에 향기 없다 웃지 마소
㉠취한 나비 미친 벌이 따라올까 저허하네
정정한 저 기상을 여자밖에 뉘 벗할고
옥난간 긴긴 날에 보아도 다 못 보아
사창을 반개하고 차환*을 불러 내어
다 핀 꽃을 캐어다가 수(繡)상자에 담아 놓고
여공(女工)*을 그친 후에 중당에 밤이 깊고 납촉이 밝았을 제
나옴나옴 고초 앉아 흰 구슬을 갈아 마아
빙옥(氷玉) 같은 손 가운데 난만이 개여 내어
파사국* 저 제후의 홍산궁을 펼쳤는 듯
심궁 풍류 절고에 홍수궁을 마아는 듯
섬섬한 십지상(十指上)에 수실로 감아 내니
종이 위에 붉은 물이 미미히 숨의는 양
가인의 얕은 뺨에 홍로를 끼쳤는 듯
㉡단단히 봉한 모양 춘나옥자 일봉서를 왕모에게 부치는 듯
춘면을 늦게 깨어 차례로 풀어 놓고
옥경대를 대하여서 팔자미*를 그리려니
난데없는 붉은 꽃이 가지에 붙었는 듯
손으로 우희려니 분분히 흩어지고
입으로 불려 하니 섞인 안개 가리었다
여반(女伴)을 서로 불러 낭랑이 자랑하고
㉢꽃 앞에 나아가서 두 빛을 비교하니
쪽 잎의 푸른 물이 쪽빛보다 푸르단 말이 아니 옳을손가
은근히 풀을 매고 돌아와 누웠더니
녹의홍상 일여자가 표연히 앞에 와서
웃는 듯 찡그리는 듯 사례는 듯 하직는 듯
몽롱이 잠을 깨어 정녕이 생각하니
아마도 꽃 귀신이 내게 와 하직한다
수호*를 급히 열고 꽃 수풀을 점검하니
땅 위에 붉은 꽃이 가득히 수놓았다.
암암이 슬퍼하고 낱낱이 주워 담아
꽃다려 말 붙이니 그대는 한치 마소
세세연년의 꽃빛은 의구하니
하물며 그대 자취 내 손에 머물렀지
㉣동원의 도리화는 편시춘을 자랑 마소
이십 번 꽃바람의 적막히 떨어진들 뉘라서 슬퍼할고
규중에 남은 인연 그대 한 몸뿐이로세
봉선화 이 이름을 뉘라서 지어낸고 일로 하여 지어서라
- 작자 미상, ‘봉선화가’ -
* 차환: 주인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젊은 계집종.
* 여공: 부녀자들이 하던 길쌈질.
* 파사국: 페르시아.
* 팔자미: 몹시 성내어 얼굴을 일그러뜨렸을 때의 눈썹을 이르는 말.
* 수호: 수를 놓은 휘장으로 가린 문.

화자의 봉선화에 대한 태도와 가장 일치하는 것은?
1동각에 숨은 꽃이 척촉(郢裀)인가 두견화(杜鵑花)인가. 건곤(乾坤)이 눈이어늘 제 어찌 감히 피리. 알괘라 백설 양춘(白雪陽春)은 매화밖에 뉘 있으리.
2이화(梨花)에 월백(月白)ᄒᆞ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ㅣ야 아랴마ᄂᆞᆫ 다정(多情)도 병(病)인 냥ᄒᆞ여 ᄌᆞᆷ 못 드러 ᄒᆞ노라
3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우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無心)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
4잔 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 ᄇᆞ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러ᄒᆞ랴. 말ᄉᆞᆷ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ᄒᆞ노라.
정답 및 해설

화자의 태도와 가장 가까운 것은 눈 속에 홀로 핀 매화를 예찬한 시조이다.

윗글의 화자는 "향기 없다 웃지 마소", "규중에 남은 인연 그대 한 몸뿐"처럼 다른 꽃과 대비해 봉선화만을 각별히 아끼고 예찬한다. 매화 시조 역시 다른 꽃은 감히 피지 못하는 눈 속에서 매화만이 봄을 알린다며 대상을 예찬한다.

  • 배꽃과 자규의 시조: 봄밤의 애상과 잠 못 드는 정서를 노래할 뿐, 특정 대상을 예찬하는 태도는 아니다.
  • 추강의 빈 배 시조: 고기를 낚지 못하고 달빛만 싣고 오는 무욕과 한가함을 노래한다.
  • 먼 산을 바라보는 시조: 산을 임에 빗대어 자연 속의 즐거움을 노래하며, 다른 대상과 대비해 하나를 각별히 기리는 구조는 아니다.
문제 15
<보기>를 참고할 때, 다음 중 붙여 쓸 수 없는 것은?
< 보기 >
㉠ 나는 그 책을 거의 다 읽어 간다.
㉡ 나는 영희에게 사과를 깎아 주었다.
용언은 그 쓰임에 따라 본용언과 보조 용언으로 나뉜다. 본용언은 ㉠의 ‘읽어’처럼 문장의 주어를 주되게 서술해 주는 말로 보조 용언의 도움을 받는다. 반면에 보조 용언은 ㉠의 ‘간다’처럼 본용언과 연결되어 그것의 뜻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 용언으로 자립성이 없어 단독으로 주어를 서술하지 못한다. 한글 맞춤법 규정 제47항에 따르면, 이와 같은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한다. 그런데 ㉡의 ‘주었다’처럼 단독으로 주어를 서술하는 것이 가능하면 본용언 뒤에 또 다른 본용언이 결합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 이 경우 두 본용언은 띄어 쓴다.
1철수가 농구를 하고 있다.
2그녀는 가족의 빨래를 빨아 말렸다.
3그는 부모님을 여읜 슬픔을 이겨 냈다.
4그녀는 하루 종일 어머니 일을 도와 드렸다.
문제 16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6∼문19]
(가)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先王聖代예 노니ᄋᆞ와지ᅌᅵ다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구은 ㉠밤 닷 되를 심고ᅌᅵ다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有德ᄒᆞ신 님믈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바회 우희 接柱ᄒᆞ요ᅌᅵ다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 정석가(鄭石歌) -
(나)
㉮살어리 살어리랏다
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청산별곡(靑山別曲) -

(가), (나)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가) 임에 대한 영원한 사랑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가) 임에 대한 그리움을 열거의 방법으로 밝히고 있다.
3(나)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화자의 소망이 나타나 있다.
4(나) 반복적인 여음구의 사용으로 운율적 효과를 얻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임에 대한 그리움을 열거로 밝힌다는 설명이다.

(가)는 구운 밤에서 싹이 나야, 옥 연꽃이 바위 위에서 피어야 임과 이별하겠다는 불가능한 상황 설정을 거듭하여 임과 영원히 헤어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그리움의 열거가 아니라 역설적 가정이다.

  • (가) 영원한 사랑의 의지: 불가능한 조건을 걸어 "有德ᄒᆞ신 님" 곁에 영원히 머물겠다는 뜻을 드러낸다.
  • (나) 현실 도피의 소망: "靑山애 살어리랏다"에서 현실을 벗어나 청산에 살고자 하는 소망이 드러난다.
  • (나) 여음구의 운율 효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를 매 연 반복해 운율을 형성한다.
문제 17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6∼문19]
(가)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先王聖代예 노니ᄋᆞ와지ᅌᅵ다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구은 ㉠밤 닷 되를 심고ᅌᅵ다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有德ᄒᆞ신 님믈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바회 우희 接柱ᄒᆞ요ᅌᅵ다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 정석가(鄭石歌) -
(나)
㉮살어리 살어리랏다
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청산별곡(靑山別曲) -

다음 <보기>의 설명에 해당하는 것은?
< 보기 >
작가는 문학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자연물을 활용하여 화자의 상황이나 감정을 이입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1㉠밤
2㉡바회
3㉢새
4㉣믈아래
정답 및 해설

<보기>의 설명, 곧 자연물에 화자의 감정을 이입한 것은 ㉢ 새이다.

화자는 "우러라 우러라 새여"라 하고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라고 하여, 새의 울음에 자신의 시름과 슬픔을 이입하고 있다.

  • ㉠ 밤: 구운 밤에서 싹이 나야 이별하겠다는 불가능한 상황을 만드는 소재일 뿐 감정이입 대상이 아니다.
  • ㉡ 바회: 옥 연꽃을 접붙이는 장소로, 불가능한 상황 설정을 돕는 소재이다.
  • ㉣ 믈아래: 새가 날아가는 곳(물 아래 속세)을 가리키는 공간이지 감정이 이입된 자연물이 아니다.
문제 18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6∼문19]
(가)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先王聖代예 노니ᄋᆞ와지ᅌᅵ다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구은 ㉠밤 닷 되를 심고ᅌᅵ다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有德ᄒᆞ신 님믈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바회 우희 接柱ᄒᆞ요ᅌᅵ다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 정석가(鄭石歌) -
(나)
㉮살어리 살어리랏다
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청산별곡(靑山別曲) -

(가)의 시와 발상면에서 가장 유사한 것은?
1동지(冬至)ㅅ ᄃᆞᆯ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어 춘풍 니불아ᄅᆡ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 황진이 -
2江山(강산) 죠흔 景(경)을 힘센이 타톨 양이면 내 힘과 내 분으로 어이ᄒᆞ여 엇들쏜이 眞實(진실)로 금(禁)ᄒᆞ리 업쓸씌 나도 두고 논이노라. - 김천택 -
3나무 토막으로 당닭을 깎아 젓가락으로 집어 벽에 앉히고 이 새가 꼬끼오 하고 울며 때를 알리면 어머님 얼굴은 비로소 서쪽으로 기우는 해처럼 늙으소서. - 문충 ‘오관산요’ -
4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임의 손에 자시는 창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이 나거든 나인가 여기소서. - 홍랑 -
정답 및 해설

(가)와 발상이 가장 유사한 것은 나무 닭이 울 때에야 어머니가 늙으시라는 '오관산요'이다.

(가)는 구운 밤에서 싹이 나는 등 실현 불가능한 상황을 전제로 내세워 임과의 영원한 사랑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오관산요'도 나무로 깎은 닭이 울어야 어머니가 늙으시라고 하여 같은 방식으로 어머니의 장수를 빈다.

  • 황진이의 시조: 동짓달 밤의 허리를 베어 두었다가 임 오신 날 펴겠다는 기발한 발상이지만 불가능한 조건을 걸어 영원을 말하는 구조는 아니다.
  • 김천택의 시조: 강산의 경치를 금하는 이가 없어 자신도 즐긴다는 안분의 태도를 노래한다.
  • 홍랑의 시조: 묏버들을 보내며 자신으로 여겨 달라는 임에 대한 사랑을 객관적 상관물로 전한다.
문제 19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6∼문19]
(가)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先王聖代예 노니ᄋᆞ와지ᅌᅵ다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구은 ㉠밤 닷 되를 심고ᅌᅵ다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有德ᄒᆞ신 님믈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바회 우희 接柱ᄒᆞ요ᅌᅵ다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 정석가(鄭石歌) -
(나)
㉮살어리 살어리랏다
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청산별곡(靑山別曲) -

㉮와 운율의 형성 방법이 가장 유사한 것은?
1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 박두진 ‘해’ -
2강나루 건너서 / 밀밭 길을 /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 박목월 ‘나그네’ -
3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 김소월 ‘진달래꽃’ -
4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 한용운 ‘님의 침묵’ -
정답 및 해설

㉮와 운율 형성 방법이 가장 유사한 것은 "해야 솟아라"를 되풀이하는 박두진의 '해'이다.

㉮는 "살어리 살어리랏다"처럼 같은 말을 반복하여 운율을 만든다. '해'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처럼 동일한 시구를 반복해 리듬을 형성한다.

  • 박목월의 '나그네': 동일 시구의 반복보다 짧은 행 구분에 따른 3음보 율격으로 운율을 이룬다.
  • 김소월의 '진달래꽃': 7·5조에 가까운 3음보 율격으로 운율을 형성한다.
  • 한용운의 '님의 침묵': 산문적인 내재율의 시로 일정한 반복 구조가 중심이 아니다.
문제 2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0∼문22]
<앞부분 줄거리> 유광억은 영남 합천 사람으로 글을 잘 지었다. 과거를 보는 사람을 대신하여 글을 써 주며 생계를 꾸려 나갔는데, 날이 갈수록 유광억의 이름이 나라 안에 퍼졌다. 이 소문을 들은 경시관과 경상 감사는 과거 시험에서 유광억의 글을 가려낼 수 있는지를 두고 내기를 한다.
경시관이 그 시권을 읽고서,
“이게 필시 유광억의 시야!”
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어구가 빼어난 곳에 여기저기 붉은 먹으로 점을 찍고서 이하(二下)의 등급을 매겨 장원으로 뽑았다. 또 시권 하나가 제법 잘 되었으므로, 이하의 두 번째로 뽑고, 또 시권 하나를 삼등으로 뽑았다. 시권 머리의 봉해 둔 곳을 뜯어 이름을 확인하니 어느 시권에도 유광억의 이름이 없었다. 경시관이 남몰래 알아보게 했더니, 모두 유광억이 남의 돈을 받아 써 준 것으로, 재화의 많고 적음에 따라 글의 차이를 낸 것이었다.
경시관은 비록 이 사실을 알아냈지만, 감사가 자기를 믿지 않을까 염려하여, 유광억의 자백을 받아서 증거를 삼으려고 했다. 그래서 공식 문건을 합천으로 내려보내 유광억을 잡아 올리게 했다. 재판을 일으킬 의도는 없었다.
유광억은 군에서 구속되어 감영으로 송치될 판이었다. 그는 두려운 마음에 스스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과거 법규를 해치는 도적이니, 감영으로 가더라도 역시 죽을 것이다. 차라리 가지 않는 게 낫겠다.’
그는 밤에 친척을 모아 놓고 한껏 술을 마셔 댔다. 그리고는 몰래 강물로 나가 몸을 던져 죽었다. 경시관은 이 소식을 듣고는 애석하게 여겼다. 사람들 가운데 그의 재주를 아깝게 여기지 않는 이가 없었다.
군자는 이렇게 논평했다.
㉠“유광억은 과거 법규를 해친 죄과 때문에 죽은 것이니, 마땅한 일이다.”
매화외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하에는 팔지 못할 물건이 없다. 몸을 팔아 남의 노예가 되는 자도 있다. 심지어 가느다란 터럭과 형체가 없는 꿈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사고판다. 그러나 아직 마음을 팔았다는 일은 없었다. 어찌 물건치고 다 팔 수 있거늘, 마음이라 하여 팔지 못하겠는가? 유광억 같은 자는 바로 그 마음을 판 자가 아니겠는가?
아! 누가, 천하에서 가장 천박한 매매를 글 읽는 자가 하리라고 생각하겠는가? 법으로 따지면 ‘주는 자나 받는 자나 같은 죄’이로다.
- 이옥, ‘유광억전’ -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한 인물의 전기(傳記)를 기록한 것이다.
2높은 지위에 올랐던 실존 인물이 주인공이다.
3당대 시험 제도의 부조리함을 비판하고 있다.
4인물과 관련된 일화와 논평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주인공이 높은 지위에 올랐던 실존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유광억은 과거 응시자 대신 글을 써 주며 생계를 꾸린 시골 선비로, 결국 강물에 몸을 던져 죽었다. 높은 지위에 오른 적이 없다.

  • 전기의 기록: 제목이 '유광억전'이며 한 인물의 생애와 행적을 다룬 전(傳)이다.
  • 시험 제도의 부조리 비판: 돈을 받고 과거 답안을 대신 써 주는 현실과 그 매매를 비판한다.
  • 일화와 논평의 구성: 경시관과 얽힌 일화 뒤에 군자와 매화외사의 논평이 붙어 있다.
문제 2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0∼문22]
<앞부분 줄거리> 유광억은 영남 합천 사람으로 글을 잘 지었다. 과거를 보는 사람을 대신하여 글을 써 주며 생계를 꾸려 나갔는데, 날이 갈수록 유광억의 이름이 나라 안에 퍼졌다. 이 소문을 들은 경시관과 경상 감사는 과거 시험에서 유광억의 글을 가려낼 수 있는지를 두고 내기를 한다.
경시관이 그 시권을 읽고서,
“이게 필시 유광억의 시야!”
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어구가 빼어난 곳에 여기저기 붉은 먹으로 점을 찍고서 이하(二下)의 등급을 매겨 장원으로 뽑았다. 또 시권 하나가 제법 잘 되었으므로, 이하의 두 번째로 뽑고, 또 시권 하나를 삼등으로 뽑았다. 시권 머리의 봉해 둔 곳을 뜯어 이름을 확인하니 어느 시권에도 유광억의 이름이 없었다. 경시관이 남몰래 알아보게 했더니, 모두 유광억이 남의 돈을 받아 써 준 것으로, 재화의 많고 적음에 따라 글의 차이를 낸 것이었다.
경시관은 비록 이 사실을 알아냈지만, 감사가 자기를 믿지 않을까 염려하여, 유광억의 자백을 받아서 증거를 삼으려고 했다. 그래서 공식 문건을 합천으로 내려보내 유광억을 잡아 올리게 했다. 재판을 일으킬 의도는 없었다.
유광억은 군에서 구속되어 감영으로 송치될 판이었다. 그는 두려운 마음에 스스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과거 법규를 해치는 도적이니, 감영으로 가더라도 역시 죽을 것이다. 차라리 가지 않는 게 낫겠다.’
그는 밤에 친척을 모아 놓고 한껏 술을 마셔 댔다. 그리고는 몰래 강물로 나가 몸을 던져 죽었다. 경시관은 이 소식을 듣고는 애석하게 여겼다. 사람들 가운데 그의 재주를 아깝게 여기지 않는 이가 없었다.
군자는 이렇게 논평했다.
㉠“유광억은 과거 법규를 해친 죄과 때문에 죽은 것이니, 마땅한 일이다.”
매화외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하에는 팔지 못할 물건이 없다. 몸을 팔아 남의 노예가 되는 자도 있다. 심지어 가느다란 터럭과 형체가 없는 꿈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사고판다. 그러나 아직 마음을 팔았다는 일은 없었다. 어찌 물건치고 다 팔 수 있거늘, 마음이라 하여 팔지 못하겠는가? 유광억 같은 자는 바로 그 마음을 판 자가 아니겠는가?
아! 누가, 천하에서 가장 천박한 매매를 글 읽는 자가 하리라고 생각하겠는가? 법으로 따지면 ‘주는 자나 받는 자나 같은 죄’이로다.
- 이옥, ‘유광억전’ -

윗글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유광억은 능력이 뛰어났으나 단명한 인물이다.
2경시관은 시 작품을 보는 안목이 매우 탁월하다.
3유광억은 생계를 위해 자신의 양심을 판 인물이다.
4경시관은 글을 파는 유광억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설명은 경시관이 유광억을 못마땅하게 여겼다는 것이다.

경시관은 감사와의 내기에서 증거를 얻으려고 자백을 받으려 했을 뿐 "재판을 일으킬 의도는 없었"으며, 그의 죽음을 듣고 "애석하게 여겼다".

  • 유광억의 단명: 글재주가 뛰어났으나 감영 송치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경시관의 안목: 이름을 가린 시권 가운데 유광억이 쓴 글을 정확히 가려 뽑았다.
  • 양심을 판 유광억: 매화외사는 그를 "마음을 판 자"라 평하며, 그는 돈을 받고 글을 써 주어 생계를 이었다.
문제 2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0∼문22]
<앞부분 줄거리> 유광억은 영남 합천 사람으로 글을 잘 지었다. 과거를 보는 사람을 대신하여 글을 써 주며 생계를 꾸려 나갔는데, 날이 갈수록 유광억의 이름이 나라 안에 퍼졌다. 이 소문을 들은 경시관과 경상 감사는 과거 시험에서 유광억의 글을 가려낼 수 있는지를 두고 내기를 한다.
경시관이 그 시권을 읽고서,
“이게 필시 유광억의 시야!”
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어구가 빼어난 곳에 여기저기 붉은 먹으로 점을 찍고서 이하(二下)의 등급을 매겨 장원으로 뽑았다. 또 시권 하나가 제법 잘 되었으므로, 이하의 두 번째로 뽑고, 또 시권 하나를 삼등으로 뽑았다. 시권 머리의 봉해 둔 곳을 뜯어 이름을 확인하니 어느 시권에도 유광억의 이름이 없었다. 경시관이 남몰래 알아보게 했더니, 모두 유광억이 남의 돈을 받아 써 준 것으로, 재화의 많고 적음에 따라 글의 차이를 낸 것이었다.
경시관은 비록 이 사실을 알아냈지만, 감사가 자기를 믿지 않을까 염려하여, 유광억의 자백을 받아서 증거를 삼으려고 했다. 그래서 공식 문건을 합천으로 내려보내 유광억을 잡아 올리게 했다. 재판을 일으킬 의도는 없었다.
유광억은 군에서 구속되어 감영으로 송치될 판이었다. 그는 두려운 마음에 스스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과거 법규를 해치는 도적이니, 감영으로 가더라도 역시 죽을 것이다. 차라리 가지 않는 게 낫겠다.’
그는 밤에 친척을 모아 놓고 한껏 술을 마셔 댔다. 그리고는 몰래 강물로 나가 몸을 던져 죽었다. 경시관은 이 소식을 듣고는 애석하게 여겼다. 사람들 가운데 그의 재주를 아깝게 여기지 않는 이가 없었다.
군자는 이렇게 논평했다.
㉠“유광억은 과거 법규를 해친 죄과 때문에 죽은 것이니, 마땅한 일이다.”
매화외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하에는 팔지 못할 물건이 없다. 몸을 팔아 남의 노예가 되는 자도 있다. 심지어 가느다란 터럭과 형체가 없는 꿈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사고판다. 그러나 아직 마음을 팔았다는 일은 없었다. 어찌 물건치고 다 팔 수 있거늘, 마음이라 하여 팔지 못하겠는가? 유광억 같은 자는 바로 그 마음을 판 자가 아니겠는가?
아! 누가, 천하에서 가장 천박한 매매를 글 읽는 자가 하리라고 생각하겠는가? 법으로 따지면 ‘주는 자나 받는 자나 같은 죄’이로다.
- 이옥, ‘유광억전’ -

‘군자’의 논평 ㉠과 ‘매화외사’의 논평 ㉡을 비교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군자는 유광억의 죽음을 합당한 결정이라 생각하였고, 매화외사는 유광억이 죽은 것을 안타깝게 여겼다.
2군자는 유광억의 죽음이 당위적인 이유를 설명하였고, 매화외사는 유광억의 죽음이 우연적인 것이었음을 설명하였다.
3군자는 유광억의 죽음을 개인적인 측면에서 평가하고 있고, 매화외사는 유광억의 죽음을 사회적인 문제로 확장시켜 평가하고 있다.
4군자는 유광억의 죽음에 대해 간단하게 논평하였고, 매화외사는 유광억의 죽음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하게 따지며 논평하였다.
정답 및 해설

가장 적절한 비교는 군자는 개인적 측면에서, 매화외사는 사회적 문제로 확장하여 평가했다는 것이다.

군자는 "과거 법규를 해친 죄과" 때문에 죽었다고 개인의 죄만 짚는다. 매화외사는 마음까지 사고파는 세태와 "주는 자나 받는 자나 같은 죄"를 들어 사회 전반의 문제로 넓힌다.

  • 매화외사가 죽음을 안타까워함: 매화외사는 유광억을 "마음을 판 자"로 비판할 뿐 죽음을 애석해하지 않는다.
  • 매화외사가 죽음을 우연으로 봄: 죽음의 우연성에 대한 언급은 없다.
  • 죽음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매화외사가 따진 것은 글을 사고파는 행위의 문제이지 죽음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아니다.
문제 2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4]
대부분의 물질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밀도가 작아진다. 구리 동전을 예로 들어 보자. 동전에 열을 가하면 구리 원자들이 더 빨리 움직이면서 널리 퍼진다. 그리하여 구리 동전은 부피가 좀 더 늘어난다. 즉 밀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계속 동전을 가열하면, 결국 동전은 녹을 것이다. 액체 상태가 된 구리 동전의 밀도는 고체 상태 때보다 더 작다.

액체 상태가 된 구리를 계속 가열하면 그 분자들은 계속 퍼져 나가려 하고, 그 결과 밀도는 점점 작아진다. 이러한 현상은 순수한 거의 모든 물질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물만은 다르다. 10℃의 물이 있다고 하자. 이 온도에서 물은 액체 상태이다. 구리의 경우와는 반대로, 이번에는 물을 냉각시켜 보자. 물을 냉각시키면 물 분자들은 움직임이 점점 느려지고 서로 간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기대한 바대로 밀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 ㉠ ) 4℃에 이르면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이하로 온도가 내려갈수록 물 분자들이 서로 멀리 떨어지기 시작한다. 0℃에서 물이 얼 때에는 물 분자들은 더욱 멀리 떨어진다. 다시 말해서, 4℃의 물은 0℃의 물보다 밀도가 더 크다. 실제로 4℃일 때의 물은 다른 어떠한 온도의 물(액체 상태)보다 밀도가 크다. 그리고 어떤 온도의 물(액체 상태)도 고체 상태의 얼음보다 밀도가 더 크다. 얼음 덩어리가 유리컵 위에 떠다니거나 빙산이 바다 위를 떠다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기이한 현상은 얼음이 될 때 물 분자들이 속이 빈 결정 구조를 이루기 때문에 일어난다. 얼음이 녹으면 이 결정 구조가 무너져 물 분자들이 서로 접근하기 때문에, 밀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속이 빈 결정 구조는 물의 온도가 4℃에 이를 때까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물의 이러한 기이한 행동 때문에 우리 주변의 세계에는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진다. 계절이 변할 때 호수나 연못에 일어나는 변화를 한번 살펴보자. 겨울이 다가오면 기온은 내려간다. 호수 표면의 물도 온도가 내려가 밀도가 높아지므로 호수 아래로 가라앉고, 그 대신 아래쪽에 있던 물들이 호수 표면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4℃이하로 온도가 더 내려가게 되면, 냉각된 물은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호수 표면에 머문다. 그리하여 호수의 물은 위에서부터 얼기 시작한다. 다른 액체 물질들은 거의 아래쪽에서부터 얼기 시작하여 위로 올라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렇게 호수나 연못의 물은 위에서부터 얼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 아래에 있는 물들은 기온이 0℃아래로 내려가더라도 계속 액체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 표면의 얼음 층이 차가운 기온을 차단하는 벽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아주 얕은 연못을 제외하고 호수나 강에 있는 대부분의 물은 얼음 층 아래에서 액체 상태로 남아 있다. 덕분에 물속에 사는 생물들은 추운 겨울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 B.E.짐머맨, ‘물의 기이한 성질’ -

위 글에서 취하고 있는 논지 전개 방식과 가장 가까운 것은?
1이론과 실제의 대립 현상과 그 문제점을 서술하고 있다.
2현상과 가설의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3어떤 원리를 보여주고 그와 관련된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4표면적 현상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내면적 의미의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은 어떤 원리를 보여 주고 그와 관련된 현상을 설명한다.

먼저 온도에 따른 밀도 변화와 4℃ 부근에서 나타나는 물의 예외적 성질을 원리로 제시하고, 이어 얼음이 물에 뜨는 현상과 호수가 위에서부터 어는 현상을 이 원리로 설명한다.

  • 이론과 실제의 대립: 이론과 실제가 맞서는 상황이나 그 문제점을 다루지 않는다.
  • 현상과 가설의 차이: 가설을 세워 현상과 비교하는 내용이 없다.
  • 표면적 현상의 내면적 의미: 현상의 숨은 의미를 분석하는 글이 아니라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는 글이다.
문제 2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4]
대부분의 물질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밀도가 작아진다. 구리 동전을 예로 들어 보자. 동전에 열을 가하면 구리 원자들이 더 빨리 움직이면서 널리 퍼진다. 그리하여 구리 동전은 부피가 좀 더 늘어난다. 즉 밀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계속 동전을 가열하면, 결국 동전은 녹을 것이다. 액체 상태가 된 구리 동전의 밀도는 고체 상태 때보다 더 작다.

액체 상태가 된 구리를 계속 가열하면 그 분자들은 계속 퍼져 나가려 하고, 그 결과 밀도는 점점 작아진다. 이러한 현상은 순수한 거의 모든 물질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물만은 다르다. 10℃의 물이 있다고 하자. 이 온도에서 물은 액체 상태이다. 구리의 경우와는 반대로, 이번에는 물을 냉각시켜 보자. 물을 냉각시키면 물 분자들은 움직임이 점점 느려지고 서로 간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기대한 바대로 밀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 ㉠ ) 4℃에 이르면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이하로 온도가 내려갈수록 물 분자들이 서로 멀리 떨어지기 시작한다. 0℃에서 물이 얼 때에는 물 분자들은 더욱 멀리 떨어진다. 다시 말해서, 4℃의 물은 0℃의 물보다 밀도가 더 크다. 실제로 4℃일 때의 물은 다른 어떠한 온도의 물(액체 상태)보다 밀도가 크다. 그리고 어떤 온도의 물(액체 상태)도 고체 상태의 얼음보다 밀도가 더 크다. 얼음 덩어리가 유리컵 위에 떠다니거나 빙산이 바다 위를 떠다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기이한 현상은 얼음이 될 때 물 분자들이 속이 빈 결정 구조를 이루기 때문에 일어난다. 얼음이 녹으면 이 결정 구조가 무너져 물 분자들이 서로 접근하기 때문에, 밀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속이 빈 결정 구조는 물의 온도가 4℃에 이를 때까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물의 이러한 기이한 행동 때문에 우리 주변의 세계에는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진다. 계절이 변할 때 호수나 연못에 일어나는 변화를 한번 살펴보자. 겨울이 다가오면 기온은 내려간다. 호수 표면의 물도 온도가 내려가 밀도가 높아지므로 호수 아래로 가라앉고, 그 대신 아래쪽에 있던 물들이 호수 표면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4℃이하로 온도가 더 내려가게 되면, 냉각된 물은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호수 표면에 머문다. 그리하여 호수의 물은 위에서부터 얼기 시작한다. 다른 액체 물질들은 거의 아래쪽에서부터 얼기 시작하여 위로 올라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렇게 호수나 연못의 물은 위에서부터 얼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 아래에 있는 물들은 기온이 0℃아래로 내려가더라도 계속 액체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 표면의 얼음 층이 차가운 기온을 차단하는 벽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아주 얕은 연못을 제외하고 호수나 강에 있는 대부분의 물은 얼음 층 아래에서 액체 상태로 남아 있다. 덕분에 물속에 사는 생물들은 추운 겨울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 B.E.짐머맨, ‘물의 기이한 성질’ -

위 글의 흐름을 고려할 때 ( ㉠ )에 들어갈 접속어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그러나
2그리고
3그러므로
4따라서
정답 및 해설

( ㉠ )에는 역접의 접속어 그러나가 들어간다.

앞 문장은 냉각하면 "기대한 바대로 밀도가 증가"한다는 내용이고, 뒤 문장은 4℃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는 내용이다. 기대와 반대되는 상황을 이으므로 역접이 자연스럽다.

  • 그리고: 앞뒤 내용을 대등하게 나열할 때 쓰므로 상반된 내용을 잇기에 맞지 않다.
  • 그러므로: 앞 내용이 뒤 내용의 원인·근거일 때 쓰는데, 밀도 증가가 이상한 일의 원인이 아니다.
  • 따라서: 역시 인과를 나타내는 접속어로, 기대와 어긋나는 내용을 잇는 자리에 맞지 않다.
문제 25
<보기>의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보 기 >
∙그는 ㉠슬픔에 젖어 말을 잇지 못했다.
∙간호사는 환자의 팔뚝에 붕대를 ㉡휘감았다.
∙그 사이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왔다.
∙그의 집은 인근에서 ㉣알부자로 소문난 집이다.
1㉠은 어근과 접미사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파생어로 품사가 형용사에서 명사로 바뀌었다.
2㉡은 접두사와 어근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파생어이다.
3㉢은 어근과 어근의 결합인 ‘관형사+명사’ 형태의 통사적 합성어이다.
4㉣은 어근과 어근의 결합인 ‘명사+명사’ 형태의 통사적 합성어이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설명은 ㉣ '알부자'를 명사+명사의 통사적 합성어로 본 것이다.

'알부자'의 '알-'은 '실속 있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므로, '알부자'는 접두사와 어근이 결합한 파생어이다.

  • ㉠ 슬픔: 형용사 '슬프다'의 어근에 접미사 '-ㅁ'이 붙어 명사가 된 파생어로, 품사가 형용사에서 명사로 바뀌었다.
  • ㉡ 휘감았다: '마구, 매우'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휘-'와 어근 '감다'가 결합한 파생어이다.
  • ㉢ 새해: 관형사 '새'와 명사 '해'가 우리말 어순대로 결합한 통사적 합성어이다.
법원직 9급 국어 기출문제모두CBT · moducbt.com
18년 1회차
총 25문항 · 객관식 · 정답·해설 포함
문제 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앞부분의 줄거리] 오 일병과 ‘나’는 기동 훈련에 대비하여 참호를 파다가 철사에 감긴 사람의 유골을 발견하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인근 마을에 사는 한 노인을 모셔 온다. 그와 함께 유골을 수습하여 간단하게 장례를 지낸 뒤 노인을 배웅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는 공산주의 활동을 하다가 전쟁 중에 종적을 감춘 아버지와 관련된 과거를 떠올린다.
첫 휴가를 받아 집에 도착한 다음 날이었다. 밤새 완행열차를 타고 내려와 집에 닿자마자 쓰러지듯 잠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눈을 비비며 일어났던 나는 ㉠그득한 밥상을 보고 놀랐다. 아이들처럼 연신 수줍은 웃음을 흘리며 어머니는 나를 쳐다보았다.
참, 이상도 하지. 네가 온다는 말에만 정신이 팔려 깜박 잊고 있었는데, 글쎄 오늘이 그 양반 생일이로구나.
누구 말예요?
느그 아버지 말이다.
얼결에 그렇게 말해 놓고, 그제서야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황황히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도대체 지금 정신이 있으세요, 어머니. 그 얘긴 다시 꺼내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아버진 진즉 죽은 사람이에요. 아니, 설사 살아있더라도 우리한테는 그게 백번 나아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냐. 얘야. 아직 살아 계실지 누가 안다고 그래.
죽었어요. 그런 줄만 아시라니까요!
그래도……살아 있기만 하믄야 언제고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디…….
나는 기어코 폭발하고야 말았다.
어떻게요? 이제 와서 대체 어떻게, 어떤 꼬락서니를 하고 서로 만난다는 말입니까, 네?
입에 씹히는 대로 나는 내뱉고 있었다. 숟가락을 쥔 손이 벌벌 떨릴 지경이었다.
아, 아니다. 내가 잘못했다. 빌어묵을 놈의 이, 이……주둥아리가 방정이지 뭐이다냐.
어머니는 훌쩍 등을 돌리고 앉았다. 그리고 주섬주섬 저고리섶을 끌어 올리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외아들 앞에선 좀체 눈물을 비치지 않던 그녀였다. 아무리 앓아누웠을 때라도 입을 앙다물고 애써 태연해 보이던 그녀가 쭐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아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그토록 오랫동안 누군가를 기다려왔음을. 내 유년 시절의 퇴락한 고가의 마루 밑 그 깜깜한 어둠 속에서 음습하고 불길한 냄새와 함께 나를 쏘아보고 있던 한 사내의 눈빛을, 그리고 청년이 된 지금까지도 가슴을 새까맣게 그을려 놓으며 깊숙한 상흔으로만 찍혀 있을 뿐인 그 증오스런 사내의 이름을, 어머니는 스물다섯 해가 넘도록 혼자서 몰래 불씨처럼 가슴속에 키워 오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한테 그 사내는 다른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곱고 자상한 눈매로서만, 나직한 음성으로서만 늘 곁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울고 있는 건 그 미련스럽도록 끈질긴 기다림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아니, 사실상 어머니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터였다. 그녀의 기다림이 얼마나 까마득하게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자꾸만 자꾸만 밀려 나가고 있는 것인가를 말이다. 스물다섯 해의 세월이, ⓐ스스로 묶어 놓은 그 완고한 기만이 목에 잠기어, 흐느낌도 없이 지금 어머니는 울고 있는 것이었다. 밥상을 받아 놓은 채 나는 고개를 처박고 앉아 있었다. 눈앞에는 우리 가족의 그 오랜 어둠과 같은 미역 가닥이 국그릇 속에서 멀겋게 식어 가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 노인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새 수북이 쌓인 눈을 밟으며 나는 오던 길을 천천히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깨에 멘 소총이 수통과 부딪치며 쩔렁쩔렁 소리를 냈다. 나는 어깨로부터 전해 오는 그 ㉡섬뜩한 쇠붙이의 촉감과 확실한 중량을 새삼스레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누구인가를 겨누고 열려 있는 총구의 속성을, 그 냉혹함을, 또한 그 조그맣고 둥근 구멍 속에서 완강하게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소름 끼치는 그 어둠의 깊이를 생각했다.
까우욱. 까우욱.
어느 틈에 날아왔는지 길 옆 밭고랑마다 수많은 까마귀들이 구물거리고 있었다. 온 세상 가득히 내려 쌓이는 풍성한 눈발 속에 저희들끼리만 모여서 새까맣게 구물거리며 놈들은 그 음산함과 불길함을 역병처럼 퍼뜨리고 있는 것이었다. 얼핏, 쏟아지는 그 눈발 속에서 나는 얼어붙은 땅 밑에 새우등으로 웅크리고 누운 누군가의 몸 뒤척이는 소리를 들었다. 아버지였다. 손발이 묶인 아버지가 이따금 돌아누우며 낮은 신음을 토해 내고 있었다. 나는 황량한 들판 가운데에 서서 그 ㉢몸집이 크고 불길한 새들의 펄렁거리는 날갯짓과 구물거리는 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보았다.
머리 위로 눈은 하염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함박눈이었다. ㉣굵고 탐스러운 눈송이들은 세상을 가득 채워 버리려는 듯이 밭고랑을 지우고, 밭둑을 지우고, 그 위에 선 내 발목을 지우고, 구물거리는 검은 새 떼를 지우고, 이윽고는 들판과 또 마주 바라뵈는 거대한 산의 몸뚱이마저도 하얗게 하얗게 지워 가고 있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새벽마다 샘물을 길어 와 소반 위에 떠서 올려놓곤 하던 바로 그 사기대접의 눈부시도록 하얀 빛깔이었다.
- 임철우, ‘아버지의 땅’ -

㉠∼㉣을 등장인물의 심리와 연결하여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 아버지에 대한 어머니의 변함없는 기다림을 보여 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2㉡ : ‘나’가 느끼는 전쟁의 냉혹함과 압박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3㉢ : ‘나’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나야 할 전쟁의 희생자들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4㉣ : 아버지에 대한 증오의 감정에서 벗어나고 있는 ‘나’의 심정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것은 ㉢을 앞으로 만나야 할 전쟁의 희생자로 읽은 해석이다.

까마귀 떼는 "음산함과 불길함을 역병처럼 퍼뜨리고" 있으며, 그 순간 '나'는 "손발이 묶인 아버지"의 신음을 듣는다. 즉 ㉢은 미래의 희생자가 아니라 이념의 폭력이 남긴 불길한 상처와 아버지의 고통을 환기한다.

  • ㉠ 그득한 밥상: "오늘이 그 양반 생일"이라는 말처럼 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상이다.
  • ㉡ 쇠붙이의 촉감과 중량: "총구의 속성", "그 냉혹함"을 떠올리게 하므로 전쟁의 냉혹함과 압박감을 나타낸다.
  • ㉣ 굵고 탐스러운 눈송이: 검은 새 떼까지 "하얗게 지워" 가며 어머니의 사기대접 빛깔과 겹치므로 증오에서 벗어나는 '나'의 심정을 암시한다.
문제 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앞부분의 줄거리] 오 일병과 ‘나’는 기동 훈련에 대비하여 참호를 파다가 철사에 감긴 사람의 유골을 발견하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인근 마을에 사는 한 노인을 모셔 온다. 그와 함께 유골을 수습하여 간단하게 장례를 지낸 뒤 노인을 배웅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는 공산주의 활동을 하다가 전쟁 중에 종적을 감춘 아버지와 관련된 과거를 떠올린다.
첫 휴가를 받아 집에 도착한 다음 날이었다. 밤새 완행열차를 타고 내려와 집에 닿자마자 쓰러지듯 잠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눈을 비비며 일어났던 나는 ㉠그득한 밥상을 보고 놀랐다. 아이들처럼 연신 수줍은 웃음을 흘리며 어머니는 나를 쳐다보았다.
참, 이상도 하지. 네가 온다는 말에만 정신이 팔려 깜박 잊고 있었는데, 글쎄 오늘이 그 양반 생일이로구나.
누구 말예요?
느그 아버지 말이다.
얼결에 그렇게 말해 놓고, 그제서야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황황히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도대체 지금 정신이 있으세요, 어머니. 그 얘긴 다시 꺼내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아버진 진즉 죽은 사람이에요. 아니, 설사 살아있더라도 우리한테는 그게 백번 나아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냐. 얘야. 아직 살아 계실지 누가 안다고 그래.
죽었어요. 그런 줄만 아시라니까요!
그래도……살아 있기만 하믄야 언제고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디…….
나는 기어코 폭발하고야 말았다.
어떻게요? 이제 와서 대체 어떻게, 어떤 꼬락서니를 하고 서로 만난다는 말입니까, 네?
입에 씹히는 대로 나는 내뱉고 있었다. 숟가락을 쥔 손이 벌벌 떨릴 지경이었다.
아, 아니다. 내가 잘못했다. 빌어묵을 놈의 이, 이……주둥아리가 방정이지 뭐이다냐.
어머니는 훌쩍 등을 돌리고 앉았다. 그리고 주섬주섬 저고리섶을 끌어 올리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외아들 앞에선 좀체 눈물을 비치지 않던 그녀였다. 아무리 앓아누웠을 때라도 입을 앙다물고 애써 태연해 보이던 그녀가 쭐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아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그토록 오랫동안 누군가를 기다려왔음을. 내 유년 시절의 퇴락한 고가의 마루 밑 그 깜깜한 어둠 속에서 음습하고 불길한 냄새와 함께 나를 쏘아보고 있던 한 사내의 눈빛을, 그리고 청년이 된 지금까지도 가슴을 새까맣게 그을려 놓으며 깊숙한 상흔으로만 찍혀 있을 뿐인 그 증오스런 사내의 이름을, 어머니는 스물다섯 해가 넘도록 혼자서 몰래 불씨처럼 가슴속에 키워 오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한테 그 사내는 다른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곱고 자상한 눈매로서만, 나직한 음성으로서만 늘 곁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울고 있는 건 그 미련스럽도록 끈질긴 기다림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아니, 사실상 어머니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터였다. 그녀의 기다림이 얼마나 까마득하게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자꾸만 자꾸만 밀려 나가고 있는 것인가를 말이다. 스물다섯 해의 세월이, ⓐ스스로 묶어 놓은 그 완고한 기만이 목에 잠기어, 흐느낌도 없이 지금 어머니는 울고 있는 것이었다. 밥상을 받아 놓은 채 나는 고개를 처박고 앉아 있었다. 눈앞에는 우리 가족의 그 오랜 어둠과 같은 미역 가닥이 국그릇 속에서 멀겋게 식어 가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 노인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새 수북이 쌓인 눈을 밟으며 나는 오던 길을 천천히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깨에 멘 소총이 수통과 부딪치며 쩔렁쩔렁 소리를 냈다. 나는 어깨로부터 전해 오는 그 ㉡섬뜩한 쇠붙이의 촉감과 확실한 중량을 새삼스레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누구인가를 겨누고 열려 있는 총구의 속성을, 그 냉혹함을, 또한 그 조그맣고 둥근 구멍 속에서 완강하게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소름 끼치는 그 어둠의 깊이를 생각했다.
까우욱. 까우욱.
어느 틈에 날아왔는지 길 옆 밭고랑마다 수많은 까마귀들이 구물거리고 있었다. 온 세상 가득히 내려 쌓이는 풍성한 눈발 속에 저희들끼리만 모여서 새까맣게 구물거리며 놈들은 그 음산함과 불길함을 역병처럼 퍼뜨리고 있는 것이었다. 얼핏, 쏟아지는 그 눈발 속에서 나는 얼어붙은 땅 밑에 새우등으로 웅크리고 누운 누군가의 몸 뒤척이는 소리를 들었다. 아버지였다. 손발이 묶인 아버지가 이따금 돌아누우며 낮은 신음을 토해 내고 있었다. 나는 황량한 들판 가운데에 서서 그 ㉢몸집이 크고 불길한 새들의 펄렁거리는 날갯짓과 구물거리는 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보았다.
머리 위로 눈은 하염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함박눈이었다. ㉣굵고 탐스러운 눈송이들은 세상을 가득 채워 버리려는 듯이 밭고랑을 지우고, 밭둑을 지우고, 그 위에 선 내 발목을 지우고, 구물거리는 검은 새 떼를 지우고, 이윽고는 들판과 또 마주 바라뵈는 거대한 산의 몸뚱이마저도 하얗게 하얗게 지워 가고 있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새벽마다 샘물을 길어 와 소반 위에 떠서 올려놓곤 하던 바로 그 사기대접의 눈부시도록 하얀 빛깔이었다.
- 임철우, ‘아버지의 땅’ -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인물 간의 대화를 통해 갈등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2작품 속 서술자가 자신의 경험을 직접 전달하고 있다.
3잦은 장면 전환을 통해서 사건의 긴박함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4현재와 과거 회상을 교차시키면서 인물의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은 잦은 장면 전환으로 긴박함을 전달하는 작품이 아니다.

장면은 휴가 때의 회상과 노인을 배웅한 뒤의 현재, 두 국면이 교차할 뿐이고, 사건의 속도보다 인물의 내면 심리를 느리게 그려 낸다.

  • 대화로 드러나는 갈등: "아버진 진즉 죽은 사람이에요"와 "아직 살아 계실지 누가 안다고"가 맞서며 모자의 갈등이 드러난다.
  • 서술자의 직접 전달: 작품 속 '나'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1인칭으로 직접 서술한다.
  • 현재와 과거의 교차: 노인을 배웅하는 현재와 첫 휴가 때의 과거 회상이 교차하며 '나'의 심리가 드러난다.
문제 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앞부분의 줄거리] 오 일병과 ‘나’는 기동 훈련에 대비하여 참호를 파다가 철사에 감긴 사람의 유골을 발견하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인근 마을에 사는 한 노인을 모셔 온다. 그와 함께 유골을 수습하여 간단하게 장례를 지낸 뒤 노인을 배웅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는 공산주의 활동을 하다가 전쟁 중에 종적을 감춘 아버지와 관련된 과거를 떠올린다.
첫 휴가를 받아 집에 도착한 다음 날이었다. 밤새 완행열차를 타고 내려와 집에 닿자마자 쓰러지듯 잠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눈을 비비며 일어났던 나는 ㉠그득한 밥상을 보고 놀랐다. 아이들처럼 연신 수줍은 웃음을 흘리며 어머니는 나를 쳐다보았다.
참, 이상도 하지. 네가 온다는 말에만 정신이 팔려 깜박 잊고 있었는데, 글쎄 오늘이 그 양반 생일이로구나.
누구 말예요?
느그 아버지 말이다.
얼결에 그렇게 말해 놓고, 그제서야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황황히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도대체 지금 정신이 있으세요, 어머니. 그 얘긴 다시 꺼내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아버진 진즉 죽은 사람이에요. 아니, 설사 살아있더라도 우리한테는 그게 백번 나아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냐. 얘야. 아직 살아 계실지 누가 안다고 그래.
죽었어요. 그런 줄만 아시라니까요!
그래도……살아 있기만 하믄야 언제고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디…….
나는 기어코 폭발하고야 말았다.
어떻게요? 이제 와서 대체 어떻게, 어떤 꼬락서니를 하고 서로 만난다는 말입니까, 네?
입에 씹히는 대로 나는 내뱉고 있었다. 숟가락을 쥔 손이 벌벌 떨릴 지경이었다.
아, 아니다. 내가 잘못했다. 빌어묵을 놈의 이, 이……주둥아리가 방정이지 뭐이다냐.
어머니는 훌쩍 등을 돌리고 앉았다. 그리고 주섬주섬 저고리섶을 끌어 올리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외아들 앞에선 좀체 눈물을 비치지 않던 그녀였다. 아무리 앓아누웠을 때라도 입을 앙다물고 애써 태연해 보이던 그녀가 쭐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아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그토록 오랫동안 누군가를 기다려왔음을. 내 유년 시절의 퇴락한 고가의 마루 밑 그 깜깜한 어둠 속에서 음습하고 불길한 냄새와 함께 나를 쏘아보고 있던 한 사내의 눈빛을, 그리고 청년이 된 지금까지도 가슴을 새까맣게 그을려 놓으며 깊숙한 상흔으로만 찍혀 있을 뿐인 그 증오스런 사내의 이름을, 어머니는 스물다섯 해가 넘도록 혼자서 몰래 불씨처럼 가슴속에 키워 오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한테 그 사내는 다른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곱고 자상한 눈매로서만, 나직한 음성으로서만 늘 곁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울고 있는 건 그 미련스럽도록 끈질긴 기다림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아니, 사실상 어머니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터였다. 그녀의 기다림이 얼마나 까마득하게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자꾸만 자꾸만 밀려 나가고 있는 것인가를 말이다. 스물다섯 해의 세월이, ⓐ스스로 묶어 놓은 그 완고한 기만이 목에 잠기어, 흐느낌도 없이 지금 어머니는 울고 있는 것이었다. 밥상을 받아 놓은 채 나는 고개를 처박고 앉아 있었다. 눈앞에는 우리 가족의 그 오랜 어둠과 같은 미역 가닥이 국그릇 속에서 멀겋게 식어 가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 노인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새 수북이 쌓인 눈을 밟으며 나는 오던 길을 천천히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깨에 멘 소총이 수통과 부딪치며 쩔렁쩔렁 소리를 냈다. 나는 어깨로부터 전해 오는 그 ㉡섬뜩한 쇠붙이의 촉감과 확실한 중량을 새삼스레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누구인가를 겨누고 열려 있는 총구의 속성을, 그 냉혹함을, 또한 그 조그맣고 둥근 구멍 속에서 완강하게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소름 끼치는 그 어둠의 깊이를 생각했다.
까우욱. 까우욱.
어느 틈에 날아왔는지 길 옆 밭고랑마다 수많은 까마귀들이 구물거리고 있었다. 온 세상 가득히 내려 쌓이는 풍성한 눈발 속에 저희들끼리만 모여서 새까맣게 구물거리며 놈들은 그 음산함과 불길함을 역병처럼 퍼뜨리고 있는 것이었다. 얼핏, 쏟아지는 그 눈발 속에서 나는 얼어붙은 땅 밑에 새우등으로 웅크리고 누운 누군가의 몸 뒤척이는 소리를 들었다. 아버지였다. 손발이 묶인 아버지가 이따금 돌아누우며 낮은 신음을 토해 내고 있었다. 나는 황량한 들판 가운데에 서서 그 ㉢몸집이 크고 불길한 새들의 펄렁거리는 날갯짓과 구물거리는 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보았다.
머리 위로 눈은 하염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함박눈이었다. ㉣굵고 탐스러운 눈송이들은 세상을 가득 채워 버리려는 듯이 밭고랑을 지우고, 밭둑을 지우고, 그 위에 선 내 발목을 지우고, 구물거리는 검은 새 떼를 지우고, 이윽고는 들판과 또 마주 바라뵈는 거대한 산의 몸뚱이마저도 하얗게 하얗게 지워 가고 있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새벽마다 샘물을 길어 와 소반 위에 떠서 올려놓곤 하던 바로 그 사기대접의 눈부시도록 하얀 빛깔이었다.
- 임철우, ‘아버지의 땅’ -

<보기>를 바탕으로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보기 >
작가는 1981년 단편 <개도둑>으로 등단하였다. 그의 작품은 분단 문제와 이념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특히 광주 민주화 운동과 분단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많이 발표하였다. 그의 소설적 관심은 이데올로기의 갈등과 그로 인한 상흔, 그리고 그것들에 의해 동요되는 개인의 모습에 있다. 이 작품에서도 전후 세대가 유산처럼 안게 된 이데올로기의 상흔과 그것을 치유해 나가는 과정이 잘 형상화되어 있다.
1‘나’가 하얀 사기대접을 떠올리면서 어머니의 심정을 이해하고 수용하게 된 것은 이데올로기의 상흔을 치유해 나가는 과정과 연관되어 있다.
2‘나’가 아버지에 대해 어머니와는 다른 태도를 보이며 대립하는 모습에서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초래한 개인의 동요를 발견할 수 있다.
3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시대적 아픔은 이데올로기의 갈등을 극복하려다 좌절을 경험하는 ‘나’의 무기력한 모습에 반영되어 있다.
4‘아버지의 땅’이란 제목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이 이데올로기로 인한 아버지 세대의 상흔이 깃들어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감상은 갈등 극복에 좌절한 '나'의 무기력한 모습에 시대적 아픔이 반영되었다는 해석이다.

<보기>는 이 작품이 이데올로기의 상흔을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형상화했다고 하며, 결말의 '나'도 눈이 모든 것을 지우는 장면에서 어머니의 사기대접 빛깔을 떠올린다. 좌절과 무기력은 작품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

  • 하얀 사기대접의 연상: 어머니의 기다림을 이해·수용하는 것으로, 상흔을 치유하는 과정과 연결된다.
  • 어머니와 다른 태도로 대립하는 '나': 이데올로기 갈등이 초래한 개인의 동요를 보여 준다.
  • 제목의 의미: 아버지 세대의 이념적 상흔이 깃든 이 땅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문제 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4]
[앞부분의 줄거리] 오 일병과 ‘나’는 기동 훈련에 대비하여 참호를 파다가 철사에 감긴 사람의 유골을 발견하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인근 마을에 사는 한 노인을 모셔 온다. 그와 함께 유골을 수습하여 간단하게 장례를 지낸 뒤 노인을 배웅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는 공산주의 활동을 하다가 전쟁 중에 종적을 감춘 아버지와 관련된 과거를 떠올린다.
첫 휴가를 받아 집에 도착한 다음 날이었다. 밤새 완행열차를 타고 내려와 집에 닿자마자 쓰러지듯 잠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눈을 비비며 일어났던 나는 ㉠그득한 밥상을 보고 놀랐다. 아이들처럼 연신 수줍은 웃음을 흘리며 어머니는 나를 쳐다보았다.
참, 이상도 하지. 네가 온다는 말에만 정신이 팔려 깜박 잊고 있었는데, 글쎄 오늘이 그 양반 생일이로구나.
누구 말예요?
느그 아버지 말이다.
얼결에 그렇게 말해 놓고, 그제서야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황황히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도대체 지금 정신이 있으세요, 어머니. 그 얘긴 다시 꺼내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아버진 진즉 죽은 사람이에요. 아니, 설사 살아있더라도 우리한테는 그게 백번 나아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냐. 얘야. 아직 살아 계실지 누가 안다고 그래.
죽었어요. 그런 줄만 아시라니까요!
그래도……살아 있기만 하믄야 언제고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디…….
나는 기어코 폭발하고야 말았다.
어떻게요? 이제 와서 대체 어떻게, 어떤 꼬락서니를 하고 서로 만난다는 말입니까, 네?
입에 씹히는 대로 나는 내뱉고 있었다. 숟가락을 쥔 손이 벌벌 떨릴 지경이었다.
아, 아니다. 내가 잘못했다. 빌어묵을 놈의 이, 이……주둥아리가 방정이지 뭐이다냐.
어머니는 훌쩍 등을 돌리고 앉았다. 그리고 주섬주섬 저고리섶을 끌어 올리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외아들 앞에선 좀체 눈물을 비치지 않던 그녀였다. 아무리 앓아누웠을 때라도 입을 앙다물고 애써 태연해 보이던 그녀가 쭐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아아,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그토록 오랫동안 누군가를 기다려왔음을. 내 유년 시절의 퇴락한 고가의 마루 밑 그 깜깜한 어둠 속에서 음습하고 불길한 냄새와 함께 나를 쏘아보고 있던 한 사내의 눈빛을, 그리고 청년이 된 지금까지도 가슴을 새까맣게 그을려 놓으며 깊숙한 상흔으로만 찍혀 있을 뿐인 그 증오스런 사내의 이름을, 어머니는 스물다섯 해가 넘도록 혼자서 몰래 불씨처럼 가슴속에 키워 오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한테 그 사내는 다른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곱고 자상한 눈매로서만, 나직한 음성으로서만 늘 곁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울고 있는 건 그 미련스럽도록 끈질긴 기다림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아니, 사실상 어머니는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터였다. 그녀의 기다림이 얼마나 까마득하게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자꾸만 자꾸만 밀려 나가고 있는 것인가를 말이다. 스물다섯 해의 세월이, ⓐ스스로 묶어 놓은 그 완고한 기만이 목에 잠기어, 흐느낌도 없이 지금 어머니는 울고 있는 것이었다. 밥상을 받아 놓은 채 나는 고개를 처박고 앉아 있었다. 눈앞에는 우리 가족의 그 오랜 어둠과 같은 미역 가닥이 국그릇 속에서 멀겋게 식어 가고 있을 뿐이었다.
이제 노인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새 수북이 쌓인 눈을 밟으며 나는 오던 길을 천천히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어깨에 멘 소총이 수통과 부딪치며 쩔렁쩔렁 소리를 냈다. 나는 어깨로부터 전해 오는 그 ㉡섬뜩한 쇠붙이의 촉감과 확실한 중량을 새삼스레 확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누구인가를 겨누고 열려 있는 총구의 속성을, 그 냉혹함을, 또한 그 조그맣고 둥근 구멍 속에서 완강하게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소름 끼치는 그 어둠의 깊이를 생각했다.
까우욱. 까우욱.
어느 틈에 날아왔는지 길 옆 밭고랑마다 수많은 까마귀들이 구물거리고 있었다. 온 세상 가득히 내려 쌓이는 풍성한 눈발 속에 저희들끼리만 모여서 새까맣게 구물거리며 놈들은 그 음산함과 불길함을 역병처럼 퍼뜨리고 있는 것이었다. 얼핏, 쏟아지는 그 눈발 속에서 나는 얼어붙은 땅 밑에 새우등으로 웅크리고 누운 누군가의 몸 뒤척이는 소리를 들었다. 아버지였다. 손발이 묶인 아버지가 이따금 돌아누우며 낮은 신음을 토해 내고 있었다. 나는 황량한 들판 가운데에 서서 그 ㉢몸집이 크고 불길한 새들의 펄렁거리는 날갯짓과 구물거리는 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보았다.
머리 위로 눈은 하염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함박눈이었다. ㉣굵고 탐스러운 눈송이들은 세상을 가득 채워 버리려는 듯이 밭고랑을 지우고, 밭둑을 지우고, 그 위에 선 내 발목을 지우고, 구물거리는 검은 새 떼를 지우고, 이윽고는 들판과 또 마주 바라뵈는 거대한 산의 몸뚱이마저도 하얗게 하얗게 지워 가고 있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새벽마다 샘물을 길어 와 소반 위에 떠서 올려놓곤 하던 바로 그 사기대접의 눈부시도록 하얀 빛깔이었다.
- 임철우, ‘아버지의 땅’ -

‘나’의 입장에서 ⓐ의 의미를 가장 잘 이해한 것은?
1아버지가 돌아올 수 없는 현실과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어머니의 심정 사이의 괴리
2아버지가 돌아올 수 없는 절망적 현실을 어쩔 수 없이 수용하는 어머니의 체념
3아버지의 부재라는 현실을 바꾸고 싶어 했지만 한계를 느껴 포기한 어머니의 아픔
4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절망감을 아들에 대한 희망으로 바꾼 어머니의 눈물겨운 노력
정답 및 해설

ⓐ는 아버지가 돌아올 수 없는 현실과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어머니의 마음 사이의 괴리를 뜻한다.

지문은 어머니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고 하면서도 기다림을 "스스로 묶어 놓은" 것으로 표현한다. 알면서도 믿지 않으려는 것이 곧 자기 기만이다.

  • 현실을 체념하고 수용함: 어머니는 여전히 "살아 있기만 하믄야"라며 기다리므로 체념이 아니다.
  • 현실을 바꾸려다 포기한 아픔: 포기했다는 근거가 없고, 기다림은 스물다섯 해 동안 이어지고 있다.
  • 절망을 아들에 대한 희망으로 바꾼 노력: ⓐ는 아버지에 대한 기다림을 가리키며 아들에 대한 희망과 무관하다.
문제 5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7]
벤담과 같은 고전적인 공리주의에서는 사람들의 행복은 계측과 합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복에 공통의 기준이 성립되어 있다고 여긴다. 벤담의 효용이라는 개념은 공통의 통화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근거로 한 것이 비용편익분석이다. 어떤 정책이나 행동이 얼마만큼의 행복을 가져오고 동시에 얼마만큼의 비용이 드는가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서 그 차액으로 정책이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
비용편익분석의 사례로 체코에서 일어난 필립 모리스 담

배 문제를 소개할 수 있다. 담배 때문에 사람이 죽게 되는경우, 살아 있는 동안 국가의 의료비 부담은 늘어나지만, 흡연자는 빨리 사망하기 때문에 연금, 고령자를 위한 주택등의 예산이 절약되어 국가 재정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 국민들이 담배를 피울 때 국가의 비용보다 편익이 크므로 국가는 담배를 금하지 말고 계속 피우게 하는 편이 좋다는 이 결과에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비인도적인 발상이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필립 모리스는 사죄하게 되었다.
포드사는 소형자동차 핀토의 결함을 수리할 것인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 비용편익분석을 하였다. 차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로 죽는 인간의 생명이나 부상자들의 부상을 그들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으로 환산해서 이것을 ( ㉠ ) 속에 넣고 결함을 개량하는 데 드는 비용이 편익보다 많기 때문에 인명이 희생되더라도 결함을 개량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결정했다. 그 외에도 환경보호국의 분석에서 고령자의 생명을 화폐로 환산하면서 할인했다는 예, 자동차의 제한용 편익분석에서 인명을 화폐로 환산해서 인명을 잃은비용보다 방지 대책에 드는 비용이 크다는 이유로 행위나 정책이 정당화되었다는 예도 있다.
결국 비용편익분석과 같은 결과주의의 생각, 즉 인명 희생의 방치나 정당화와 같이 도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답을 이끌어낸 사례들을 지적하면서 ‘( ㉡ )’와 같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에 들어갈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수리의 편익
2수리의 비용
3사고의 편익
4사고의 비용
정답 및 해설

㉠에는 수리의 편익이 들어간다.

결함을 고치면 사고로 인한 사망·부상 배상금을 물지 않아도 되므로, 그 배상 금액은 수리했을 때 얻는 이익이다. 이어지는 "개량하는 데 드는 비용이 편익보다 많기 때문에"라는 문장도 배상액을 편익 쪽에 넣었음을 보여 준다.

  • 수리의 비용: 결함을 개량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배상액과 별도로 비교 대상이 된 항목이다.
  • 사고의 편익: 사고로 얻는 이익이란 성립하지 않으며, 분석 대상은 결함을 수리할지 여부이다.
  • 사고의 비용: 배상액은 사고 쪽에서 보면 비용이지만, 글은 수리 여부를 판단하며 이를 수리의 "편익"과 맞세웠으므로 문맥에 맞지 않다.
문제 6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7]
벤담과 같은 고전적인 공리주의에서는 사람들의 행복은 계측과 합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복에 공통의 기준이 성립되어 있다고 여긴다. 벤담의 효용이라는 개념은 공통의 통화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근거로 한 것이 비용편익분석이다. 어떤 정책이나 행동이 얼마만큼의 행복을 가져오고 동시에 얼마만큼의 비용이 드는가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서 그 차액으로 정책이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
비용편익분석의 사례로 체코에서 일어난 필립 모리스 담

배 문제를 소개할 수 있다. 담배 때문에 사람이 죽게 되는경우, 살아 있는 동안 국가의 의료비 부담은 늘어나지만, 흡연자는 빨리 사망하기 때문에 연금, 고령자를 위한 주택등의 예산이 절약되어 국가 재정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 국민들이 담배를 피울 때 국가의 비용보다 편익이 크므로 국가는 담배를 금하지 말고 계속 피우게 하는 편이 좋다는 이 결과에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비인도적인 발상이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필립 모리스는 사죄하게 되었다.
포드사는 소형자동차 핀토의 결함을 수리할 것인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 비용편익분석을 하였다. 차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로 죽는 인간의 생명이나 부상자들의 부상을 그들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으로 환산해서 이것을 ( ㉠ ) 속에 넣고 결함을 개량하는 데 드는 비용이 편익보다 많기 때문에 인명이 희생되더라도 결함을 개량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결정했다. 그 외에도 환경보호국의 분석에서 고령자의 생명을 화폐로 환산하면서 할인했다는 예, 자동차의 제한용 편익분석에서 인명을 화폐로 환산해서 인명을 잃은비용보다 방지 대책에 드는 비용이 크다는 이유로 행위나 정책이 정당화되었다는 예도 있다.
결국 비용편익분석과 같은 결과주의의 생각, 즉 인명 희생의 방치나 정당화와 같이 도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답을 이끌어낸 사례들을 지적하면서 ‘( ㉡ )’와 같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에 들어갈 질문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인간의 행복을 단일한 척도로 측정해도 좋은가?
2더 큰 이익을 위해 개인은 희생되어도 괜찮은가?
3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는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4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를 화폐로 환산해도 되는가?
정답 및 해설

㉡에 적절하지 않은 질문은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는 주체를 묻는 것이다.

㉡은 인명 희생을 정당화한 결과주의적 분석의 도덕적 문제를 제기하는 자리이다. 분석 주체가 누구냐는 지문의 사례들이 드러낸 문제와 관련이 없다.

  • 행복을 단일한 척도로 측정해도 되는가: 행복을 "공통의 통화"로 계측하는 공리주의 전제를 겨냥한다.
  • 더 큰 이익을 위해 개인이 희생되어도 되는가: 국가 재정이나 기업 이익을 위해 인명 희생을 감수한 사례와 연결된다.
  • 생명을 화폐로 환산해도 되는가: "인명을 화폐로 환산"한 사례들이 직접 제기하는 문제이다.
문제 7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5∼문7]
벤담과 같은 고전적인 공리주의에서는 사람들의 행복은 계측과 합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복에 공통의 기준이 성립되어 있다고 여긴다. 벤담의 효용이라는 개념은 공통의 통화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근거로 한 것이 비용편익분석이다. 어떤 정책이나 행동이 얼마만큼의 행복을 가져오고 동시에 얼마만큼의 비용이 드는가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서 그 차액으로 정책이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
비용편익분석의 사례로 체코에서 일어난 필립 모리스 담

배 문제를 소개할 수 있다. 담배 때문에 사람이 죽게 되는경우, 살아 있는 동안 국가의 의료비 부담은 늘어나지만, 흡연자는 빨리 사망하기 때문에 연금, 고령자를 위한 주택등의 예산이 절약되어 국가 재정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 국민들이 담배를 피울 때 국가의 비용보다 편익이 크므로 국가는 담배를 금하지 말고 계속 피우게 하는 편이 좋다는 이 결과에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비인도적인 발상이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필립 모리스는 사죄하게 되었다.
포드사는 소형자동차 핀토의 결함을 수리할 것인가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 비용편익분석을 하였다. 차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로 죽는 인간의 생명이나 부상자들의 부상을 그들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으로 환산해서 이것을 ( ㉠ ) 속에 넣고 결함을 개량하는 데 드는 비용이 편익보다 많기 때문에 인명이 희생되더라도 결함을 개량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결정했다. 그 외에도 환경보호국의 분석에서 고령자의 생명을 화폐로 환산하면서 할인했다는 예, 자동차의 제한용 편익분석에서 인명을 화폐로 환산해서 인명을 잃은비용보다 방지 대책에 드는 비용이 크다는 이유로 행위나 정책이 정당화되었다는 예도 있다.
결국 비용편익분석과 같은 결과주의의 생각, 즉 인명 희생의 방치나 정당화와 같이 도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답을 이끌어낸 사례들을 지적하면서 ‘( ㉡ )’와 같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윗글의 서술 방식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여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2비교와 대조를 통해 대상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3철학적 사상을 근거로 삼아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4문제 상황과 대안을 제시하고 타당성을 검증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여 논지를 전개한다.

필립 모리스 담배 문제, 포드사 핀토, 환경보호국 분석 등 여러 사례를 나열한 뒤 비용편익분석이 도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답을 낳는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 비교와 대조: 두 대상을 견주어 특징을 드러내는 구성이 아니다.
  • 철학적 사상을 근거로 설득: 벤담의 공리주의는 비판 대상인 분석의 배경으로 소개될 뿐 논거로 쓰이지 않는다.
  • 문제와 대안 제시 후 타당성 검증: 문제 제기에서 끝나며 대안을 제시하거나 검증하지 않는다.
문제 8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8∼문10]
허생은 묵적골에 살았다. 곧장 남산(南山) 밑에 닿으면, 우물 위에 오래된 은행나무가 서 있고, 은행나무를 향하여 사립문이 열렸는데, 두어 칸 초가는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허생은 글 읽기만 좋아하고, 그의 처가 ⓐ남의 바느질품을 팔아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의 처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과거(科擧)를 보지 않으니, 글을 읽어 무엇합니까?”
허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독서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장인바치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장인바치 일은 본래 배우지 않은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장사는 못 하시나요?”
“장사는 밑천이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처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글을 읽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장인바치 일도 못 한다, 장사도 못 한다면, 도둑질이라도 못 하시나요?”
허생은 읽던 책을 덮어 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글 읽기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하고 휙 문밖으로 나가 버렸다.
<중략>
이때, 변산(邊山)에 수천의 군도(群盜)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각 지방에서 군사를 징발하여 수색을 벌였으나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군도들도 감히 나가 활동을 못 해서 배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허생이 군도의 산채를 찾아가서 우두머리를 달래었다.
“천 명이 천 냥을 빼앗아 와서 나누면 하나 앞에 얼마씩 돌아가지요?”
“일 인당 한 냥이지요.”
“모두 아내가 있소?”
“없소.” / “논밭은 있소?”
군도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땅이 있고 처자식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도둑이 된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아내를 얻고, 집을 짓고, 소를 사서 논밭을 갈고 지내려 하지 않는가? 그럼 도둑놈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집에는 부부의 낙(樂)이 있을 것이요, 돌아다녀도 잡힐까 걱정을 않고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돈이 없어 못 할 뿐이지요.”
허생은 웃으며 말했다.
“도둑질을 하면서 어찌 돈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수 있소. 내일 바다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것이 모두 돈을 실은 배이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허생이 군도와 언약하고 내려가자, 군도들은 모두 그를 미친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군도들이 바닷가에 나가 보았더니, 과연 허생이 삼십만 냥의 돈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大驚)해서 허생 앞에 줄지어 절했다.
“오직 장군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이에 군도들이 다투어 돈을 짊어졌으나, 한 사람이 백 냥 이상을 지지 못했다.
“너희들 힘이 한껏 백 냥도 못 지면서 무슨 도둑질을 하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양민이 되려고 해도, 이름이 도둑의 장부에 올랐으니, 갈 곳이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백 냥씩 가지고 가서 여자 하나, 소 한 필을 거느리고 오너라.”
허생의 말에 군도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허생은 몸소 이천 명이 1년 먹을 양식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군도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드디어 다들 배에 싣고 그 빈 섬으로 들어갔다. 허생이 도둑을 몽땅 쓸어 가서 나라 안에 시끄러운 일이 없었다.
- 박지원, ‘허생전’ -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실제 지명을 사용함으로써 소설에 현실감을 부여하고, 부인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갈등 원인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2영웅적 면모를 가진 인물을 내세워 당대 지배층의 무능으로 말미암아 양민이 도둑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3군도들과의 대화를 통해 군도가 된 이유가 땅과 처자식이 없어서라는 내용은 작가가 당대 민중의 삶이 피폐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4허생이 군도를 데리고 가 빈 섬을 개척한 것을 통해, 작가는 조선의 국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영토 확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설명은 작가가 국력 강화를 위한 영토 확장을 주장했다는 해석이다.

허생이 군도를 빈 섬으로 데려간 것은 땅과 처자식이 없어 도둑이 된 이들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어 "나라 안에 시끄러운 일이 없"게 한 것으로, 영토 확장과는 무관하다.

  • 실제 지명과 부인과의 대화: 묵적골·남산·변산 등 실제 지명이 현실감을 주고, 처와의 대화에서 가난이 갈등 원인으로 드러난다.
  • 지배층 비판: 비범한 허생을 내세워 양민이 도둑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 곧 위정자의 무능을 비판한다.
  • 군도가 된 이유: "땅이 있고 처자식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도둑이 된단 말이오?"는 민중 삶의 피폐함을 보여 준다.
문제 9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8∼문10]
허생은 묵적골에 살았다. 곧장 남산(南山) 밑에 닿으면, 우물 위에 오래된 은행나무가 서 있고, 은행나무를 향하여 사립문이 열렸는데, 두어 칸 초가는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허생은 글 읽기만 좋아하고, 그의 처가 ⓐ남의 바느질품을 팔아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의 처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과거(科擧)를 보지 않으니, 글을 읽어 무엇합니까?”
허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독서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장인바치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장인바치 일은 본래 배우지 않은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장사는 못 하시나요?”
“장사는 밑천이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처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글을 읽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장인바치 일도 못 한다, 장사도 못 한다면, 도둑질이라도 못 하시나요?”
허생은 읽던 책을 덮어 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글 읽기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하고 휙 문밖으로 나가 버렸다.
<중략>
이때, 변산(邊山)에 수천의 군도(群盜)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각 지방에서 군사를 징발하여 수색을 벌였으나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군도들도 감히 나가 활동을 못 해서 배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허생이 군도의 산채를 찾아가서 우두머리를 달래었다.
“천 명이 천 냥을 빼앗아 와서 나누면 하나 앞에 얼마씩 돌아가지요?”
“일 인당 한 냥이지요.”
“모두 아내가 있소?”
“없소.” / “논밭은 있소?”
군도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땅이 있고 처자식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도둑이 된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아내를 얻고, 집을 짓고, 소를 사서 논밭을 갈고 지내려 하지 않는가? 그럼 도둑놈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집에는 부부의 낙(樂)이 있을 것이요, 돌아다녀도 잡힐까 걱정을 않고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돈이 없어 못 할 뿐이지요.”
허생은 웃으며 말했다.
“도둑질을 하면서 어찌 돈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수 있소. 내일 바다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것이 모두 돈을 실은 배이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허생이 군도와 언약하고 내려가자, 군도들은 모두 그를 미친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군도들이 바닷가에 나가 보았더니, 과연 허생이 삼십만 냥의 돈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大驚)해서 허생 앞에 줄지어 절했다.
“오직 장군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이에 군도들이 다투어 돈을 짊어졌으나, 한 사람이 백 냥 이상을 지지 못했다.
“너희들 힘이 한껏 백 냥도 못 지면서 무슨 도둑질을 하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양민이 되려고 해도, 이름이 도둑의 장부에 올랐으니, 갈 곳이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백 냥씩 가지고 가서 여자 하나, 소 한 필을 거느리고 오너라.”
허생의 말에 군도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허생은 몸소 이천 명이 1년 먹을 양식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군도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드디어 다들 배에 싣고 그 빈 섬으로 들어갔다. 허생이 도둑을 몽땅 쓸어 가서 나라 안에 시끄러운 일이 없었다.
- 박지원, ‘허생전’ -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허생의 처가 생각하는 글 읽기의 목적은 입신양명이고 이는 그녀의 실용적 학문관을 보여주는 것이다.
2㉡: 허생의 처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직업을 허생에게 추천하고 있다.
3㉢: 글 읽기에 대한 허생의 관점이 드러난 부분으로 허생은 도를 이루기 위해 글 읽기를 한 것이다.
4㉣: 돈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한 부분으로 이 시대에도 상업 자본에 대한 근대적 자각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설명은 ㉡을 처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직업을 추천한 것으로 본 해석이다.

"장인바치 일이라도"의 '-이라도'는 썩 내키지는 않지만 차선으로 고르는 뜻이다. 처는 생계가 막막해 무엇이든 하라고 다그치는 것이며, 이어서 장사, 심지어 도둑질까지 거론한다.

  • ㉠: 과거를 보지 않는데 글을 읽어 무엇하느냐는 말에서 입신양명이라는 실용적 학문관이 드러난다.
  • ㉢: 십 년을 기약한 독서를 칠 년에 그만두는 것을 아까워하므로 과거가 아닌 도를 이루기 위한 글 읽기임이 드러난다.
  • ㉣: "돈이 없어 못 할 뿐"이라는 말에서 돈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상업 자본에 대한 자각과 연결된다.
문제 1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8∼문10]
허생은 묵적골에 살았다. 곧장 남산(南山) 밑에 닿으면, 우물 위에 오래된 은행나무가 서 있고, 은행나무를 향하여 사립문이 열렸는데, 두어 칸 초가는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허생은 글 읽기만 좋아하고, 그의 처가 ⓐ남의 바느질품을 팔아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의 처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과거(科擧)를 보지 않으니, 글을 읽어 무엇합니까?”
허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독서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장인바치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장인바치 일은 본래 배우지 않은 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장사는 못 하시나요?”
“장사는 밑천이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처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글을 읽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장인바치 일도 못 한다, 장사도 못 한다면, 도둑질이라도 못 하시나요?”
허생은 읽던 책을 덮어 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글 읽기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하고 휙 문밖으로 나가 버렸다.
<중략>
이때, 변산(邊山)에 수천의 군도(群盜)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각 지방에서 군사를 징발하여 수색을 벌였으나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군도들도 감히 나가 활동을 못 해서 배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허생이 군도의 산채를 찾아가서 우두머리를 달래었다.
“천 명이 천 냥을 빼앗아 와서 나누면 하나 앞에 얼마씩 돌아가지요?”
“일 인당 한 냥이지요.”
“모두 아내가 있소?”
“없소.” / “논밭은 있소?”
군도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땅이 있고 처자식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도둑이 된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아내를 얻고, 집을 짓고, 소를 사서 논밭을 갈고 지내려 하지 않는가? 그럼 도둑놈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집에는 부부의 낙(樂)이 있을 것이요, 돌아다녀도 잡힐까 걱정을 않고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돈이 없어 못 할 뿐이지요.”
허생은 웃으며 말했다.
“도둑질을 하면서 어찌 돈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 수 있소. 내일 바다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것이 모두 돈을 실은 배이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허생이 군도와 언약하고 내려가자, 군도들은 모두 그를 미친놈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군도들이 바닷가에 나가 보았더니, 과연 허생이 삼십만 냥의 돈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大驚)해서 허생 앞에 줄지어 절했다.
“오직 장군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이에 군도들이 다투어 돈을 짊어졌으나, 한 사람이 백 냥 이상을 지지 못했다.
“너희들 힘이 한껏 백 냥도 못 지면서 무슨 도둑질을 하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양민이 되려고 해도, 이름이 도둑의 장부에 올랐으니, 갈 곳이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백 냥씩 가지고 가서 여자 하나, 소 한 필을 거느리고 오너라.”
허생의 말에 군도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허생은 몸소 이천 명이 1년 먹을 양식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군도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드디어 다들 배에 싣고 그 빈 섬으로 들어갔다. 허생이 도둑을 몽땅 쓸어 가서 나라 안에 시끄러운 일이 없었다.
- 박지원, ‘허생전’ -

ⓐ의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상루하습(上漏下濕)
2삼순구식(三旬九食)
3가도벽립(家徒壁立)
4권토중래(捲土重來)
정답 및 해설

ⓐ의 상황과 맞지 않는 것은 권토중래(捲土重來)이다.

ⓐ는 처가 바느질품을 팔아 겨우 끼니를 잇는 극심한 가난을 나타낸다. 권토중래는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온다'는 뜻으로, 실패 뒤 힘을 길러 다시 도전함을 이르므로 가난과 무관하다.

  • 상루하습(上漏下濕): 위에서는 비가 새고 아래는 습하다는 뜻으로, 몹시 가난한 집을 이른다.
  • 삼순구식(三旬九食): 서른 날에 아홉 끼만 먹는다는 뜻으로, 끼니를 잇기 어려운 가난을 이른다.
  • 가도벽립(家徒壁立): 집 안에 세간 없이 벽만 서 있다는 뜻으로, 매우 가난함을 이른다.
문제 11
다음 중 <보기 1>을 바탕으로 <보기 2>에 대해 탐구한 것 중에서 올바른 것은?
< 보기 1 >
‘-ㅁ/-음’에 대하여
▪명사형 어미 : 동사의 어간 뒤에 붙어서 동사를 명사형이 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동사의 명사형은 서술성이 있어 주어를 서술하며 품사가 변하지 않는다. 앞에 부사적 표현이 쓰일 수 있다.
▪접미사 : 동사의 어간 뒤에 붙어서 동사를 명사로 파생시킨다. 파생된 명사는 서술성이 없으므로 앞에 부사적 표현이 쓰일 수 없고, 관형어가 올 수 있다.

< 보기 2 >
㉠ 그의 선조들은 불우한 삶을 살았다.
㉡ 겨울이어서 노면에 얼음이 자주 얼었다.
㉢ 영희는 깊은 잠¹을 잠²으로써 피로를 풀었다.
㉣ 진행자가 크게 웃음으로써 분위기를 바꾸었다.
1㉠의 ‘삶’의 ‘-ㅁ’은 명사형 어미이다.
2㉡의 ‘얼음’은 ‘얼다’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3㉢의 ‘잠¹’의 ‘-ㅁ’은 명사형 어미이고, ‘잠²’의 ‘-ㅁ’은 접미사이다.
4㉣의 ‘웃음’은 ‘크게’의 수식을 받으므로 ‘웃음’의 ‘-음’은 접미사이다.
정답 및 해설

올바른 탐구는 ㉡의 '얼음'이 동사 '얼다'에서 파생된 명사라는 설명이다.

제시된 설명에 따르면 관형어가 앞에 오고 서술성이 없으면 접미사, 부사어의 수식을 받고 서술성이 있으면 명사형 어미이다. '얼음이 얼었다'의 '얼음'은 서술 기능 없이 주어 자리의 명사로 쓰였으므로 '-음'은 접미사이다.

  • ㉠의 '삶': 관형어 '불우한'의 수식을 받는 명사이므로 '-ㅁ'은 접미사이다.
  • ㉢의 '잠¹'과 '잠²': '깊은 잠'은 관형어를 받는 파생 명사(접미사), '잠을 잠으로써'의 뒤 '잠'은 목적어를 취하는 서술어(명사형 어미)로, 설명이 거꾸로 되어 있다.
  • ㉣의 '웃음': 부사 '크게'의 수식을 받으므로 '-음'은 접미사가 아니라 명사형 어미이다.
문제 1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2∼문14]
백옥섬 좋은 흙에 종종이 심어 내니
춘삼월 지난 후에 향기 없다 웃지 마소
㉠취한 나비 미친 벌이 따라올까 저허하네
정정한 저 기상을 여자밖에 뉘 벗할고
옥난간 긴긴 날에 보아도 다 못 보아
사창을 반개하고 차환*을 불러 내어
다 핀 꽃을 캐어다가 수(繡)상자에 담아 놓고
여공(女工)*을 그친 후에 중당에 밤이 깊고 납촉이 밝았을 제
나옴나옴 고초 앉아 흰 구슬을 갈아 마아
빙옥(氷玉) 같은 손 가운데 난만이 개여 내어
파사국* 저 제후의 홍산궁을 펼쳤는 듯
심궁 풍류 절고에 홍수궁을 마아는 듯
섬섬한 십지상(十指上)에 수실로 감아 내니
종이 위에 붉은 물이 미미히 숨의는 양
가인의 얕은 뺨에 홍로를 끼쳤는 듯
㉡단단히 봉한 모양 춘나옥자 일봉서를 왕모에게 부치는 듯
춘면을 늦게 깨어 차례로 풀어 놓고
옥경대를 대하여서 팔자미*를 그리려니
난데없는 붉은 꽃이 가지에 붙었는 듯
손으로 우희려니 분분히 흩어지고
입으로 불려 하니 섞인 안개 가리었다
여반(女伴)을 서로 불러 낭랑이 자랑하고
㉢꽃 앞에 나아가서 두 빛을 비교하니
쪽 잎의 푸른 물이 쪽빛보다 푸르단 말이 아니 옳을손가
은근히 풀을 매고 돌아와 누웠더니
녹의홍상 일여자가 표연히 앞에 와서
웃는 듯 찡그리는 듯 사례는 듯 하직는 듯
몽롱이 잠을 깨어 정녕이 생각하니
아마도 꽃 귀신이 내게 와 하직한다
수호*를 급히 열고 꽃 수풀을 점검하니
땅 위에 붉은 꽃이 가득히 수놓았다.
암암이 슬퍼하고 낱낱이 주워 담아
꽃다려 말 붙이니 그대는 한치 마소
세세연년의 꽃빛은 의구하니
하물며 그대 자취 내 손에 머물렀지
㉣동원의 도리화는 편시춘을 자랑 마소
이십 번 꽃바람의 적막히 떨어진들 뉘라서 슬퍼할고
규중에 남은 인연 그대 한 몸뿐이로세
봉선화 이 이름을 뉘라서 지어낸고 일로 하여 지어서라
- 작자 미상, ‘봉선화가’ -
* 차환: 주인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젊은 계집종.
* 여공: 부녀자들이 하던 길쌈질.
* 파사국: 페르시아.
* 팔자미: 몹시 성내어 얼굴을 일그러뜨렸을 때의 눈썹을 이르는 말.
* 수호: 수를 놓은 휘장으로 가린 문.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대상을 의인화하여 화자와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있다.
2시간의 흐름에 따른 시상 전개를 통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3색채의 대비를 통해 대상에 대한 인상을 선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4화자와 청자가 말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은 화자와 청자가 말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화자는 "그대는 한치 마소"처럼 봉선화에게 일방적으로 말을 건넬 뿐, 봉선화가 대답하는 대화 구조는 없다. 꿈에 나타난 여인도 말없이 웃고 찡그릴 뿐이다.

  • 의인화: 봉선화를 "꽃 귀신", "그대"로 부르며 화자와의 거리를 좁힌다.
  • 시간의 흐름: 꽃을 심고, 밤에 손톱을 물들이고, 아침에 확인하고, 꽃이 지는 순서로 시상이 전개되며 정서가 드러난다.
  • 색채의 대비: "흰 구슬"과 "붉은 물", "녹의홍상", 쪽빛과 푸른 물 등 색채 대비로 인상을 선명히 한다.
문제 1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2∼문14]
백옥섬 좋은 흙에 종종이 심어 내니
춘삼월 지난 후에 향기 없다 웃지 마소
㉠취한 나비 미친 벌이 따라올까 저허하네
정정한 저 기상을 여자밖에 뉘 벗할고
옥난간 긴긴 날에 보아도 다 못 보아
사창을 반개하고 차환*을 불러 내어
다 핀 꽃을 캐어다가 수(繡)상자에 담아 놓고
여공(女工)*을 그친 후에 중당에 밤이 깊고 납촉이 밝았을 제
나옴나옴 고초 앉아 흰 구슬을 갈아 마아
빙옥(氷玉) 같은 손 가운데 난만이 개여 내어
파사국* 저 제후의 홍산궁을 펼쳤는 듯
심궁 풍류 절고에 홍수궁을 마아는 듯
섬섬한 십지상(十指上)에 수실로 감아 내니
종이 위에 붉은 물이 미미히 숨의는 양
가인의 얕은 뺨에 홍로를 끼쳤는 듯
㉡단단히 봉한 모양 춘나옥자 일봉서를 왕모에게 부치는 듯
춘면을 늦게 깨어 차례로 풀어 놓고
옥경대를 대하여서 팔자미*를 그리려니
난데없는 붉은 꽃이 가지에 붙었는 듯
손으로 우희려니 분분히 흩어지고
입으로 불려 하니 섞인 안개 가리었다
여반(女伴)을 서로 불러 낭랑이 자랑하고
㉢꽃 앞에 나아가서 두 빛을 비교하니
쪽 잎의 푸른 물이 쪽빛보다 푸르단 말이 아니 옳을손가
은근히 풀을 매고 돌아와 누웠더니
녹의홍상 일여자가 표연히 앞에 와서
웃는 듯 찡그리는 듯 사례는 듯 하직는 듯
몽롱이 잠을 깨어 정녕이 생각하니
아마도 꽃 귀신이 내게 와 하직한다
수호*를 급히 열고 꽃 수풀을 점검하니
땅 위에 붉은 꽃이 가득히 수놓았다.
암암이 슬퍼하고 낱낱이 주워 담아
꽃다려 말 붙이니 그대는 한치 마소
세세연년의 꽃빛은 의구하니
하물며 그대 자취 내 손에 머물렀지
㉣동원의 도리화는 편시춘을 자랑 마소
이십 번 꽃바람의 적막히 떨어진들 뉘라서 슬퍼할고
규중에 남은 인연 그대 한 몸뿐이로세
봉선화 이 이름을 뉘라서 지어낸고 일로 하여 지어서라
- 작자 미상, ‘봉선화가’ -
* 차환: 주인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젊은 계집종.
* 여공: 부녀자들이 하던 길쌈질.
* 파사국: 페르시아.
* 팔자미: 몹시 성내어 얼굴을 일그러뜨렸을 때의 눈썹을 이르는 말.
* 수호: 수를 놓은 휘장으로 가린 문.

㉠∼㉣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경박한 남자를 비유적으로 표현해 봉선화의 정숙함을 드러내고 있다.
2㉡: 미화된 표현을 통해 정성스럽게 종이와 실로 손가락을 봉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3㉢: 관용적 표현을 통해 봉선화 꽃물의 색보다 봉선화 꽃잎의 색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나타내고 있다.
4㉣: 두 대상에 대한 화자의 상반된 태도를 통해 화자와 봉선화와의 인연을 드러내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이해는 ㉢이 꽃잎의 색이 꽃물의 색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을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의 "쪽 잎의 푸른 물이 쪽빛보다 푸르다"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을 활용한 관용적 표현으로, 꽃에서 나온 손톱의 꽃물이 원래 꽃잎보다 더 곱다는 뜻이다. 비교의 방향이 거꾸로 되어 있다.

  • ㉠: '취한 나비 미친 벌'은 경박한 남자를 비유하며, 이를 멀리하는 봉선화의 정숙함을 드러낸다.
  • ㉡: 종이와 실로 손가락을 단단히 봉한 모습을 비단 편지를 봉해 서왕모에게 부치는 듯하다고 미화했다.
  • ㉣: 편시춘을 자랑하는 도리화는 낮추고 "그대 한 몸뿐"인 봉선화는 아끼는 상반된 태도로 봉선화와의 인연을 드러낸다.
문제 1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2∼문14]
백옥섬 좋은 흙에 종종이 심어 내니
춘삼월 지난 후에 향기 없다 웃지 마소
㉠취한 나비 미친 벌이 따라올까 저허하네
정정한 저 기상을 여자밖에 뉘 벗할고
옥난간 긴긴 날에 보아도 다 못 보아
사창을 반개하고 차환*을 불러 내어
다 핀 꽃을 캐어다가 수(繡)상자에 담아 놓고
여공(女工)*을 그친 후에 중당에 밤이 깊고 납촉이 밝았을 제
나옴나옴 고초 앉아 흰 구슬을 갈아 마아
빙옥(氷玉) 같은 손 가운데 난만이 개여 내어
파사국* 저 제후의 홍산궁을 펼쳤는 듯
심궁 풍류 절고에 홍수궁을 마아는 듯
섬섬한 십지상(十指上)에 수실로 감아 내니
종이 위에 붉은 물이 미미히 숨의는 양
가인의 얕은 뺨에 홍로를 끼쳤는 듯
㉡단단히 봉한 모양 춘나옥자 일봉서를 왕모에게 부치는 듯
춘면을 늦게 깨어 차례로 풀어 놓고
옥경대를 대하여서 팔자미*를 그리려니
난데없는 붉은 꽃이 가지에 붙었는 듯
손으로 우희려니 분분히 흩어지고
입으로 불려 하니 섞인 안개 가리었다
여반(女伴)을 서로 불러 낭랑이 자랑하고
㉢꽃 앞에 나아가서 두 빛을 비교하니
쪽 잎의 푸른 물이 쪽빛보다 푸르단 말이 아니 옳을손가
은근히 풀을 매고 돌아와 누웠더니
녹의홍상 일여자가 표연히 앞에 와서
웃는 듯 찡그리는 듯 사례는 듯 하직는 듯
몽롱이 잠을 깨어 정녕이 생각하니
아마도 꽃 귀신이 내게 와 하직한다
수호*를 급히 열고 꽃 수풀을 점검하니
땅 위에 붉은 꽃이 가득히 수놓았다.
암암이 슬퍼하고 낱낱이 주워 담아
꽃다려 말 붙이니 그대는 한치 마소
세세연년의 꽃빛은 의구하니
하물며 그대 자취 내 손에 머물렀지
㉣동원의 도리화는 편시춘을 자랑 마소
이십 번 꽃바람의 적막히 떨어진들 뉘라서 슬퍼할고
규중에 남은 인연 그대 한 몸뿐이로세
봉선화 이 이름을 뉘라서 지어낸고 일로 하여 지어서라
- 작자 미상, ‘봉선화가’ -
* 차환: 주인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젊은 계집종.
* 여공: 부녀자들이 하던 길쌈질.
* 파사국: 페르시아.
* 팔자미: 몹시 성내어 얼굴을 일그러뜨렸을 때의 눈썹을 이르는 말.
* 수호: 수를 놓은 휘장으로 가린 문.

화자의 봉선화에 대한 태도와 가장 일치하는 것은?
1동각에 숨은 꽃이 척촉(郢裀)인가 두견화(杜鵑花)인가. 건곤(乾坤)이 눈이어늘 제 어찌 감히 피리. 알괘라 백설 양춘(白雪陽春)은 매화밖에 뉘 있으리.
2이화(梨花)에 월백(月白)ᄒᆞ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ㅣ야 아랴마ᄂᆞᆫ 다정(多情)도 병(病)인 냥ᄒᆞ여 ᄌᆞᆷ 못 드러 ᄒᆞ노라
3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우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無心)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
4잔 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 ᄇᆞ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러ᄒᆞ랴. 말ᄉᆞᆷ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ᄒᆞ노라.
정답 및 해설

화자의 태도와 가장 가까운 것은 눈 속에 홀로 핀 매화를 예찬한 시조이다.

윗글의 화자는 "향기 없다 웃지 마소", "규중에 남은 인연 그대 한 몸뿐"처럼 다른 꽃과 대비해 봉선화만을 각별히 아끼고 예찬한다. 매화 시조 역시 다른 꽃은 감히 피지 못하는 눈 속에서 매화만이 봄을 알린다며 대상을 예찬한다.

  • 배꽃과 자규의 시조: 봄밤의 애상과 잠 못 드는 정서를 노래할 뿐, 특정 대상을 예찬하는 태도는 아니다.
  • 추강의 빈 배 시조: 고기를 낚지 못하고 달빛만 싣고 오는 무욕과 한가함을 노래한다.
  • 먼 산을 바라보는 시조: 산을 임에 빗대어 자연 속의 즐거움을 노래하며, 다른 대상과 대비해 하나를 각별히 기리는 구조는 아니다.
문제 15
<보기>를 참고할 때, 다음 중 붙여 쓸 수 없는 것은?
< 보기 >
㉠ 나는 그 책을 거의 다 읽어 간다.
㉡ 나는 영희에게 사과를 깎아 주었다.
용언은 그 쓰임에 따라 본용언과 보조 용언으로 나뉜다. 본용언은 ㉠의 ‘읽어’처럼 문장의 주어를 주되게 서술해 주는 말로 보조 용언의 도움을 받는다. 반면에 보조 용언은 ㉠의 ‘간다’처럼 본용언과 연결되어 그것의 뜻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 용언으로 자립성이 없어 단독으로 주어를 서술하지 못한다. 한글 맞춤법 규정 제47항에 따르면, 이와 같은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한다. 그런데 ㉡의 ‘주었다’처럼 단독으로 주어를 서술하는 것이 가능하면 본용언 뒤에 또 다른 본용언이 결합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 이 경우 두 본용언은 띄어 쓴다.
1철수가 농구를 하고 있다.
2그녀는 가족의 빨래를 빨아 말렸다.
3그는 부모님을 여읜 슬픔을 이겨 냈다.
4그녀는 하루 종일 어머니 일을 도와 드렸다.
문제 16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6∼문19]
(가)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先王聖代예 노니ᄋᆞ와지ᅌᅵ다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구은 ㉠밤 닷 되를 심고ᅌᅵ다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有德ᄒᆞ신 님믈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바회 우희 接柱ᄒᆞ요ᅌᅵ다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 정석가(鄭石歌) -
(나)
㉮살어리 살어리랏다
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청산별곡(靑山別曲) -

(가), (나)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가) 임에 대한 영원한 사랑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가) 임에 대한 그리움을 열거의 방법으로 밝히고 있다.
3(나)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화자의 소망이 나타나 있다.
4(나) 반복적인 여음구의 사용으로 운율적 효과를 얻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임에 대한 그리움을 열거로 밝힌다는 설명이다.

(가)는 구운 밤에서 싹이 나야, 옥 연꽃이 바위 위에서 피어야 임과 이별하겠다는 불가능한 상황 설정을 거듭하여 임과 영원히 헤어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그리움의 열거가 아니라 역설적 가정이다.

  • (가) 영원한 사랑의 의지: 불가능한 조건을 걸어 "有德ᄒᆞ신 님" 곁에 영원히 머물겠다는 뜻을 드러낸다.
  • (나) 현실 도피의 소망: "靑山애 살어리랏다"에서 현실을 벗어나 청산에 살고자 하는 소망이 드러난다.
  • (나) 여음구의 운율 효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를 매 연 반복해 운율을 형성한다.
문제 17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6∼문19]
(가)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先王聖代예 노니ᄋᆞ와지ᅌᅵ다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구은 ㉠밤 닷 되를 심고ᅌᅵ다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有德ᄒᆞ신 님믈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바회 우희 接柱ᄒᆞ요ᅌᅵ다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 정석가(鄭石歌) -
(나)
㉮살어리 살어리랏다
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청산별곡(靑山別曲) -

다음 <보기>의 설명에 해당하는 것은?
< 보기 >
작가는 문학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자연물을 활용하여 화자의 상황이나 감정을 이입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1㉠밤
2㉡바회
3㉢새
4㉣믈아래
정답 및 해설

<보기>의 설명, 곧 자연물에 화자의 감정을 이입한 것은 ㉢ 새이다.

화자는 "우러라 우러라 새여"라 하고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라고 하여, 새의 울음에 자신의 시름과 슬픔을 이입하고 있다.

  • ㉠ 밤: 구운 밤에서 싹이 나야 이별하겠다는 불가능한 상황을 만드는 소재일 뿐 감정이입 대상이 아니다.
  • ㉡ 바회: 옥 연꽃을 접붙이는 장소로, 불가능한 상황 설정을 돕는 소재이다.
  • ㉣ 믈아래: 새가 날아가는 곳(물 아래 속세)을 가리키는 공간이지 감정이 이입된 자연물이 아니다.
문제 18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6∼문19]
(가)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先王聖代예 노니ᄋᆞ와지ᅌᅵ다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구은 ㉠밤 닷 되를 심고ᅌᅵ다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有德ᄒᆞ신 님믈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바회 우희 接柱ᄒᆞ요ᅌᅵ다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 정석가(鄭石歌) -
(나)
㉮살어리 살어리랏다
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청산별곡(靑山別曲) -

(가)의 시와 발상면에서 가장 유사한 것은?
1동지(冬至)ㅅ ᄃᆞᆯ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어 춘풍 니불아ᄅᆡ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 황진이 -
2江山(강산) 죠흔 景(경)을 힘센이 타톨 양이면 내 힘과 내 분으로 어이ᄒᆞ여 엇들쏜이 眞實(진실)로 금(禁)ᄒᆞ리 업쓸씌 나도 두고 논이노라. - 김천택 -
3나무 토막으로 당닭을 깎아 젓가락으로 집어 벽에 앉히고 이 새가 꼬끼오 하고 울며 때를 알리면 어머님 얼굴은 비로소 서쪽으로 기우는 해처럼 늙으소서. - 문충 ‘오관산요’ -
4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임의 손에 자시는 창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이 나거든 나인가 여기소서. - 홍랑 -
정답 및 해설

(가)와 발상이 가장 유사한 것은 나무 닭이 울 때에야 어머니가 늙으시라는 '오관산요'이다.

(가)는 구운 밤에서 싹이 나는 등 실현 불가능한 상황을 전제로 내세워 임과의 영원한 사랑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오관산요'도 나무로 깎은 닭이 울어야 어머니가 늙으시라고 하여 같은 방식으로 어머니의 장수를 빈다.

  • 황진이의 시조: 동짓달 밤의 허리를 베어 두었다가 임 오신 날 펴겠다는 기발한 발상이지만 불가능한 조건을 걸어 영원을 말하는 구조는 아니다.
  • 김천택의 시조: 강산의 경치를 금하는 이가 없어 자신도 즐긴다는 안분의 태도를 노래한다.
  • 홍랑의 시조: 묏버들을 보내며 자신으로 여겨 달라는 임에 대한 사랑을 객관적 상관물로 전한다.
문제 19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6∼문19]
(가)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ᅌᅵ다
先王聖代예 노니ᄋᆞ와지ᅌᅵ다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구은 ㉠밤 닷 되를 심고ᅌᅵ다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有德ᄒᆞ신 님믈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ᅌᅵ다
㉡바회 우희 接柱ᄒᆞ요ᅌᅵ다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그 고지 三同이 퓌거시아
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ᅌᅵ다 - 정석가(鄭石歌) -
(나)
㉮살어리 살어리랏다
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청산별곡(靑山別曲) -

㉮와 운율의 형성 방법이 가장 유사한 것은?
1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 박두진 ‘해’ -
2강나루 건너서 / 밀밭 길을 /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 박목월 ‘나그네’ -
3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 김소월 ‘진달래꽃’ -
4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 한용운 ‘님의 침묵’ -
정답 및 해설

㉮와 운율 형성 방법이 가장 유사한 것은 "해야 솟아라"를 되풀이하는 박두진의 '해'이다.

㉮는 "살어리 살어리랏다"처럼 같은 말을 반복하여 운율을 만든다. '해'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처럼 동일한 시구를 반복해 리듬을 형성한다.

  • 박목월의 '나그네': 동일 시구의 반복보다 짧은 행 구분에 따른 3음보 율격으로 운율을 이룬다.
  • 김소월의 '진달래꽃': 7·5조에 가까운 3음보 율격으로 운율을 형성한다.
  • 한용운의 '님의 침묵': 산문적인 내재율의 시로 일정한 반복 구조가 중심이 아니다.
문제 2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0∼문22]
<앞부분 줄거리> 유광억은 영남 합천 사람으로 글을 잘 지었다. 과거를 보는 사람을 대신하여 글을 써 주며 생계를 꾸려 나갔는데, 날이 갈수록 유광억의 이름이 나라 안에 퍼졌다. 이 소문을 들은 경시관과 경상 감사는 과거 시험에서 유광억의 글을 가려낼 수 있는지를 두고 내기를 한다.
경시관이 그 시권을 읽고서,
“이게 필시 유광억의 시야!”
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어구가 빼어난 곳에 여기저기 붉은 먹으로 점을 찍고서 이하(二下)의 등급을 매겨 장원으로 뽑았다. 또 시권 하나가 제법 잘 되었으므로, 이하의 두 번째로 뽑고, 또 시권 하나를 삼등으로 뽑았다. 시권 머리의 봉해 둔 곳을 뜯어 이름을 확인하니 어느 시권에도 유광억의 이름이 없었다. 경시관이 남몰래 알아보게 했더니, 모두 유광억이 남의 돈을 받아 써 준 것으로, 재화의 많고 적음에 따라 글의 차이를 낸 것이었다.
경시관은 비록 이 사실을 알아냈지만, 감사가 자기를 믿지 않을까 염려하여, 유광억의 자백을 받아서 증거를 삼으려고 했다. 그래서 공식 문건을 합천으로 내려보내 유광억을 잡아 올리게 했다. 재판을 일으킬 의도는 없었다.
유광억은 군에서 구속되어 감영으로 송치될 판이었다. 그는 두려운 마음에 스스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과거 법규를 해치는 도적이니, 감영으로 가더라도 역시 죽을 것이다. 차라리 가지 않는 게 낫겠다.’
그는 밤에 친척을 모아 놓고 한껏 술을 마셔 댔다. 그리고는 몰래 강물로 나가 몸을 던져 죽었다. 경시관은 이 소식을 듣고는 애석하게 여겼다. 사람들 가운데 그의 재주를 아깝게 여기지 않는 이가 없었다.
군자는 이렇게 논평했다.
㉠“유광억은 과거 법규를 해친 죄과 때문에 죽은 것이니, 마땅한 일이다.”
매화외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하에는 팔지 못할 물건이 없다. 몸을 팔아 남의 노예가 되는 자도 있다. 심지어 가느다란 터럭과 형체가 없는 꿈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사고판다. 그러나 아직 마음을 팔았다는 일은 없었다. 어찌 물건치고 다 팔 수 있거늘, 마음이라 하여 팔지 못하겠는가? 유광억 같은 자는 바로 그 마음을 판 자가 아니겠는가?
아! 누가, 천하에서 가장 천박한 매매를 글 읽는 자가 하리라고 생각하겠는가? 법으로 따지면 ‘주는 자나 받는 자나 같은 죄’이로다.
- 이옥, ‘유광억전’ -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한 인물의 전기(傳記)를 기록한 것이다.
2높은 지위에 올랐던 실존 인물이 주인공이다.
3당대 시험 제도의 부조리함을 비판하고 있다.
4인물과 관련된 일화와 논평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주인공이 높은 지위에 올랐던 실존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유광억은 과거 응시자 대신 글을 써 주며 생계를 꾸린 시골 선비로, 결국 강물에 몸을 던져 죽었다. 높은 지위에 오른 적이 없다.

  • 전기의 기록: 제목이 '유광억전'이며 한 인물의 생애와 행적을 다룬 전(傳)이다.
  • 시험 제도의 부조리 비판: 돈을 받고 과거 답안을 대신 써 주는 현실과 그 매매를 비판한다.
  • 일화와 논평의 구성: 경시관과 얽힌 일화 뒤에 군자와 매화외사의 논평이 붙어 있다.
문제 2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0∼문22]
<앞부분 줄거리> 유광억은 영남 합천 사람으로 글을 잘 지었다. 과거를 보는 사람을 대신하여 글을 써 주며 생계를 꾸려 나갔는데, 날이 갈수록 유광억의 이름이 나라 안에 퍼졌다. 이 소문을 들은 경시관과 경상 감사는 과거 시험에서 유광억의 글을 가려낼 수 있는지를 두고 내기를 한다.
경시관이 그 시권을 읽고서,
“이게 필시 유광억의 시야!”
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어구가 빼어난 곳에 여기저기 붉은 먹으로 점을 찍고서 이하(二下)의 등급을 매겨 장원으로 뽑았다. 또 시권 하나가 제법 잘 되었으므로, 이하의 두 번째로 뽑고, 또 시권 하나를 삼등으로 뽑았다. 시권 머리의 봉해 둔 곳을 뜯어 이름을 확인하니 어느 시권에도 유광억의 이름이 없었다. 경시관이 남몰래 알아보게 했더니, 모두 유광억이 남의 돈을 받아 써 준 것으로, 재화의 많고 적음에 따라 글의 차이를 낸 것이었다.
경시관은 비록 이 사실을 알아냈지만, 감사가 자기를 믿지 않을까 염려하여, 유광억의 자백을 받아서 증거를 삼으려고 했다. 그래서 공식 문건을 합천으로 내려보내 유광억을 잡아 올리게 했다. 재판을 일으킬 의도는 없었다.
유광억은 군에서 구속되어 감영으로 송치될 판이었다. 그는 두려운 마음에 스스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과거 법규를 해치는 도적이니, 감영으로 가더라도 역시 죽을 것이다. 차라리 가지 않는 게 낫겠다.’
그는 밤에 친척을 모아 놓고 한껏 술을 마셔 댔다. 그리고는 몰래 강물로 나가 몸을 던져 죽었다. 경시관은 이 소식을 듣고는 애석하게 여겼다. 사람들 가운데 그의 재주를 아깝게 여기지 않는 이가 없었다.
군자는 이렇게 논평했다.
㉠“유광억은 과거 법규를 해친 죄과 때문에 죽은 것이니, 마땅한 일이다.”
매화외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하에는 팔지 못할 물건이 없다. 몸을 팔아 남의 노예가 되는 자도 있다. 심지어 가느다란 터럭과 형체가 없는 꿈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사고판다. 그러나 아직 마음을 팔았다는 일은 없었다. 어찌 물건치고 다 팔 수 있거늘, 마음이라 하여 팔지 못하겠는가? 유광억 같은 자는 바로 그 마음을 판 자가 아니겠는가?
아! 누가, 천하에서 가장 천박한 매매를 글 읽는 자가 하리라고 생각하겠는가? 법으로 따지면 ‘주는 자나 받는 자나 같은 죄’이로다.
- 이옥, ‘유광억전’ -

윗글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유광억은 능력이 뛰어났으나 단명한 인물이다.
2경시관은 시 작품을 보는 안목이 매우 탁월하다.
3유광억은 생계를 위해 자신의 양심을 판 인물이다.
4경시관은 글을 파는 유광억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설명은 경시관이 유광억을 못마땅하게 여겼다는 것이다.

경시관은 감사와의 내기에서 증거를 얻으려고 자백을 받으려 했을 뿐 "재판을 일으킬 의도는 없었"으며, 그의 죽음을 듣고 "애석하게 여겼다".

  • 유광억의 단명: 글재주가 뛰어났으나 감영 송치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경시관의 안목: 이름을 가린 시권 가운데 유광억이 쓴 글을 정확히 가려 뽑았다.
  • 양심을 판 유광억: 매화외사는 그를 "마음을 판 자"라 평하며, 그는 돈을 받고 글을 써 주어 생계를 이었다.
문제 2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0∼문22]
<앞부분 줄거리> 유광억은 영남 합천 사람으로 글을 잘 지었다. 과거를 보는 사람을 대신하여 글을 써 주며 생계를 꾸려 나갔는데, 날이 갈수록 유광억의 이름이 나라 안에 퍼졌다. 이 소문을 들은 경시관과 경상 감사는 과거 시험에서 유광억의 글을 가려낼 수 있는지를 두고 내기를 한다.
경시관이 그 시권을 읽고서,
“이게 필시 유광억의 시야!”
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어구가 빼어난 곳에 여기저기 붉은 먹으로 점을 찍고서 이하(二下)의 등급을 매겨 장원으로 뽑았다. 또 시권 하나가 제법 잘 되었으므로, 이하의 두 번째로 뽑고, 또 시권 하나를 삼등으로 뽑았다. 시권 머리의 봉해 둔 곳을 뜯어 이름을 확인하니 어느 시권에도 유광억의 이름이 없었다. 경시관이 남몰래 알아보게 했더니, 모두 유광억이 남의 돈을 받아 써 준 것으로, 재화의 많고 적음에 따라 글의 차이를 낸 것이었다.
경시관은 비록 이 사실을 알아냈지만, 감사가 자기를 믿지 않을까 염려하여, 유광억의 자백을 받아서 증거를 삼으려고 했다. 그래서 공식 문건을 합천으로 내려보내 유광억을 잡아 올리게 했다. 재판을 일으킬 의도는 없었다.
유광억은 군에서 구속되어 감영으로 송치될 판이었다. 그는 두려운 마음에 스스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과거 법규를 해치는 도적이니, 감영으로 가더라도 역시 죽을 것이다. 차라리 가지 않는 게 낫겠다.’
그는 밤에 친척을 모아 놓고 한껏 술을 마셔 댔다. 그리고는 몰래 강물로 나가 몸을 던져 죽었다. 경시관은 이 소식을 듣고는 애석하게 여겼다. 사람들 가운데 그의 재주를 아깝게 여기지 않는 이가 없었다.
군자는 이렇게 논평했다.
㉠“유광억은 과거 법규를 해친 죄과 때문에 죽은 것이니, 마땅한 일이다.”
매화외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하에는 팔지 못할 물건이 없다. 몸을 팔아 남의 노예가 되는 자도 있다. 심지어 가느다란 터럭과 형체가 없는 꿈에 이르기까지도 모두 사고판다. 그러나 아직 마음을 팔았다는 일은 없었다. 어찌 물건치고 다 팔 수 있거늘, 마음이라 하여 팔지 못하겠는가? 유광억 같은 자는 바로 그 마음을 판 자가 아니겠는가?
아! 누가, 천하에서 가장 천박한 매매를 글 읽는 자가 하리라고 생각하겠는가? 법으로 따지면 ‘주는 자나 받는 자나 같은 죄’이로다.
- 이옥, ‘유광억전’ -

‘군자’의 논평 ㉠과 ‘매화외사’의 논평 ㉡을 비교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군자는 유광억의 죽음을 합당한 결정이라 생각하였고, 매화외사는 유광억이 죽은 것을 안타깝게 여겼다.
2군자는 유광억의 죽음이 당위적인 이유를 설명하였고, 매화외사는 유광억의 죽음이 우연적인 것이었음을 설명하였다.
3군자는 유광억의 죽음을 개인적인 측면에서 평가하고 있고, 매화외사는 유광억의 죽음을 사회적인 문제로 확장시켜 평가하고 있다.
4군자는 유광억의 죽음에 대해 간단하게 논평하였고, 매화외사는 유광억의 죽음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하게 따지며 논평하였다.
정답 및 해설

가장 적절한 비교는 군자는 개인적 측면에서, 매화외사는 사회적 문제로 확장하여 평가했다는 것이다.

군자는 "과거 법규를 해친 죄과" 때문에 죽었다고 개인의 죄만 짚는다. 매화외사는 마음까지 사고파는 세태와 "주는 자나 받는 자나 같은 죄"를 들어 사회 전반의 문제로 넓힌다.

  • 매화외사가 죽음을 안타까워함: 매화외사는 유광억을 "마음을 판 자"로 비판할 뿐 죽음을 애석해하지 않는다.
  • 매화외사가 죽음을 우연으로 봄: 죽음의 우연성에 대한 언급은 없다.
  • 죽음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매화외사가 따진 것은 글을 사고파는 행위의 문제이지 죽음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아니다.
문제 2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4]
대부분의 물질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밀도가 작아진다. 구리 동전을 예로 들어 보자. 동전에 열을 가하면 구리 원자들이 더 빨리 움직이면서 널리 퍼진다. 그리하여 구리 동전은 부피가 좀 더 늘어난다. 즉 밀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계속 동전을 가열하면, 결국 동전은 녹을 것이다. 액체 상태가 된 구리 동전의 밀도는 고체 상태 때보다 더 작다.

액체 상태가 된 구리를 계속 가열하면 그 분자들은 계속 퍼져 나가려 하고, 그 결과 밀도는 점점 작아진다. 이러한 현상은 순수한 거의 모든 물질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물만은 다르다. 10℃의 물이 있다고 하자. 이 온도에서 물은 액체 상태이다. 구리의 경우와는 반대로, 이번에는 물을 냉각시켜 보자. 물을 냉각시키면 물 분자들은 움직임이 점점 느려지고 서로 간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기대한 바대로 밀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 ㉠ ) 4℃에 이르면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이하로 온도가 내려갈수록 물 분자들이 서로 멀리 떨어지기 시작한다. 0℃에서 물이 얼 때에는 물 분자들은 더욱 멀리 떨어진다. 다시 말해서, 4℃의 물은 0℃의 물보다 밀도가 더 크다. 실제로 4℃일 때의 물은 다른 어떠한 온도의 물(액체 상태)보다 밀도가 크다. 그리고 어떤 온도의 물(액체 상태)도 고체 상태의 얼음보다 밀도가 더 크다. 얼음 덩어리가 유리컵 위에 떠다니거나 빙산이 바다 위를 떠다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기이한 현상은 얼음이 될 때 물 분자들이 속이 빈 결정 구조를 이루기 때문에 일어난다. 얼음이 녹으면 이 결정 구조가 무너져 물 분자들이 서로 접근하기 때문에, 밀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속이 빈 결정 구조는 물의 온도가 4℃에 이를 때까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물의 이러한 기이한 행동 때문에 우리 주변의 세계에는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진다. 계절이 변할 때 호수나 연못에 일어나는 변화를 한번 살펴보자. 겨울이 다가오면 기온은 내려간다. 호수 표면의 물도 온도가 내려가 밀도가 높아지므로 호수 아래로 가라앉고, 그 대신 아래쪽에 있던 물들이 호수 표면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4℃이하로 온도가 더 내려가게 되면, 냉각된 물은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호수 표면에 머문다. 그리하여 호수의 물은 위에서부터 얼기 시작한다. 다른 액체 물질들은 거의 아래쪽에서부터 얼기 시작하여 위로 올라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렇게 호수나 연못의 물은 위에서부터 얼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 아래에 있는 물들은 기온이 0℃아래로 내려가더라도 계속 액체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 표면의 얼음 층이 차가운 기온을 차단하는 벽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아주 얕은 연못을 제외하고 호수나 강에 있는 대부분의 물은 얼음 층 아래에서 액체 상태로 남아 있다. 덕분에 물속에 사는 생물들은 추운 겨울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 B.E.짐머맨, ‘물의 기이한 성질’ -

위 글에서 취하고 있는 논지 전개 방식과 가장 가까운 것은?
1이론과 실제의 대립 현상과 그 문제점을 서술하고 있다.
2현상과 가설의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3어떤 원리를 보여주고 그와 관련된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4표면적 현상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내면적 의미의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은 어떤 원리를 보여 주고 그와 관련된 현상을 설명한다.

먼저 온도에 따른 밀도 변화와 4℃ 부근에서 나타나는 물의 예외적 성질을 원리로 제시하고, 이어 얼음이 물에 뜨는 현상과 호수가 위에서부터 어는 현상을 이 원리로 설명한다.

  • 이론과 실제의 대립: 이론과 실제가 맞서는 상황이나 그 문제점을 다루지 않는다.
  • 현상과 가설의 차이: 가설을 세워 현상과 비교하는 내용이 없다.
  • 표면적 현상의 내면적 의미: 현상의 숨은 의미를 분석하는 글이 아니라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는 글이다.
문제 2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4]
대부분의 물질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밀도가 작아진다. 구리 동전을 예로 들어 보자. 동전에 열을 가하면 구리 원자들이 더 빨리 움직이면서 널리 퍼진다. 그리하여 구리 동전은 부피가 좀 더 늘어난다. 즉 밀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계속 동전을 가열하면, 결국 동전은 녹을 것이다. 액체 상태가 된 구리 동전의 밀도는 고체 상태 때보다 더 작다.

액체 상태가 된 구리를 계속 가열하면 그 분자들은 계속 퍼져 나가려 하고, 그 결과 밀도는 점점 작아진다. 이러한 현상은 순수한 거의 모든 물질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물만은 다르다. 10℃의 물이 있다고 하자. 이 온도에서 물은 액체 상태이다. 구리의 경우와는 반대로, 이번에는 물을 냉각시켜 보자. 물을 냉각시키면 물 분자들은 움직임이 점점 느려지고 서로 간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기대한 바대로 밀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 ㉠ ) 4℃에 이르면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이하로 온도가 내려갈수록 물 분자들이 서로 멀리 떨어지기 시작한다. 0℃에서 물이 얼 때에는 물 분자들은 더욱 멀리 떨어진다. 다시 말해서, 4℃의 물은 0℃의 물보다 밀도가 더 크다. 실제로 4℃일 때의 물은 다른 어떠한 온도의 물(액체 상태)보다 밀도가 크다. 그리고 어떤 온도의 물(액체 상태)도 고체 상태의 얼음보다 밀도가 더 크다. 얼음 덩어리가 유리컵 위에 떠다니거나 빙산이 바다 위를 떠다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기이한 현상은 얼음이 될 때 물 분자들이 속이 빈 결정 구조를 이루기 때문에 일어난다. 얼음이 녹으면 이 결정 구조가 무너져 물 분자들이 서로 접근하기 때문에, 밀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속이 빈 결정 구조는 물의 온도가 4℃에 이를 때까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물의 이러한 기이한 행동 때문에 우리 주변의 세계에는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진다. 계절이 변할 때 호수나 연못에 일어나는 변화를 한번 살펴보자. 겨울이 다가오면 기온은 내려간다. 호수 표면의 물도 온도가 내려가 밀도가 높아지므로 호수 아래로 가라앉고, 그 대신 아래쪽에 있던 물들이 호수 표면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4℃이하로 온도가 더 내려가게 되면, 냉각된 물은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호수 표면에 머문다. 그리하여 호수의 물은 위에서부터 얼기 시작한다. 다른 액체 물질들은 거의 아래쪽에서부터 얼기 시작하여 위로 올라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렇게 호수나 연못의 물은 위에서부터 얼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 아래에 있는 물들은 기온이 0℃아래로 내려가더라도 계속 액체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 표면의 얼음 층이 차가운 기온을 차단하는 벽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아주 얕은 연못을 제외하고 호수나 강에 있는 대부분의 물은 얼음 층 아래에서 액체 상태로 남아 있다. 덕분에 물속에 사는 생물들은 추운 겨울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 B.E.짐머맨, ‘물의 기이한 성질’ -

위 글의 흐름을 고려할 때 ( ㉠ )에 들어갈 접속어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그러나
2그리고
3그러므로
4따라서
정답 및 해설

( ㉠ )에는 역접의 접속어 그러나가 들어간다.

앞 문장은 냉각하면 "기대한 바대로 밀도가 증가"한다는 내용이고, 뒤 문장은 4℃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는 내용이다. 기대와 반대되는 상황을 이으므로 역접이 자연스럽다.

  • 그리고: 앞뒤 내용을 대등하게 나열할 때 쓰므로 상반된 내용을 잇기에 맞지 않다.
  • 그러므로: 앞 내용이 뒤 내용의 원인·근거일 때 쓰는데, 밀도 증가가 이상한 일의 원인이 아니다.
  • 따라서: 역시 인과를 나타내는 접속어로, 기대와 어긋나는 내용을 잇는 자리에 맞지 않다.
문제 25
<보기>의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보 기 >
∙그는 ㉠슬픔에 젖어 말을 잇지 못했다.
∙간호사는 환자의 팔뚝에 붕대를 ㉡휘감았다.
∙그 사이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왔다.
∙그의 집은 인근에서 ㉣알부자로 소문난 집이다.
1㉠은 어근과 접미사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파생어로 품사가 형용사에서 명사로 바뀌었다.
2㉡은 접두사와 어근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파생어이다.
3㉢은 어근과 어근의 결합인 ‘관형사+명사’ 형태의 통사적 합성어이다.
4㉣은 어근과 어근의 결합인 ‘명사+명사’ 형태의 통사적 합성어이다.
정답 및 해설

적절하지 않은 설명은 ㉣ '알부자'를 명사+명사의 통사적 합성어로 본 것이다.

'알부자'의 '알-'은 '실속 있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므로, '알부자'는 접두사와 어근이 결합한 파생어이다.

  • ㉠ 슬픔: 형용사 '슬프다'의 어근에 접미사 '-ㅁ'이 붙어 명사가 된 파생어로, 품사가 형용사에서 명사로 바뀌었다.
  • ㉡ 휘감았다: '마구, 매우'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휘-'와 어근 '감다'가 결합한 파생어이다.
  • ㉢ 새해: 관형사 '새'와 명사 '해'가 우리말 어순대로 결합한 통사적 합성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