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직 9급 국어] 23년 1회차
법원직 9급 국어 기출문제

23년 1회차

총 25문항 · 객관식 · A4 약 1장

1 / 1
A4정답 포함
법원직 9급 국어 기출문제모두CBT · moducbt.com

23년 1회차

총 25문항 · 객관식 · 정답·해설 포함
문제 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3]
우리는 거짓이 사실을 압도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실에 사회적 맥락이 더해진 진실도 자연스레 설 자리를 잃었다. 2016년에 옥스퍼드 사전은 세계의 단어로 ‘탈진실’을 선정하며 탈진실화가 국지적 현상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시대적 특성이라고 진단했다. 탈진실의 시대가 시작된 것을 반증하기라도 하듯 ‘가짜 뉴스’가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가짜 뉴스의 정의와 범위에 대해선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뉜다. 언론사의 오보에서부터 인터넷 루머까지 가짜 뉴스는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혼란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짜 뉴스의 기준을 정하고 범위를 좁히지 않으면 비생산적인 논란만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2017년 2월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는 가짜 뉴스를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 보도의 형식을 하고 유포된 거짓 정보’라고 정의하였다.
가짜 뉴스의 역사는 인류 커뮤니케이션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백제 무왕이 지은 「서동요」는 선화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그가 거짓 정보를 노래로 만든 가짜 뉴스였다. 1923년 관동 대지진이 났을 때 일본 내무성이 조선인에 대해 악의적으로 허위 정보를 퍼뜨린 일은 가짜 뉴스가 잔인한 학살로 이어진 사건이다. 이처럼 역사 속에서 늘 반복된 가짜 뉴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새삼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일어나는 가짜 뉴스 현상을 돌아보면 이전의 사례와는 확연히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21세기형 가짜 뉴스’의 특징은 논란의 중심에 글로벌 IT 기업이 있다는 점이다. 가짜 뉴스는 더 이상 동요나 입소문을 통해 퍼지지 않는다.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매체에 ‘정식 기사’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감쪽같이 변장한 가짜 뉴스들은 대중이 뉴스를 접하는 채널이 신문·방송 같은 전통적 매체에서 포털, SNS 등의 디지털 매체로 옮겨 가면서 쉽게 유통되고 확산된다.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이유는 ‘돈’이다. 뉴스와 관련된 돈은 대부분 광고에서 발생한다. 모든 광고는 광고 중개 서비스를 통하는데, 광고주가 중개 업체에 돈을 지불하면 중개 업체는 금액에 따라 광고를 배치한다. 높은 조회수가 나오는 사이트일수록 높은 금액의 광고를 배치하는 식이다. 뉴스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이용자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눈길을 끄는 뉴스가 잘 팔리는 뉴스가 된다. 가짜 뉴스는 선택받을 수 있는 조건을 정확히 알고 대중을 치밀하게 속인다. 어떤 식으로든 눈에 띄고 선택받아 ‘돈’이 되기 위해 비윤리적이어도 개의치 않고 자극적인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포함한다. 과정이야 어떻든 이윤만 내면 성공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가짜 뉴스는 혐오나 선동과 같은 자극적 요소를 담게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가짜 뉴스는 사회 구성원들의 통합을 방해하고 극단주의를 초래한다.

㉠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광고주와 중개 업체 사이에 위계 관계가 발생한다.
2소비자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게 된다.
3혐오와 선동을 담은 뉴스로 인해 극단주의가 발생한다.
4소비자가 높은 금액을 주고 읽어야 하는 가짜 뉴스가 생산된다.
정답 및 해설

㉠ ‘돈’ 때문에 만들어진 가짜 뉴스가 혐오와 선동을 담아 극단주의를 초래한다는 것이 가장 적절한 사회적 문제이다.

지문은 이윤을 위해 자극적 요소를 담다 보니 ‘가짜 뉴스는 혐오나 선동과 같은 자극적 요소를 담게 되고’, 결국 ‘사회 구성원들의 통합을 방해하고 극단주의를 초래한다’고 서술한다.

  • 광고주와 중개 업체의 관계는 돈을 지불하고 광고를 배치하는 거래 구조로만 설명되며, 위계 관계는 언급되지 않는다.
  • 이용자의 ‘선택과 집중’은 뉴스 범람의 결과로 제시된 소비 행태일 뿐, ㉠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아니다.
  • 돈은 광고에서 발생한다고 했으므로 소비자가 높은 금액을 내고 가짜 뉴스를 읽는다는 내용은 지문과 어긋난다.
문제 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3]
우리는 거짓이 사실을 압도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실에 사회적 맥락이 더해진 진실도 자연스레 설 자리를 잃었다. 2016년에 옥스퍼드 사전은 세계의 단어로 ‘탈진실’을 선정하며 탈진실화가 국지적 현상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시대적 특성이라고 진단했다. 탈진실의 시대가 시작된 것을 반증하기라도 하듯 ‘가짜 뉴스’가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가짜 뉴스의 정의와 범위에 대해선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뉜다. 언론사의 오보에서부터 인터넷 루머까지 가짜 뉴스는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혼란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짜 뉴스의 기준을 정하고 범위를 좁히지 않으면 비생산적인 논란만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2017년 2월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는 가짜 뉴스를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 보도의 형식을 하고 유포된 거짓 정보’라고 정의하였다.
가짜 뉴스의 역사는 인류 커뮤니케이션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백제 무왕이 지은 「서동요」는 선화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그가 거짓 정보를 노래로 만든 가짜 뉴스였다. 1923년 관동 대지진이 났을 때 일본 내무성이 조선인에 대해 악의적으로 허위 정보를 퍼뜨린 일은 가짜 뉴스가 잔인한 학살로 이어진 사건이다. 이처럼 역사 속에서 늘 반복된 가짜 뉴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새삼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일어나는 가짜 뉴스 현상을 돌아보면 이전의 사례와는 확연히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21세기형 가짜 뉴스’의 특징은 논란의 중심에 글로벌 IT 기업이 있다는 점이다. 가짜 뉴스는 더 이상 동요나 입소문을 통해 퍼지지 않는다.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매체에 ‘정식 기사’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감쪽같이 변장한 가짜 뉴스들은 대중이 뉴스를 접하는 채널이 신문·방송 같은 전통적 매체에서 포털, SNS 등의 디지털 매체로 옮겨 가면서 쉽게 유통되고 확산된다.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이유는 ‘돈’이다. 뉴스와 관련된 돈은 대부분 광고에서 발생한다. 모든 광고는 광고 중개 서비스를 통하는데, 광고주가 중개 업체에 돈을 지불하면 중개 업체는 금액에 따라 광고를 배치한다. 높은 조회수가 나오는 사이트일수록 높은 금액의 광고를 배치하는 식이다. 뉴스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이용자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눈길을 끄는 뉴스가 잘 팔리는 뉴스가 된다. 가짜 뉴스는 선택받을 수 있는 조건을 정확히 알고 대중을 치밀하게 속인다. 어떤 식으로든 눈에 띄고 선택받아 ‘돈’이 되기 위해 비윤리적이어도 개의치 않고 자극적인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포함한다. 과정이야 어떻든 이윤만 내면 성공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가짜 뉴스는 혐오나 선동과 같은 자극적 요소를 담게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가짜 뉴스는 사회 구성원들의 통합을 방해하고 극단주의를 초래한다.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가짜 뉴스의 기준과 범위를 정하기 어려운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2전문성을 가진 단체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정의한 가짜 뉴스의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3가짜 뉴스가 논란거리로 떠오르게 된 시대의 특성을 제시하고 있다.
4사용 매체의 변화로 인해 발생한 가짜 뉴스의 특징을 제시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지문은 가짜 뉴스의 기준과 범위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고만 했을 뿐, 기준·범위를 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제시하지 않았다.

2문단은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뉜다’는 현상과 ‘기준을 정하고 범위를 좁히지 않으면 비생산적인 논란만 가중’된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전할 뿐이다.

  •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의 가짜 뉴스 정의는 2문단에 제시되어 있다.
  • 옥스퍼드 사전이 ‘탈진실’을 시대적 특성으로 진단했다는 1문단이 논란의 배경이 된 시대 특성을 보여 준다.
  • 전통적 매체에서 포털·SNS 등 디지털 매체로 옮겨 가며 쉽게 확산된다는 4문단이 매체 변화에 따른 특징이다.
문제 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3]
우리는 거짓이 사실을 압도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실에 사회적 맥락이 더해진 진실도 자연스레 설 자리를 잃었다. 2016년에 옥스퍼드 사전은 세계의 단어로 ‘탈진실’을 선정하며 탈진실화가 국지적 현상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시대적 특성이라고 진단했다. 탈진실의 시대가 시작된 것을 반증하기라도 하듯 ‘가짜 뉴스’가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가짜 뉴스의 정의와 범위에 대해선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뉜다. 언론사의 오보에서부터 인터넷 루머까지 가짜 뉴스는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혼란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짜 뉴스의 기준을 정하고 범위를 좁히지 않으면 비생산적인 논란만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2017년 2월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는 가짜 뉴스를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 보도의 형식을 하고 유포된 거짓 정보’라고 정의하였다.
가짜 뉴스의 역사는 인류 커뮤니케이션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백제 무왕이 지은 「서동요」는 선화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그가 거짓 정보를 노래로 만든 가짜 뉴스였다. 1923년 관동 대지진이 났을 때 일본 내무성이 조선인에 대해 악의적으로 허위 정보를 퍼뜨린 일은 가짜 뉴스가 잔인한 학살로 이어진 사건이다. 이처럼 역사 속에서 늘 반복된 가짜 뉴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새삼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일어나는 가짜 뉴스 현상을 돌아보면 이전의 사례와는 확연히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21세기형 가짜 뉴스’의 특징은 논란의 중심에 글로벌 IT 기업이 있다는 점이다. 가짜 뉴스는 더 이상 동요나 입소문을 통해 퍼지지 않는다.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매체에 ‘정식 기사’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감쪽같이 변장한 가짜 뉴스들은 대중이 뉴스를 접하는 채널이 신문·방송 같은 전통적 매체에서 포털, SNS 등의 디지털 매체로 옮겨 가면서 쉽게 유통되고 확산된다.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이유는 ‘돈’이다. 뉴스와 관련된 돈은 대부분 광고에서 발생한다. 모든 광고는 광고 중개 서비스를 통하는데, 광고주가 중개 업체에 돈을 지불하면 중개 업체는 금액에 따라 광고를 배치한다. 높은 조회수가 나오는 사이트일수록 높은 금액의 광고를 배치하는 식이다. 뉴스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이용자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눈길을 끄는 뉴스가 잘 팔리는 뉴스가 된다. 가짜 뉴스는 선택받을 수 있는 조건을 정확히 알고 대중을 치밀하게 속인다. 어떤 식으로든 눈에 띄고 선택받아 ‘돈’이 되기 위해 비윤리적이어도 개의치 않고 자극적인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포함한다. 과정이야 어떻든 이윤만 내면 성공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가짜 뉴스는 혐오나 선동과 같은 자극적 요소를 담게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가짜 뉴스는 사회 구성원들의 통합을 방해하고 극단주의를 초래한다.

윗글을 읽고 나눈 대화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가짜 뉴스는 현재에도 입소문을 통해서 주로 전파되고 있어.
2탈진실화는 아직까진 특정 국가에 한정된 일이라고 볼 수 있겠어.
3과거에 가짜 뉴스로 인해 많은 사람이 실제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었어.
4가짜 뉴스 현상은 과거부터 반복되어온 만큼 과거와 현재 서로 다른 점이 존재하지 않아.
정답 및 해설

관동 대지진 때의 허위 정보가 잔인한 학살로 이어졌다는 3문단에 근거하면, 과거 가짜 뉴스로 많은 사람이 실제로 사망했다는 대화가 적절하다.

지문은 이를 ‘가짜 뉴스가 잔인한 학살로 이어진 사건’이라 표현한다.

  • 현재의 가짜 뉴스는 ‘더 이상 동요나 입소문을 통해 퍼지지 않는다’고 했으므로 입소문이 주된 전파 경로라는 말은 틀리다.
  • 탈진실화는 ‘국지적 현상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라 했으므로 특정 국가에 한정된다는 말은 틀리다.
  • 최근 가짜 뉴스는 이전 사례와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고 했으므로 과거와 현재가 다르지 않다는 말은 틀리다.
문제 4
<보기>의 ㉠과 ㉡을 모두 충족하는 예로 가장 적절한 것은?
< 보 기 >
파생어는 어근에 파생접사가 결합하여 만들어진다. 이때 접사가 어근의 앞에 결합하는 경우도 있고, ㉠접사가 어근의 뒤에 결합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어근에 파생접사가 결합하여 새로운 단어가 형성될 때 ㉡어근의 품사가 바뀌는 경우도 있고, 바뀌지 않는 경우도 있다.
1오늘따라 저녁노을이 유난히 새빨갛다.
2아군의 사기를 높여야 승산이 있습니다.
3무엇보다 그 책은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4나는 천천히 달리기가 더 어렵다.
정답 및 해설

‘높여야’는 형용사 어근 ‘높-’ 뒤에 접미사 ‘-이-’가 붙어 동사 ‘높이다’가 된 것이므로 ㉠과 ㉡을 모두 충족한다.

접사가 어근 뒤에 결합했고(㉠), 형용사가 동사로 품사가 바뀌었다(㉡).

  • ‘새빨갛다’는 접두사 ‘새-’가 어근 앞에 붙었고 형용사 품사도 그대로이므로 둘 다 충족하지 못한다.
  • ‘읽힌다’는 피동 접미사 ‘-히-’가 뒤에 붙었으나 동사가 동사로 남아 품사 변화가 없다.
  • ‘천천히 달리기’에서 ‘-기’는 부사 ‘천천히’의 수식을 받는 서술 기능이 살아 있으므로 명사형 전성 어미이며 파생 접사가 아니다.
문제 5
㉠∼㉣ 중 <보기>의 밑줄 친 부분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 보 기 >
높임 표현은 높임의 대상에 따라 주체 높임, 객체 높임, 상대 높임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객체 높임은 목적어나 부사어가 나타내는 대상, 즉 서술의 객체를 높이는 방법으로 주로 특수 어휘나 부사격 조사 ‘께’에 의해 실현된다.

지우:민주야, 너 내일 뭐 할 거니?
민주:응, 내일 할머니 생신이라서 할머니 ㉠모시고 영화관에 가기로 했어.
지우:와, 오랜만에 할머니도 뵙고 좋겠다.
민주:응, 그렇지. 오늘은 할머니께 편지도 써야 할 것 같아.
지우:㉡할머니께 드릴 선물은 샀어?
민주:응, 안 그래도 할머니가 허리가 아프셔서 엄마가 안마의자를 사서 ㉢드린대. 나는 용돈을 조금 보태기로 했어.
지우:아, 할머니께서 ㉣편찮으셨구나.
1㉠
2㉡
3㉢
4㉣
정답 및 해설

‘편찮으셨구나’는 문장의 주어인 할머니를 높이는 주체 높임이므로 객체 높임에 해당하지 않는다.

‘편찮다’라는 특수 어휘와 선어말 어미 ‘-시-’가 서술의 주체를 높이며, 목적어·부사어가 가리키는 대상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

  • ‘모시고’는 목적어인 할머니를 높이는 특수 어휘로 객체 높임이다.
  • ‘할머니께’는 부사격 조사 ‘께’로 부사어의 대상을 높이는 객체 높임이다.
  • ‘드린대’는 ‘주다’ 대신 특수 어휘 ‘드리다’를 써서 받는 대상인 할머니를 높이는 객체 높임이다.
문제 6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6∼문8]
(가)
시원한 여름 저녁이었다.
바람이 불고 시커먼 구름 떼가 서편으로 몰려 달리고 있었다. 그 구름이 몰려 쌓이는 먼 서편 하늘 끝에선 이따금 칼날 같은 번갯불이 번쩍이곤 했다. 이편 하늘의 별들은 구름 사이사이에서 이상스레 파릇파릇 빛났다. 달은 구름 더미를 요리조리 헤치고 빠져나왔다가는, 새로 몰려오는 구름 더미에 애처롭게도 휘감기곤 했다. 집집의 지붕들은 깊숙하고도 싸늘한 빛으로 물들고, 대기에는 차가운 물기가 돌았다.
땅 위엔 무언지 불길한 느낌이 들도록 차단한 정적이 흘렀다.
철과 나는 베란다 위에 앉아 있었다. 막연한 원시적인 공포감 같은 소심한 느낌에 사로잡혀 무한정 묵묵히 앉아 있었다. 철은 먼 하늘가에 시선을 준 채 연방 담배를 피웠다. 이렇게 한동안 말없이 앉았다가 철은 문득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나)
형은 스물일곱 살이었고 동생은 스물두 살이었다.
형은 둔감했고 위태위태하도록 솔직했고, 결국 조금 모자란 사람이었다.
해방 이듬해 삼팔선을 넘어올 때 모두 긴장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판에 큰 소리로,
“야하, 이기 바루 그 삼팔선이구나이, 야하.”
이래 놔서 일행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일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때도 형을 쥐어박았고, 형은 엉엉 울었고, 어머니도 찔끔찔끔 울었다. 아버지는 애초부터 이 형을 단념하고 있었고, 어머니는 불쌍해서 이따금씩 찔끔거리곤 했다.
물론 평소에 동생에 대한 형으로서의 체모나 위신 같은 것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서, 이미 철들자부터 형을 대하는 동생의 눈언저리와 입가엔 늘 쓴웃음 같은 것이 어리어 있었으니, 하얀 살갗의 여윈 얼굴에 이 쓴웃음은 동생의 오연한 성미와 잘 어울려 있었다.
어머니는 형에 대한 아버지의 단념이나 동생의 이런 투가 더 서러웠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형은 아버지나 어머니나 동생의 표정에 구애 없이 하루하루가 그저 천하태평이었다.
사변이 일어나자 형제가 다 군인의 몸이 됐다.
1951년 가을, 제각기 북의 포로로 잡혀 북쪽 후방으로 인계돼 가다가 둘은 더럭 만났다. 해가 질 무렵, 무너진 통천(通川)읍 거리에서였다.
형은 대뜸 울음보를 터뜨렸다. 펄렁한 야전잠바에 맨머리 바람이었고, 털럭털럭한 군화를 끌고 있었다.
동생도 한순간은 흠칫했으나, 형이 울음을 터뜨리자 난처한 듯 살그머니 외면을 했다. 형에 비해선 주제가 조금 깔끔해서 산뜻한 초록색 군 작업복 차림이었다.
(다)
동생의 눈에선 다시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형은 별안간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동생의 얼굴을 멀끔히 마주 쳐다보더니,
“왜 우니, 왜 울어, 왜, 왜. 어서 그치지 못하겠니.” 하면서도 도리어 제 편에서 또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이튿날, 형의 걸음걸이는 눈에 띄게 절름거렸다. 혼잣소리도 풀이 없었다.
“그만큼 걸었음 무던히 왔구만서두. 에에이, 이젠 좀 그만 걷지덜, 무던히 걸었구만서두.”
하고는 주위의 경비병들을 흘끔 곁눈질해 보았다. 경비병들은 물론 알은체도 안 했다. 바뀐 사람들은 꽤나 사나운 패들이었다.
그날 밤 형은 동생을 향해 쓸쓸하게 웃기만 했다.
“칠성아, 너 집에 가거든 말이다, 집에 가거든…….”
하고는 또 무슨 생각이 났는지 벌쭉 웃으면서,
“히히, 내가 무슨 소릴 허니. 네가 집에 갈 땐 나두 갈 텐데, 앙 그러니? 내가 정신이 빠졌어.”
(라)
한참 뒤엔 또 동생의 어깨를 그러안으면서,
“야, 칠성아!”
동생의 얼굴을 똑바로 마주 쳐다보기만 했다.
바깥은 바람이 세었다. 거적문이 습기 어린 소리를 내며 열리고 닫히곤 하였다. 문이 열릴 때마다 눈 덮인 초라한 들판이 부유스름하게 아득히 뻗었다.
동생의 눈에선 또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형은 또 벌컥 성을 내며,
“왜 우니, 왜? 흐흐흐.”
하고 제 편에서 더 더 울었다.
며칠이 지날수록 형의 걸음은 더 절룩거려졌다. 행렬 속에서도 별로 혼잣소릴 지껄이지 않았다. 평소의 형답지 않게 꽤나 조심스런 낯색이었다. 둘레를 두리번거리며 경비병의 눈치를 흘끔거리기만 했다. 이젠 밤에도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대고 이것저것 지껄이지 않았다. 그러나 먼 개 짖는 소리 같은 것에는 여전히 흠칫흠칫 놀라곤 했다. 동생은 또 참다못해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형은 왜 우느냐고 화를 내지도 않고 울음을 터뜨리지도 않았다. 동생은 이런 형이 서러워 더 더 흐느꼈다.
(마)
그날 밤, 바깥엔 함박눈이 내렸다.
형은 불현듯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댔다.
“너, 무슨 일이 생겨두 날 형이라구 글지 마라, 어엉”
여느 때답지 않게 숙성한 사람 같은 억양이었다.
“울지두 말구 모르는 체만 해, 꼭.”
동생은 부러 큰 소리로,
“야하, 눈이 내린다.”
형이 지껄일 소리를 자기가 지금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
그러나 이미 형은 그저 꾹 하니 굳은 표정이었다.
동생은 안타까워 또 울었다. 형을 그러안고 귀에다 입을 대고,
“형아, 형아, 정신 차려.”
이튿날, 한낮이 기울어서 어느 영 기슭에 다다르자, 형은 동생의 허벅다리를 쿡 찌르고는 걷던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형의 걸음걸이를 주의해 보아 오던 한 사람이 뒤에서 따발총을 휘둘러 쏘았다.
형은 앉은 채 앞으로 꼬꾸라졌다. 그 사람은 총을 어깨에 둘러메면서,
“메칠을 더 살겠다구 뻐득대? 뻐득대길.”
- 이호철, <나상> -

윗글에 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한 것은?
1인물의 성격을 상세하게 설명하며 희화화하고 있다.
2이야기를 외부와 내부로 구성하여 주제를 전달하고 있다.
3등장인물의 내적 독백과 갈등을 통해 사건을 전개하고 있다.
4사건들을 병렬적으로 제시해 사건을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은 ‘철’이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바깥 이야기 속에 형제의 이야기를 담은 액자식 구성으로 주제를 전달한다.

(가)에서 ‘철은 문득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뒤로 (나)부터 형제의 이야기가 내부 이야기로 이어진다.

  • 형의 성격을 둔감하고 솔직하다고 설명하지만 이를 우스꽝스럽게 희화화하는 것이 서술의 목적은 아니다.
  • 인물의 내적 독백보다 행동과 대화로 사건이 전개된다.
  • 사건들은 포로 호송 과정을 따라 시간 순으로 이어지며, 여러 사건을 병렬적으로 늘어놓지 않았다.
문제 7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6∼문8]
(가)
시원한 여름 저녁이었다.
바람이 불고 시커먼 구름 떼가 서편으로 몰려 달리고 있었다. 그 구름이 몰려 쌓이는 먼 서편 하늘 끝에선 이따금 칼날 같은 번갯불이 번쩍이곤 했다. 이편 하늘의 별들은 구름 사이사이에서 이상스레 파릇파릇 빛났다. 달은 구름 더미를 요리조리 헤치고 빠져나왔다가는, 새로 몰려오는 구름 더미에 애처롭게도 휘감기곤 했다. 집집의 지붕들은 깊숙하고도 싸늘한 빛으로 물들고, 대기에는 차가운 물기가 돌았다.
땅 위엔 무언지 불길한 느낌이 들도록 차단한 정적이 흘렀다.
철과 나는 베란다 위에 앉아 있었다. 막연한 원시적인 공포감 같은 소심한 느낌에 사로잡혀 무한정 묵묵히 앉아 있었다. 철은 먼 하늘가에 시선을 준 채 연방 담배를 피웠다. 이렇게 한동안 말없이 앉았다가 철은 문득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나)
형은 스물일곱 살이었고 동생은 스물두 살이었다.
형은 둔감했고 위태위태하도록 솔직했고, 결국 조금 모자란 사람이었다.
해방 이듬해 삼팔선을 넘어올 때 모두 긴장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판에 큰 소리로,
“야하, 이기 바루 그 삼팔선이구나이, 야하.”
이래 놔서 일행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일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때도 형을 쥐어박았고, 형은 엉엉 울었고, 어머니도 찔끔찔끔 울었다. 아버지는 애초부터 이 형을 단념하고 있었고, 어머니는 불쌍해서 이따금씩 찔끔거리곤 했다.
물론 평소에 동생에 대한 형으로서의 체모나 위신 같은 것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서, 이미 철들자부터 형을 대하는 동생의 눈언저리와 입가엔 늘 쓴웃음 같은 것이 어리어 있었으니, 하얀 살갗의 여윈 얼굴에 이 쓴웃음은 동생의 오연한 성미와 잘 어울려 있었다.
어머니는 형에 대한 아버지의 단념이나 동생의 이런 투가 더 서러웠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형은 아버지나 어머니나 동생의 표정에 구애 없이 하루하루가 그저 천하태평이었다.
사변이 일어나자 형제가 다 군인의 몸이 됐다.
1951년 가을, 제각기 북의 포로로 잡혀 북쪽 후방으로 인계돼 가다가 둘은 더럭 만났다. 해가 질 무렵, 무너진 통천(通川)읍 거리에서였다.
형은 대뜸 울음보를 터뜨렸다. 펄렁한 야전잠바에 맨머리 바람이었고, 털럭털럭한 군화를 끌고 있었다.
동생도 한순간은 흠칫했으나, 형이 울음을 터뜨리자 난처한 듯 살그머니 외면을 했다. 형에 비해선 주제가 조금 깔끔해서 산뜻한 초록색 군 작업복 차림이었다.
(다)
동생의 눈에선 다시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형은 별안간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동생의 얼굴을 멀끔히 마주 쳐다보더니,
“왜 우니, 왜 울어, 왜, 왜. 어서 그치지 못하겠니.” 하면서도 도리어 제 편에서 또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이튿날, 형의 걸음걸이는 눈에 띄게 절름거렸다. 혼잣소리도 풀이 없었다.
“그만큼 걸었음 무던히 왔구만서두. 에에이, 이젠 좀 그만 걷지덜, 무던히 걸었구만서두.”
하고는 주위의 경비병들을 흘끔 곁눈질해 보았다. 경비병들은 물론 알은체도 안 했다. 바뀐 사람들은 꽤나 사나운 패들이었다.
그날 밤 형은 동생을 향해 쓸쓸하게 웃기만 했다.
“칠성아, 너 집에 가거든 말이다, 집에 가거든…….”
하고는 또 무슨 생각이 났는지 벌쭉 웃으면서,
“히히, 내가 무슨 소릴 허니. 네가 집에 갈 땐 나두 갈 텐데, 앙 그러니? 내가 정신이 빠졌어.”
(라)
한참 뒤엔 또 동생의 어깨를 그러안으면서,
“야, 칠성아!”
동생의 얼굴을 똑바로 마주 쳐다보기만 했다.
바깥은 바람이 세었다. 거적문이 습기 어린 소리를 내며 열리고 닫히곤 하였다. 문이 열릴 때마다 눈 덮인 초라한 들판이 부유스름하게 아득히 뻗었다.
동생의 눈에선 또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형은 또 벌컥 성을 내며,
“왜 우니, 왜? 흐흐흐.”
하고 제 편에서 더 더 울었다.
며칠이 지날수록 형의 걸음은 더 절룩거려졌다. 행렬 속에서도 별로 혼잣소릴 지껄이지 않았다. 평소의 형답지 않게 꽤나 조심스런 낯색이었다. 둘레를 두리번거리며 경비병의 눈치를 흘끔거리기만 했다. 이젠 밤에도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대고 이것저것 지껄이지 않았다. 그러나 먼 개 짖는 소리 같은 것에는 여전히 흠칫흠칫 놀라곤 했다. 동생은 또 참다못해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형은 왜 우느냐고 화를 내지도 않고 울음을 터뜨리지도 않았다. 동생은 이런 형이 서러워 더 더 흐느꼈다.
(마)
그날 밤, 바깥엔 함박눈이 내렸다.
형은 불현듯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댔다.
“너, 무슨 일이 생겨두 날 형이라구 글지 마라, 어엉”
여느 때답지 않게 숙성한 사람 같은 억양이었다.
“울지두 말구 모르는 체만 해, 꼭.”
동생은 부러 큰 소리로,
“야하, 눈이 내린다.”
형이 지껄일 소리를 자기가 지금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
그러나 이미 형은 그저 꾹 하니 굳은 표정이었다.
동생은 안타까워 또 울었다. 형을 그러안고 귀에다 입을 대고,
“형아, 형아, 정신 차려.”
이튿날, 한낮이 기울어서 어느 영 기슭에 다다르자, 형은 동생의 허벅다리를 쿡 찌르고는 걷던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형의 걸음걸이를 주의해 보아 오던 한 사람이 뒤에서 따발총을 휘둘러 쏘았다.
형은 앉은 채 앞으로 꼬꾸라졌다. 그 사람은 총을 어깨에 둘러메면서,
“메칠을 더 살겠다구 뻐득대? 뻐득대길.”
- 이호철, <나상> -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감상한 것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 보 기 >
‘나상’은 벌거벗은 모습이라는 뜻으로, 순수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간직한 상태를 말한다. 이 소설은 전쟁 중 포로 호송이라는 상황을 빌려 구성원을 획일화하는 사회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자유를 억압하는 외부의 감시, 전쟁의 폭력성에 의해 희생되는 개인의 모습을 통해 전쟁 상황에서 근원적인 인간성의 소중함을 전달하고 있다.
1모자라지만 ‘둔감하고 위태위태하도록 솔직했’던 형은 순수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간직한 인물로 볼 수 있겠군.
2형이 ‘경비병의 눈치를 흘끔거리기만’하는 모습에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외부의 감시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겠군.
3‘형이라구 글지 마라’고 말하는 것은 구성원을 획일화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겠군.
4한 사람이 ‘따발총을 휘둘러 쏘’는 장면에서 전쟁의 폭력성과 근원적인 인간성 상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겠군.
정답 및 해설

‘형이라구 글지 마라’는 죽음을 예감한 형이 동생을 보호하려는 말이므로, 획일화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기 어렵다.

형은 ‘울지두 말구 모르는 체만 해, 꼭.’이라고 덧붙여 자신에게 닥칠 일에 동생이 휘말리지 않기를 바란다. 이는 형제애와 배려의 표현이다.

  • ‘둔감하고 위태위태하도록 솔직했’던 형은 꾸밈없는 인물로, <보기>의 ‘순수한 인간 본연의 모습’과 연결된다.
  • 형이 경비병의 눈치를 보는 모습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외부의 감시를 보여 준다.
  • 절름거리는 형을 따발총으로 쏘는 장면은 전쟁의 폭력성과 인간성 상실을 드러낸다.
문제 8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6∼문8]
(가)
시원한 여름 저녁이었다.
바람이 불고 시커먼 구름 떼가 서편으로 몰려 달리고 있었다. 그 구름이 몰려 쌓이는 먼 서편 하늘 끝에선 이따금 칼날 같은 번갯불이 번쩍이곤 했다. 이편 하늘의 별들은 구름 사이사이에서 이상스레 파릇파릇 빛났다. 달은 구름 더미를 요리조리 헤치고 빠져나왔다가는, 새로 몰려오는 구름 더미에 애처롭게도 휘감기곤 했다. 집집의 지붕들은 깊숙하고도 싸늘한 빛으로 물들고, 대기에는 차가운 물기가 돌았다.
땅 위엔 무언지 불길한 느낌이 들도록 차단한 정적이 흘렀다.
철과 나는 베란다 위에 앉아 있었다. 막연한 원시적인 공포감 같은 소심한 느낌에 사로잡혀 무한정 묵묵히 앉아 있었다. 철은 먼 하늘가에 시선을 준 채 연방 담배를 피웠다. 이렇게 한동안 말없이 앉았다가 철은 문득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나)
형은 스물일곱 살이었고 동생은 스물두 살이었다.
형은 둔감했고 위태위태하도록 솔직했고, 결국 조금 모자란 사람이었다.
해방 이듬해 삼팔선을 넘어올 때 모두 긴장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판에 큰 소리로,
“야하, 이기 바루 그 삼팔선이구나이, 야하.”
이래 놔서 일행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일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때도 형을 쥐어박았고, 형은 엉엉 울었고, 어머니도 찔끔찔끔 울었다. 아버지는 애초부터 이 형을 단념하고 있었고, 어머니는 불쌍해서 이따금씩 찔끔거리곤 했다.
물론 평소에 동생에 대한 형으로서의 체모나 위신 같은 것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서, 이미 철들자부터 형을 대하는 동생의 눈언저리와 입가엔 늘 쓴웃음 같은 것이 어리어 있었으니, 하얀 살갗의 여윈 얼굴에 이 쓴웃음은 동생의 오연한 성미와 잘 어울려 있었다.
어머니는 형에 대한 아버지의 단념이나 동생의 이런 투가 더 서러웠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형은 아버지나 어머니나 동생의 표정에 구애 없이 하루하루가 그저 천하태평이었다.
사변이 일어나자 형제가 다 군인의 몸이 됐다.
1951년 가을, 제각기 북의 포로로 잡혀 북쪽 후방으로 인계돼 가다가 둘은 더럭 만났다. 해가 질 무렵, 무너진 통천(通川)읍 거리에서였다.
형은 대뜸 울음보를 터뜨렸다. 펄렁한 야전잠바에 맨머리 바람이었고, 털럭털럭한 군화를 끌고 있었다.
동생도 한순간은 흠칫했으나, 형이 울음을 터뜨리자 난처한 듯 살그머니 외면을 했다. 형에 비해선 주제가 조금 깔끔해서 산뜻한 초록색 군 작업복 차림이었다.
(다)
동생의 눈에선 다시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형은 별안간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동생의 얼굴을 멀끔히 마주 쳐다보더니,
“왜 우니, 왜 울어, 왜, 왜. 어서 그치지 못하겠니.” 하면서도 도리어 제 편에서 또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이튿날, 형의 걸음걸이는 눈에 띄게 절름거렸다. 혼잣소리도 풀이 없었다.
“그만큼 걸었음 무던히 왔구만서두. 에에이, 이젠 좀 그만 걷지덜, 무던히 걸었구만서두.”
하고는 주위의 경비병들을 흘끔 곁눈질해 보았다. 경비병들은 물론 알은체도 안 했다. 바뀐 사람들은 꽤나 사나운 패들이었다.
그날 밤 형은 동생을 향해 쓸쓸하게 웃기만 했다.
“칠성아, 너 집에 가거든 말이다, 집에 가거든…….”
하고는 또 무슨 생각이 났는지 벌쭉 웃으면서,
“히히, 내가 무슨 소릴 허니. 네가 집에 갈 땐 나두 갈 텐데, 앙 그러니? 내가 정신이 빠졌어.”
(라)
한참 뒤엔 또 동생의 어깨를 그러안으면서,
“야, 칠성아!”
동생의 얼굴을 똑바로 마주 쳐다보기만 했다.
바깥은 바람이 세었다. 거적문이 습기 어린 소리를 내며 열리고 닫히곤 하였다. 문이 열릴 때마다 눈 덮인 초라한 들판이 부유스름하게 아득히 뻗었다.
동생의 눈에선 또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형은 또 벌컥 성을 내며,
“왜 우니, 왜? 흐흐흐.”
하고 제 편에서 더 더 울었다.
며칠이 지날수록 형의 걸음은 더 절룩거려졌다. 행렬 속에서도 별로 혼잣소릴 지껄이지 않았다. 평소의 형답지 않게 꽤나 조심스런 낯색이었다. 둘레를 두리번거리며 경비병의 눈치를 흘끔거리기만 했다. 이젠 밤에도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대고 이것저것 지껄이지 않았다. 그러나 먼 개 짖는 소리 같은 것에는 여전히 흠칫흠칫 놀라곤 했다. 동생은 또 참다못해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형은 왜 우느냐고 화를 내지도 않고 울음을 터뜨리지도 않았다. 동생은 이런 형이 서러워 더 더 흐느꼈다.
(마)
그날 밤, 바깥엔 함박눈이 내렸다.
형은 불현듯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댔다.
“너, 무슨 일이 생겨두 날 형이라구 글지 마라, 어엉”
여느 때답지 않게 숙성한 사람 같은 억양이었다.
“울지두 말구 모르는 체만 해, 꼭.”
동생은 부러 큰 소리로,
“야하, 눈이 내린다.”
형이 지껄일 소리를 자기가 지금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
그러나 이미 형은 그저 꾹 하니 굳은 표정이었다.
동생은 안타까워 또 울었다. 형을 그러안고 귀에다 입을 대고,
“형아, 형아, 정신 차려.”
이튿날, 한낮이 기울어서 어느 영 기슭에 다다르자, 형은 동생의 허벅다리를 쿡 찌르고는 걷던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형의 걸음걸이를 주의해 보아 오던 한 사람이 뒤에서 따발총을 휘둘러 쏘았다.
형은 앉은 채 앞으로 꼬꾸라졌다. 그 사람은 총을 어깨에 둘러메면서,
“메칠을 더 살겠다구 뻐득대? 뻐득대길.”
- 이호철, <나상> -

윗글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형’은 모두가 긴장한 상황임을 알고 본인도 긴장하여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2‘동생’의 울음을 본 ‘형’은 울지 말라고 하면서 본인도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3시간이 지나 ‘동생’의 귀에 어떤 말도 하지 않는 ‘형’의 모습을 보며 ‘동생’은 서러워했다.
4‘형’은 평소와는 다른 억양으로 ‘동생’에게 자신을 모른 체 하라고 했다.
정답 및 해설

형은 삼팔선을 넘을 때 모두 긴장한 상황에서도 큰 소리로 외쳤으므로, 긴장해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는 이해는 적절하지 않다.

(나)에서 형은 ‘야하, 이기 바루 그 삼팔선이구나이’라고 외쳐 ‘일행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 (다)·(라)에서 형은 ‘왜 우니’라며 동생을 다그치면서도 제 편에서 울음을 터뜨린다.
  • (라)에서 형이 밤에도 동생의 귀에 대고 지껄이지 않자 ‘동생은 이런 형이 서러워 더 더 흐느꼈다’.
  • (마)에서 형은 ‘여느 때답지 않게 숙성한 사람 같은 억양’으로 모르는 체하라고 말한다.
문제 9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9∼문11]
(가)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ᄇᆞ리고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날러는 엇디 살라 ᄒᆞ고
ᄇᆞ리고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잡ᄉᆞ와 두어리마ᄂᆞᄂᆞᆫ
㉠선ᄒᆞ면 아니 올셰라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셜온 님 보내ᄋᆞᆸ노니 나ᄂᆞᆫ
가시ᄂᆞᆫ ᄃᆞᆺ 도셔 오쇼셔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 작자 미상, ‘가시리’ -

(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 김소월, ‘진달래꽃’ -

(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임과의 재회를 희망하는 화자의 의지가 드러나고 있다.
2구체적인 지명을 통해 이별의 상황을 구체화하고 있다.
3이별 상황에 대한 체념과 화자의 자기 희생적 태도가 드러나고 있다.
4이별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음으로써 임에 대한 원망을 드러내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가)와 (나)는 모두 떠나는 임을 붙잡지 못하고 보내는 체념과 화자의 자기 희생적 태도를 드러낸다.

(가)는 ‘잡ᄉᆞ와 두어리마ᄂᆞᄂᆞᆫ / 선ᄒᆞ면 아니 올셰라’라며 임을 보내고, (나)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라며 슬픔을 참는다.

  • 재회를 바라는 마음은 (가)의 ‘도셔 오쇼셔’에는 드러나지만 (나)에는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 ‘영변에 약산’이라는 구체적 지명은 (나)에만 있다.
  • (나)의 ‘나 보기가 역겨워’는 임의 마음이 떠난 상황을 가정할 뿐 이별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며, 두 작품 모두 임을 원망하지 않는다.
문제 1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9∼문11]
(가)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ᄇᆞ리고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날러는 엇디 살라 ᄒᆞ고
ᄇᆞ리고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잡ᄉᆞ와 두어리마ᄂᆞᄂᆞᆫ
㉠선ᄒᆞ면 아니 올셰라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셜온 님 보내ᄋᆞᆸ노니 나ᄂᆞᆫ
가시ᄂᆞᆫ ᄃᆞᆺ 도셔 오쇼셔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 작자 미상, ‘가시리’ -

(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 김소월, ‘진달래꽃’ -

㉠~㉣에 대해 나눈 대화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에선 화자가 임을 떠나보내는 이유가 드러나며 서러움을 절제하는 화자의 모습이 느껴져.
2㉡에서 ‘셜온’의 주체를 화자로 본다면 임 역시 이별 상황을 아쉬워하고 있음을 알 수 있군.
3㉢은 임을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상징하는 소재로, 화자의 분신으로도 볼 수 있겠군.
4㉣은 인고의 자세가 드러나는 부분으로 이별 상황에 대한 화자의 슬픔을 반어적으로 강조하고 있군.
정답 및 해설

‘셜온’의 주체를 화자로 보면 ‘셜온 님’은 화자를 서럽게 하는 임이 되어 화자의 서러움이 드러날 뿐, 임도 이별을 아쉬워한다는 해석은 나오지 않는다.

임도 이별을 아쉬워한다는 해석은 ‘셜온’의 주체를 임으로 볼 때 성립한다.

  • ㉠은 서운하게 하면 임이 다시 오지 않을까 하여 보낸다는 이유가 드러나며, 붙잡고 싶은 서러움을 절제하는 태도가 느껴진다.
  • ㉢의 진달래꽃은 임의 길에 뿌려지는 소재로, 임에 대한 사랑과 화자의 분신으로 볼 수 있다.
  • ㉣은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는 인고의 자세로, 오히려 슬픔을 반어적으로 강조한다.
문제 1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9∼문11]
(가)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ᄇᆞ리고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날러는 엇디 살라 ᄒᆞ고
ᄇᆞ리고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잡ᄉᆞ와 두어리마ᄂᆞᄂᆞᆫ
㉠선ᄒᆞ면 아니 올셰라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셜온 님 보내ᄋᆞᆸ노니 나ᄂᆞᆫ
가시ᄂᆞᆫ ᄃᆞᆺ 도셔 오쇼셔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 작자 미상, ‘가시리’ -

(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 김소월, ‘진달래꽃’ -

(가)와 (나)의 형식상의 특징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가)는 (나)와 달리 수미 상관의 형식을 보이고 있다.
2(나)는 (가)와 달리 시어의 반복을 통해 운율을 형성하고 있다.
3(가)와 (나) 모두 전통적인 3·3·2조의 3음보 율격을 보이고 있다.
4(가)와 (나) 모두 기-승-전-결의 4단 구성을 통해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가)와 (나)는 모두 네 개의 연이 기-승-전-결의 흐름으로 시상을 전개한다.

두 작품 모두 이별의 상황 제시에서 시작해 화자의 슬픔과 태도의 변화를 거쳐, 마지막 연에서 재회 소망이나 인고의 다짐으로 마무리한다.

  • 첫 연과 끝 연이 ‘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으로 호응하는 수미 상관은 (나)의 특징이다.
  • (가)도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후렴구 ‘위 증즐가 大平盛代’를 반복해 운율을 형성하므로 (나)만의 특징이 아니다.
  • 3·3·2조 3음보는 (가)의 율격이며, (나)는 7·5조를 바탕으로 한 3음보 율격이다.
문제 1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2∼문15]
(가)
구두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구두 끝을 보면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흰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창문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창문 끝을 보면
㉡비누 거품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맑은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청소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길 끝을 보면
㉢쓰레기 속에서도 빛이 난다.
깨끗한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마음 끝을 보면
보이지 않는 것에서도 빛이 난다.
㉣보이는 빛만이 빛은 아니다.
닦는 것은 빛을 내는 일
성자가 된 청소부는
청소를 하면서도 성자이며
성자이면서도 청소를 한다.
- 천양희,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나)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펀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 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 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가)의 ㉠~㉣ 중 <보기>의 밑줄 친 ㉮와 성격이 가장 다른 것은?
< 보 기 >
텔레비전을 끄자
㉮풀벌레 소리 / 어둠과 함께 방안 가득 들어온다
어둠 속에서 들으니 벌레 소리들 환하다
별빛이 묻어 더 낭랑하다
귀뚜라미나 여치 같은 큰 울음 사이에는
너무 작아 들리지 않는 소리도 있다
그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한다
내 귀에는 들리지 않는 소리들이 드나드는
까맣고 좁은 통로들을 생각한다
그 통로의 끝에 두근거리며 매달린
여린 마음들을 생각한다
발뒤꿈치처럼 두꺼운 내 귀에 부딪쳤다가
되돌아간 소리들을 생각한다
브라운관이 뿜어낸 현란한 빛이
내 눈과 귀를 두껍게 채우는 동안
그 울음소리들은 수 없이 나에게 왔다가
너무 단단한 벽에 놀라 되돌아갔을 것이다
하루살이처럼 전등에 부딪쳤다가
바닥에 새카맣게 떨어졌을 것이다
크게 밤공기를 들이쉬니
허파 속으로 그 소리들이 들어온다
허파도 볓빛이 묻어 조금은 환해진다
- 김기택,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1㉠
2㉡
3㉢
4㉣
정답 및 해설

㉮ ‘풀벌레 소리’는 작고 하찮게 여겨져 놓치기 쉬운 것의 가치를 뜻하는데, ㉣ ‘보이는 빛’은 통념적으로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이라 성격이 가장 다르다.

(가)는 흔히 하찮게 여기는 것에서도 빛이 난다고 말하며, ㉣은 그와 대비되는 ‘보이는’ 가치로 쓰였다. <보기>의 풀벌레 소리 역시 작고 소외된 것의 의미를 일깨운다.

  • ㉠ ‘검은 것’은 ‘흰 것’과 대비되어 하찮게 여겨지지만 빛이 나는 대상이다.
  • ㉡ ‘비누 거품’은 ‘맑은 것’과 대비되는 하찮은 대상 속의 빛을 나타낸다.
  • ㉢ ‘쓰레기’는 ‘깨끗한 것’과 대비되며 그 속에서도 빛이 나는 대상이다.
문제 1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2∼문15]
(가)
구두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구두 끝을 보면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흰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창문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창문 끝을 보면
㉡비누 거품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맑은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청소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길 끝을 보면
㉢쓰레기 속에서도 빛이 난다.
깨끗한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마음 끝을 보면
보이지 않는 것에서도 빛이 난다.
㉣보이는 빛만이 빛은 아니다.
닦는 것은 빛을 내는 일
성자가 된 청소부는
청소를 하면서도 성자이며
성자이면서도 청소를 한다.
- 천양희,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나)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펀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 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 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나)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화자는 일상적 경험들을 나열하여 삶을 성찰하고 있어.
2화자는 비속어 사용을 통해 자신의 속된 모습을 솔직하게 노출하고 있어.
3화자는 과거로부터 지속된 옹졸한 태도가 체질화되었음을 고백하고 있어.
4화자는 미비한 자연물과의 대비를 통해 자신의 왜소함을 극복하고 있어.
정답 및 해설

(나)의 화자는 모래·바람·먼지·풀과 자신을 견주며 ‘나는 얼마큼 작으냐’고 왜소함을 자각할 뿐, 이를 극복하지는 않는다.

마지막의 반복되는 물음은 옹졸한 자신에 대한 자조와 성찰로 끝맺는다.

  • 갈비, 설렁탕집, 야경꾼, 포로수용소 등 일상적 경험을 나열하며 삶을 돌아본다.
  • ‘돼지 같은 주인 년’ 같은 비속어로 자신의 속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
  •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로 가로놓여 있다’는 오래된 태도가 체질화되었음을 고백한 것이다.
문제 1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2∼문15]
(가)
구두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구두 끝을 보면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흰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창문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창문 끝을 보면
㉡비누 거품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맑은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청소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길 끝을 보면
㉢쓰레기 속에서도 빛이 난다.
깨끗한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마음 끝을 보면
보이지 않는 것에서도 빛이 난다.
㉣보이는 빛만이 빛은 아니다.
닦는 것은 빛을 내는 일
성자가 된 청소부는
청소를 하면서도 성자이며
성자이면서도 청소를 한다.
- 천양희,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나)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펀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 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 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대조적 의미의 시구를 제시하여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2일상적 시어를 사용하여 시적 정황을 드러내고 있다.
3유사한 문장구조의 반복을 통해 운율을 형성하고 있다.
4역설적 인식을 통해 대상에 대한 화자의 태도를 드러낸다.
정답 및 해설

역설적 인식은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성자가 된 청소부’처럼 (가)에서만 두드러지므로 공통점으로 보기 어렵다.

(나)는 큰 불의 대신 사소한 일에만 분개하는 자신을 직설적으로 고백하는 반성적 태도가 중심이다.

  • (가)는 ‘검은 것/흰 것’, ‘보이지 않는 것/보이는 빛’을, (나)는 ‘왕궁의 음탕’과 ‘50원짜리 갈비’를 대조한다.
  • 두 작품 모두 구두, 창문, 갈비, 설렁탕집 등 일상적 시어로 정황을 드러낸다.
  • (가)는 ‘~을 보면’의 반복, (나)는 ‘옹졸하게 ~하고’, ‘나는 얼마큼 작으냐’의 반복으로 운율을 만든다.
문제 15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2∼문15]
(가)
구두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구두 끝을 보면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흰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창문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창문 끝을 보면
㉡비누 거품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맑은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청소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길 끝을 보면
㉢쓰레기 속에서도 빛이 난다.
깨끗한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마음 끝을 보면
보이지 않는 것에서도 빛이 난다.
㉣보이는 빛만이 빛은 아니다.
닦는 것은 빛을 내는 일
성자가 된 청소부는
청소를 하면서도 성자이며
성자이면서도 청소를 한다.
- 천양희,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나)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펀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 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 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나)의 ⓐ의 삶을 구현하고 있는 인물로 가장 보기 어려운 경우는?
1악덕 기업의 제품 불매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중학생
2불합리한 외교조약에 대해 반대시위를 벌이는 시민
3자신에게 불리한 인사 평가 제도에 대해 불평하는 회사원
4대기업의 노동 착취에 대해 비판적 논조의 기사를 쓴 기자
정답 및 해설

ⓐ ‘절정 위’는 사회의 큰 불의에 정면으로 맞서는 삶인데, 자신에게 불리한 인사 평가 제도에 불평하는 것은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른 반응이라 가장 거리가 멀다.

이는 오히려 화자가 부끄러워하는 ‘옹졸한 반항’, 즉 자기 손해 때문에 작은 일에 분개하는 모습에 가깝다.

  • 악덕 기업 제품 불매 운동 참여는 기업의 부정에 맞서는 행동이다.
  • 불합리한 외교 조약 반대 시위는 국가적 불의에 정당하게 맞서는 행동이다.
  • 대기업의 노동 착취를 비판하는 기사 작성은 사회적 부조리를 고발하는 행동이다.
문제 16
<보기 1>을 바탕으로 <보기 2>를 탐구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 보 기 1>
㉠시제 선어말 어미 없이 과거 시제를 표현하는 경우가 있었음.
㉡서술어의 주체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로 선어말 어미를 사용하였음.
㉢현대 국어에서 두음 법칙의 적용을 받는 단어들이 두음 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았음.
㉣특정 부류의 모음이 같이 나타나는 모음조화 현상이 엄격히 지켜졌음.
㉤주어의 인칭에 따라 의문형 어미가 달리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음.

< 보 기 2>
ⓐ남ᄀᆡ 새 닢 나니ᅌᅵ다
[나무에 새 잎이 났습니다.]
ⓑ이 사ᄅᆞ미 내 닐온 ᄠᅳ들 아ᄂᆞ녀
[이 사람이 내가 이른 뜻을 아느냐?]
ⓒ大王이 出令ᄒᆞ샤ᄃᆡ 뉘 바ᄅᆞ래 드러가려 ᄒᆞᄂᆞ뇨
[대왕이 출령하시되 “누가 바다에 들어가려 하느냐?”]
1ⓐ의 ‘나니ᅌᅵ다’에서 ㉠을 확인할 수 있군.
2ⓒ의 ‘出令ᄒᆞ샤ᄃᆡ’에서 ㉡을 확인할 수 있군.
3ⓑ의 ‘닐온’에서 ㉢을, ‘ᄠᅳ들’에서 ㉣을 확인할 수 있군.
4ⓑ의 ‘아ᄂᆞ녀’와 ⓒ의 ‘ᄒᆞᄂᆞ뇨’에서 ㉤을 확인할 수 있군.
정답 및 해설

‘아ᄂᆞ녀’와 ‘ᄒᆞᄂᆞ뇨’는 주어가 각각 ‘이 사ᄅᆞᆷ’, ‘뉘’로 모두 3인칭이므로, 인칭에 따라 의문형 어미가 달라지는 ㉤을 확인할 수 없다.

두 어미의 차이는 가부를 묻는 판정 의문(‘-녀’)과 의문사가 있는 설명 의문(‘-뇨’)의 차이이다.

  • ‘나니ᅌᅵ다’는 과거 시제 선어말 어미 없이 ‘났습니다’라는 과거를 나타내 ㉠에 해당한다.
  • ‘出令ᄒᆞ샤ᄃᆡ’의 ‘-샤-’는 주체인 대왕을 높이는 선어말 어미로 ㉡에 해당한다.
  • ‘닐온’은 두음 법칙이 적용되지 않은 형태(현대어 ‘이른’)로 ㉢에, ‘ᄠᅳ들’은 음성 모음끼리 어울린 것으로 ㉣에 해당한다.
문제 17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7∼문19]
(가)
임이여 강을 건너지 마오 公無渡河
임은 마침내 강을 건너는구료 公竟渡河
물에 빠져 죽으니 墮河而死
㉠이 내 임을 어이할꼬 當奈公何
- 작자 미상, <공무도하가> -
(나)
고인(古人)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 못 뵈
고인을 못 봐도 녀ᄃᆞᆫ 길 알픠 잇ᄂᆡ
녀ᄃᆞᆫ 길 알픠 잇거든 아니 녀고 엇졀고
- 이황, <도산십이곡> -
(다)
한숨아 셰 한숨아 네 어ᄂᆡ 틈으로 드러온다
고모장ᄌᆞ 셰살장ᄌᆞ 가로다지 여다지에 암돌져귀 수돌져귀 ᄇᆡ목걸새 ᄯᅮᆨ닥 박고 용(龍) 거북 ᄌᆞ물쇠로 수기수기 ᄎᆞ엿ᄂᆞᆫ듸 병풍(屛風)이라 덜걱 져븐 족자(簇子)ㅣ라 ᄃᆡᄃᆡ글 ᄆᆞᆫ다 네 어ᄂᆡ 틈으로 드러온다
어인지 너 온 날 밤이면 ᄌᆞᆷ 못 드러 ᄒᆞ노라
– 작자 미상 -

(가)~(다)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과장적 표현을 통해 화자의 처지를 드러내고 있다.
2의문형 진술을 활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3유사한 문장 구조의 반복을 통해 시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4반어적 표현을 통해 시적 상황을 거부하는 화자를 표현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가)~(다)는 모두 의문형 진술을 활용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낸다.

(가)는 ‘이 내 임을 어이할꼬’로 슬픔을, (나)는 ‘아니 녀고 엇졀고’로 학문 수양의 의지를, (다)는 ‘네 어ᄂᆡ 틈으로 드러온다’로 근심과 한탄을 드러낸다.

  • 과장적 표현은 한숨을 막으려 온갖 문과 자물쇠를 늘어놓는 (다)에서만 두드러진다.
  • 세 작품 모두 반어적 표현으로 시적 상황을 거부하는 화자는 나타나지 않는다.
문제 18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7∼문19]
(가)
임이여 강을 건너지 마오 公無渡河
임은 마침내 강을 건너는구료 公竟渡河
물에 빠져 죽으니 墮河而死
㉠이 내 임을 어이할꼬 當奈公何
- 작자 미상, <공무도하가> -
(나)
고인(古人)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 못 뵈
고인을 못 봐도 녀ᄃᆞᆫ 길 알픠 잇ᄂᆡ
녀ᄃᆞᆫ 길 알픠 잇거든 아니 녀고 엇졀고
- 이황, <도산십이곡> -
(다)
한숨아 셰 한숨아 네 어ᄂᆡ 틈으로 드러온다
고모장ᄌᆞ 셰살장ᄌᆞ 가로다지 여다지에 암돌져귀 수돌져귀 ᄇᆡ목걸새 ᄯᅮᆨ닥 박고 용(龍) 거북 ᄌᆞ물쇠로 수기수기 ᄎᆞ엿ᄂᆞᆫ듸 병풍(屛風)이라 덜걱 져븐 족자(簇子)ㅣ라 ᄃᆡᄃᆡ글 ᄆᆞᆫ다 네 어ᄂᆡ 틈으로 드러온다
어인지 너 온 날 밤이면 ᄌᆞᆷ 못 드러 ᄒᆞ노라
– 작자 미상 -

(가)의 밑줄 친 ㉠과 가장 유사한 정서가 드러나는 것은?
1혹시나 하고 나는 밖을 기웃거린다/나는 풀이 죽는다/빗발은 한 치 앞을 못 보게 한다/왠지 느닷없이 그렇게 퍼붓는다/지금은 어쩔 수가 없다고 - 김춘수, ‘강우’ -
2겨울 되자 온 세상 수북이 눈은 내려/저마다 하얗게 하얗게 분장하지만/나는/빈 가지 끝에 홀로 앉아/말없이/먼 지평선을 응시하는 한 마리/검은 까마귀가 되리라 - 오세영, ‘자화상 2’ -
3그런 사람들이/이 세상에서 알파이고/고귀한 인류이고/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
4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비 한 방울 내리잖는 그때에도/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 이육사, ‘꽃’ -
정답 및 해설

㉠ ‘이 내 임을 어이할꼬’는 임을 잃은 슬픔과 어찌할 수 없는 체념의 정서로, ‘지금은 어쩔 수가 없다고’라며 풀이 죽는 김춘수의 ‘강우’와 가장 유사하다.

‘강우’의 화자도 기다리던 대상이 오지 않는 상황에서 ‘나는 풀이 죽는다’며 상실의 슬픔을 드러낸다.

  • 오세영의 ‘자화상 2’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홀로 지평선을 응시하는 고고한 의지를 드러낸다.
  • 김종삼의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는 평범한 사람들을 고귀한 존재로 예찬하는 정서이다.
  • 이육사의 ‘꽃’은 극한 상황에서도 꽃이 피는 모습을 통해 미래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드러낸다.
문제 19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7∼문19]
(가)
임이여 강을 건너지 마오 公無渡河
임은 마침내 강을 건너는구료 公竟渡河
물에 빠져 죽으니 墮河而死
㉠이 내 임을 어이할꼬 當奈公何
- 작자 미상, <공무도하가> -
(나)
고인(古人)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 못 뵈
고인을 못 봐도 녀ᄃᆞᆫ 길 알픠 잇ᄂᆡ
녀ᄃᆞᆫ 길 알픠 잇거든 아니 녀고 엇졀고
- 이황, <도산십이곡> -
(다)
한숨아 셰 한숨아 네 어ᄂᆡ 틈으로 드러온다
고모장ᄌᆞ 셰살장ᄌᆞ 가로다지 여다지에 암돌져귀 수돌져귀 ᄇᆡ목걸새 ᄯᅮᆨ닥 박고 용(龍) 거북 ᄌᆞ물쇠로 수기수기 ᄎᆞ엿ᄂᆞᆫ듸 병풍(屛風)이라 덜걱 져븐 족자(簇子)ㅣ라 ᄃᆡᄃᆡ글 ᄆᆞᆫ다 네 어ᄂᆡ 틈으로 드러온다
어인지 너 온 날 밤이면 ᄌᆞᆷ 못 드러 ᄒᆞ노라
– 작자 미상 -

(나)와 (다)의 형식적 특징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나)는 각 장이 4음보의 전통적인 율격으로 되어 있다.
2(다)는 중장이 다른 장에 비해 현저히 길어진 구성을 취하고 있다.
3(나)와 (다)는 모두 초장, 중장, 종장의 3장 구성으로 되어 있다.
4(다)는 (나)와 달리 종장의 첫 음보 음절 수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정답 및 해설

(다)의 종장 첫 음보 ‘어인지’는 3음절로, 시조 종장 첫 음보의 음절 수가 지켜지고 있으므로 설명이 적절하지 않다.

사설시조인 (다)도 중장만 길어질 뿐 종장의 형식은 평시조와 마찬가지로 유지된다.

  • 평시조인 (나)는 각 장이 4음보의 전통적 율격을 따른다.
  • (다)는 문과 자물쇠를 길게 늘어놓은 중장이 다른 장보다 현저히 긴 사설시조이다.
  • (나)와 (다)는 모두 초장·중장·종장의 3장 구성을 갖추었다.
문제 2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0∼문22]
‘수오재(守吾齋)*’라는 이름은 큰형님이 자기 집에 붙인 이름이다. 나는 처음에 이 이름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나와 굳게 맺어져 있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물 가운데 나[吾]보다 더 절실한 것은 없다. 그러니 굳이 지키지 않아도 어디로 가겠는가. 이상한 이름이다.”
내가 장기로 귀양 온 뒤에 혼자 지내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하루는 갑자기 이 의문점에 대해 해답을 얻게 되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천하 만물 가운데 지킬 것은 하나도 없지만, 오직 나[吾]만은 지켜야 한다. 내 밭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밭은 지킬 필요가 없다. 내 집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집도 지킬 필요가 없다. 내 정원의 여러 가지 꽃나무나 과일나무들을 뽑아 갈 자가 있는가. 그 뿌리는 땅속에 깊이 박혔다. 내 책을 훔쳐 없앨 자가 있는가. 성현의 경전이 세상에 퍼져 물이나 불처럼 흔한데, 누가 감히 없앨 수 있겠는가. 내 옷이나 양식을 훔쳐서 나를 옹색하게 하겠는가. 천하에 있는 실이 모두 내가 입을 옷이며, 천하에 있는 곡식이 모두 내가 먹을 양식이다. 도둑이 비록 훔쳐 간대야 한두 개에 지나지 않을 테니, 천하의 모든 옷과 곡식을 없앨 수 있겠는가. 그러니 천하 만물은 모두 지킬 필요가 없다.
그런데 오직 ㉠나[吾]라는 것만은 잘 달아나서, 드나드는 데 일정한 법칙이 없다. 아주 친밀하게 붙어 있어서 서로 배반하지 못할 것 같다가도, 잠시 살피지 않으면 어디든지 못 가는 곳이 없다. 이익으로 꾀면 떠나가고, 위험과 재앙이 겁을 주어도 떠나간다.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만 들어도 떠나가며, 눈썹이 새까맣고 이가 하얀 미인의 요염한 모습만 보아도 떠나간다. 한 번 가면 돌아올 줄을 몰라서, 붙잡아 만류할 수가 없다. 그러니 천하에 나[吾]보다 더 잃어버리기 쉬운 것은 없다. 어찌 실과 끈으로 묶고 빗장과 자물쇠로 잠가서 나를 굳게 지키지 않겠는가.”
나는 나를 잘못 간직했다가 잃어버렸던 자다. 어렸을 때 과거가 좋게 보여서, 10년 동안이나 과거 공부에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결국 처지가 바뀌어 조정에 나아가 검은 사모관대*에 비단 도포를 입고, 12년 동안이나 대낮에 미친 듯이 큰길을 뛰어다녔다. 그러다가 또 처지가 바뀌어 한강을 건너고 문경 새재를 넘게 되었다. 친척과 조상의 무덤을 버리고 곧바로 아득한 바닷가의 대나무 숲에 달려와서야 멈추게 되었다. 이때에는 나[吾]에게 물었다.
“너는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왔느냐? 여우나 도깨비에게 홀려서 끌려왔느냐? 아니면 바다 귀신이 불러서 왔는가? 네 가정과 고향이 모두 초천에 있는데, 왜 그 본바닥으로 돌아가지 않느냐?”
그러나 나[吾]는 끝내 멍하니 움직이지 않으며 돌아갈 줄을 몰랐다. 얼굴빛을 보니 마치 얽매인 곳에 있어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붙잡아 이곳에 함께 머물렀다. 이때 둘째 형님도 나[吾]를 잃고 나를 쫓아 남해 지방으로 왔는데, 역시 나[吾]를 붙잡아서 그곳에 함께 머물렀다.
오직 내 큰형님만 나[吾]를 잃지 않고 편안히 단정하게 수오재에 앉아 계시니, 본디부터 지키는 것이 있어서 나[吾]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게 바로 큰형님이 그
거실에 수오재라고 이름 붙인 까닭일 것이다.
큰형님은 언제나 말씀하셨다.
“아버님께서 내게 태현(太玄)이라고 자를 지어 주셔서, 나는 오로지 내 태현을 지키려고 했다네. 그래서 내 거실에다가 그렇게 이름을 붙인 거지.”
하지만 이것은 핑계다. 맹자가 말씀하시기를 “무엇을 지키는 것이 큰가? 몸을 지키는 것이 크다.”라고 했으니, 이 말씀이 진실이다. 내가 스스로 말한 내용을 써서 큰형님께 보이고, 수오재의 기로 삼는다.
- 정약용, ‘수오재기’ -
*수오재: 나를 지키는 집
*사모관대: 벼슬아치의 예복

윗글의 서술상 특징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글쓴이가 얻은 깨달음의 내용을 열거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2대상에 대한 의문을 타인과의 문답 과정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
3옛 성현의 말을 인용하여 자신의 주장에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4서두에 대상에 대한 의문을 제시함으로써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글쓴이는 수오재에 대한 의문을 귀양지에서 혼자 곰곰이 생각하다 스스로 해소했으므로, 타인과의 문답 과정으로 해소했다는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혼자 지내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하루는 갑자기 이 의문점에 대해 해답을 얻게 되었다’고 했으며, 나[吾]에게 묻는 장면도 자문자답이다.

  • 밭, 집, 꽃나무, 책, 옷과 양식을 차례로 들어 지킬 필요가 없다는 깨달음을 열거한다.
  • ‘몸을 지키는 것이 크다’는 맹자의 말을 인용해 주장의 설득력을 높인다.
  • 서두에서 ‘이상한 이름이다’라며 의문을 제시해 흥미를 유발한다.
문제 2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0∼문22]
‘수오재(守吾齋)*’라는 이름은 큰형님이 자기 집에 붙인 이름이다. 나는 처음에 이 이름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나와 굳게 맺어져 있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물 가운데 나[吾]보다 더 절실한 것은 없다. 그러니 굳이 지키지 않아도 어디로 가겠는가. 이상한 이름이다.”
내가 장기로 귀양 온 뒤에 혼자 지내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하루는 갑자기 이 의문점에 대해 해답을 얻게 되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천하 만물 가운데 지킬 것은 하나도 없지만, 오직 나[吾]만은 지켜야 한다. 내 밭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밭은 지킬 필요가 없다. 내 집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집도 지킬 필요가 없다. 내 정원의 여러 가지 꽃나무나 과일나무들을 뽑아 갈 자가 있는가. 그 뿌리는 땅속에 깊이 박혔다. 내 책을 훔쳐 없앨 자가 있는가. 성현의 경전이 세상에 퍼져 물이나 불처럼 흔한데, 누가 감히 없앨 수 있겠는가. 내 옷이나 양식을 훔쳐서 나를 옹색하게 하겠는가. 천하에 있는 실이 모두 내가 입을 옷이며, 천하에 있는 곡식이 모두 내가 먹을 양식이다. 도둑이 비록 훔쳐 간대야 한두 개에 지나지 않을 테니, 천하의 모든 옷과 곡식을 없앨 수 있겠는가. 그러니 천하 만물은 모두 지킬 필요가 없다.
그런데 오직 ㉠나[吾]라는 것만은 잘 달아나서, 드나드는 데 일정한 법칙이 없다. 아주 친밀하게 붙어 있어서 서로 배반하지 못할 것 같다가도, 잠시 살피지 않으면 어디든지 못 가는 곳이 없다. 이익으로 꾀면 떠나가고, 위험과 재앙이 겁을 주어도 떠나간다.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만 들어도 떠나가며, 눈썹이 새까맣고 이가 하얀 미인의 요염한 모습만 보아도 떠나간다. 한 번 가면 돌아올 줄을 몰라서, 붙잡아 만류할 수가 없다. 그러니 천하에 나[吾]보다 더 잃어버리기 쉬운 것은 없다. 어찌 실과 끈으로 묶고 빗장과 자물쇠로 잠가서 나를 굳게 지키지 않겠는가.”
나는 나를 잘못 간직했다가 잃어버렸던 자다. 어렸을 때 과거가 좋게 보여서, 10년 동안이나 과거 공부에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결국 처지가 바뀌어 조정에 나아가 검은 사모관대*에 비단 도포를 입고, 12년 동안이나 대낮에 미친 듯이 큰길을 뛰어다녔다. 그러다가 또 처지가 바뀌어 한강을 건너고 문경 새재를 넘게 되었다. 친척과 조상의 무덤을 버리고 곧바로 아득한 바닷가의 대나무 숲에 달려와서야 멈추게 되었다. 이때에는 나[吾]에게 물었다.
“너는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왔느냐? 여우나 도깨비에게 홀려서 끌려왔느냐? 아니면 바다 귀신이 불러서 왔는가? 네 가정과 고향이 모두 초천에 있는데, 왜 그 본바닥으로 돌아가지 않느냐?”
그러나 나[吾]는 끝내 멍하니 움직이지 않으며 돌아갈 줄을 몰랐다. 얼굴빛을 보니 마치 얽매인 곳에 있어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붙잡아 이곳에 함께 머물렀다. 이때 둘째 형님도 나[吾]를 잃고 나를 쫓아 남해 지방으로 왔는데, 역시 나[吾]를 붙잡아서 그곳에 함께 머물렀다.
오직 내 큰형님만 나[吾]를 잃지 않고 편안히 단정하게 수오재에 앉아 계시니, 본디부터 지키는 것이 있어서 나[吾]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게 바로 큰형님이 그
거실에 수오재라고 이름 붙인 까닭일 것이다.
큰형님은 언제나 말씀하셨다.
“아버님께서 내게 태현(太玄)이라고 자를 지어 주셔서, 나는 오로지 내 태현을 지키려고 했다네. 그래서 내 거실에다가 그렇게 이름을 붙인 거지.”
하지만 이것은 핑계다. 맹자가 말씀하시기를 “무엇을 지키는 것이 큰가? 몸을 지키는 것이 크다.”라고 했으니, 이 말씀이 진실이다. 내가 스스로 말한 내용을 써서 큰형님께 보이고, 수오재의 기로 삼는다.
- 정약용, ‘수오재기’ -
*수오재: 나를 지키는 집
*사모관대: 벼슬아치의 예복

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큰형님’은 자신의 집 거실에 직접 ‘수오재’라는 이름을 붙였다.
2‘나’는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에 나아가 10년 이상 나랏일을 했다.
3‘나’는 ‘수오재’에 대해 생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장기에 와서 얻는다.
4‘둘째 형님’은 ‘나’와 마찬가지로 귀양을 왔으나,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
정답 및 해설

둘째 형님도 나[吾]를 잃고 남해로 왔지만 ‘역시 나[吾]를 붙잡아서 그곳에 함께 머물렀다’고 했으므로,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는 이해는 근거가 없다.

글쓴이는 둘째 형님을 자신과 같은 처지, 즉 나를 잃었다가 다시 붙잡은 사람으로 그린다.

  • ‘수오재’는 ‘큰형님이 자기 집에 붙인 이름’이라 했다.
  • 10년 동안 과거 공부에 빠졌다가 조정에 나아가 ‘12년 동안이나’ 관직 생활을 했다고 했다.
  • ‘장기로 귀양 온 뒤에’ 곰곰이 생각하다가 의문의 해답을 얻었다.
문제 2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0∼문22]
‘수오재(守吾齋)*’라는 이름은 큰형님이 자기 집에 붙인 이름이다. 나는 처음에 이 이름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나와 굳게 맺어져 있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물 가운데 나[吾]보다 더 절실한 것은 없다. 그러니 굳이 지키지 않아도 어디로 가겠는가. 이상한 이름이다.”
내가 장기로 귀양 온 뒤에 혼자 지내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하루는 갑자기 이 의문점에 대해 해답을 얻게 되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천하 만물 가운데 지킬 것은 하나도 없지만, 오직 나[吾]만은 지켜야 한다. 내 밭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밭은 지킬 필요가 없다. 내 집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집도 지킬 필요가 없다. 내 정원의 여러 가지 꽃나무나 과일나무들을 뽑아 갈 자가 있는가. 그 뿌리는 땅속에 깊이 박혔다. 내 책을 훔쳐 없앨 자가 있는가. 성현의 경전이 세상에 퍼져 물이나 불처럼 흔한데, 누가 감히 없앨 수 있겠는가. 내 옷이나 양식을 훔쳐서 나를 옹색하게 하겠는가. 천하에 있는 실이 모두 내가 입을 옷이며, 천하에 있는 곡식이 모두 내가 먹을 양식이다. 도둑이 비록 훔쳐 간대야 한두 개에 지나지 않을 테니, 천하의 모든 옷과 곡식을 없앨 수 있겠는가. 그러니 천하 만물은 모두 지킬 필요가 없다.
그런데 오직 ㉠나[吾]라는 것만은 잘 달아나서, 드나드는 데 일정한 법칙이 없다. 아주 친밀하게 붙어 있어서 서로 배반하지 못할 것 같다가도, 잠시 살피지 않으면 어디든지 못 가는 곳이 없다. 이익으로 꾀면 떠나가고, 위험과 재앙이 겁을 주어도 떠나간다.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만 들어도 떠나가며, 눈썹이 새까맣고 이가 하얀 미인의 요염한 모습만 보아도 떠나간다. 한 번 가면 돌아올 줄을 몰라서, 붙잡아 만류할 수가 없다. 그러니 천하에 나[吾]보다 더 잃어버리기 쉬운 것은 없다. 어찌 실과 끈으로 묶고 빗장과 자물쇠로 잠가서 나를 굳게 지키지 않겠는가.”
나는 나를 잘못 간직했다가 잃어버렸던 자다. 어렸을 때 과거가 좋게 보여서, 10년 동안이나 과거 공부에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결국 처지가 바뀌어 조정에 나아가 검은 사모관대*에 비단 도포를 입고, 12년 동안이나 대낮에 미친 듯이 큰길을 뛰어다녔다. 그러다가 또 처지가 바뀌어 한강을 건너고 문경 새재를 넘게 되었다. 친척과 조상의 무덤을 버리고 곧바로 아득한 바닷가의 대나무 숲에 달려와서야 멈추게 되었다. 이때에는 나[吾]에게 물었다.
“너는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왔느냐? 여우나 도깨비에게 홀려서 끌려왔느냐? 아니면 바다 귀신이 불러서 왔는가? 네 가정과 고향이 모두 초천에 있는데, 왜 그 본바닥으로 돌아가지 않느냐?”
그러나 나[吾]는 끝내 멍하니 움직이지 않으며 돌아갈 줄을 몰랐다. 얼굴빛을 보니 마치 얽매인 곳에 있어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붙잡아 이곳에 함께 머물렀다. 이때 둘째 형님도 나[吾]를 잃고 나를 쫓아 남해 지방으로 왔는데, 역시 나[吾]를 붙잡아서 그곳에 함께 머물렀다.
오직 내 큰형님만 나[吾]를 잃지 않고 편안히 단정하게 수오재에 앉아 계시니, 본디부터 지키는 것이 있어서 나[吾]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게 바로 큰형님이 그
거실에 수오재라고 이름 붙인 까닭일 것이다.
큰형님은 언제나 말씀하셨다.
“아버님께서 내게 태현(太玄)이라고 자를 지어 주셔서, 나는 오로지 내 태현을 지키려고 했다네. 그래서 내 거실에다가 그렇게 이름을 붙인 거지.”
하지만 이것은 핑계다. 맹자가 말씀하시기를 “무엇을 지키는 것이 큰가? 몸을 지키는 것이 크다.”라고 했으니, 이 말씀이 진실이다. 내가 스스로 말한 내용을 써서 큰형님께 보이고, 수오재의 기로 삼는다.
- 정약용, ‘수오재기’ -
*수오재: 나를 지키는 집
*사모관대: 벼슬아치의 예복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누가 훔쳐 가기 쉬운 밭과 달리, 스스로 달아나기를 잘한다.
2나를 옹색하게 만드는 옷과 달리, 유혹에 쉽게 떠나가지 않는다.
3널리 퍼져 없애기 어려운 책과 달리, 살피지 않으면 금세 달아난다.
4누군가 가져가면 돌아오지 않는 양식과 달리, 떠났다가도 곧 돌아온다. - 계 속 -
정답 및 해설

성현의 경전은 세상에 널리 퍼져 없앨 수 없지만, ㉠ 나[吾]는 ‘잠시 살피지 않으면 어디든지 못 가는 곳이 없다’.

그래서 글쓴이는 ‘천하에 나[吾]보다 더 잃어버리기 쉬운 것은 없다’고 결론짓는다.

  • 밭은 ‘지고 달아날 자’가 없어 지킬 필요가 없다고 했으므로 훔쳐 가기 쉽다는 설명은 틀리다.
  • 나[吾]는 이익, 음악, 미인의 모습 같은 유혹에 쉽게 떠나가므로 틀리다.
  • 나[吾]는 ‘한 번 가면 돌아올 줄을 몰라서’ 붙잡을 수 없다고 했으므로 곧 돌아온다는 설명은 틀리다.
문제 2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5]
프레임(frame)은 영화와 사진 등의 시각 매체에서 화면 영역과 화면 밖의 영역을 구분하는 경계로서의 틀을 말한다. 카메라로 대상을 포착하는 행위는 현실의 특정한 부분만을 떼어내 프레임에 담는 것으로, 찍은 사람의 의도와 메시지
를 ㉠내포한다. 그런데 문, 창, 기둥, 거울 등 주로 사각형이나 원형의 형태를 갖는 물체들을 이용하여 프레임 안에 또다른 프레임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기법을 ‘이중 프레이밍’, 그리고 안에 있는 프레임을 ‘이차 프레임’이라 칭한다.
이차 프레임의 일반적인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화면 안의 인물이나 물체에 대한 시선 ㉡유도 기능이다. 대상을 틀로 에워싸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강조하는 효과가 있으며, 대상이 작거나 구도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을 때도 존재감을 부각하기가 용이하다. 또한 프레임 내 프레임이 많을수록 화면이 다층적으로 되어,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화면에 깊이감과 입체감이 부여된다. 광고의 경우,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이차 프레임 안에 상품을 위치시켜 주목을 받게 하는 사례들이 있다.
다음으로, 이차 프레임은 작품의 주제나 내용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차 프레임은 시각적으로 내부의 대상을 외부와 분리하는데, 이는 곧잘 심리적 단절로 이어져 구속, 소외, 고립 따위를 ㉢환기한다. 그리고 이차 프레임 내부의 대상과 외부의 대상 사이에는 정서적 거리감이 조성되기도 한다. 어떤 영화들은 작중 인물을 문이나 창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여 주면서, 그가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상황을 암시하거나 불안감, 소외감 같은 인물의 내면을 시각화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이차 프레임은 ‘이야기 속 이야기’인 액자형 서사 구조를 지시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일례로, 어떤 영화는 작중 인물의 현실 이야기와 그의 상상에 따른 이야기로 구성되는데, 카메라는 이차 프레임으로 사용된 창을 비추어 한 이야기의 공간에서 다른 이야기의 공간으로 들어가거나 빠져 나온다.
그런데 현대에 이를수록 시각 매체의 작가들은 이차 프레임의 ㉣범례에서 벗어나는 시도들로 다양한 효과를 끌어내기도 한다. 가령 이차 프레임 내부 이미지의 형체를 식별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관객의 지각 행위를 방해하여, 강조의 기능을 무력한 것으로 만들거나 서사적 긴장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문이나 창을 봉쇄함으로써 이차 프레임으로서의 기능을 상실시켜 공간이나 인물의 폐쇄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혹은 이차 프레임 내의 대상이 그 경계를 넘거나 파괴하도록 하여 호기심을 자극하고 대상의 운동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낳는 사례도 있다.

윗글에 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이차 프레임의 기능을 병렬적으로 나열하고 있다.
2이차 프레임이 사용되는 다양한 예시를 제시하고 있다.
3이차 프레임의 효과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인용하고 있다.
4프레임, 이중 프레이밍, 이차 프레임의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에는 이차 프레임의 효과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인용한 부분이 없다.

글은 개념 정의, 기능 설명, 예시, 현대의 변용 순으로 필자의 설명만으로 전개된다.

  • 시선 유도, 주제·내용 암시, 액자형 서사 구조 지시의 세 기능을 ‘먼저’, ‘다음으로’, ‘마지막으로’로 나열한다.
  • 광고 속 상품 배치, 인물을 문이나 창으로 보여 주는 영화 등 다양한 예시를 든다.
  • 1문단에서 프레임, 이중 프레이밍, 이차 프레임의 개념을 정의한다.
문제 2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5]
프레임(frame)은 영화와 사진 등의 시각 매체에서 화면 영역과 화면 밖의 영역을 구분하는 경계로서의 틀을 말한다. 카메라로 대상을 포착하는 행위는 현실의 특정한 부분만을 떼어내 프레임에 담는 것으로, 찍은 사람의 의도와 메시지
를 ㉠내포한다. 그런데 문, 창, 기둥, 거울 등 주로 사각형이나 원형의 형태를 갖는 물체들을 이용하여 프레임 안에 또다른 프레임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기법을 ‘이중 프레이밍’, 그리고 안에 있는 프레임을 ‘이차 프레임’이라 칭한다.
이차 프레임의 일반적인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화면 안의 인물이나 물체에 대한 시선 ㉡유도 기능이다. 대상을 틀로 에워싸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강조하는 효과가 있으며, 대상이 작거나 구도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을 때도 존재감을 부각하기가 용이하다. 또한 프레임 내 프레임이 많을수록 화면이 다층적으로 되어,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화면에 깊이감과 입체감이 부여된다. 광고의 경우,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이차 프레임 안에 상품을 위치시켜 주목을 받게 하는 사례들이 있다.
다음으로, 이차 프레임은 작품의 주제나 내용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차 프레임은 시각적으로 내부의 대상을 외부와 분리하는데, 이는 곧잘 심리적 단절로 이어져 구속, 소외, 고립 따위를 ㉢환기한다. 그리고 이차 프레임 내부의 대상과 외부의 대상 사이에는 정서적 거리감이 조성되기도 한다. 어떤 영화들은 작중 인물을 문이나 창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여 주면서, 그가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상황을 암시하거나 불안감, 소외감 같은 인물의 내면을 시각화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이차 프레임은 ‘이야기 속 이야기’인 액자형 서사 구조를 지시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일례로, 어떤 영화는 작중 인물의 현실 이야기와 그의 상상에 따른 이야기로 구성되는데, 카메라는 이차 프레임으로 사용된 창을 비추어 한 이야기의 공간에서 다른 이야기의 공간으로 들어가거나 빠져 나온다.
그런데 현대에 이를수록 시각 매체의 작가들은 이차 프레임의 ㉣범례에서 벗어나는 시도들로 다양한 효과를 끌어내기도 한다. 가령 이차 프레임 내부 이미지의 형체를 식별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관객의 지각 행위를 방해하여, 강조의 기능을 무력한 것으로 만들거나 서사적 긴장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문이나 창을 봉쇄함으로써 이차 프레임으로서의 기능을 상실시켜 공간이나 인물의 폐쇄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혹은 이차 프레임 내의 대상이 그 경계를 넘거나 파괴하도록 하여 호기심을 자극하고 대상의 운동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낳는 사례도 있다.

문맥상 ㉠~㉣의 의미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어떤 성질이나 뜻 따위를 속에 품음.
2㉡: 사람이나 물건을 목적한 장소나 방향으로 이끎.
3㉢: 탁한 공기를 맑은 공기로 바꿈.
4㉣: 예시하여 모범으로 삼는 것.
정답 및 해설

㉢ ‘환기’는 구속, 소외, 고립 따위를 떠올리게 한다는 문맥이므로 喚起(주의나 생각을 불러일으킴)의 뜻이다.

‘탁한 공기를 맑은 공기로 바꿈’은 동음이의어 換氣의 뜻이라 문맥에 맞지 않는다.

  • ㉠ ‘내포(內包)’는 찍은 사람의 의도와 메시지를 속에 품는다는 뜻으로 적절하다.
  • ㉡ ‘유도(誘導)’는 시선을 목적한 방향으로 이끈다는 뜻으로 적절하다.
  • ㉣ ‘범례(範例)’는 이차 프레임의 모범이 되는 일반적 사용 방식이라는 뜻으로 적절하다.
문제 25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5]
프레임(frame)은 영화와 사진 등의 시각 매체에서 화면 영역과 화면 밖의 영역을 구분하는 경계로서의 틀을 말한다. 카메라로 대상을 포착하는 행위는 현실의 특정한 부분만을 떼어내 프레임에 담는 것으로, 찍은 사람의 의도와 메시지
를 ㉠내포한다. 그런데 문, 창, 기둥, 거울 등 주로 사각형이나 원형의 형태를 갖는 물체들을 이용하여 프레임 안에 또다른 프레임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기법을 ‘이중 프레이밍’, 그리고 안에 있는 프레임을 ‘이차 프레임’이라 칭한다.
이차 프레임의 일반적인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화면 안의 인물이나 물체에 대한 시선 ㉡유도 기능이다. 대상을 틀로 에워싸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강조하는 효과가 있으며, 대상이 작거나 구도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을 때도 존재감을 부각하기가 용이하다. 또한 프레임 내 프레임이 많을수록 화면이 다층적으로 되어,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화면에 깊이감과 입체감이 부여된다. 광고의 경우,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이차 프레임 안에 상품을 위치시켜 주목을 받게 하는 사례들이 있다.
다음으로, 이차 프레임은 작품의 주제나 내용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차 프레임은 시각적으로 내부의 대상을 외부와 분리하는데, 이는 곧잘 심리적 단절로 이어져 구속, 소외, 고립 따위를 ㉢환기한다. 그리고 이차 프레임 내부의 대상과 외부의 대상 사이에는 정서적 거리감이 조성되기도 한다. 어떤 영화들은 작중 인물을 문이나 창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여 주면서, 그가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상황을 암시하거나 불안감, 소외감 같은 인물의 내면을 시각화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이차 프레임은 ‘이야기 속 이야기’인 액자형 서사 구조를 지시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일례로, 어떤 영화는 작중 인물의 현실 이야기와 그의 상상에 따른 이야기로 구성되는데, 카메라는 이차 프레임으로 사용된 창을 비추어 한 이야기의 공간에서 다른 이야기의 공간으로 들어가거나 빠져 나온다.
그런데 현대에 이를수록 시각 매체의 작가들은 이차 프레임의 ㉣범례에서 벗어나는 시도들로 다양한 효과를 끌어내기도 한다. 가령 이차 프레임 내부 이미지의 형체를 식별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관객의 지각 행위를 방해하여, 강조의 기능을 무력한 것으로 만들거나 서사적 긴장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문이나 창을 봉쇄함으로써 이차 프레임으로서의 기능을 상실시켜 공간이나 인물의 폐쇄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혹은 이차 프레임 내의 대상이 그 경계를 넘거나 파괴하도록 하여 호기심을 자극하고 대상의 운동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낳는 사례도 있다.

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프레임 밖의 영역에는 찍은 사람의 의도와 메시지가 담긴다.
2이차 프레임 안의 대상과 밖의 대상 사이에는 거리감이 조성되기도 한다.
3이차 프레임 내 대상의 크기가 작을 경우에는 대상의 존재감이 강조되기 어렵다.
4이차 프레임 안의 화면을 식별하기 어렵게 만들 경우, 역설적으로 대상을 강조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정답 및 해설

3문단의 ‘이차 프레임 내부의 대상과 외부의 대상 사이에는 정서적 거리감이 조성되기도 한다’에 근거한 이해가 적절하다.

이차 프레임이 내부 대상을 외부와 시각적으로 분리하고, 이것이 심리적 단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찍은 사람의 의도와 메시지는 현실의 특정 부분을 떼어 프레임에 담는 행위에 내포되므로, 프레임 밖의 영역에 담긴다는 이해는 틀리다.
  • 대상이 작거나 구도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을 때도 ‘존재감을 부각하기가 용이하다’고 했으므로 틀리다.
  • 내부 이미지를 식별하기 어렵게 하면 ‘강조의 기능을 무력한 것으로’ 만든다고 했으므로 강조 효과가 발생한다는 이해는 틀리다.
법원직 9급 국어 기출문제모두CBT · moducbt.com
23년 1회차
총 25문항 · 객관식 · 정답·해설 포함
문제 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3]
우리는 거짓이 사실을 압도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실에 사회적 맥락이 더해진 진실도 자연스레 설 자리를 잃었다. 2016년에 옥스퍼드 사전은 세계의 단어로 ‘탈진실’을 선정하며 탈진실화가 국지적 현상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시대적 특성이라고 진단했다. 탈진실의 시대가 시작된 것을 반증하기라도 하듯 ‘가짜 뉴스’가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가짜 뉴스의 정의와 범위에 대해선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뉜다. 언론사의 오보에서부터 인터넷 루머까지 가짜 뉴스는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혼란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짜 뉴스의 기준을 정하고 범위를 좁히지 않으면 비생산적인 논란만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2017년 2월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는 가짜 뉴스를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 보도의 형식을 하고 유포된 거짓 정보’라고 정의하였다.
가짜 뉴스의 역사는 인류 커뮤니케이션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백제 무왕이 지은 「서동요」는 선화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그가 거짓 정보를 노래로 만든 가짜 뉴스였다. 1923년 관동 대지진이 났을 때 일본 내무성이 조선인에 대해 악의적으로 허위 정보를 퍼뜨린 일은 가짜 뉴스가 잔인한 학살로 이어진 사건이다. 이처럼 역사 속에서 늘 반복된 가짜 뉴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새삼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일어나는 가짜 뉴스 현상을 돌아보면 이전의 사례와는 확연히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21세기형 가짜 뉴스’의 특징은 논란의 중심에 글로벌 IT 기업이 있다는 점이다. 가짜 뉴스는 더 이상 동요나 입소문을 통해 퍼지지 않는다.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매체에 ‘정식 기사’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감쪽같이 변장한 가짜 뉴스들은 대중이 뉴스를 접하는 채널이 신문·방송 같은 전통적 매체에서 포털, SNS 등의 디지털 매체로 옮겨 가면서 쉽게 유통되고 확산된다.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이유는 ‘돈’이다. 뉴스와 관련된 돈은 대부분 광고에서 발생한다. 모든 광고는 광고 중개 서비스를 통하는데, 광고주가 중개 업체에 돈을 지불하면 중개 업체는 금액에 따라 광고를 배치한다. 높은 조회수가 나오는 사이트일수록 높은 금액의 광고를 배치하는 식이다. 뉴스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이용자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눈길을 끄는 뉴스가 잘 팔리는 뉴스가 된다. 가짜 뉴스는 선택받을 수 있는 조건을 정확히 알고 대중을 치밀하게 속인다. 어떤 식으로든 눈에 띄고 선택받아 ‘돈’이 되기 위해 비윤리적이어도 개의치 않고 자극적인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포함한다. 과정이야 어떻든 이윤만 내면 성공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가짜 뉴스는 혐오나 선동과 같은 자극적 요소를 담게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가짜 뉴스는 사회 구성원들의 통합을 방해하고 극단주의를 초래한다.

㉠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광고주와 중개 업체 사이에 위계 관계가 발생한다.
2소비자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게 된다.
3혐오와 선동을 담은 뉴스로 인해 극단주의가 발생한다.
4소비자가 높은 금액을 주고 읽어야 하는 가짜 뉴스가 생산된다.
정답 및 해설

㉠ ‘돈’ 때문에 만들어진 가짜 뉴스가 혐오와 선동을 담아 극단주의를 초래한다는 것이 가장 적절한 사회적 문제이다.

지문은 이윤을 위해 자극적 요소를 담다 보니 ‘가짜 뉴스는 혐오나 선동과 같은 자극적 요소를 담게 되고’, 결국 ‘사회 구성원들의 통합을 방해하고 극단주의를 초래한다’고 서술한다.

  • 광고주와 중개 업체의 관계는 돈을 지불하고 광고를 배치하는 거래 구조로만 설명되며, 위계 관계는 언급되지 않는다.
  • 이용자의 ‘선택과 집중’은 뉴스 범람의 결과로 제시된 소비 행태일 뿐, ㉠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아니다.
  • 돈은 광고에서 발생한다고 했으므로 소비자가 높은 금액을 내고 가짜 뉴스를 읽는다는 내용은 지문과 어긋난다.
문제 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3]
우리는 거짓이 사실을 압도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실에 사회적 맥락이 더해진 진실도 자연스레 설 자리를 잃었다. 2016년에 옥스퍼드 사전은 세계의 단어로 ‘탈진실’을 선정하며 탈진실화가 국지적 현상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시대적 특성이라고 진단했다. 탈진실의 시대가 시작된 것을 반증하기라도 하듯 ‘가짜 뉴스’가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가짜 뉴스의 정의와 범위에 대해선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뉜다. 언론사의 오보에서부터 인터넷 루머까지 가짜 뉴스는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혼란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짜 뉴스의 기준을 정하고 범위를 좁히지 않으면 비생산적인 논란만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2017년 2월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는 가짜 뉴스를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 보도의 형식을 하고 유포된 거짓 정보’라고 정의하였다.
가짜 뉴스의 역사는 인류 커뮤니케이션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백제 무왕이 지은 「서동요」는 선화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그가 거짓 정보를 노래로 만든 가짜 뉴스였다. 1923년 관동 대지진이 났을 때 일본 내무성이 조선인에 대해 악의적으로 허위 정보를 퍼뜨린 일은 가짜 뉴스가 잔인한 학살로 이어진 사건이다. 이처럼 역사 속에서 늘 반복된 가짜 뉴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새삼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일어나는 가짜 뉴스 현상을 돌아보면 이전의 사례와는 확연히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21세기형 가짜 뉴스’의 특징은 논란의 중심에 글로벌 IT 기업이 있다는 점이다. 가짜 뉴스는 더 이상 동요나 입소문을 통해 퍼지지 않는다.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매체에 ‘정식 기사’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감쪽같이 변장한 가짜 뉴스들은 대중이 뉴스를 접하는 채널이 신문·방송 같은 전통적 매체에서 포털, SNS 등의 디지털 매체로 옮겨 가면서 쉽게 유통되고 확산된다.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이유는 ‘돈’이다. 뉴스와 관련된 돈은 대부분 광고에서 발생한다. 모든 광고는 광고 중개 서비스를 통하는데, 광고주가 중개 업체에 돈을 지불하면 중개 업체는 금액에 따라 광고를 배치한다. 높은 조회수가 나오는 사이트일수록 높은 금액의 광고를 배치하는 식이다. 뉴스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이용자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눈길을 끄는 뉴스가 잘 팔리는 뉴스가 된다. 가짜 뉴스는 선택받을 수 있는 조건을 정확히 알고 대중을 치밀하게 속인다. 어떤 식으로든 눈에 띄고 선택받아 ‘돈’이 되기 위해 비윤리적이어도 개의치 않고 자극적인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포함한다. 과정이야 어떻든 이윤만 내면 성공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가짜 뉴스는 혐오나 선동과 같은 자극적 요소를 담게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가짜 뉴스는 사회 구성원들의 통합을 방해하고 극단주의를 초래한다.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가짜 뉴스의 기준과 범위를 정하기 어려운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2전문성을 가진 단체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정의한 가짜 뉴스의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3가짜 뉴스가 논란거리로 떠오르게 된 시대의 특성을 제시하고 있다.
4사용 매체의 변화로 인해 발생한 가짜 뉴스의 특징을 제시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지문은 가짜 뉴스의 기준과 범위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고만 했을 뿐, 기준·범위를 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제시하지 않았다.

2문단은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뉜다’는 현상과 ‘기준을 정하고 범위를 좁히지 않으면 비생산적인 논란만 가중’된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전할 뿐이다.

  •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의 가짜 뉴스 정의는 2문단에 제시되어 있다.
  • 옥스퍼드 사전이 ‘탈진실’을 시대적 특성으로 진단했다는 1문단이 논란의 배경이 된 시대 특성을 보여 준다.
  • 전통적 매체에서 포털·SNS 등 디지털 매체로 옮겨 가며 쉽게 확산된다는 4문단이 매체 변화에 따른 특징이다.
문제 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문3]
우리는 거짓이 사실을 압도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사실에 사회적 맥락이 더해진 진실도 자연스레 설 자리를 잃었다. 2016년에 옥스퍼드 사전은 세계의 단어로 ‘탈진실’을 선정하며 탈진실화가 국지적 현상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시대적 특성이라고 진단했다. 탈진실의 시대가 시작된 것을 반증하기라도 하듯 ‘가짜 뉴스’가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가짜 뉴스의 정의와 범위에 대해선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뉜다. 언론사의 오보에서부터 인터넷 루머까지 가짜 뉴스는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혼란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짜 뉴스의 기준을 정하고 범위를 좁히지 않으면 비생산적인 논란만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2017년 2월 한국언론학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는 가짜 뉴스를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 보도의 형식을 하고 유포된 거짓 정보’라고 정의하였다.
가짜 뉴스의 역사는 인류 커뮤니케이션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백제 무왕이 지은 「서동요」는 선화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그가 거짓 정보를 노래로 만든 가짜 뉴스였다. 1923년 관동 대지진이 났을 때 일본 내무성이 조선인에 대해 악의적으로 허위 정보를 퍼뜨린 일은 가짜 뉴스가 잔인한 학살로 이어진 사건이다. 이처럼 역사 속에서 늘 반복된 가짜 뉴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새삼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일어나는 가짜 뉴스 현상을 돌아보면 이전의 사례와는 확연히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21세기형 가짜 뉴스’의 특징은 논란의 중심에 글로벌 IT 기업이 있다는 점이다. 가짜 뉴스는 더 이상 동요나 입소문을 통해 퍼지지 않는다. 누구나 쉽게 이용하는 매체에 ‘정식 기사’의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감쪽같이 변장한 가짜 뉴스들은 대중이 뉴스를 접하는 채널이 신문·방송 같은 전통적 매체에서 포털, SNS 등의 디지털 매체로 옮겨 가면서 쉽게 유통되고 확산된다.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이유는 ‘돈’이다. 뉴스와 관련된 돈은 대부분 광고에서 발생한다. 모든 광고는 광고 중개 서비스를 통하는데, 광고주가 중개 업체에 돈을 지불하면 중개 업체는 금액에 따라 광고를 배치한다. 높은 조회수가 나오는 사이트일수록 높은 금액의 광고를 배치하는 식이다. 뉴스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이용자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눈길을 끄는 뉴스가 잘 팔리는 뉴스가 된다. 가짜 뉴스는 선택받을 수 있는 조건을 정확히 알고 대중을 치밀하게 속인다. 어떤 식으로든 눈에 띄고 선택받아 ‘돈’이 되기 위해 비윤리적이어도 개의치 않고 자극적인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포함한다. 과정이야 어떻든 이윤만 내면 성공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가짜 뉴스는 혐오나 선동과 같은 자극적 요소를 담게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가짜 뉴스는 사회 구성원들의 통합을 방해하고 극단주의를 초래한다.

윗글을 읽고 나눈 대화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가짜 뉴스는 현재에도 입소문을 통해서 주로 전파되고 있어.
2탈진실화는 아직까진 특정 국가에 한정된 일이라고 볼 수 있겠어.
3과거에 가짜 뉴스로 인해 많은 사람이 실제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었어.
4가짜 뉴스 현상은 과거부터 반복되어온 만큼 과거와 현재 서로 다른 점이 존재하지 않아.
정답 및 해설

관동 대지진 때의 허위 정보가 잔인한 학살로 이어졌다는 3문단에 근거하면, 과거 가짜 뉴스로 많은 사람이 실제로 사망했다는 대화가 적절하다.

지문은 이를 ‘가짜 뉴스가 잔인한 학살로 이어진 사건’이라 표현한다.

  • 현재의 가짜 뉴스는 ‘더 이상 동요나 입소문을 통해 퍼지지 않는다’고 했으므로 입소문이 주된 전파 경로라는 말은 틀리다.
  • 탈진실화는 ‘국지적 현상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라 했으므로 특정 국가에 한정된다는 말은 틀리다.
  • 최근 가짜 뉴스는 이전 사례와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고 했으므로 과거와 현재가 다르지 않다는 말은 틀리다.
문제 4
<보기>의 ㉠과 ㉡을 모두 충족하는 예로 가장 적절한 것은?
< 보 기 >
파생어는 어근에 파생접사가 결합하여 만들어진다. 이때 접사가 어근의 앞에 결합하는 경우도 있고, ㉠접사가 어근의 뒤에 결합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어근에 파생접사가 결합하여 새로운 단어가 형성될 때 ㉡어근의 품사가 바뀌는 경우도 있고, 바뀌지 않는 경우도 있다.
1오늘따라 저녁노을이 유난히 새빨갛다.
2아군의 사기를 높여야 승산이 있습니다.
3무엇보다 그 책은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4나는 천천히 달리기가 더 어렵다.
정답 및 해설

‘높여야’는 형용사 어근 ‘높-’ 뒤에 접미사 ‘-이-’가 붙어 동사 ‘높이다’가 된 것이므로 ㉠과 ㉡을 모두 충족한다.

접사가 어근 뒤에 결합했고(㉠), 형용사가 동사로 품사가 바뀌었다(㉡).

  • ‘새빨갛다’는 접두사 ‘새-’가 어근 앞에 붙었고 형용사 품사도 그대로이므로 둘 다 충족하지 못한다.
  • ‘읽힌다’는 피동 접미사 ‘-히-’가 뒤에 붙었으나 동사가 동사로 남아 품사 변화가 없다.
  • ‘천천히 달리기’에서 ‘-기’는 부사 ‘천천히’의 수식을 받는 서술 기능이 살아 있으므로 명사형 전성 어미이며 파생 접사가 아니다.
문제 5
㉠∼㉣ 중 <보기>의 밑줄 친 부분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 보 기 >
높임 표현은 높임의 대상에 따라 주체 높임, 객체 높임, 상대 높임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객체 높임은 목적어나 부사어가 나타내는 대상, 즉 서술의 객체를 높이는 방법으로 주로 특수 어휘나 부사격 조사 ‘께’에 의해 실현된다.

지우:민주야, 너 내일 뭐 할 거니?
민주:응, 내일 할머니 생신이라서 할머니 ㉠모시고 영화관에 가기로 했어.
지우:와, 오랜만에 할머니도 뵙고 좋겠다.
민주:응, 그렇지. 오늘은 할머니께 편지도 써야 할 것 같아.
지우:㉡할머니께 드릴 선물은 샀어?
민주:응, 안 그래도 할머니가 허리가 아프셔서 엄마가 안마의자를 사서 ㉢드린대. 나는 용돈을 조금 보태기로 했어.
지우:아, 할머니께서 ㉣편찮으셨구나.
1㉠
2㉡
3㉢
4㉣
정답 및 해설

‘편찮으셨구나’는 문장의 주어인 할머니를 높이는 주체 높임이므로 객체 높임에 해당하지 않는다.

‘편찮다’라는 특수 어휘와 선어말 어미 ‘-시-’가 서술의 주체를 높이며, 목적어·부사어가 가리키는 대상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

  • ‘모시고’는 목적어인 할머니를 높이는 특수 어휘로 객체 높임이다.
  • ‘할머니께’는 부사격 조사 ‘께’로 부사어의 대상을 높이는 객체 높임이다.
  • ‘드린대’는 ‘주다’ 대신 특수 어휘 ‘드리다’를 써서 받는 대상인 할머니를 높이는 객체 높임이다.
문제 6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6∼문8]
(가)
시원한 여름 저녁이었다.
바람이 불고 시커먼 구름 떼가 서편으로 몰려 달리고 있었다. 그 구름이 몰려 쌓이는 먼 서편 하늘 끝에선 이따금 칼날 같은 번갯불이 번쩍이곤 했다. 이편 하늘의 별들은 구름 사이사이에서 이상스레 파릇파릇 빛났다. 달은 구름 더미를 요리조리 헤치고 빠져나왔다가는, 새로 몰려오는 구름 더미에 애처롭게도 휘감기곤 했다. 집집의 지붕들은 깊숙하고도 싸늘한 빛으로 물들고, 대기에는 차가운 물기가 돌았다.
땅 위엔 무언지 불길한 느낌이 들도록 차단한 정적이 흘렀다.
철과 나는 베란다 위에 앉아 있었다. 막연한 원시적인 공포감 같은 소심한 느낌에 사로잡혀 무한정 묵묵히 앉아 있었다. 철은 먼 하늘가에 시선을 준 채 연방 담배를 피웠다. 이렇게 한동안 말없이 앉았다가 철은 문득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나)
형은 스물일곱 살이었고 동생은 스물두 살이었다.
형은 둔감했고 위태위태하도록 솔직했고, 결국 조금 모자란 사람이었다.
해방 이듬해 삼팔선을 넘어올 때 모두 긴장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판에 큰 소리로,
“야하, 이기 바루 그 삼팔선이구나이, 야하.”
이래 놔서 일행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일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때도 형을 쥐어박았고, 형은 엉엉 울었고, 어머니도 찔끔찔끔 울었다. 아버지는 애초부터 이 형을 단념하고 있었고, 어머니는 불쌍해서 이따금씩 찔끔거리곤 했다.
물론 평소에 동생에 대한 형으로서의 체모나 위신 같은 것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서, 이미 철들자부터 형을 대하는 동생의 눈언저리와 입가엔 늘 쓴웃음 같은 것이 어리어 있었으니, 하얀 살갗의 여윈 얼굴에 이 쓴웃음은 동생의 오연한 성미와 잘 어울려 있었다.
어머니는 형에 대한 아버지의 단념이나 동생의 이런 투가 더 서러웠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형은 아버지나 어머니나 동생의 표정에 구애 없이 하루하루가 그저 천하태평이었다.
사변이 일어나자 형제가 다 군인의 몸이 됐다.
1951년 가을, 제각기 북의 포로로 잡혀 북쪽 후방으로 인계돼 가다가 둘은 더럭 만났다. 해가 질 무렵, 무너진 통천(通川)읍 거리에서였다.
형은 대뜸 울음보를 터뜨렸다. 펄렁한 야전잠바에 맨머리 바람이었고, 털럭털럭한 군화를 끌고 있었다.
동생도 한순간은 흠칫했으나, 형이 울음을 터뜨리자 난처한 듯 살그머니 외면을 했다. 형에 비해선 주제가 조금 깔끔해서 산뜻한 초록색 군 작업복 차림이었다.
(다)
동생의 눈에선 다시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형은 별안간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동생의 얼굴을 멀끔히 마주 쳐다보더니,
“왜 우니, 왜 울어, 왜, 왜. 어서 그치지 못하겠니.” 하면서도 도리어 제 편에서 또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이튿날, 형의 걸음걸이는 눈에 띄게 절름거렸다. 혼잣소리도 풀이 없었다.
“그만큼 걸었음 무던히 왔구만서두. 에에이, 이젠 좀 그만 걷지덜, 무던히 걸었구만서두.”
하고는 주위의 경비병들을 흘끔 곁눈질해 보았다. 경비병들은 물론 알은체도 안 했다. 바뀐 사람들은 꽤나 사나운 패들이었다.
그날 밤 형은 동생을 향해 쓸쓸하게 웃기만 했다.
“칠성아, 너 집에 가거든 말이다, 집에 가거든…….”
하고는 또 무슨 생각이 났는지 벌쭉 웃으면서,
“히히, 내가 무슨 소릴 허니. 네가 집에 갈 땐 나두 갈 텐데, 앙 그러니? 내가 정신이 빠졌어.”
(라)
한참 뒤엔 또 동생의 어깨를 그러안으면서,
“야, 칠성아!”
동생의 얼굴을 똑바로 마주 쳐다보기만 했다.
바깥은 바람이 세었다. 거적문이 습기 어린 소리를 내며 열리고 닫히곤 하였다. 문이 열릴 때마다 눈 덮인 초라한 들판이 부유스름하게 아득히 뻗었다.
동생의 눈에선 또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형은 또 벌컥 성을 내며,
“왜 우니, 왜? 흐흐흐.”
하고 제 편에서 더 더 울었다.
며칠이 지날수록 형의 걸음은 더 절룩거려졌다. 행렬 속에서도 별로 혼잣소릴 지껄이지 않았다. 평소의 형답지 않게 꽤나 조심스런 낯색이었다. 둘레를 두리번거리며 경비병의 눈치를 흘끔거리기만 했다. 이젠 밤에도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대고 이것저것 지껄이지 않았다. 그러나 먼 개 짖는 소리 같은 것에는 여전히 흠칫흠칫 놀라곤 했다. 동생은 또 참다못해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형은 왜 우느냐고 화를 내지도 않고 울음을 터뜨리지도 않았다. 동생은 이런 형이 서러워 더 더 흐느꼈다.
(마)
그날 밤, 바깥엔 함박눈이 내렸다.
형은 불현듯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댔다.
“너, 무슨 일이 생겨두 날 형이라구 글지 마라, 어엉”
여느 때답지 않게 숙성한 사람 같은 억양이었다.
“울지두 말구 모르는 체만 해, 꼭.”
동생은 부러 큰 소리로,
“야하, 눈이 내린다.”
형이 지껄일 소리를 자기가 지금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
그러나 이미 형은 그저 꾹 하니 굳은 표정이었다.
동생은 안타까워 또 울었다. 형을 그러안고 귀에다 입을 대고,
“형아, 형아, 정신 차려.”
이튿날, 한낮이 기울어서 어느 영 기슭에 다다르자, 형은 동생의 허벅다리를 쿡 찌르고는 걷던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형의 걸음걸이를 주의해 보아 오던 한 사람이 뒤에서 따발총을 휘둘러 쏘았다.
형은 앉은 채 앞으로 꼬꾸라졌다. 그 사람은 총을 어깨에 둘러메면서,
“메칠을 더 살겠다구 뻐득대? 뻐득대길.”
- 이호철, <나상> -

윗글에 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한 것은?
1인물의 성격을 상세하게 설명하며 희화화하고 있다.
2이야기를 외부와 내부로 구성하여 주제를 전달하고 있다.
3등장인물의 내적 독백과 갈등을 통해 사건을 전개하고 있다.
4사건들을 병렬적으로 제시해 사건을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은 ‘철’이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바깥 이야기 속에 형제의 이야기를 담은 액자식 구성으로 주제를 전달한다.

(가)에서 ‘철은 문득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뒤로 (나)부터 형제의 이야기가 내부 이야기로 이어진다.

  • 형의 성격을 둔감하고 솔직하다고 설명하지만 이를 우스꽝스럽게 희화화하는 것이 서술의 목적은 아니다.
  • 인물의 내적 독백보다 행동과 대화로 사건이 전개된다.
  • 사건들은 포로 호송 과정을 따라 시간 순으로 이어지며, 여러 사건을 병렬적으로 늘어놓지 않았다.
문제 7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6∼문8]
(가)
시원한 여름 저녁이었다.
바람이 불고 시커먼 구름 떼가 서편으로 몰려 달리고 있었다. 그 구름이 몰려 쌓이는 먼 서편 하늘 끝에선 이따금 칼날 같은 번갯불이 번쩍이곤 했다. 이편 하늘의 별들은 구름 사이사이에서 이상스레 파릇파릇 빛났다. 달은 구름 더미를 요리조리 헤치고 빠져나왔다가는, 새로 몰려오는 구름 더미에 애처롭게도 휘감기곤 했다. 집집의 지붕들은 깊숙하고도 싸늘한 빛으로 물들고, 대기에는 차가운 물기가 돌았다.
땅 위엔 무언지 불길한 느낌이 들도록 차단한 정적이 흘렀다.
철과 나는 베란다 위에 앉아 있었다. 막연한 원시적인 공포감 같은 소심한 느낌에 사로잡혀 무한정 묵묵히 앉아 있었다. 철은 먼 하늘가에 시선을 준 채 연방 담배를 피웠다. 이렇게 한동안 말없이 앉았다가 철은 문득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나)
형은 스물일곱 살이었고 동생은 스물두 살이었다.
형은 둔감했고 위태위태하도록 솔직했고, 결국 조금 모자란 사람이었다.
해방 이듬해 삼팔선을 넘어올 때 모두 긴장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판에 큰 소리로,
“야하, 이기 바루 그 삼팔선이구나이, 야하.”
이래 놔서 일행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일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때도 형을 쥐어박았고, 형은 엉엉 울었고, 어머니도 찔끔찔끔 울었다. 아버지는 애초부터 이 형을 단념하고 있었고, 어머니는 불쌍해서 이따금씩 찔끔거리곤 했다.
물론 평소에 동생에 대한 형으로서의 체모나 위신 같은 것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서, 이미 철들자부터 형을 대하는 동생의 눈언저리와 입가엔 늘 쓴웃음 같은 것이 어리어 있었으니, 하얀 살갗의 여윈 얼굴에 이 쓴웃음은 동생의 오연한 성미와 잘 어울려 있었다.
어머니는 형에 대한 아버지의 단념이나 동생의 이런 투가 더 서러웠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형은 아버지나 어머니나 동생의 표정에 구애 없이 하루하루가 그저 천하태평이었다.
사변이 일어나자 형제가 다 군인의 몸이 됐다.
1951년 가을, 제각기 북의 포로로 잡혀 북쪽 후방으로 인계돼 가다가 둘은 더럭 만났다. 해가 질 무렵, 무너진 통천(通川)읍 거리에서였다.
형은 대뜸 울음보를 터뜨렸다. 펄렁한 야전잠바에 맨머리 바람이었고, 털럭털럭한 군화를 끌고 있었다.
동생도 한순간은 흠칫했으나, 형이 울음을 터뜨리자 난처한 듯 살그머니 외면을 했다. 형에 비해선 주제가 조금 깔끔해서 산뜻한 초록색 군 작업복 차림이었다.
(다)
동생의 눈에선 다시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형은 별안간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동생의 얼굴을 멀끔히 마주 쳐다보더니,
“왜 우니, 왜 울어, 왜, 왜. 어서 그치지 못하겠니.” 하면서도 도리어 제 편에서 또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이튿날, 형의 걸음걸이는 눈에 띄게 절름거렸다. 혼잣소리도 풀이 없었다.
“그만큼 걸었음 무던히 왔구만서두. 에에이, 이젠 좀 그만 걷지덜, 무던히 걸었구만서두.”
하고는 주위의 경비병들을 흘끔 곁눈질해 보았다. 경비병들은 물론 알은체도 안 했다. 바뀐 사람들은 꽤나 사나운 패들이었다.
그날 밤 형은 동생을 향해 쓸쓸하게 웃기만 했다.
“칠성아, 너 집에 가거든 말이다, 집에 가거든…….”
하고는 또 무슨 생각이 났는지 벌쭉 웃으면서,
“히히, 내가 무슨 소릴 허니. 네가 집에 갈 땐 나두 갈 텐데, 앙 그러니? 내가 정신이 빠졌어.”
(라)
한참 뒤엔 또 동생의 어깨를 그러안으면서,
“야, 칠성아!”
동생의 얼굴을 똑바로 마주 쳐다보기만 했다.
바깥은 바람이 세었다. 거적문이 습기 어린 소리를 내며 열리고 닫히곤 하였다. 문이 열릴 때마다 눈 덮인 초라한 들판이 부유스름하게 아득히 뻗었다.
동생의 눈에선 또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형은 또 벌컥 성을 내며,
“왜 우니, 왜? 흐흐흐.”
하고 제 편에서 더 더 울었다.
며칠이 지날수록 형의 걸음은 더 절룩거려졌다. 행렬 속에서도 별로 혼잣소릴 지껄이지 않았다. 평소의 형답지 않게 꽤나 조심스런 낯색이었다. 둘레를 두리번거리며 경비병의 눈치를 흘끔거리기만 했다. 이젠 밤에도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대고 이것저것 지껄이지 않았다. 그러나 먼 개 짖는 소리 같은 것에는 여전히 흠칫흠칫 놀라곤 했다. 동생은 또 참다못해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형은 왜 우느냐고 화를 내지도 않고 울음을 터뜨리지도 않았다. 동생은 이런 형이 서러워 더 더 흐느꼈다.
(마)
그날 밤, 바깥엔 함박눈이 내렸다.
형은 불현듯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댔다.
“너, 무슨 일이 생겨두 날 형이라구 글지 마라, 어엉”
여느 때답지 않게 숙성한 사람 같은 억양이었다.
“울지두 말구 모르는 체만 해, 꼭.”
동생은 부러 큰 소리로,
“야하, 눈이 내린다.”
형이 지껄일 소리를 자기가 지금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
그러나 이미 형은 그저 꾹 하니 굳은 표정이었다.
동생은 안타까워 또 울었다. 형을 그러안고 귀에다 입을 대고,
“형아, 형아, 정신 차려.”
이튿날, 한낮이 기울어서 어느 영 기슭에 다다르자, 형은 동생의 허벅다리를 쿡 찌르고는 걷던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형의 걸음걸이를 주의해 보아 오던 한 사람이 뒤에서 따발총을 휘둘러 쏘았다.
형은 앉은 채 앞으로 꼬꾸라졌다. 그 사람은 총을 어깨에 둘러메면서,
“메칠을 더 살겠다구 뻐득대? 뻐득대길.”
- 이호철, <나상> -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감상한 것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 보 기 >
‘나상’은 벌거벗은 모습이라는 뜻으로, 순수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간직한 상태를 말한다. 이 소설은 전쟁 중 포로 호송이라는 상황을 빌려 구성원을 획일화하는 사회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자유를 억압하는 외부의 감시, 전쟁의 폭력성에 의해 희생되는 개인의 모습을 통해 전쟁 상황에서 근원적인 인간성의 소중함을 전달하고 있다.
1모자라지만 ‘둔감하고 위태위태하도록 솔직했’던 형은 순수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간직한 인물로 볼 수 있겠군.
2형이 ‘경비병의 눈치를 흘끔거리기만’하는 모습에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외부의 감시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겠군.
3‘형이라구 글지 마라’고 말하는 것은 구성원을 획일화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겠군.
4한 사람이 ‘따발총을 휘둘러 쏘’는 장면에서 전쟁의 폭력성과 근원적인 인간성 상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겠군.
정답 및 해설

‘형이라구 글지 마라’는 죽음을 예감한 형이 동생을 보호하려는 말이므로, 획일화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기 어렵다.

형은 ‘울지두 말구 모르는 체만 해, 꼭.’이라고 덧붙여 자신에게 닥칠 일에 동생이 휘말리지 않기를 바란다. 이는 형제애와 배려의 표현이다.

  • ‘둔감하고 위태위태하도록 솔직했’던 형은 꾸밈없는 인물로, <보기>의 ‘순수한 인간 본연의 모습’과 연결된다.
  • 형이 경비병의 눈치를 보는 모습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외부의 감시를 보여 준다.
  • 절름거리는 형을 따발총으로 쏘는 장면은 전쟁의 폭력성과 인간성 상실을 드러낸다.
문제 8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6∼문8]
(가)
시원한 여름 저녁이었다.
바람이 불고 시커먼 구름 떼가 서편으로 몰려 달리고 있었다. 그 구름이 몰려 쌓이는 먼 서편 하늘 끝에선 이따금 칼날 같은 번갯불이 번쩍이곤 했다. 이편 하늘의 별들은 구름 사이사이에서 이상스레 파릇파릇 빛났다. 달은 구름 더미를 요리조리 헤치고 빠져나왔다가는, 새로 몰려오는 구름 더미에 애처롭게도 휘감기곤 했다. 집집의 지붕들은 깊숙하고도 싸늘한 빛으로 물들고, 대기에는 차가운 물기가 돌았다.
땅 위엔 무언지 불길한 느낌이 들도록 차단한 정적이 흘렀다.
철과 나는 베란다 위에 앉아 있었다. 막연한 원시적인 공포감 같은 소심한 느낌에 사로잡혀 무한정 묵묵히 앉아 있었다. 철은 먼 하늘가에 시선을 준 채 연방 담배를 피웠다. 이렇게 한동안 말없이 앉았다가 철은 문득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나)
형은 스물일곱 살이었고 동생은 스물두 살이었다.
형은 둔감했고 위태위태하도록 솔직했고, 결국 조금 모자란 사람이었다.
해방 이듬해 삼팔선을 넘어올 때 모두 긴장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판에 큰 소리로,
“야하, 이기 바루 그 삼팔선이구나이, 야하.”
이래 놔서 일행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일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때도 형을 쥐어박았고, 형은 엉엉 울었고, 어머니도 찔끔찔끔 울었다. 아버지는 애초부터 이 형을 단념하고 있었고, 어머니는 불쌍해서 이따금씩 찔끔거리곤 했다.
물론 평소에 동생에 대한 형으로서의 체모나 위신 같은 것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서, 이미 철들자부터 형을 대하는 동생의 눈언저리와 입가엔 늘 쓴웃음 같은 것이 어리어 있었으니, 하얀 살갗의 여윈 얼굴에 이 쓴웃음은 동생의 오연한 성미와 잘 어울려 있었다.
어머니는 형에 대한 아버지의 단념이나 동생의 이런 투가 더 서러웠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형은 아버지나 어머니나 동생의 표정에 구애 없이 하루하루가 그저 천하태평이었다.
사변이 일어나자 형제가 다 군인의 몸이 됐다.
1951년 가을, 제각기 북의 포로로 잡혀 북쪽 후방으로 인계돼 가다가 둘은 더럭 만났다. 해가 질 무렵, 무너진 통천(通川)읍 거리에서였다.
형은 대뜸 울음보를 터뜨렸다. 펄렁한 야전잠바에 맨머리 바람이었고, 털럭털럭한 군화를 끌고 있었다.
동생도 한순간은 흠칫했으나, 형이 울음을 터뜨리자 난처한 듯 살그머니 외면을 했다. 형에 비해선 주제가 조금 깔끔해서 산뜻한 초록색 군 작업복 차림이었다.
(다)
동생의 눈에선 다시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형은 별안간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동생의 얼굴을 멀끔히 마주 쳐다보더니,
“왜 우니, 왜 울어, 왜, 왜. 어서 그치지 못하겠니.” 하면서도 도리어 제 편에서 또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이튿날, 형의 걸음걸이는 눈에 띄게 절름거렸다. 혼잣소리도 풀이 없었다.
“그만큼 걸었음 무던히 왔구만서두. 에에이, 이젠 좀 그만 걷지덜, 무던히 걸었구만서두.”
하고는 주위의 경비병들을 흘끔 곁눈질해 보았다. 경비병들은 물론 알은체도 안 했다. 바뀐 사람들은 꽤나 사나운 패들이었다.
그날 밤 형은 동생을 향해 쓸쓸하게 웃기만 했다.
“칠성아, 너 집에 가거든 말이다, 집에 가거든…….”
하고는 또 무슨 생각이 났는지 벌쭉 웃으면서,
“히히, 내가 무슨 소릴 허니. 네가 집에 갈 땐 나두 갈 텐데, 앙 그러니? 내가 정신이 빠졌어.”
(라)
한참 뒤엔 또 동생의 어깨를 그러안으면서,
“야, 칠성아!”
동생의 얼굴을 똑바로 마주 쳐다보기만 했다.
바깥은 바람이 세었다. 거적문이 습기 어린 소리를 내며 열리고 닫히곤 하였다. 문이 열릴 때마다 눈 덮인 초라한 들판이 부유스름하게 아득히 뻗었다.
동생의 눈에선 또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형은 또 벌컥 성을 내며,
“왜 우니, 왜? 흐흐흐.”
하고 제 편에서 더 더 울었다.
며칠이 지날수록 형의 걸음은 더 절룩거려졌다. 행렬 속에서도 별로 혼잣소릴 지껄이지 않았다. 평소의 형답지 않게 꽤나 조심스런 낯색이었다. 둘레를 두리번거리며 경비병의 눈치를 흘끔거리기만 했다. 이젠 밤에도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대고 이것저것 지껄이지 않았다. 그러나 먼 개 짖는 소리 같은 것에는 여전히 흠칫흠칫 놀라곤 했다. 동생은 또 참다못해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형은 왜 우느냐고 화를 내지도 않고 울음을 터뜨리지도 않았다. 동생은 이런 형이 서러워 더 더 흐느꼈다.
(마)
그날 밤, 바깥엔 함박눈이 내렸다.
형은 불현듯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댔다.
“너, 무슨 일이 생겨두 날 형이라구 글지 마라, 어엉”
여느 때답지 않게 숙성한 사람 같은 억양이었다.
“울지두 말구 모르는 체만 해, 꼭.”
동생은 부러 큰 소리로,
“야하, 눈이 내린다.”
형이 지껄일 소리를 자기가 지금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
그러나 이미 형은 그저 꾹 하니 굳은 표정이었다.
동생은 안타까워 또 울었다. 형을 그러안고 귀에다 입을 대고,
“형아, 형아, 정신 차려.”
이튿날, 한낮이 기울어서 어느 영 기슭에 다다르자, 형은 동생의 허벅다리를 쿡 찌르고는 걷던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형의 걸음걸이를 주의해 보아 오던 한 사람이 뒤에서 따발총을 휘둘러 쏘았다.
형은 앉은 채 앞으로 꼬꾸라졌다. 그 사람은 총을 어깨에 둘러메면서,
“메칠을 더 살겠다구 뻐득대? 뻐득대길.”
- 이호철, <나상> -

윗글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형’은 모두가 긴장한 상황임을 알고 본인도 긴장하여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2‘동생’의 울음을 본 ‘형’은 울지 말라고 하면서 본인도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3시간이 지나 ‘동생’의 귀에 어떤 말도 하지 않는 ‘형’의 모습을 보며 ‘동생’은 서러워했다.
4‘형’은 평소와는 다른 억양으로 ‘동생’에게 자신을 모른 체 하라고 했다.
정답 및 해설

형은 삼팔선을 넘을 때 모두 긴장한 상황에서도 큰 소리로 외쳤으므로, 긴장해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는 이해는 적절하지 않다.

(나)에서 형은 ‘야하, 이기 바루 그 삼팔선이구나이’라고 외쳐 ‘일행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 (다)·(라)에서 형은 ‘왜 우니’라며 동생을 다그치면서도 제 편에서 울음을 터뜨린다.
  • (라)에서 형이 밤에도 동생의 귀에 대고 지껄이지 않자 ‘동생은 이런 형이 서러워 더 더 흐느꼈다’.
  • (마)에서 형은 ‘여느 때답지 않게 숙성한 사람 같은 억양’으로 모르는 체하라고 말한다.
문제 9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9∼문11]
(가)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ᄇᆞ리고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날러는 엇디 살라 ᄒᆞ고
ᄇᆞ리고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잡ᄉᆞ와 두어리마ᄂᆞᄂᆞᆫ
㉠선ᄒᆞ면 아니 올셰라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셜온 님 보내ᄋᆞᆸ노니 나ᄂᆞᆫ
가시ᄂᆞᆫ ᄃᆞᆺ 도셔 오쇼셔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 작자 미상, ‘가시리’ -

(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 김소월, ‘진달래꽃’ -

(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임과의 재회를 희망하는 화자의 의지가 드러나고 있다.
2구체적인 지명을 통해 이별의 상황을 구체화하고 있다.
3이별 상황에 대한 체념과 화자의 자기 희생적 태도가 드러나고 있다.
4이별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음으로써 임에 대한 원망을 드러내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가)와 (나)는 모두 떠나는 임을 붙잡지 못하고 보내는 체념과 화자의 자기 희생적 태도를 드러낸다.

(가)는 ‘잡ᄉᆞ와 두어리마ᄂᆞᄂᆞᆫ / 선ᄒᆞ면 아니 올셰라’라며 임을 보내고, (나)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라며 슬픔을 참는다.

  • 재회를 바라는 마음은 (가)의 ‘도셔 오쇼셔’에는 드러나지만 (나)에는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 ‘영변에 약산’이라는 구체적 지명은 (나)에만 있다.
  • (나)의 ‘나 보기가 역겨워’는 임의 마음이 떠난 상황을 가정할 뿐 이별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며, 두 작품 모두 임을 원망하지 않는다.
문제 1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9∼문11]
(가)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ᄇᆞ리고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날러는 엇디 살라 ᄒᆞ고
ᄇᆞ리고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잡ᄉᆞ와 두어리마ᄂᆞᄂᆞᆫ
㉠선ᄒᆞ면 아니 올셰라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셜온 님 보내ᄋᆞᆸ노니 나ᄂᆞᆫ
가시ᄂᆞᆫ ᄃᆞᆺ 도셔 오쇼셔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 작자 미상, ‘가시리’ -

(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 김소월, ‘진달래꽃’ -

㉠~㉣에 대해 나눈 대화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에선 화자가 임을 떠나보내는 이유가 드러나며 서러움을 절제하는 화자의 모습이 느껴져.
2㉡에서 ‘셜온’의 주체를 화자로 본다면 임 역시 이별 상황을 아쉬워하고 있음을 알 수 있군.
3㉢은 임을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상징하는 소재로, 화자의 분신으로도 볼 수 있겠군.
4㉣은 인고의 자세가 드러나는 부분으로 이별 상황에 대한 화자의 슬픔을 반어적으로 강조하고 있군.
정답 및 해설

‘셜온’의 주체를 화자로 보면 ‘셜온 님’은 화자를 서럽게 하는 임이 되어 화자의 서러움이 드러날 뿐, 임도 이별을 아쉬워한다는 해석은 나오지 않는다.

임도 이별을 아쉬워한다는 해석은 ‘셜온’의 주체를 임으로 볼 때 성립한다.

  • ㉠은 서운하게 하면 임이 다시 오지 않을까 하여 보낸다는 이유가 드러나며, 붙잡고 싶은 서러움을 절제하는 태도가 느껴진다.
  • ㉢의 진달래꽃은 임의 길에 뿌려지는 소재로, 임에 대한 사랑과 화자의 분신으로 볼 수 있다.
  • ㉣은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는 인고의 자세로, 오히려 슬픔을 반어적으로 강조한다.
문제 1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9∼문11]
(가)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ᄇᆞ리고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날러는 엇디 살라 ᄒᆞ고
ᄇᆞ리고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잡ᄉᆞ와 두어리마ᄂᆞᄂᆞᆫ
㉠선ᄒᆞ면 아니 올셰라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셜온 님 보내ᄋᆞᆸ노니 나ᄂᆞᆫ
가시ᄂᆞᆫ ᄃᆞᆺ 도셔 오쇼셔 나ᄂᆞᆫ
위 증즐가 大平盛代(대평셩ᄃᆡ)
- 작자 미상, ‘가시리’ -

(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 김소월, ‘진달래꽃’ -

(가)와 (나)의 형식상의 특징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가)는 (나)와 달리 수미 상관의 형식을 보이고 있다.
2(나)는 (가)와 달리 시어의 반복을 통해 운율을 형성하고 있다.
3(가)와 (나) 모두 전통적인 3·3·2조의 3음보 율격을 보이고 있다.
4(가)와 (나) 모두 기-승-전-결의 4단 구성을 통해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가)와 (나)는 모두 네 개의 연이 기-승-전-결의 흐름으로 시상을 전개한다.

두 작품 모두 이별의 상황 제시에서 시작해 화자의 슬픔과 태도의 변화를 거쳐, 마지막 연에서 재회 소망이나 인고의 다짐으로 마무리한다.

  • 첫 연과 끝 연이 ‘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으로 호응하는 수미 상관은 (나)의 특징이다.
  • (가)도 ‘가시리잇고’, ‘나ᄂᆞᆫ’, 후렴구 ‘위 증즐가 大平盛代’를 반복해 운율을 형성하므로 (나)만의 특징이 아니다.
  • 3·3·2조 3음보는 (가)의 율격이며, (나)는 7·5조를 바탕으로 한 3음보 율격이다.
문제 1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2∼문15]
(가)
구두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구두 끝을 보면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흰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창문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창문 끝을 보면
㉡비누 거품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맑은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청소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길 끝을 보면
㉢쓰레기 속에서도 빛이 난다.
깨끗한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마음 끝을 보면
보이지 않는 것에서도 빛이 난다.
㉣보이는 빛만이 빛은 아니다.
닦는 것은 빛을 내는 일
성자가 된 청소부는
청소를 하면서도 성자이며
성자이면서도 청소를 한다.
- 천양희,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나)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펀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 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 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가)의 ㉠~㉣ 중 <보기>의 밑줄 친 ㉮와 성격이 가장 다른 것은?
< 보 기 >
텔레비전을 끄자
㉮풀벌레 소리 / 어둠과 함께 방안 가득 들어온다
어둠 속에서 들으니 벌레 소리들 환하다
별빛이 묻어 더 낭랑하다
귀뚜라미나 여치 같은 큰 울음 사이에는
너무 작아 들리지 않는 소리도 있다
그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한다
내 귀에는 들리지 않는 소리들이 드나드는
까맣고 좁은 통로들을 생각한다
그 통로의 끝에 두근거리며 매달린
여린 마음들을 생각한다
발뒤꿈치처럼 두꺼운 내 귀에 부딪쳤다가
되돌아간 소리들을 생각한다
브라운관이 뿜어낸 현란한 빛이
내 눈과 귀를 두껍게 채우는 동안
그 울음소리들은 수 없이 나에게 왔다가
너무 단단한 벽에 놀라 되돌아갔을 것이다
하루살이처럼 전등에 부딪쳤다가
바닥에 새카맣게 떨어졌을 것이다
크게 밤공기를 들이쉬니
허파 속으로 그 소리들이 들어온다
허파도 볓빛이 묻어 조금은 환해진다
- 김기택,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1㉠
2㉡
3㉢
4㉣
정답 및 해설

㉮ ‘풀벌레 소리’는 작고 하찮게 여겨져 놓치기 쉬운 것의 가치를 뜻하는데, ㉣ ‘보이는 빛’은 통념적으로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이라 성격이 가장 다르다.

(가)는 흔히 하찮게 여기는 것에서도 빛이 난다고 말하며, ㉣은 그와 대비되는 ‘보이는’ 가치로 쓰였다. <보기>의 풀벌레 소리 역시 작고 소외된 것의 의미를 일깨운다.

  • ㉠ ‘검은 것’은 ‘흰 것’과 대비되어 하찮게 여겨지지만 빛이 나는 대상이다.
  • ㉡ ‘비누 거품’은 ‘맑은 것’과 대비되는 하찮은 대상 속의 빛을 나타낸다.
  • ㉢ ‘쓰레기’는 ‘깨끗한 것’과 대비되며 그 속에서도 빛이 나는 대상이다.
문제 1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2∼문15]
(가)
구두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구두 끝을 보면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흰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창문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창문 끝을 보면
㉡비누 거품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맑은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청소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길 끝을 보면
㉢쓰레기 속에서도 빛이 난다.
깨끗한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마음 끝을 보면
보이지 않는 것에서도 빛이 난다.
㉣보이는 빛만이 빛은 아니다.
닦는 것은 빛을 내는 일
성자가 된 청소부는
청소를 하면서도 성자이며
성자이면서도 청소를 한다.
- 천양희,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나)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펀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 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 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나)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화자는 일상적 경험들을 나열하여 삶을 성찰하고 있어.
2화자는 비속어 사용을 통해 자신의 속된 모습을 솔직하게 노출하고 있어.
3화자는 과거로부터 지속된 옹졸한 태도가 체질화되었음을 고백하고 있어.
4화자는 미비한 자연물과의 대비를 통해 자신의 왜소함을 극복하고 있어.
정답 및 해설

(나)의 화자는 모래·바람·먼지·풀과 자신을 견주며 ‘나는 얼마큼 작으냐’고 왜소함을 자각할 뿐, 이를 극복하지는 않는다.

마지막의 반복되는 물음은 옹졸한 자신에 대한 자조와 성찰로 끝맺는다.

  • 갈비, 설렁탕집, 야경꾼, 포로수용소 등 일상적 경험을 나열하며 삶을 돌아본다.
  • ‘돼지 같은 주인 년’ 같은 비속어로 자신의 속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
  •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로 가로놓여 있다’는 오래된 태도가 체질화되었음을 고백한 것이다.
문제 1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2∼문15]
(가)
구두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구두 끝을 보면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흰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창문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창문 끝을 보면
㉡비누 거품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맑은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청소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길 끝을 보면
㉢쓰레기 속에서도 빛이 난다.
깨끗한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마음 끝을 보면
보이지 않는 것에서도 빛이 난다.
㉣보이는 빛만이 빛은 아니다.
닦는 것은 빛을 내는 일
성자가 된 청소부는
청소를 하면서도 성자이며
성자이면서도 청소를 한다.
- 천양희,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나)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펀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 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 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대조적 의미의 시구를 제시하여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2일상적 시어를 사용하여 시적 정황을 드러내고 있다.
3유사한 문장구조의 반복을 통해 운율을 형성하고 있다.
4역설적 인식을 통해 대상에 대한 화자의 태도를 드러낸다.
정답 및 해설

역설적 인식은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성자가 된 청소부’처럼 (가)에서만 두드러지므로 공통점으로 보기 어렵다.

(나)는 큰 불의 대신 사소한 일에만 분개하는 자신을 직설적으로 고백하는 반성적 태도가 중심이다.

  • (가)는 ‘검은 것/흰 것’, ‘보이지 않는 것/보이는 빛’을, (나)는 ‘왕궁의 음탕’과 ‘50원짜리 갈비’를 대조한다.
  • 두 작품 모두 구두, 창문, 갈비, 설렁탕집 등 일상적 시어로 정황을 드러낸다.
  • (가)는 ‘~을 보면’의 반복, (나)는 ‘옹졸하게 ~하고’, ‘나는 얼마큼 작으냐’의 반복으로 운율을 만든다.
문제 15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2∼문15]
(가)
구두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구두 끝을 보면
㉠검은 것에서도 빛이 난다.
흰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창문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창문 끝을 보면
㉡비누 거품 속에서도 빛이 난다.
맑은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청소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길 끝을 보면
㉢쓰레기 속에서도 빛이 난다.
깨끗한 것만이 빛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 닦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마음 끝을 보면
보이지 않는 것에서도 빛이 난다.
㉣보이는 빛만이 빛은 아니다.
닦는 것은 빛을 내는 일
성자가 된 청소부는
청소를 하면서도 성자이며
성자이면서도 청소를 한다.
- 천양희, 「그 사람의 손을 보면」-
(나)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 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펀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 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 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 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나)의 ⓐ의 삶을 구현하고 있는 인물로 가장 보기 어려운 경우는?
1악덕 기업의 제품 불매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중학생
2불합리한 외교조약에 대해 반대시위를 벌이는 시민
3자신에게 불리한 인사 평가 제도에 대해 불평하는 회사원
4대기업의 노동 착취에 대해 비판적 논조의 기사를 쓴 기자
정답 및 해설

ⓐ ‘절정 위’는 사회의 큰 불의에 정면으로 맞서는 삶인데, 자신에게 불리한 인사 평가 제도에 불평하는 것은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른 반응이라 가장 거리가 멀다.

이는 오히려 화자가 부끄러워하는 ‘옹졸한 반항’, 즉 자기 손해 때문에 작은 일에 분개하는 모습에 가깝다.

  • 악덕 기업 제품 불매 운동 참여는 기업의 부정에 맞서는 행동이다.
  • 불합리한 외교 조약 반대 시위는 국가적 불의에 정당하게 맞서는 행동이다.
  • 대기업의 노동 착취를 비판하는 기사 작성은 사회적 부조리를 고발하는 행동이다.
문제 16
<보기 1>을 바탕으로 <보기 2>를 탐구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 보 기 1>
㉠시제 선어말 어미 없이 과거 시제를 표현하는 경우가 있었음.
㉡서술어의 주체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로 선어말 어미를 사용하였음.
㉢현대 국어에서 두음 법칙의 적용을 받는 단어들이 두음 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았음.
㉣특정 부류의 모음이 같이 나타나는 모음조화 현상이 엄격히 지켜졌음.
㉤주어의 인칭에 따라 의문형 어미가 달리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음.

< 보 기 2>
ⓐ남ᄀᆡ 새 닢 나니ᅌᅵ다
[나무에 새 잎이 났습니다.]
ⓑ이 사ᄅᆞ미 내 닐온 ᄠᅳ들 아ᄂᆞ녀
[이 사람이 내가 이른 뜻을 아느냐?]
ⓒ大王이 出令ᄒᆞ샤ᄃᆡ 뉘 바ᄅᆞ래 드러가려 ᄒᆞᄂᆞ뇨
[대왕이 출령하시되 “누가 바다에 들어가려 하느냐?”]
1ⓐ의 ‘나니ᅌᅵ다’에서 ㉠을 확인할 수 있군.
2ⓒ의 ‘出令ᄒᆞ샤ᄃᆡ’에서 ㉡을 확인할 수 있군.
3ⓑ의 ‘닐온’에서 ㉢을, ‘ᄠᅳ들’에서 ㉣을 확인할 수 있군.
4ⓑ의 ‘아ᄂᆞ녀’와 ⓒ의 ‘ᄒᆞᄂᆞ뇨’에서 ㉤을 확인할 수 있군.
정답 및 해설

‘아ᄂᆞ녀’와 ‘ᄒᆞᄂᆞ뇨’는 주어가 각각 ‘이 사ᄅᆞᆷ’, ‘뉘’로 모두 3인칭이므로, 인칭에 따라 의문형 어미가 달라지는 ㉤을 확인할 수 없다.

두 어미의 차이는 가부를 묻는 판정 의문(‘-녀’)과 의문사가 있는 설명 의문(‘-뇨’)의 차이이다.

  • ‘나니ᅌᅵ다’는 과거 시제 선어말 어미 없이 ‘났습니다’라는 과거를 나타내 ㉠에 해당한다.
  • ‘出令ᄒᆞ샤ᄃᆡ’의 ‘-샤-’는 주체인 대왕을 높이는 선어말 어미로 ㉡에 해당한다.
  • ‘닐온’은 두음 법칙이 적용되지 않은 형태(현대어 ‘이른’)로 ㉢에, ‘ᄠᅳ들’은 음성 모음끼리 어울린 것으로 ㉣에 해당한다.
문제 17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7∼문19]
(가)
임이여 강을 건너지 마오 公無渡河
임은 마침내 강을 건너는구료 公竟渡河
물에 빠져 죽으니 墮河而死
㉠이 내 임을 어이할꼬 當奈公何
- 작자 미상, <공무도하가> -
(나)
고인(古人)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 못 뵈
고인을 못 봐도 녀ᄃᆞᆫ 길 알픠 잇ᄂᆡ
녀ᄃᆞᆫ 길 알픠 잇거든 아니 녀고 엇졀고
- 이황, <도산십이곡> -
(다)
한숨아 셰 한숨아 네 어ᄂᆡ 틈으로 드러온다
고모장ᄌᆞ 셰살장ᄌᆞ 가로다지 여다지에 암돌져귀 수돌져귀 ᄇᆡ목걸새 ᄯᅮᆨ닥 박고 용(龍) 거북 ᄌᆞ물쇠로 수기수기 ᄎᆞ엿ᄂᆞᆫ듸 병풍(屛風)이라 덜걱 져븐 족자(簇子)ㅣ라 ᄃᆡᄃᆡ글 ᄆᆞᆫ다 네 어ᄂᆡ 틈으로 드러온다
어인지 너 온 날 밤이면 ᄌᆞᆷ 못 드러 ᄒᆞ노라
– 작자 미상 -

(가)~(다)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과장적 표현을 통해 화자의 처지를 드러내고 있다.
2의문형 진술을 활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3유사한 문장 구조의 반복을 통해 시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4반어적 표현을 통해 시적 상황을 거부하는 화자를 표현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가)~(다)는 모두 의문형 진술을 활용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낸다.

(가)는 ‘이 내 임을 어이할꼬’로 슬픔을, (나)는 ‘아니 녀고 엇졀고’로 학문 수양의 의지를, (다)는 ‘네 어ᄂᆡ 틈으로 드러온다’로 근심과 한탄을 드러낸다.

  • 과장적 표현은 한숨을 막으려 온갖 문과 자물쇠를 늘어놓는 (다)에서만 두드러진다.
  • 세 작품 모두 반어적 표현으로 시적 상황을 거부하는 화자는 나타나지 않는다.
문제 18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7∼문19]
(가)
임이여 강을 건너지 마오 公無渡河
임은 마침내 강을 건너는구료 公竟渡河
물에 빠져 죽으니 墮河而死
㉠이 내 임을 어이할꼬 當奈公何
- 작자 미상, <공무도하가> -
(나)
고인(古人)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 못 뵈
고인을 못 봐도 녀ᄃᆞᆫ 길 알픠 잇ᄂᆡ
녀ᄃᆞᆫ 길 알픠 잇거든 아니 녀고 엇졀고
- 이황, <도산십이곡> -
(다)
한숨아 셰 한숨아 네 어ᄂᆡ 틈으로 드러온다
고모장ᄌᆞ 셰살장ᄌᆞ 가로다지 여다지에 암돌져귀 수돌져귀 ᄇᆡ목걸새 ᄯᅮᆨ닥 박고 용(龍) 거북 ᄌᆞ물쇠로 수기수기 ᄎᆞ엿ᄂᆞᆫ듸 병풍(屛風)이라 덜걱 져븐 족자(簇子)ㅣ라 ᄃᆡᄃᆡ글 ᄆᆞᆫ다 네 어ᄂᆡ 틈으로 드러온다
어인지 너 온 날 밤이면 ᄌᆞᆷ 못 드러 ᄒᆞ노라
– 작자 미상 -

(가)의 밑줄 친 ㉠과 가장 유사한 정서가 드러나는 것은?
1혹시나 하고 나는 밖을 기웃거린다/나는 풀이 죽는다/빗발은 한 치 앞을 못 보게 한다/왠지 느닷없이 그렇게 퍼붓는다/지금은 어쩔 수가 없다고 - 김춘수, ‘강우’ -
2겨울 되자 온 세상 수북이 눈은 내려/저마다 하얗게 하얗게 분장하지만/나는/빈 가지 끝에 홀로 앉아/말없이/먼 지평선을 응시하는 한 마리/검은 까마귀가 되리라 - 오세영, ‘자화상 2’ -
3그런 사람들이/이 세상에서 알파이고/고귀한 인류이고/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
4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비 한 방울 내리잖는 그때에도/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 이육사, ‘꽃’ -
정답 및 해설

㉠ ‘이 내 임을 어이할꼬’는 임을 잃은 슬픔과 어찌할 수 없는 체념의 정서로, ‘지금은 어쩔 수가 없다고’라며 풀이 죽는 김춘수의 ‘강우’와 가장 유사하다.

‘강우’의 화자도 기다리던 대상이 오지 않는 상황에서 ‘나는 풀이 죽는다’며 상실의 슬픔을 드러낸다.

  • 오세영의 ‘자화상 2’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홀로 지평선을 응시하는 고고한 의지를 드러낸다.
  • 김종삼의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는 평범한 사람들을 고귀한 존재로 예찬하는 정서이다.
  • 이육사의 ‘꽃’은 극한 상황에서도 꽃이 피는 모습을 통해 미래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드러낸다.
문제 19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17∼문19]
(가)
임이여 강을 건너지 마오 公無渡河
임은 마침내 강을 건너는구료 公竟渡河
물에 빠져 죽으니 墮河而死
㉠이 내 임을 어이할꼬 當奈公何
- 작자 미상, <공무도하가> -
(나)
고인(古人)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 못 뵈
고인을 못 봐도 녀ᄃᆞᆫ 길 알픠 잇ᄂᆡ
녀ᄃᆞᆫ 길 알픠 잇거든 아니 녀고 엇졀고
- 이황, <도산십이곡> -
(다)
한숨아 셰 한숨아 네 어ᄂᆡ 틈으로 드러온다
고모장ᄌᆞ 셰살장ᄌᆞ 가로다지 여다지에 암돌져귀 수돌져귀 ᄇᆡ목걸새 ᄯᅮᆨ닥 박고 용(龍) 거북 ᄌᆞ물쇠로 수기수기 ᄎᆞ엿ᄂᆞᆫ듸 병풍(屛風)이라 덜걱 져븐 족자(簇子)ㅣ라 ᄃᆡᄃᆡ글 ᄆᆞᆫ다 네 어ᄂᆡ 틈으로 드러온다
어인지 너 온 날 밤이면 ᄌᆞᆷ 못 드러 ᄒᆞ노라
– 작자 미상 -

(나)와 (다)의 형식적 특징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나)는 각 장이 4음보의 전통적인 율격으로 되어 있다.
2(다)는 중장이 다른 장에 비해 현저히 길어진 구성을 취하고 있다.
3(나)와 (다)는 모두 초장, 중장, 종장의 3장 구성으로 되어 있다.
4(다)는 (나)와 달리 종장의 첫 음보 음절 수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정답 및 해설

(다)의 종장 첫 음보 ‘어인지’는 3음절로, 시조 종장 첫 음보의 음절 수가 지켜지고 있으므로 설명이 적절하지 않다.

사설시조인 (다)도 중장만 길어질 뿐 종장의 형식은 평시조와 마찬가지로 유지된다.

  • 평시조인 (나)는 각 장이 4음보의 전통적 율격을 따른다.
  • (다)는 문과 자물쇠를 길게 늘어놓은 중장이 다른 장보다 현저히 긴 사설시조이다.
  • (나)와 (다)는 모두 초장·중장·종장의 3장 구성을 갖추었다.
문제 20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0∼문22]
‘수오재(守吾齋)*’라는 이름은 큰형님이 자기 집에 붙인 이름이다. 나는 처음에 이 이름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나와 굳게 맺어져 있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물 가운데 나[吾]보다 더 절실한 것은 없다. 그러니 굳이 지키지 않아도 어디로 가겠는가. 이상한 이름이다.”
내가 장기로 귀양 온 뒤에 혼자 지내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하루는 갑자기 이 의문점에 대해 해답을 얻게 되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천하 만물 가운데 지킬 것은 하나도 없지만, 오직 나[吾]만은 지켜야 한다. 내 밭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밭은 지킬 필요가 없다. 내 집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집도 지킬 필요가 없다. 내 정원의 여러 가지 꽃나무나 과일나무들을 뽑아 갈 자가 있는가. 그 뿌리는 땅속에 깊이 박혔다. 내 책을 훔쳐 없앨 자가 있는가. 성현의 경전이 세상에 퍼져 물이나 불처럼 흔한데, 누가 감히 없앨 수 있겠는가. 내 옷이나 양식을 훔쳐서 나를 옹색하게 하겠는가. 천하에 있는 실이 모두 내가 입을 옷이며, 천하에 있는 곡식이 모두 내가 먹을 양식이다. 도둑이 비록 훔쳐 간대야 한두 개에 지나지 않을 테니, 천하의 모든 옷과 곡식을 없앨 수 있겠는가. 그러니 천하 만물은 모두 지킬 필요가 없다.
그런데 오직 ㉠나[吾]라는 것만은 잘 달아나서, 드나드는 데 일정한 법칙이 없다. 아주 친밀하게 붙어 있어서 서로 배반하지 못할 것 같다가도, 잠시 살피지 않으면 어디든지 못 가는 곳이 없다. 이익으로 꾀면 떠나가고, 위험과 재앙이 겁을 주어도 떠나간다.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만 들어도 떠나가며, 눈썹이 새까맣고 이가 하얀 미인의 요염한 모습만 보아도 떠나간다. 한 번 가면 돌아올 줄을 몰라서, 붙잡아 만류할 수가 없다. 그러니 천하에 나[吾]보다 더 잃어버리기 쉬운 것은 없다. 어찌 실과 끈으로 묶고 빗장과 자물쇠로 잠가서 나를 굳게 지키지 않겠는가.”
나는 나를 잘못 간직했다가 잃어버렸던 자다. 어렸을 때 과거가 좋게 보여서, 10년 동안이나 과거 공부에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결국 처지가 바뀌어 조정에 나아가 검은 사모관대*에 비단 도포를 입고, 12년 동안이나 대낮에 미친 듯이 큰길을 뛰어다녔다. 그러다가 또 처지가 바뀌어 한강을 건너고 문경 새재를 넘게 되었다. 친척과 조상의 무덤을 버리고 곧바로 아득한 바닷가의 대나무 숲에 달려와서야 멈추게 되었다. 이때에는 나[吾]에게 물었다.
“너는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왔느냐? 여우나 도깨비에게 홀려서 끌려왔느냐? 아니면 바다 귀신이 불러서 왔는가? 네 가정과 고향이 모두 초천에 있는데, 왜 그 본바닥으로 돌아가지 않느냐?”
그러나 나[吾]는 끝내 멍하니 움직이지 않으며 돌아갈 줄을 몰랐다. 얼굴빛을 보니 마치 얽매인 곳에 있어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붙잡아 이곳에 함께 머물렀다. 이때 둘째 형님도 나[吾]를 잃고 나를 쫓아 남해 지방으로 왔는데, 역시 나[吾]를 붙잡아서 그곳에 함께 머물렀다.
오직 내 큰형님만 나[吾]를 잃지 않고 편안히 단정하게 수오재에 앉아 계시니, 본디부터 지키는 것이 있어서 나[吾]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게 바로 큰형님이 그
거실에 수오재라고 이름 붙인 까닭일 것이다.
큰형님은 언제나 말씀하셨다.
“아버님께서 내게 태현(太玄)이라고 자를 지어 주셔서, 나는 오로지 내 태현을 지키려고 했다네. 그래서 내 거실에다가 그렇게 이름을 붙인 거지.”
하지만 이것은 핑계다. 맹자가 말씀하시기를 “무엇을 지키는 것이 큰가? 몸을 지키는 것이 크다.”라고 했으니, 이 말씀이 진실이다. 내가 스스로 말한 내용을 써서 큰형님께 보이고, 수오재의 기로 삼는다.
- 정약용, ‘수오재기’ -
*수오재: 나를 지키는 집
*사모관대: 벼슬아치의 예복

윗글의 서술상 특징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글쓴이가 얻은 깨달음의 내용을 열거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2대상에 대한 의문을 타인과의 문답 과정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
3옛 성현의 말을 인용하여 자신의 주장에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4서두에 대상에 대한 의문을 제시함으로써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글쓴이는 수오재에 대한 의문을 귀양지에서 혼자 곰곰이 생각하다 스스로 해소했으므로, 타인과의 문답 과정으로 해소했다는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혼자 지내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하루는 갑자기 이 의문점에 대해 해답을 얻게 되었다’고 했으며, 나[吾]에게 묻는 장면도 자문자답이다.

  • 밭, 집, 꽃나무, 책, 옷과 양식을 차례로 들어 지킬 필요가 없다는 깨달음을 열거한다.
  • ‘몸을 지키는 것이 크다’는 맹자의 말을 인용해 주장의 설득력을 높인다.
  • 서두에서 ‘이상한 이름이다’라며 의문을 제시해 흥미를 유발한다.
문제 21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0∼문22]
‘수오재(守吾齋)*’라는 이름은 큰형님이 자기 집에 붙인 이름이다. 나는 처음에 이 이름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나와 굳게 맺어져 있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물 가운데 나[吾]보다 더 절실한 것은 없다. 그러니 굳이 지키지 않아도 어디로 가겠는가. 이상한 이름이다.”
내가 장기로 귀양 온 뒤에 혼자 지내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하루는 갑자기 이 의문점에 대해 해답을 얻게 되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천하 만물 가운데 지킬 것은 하나도 없지만, 오직 나[吾]만은 지켜야 한다. 내 밭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밭은 지킬 필요가 없다. 내 집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집도 지킬 필요가 없다. 내 정원의 여러 가지 꽃나무나 과일나무들을 뽑아 갈 자가 있는가. 그 뿌리는 땅속에 깊이 박혔다. 내 책을 훔쳐 없앨 자가 있는가. 성현의 경전이 세상에 퍼져 물이나 불처럼 흔한데, 누가 감히 없앨 수 있겠는가. 내 옷이나 양식을 훔쳐서 나를 옹색하게 하겠는가. 천하에 있는 실이 모두 내가 입을 옷이며, 천하에 있는 곡식이 모두 내가 먹을 양식이다. 도둑이 비록 훔쳐 간대야 한두 개에 지나지 않을 테니, 천하의 모든 옷과 곡식을 없앨 수 있겠는가. 그러니 천하 만물은 모두 지킬 필요가 없다.
그런데 오직 ㉠나[吾]라는 것만은 잘 달아나서, 드나드는 데 일정한 법칙이 없다. 아주 친밀하게 붙어 있어서 서로 배반하지 못할 것 같다가도, 잠시 살피지 않으면 어디든지 못 가는 곳이 없다. 이익으로 꾀면 떠나가고, 위험과 재앙이 겁을 주어도 떠나간다.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만 들어도 떠나가며, 눈썹이 새까맣고 이가 하얀 미인의 요염한 모습만 보아도 떠나간다. 한 번 가면 돌아올 줄을 몰라서, 붙잡아 만류할 수가 없다. 그러니 천하에 나[吾]보다 더 잃어버리기 쉬운 것은 없다. 어찌 실과 끈으로 묶고 빗장과 자물쇠로 잠가서 나를 굳게 지키지 않겠는가.”
나는 나를 잘못 간직했다가 잃어버렸던 자다. 어렸을 때 과거가 좋게 보여서, 10년 동안이나 과거 공부에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결국 처지가 바뀌어 조정에 나아가 검은 사모관대*에 비단 도포를 입고, 12년 동안이나 대낮에 미친 듯이 큰길을 뛰어다녔다. 그러다가 또 처지가 바뀌어 한강을 건너고 문경 새재를 넘게 되었다. 친척과 조상의 무덤을 버리고 곧바로 아득한 바닷가의 대나무 숲에 달려와서야 멈추게 되었다. 이때에는 나[吾]에게 물었다.
“너는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왔느냐? 여우나 도깨비에게 홀려서 끌려왔느냐? 아니면 바다 귀신이 불러서 왔는가? 네 가정과 고향이 모두 초천에 있는데, 왜 그 본바닥으로 돌아가지 않느냐?”
그러나 나[吾]는 끝내 멍하니 움직이지 않으며 돌아갈 줄을 몰랐다. 얼굴빛을 보니 마치 얽매인 곳에 있어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붙잡아 이곳에 함께 머물렀다. 이때 둘째 형님도 나[吾]를 잃고 나를 쫓아 남해 지방으로 왔는데, 역시 나[吾]를 붙잡아서 그곳에 함께 머물렀다.
오직 내 큰형님만 나[吾]를 잃지 않고 편안히 단정하게 수오재에 앉아 계시니, 본디부터 지키는 것이 있어서 나[吾]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게 바로 큰형님이 그
거실에 수오재라고 이름 붙인 까닭일 것이다.
큰형님은 언제나 말씀하셨다.
“아버님께서 내게 태현(太玄)이라고 자를 지어 주셔서, 나는 오로지 내 태현을 지키려고 했다네. 그래서 내 거실에다가 그렇게 이름을 붙인 거지.”
하지만 이것은 핑계다. 맹자가 말씀하시기를 “무엇을 지키는 것이 큰가? 몸을 지키는 것이 크다.”라고 했으니, 이 말씀이 진실이다. 내가 스스로 말한 내용을 써서 큰형님께 보이고, 수오재의 기로 삼는다.
- 정약용, ‘수오재기’ -
*수오재: 나를 지키는 집
*사모관대: 벼슬아치의 예복

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큰형님’은 자신의 집 거실에 직접 ‘수오재’라는 이름을 붙였다.
2‘나’는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에 나아가 10년 이상 나랏일을 했다.
3‘나’는 ‘수오재’에 대해 생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장기에 와서 얻는다.
4‘둘째 형님’은 ‘나’와 마찬가지로 귀양을 왔으나,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
정답 및 해설

둘째 형님도 나[吾]를 잃고 남해로 왔지만 ‘역시 나[吾]를 붙잡아서 그곳에 함께 머물렀다’고 했으므로,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는 이해는 근거가 없다.

글쓴이는 둘째 형님을 자신과 같은 처지, 즉 나를 잃었다가 다시 붙잡은 사람으로 그린다.

  • ‘수오재’는 ‘큰형님이 자기 집에 붙인 이름’이라 했다.
  • 10년 동안 과거 공부에 빠졌다가 조정에 나아가 ‘12년 동안이나’ 관직 생활을 했다고 했다.
  • ‘장기로 귀양 온 뒤에’ 곰곰이 생각하다가 의문의 해답을 얻었다.
문제 22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0∼문22]
‘수오재(守吾齋)*’라는 이름은 큰형님이 자기 집에 붙인 이름이다. 나는 처음에 이 이름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나와 굳게 맺어져 있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물 가운데 나[吾]보다 더 절실한 것은 없다. 그러니 굳이 지키지 않아도 어디로 가겠는가. 이상한 이름이다.”
내가 장기로 귀양 온 뒤에 혼자 지내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하루는 갑자기 이 의문점에 대해 해답을 얻게 되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천하 만물 가운데 지킬 것은 하나도 없지만, 오직 나[吾]만은 지켜야 한다. 내 밭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밭은 지킬 필요가 없다. 내 집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집도 지킬 필요가 없다. 내 정원의 여러 가지 꽃나무나 과일나무들을 뽑아 갈 자가 있는가. 그 뿌리는 땅속에 깊이 박혔다. 내 책을 훔쳐 없앨 자가 있는가. 성현의 경전이 세상에 퍼져 물이나 불처럼 흔한데, 누가 감히 없앨 수 있겠는가. 내 옷이나 양식을 훔쳐서 나를 옹색하게 하겠는가. 천하에 있는 실이 모두 내가 입을 옷이며, 천하에 있는 곡식이 모두 내가 먹을 양식이다. 도둑이 비록 훔쳐 간대야 한두 개에 지나지 않을 테니, 천하의 모든 옷과 곡식을 없앨 수 있겠는가. 그러니 천하 만물은 모두 지킬 필요가 없다.
그런데 오직 ㉠나[吾]라는 것만은 잘 달아나서, 드나드는 데 일정한 법칙이 없다. 아주 친밀하게 붙어 있어서 서로 배반하지 못할 것 같다가도, 잠시 살피지 않으면 어디든지 못 가는 곳이 없다. 이익으로 꾀면 떠나가고, 위험과 재앙이 겁을 주어도 떠나간다.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만 들어도 떠나가며, 눈썹이 새까맣고 이가 하얀 미인의 요염한 모습만 보아도 떠나간다. 한 번 가면 돌아올 줄을 몰라서, 붙잡아 만류할 수가 없다. 그러니 천하에 나[吾]보다 더 잃어버리기 쉬운 것은 없다. 어찌 실과 끈으로 묶고 빗장과 자물쇠로 잠가서 나를 굳게 지키지 않겠는가.”
나는 나를 잘못 간직했다가 잃어버렸던 자다. 어렸을 때 과거가 좋게 보여서, 10년 동안이나 과거 공부에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결국 처지가 바뀌어 조정에 나아가 검은 사모관대*에 비단 도포를 입고, 12년 동안이나 대낮에 미친 듯이 큰길을 뛰어다녔다. 그러다가 또 처지가 바뀌어 한강을 건너고 문경 새재를 넘게 되었다. 친척과 조상의 무덤을 버리고 곧바로 아득한 바닷가의 대나무 숲에 달려와서야 멈추게 되었다. 이때에는 나[吾]에게 물었다.
“너는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왔느냐? 여우나 도깨비에게 홀려서 끌려왔느냐? 아니면 바다 귀신이 불러서 왔는가? 네 가정과 고향이 모두 초천에 있는데, 왜 그 본바닥으로 돌아가지 않느냐?”
그러나 나[吾]는 끝내 멍하니 움직이지 않으며 돌아갈 줄을 몰랐다. 얼굴빛을 보니 마치 얽매인 곳에 있어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붙잡아 이곳에 함께 머물렀다. 이때 둘째 형님도 나[吾]를 잃고 나를 쫓아 남해 지방으로 왔는데, 역시 나[吾]를 붙잡아서 그곳에 함께 머물렀다.
오직 내 큰형님만 나[吾]를 잃지 않고 편안히 단정하게 수오재에 앉아 계시니, 본디부터 지키는 것이 있어서 나[吾]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게 바로 큰형님이 그
거실에 수오재라고 이름 붙인 까닭일 것이다.
큰형님은 언제나 말씀하셨다.
“아버님께서 내게 태현(太玄)이라고 자를 지어 주셔서, 나는 오로지 내 태현을 지키려고 했다네. 그래서 내 거실에다가 그렇게 이름을 붙인 거지.”
하지만 이것은 핑계다. 맹자가 말씀하시기를 “무엇을 지키는 것이 큰가? 몸을 지키는 것이 크다.”라고 했으니, 이 말씀이 진실이다. 내가 스스로 말한 내용을 써서 큰형님께 보이고, 수오재의 기로 삼는다.
- 정약용, ‘수오재기’ -
*수오재: 나를 지키는 집
*사모관대: 벼슬아치의 예복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누가 훔쳐 가기 쉬운 밭과 달리, 스스로 달아나기를 잘한다.
2나를 옹색하게 만드는 옷과 달리, 유혹에 쉽게 떠나가지 않는다.
3널리 퍼져 없애기 어려운 책과 달리, 살피지 않으면 금세 달아난다.
4누군가 가져가면 돌아오지 않는 양식과 달리, 떠났다가도 곧 돌아온다. - 계 속 -
정답 및 해설

성현의 경전은 세상에 널리 퍼져 없앨 수 없지만, ㉠ 나[吾]는 ‘잠시 살피지 않으면 어디든지 못 가는 곳이 없다’.

그래서 글쓴이는 ‘천하에 나[吾]보다 더 잃어버리기 쉬운 것은 없다’고 결론짓는다.

  • 밭은 ‘지고 달아날 자’가 없어 지킬 필요가 없다고 했으므로 훔쳐 가기 쉽다는 설명은 틀리다.
  • 나[吾]는 이익, 음악, 미인의 모습 같은 유혹에 쉽게 떠나가므로 틀리다.
  • 나[吾]는 ‘한 번 가면 돌아올 줄을 몰라서’ 붙잡을 수 없다고 했으므로 곧 돌아온다는 설명은 틀리다.
문제 23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5]
프레임(frame)은 영화와 사진 등의 시각 매체에서 화면 영역과 화면 밖의 영역을 구분하는 경계로서의 틀을 말한다. 카메라로 대상을 포착하는 행위는 현실의 특정한 부분만을 떼어내 프레임에 담는 것으로, 찍은 사람의 의도와 메시지
를 ㉠내포한다. 그런데 문, 창, 기둥, 거울 등 주로 사각형이나 원형의 형태를 갖는 물체들을 이용하여 프레임 안에 또다른 프레임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기법을 ‘이중 프레이밍’, 그리고 안에 있는 프레임을 ‘이차 프레임’이라 칭한다.
이차 프레임의 일반적인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화면 안의 인물이나 물체에 대한 시선 ㉡유도 기능이다. 대상을 틀로 에워싸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강조하는 효과가 있으며, 대상이 작거나 구도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을 때도 존재감을 부각하기가 용이하다. 또한 프레임 내 프레임이 많을수록 화면이 다층적으로 되어,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화면에 깊이감과 입체감이 부여된다. 광고의 경우,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이차 프레임 안에 상품을 위치시켜 주목을 받게 하는 사례들이 있다.
다음으로, 이차 프레임은 작품의 주제나 내용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차 프레임은 시각적으로 내부의 대상을 외부와 분리하는데, 이는 곧잘 심리적 단절로 이어져 구속, 소외, 고립 따위를 ㉢환기한다. 그리고 이차 프레임 내부의 대상과 외부의 대상 사이에는 정서적 거리감이 조성되기도 한다. 어떤 영화들은 작중 인물을 문이나 창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여 주면서, 그가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상황을 암시하거나 불안감, 소외감 같은 인물의 내면을 시각화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이차 프레임은 ‘이야기 속 이야기’인 액자형 서사 구조를 지시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일례로, 어떤 영화는 작중 인물의 현실 이야기와 그의 상상에 따른 이야기로 구성되는데, 카메라는 이차 프레임으로 사용된 창을 비추어 한 이야기의 공간에서 다른 이야기의 공간으로 들어가거나 빠져 나온다.
그런데 현대에 이를수록 시각 매체의 작가들은 이차 프레임의 ㉣범례에서 벗어나는 시도들로 다양한 효과를 끌어내기도 한다. 가령 이차 프레임 내부 이미지의 형체를 식별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관객의 지각 행위를 방해하여, 강조의 기능을 무력한 것으로 만들거나 서사적 긴장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문이나 창을 봉쇄함으로써 이차 프레임으로서의 기능을 상실시켜 공간이나 인물의 폐쇄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혹은 이차 프레임 내의 대상이 그 경계를 넘거나 파괴하도록 하여 호기심을 자극하고 대상의 운동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낳는 사례도 있다.

윗글에 대한 다음 설명 중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이차 프레임의 기능을 병렬적으로 나열하고 있다.
2이차 프레임이 사용되는 다양한 예시를 제시하고 있다.
3이차 프레임의 효과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인용하고 있다.
4프레임, 이중 프레이밍, 이차 프레임의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정답 및 해설

윗글에는 이차 프레임의 효과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인용한 부분이 없다.

글은 개념 정의, 기능 설명, 예시, 현대의 변용 순으로 필자의 설명만으로 전개된다.

  • 시선 유도, 주제·내용 암시, 액자형 서사 구조 지시의 세 기능을 ‘먼저’, ‘다음으로’, ‘마지막으로’로 나열한다.
  • 광고 속 상품 배치, 인물을 문이나 창으로 보여 주는 영화 등 다양한 예시를 든다.
  • 1문단에서 프레임, 이중 프레이밍, 이차 프레임의 개념을 정의한다.
문제 2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5]
프레임(frame)은 영화와 사진 등의 시각 매체에서 화면 영역과 화면 밖의 영역을 구분하는 경계로서의 틀을 말한다. 카메라로 대상을 포착하는 행위는 현실의 특정한 부분만을 떼어내 프레임에 담는 것으로, 찍은 사람의 의도와 메시지
를 ㉠내포한다. 그런데 문, 창, 기둥, 거울 등 주로 사각형이나 원형의 형태를 갖는 물체들을 이용하여 프레임 안에 또다른 프레임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기법을 ‘이중 프레이밍’, 그리고 안에 있는 프레임을 ‘이차 프레임’이라 칭한다.
이차 프레임의 일반적인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화면 안의 인물이나 물체에 대한 시선 ㉡유도 기능이다. 대상을 틀로 에워싸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강조하는 효과가 있으며, 대상이 작거나 구도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을 때도 존재감을 부각하기가 용이하다. 또한 프레임 내 프레임이 많을수록 화면이 다층적으로 되어,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화면에 깊이감과 입체감이 부여된다. 광고의 경우,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이차 프레임 안에 상품을 위치시켜 주목을 받게 하는 사례들이 있다.
다음으로, 이차 프레임은 작품의 주제나 내용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차 프레임은 시각적으로 내부의 대상을 외부와 분리하는데, 이는 곧잘 심리적 단절로 이어져 구속, 소외, 고립 따위를 ㉢환기한다. 그리고 이차 프레임 내부의 대상과 외부의 대상 사이에는 정서적 거리감이 조성되기도 한다. 어떤 영화들은 작중 인물을 문이나 창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여 주면서, 그가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상황을 암시하거나 불안감, 소외감 같은 인물의 내면을 시각화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이차 프레임은 ‘이야기 속 이야기’인 액자형 서사 구조를 지시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일례로, 어떤 영화는 작중 인물의 현실 이야기와 그의 상상에 따른 이야기로 구성되는데, 카메라는 이차 프레임으로 사용된 창을 비추어 한 이야기의 공간에서 다른 이야기의 공간으로 들어가거나 빠져 나온다.
그런데 현대에 이를수록 시각 매체의 작가들은 이차 프레임의 ㉣범례에서 벗어나는 시도들로 다양한 효과를 끌어내기도 한다. 가령 이차 프레임 내부 이미지의 형체를 식별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관객의 지각 행위를 방해하여, 강조의 기능을 무력한 것으로 만들거나 서사적 긴장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문이나 창을 봉쇄함으로써 이차 프레임으로서의 기능을 상실시켜 공간이나 인물의 폐쇄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혹은 이차 프레임 내의 대상이 그 경계를 넘거나 파괴하도록 하여 호기심을 자극하고 대상의 운동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낳는 사례도 있다.

문맥상 ㉠~㉣의 의미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어떤 성질이나 뜻 따위를 속에 품음.
2㉡: 사람이나 물건을 목적한 장소나 방향으로 이끎.
3㉢: 탁한 공기를 맑은 공기로 바꿈.
4㉣: 예시하여 모범으로 삼는 것.
정답 및 해설

㉢ ‘환기’는 구속, 소외, 고립 따위를 떠올리게 한다는 문맥이므로 喚起(주의나 생각을 불러일으킴)의 뜻이다.

‘탁한 공기를 맑은 공기로 바꿈’은 동음이의어 換氣의 뜻이라 문맥에 맞지 않는다.

  • ㉠ ‘내포(內包)’는 찍은 사람의 의도와 메시지를 속에 품는다는 뜻으로 적절하다.
  • ㉡ ‘유도(誘導)’는 시선을 목적한 방향으로 이끈다는 뜻으로 적절하다.
  • ㉣ ‘범례(範例)’는 이차 프레임의 모범이 되는 일반적 사용 방식이라는 뜻으로 적절하다.
문제 25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문23∼문25]
프레임(frame)은 영화와 사진 등의 시각 매체에서 화면 영역과 화면 밖의 영역을 구분하는 경계로서의 틀을 말한다. 카메라로 대상을 포착하는 행위는 현실의 특정한 부분만을 떼어내 프레임에 담는 것으로, 찍은 사람의 의도와 메시지
를 ㉠내포한다. 그런데 문, 창, 기둥, 거울 등 주로 사각형이나 원형의 형태를 갖는 물체들을 이용하여 프레임 안에 또다른 프레임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기법을 ‘이중 프레이밍’, 그리고 안에 있는 프레임을 ‘이차 프레임’이라 칭한다.
이차 프레임의 일반적인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화면 안의 인물이나 물체에 대한 시선 ㉡유도 기능이다. 대상을 틀로 에워싸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강조하는 효과가 있으며, 대상이 작거나 구도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을 때도 존재감을 부각하기가 용이하다. 또한 프레임 내 프레임이 많을수록 화면이 다층적으로 되어,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화면에 깊이감과 입체감이 부여된다. 광고의 경우,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이차 프레임 안에 상품을 위치시켜 주목을 받게 하는 사례들이 있다.
다음으로, 이차 프레임은 작품의 주제나 내용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차 프레임은 시각적으로 내부의 대상을 외부와 분리하는데, 이는 곧잘 심리적 단절로 이어져 구속, 소외, 고립 따위를 ㉢환기한다. 그리고 이차 프레임 내부의 대상과 외부의 대상 사이에는 정서적 거리감이 조성되기도 한다. 어떤 영화들은 작중 인물을 문이나 창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여 주면서, 그가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상황을 암시하거나 불안감, 소외감 같은 인물의 내면을 시각화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이차 프레임은 ‘이야기 속 이야기’인 액자형 서사 구조를 지시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일례로, 어떤 영화는 작중 인물의 현실 이야기와 그의 상상에 따른 이야기로 구성되는데, 카메라는 이차 프레임으로 사용된 창을 비추어 한 이야기의 공간에서 다른 이야기의 공간으로 들어가거나 빠져 나온다.
그런데 현대에 이를수록 시각 매체의 작가들은 이차 프레임의 ㉣범례에서 벗어나는 시도들로 다양한 효과를 끌어내기도 한다. 가령 이차 프레임 내부 이미지의 형체를 식별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관객의 지각 행위를 방해하여, 강조의 기능을 무력한 것으로 만들거나 서사적 긴장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문이나 창을 봉쇄함으로써 이차 프레임으로서의 기능을 상실시켜 공간이나 인물의 폐쇄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혹은 이차 프레임 내의 대상이 그 경계를 넘거나 파괴하도록 하여 호기심을 자극하고 대상의 운동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낳는 사례도 있다.

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프레임 밖의 영역에는 찍은 사람의 의도와 메시지가 담긴다.
2이차 프레임 안의 대상과 밖의 대상 사이에는 거리감이 조성되기도 한다.
3이차 프레임 내 대상의 크기가 작을 경우에는 대상의 존재감이 강조되기 어렵다.
4이차 프레임 안의 화면을 식별하기 어렵게 만들 경우, 역설적으로 대상을 강조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정답 및 해설

3문단의 ‘이차 프레임 내부의 대상과 외부의 대상 사이에는 정서적 거리감이 조성되기도 한다’에 근거한 이해가 적절하다.

이차 프레임이 내부 대상을 외부와 시각적으로 분리하고, 이것이 심리적 단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찍은 사람의 의도와 메시지는 현실의 특정 부분을 떼어 프레임에 담는 행위에 내포되므로, 프레임 밖의 영역에 담긴다는 이해는 틀리다.
  • 대상이 작거나 구도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을 때도 ‘존재감을 부각하기가 용이하다’고 했으므로 틀리다.
  • 내부 이미지를 식별하기 어렵게 하면 ‘강조의 기능을 무력한 것으로’ 만든다고 했으므로 강조 효과가 발생한다는 이해는 틀리다.